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태양이 뜨기 전에
작가 : 목목목
작품등록일 : 2017.7.28

여성 파이터 한보름.
거칠고 강한 그녀에게도, 소녀가 되는 순간이 있다.

바로 월드스타 오태양을 맞이할 때!

그러나 의문의 무대 사고로 태양은 생을 마감해버리고...
보름은 과거로 회귀하여 16살 소녀가 되어버린다.

혼란도 잠시, 이건 기회다!

지금이라면 태양이 뜨기는커녕, 데뷔도 못 한 상태!!

운명으로부터 태양을 구하고, 겸사겸사 태양을 품어보자꾸나.

태양이 뜨기 전에!

 
덕밍아웃
작성일 : 17-07-29 02:32     조회 : 286     추천 : 0     분량 : 4355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뭐라고 둘러대면, 스무스하게 넘어갈 수 있을까 생각하던 보름은 미리 준비해둔 변명을 늘어놓았다.

 

 "아... 연남예중 다니시죠? 사실 제가 거기에 친구가 있는데, 태양 씨를 좋아한대요. 그래서 고백편지를 전해주러 왔다가 어제는 할머니가 너무 무서워서 저희가 그냥 도망을 쳐버렸지 뭐에요? 그리고 오늘은 이렇게 직접 요리한 치킨까지 전해달라고 하더군요. 참 부끄러움이 많은 친구죠? 하하하..."

 

 보름은 포장된 파닭을 태양 앞으로 밀어 보이며 어색하게 말했다. 태양은 말없이 보름을 노려보았고, 보름은 눈을 회피하며 흘깃흘깃 그의 심기를 살폈다.

 

 "제 나이도 아시는군요."

 

 태양이 입을 열자, 보름은 참고 있던 숨을 내뱉듯이 거짓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럼요~ 제 친구가 태양 씨를 2학년 교실에서 봤다고 하더라고요."

 "......."

 

 

 또 다시 시작된 정적.

 도둑이 제 발 저리다고 하던가?

 보름은 왠지 모르게 이 정적에서 불안감을 느꼈다.

 

 대화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으니, 꼭 자신의 거짓말이 들킨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인다. 예나 지금이나 말수가 적은 보름이었지만, 자신의 거짓을 포장하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사족을 달기 시작한다.

 

 "아, 제 친구는 16살이고요. 저도 16살이에요. 내가 한살 누나니까 말 편하게 해도..."

 "저 그 학교 안 다니는데요."

 

 태양이 보름의 말을 끊으며, 눈매를 더욱 치켜세운다. 의심이 극에 달한 눈빛!

 

 "...정말요?"

 "네, 연남예중은 내년에 전학 갈 생각이었죠."

 "아... 중간에 전학을 가신 거였구나..."

 

 이런 정보를 파악해두지 못했다니... 태양 덕후로써 자격 상실이라고 자책하며, 보름은 필사적으로 거짓에 대한 변명을 생각해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본래 현행범은 빼도 박도 못하는 법이니까...

 

 "좋아요. 대답할 수 없다면, 넘어가겠습니다."

 "저,정말 그냥 넘어가주시는 겁니까?"

 

 보름의 피가 바싹 말라가던 침묵이 계속되던 중에, 태양이 수혈과도 같은 한 마디를 내뱉었다.

 

 "예, 다음 질문으로."

 "아..."

 "제가 작곡한 '고양이'는 어떻게 알고 계시죠?"

 "고양이요?"

 

 보름은 그런 동요 제목 같은 곡은 알지 못한다. 그런데 태양은 왜 이같은 말을 하는 걸까.

 

 "설마, 방금 연주한 곡의 제목이 고양이?"

 "네. 제목은 모르셨나 보죠?"

 "풉! 푸하하하. 제목이 그게 뭐야... 아... 죄송합니다..."

 

 태양을 데뷔와 동시에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은 '어디에 있니'

 태양이 히트시킨 수많은 곡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그 곡은, '고양이'라는 몹시 귀여운 가제에서 시작된 것이다. 보름은 태양 덕후로써, 이런 유니크한 정보를 입수한 것에 묘한 희열을 느꼈지만...

 

 지금은 그 희열에 집중할 때가 아닌 듯하다. 자신의 곡을 모욕했다고 생각했는지, 태양의 눈이 완전히 뱁새눈이 되었있다. 이제는 살기마저 느껴질 지경이다.

 

 '이걸 어쩌지... 그냥 도망가 버려?'

 

 별의별 생각이 다 드는 보름이었다. 태양의 눈치를 살짝 살피자, 마치 눈으로 '어디 한번 지껄여보시지?'라고 말하는 것 같다. 설령 니가 도망치더라도 지구 끝까지 쫒아가겠다! 라는 기세.

