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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태양이 뜨기 전에
작가 : 목목목
작품등록일 : 2017.7.28

여성 파이터 한보름.
거칠고 강한 그녀에게도, 소녀가 되는 순간이 있다.

바로 월드스타 오태양을 맞이할 때!

그러나 의문의 무대 사고로 태양은 생을 마감해버리고...
보름은 과거로 회귀하여 16살 소녀가 되어버린다.

혼란도 잠시, 이건 기회다!

지금이라면 태양이 뜨기는커녕, 데뷔도 못 한 상태!!

운명으로부터 태양을 구하고, 겸사겸사 태양을 품어보자꾸나.

태양이 뜨기 전에!

 
사랑은 파닭파닭
작성일 : 17-07-29 02:11     조회 : 290     추천 : 0     분량 : 4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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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보. 정말 맛있는데요?"

 "이거 맛이 괜찮구나!"

 "후훗. 이게 곧 전국적으로 유행하게 될 '파닭'이라는 겁니다."

 

 보름이 파를 이용하여 만들어낸 요리는 파닭이었다. 파닭이라는 게 사실 오래전부터 존재하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유행을 탄 건 2000년도 후반이다. 지금은 2002년이니, 대중들은 물론 치킨 업계에서 일하는 종사자들도 파닭의 존재를 아는 이는 드물었다.

 

 초창기의 파닭은 평범한 치킨에 평범한 파채를 올려 먹는 것이 전부였지만, 이후엔 파닭 소스라는 것이 생겨 획기적이고 특별한 맛을 자아냈다. 보름은 간장과 마늘, 식초와 고추냉이에 설탕 등으로 섞어 소스를 만들어냈다.

 

 파 특유의 매운맛은 살아나고, 치킨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기적의 소스!

 그것을 아버지가 튀긴 치킨에 파채를 얹고 부어주니, 가히 파닭의 최종형태라고 할 수 있었다.

 

 "이건 매뉴에 추가해도 될 정도구나. 아니 우리 가게에 메인매뉴로도 손색이 없어!"

 "이런 소스는 어떻게 만든 거니?"

 

 아버지의 감탄과 어머니의 질문. 보름은 대충 둘러댔다.

 

 "아... 사실 어제 꿈에서 할아버지가 나와서 가르쳐주셨어요."

 "...그랬구나!"

 

 의심스러운 눈초리와 머뭇거리는 대답 그리고 과도한 억양. 아버지는 딸의 말은 믿기 어려웠지만, 딸은 믿었다.

 

 보름의 말이라면, 아무리 허무맹랑한 거짓말이라도 일단 믿고 보는 부모님이었다. 이것은 불임부부에게서 태어난 늦둥이의 특권이라고 할 수 있었다.

 

 '내가 미래에서 왔고 미래에 유행하는 레시피를 재현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보다야 낫겠지...'

 

 사실 보름이 파닭을 생각해내고, 파닭 소스까지 만들어낼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태양 덕분이다. 태양은 전형적인 덕후 성향이었다. 뭔가에 하나 빠지면 끝을 보는 성격.

 

 선글라스, 프라모델, 스노우보드 등등...

 

 그가 덕질을 한 거로 알려진 것만 해도 여러 개. 그리고 그중 하나가 파닭이다.

 평소 예능 프로그램을 나와서도 말수가 적은 태양이지만, 자신의 관심 분야가 나오면 진행자가 당황스러울 정도로 전문지식을 풀어놓곤 했다.

 

 한번은 요리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자신만의 파닭 소스를 공개한 적이 있다. 그것이 빅히트를 치게 돼서, '태양의 파닭'이라는 브랜드까지 출시되었을 정도였다.

 

 물론 태양의 팬이라면, 누구나 집에서 그 레시피대로 요리를 해본 적이 있다. 그중에서도 보름은 광팬이었기에, 수십번은 직접 소스를 제조해본 경험이 있었다.

