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11시11분 <파란장미>
작가 : 물달
작품등록일 : 2017.6.17

고백한번 못해본 사랑을 찾아 해매는 수혁. 유명한 마술사이지만 주로 하는 공연은 작은 도시들을 다니며 공연시작 전  광장에서 바람잡이를 한다. 수혁이는 말한다 “뮤지컬을 보러 와서 나를 만날수도 있고 아니면 어딘가에 숨어서 보고 있을수도 있겠죠, 뭐가 됐든 아직 찾고 있다는걸 보여주고 싶어요..” 

 
[episode ] ....20
작성일 : 17-07-29 08:47     조회 : 302     추천 : 0     분량 : 468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먼저 호텔로 가자고 말했다고 하지만 생각을 거치지 않고 입에서 툭 나온 말이라 여기까지 오면서도 그저 아픈 수혁이가 걱정 되지 다른 생각은 눈꼽만큼도 하지 않았는데... 로비를 지나 문 앞에까지 와서야 생각이라는 놈이 들어와 망설이고 있었다.

 “들어와”

 입구에서 차마 발을 디디지 못하고 주위만 둘러보던 도연이는 수혁이 말에 발을 문 속으로 밀어 넣었다.

 몇 년 동안 심심하면 들이 닥치는 태현이 집에 들어 간 것도 오늘 처음이었다. 그런데 집도 아니고 호텔에 들어간다고 하니 그것도 사랑 하는 남자랑 간다는 건 발걸음 하나 움직일 때마다 떨리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볼 것도 없는 현관에 서서 주위를 둘러보며 삐쭉 거리는 도연이를 손을 잡고 소파에 앉혔다

 “안 잡아먹어 들어와”

 “아니 그게 아니라....”

 무슨 생각하는지 들킨 거 같은 도연이는 아니라고 팔을 열심히 흔들어 댔지만 팔짱을 끼고 내려다보며 말하는 그의 웃는 얼굴조차 음흉해 보여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아픈 수혁이보다 더욱 붉게 익어가고 있었다.

 도연이는 들어오는 입구부터 자꾸 19금 상황이 머릿속에 연출되고 있었고 생각보다 야하고 밝히는 여자라는 사실을 태어 난지 28년 만에 깨닫고는 애국가 외우는 심정으로 영화 속에서 드라마 속에서 호텔에서 그려지는 순수한 장면들을 떠올리며 진정하려고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순수한 영화를 본적이 없는 건지 아니면 그런 건 존재 할 수 없는 공간인지 찾을수록 야릇한 상상들이 헤엄쳐 다니는 머릿속에 긴장을 놓지 못하고 경직된 자세로 앉았다.

 “아닌게 아닌거 같은데?”

 앞장서서 향할때만 해도 되게 당당해 보였는데 로비에서부터 변한 표정은 급기야 수혁이 룸 앞에 서니 일분 단위로 표정이 변해 가고 있었고 그 모습이 보며 짓궂게 말하자 도연이의 얼굴은 쉴 틈 없이 빨게졌다.

 사람 얼굴이 저렇게 붉게 변할 수 있나 궁금할 정도로 변하는 모습을 내려다 본 수혁이는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호텔로 가자고 말하며 앞장서는 도연이를 볼 때만 해도 내가 남자로 안 보이나 라는 생각이 들어 뭐라고 설명하기엔 힘들지만 서운하고 실망한 그런 복합적인 느낌에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었지만 지금 들어와서 도연이 얼굴을 보고 있자면 한 눈에 봐도 처음 와 본 곳에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 눈에 훤히 보일 정도였다. 남자로 생각하기도 전에 그저 둘이서만 같이 있어야 한다는 인지를 하지 못한 게 분명했다.

 수혁이는 더 놀리다가는 얼굴이 터져 버릴꺼 같은 도연이 얼굴에 먼저 말을 돌렸다.

 “이거 밖에 없다.”

 캔으로 된 포도 쥬스를 따며 도연이 옆으로 걷는 수혁이는 그나마 이거라도 있는게 다행이라고 여겼다.

 도연이를 만나기 전 일을 끝나면 시내로 향해 사람들이 다 들어가는 시간까지 돌아다니는 일상이 반복되었고 그만큼 호텔에서 무엇을 먹거나 하는 일은 줄어들었기에 있는거라고는 청소하시는 분들을 위해 준비해놓은 음료수가 다였다.

 청소하시는 분들을 제외하고는 들어올 사람도 없기에 여태 이 캔 하나면 충분했지만 이제부턴 뭐라고 사다 놔야겠다고 잠시 생각하던 수혁이는 음료수를 내밀었다.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고 나서야 진정됐는지 방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작은 도시에 있는 아기자기한 건물들 사이에 웅장하게 자리 잡은 호텔의 겉모습만 보던 도연이는 둘러보자 왜 이 곳엔 이렇게 사람이 많은지 알 수 있었다.

