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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태양이 뜨기 전에
작가 : 목목목
작품등록일 : 2017.7.28

여성 파이터 한보름.
거칠고 강한 그녀에게도, 소녀가 되는 순간이 있다.

바로 월드스타 오태양을 맞이할 때!

그러나 의문의 무대 사고로 태양은 생을 마감해버리고...
보름은 과거로 회귀하여 16살 소녀가 되어버린다.

혼란도 잠시, 이건 기회다!

지금이라면 태양이 뜨기는커녕, 데뷔도 못 한 상태!!

운명으로부터 태양을 구하고, 겸사겸사 태양을 품어보자꾸나.

태양이 뜨기 전에!

 
모든 걸 가진 여자
작성일 : 17-07-29 06:30     조회 : 279     추천 : 0     분량 : 4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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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조교 모자와 선글라스를 낀 채로 매장에 입장한 보름은, 두 눈을 의심 캐 하는 광경에, 선글라스를 벗어젖혀 모자 위에 얹었다. 그렇다고 해서 눈앞의 상황이 달라지진 않는다.

 오히려 더욱 선명하게 직시 된다.

 

 "설마가 진짜였어..."

 

 닭기름으로 얼룩진 누추한 매장에, 태양이 떴다. 청바지에 운동화, 박시한 흰 티를 하나 입었을 뿐인데 스타일이 좔좔 묻어난다.

 보름과 눈이 마주치니, 뭔가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이는 태양.

 어제만 해도 보름이 태양의 눈을 피했었는데, 오늘은 정반대다.

 

 '맙소사. 너무 사랑스러워! 이게 무슨 상황인 거지?'

 

 그 모습을 넋 놓고 바라보고 있으니, 아버지가 보름을 재촉한다.

 

 "보름아. 뭐해? 치킨과 파는 준비해놨으니, 어서 소스를 만들 거라."

 "네... 아빠..."

 

 보름은 태양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면서도, 서둘러서 소스를 준비했다.

 

 '태양이... 내가 만든 파닭을 먹었구나. 그것도 겁나 맛있게'

 

 벅찬 감동이 밀려온다. 비록 망상에서처럼, 태양과 함께 파닭을 먹진 못했지만, 이 정도만 해도 망상이 어느 정도 실현된 기분이다. 파닭 소스 제조에는 이골이 난 보름이었기에, 순식간에 소스를 뽑아냈다.

 아버지는 보름의 소스로 파닭을 완성시켜, 태양에게로 가져갔다.

 

 "어제 식은 파닭을 드셨는데 너무 맛이 좋았다고 하시는구나. 하하. 얼마나 맛있게 드셨으면, 따뜻하고 바삭한 버전의 파닭도 드시고 싶으셔서 여기까지 방문해주셨을까? 하하하."

 "네... 태어나 먹은 음식 중에 가장 맛있었어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는 태양. 뭐가 부끄러운 것인지 자꾸 보름의 눈을 피한다. 보름은 그러거나 말거나 감격에 맹렬히 도취한다.

 

 '내가 만들어준 요리를 먹고, 세상에 태어나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맛보았다니!'

 

 이렇게 태양의 말을 확대해석하면서 말이다.

 그때 가게에 전화벨이 울린다.

 

 "이런 주문이 오는구나. 보름아. 네가 만든 요리의 첫 손님이니, 옆에서 잘 보필하거라. 손님. 손님도 아쉬운 점이나 보완할 점들을, 제 딸에게 기탄없이 말해주십시오. 적극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네..."

 

 

 아버지는 치킨을 튀기기 위해 주방으로 들어갔고, 보름은 태양의 앞자리에 슬그머니 앉았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태양이 이렇게 수줍게 나오자 왠지 과감해지는 보름이었다.

 

 그렇게 태양과 보름.

 둘만의 시간이 다시 시작되었다. 태양은 정말 맛있게, 그리고 예쁘게 파닭을 먹었다. 치킨이 세 조각 남았을 무렵, 태양이 치킨 한 조각을 보름에게 권한다.