 

 마침 방송일도 보름이 체급을 올리기 위해, 중량을 불리던 때라서, 태양의 파닭을 애용했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요리해 먹는 것만으로도, 그와 함께하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태양과 함께 '태양의 파닭'을 먹는 망상은, 26살의 보름에겐 일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었다. 그 망상은 그 자체로 행복하고 달콤했으며, 훈련으로 피폐해진 육체를 달래줬다.

 

 "자,잠깐!"

 

 보름이 비장하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한 손에는 닭 다리와 나머지 한 손에는 파채가 들려있다. 생전 처음 파닭의 맛을 만끽하던 부모님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보름을 추궁했지만...

 

 "지금도... 좋아하겠지?"

 

 이미 보름의 머릿속에는 태양이 떠올랐다. 주위가 환해지는 듯한 환상 속에서, 보름은 자신의 망상이 어쩌면 실현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다음날 오후.

 태양의 집 앞.

 

 "하... 이거 참... 사생팬도 아니고..."

 

 토요일 4교시를 마친 보름은, 부랴부랴 하교하여 이곳에 당도했다. 그녀의 한 손에는 잘 포장된 파닭이 들려있다.

 

 10년 후 월드 스타 반열에 오르는 태양은, 감히 우러러보는 것조차 눈부신 존재였다. 보름도 나름대로 파이터로서 세계적인 유명세를 날렸다지만... 그녀 본인이 느끼는 태양과의 격차는, 그야말로 지구에서 태양까지였다.

 

 하지만 지금은, 태양이 뜨기 전이다!

 

 지금이라면,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태양도 학생이고 보름도 학생이니, 한 학년이 더 높은 보름이 그보다 높은 위치에 있다고 볼 수도 있었다. 그러나 보름이 간과한 것이 있었으니...

 

 "얼굴의 높낮이가 안 맞아... 나 같은 게 집에 막 찾아와서 치킨을 줘도 되는 걸까?"

 

 그랬다. 이 철문에 서자, 어제 알현했던 태양의 찬란함이 상기되는 보름이었다. 물론 16살의 소녀 보름은 예쁜 편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반인의 범주.

 

 태양으로 말할 것 같으면, 미국의 저명한 잡지에서 선정한 '2010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 TOP 100'에서, 수많은 여배우와 모델들을 제치고 1위에 등극한 인물이었다. 그의 미모는 성별과 국가, 인종을 초월하여, 세계인들의 심미안으로부터 공인받은 것이다.

 

 동네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예쁘장한 소녀 보름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심지어 거칠게 살아온 기억이 많은 탓에, 자신이 '예쁘장'하다는 것도 인지 못 하는 보름으로썬, 일말의 자존감조차 가질 수 없었다.

 

 멋모르고 벨을 눌렀던 어제와 달리, 태양의 변함없는 미모를 목격한 보름은, 선뜻 벨을 누를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 전전긍긍하던 보름.

 

 그녀의 귓가에 익숙한 멜로디의 피아노 연주곡이 꽂힌다. 그것은 다름 아닌, 태양의 데뷔곡 '어디에 있니'의 피아노 연주 버전이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과거의 세상 속에서, 태양에게 처음 빠져들었던 그 곡을 들었다.

 

 그리우면서 아련한 느낌에, 보름은 뭔가에 홀린 듯, 음의 진원으로 다가선다. 멜로디는 보름의 발밑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시선을 밑으로 옮겨보니, 조그마한 창문이 눈에 들어온다.

 

 '반지하였구나...'

 

 보름은 감상에 빠졌다. 이러게 낮고 어두운 곳에서 떠오른 태양은, 세상에서 가장 찬란하고 높은 존재가 되었다. 그것을 잘 알고 있는 보름의 눈에는, 허름하여 제대로 닫히지도 않는 저 창문이 남다르게 느껴졌다.