 창문 밖으로 펼쳐지는 바다는 시야 한 점 가리지 않고 드넓게 펼쳐져 있었고 도연이가 살고 있는 원룸에 비하면 도연이 방을 통째로 가져 와도 거실 한 곳에 놔둔 장식장으로 봐도 좋은 만큼 넓은 거실은 수혁이와 닮아 블랙으로 포인트를 주며 모던하지만 그만큼 깔끔했다.

 

 “그런 얼굴은 나만 바라보고해. 이젠 하다하다 방한테 질투 할 뻔 했으니깐”

 “아.! 아픈 사람 두고 미안해요”

 아픈 몸으로 아직까지 자리에 한 번 안 앉은 수혁이를 이제야 생각 난 도연이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수혁이 이마에 손을 얹었다.

 “더 뜨거워졌어요. 방이 어디예요? 빨리 침대에 가서 누워요”

 “말이 너무 야한데”

 찰싹, 도연이의 빈 허리를 붙잡아 당기며 말하는 수혁이의 등짝은 따끔해졌다.

 “장난은 충분해요. 빨리 가서 누워요. 어디가 욕실이에요?”

 손바닥 한 번으로 수혁이에게 벗어난 도연이는 물수건을 만든다는 핑계로 욕실로 들어와 숨을 고르게 정리하고는 수건을 꺼내들었다.

 

 

 “물 식어요. 어서 누워요”

 “그냥 앉아서 하자. 누우면 잘 꺼 같아”

 비를 맞고도 꼬박 밤을 지새웠고 수혁이도 사람인지라 침대를 바라보자 피곤이 밀려왔다. 그래서 도연이가 들어오기 전에 먼저 누웠지만 그 시간은 오래 가지 못했다.

 누운 순간부터 세차게 뛰는 심장에 한 쪽에 움크려 있던 불안한 마음이 고개를 들어 올렸다.

 이대로 잠들어 버리면 모든 게 꿈처럼 사라져 버릴 거 같았다. 생각해보면 이 건 현실 보단 수혁이가 바라던 꿈과 같은 모습이었다.

 한 번 품기 시작한 의심에 오늘 하루를 돌아보니 모두 꿈인 것처럼 느껴졌고 잠들기 무서운 수혁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이게 꿈이라면 깨고 싶지 않으니깐.

 “푹 자야 나아요. 어서 누워요”

 “자고 싶지 않아”

 따뜻한 물이 담긴 대야를 들고 십분 넘게 되돌이표처럼 반복 되는 실랑이에 도연이는 수혁이를 째려보았다. 침대에 걸터앉아 그냥 눕기만 하면 되는데 꼭 저자세로 물수건을 해야 한다며 우기는 수혁이를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식어 가는 물을 바라보았다.

 “물 식어요.. 빨리 누워요..”

 “앉아서 하자.......”

 .............

 “도대체 왜 그래요? 저 그냥 갈래요. 알아서 해요!”

 들고 있던 대야를 바닥에 내려놓고는 밖으로 향하는 도연이를 보며 더 우길수 없다고 여겼는지 자리에 누웠다.

 “알았어. 가지마.. 누울게. 가지마”

 “안 가요. 물 다시 가져 올게요. 일어나지 말고 가만히 누워있어요”

 다시 따뜻한 물을 가득 담아 들어오는 도연이는 그렇게 안 잔다고 우기던 모습을 지우고 아기처럼 웅크려 잠들어 있는 수혁이를 보고는 조용히 다가갔다.

 살포시 얹은 손에는 아직 뜨거운 기운이 남아있었고 많이 아픈지 거칠게 내 뱉는 숨소리에 도연이는 물수건을 짜서 이마 위에 얹었다.

 도연이 손에서는 따뜻하게 퍼지던 물이 수혁이 얼굴에는 차가웠는지 물수건이 닿자 미간이 살짝 좁혀졌고 도연이는 집게손가락을 들어 올려 콕콕 누르며 뭉쳐 있던 미간은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볼 시간이 정해져 있기에 최대한 눈을 떼지 않았다,

 “오빠.”

 오빠라고 부르는 도연이의 목소리는 떨렸다. 속으로는 몇 번이고 하던 말에 소리를 덧씌우자 자연스럽게 떨리고 있었다.

 “내가 아영이인거 알고 있었지... 오빠가 알고 있는 거 눈치 채고 있었어... 오이를 그렇게 사줄 때부터... 다른 일에는 그렇게 똑똑하면서 바보같이. 뭐야. 모른 척 하려면 제대로 하지.”

 수혁이를 보지 못하고 도연이로 지낸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자 더 말을 잇지 못하고 가만히 수혁이를 바라보며 눈물을 떨궜다.

 “갑자기 떠나서 미안하고.. 이렇게 찾아줘서 고마워.. 오빠가 지방 공연장을 돌아다니지 않는 다는 소리를 듣고 조금 서운하기도 했는데... 내가 너무 이기적이긴 하나봐 도망간 주제에 서운해 하기도 하고... 그 때... 사라진 이유같은 건 평생 몰랐으면 좋겠다. 이것도 이기적인건가...”