 

 보름은 장고 끝에 정공법을 선택했다. 그냥 사실대로 털어놓기로 한 것이다. 물론 약간 각색하여.

 

 "일단... 제 소개부터 정확히 하겠습니다. 전 한보름이라고 하고요. 태양 씨의 팬입니다!"

 "...팬 ...이요?"

 

 '팬'이라는 단어에, 태양의 기세가 한껏 누그러진다. 어린 시절부터 가수 지망생이었던 태양이었다. 그에게 팬이라는 존재는 막연한 꿈같은 존재였는데, 보름이 그 부분을 잘 찌른 것이다.

 

 "우연히 이곳을 지나다가, 태양 씨가 연주하는 피아노를 들은 적이 있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곡을 연주하는 사람은 누굴까 궁금해서 창가 너머로 대화를 엿들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보름은 자리에 일어서서 90도로 허리를 꺾으며 사과했다. 그녀의 기세에 놀랐는지, 살짝 움츠러드는 태양. 거짓 변명을 늘어놓았지만, 사과만큼은 진심이었다.

 

 팬으로서 스타에게 거짓을 고하다니! 불경도 이런 불경이 없었다. 하여 보름은 강렬한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고, 진심을 다해 사과했다. 그녀의 진심이 느껴진 것일까? 태양이 화난 기색을 완전히 거두며 말했다.

 

 "그런데 왜 거짓말을 한 거죠?"

 "아... 그게 부끄러워서요. 연예인도 아닌 사람을 좋아한다는 게..."

 "그렇군요. 이해했습니다."

 "저,정말요? 이해해주시는 거예요?!"

 

 보름은 기쁨에 겨워 소리를 내질렀지만, 이어지는 태양의 대답에 얼굴이 새빨개지고 말았다.

 

 "네. 누난 지금 저한테 고백을 하신 거잖아요? 제가 좋다고요. 충분히 부끄러울 만한 상황이고, 횡설수설 거짓을 늘어놓을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아니, 아니! 그게 아니라!"

 "아닌가요?"

 

 고개를 예쁘게 갸웃하며, 자신을 좋아하지 않냐고 묻는 태양.

 

 "아뇨... 맞아요..."

 

 어찌 아니라 말할 수 있겠는가. 보름으로썬 불가능이다. 얼떨결에 난생처음 고백이란 걸 해버린 것이 되어버렸다. 미친 듯이 박동수가 올라가고, 감정이 널뛰기 시작한다.

 

 그와 함께, 태양의 입을 뚫어지라 바라본다. 저 입에서 다음에 어떤 말이 나올까?

 설마 고백을 받아주거나 해버리는 건 아닐까?

 설마 그럴 리가... 등의 생각이 보름의 뇌리를 훑고 지나갔다.

 

 태양과의 핑크빛 모드를 완강히 부정하면서도, 열심히 생각해내는 보름. 그녀의 일생에 이렇게 빨리 머리가 빨리 돌아간 적이 있었나 싶다. 마침내, 태양의 입이 열렸다.

 

 "그건 그렇고. 다시 한번 흥얼거려 주겠어요?"

 "그,그건 그렇고?!"

 

 보름의 머릿속에서 상상된 수많은 경우의 수가 무색할 만큼, 태양은 담담히 보름의 고백을 받아넘겼다. 그의 무심함에, 보름은 순간적으로 분노가 솟구쳤다.

 

 그러나 마음을 가라앉히며 차분히 생각하니, 태양에게 화를 낼 이유가 전혀 없었다. 애초에 팬으로서 좋아한다는 고백이었는데, 보름은 뭘 바란 걸까? 아니 고백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팬이라고 고백을 했다기보다, 남의 집 창문에 귀를 대고 인적사항을 파악한 변태라고 고백했다 봐도 무방하다. 그것은 명백히 범죄였고, 팬심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다. 소름 끼친다며 멸시당해도 할 말 없는 상황이지만, 태양은 그 부분에서도 무심히 넘어간다.

 

 지금 그에게 중요한건.

 

 "고양이의 후반부. 다시 한번 흥얼거려 주세요."

 

 제목이 '고양이'인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현재 그 곡은 미완 상태다. 특히 곡의 후반부는 아예 음조차 마음에 들지 않아, 수없이 곡을 수정 중이던 태양이었다.

 

 태양은 귀가 밝았고, 음에 관해서는 더욱 밝았다. 그래서 사실 보름이 창문 밖에서 흥얼거리고 있던 것도 인지 중이었다. 그는 누군가 자신의 곡을, 콧노래로나마 따라불러 준다는 것에 희열을 느꼈다. 연주를 이 나가던 태양은 보름의 허밍이 미묘하게 음이 틀어지는 것을 캐치해냈다.