 

 마치 동이 트기 전 붉게 물드는 지평선을 보는 느낌.

 

 보름은 창문 옆에 쭈그리고 앉아, 본격적으로 피아노 선율을 감상하기 시작했다. 필시 저 너머에는, 이 아름다운 곡을 연주하는 태양이 있다. 그 사실만으로 한없이 설레는 보름이었다.

 

 온 거리에 소복이 쌓여있는 눈 때문에, 엉덩이가 젖는 것도 모른 채 한참을 쪼그려 있었다.

 

 흥에 젖어 들어 멜로디를 흥얼흥얼.

 마치 태양과 자신이 한 무대에서 같이 호흡하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 무렵이었다. 어느 순간, 태양의 연주와 보름의 허밍이 어긋나기 시작한다.

 

 '응?'

 

 예상치 못한 불협화음에 몰입이 깨진 보름이 허밍을 멈췄다.

 

 뚝-

 

 그와 더불어, 태양의 피아노 연주도 멈춘다. 그러나 보름은 그것을 인지할 틈이 없었다. 어느새 흠뻑 젖어버린 치마 때문이었다. 하체에 냉기가 기습적으로 느껴진다. 깜짝 놀라 일어선 보름은 정신없이 눈을 털어내기 시작했다.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 단 한 번도 치마를 입은 적이 없던 보름이었다. 평소 바지만 입던 탓에, 치마를 무릎 사이로 넣어 쪼그려 앉아야 하는 것을 깜빡했다.

 

 "으유. 바보!"

 

 엉덩이를 털어내며, 자신을 자책하고 있는데,

 

 끼익-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보름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문을 바라보았다.

 심장이 멎었다.

 그곳에 태양이 있었다.

 시간이 멈춘 듯, 두 사람은 한동안 서로를 바라보았다.

 

 

 띠링-!

 

 

 이름 : 오태양

 나이 : 15살

 

 무력 : 39

 지력 : 77

 마력 : 8

 

 

 

 ***

 

 

 

 보름과 태양은 비좁은 방 안에 함께 있었다. 태양이 보름을 자신의 집에 초대한 탓이고, 보름은 감히 태양의 말을 거역할 수 없었던 탓이다.

 

 유복한 가정의 보름은 반지하라는 공간이 처음이었다. 햇빛이 잘 들지 않아 어둡고 침침해야 할 반지하지만, 눈앞에 태양이 있어서인지 찬란하기만 하다. 방 안의 청소도 잘되어있고, 인테리어도 아기자기하여, 오히려 아늑하게 느껴질 판이다.

 

 "주인집 할머니는 제 이름을 몰랐어요."

 

 태양과 눈을 맞추기가 민망하여, 여기저기 방안을 살피던 보름은, 태양이 침묵을 깨자 눈부심을 감수하고 그를 바라봤다.

 

 "... 네?"

 "저는 부모님과 함께, 이 반지하에 세를 들어 살고 있어서요."

 "아..."

 

 이제야 이야기의 맥락을 이해한 보름이었다. 태양은 주인집 할머니가 이 집엔 태양이 없다고 한 이유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얘기를 왜 갑자기...'

 

 물론 보름의 머릿속에 있던 의문 하나가 풀리긴 했으나, 이 이야기를 왜 집까지 초대해서 하는 걸까?

 태양의 뜬금없는 친절함에 당황을 해야 할지, 감격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보름에게, 태양은 눈빛을 날카롭게 고치며 말했다.

 

 "그런데 당신은 어떻게 알았죠?"

 "네, 네? 뭘요?"

 

 보름은 태양의 기세에 놀라 말까지 더듬어 버렸다.

 

 "같은 집에 사는 주인집 할머니도 제 이름을 모르는데, 당신은 어떻게 제 이름을 알았나요?"

 "아... 그건..."

 

 논리적 추론에 의한 합리적 의심.

 그의 눈초리에 보름은 식은땀이 삐질삐질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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