 도연이는 이내 바닥에 앉아 침대에 기댔다. 수혁이가 듣고 있지는 않겠지만 말해주고 싶은 말들을 생각나는 대로 작은 목소리로 하던 독백을 멈췄다.

 지난일만 생각하기에는 앞으로 남은 시간이 적기에 하루라도 허투루 보내지 않으려면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평생을 같이 한다면 저녁노을을 보며 하루를 마무리하고 또 내일을 의논하며 같이 그려 나가겠지만 한 달. 정확히는 25일 이라는 정해진 시간에 도연이는 최대한 해줄 수 있는 모든 걸 해주고 싶었다.

 이 시간이 끝나면 아영이라는 이름으로도 도연이라는 이름으로도 뭐가 됐든 수혁이 옆에 설수 없기에 지금 시간이 중요했고 앞으로 평생 후회하지 않을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더 많이 사랑해 주지 못한 후회 보다는 평생 간직할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래도 결국은 나쁜 여자로 기억되겠지만... 말도 없이 사라지고 또 나타나 사랑한다고 속삭이더니 다시 사라지는 세상에 가장 나쁜 여자로 남겠지만 최소한 이젠 찾아다니지는 않을 것이다.

 도연이는 많이 아프겠지만 수혁이가 이젠 벗어나 그의 인생을 산다면 그것만으로 만족했다.

 

 

 

 뒤척이던 수혁이는 너무나도 조용한 방안에 놀라 몸을 일으켰다.

 옆에 있어야 할 도연이가 없다는 걸 깨닫는 순간 무겁게 깔려있던 수혁이의 몸은 스프링처럼 튕겨져 올랐다. 이렇게 사라질까봐 꿈일까 안 자려고 했는데...

 꿈 속을 생각하며 고개를 숙인 머리에서 말라가고 있는 수건 한 장이 수혁이 손위로 떨어졌다.

 수건을 보자마자 침대에서 벗어나려고 바닥에 발을 딛던 발에 걸리는 말캉한 촉감에 시선을 내리자 바닥에 잠든 도연이가 보였다.

 거짓말 조금 보태면 대자로 잠든 도연이를 확인하자 안도감에 소리 내어서 웃던 수혁이는 너무 크게 웃었는지 움찔하는 도연이를 보며 손으로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아무리 카페트가 깔려 있다고 해도 아래는 딱딱한 대리석 바닥에서 잠이 들 수 있는지 궁금증을 넘어 경이로웠다.

 하긴 원래 아영인 그랬으니... 잔디에서도 잘 눕고 벤치에서도 잘 누웠고 언제나 옆에서 잔소리 하던 자신의 모습까지 그려졌다.

 조심히 다른 발 까지 바닥에 내리고 조심히 들어 아직 온기가 가시지 않는 침대에 눕혔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이라고 말하던 옛날 노래 가사가 이런 의미였나 보다. 보고 있는데도 잠시 깜박이는 순간조차 아쉬울 만큼 보고 싶었다.

 앞으로 계속 이 순간을 느낄 수 있다니.. 함께 할 수 있다니 ...

 어느새 수혁이에게 한 달이라는 시간은 사라져버린 지 오래였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안녕하세요. 물달 인사드립니다. 2017 / 7 / 30 720 0 -
공지 공모전 마감이 되기전에 글을 수정한… 2017 / 7 / 21 691 0 -
23 [episode ] ....22 2017 / 7 / 30 363 0 5174   
22 [episode ] ....21 2017 / 7 / 30 313 0 4498   
21 [episode ] ....20 2017 / 7 / 29 303 0 4687   
20 [episode ] ....19 2017 / 7 / 28 278 0 4147   
19 [episode ] ....18 2017 / 7 / 25 295 0 4584   
18 [episode ] ....17 2017 / 7 / 24 290 0 4071   
17 [episode ] ....16 2017 / 7 / 24 264 0 4375   
16 [episode ] ....15 2017 / 7 / 18 296 0 4411   
15 [episode ] ....14 2017 / 7 / 17 282 0 4588   
14 [episode ] ....13 2017 / 7 / 17 289 0 4689   
13 [episode ] ....12 2017 / 7 / 13 299 0 4622   
12 [episode ] ....11 2017 / 7 / 5 306 0 4793   
11 [episode ] ....10 2017 / 7 / 5 344 0 4467   
10 [episode ] ....9 2017 / 7 / 2 330 0 4106   
9 [episode ] ....8 2017 / 7 / 1 301 0 4420   
8 [episode ] ....7 2017 / 6 / 30 303 0 4181   
7 [episode ] ....6 2017 / 6 / 28 289 0 4182   
6 [episode ] ....5 2017 / 6 / 26 294 0 4779   
5 [episode ] ....4 2017 / 6 / 19 305 0 4723   
4 [episode ] ....3 2017 / 6 / 19 325 0 4333   
3 [episode ] ....2 2017 / 6 / 18 309 0 4607   
2 [episode ] ....1 (1) 2017 / 6 / 18 370 0 4282   
1 프롤로그 2017 / 6 / 17 534 0 1529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달콤한 살수
물달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