 

 "저... 제가 배가 불러서 그런데... 이거 하나 드시겠어요?"

 

 그가 권한 부위는, 닭 모가지였다. 태양은 1인 1닭을 남자의 기본 소양으로 생각할 정도로 대식가였지만, 닭 모가지는 징그럽다는 이유로 기피했다. 보름은 그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지만, 한껏 웃음을 띠며 대답한다!

 

 "네! 영광이죠!"

 

 닭 모가지면 어떠하랴. 무려 태양과 식사를 같이 하는 것이다. 그것도 태양의 파닭을!

 보름은 태양이 마음을 바꿀세라, 다급하게 모가지를 들었다.

 

 그리고 먹는다.

 환희에 가득 찬다.

 망상이 실현된 것이다!

 보름이 감격에 차 있는 사이, 어느새 태양은 나머지 두 조각을 해치웠다.

 

 "태양 씨. 맛있었나요? 부족한 점이나 보완할 점은요?"

 "...최고였어요. 완벽한 요리예요. 태어나 먹은 것 중에 제일 맛있었어요."

 

 감격과 더불어 성취감까지 차오른다!

 사실 '태양의 파닭' 레시피는 태양이 수년간 치킨을 연구하며, 자신의 입맛에 최적화시킨 것이다. 그에게 이 파닭은 맛이 없으려야 없을 수가 없는 것이니, 보름이 이렇게까지 성취감을 느낄 건 아니었다.

 

 그래도 태양에게 진심 어린 칭찬을 들었다는 것 자체가, 보름에겐 큰 의미였다. 자신감이 한껏 오른 보름이 태양에게 아까부터 묻고 싶었던 질문을 해보기로 한다.

 

 "그런데... 여긴 어떻게 찾아오셨어요?"

 

 그러자 태양은 고개를 더 푹 숙이더니,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보름은 영문을 알 수 없어 당황하는데, 태양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 전 저 자신에게 졌어요..."

 "네?"

 "음흉한 누나가 준 음식은 안 먹겠다고 다짐했는데..."

 "뭐, 뭐? 뭐!?"

 

 음흉한 누나!?

 생각지도 못한 수식어에 조름의 말문이 턱 막힌다.

 반박조차 못 하고 몸과 머리가 굳은 사이, 태양이 말을 이어간다.

 

 "그 수상한 음식을 먹은 것도 모자라... 박스에 적힌 약도를 보고 이렇게 찾아오기까지 했어요. 전 자신에게 졌어요! 그리고 그걸 누나한테 들켰죠."

 "일단 진정을..."

 "설마 치킨집 딸이었을 줄이야... 그냥 치킨에다 파만 얹을 줄 알았는데... 그래서 몰래 치킨만 사다가 파절임이랑 먹으려고 했는데..."

 

 그렇게 말하며 갑자기 테이블에 얼굴을 묻어버리는 태양.

 이 무슨 깜찍한 행태지?

 

 보름은 말문이 막힌 데 이어, 숨까지 막힐 지경이었다. 언제나 완벽하고 근사한 모습만 노출된 태양이었지만, 이런 색다른 모습 또한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좋다!

 

 보름은 당장에라도 눈앞의 태양을 껴안고, 괜찮다며 토닥여주고 싶었다. 그러나 팬 된 도리로, 어찌 스타에게 그럴 수가 있겠는가. 가뜩이나 '음흉한 누나'로 인식된 마당에, 그런 짓은 자제하기로 했다.

 

 "후훗. 괜찮아요. 이 요리는 장차 수많은 이들의 의지를 무너뜨릴 거니까요. 태양 씨의 의지가 약해서 그런 것이 아니랍니다. 후후."

 

 그랬다. 태양의 파닭은 다이어트의 주적으로 불릴 만큼, 수많은 다이어터들에게 절망과 자괴감을 안겨주었다.

 

 태양의 파닭은 0칼로리!

 다이어트는 태양의 파닭을 먹고 난 다음날부터!

 

 오죽하면 이런 합리화성이 강한 문구가, 인터넷에서 유행까지 했겠는가?