 

 그러나 문제는, 그 틀어진 음이 더 유려하다는 것이다. 마치 자신의 연주가 틀린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 기묘한 현상을 재확인하는 것이야말로, 태양이 보름을 집에 초대한 결정적 이유다.

 

 태양은 무시무시한 기세로 허밍을 요구했고, 보름은 별로 어려울 것도 없는 부탁이라 들어주기로 했다. 음악 자체에 재능이 전무한 보름인지라, 매우 불안정한 허밍이었다.

 

 그러나 음악에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태어난 태양은, 그런 사소한 오류는 실시간으로 보정하여 음계를 캐치하는 감각이 있었다. 보름의 허밍이 끝나고, 반지하에는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두 남녀의 머릿속에는 같은 생각이 떠오른다.

 

 '...이래도 되는 건가?'

 '...이래도 되는 건가?'

 

 보름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곡의 최종 수정본을 미리 들려줘도 되는 건지의 대한 의문이었다. 그리고 태양은 보름의 음악적 재능에 대한 의문이었다. 자신에게 압도적인 재능이 있음을 자각하고 있는 태양이었다.

 

 그러나 보름의 편곡실력에는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누나. 혹시 작곡이나 편곡... 아니, 음악을 배운 적이 있나요?"

 "...아뇨..."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편곡을 한 건가요?"

 "하하하... 그냥 몇 번 스쳐 듣다 보니, 머릿속에서 계속 이 음이 떠오르더라고요."

 

 '그렇다면 이건 재능이다. 그것도 엄청난 재능이다.'라고, 엄청난 착각에 빠지는 태양.

 얼마나 대단한 재능이면, 음악을 배운 적도 없는 이가, 작곡 진행 중이던 곡의 완성을 이룬단 말인가?

 

 곡 후반부의 몇몇 튀는 음을 바로잡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단순히 튀는 음을 잡는 건, 태양도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태양이 겨우내 이 곡의 후반만 붙잡고 있는 이유는, 곡의 컨셉과 의도를 유지하면서 그 튀는 음들을 아름다운 결론으로 귀결시키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음 저음을 피아노로 치고, 곡에 대입해가며 답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창밖으로 음을 엿듣던 여자가, 허밍으로 그것을 해내 버렸다.

 

 그것은 그 일을 즉흥적으로 해냈다는 것이며, 곡의 앞부분을 듣고 컨셉과 의도를 유추해냈다는 뜻이며, 음악을 배운 적이 없기에 그 모든 것을 본능적으로 해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음악 분야에 한정하여, 태양은 태어나 처음 패배감을 느꼈다.

 

 

 "이제 그만 나가주실래요?"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3 박경섭의 마수 2017 / 7 / 31 298 0 4058   
22 태양의 작업실 2017 / 7 / 31 293 0 4032   
21 상상 속의 태양 2017 / 7 / 31 291 0 5033   
20 태양의 뮤즈 2017 / 7 / 31 322 0 4151   
19 2년 후의 태양 2017 / 7 / 31 278 0 5118   
18 이카로스 2017 / 7 / 31 279 0 5320   
17 데이트 준비 2017 / 7 / 31 282 0 4955   
16 마법을 배워보시겠습니까? 2017 / 7 / 29 295 0 5027   
15 불타는 여자와의 조우? 2017 / 7 / 29 284 0 4273   
14 태양과의 거리 2017 / 7 / 29 284 0 4232   
13 반새벽 2017 / 7 / 29 286 0 4090   
12 태양, 가출하다 2017 / 7 / 29 282 0 4361   
11 야반도주 2017 / 7 / 29 273 0 4587   
10 방해받은 행복 2017 / 7 / 29 284 0 4447   
9 보름에게도 봄날이 2017 / 7 / 29 260 0 4022   
8 모든 걸 가진 여자 2017 / 7 / 29 280 0 4098   
7 파이터가 된 이유 2017 / 7 / 29 280 0 4545   
6 덕밍아웃 2017 / 7 / 29 287 0 4355   
5 사랑은 파닭파닭 2017 / 7 / 29 290 0 4168   
4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는 방법 2017 / 7 / 28 301 0 4414   
3 태양을 찾아서 2017 / 7 / 28 292 0 4463   
2 악몽 중에도 태양이라면!! 2017 / 7 / 28 293 1 6103   
1 프롤로그 - 태양이 지다 2017 / 7 / 28 459 2 878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목숨 걸고 에카
목목목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