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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태양이 뜨기 전에
작가 : 목목목
작품등록일 : 2017.7.28

여성 파이터 한보름.
거칠고 강한 그녀에게도, 소녀가 되는 순간이 있다.

바로 월드스타 오태양을 맞이할 때!

그러나 의문의 무대 사고로 태양은 생을 마감해버리고...
보름은 과거로 회귀하여 16살 소녀가 되어버린다.

혼란도 잠시, 이건 기회다!

지금이라면 태양이 뜨기는커녕, 데뷔도 못 한 상태!!

운명으로부터 태양을 구하고, 겸사겸사 태양을 품어보자꾸나.

태양이 뜨기 전에!

 
태양, 가출하다
작성일 : 17-07-29 07:56     조회 : 281     추천 : 0     분량 : 4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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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띠리링-

 

 

 여느 아침과 마찬가지로 모닝콜이 울린다. 부스스하게 눈을 뜬 보름이 발신자의 이름을 확인한다.

 오태양.

 언제봐도 기분 좋고 멋진 이름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흐뭇한 미소를 한 번 짓고는 전화를 받는 보름.

 

 - 누나. 일어났어요?

 "어... 태양아. 고마워..."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 보름이 정말로 모닝콜에 도움을 받아 일어나는 것은 처음이었다. 아무래도 어제 많은 일을 겪었던 것이, 보름에게 제법 무리가 갔나 보다.

 

 육체적인 피로도 피로였지만, 정신적인 피로도 상당했다. 특히 집에 가기 싫다는 태양을 억지로 달래서 돌려보내는 것은 상당한 심력을 소모하게 했다. 보름은 태양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고 싶은 욕망을 가까스로 억눌러야 했기 때문이다.

 

 '난 정말 음흉한 누나가 맞나봐...'

 

 어젯밤일을 떠올리며 자아를 확립한다.

 

 '기왕 이렇게 자아성찰한 김에, 확 솔직해져 버릴까...?'

 

 지금이라도 좋으니까, 어서 우리 집으로 와버리라고 말하고 싶은 충동이 든다.

 곧바로 스스로에게 도리질하는 보름.

 아무리 자신의 속내가 음흉해도, 태양에게 그것을 들키긴 싫다.

 뭐, 이미 들킨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끝까지 부정하고 싶다.

 그러나 보름의 욕망은, 부정과 동시에 시험을 받게 된다.

 

 - 저 가출했어요.

 "뭐?"

 - 지금 누나 집 앞이에요. 잠깐 나와줄래요?

 

 태양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보름은 전화를 끊고 후다닥 화장실로 향했다.

 거울을 보며 산발인 머리를 질끈 동여매고, 눈곱을 떼어낸다.

 

 "앗!"

 

 어제 맞은 볼을 확인하니 멍이 들었다. 마치 검버섯이라도 난 듯이, 모양이 흉하다. 순간적으로 어머니가 바르던 파우더가 보름의 뇌리를 스친다.

 

 미래와 현재를 통틀어서 화장이란 걸 해본 적이 없는 보름이었지만, 파우더의 분을 찍어 바르면 얼굴이 하얘진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다급하게 안방으로 들이닥친다.

 새벽 장사를 했기에, 이 시간대의 부모님은 늘 꿈나라다.

 그런데도 보름은 죄지은 아이마냥 살금살금.

 화장대 앞에 선다.

 

 자신이 화장대에 섰다는 것만으로, 왠지 부끄러운 보름이었다. 화장대 앞은 익숙지 않은 공간이었지만, 눈썰미 좋은 보름은 금방 파우더를 찾아냈다. 뚜껑을 열고, 분을 묻히고, 얼굴에 바른다.

 

 기술이 부족하여 아직도 멍 자국이 선연했지만, 약간이나마 옅어진 것으로 만족한다. 그대로 일어서려는데, 보름의 눈에 립스틱이 들어온다.

 

 잠깐의 고뇌.

 이윽고 립스틱 뚜껑도 열어버린다. 비장하게 립스틱을 든 주제에, 소심하게 살살 묻힌다. 결국 입술이 조금 붉어진 기분만 내는 정도로 화장을 마무리한다.