 그 모든 현상을 일으킨 장본인이, 바로 태양이었다. 그런데 자신이 만든 악마의 레시피때문에, 괴로워하는 모습이라니. 조름은 우스움을 참기 힘들었으나, 정황을 모르는 태양이 폭소하는 자신을 본다면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기에, 작게 코웃음으로 대체했다.

 

 "지금 코웃음 치신 거에요?"

 

 자책하는 와중에도, 어떻게 코웃음 소리는 캐치했는지 고개를 들어 보름을 노려보는 태양.

 태양이 노려보는 것에, 그새 적응이라도 된 것일까?

 보름은 태양이 마냥 귀엽기만 하다.

 

 "아, 죄송해요. 그게 아니라..."

 "치신거 같은데?"

 "아유. 그럴 리가요. 치킨집 딸은 손님에게 절대 코웃음 치지 않습니다."

 "지금 치킨집 딸이라고, 저 무시하는 거예요?"

 "그게 무슨..."

 

 '치킨집 딸'이 누군가를 무시할 수 있는 지위인가? 언제부터?

 보름은 태양의 말을 곱씹어보았지만, 의미를 알 수 없었다. 장난인가 싶어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지만, 표정은 매우 진지하며 화가 잔뜩 나 있다.

 

 "왜 누난 모든 걸 가진 건데요?"

 "네??"

 

 이건 또 무슨 말인가.

 왜 인생 혼자 사냐며, 수많은 사람에게 질투와 시기를 받던 태양이었다. 그는 당최 보름의 뭐를 가리켜, '모든 걸 가졌다' 말하는 걸까.

 

 "이 맛있는 치킨도 맨날 먹을 수 있고, 내가 몇 달간 붙잡고 있던 '고양이'도 단번에 편곡해버리고, 거기에 요리까지 잘하다니! 치사해!"

 

 사랑스럽게 투덜거리는 태양.

 보름은 그 모습을 더 지켜보고 싶지만, 아버지가 무슨 일이냐며 눈짓을 보내온다. 별일 아니라며 손사래 한 번 쳐준 보름은 일단 태양의 흥분을 가라앉히기로 했다.

 

 "아 그건..."

 

 그런데 막상 말을 하려니, 할 말이 없다.

 

 물론 치킨집 딸이 아니더라도 치킨을 매일 먹을 수 있을 만큼 유복한 가정인 건 사실이다. 그러나 고양이를 편곡한 것과 파닭을 요리한 것은 전부 태양 본인의 실력을 빌려온 것뿐이다.

 

 전부 조목조목 따져주고 싶은데, 태양의 입장에선 어차피 믿기 힘든 황당한 소리일 것이다. 그런 소리를 해버리면, 그를 더 자극하는 꼴이 될 것이다. 무슨 말을 해주면 좋을까 잠시 고민하고 있는데, 태양이 눈을 회피하며 슬쩍 운을 뗀다.

 

 "그래서 말인데요... 그렇게 가진 게 많은 사람은... 뭐랄까... 좀 베풀면서 살아도 괜찮지 않을까요?"

 "아... 네 그쵸? 아니, 근데 제가 그렇게 많을 걸 갖진... 그보다 뭘 베풀어드리면 될까요?"

 

 보름이 조심스럽게 묻는다. 도대체 그는 자신한테서 무얼 원하는 걸까?

 이어 들려오는 그의 대답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어여쁜 것이었다.

 

 "친밀감? ...이요. 누나 저랑 친하게 지내주세요."

 

 두 귀를 의심하게 하는 제안.

 거기엔 맥락이란게 없었지만, 보름의 뇌는 그런 사소한 걸 생각할 틈이 없었다. 그 순간 보름의 뇌리로 수많은 생각과 망상, 그리고 장밋빛 미래가 스쳐 지나갔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모든 생각, 망상, 미래에는 태양으로 가득했다. 보름은 순식간에 정신이 몽롱해져서는, 힘없이 읊조렸다.

 

 "그럴 수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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