 

 별로 달라진 것은 없지만, 뭔가 대단한 일을 한 듯이 뿌듯하고, 들켜선 안 되는 일을 한 듯이 부끄럽다. 다시 자신의 방으로 간 보름은, 너저분한 머리를 질끈 동여매 정리하고, 교복을 입었다.

 

 비록 오늘은 일요일이었지만, 패션 문외한인 보름에겐 교복이 최선이다. 잠옷 바람으로 태양을 맞이할 수는 없었는데, 마땅한 옷차림이 생각나지 않았다.

 

 2층에서 1층.

 겨우 한 층을 내려오는데, 보름은 10분이 넘게 걸리고 말았다. 그녀의 눈에 빵빵한 배낭을 멘 태양이 보인다. 단출하게 짐을 싸 들고 가출한 것이다.

 

 "태양아. 이게 무슨..."

 "가게에 일손이 부족하다고 들은 것 같아서요."

 "...그게 왜?"

 "취직, 부탁드립니다."

 

 

 

 ***

 

 

 

 

 "크흐으음...."

 

 보름의 아버지가 불편한 기색으로 침음을 삼켰다.

 보름과 태양, 그리고 보름의 부모님은 한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부모님 동의도 받지 않은 미성년자는 고용할 수 없다."

 

 보름은 태양에게 있었던 사정을 설명했지만, 아버지는 단호했다. 그것은 불법이었으니까.

 아버지는 자상할 때는 한없이 자상하지만, 저렇게 단호할 때는 단호박이 따로 없다. 평소랑은 말투부터 달라지니, 말 다했다. 부친이 틈을 보이지 않자, 보름은 차선책을 꺼내 들었다.

 

 "아빠. 그럼 잠시만 우리 집에서 지내게 해주세요."

 

 보름이 이렇게까지 말하는 이유는, 절대 사심이 아니었다. 물론 사심도 요만큼 있긴 하다만, 더 중요한 이유는 태양의 팔에 나 있는 옅은 상처다.

 

 어젯밤 집으로 돌아온 태양에게, 윤이는 급기야 칼을 들었다. 다행히 현택의 제지로, 큰 상처는 입지 않았지만, 태양은 밤새 공포에 떨어야 했다. 결국 동이 틀 무렵, 태양은 가출을 결심했다.

 

 "그래요. 여보. 딱한 사정이 있는데, 이대로 돌려보낼 수도 없잖아요."

 

 어머니가 보름의 편을 들어준다. 아버지도 미성년자를 알바를 고용하는 것이지, 태양을 돕지 않고자하는 것은 아니었다.

 

 "대신 우리 집은 안된다. 지낼 공간은 옆 건물에 내가 마련해보도록 하마."

 

 아버지는 자신의 딸과 기생오라비같이 생긴 태양을 한 지붕 아래 두기 싫었다. 마침 점포를 확장하면서, 활용하지 않고 있는 공간들이 많았다. 태양이 잠시 신세를 질 공간이야, 만들고자 하면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었다.

 

 "네. 감사합니다.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면, 뭐든지 하겠습니다."

 

 취직이라는 본래의 목적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가출청소년 입장으로서 황송하기까지 한 제안이었다. 침울했던 태양의 얼굴이 한층 밝아졌다. 태양 빛이 밝아지자 보름의 마음도 한층 따듯하고 밝아진다.

 

 

 

 

 ***

 

 

 

 

 "여기 어때?"

 

 보름은 태양이 지낼 공간으로 옆 건물의 다락방을 추천했다.

 

 "원래 저희 집보다 넓은데요? 정말 여길 저 혼자 써도 되는 거예요?"

 "그럼. 편하게 지내."

 

 아버지의 재산으로 생색을 한번 내주자, 태양이 보름의 손을 덥석 잡더니 말한다.

 

 "고마워요. 누나! 누나랑 친해지길 잘한 거 같아요."

 "어,어. 그래 내 집이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지내."

 

 그렇게 말하며, 태양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가 너무 아이처럼 좋아하자, 아이처럼 대해버린 것이다. '아차' 싶은 마음에 급하게 손을 떼고 태양의 표정을 살피니, 여전히 생글대고 있다.

 

 '이래서 금수저 금수저 하는구나..."

 

 보름은 태어나 처음으로, 부모님이 부자여서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전생에서도 보름은 금수저였으나, 부모님의 덕을 본 적은 없었다. 오히려 가세가 기운 후로는, 보름이 가장이 되어야 했기에, 이런 기분은 참신하다.

 

 '그래... 즐길 수 있을 때 즐기자."

 

 보름은 새 보금자리가 마음에 드는지, 방 구석구석을 쏘다니는 태양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순진한 태양은 모르겠지만, 보름이 이 다락방을 태양에게 내준 대에는 음흉한 의도가 숨어 있다.

 그건 바로.

 

 "어? 저기 내방이네?"

 

 보름이 국어책을 읽으며, 발연기를 시전한다. 마치 자신도 이 우연이 놀랍다는 것처럼, 그녀가 어색하게 가리키는 곳으로 태양의 눈이 닿는다.

 

 그곳에 보름의 방 창문이 있었다.

 

 

 

 ***

 

 

 

 한 달 후.

 

 보름은 또래의 아이들과 옹기종기 모여앉아 복식 호흡을 하고 있었다.

 

 "쓰읍- 후-"

 "더 길고 일정하게 뱉으시게."

 

 현아가 다니는 실용음악학원에 취미만으로 등록한 보름이었다.

 그녀를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은 한눈에 보기에도 내공이 깊어 보이는 락커였다. 나이는 50대쯤 되어 보이는 중년남이, 머리를 허리까지 기르고 있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지."

 

 이곳 '문평화 실용음악학원'의 원장이기도 한 이 사내. 문평화씨는 선글라스를 치켜세우며 말했다. 벌써 한 달째 보름은 복식호흡만 배우고 있었다.

 

 슬슬 돈이 아까울 지경이지만, 보름은 최선을 다해 평화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 중이었다. 애초에 이 학원에 온 가장 큰 이유는, 양아치들로부터 현아를 지켜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태양과 함께 음악 작업을 하면서, 음악 자체에 흥미가 생기기도 했고, 좀 더 태양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선 작곡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차였다.

 

 2002년만 해도 작곡학원이 흔치 않던 시절이었다. 운이 좋게도, 보름과 현아가 다니고 있는 이 학원, '문평화 실용음악학원'은 작곡법을 알려주고 있었다.

 

 작곡을 알려주는 건, 연예인을 양성하기 위한 '종합반' 뿐이기에, 당차게 종합반에 지원한 보름. 그러나 '문평화 실용음악학원'은 그리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었다. 비싼 돈 주고 등록을 한데도, 보름은 기초 부족으로 탈락하고 말았다.

 

 아무리 학원이라는 곳이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곳이긴 해도, 종합반은 실용음악학원의 자존심이었다. 보름처럼 음악에 재능이 없는 이를 종합반에 받으면, 학원의 이름값이 떨어지고 만다.

 

 그래서 좋게 타일러 보름에게 취미반을 추천해주면, 적당히 만족하고 안주하리라 생각했다. 학원 측에서 간과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보름 근성이었다. 그녀는 취미반에서 실력을 갈고닦아, 반드시 종합반에 들어가겠다는 야망을 품고 있었다.

 

 "선생님! 고생하셨습니다!"

 

 보름이 평화에게 음료수를 건네며, 90도로 인사한다. 필시 야망을 위한 아부였다.

 

 "고, 고맙네."

 

 늘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문평화였지만, 보름의 기세에는 늘 흐름이 흐트러진다. 그가 헛기침을 하며 방을 나가자, 현아가 들어온다. 지난날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는지, 살이 조금 빠진 모습이다.

 

 "보름아! 같이 가자."

 

 현아는 시도 때도 없이 김주연 일당에게 위협을 받고 있었다. 가뜩이나 겁도 많은 현아는, 귀갓길은 한사코 보름과 함께하려고 했다. 보름은 그런 현아와 팔짱을 끼며, 학원을 벗어났다.

 

 이때만 해도 두 소녀는, 자신들의 귀갓길이 그렇게 험난할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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