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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이웃이 용이다
작가 : 김거북
작품등록일 : 2017.7.28

옆집에 용이 산다?
첨탑 대신 아파트, 용사도 공주도 없는 이 21세기 대한민국에도 판타지가 존재한다.
이계에서 온 용이다와 숲에는 안 살아도 잠은 많은 인간 신하라가 그려나가는 신비하고 일상적인 로맨틱판타지.
이웃이 용이다!

 
3화. 수능날 아침, 미로탐험.
작성일 : 17-07-29 00:16     조회 : 229     추천 : 1     분량 : 6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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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시간은 언제나 인간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닭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그리고,

 

 “알람을 꺼도 아침은 오는 법이란다, 동생아. 이 미친 아이를 어쩌면 좋지? 고삼이, 수능이 얼마나 남았다고, 컨디션 조절을 이따위로 해? 내가 수능 시간표에 생체리듬 맞추라고 몇 번을 말해, 어?! 이게 진짜 수능 조지고 질질 짜면서 재수학원 등록한 경험자가 충고하는데 안 듣고, 야! 너 자냐?!”

 

 멱살이 잡혀 짤짤짤 흔들리면서도 하라의 눈꺼풀은 만개할 줄 몰랐다.

 반쯤 열린 눈꺼풀 사이로 풀린 채 초점 없는 동공이 고정되어 있다.

 

 “동생아? 야 신하 너 어디 아프냐?”

 “...수능치는 꿈 꿨어.... 언어가 너무 어려웠는데 겨우 다 풀었거든...? 오분 남기고. 근데 오엠알을... 밀려 썼어. 그걸 깨달은 순간, 종이 쳤지....”

 

 후후후후.... 음산하기 그지없는 웃음소리가 하라의 입술 사이로 새어나왔다.

 거센 바람이 동그란 창틀 같은 입술을 사정없이 두드렸다.

 

 덜컹. 창문이 열렸다.

 

 “수능 망했어!!!!! 나 수능 망했다고!!! 이번에 물수능이라던데 망하면 대학은 갈 수 있어??? 대학 못 가면 인생 조지는 건 아니지! 아닌데! 난 배우고 싶은 게 있고! 하고 싶은 일도 정했고! 근데 대학 못 가면 내 인생 어쩔 거야!!!”

 

 이불에 얼굴을 파묻고 대성통곡 하는 하라를 내려다보는 태양의 얼굴이 ‘개한심해’를 표정으로 형상화한 듯 변했다.

 

 “꿈에서 수능 조졌다고 현생까지 조질 참이냐. 넌 답 밀려 써서 망할 게 아니라 늦게 일어나서 망할 거 같거든? 니 알람 소리에 내가 깨는데 왜 귀에 다이렉트로 꽂히는 니가 못 들어, 왜! 지금 몇 시냐. 여섯시 반이네. 난 분명히 깨웠다. 다시 자서 지각해도 이제 안 봐줘. 아주 그냥 귀에서 링딩동 링딩동 링디기딩디기 난리도 아니거든? 아 씨, 불렀더니 계속 생각나.... 미친....”

 

 왱왱 음악을 쏟아내는 귀벌레에 진저리치던 태양이 방을 나서는데 이번엔 조용한 발라드 음악이 발목을 잡았다.

 

 “쏟아지는 별빛 아래 반짝이는 눈 속에 내가 보여 오오오~.”

 “...미치겠네. 또 알람이냐....”

 

 여섯시부터 온갖 장르를 들어온 태양이 질색하며 뒤돌자 침대 위에서 꿈틀대는 거대한 송충이가 보였다.

 

 머리를 산발해서는 엎드린 채 노래만 흥얼대는 송충이 하라.

 

 눈을 꼭 감고 ‘저 바다 위에 뜬 별빛 내 맘 속에 뜬 너~’하고 따라 부르기까지 한다.

 

 “이 밉상, 진상, 화상아! 트리플 크라운이네 아주. 노래 부를 시간에 일어나!”

 

 ‘너 때문에 속 터져 죽겠다’ 하며 가슴을 팡팡 치면서도 알람이 시끄러워 결국 끄러가는 태양이다.

 

 “이거 어디 갔어? 왜 안 보여?”

 

 아까 방방 뛴 하라 때문인지 침대와 벽 사이에 떨어진 휴대폰을 꺼내려 침대 위로 올라간 태양이 간신히 알람을 껐다.

 

 “...듣고 있는데....”

 

 잠이 잔뜩 묻은 목소리로 웅얼대는 하라의 등짝에 결국 매운 손 맛 한 번 날린 태양이 진저리치며 나가고, 방에는 적막만이 가득하다.

 

 “피곤한 걸 어쩌라구.... 공부 열심히 하잖아.... 숨만 쉬어도 피곤한 걸 어떡하란 거야....”

 

 숨을 훅 들이 쉰 하라가 고양이처럼 몸통만 일으켜 기지개를 켰다.

 

 아침은 늘 버거운 것이었다. 단순히 아침잠이 많다고 표현하기엔 좀 심한 감이 있었다.

 

 하라는 늘 잠을 잘 때면 정수리로 바람이 들어와 발끝으로 나가는 기분을 느꼈다.

 몸은 한없이 가라앉아 푹 잠들어서 자고 일어나면 개운한 느낌은 충만한데 힘이 없었다.

 

 끙차, 하고 옆구리를 늘이는 하라의 손끝에서 초록빛이 번졌다.

 몸 전체에서 오로라 같은 옅은 초록빛이 일렁이다 사라졌지만, 알아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이론대로라면 어떤 일이 발생할 확률은 무작위적이다.

 물론 그 일의 인과관계를 먼저 따진 뒤에 우연을 계산해야겠지만, 길가다 새똥에 맞거나 하는 일은 철저히 그 날의 재수에 따른 것이다.

 

 그런 사실을 떠올리며 하라는 ‘그래도 이건 좀 너무하지 않나?’하고 생각했다.

 

 요즘 들어 빈번하게 재수 없는 일이 잦았다.

 그런데도 오늘 하루 재수 없었어! 하고 단정 짓기 묘한 것이, 막상 결과를 따지자면 재수가 없지도 않았다.

 

 갑자기 머리 위로 새 떼가 지나가며 바닥에 얼룩덜룩 그림자를 그렸다.

 개중 몇 마리가 갈겼고, 마침 옆을 스쳐가던 아주머니의 양산이 하라의 머리를 가렸다.

 한 분비물은 하라의 코 앞 바닥으로 떨어졌다.

 발을 디디면서 발견한 탓에 앞 코로 사뿐히 즈려 밟고 만 정도였다.

 

 화단 쪽 돌 모서리에 앞 코를 박박 문지르고 있을 때, 양산 위의 동그란 그림자를 본 아주머니의 비명이 2초 뒤에 들려왔다.

 

 “악! 이눔의 새새끼들!”

 

 그러고 한 정거장 쯤 걸었을까. 이번엔 촤아악- 시원하게 쏟아지는 소리와 함께 종아리로 차가운 물 몇 방울이 튀었다.

 

 “앗 차거!”

 “학생! 물 튀었어? 미안~”

 “물 뿌린다고 말하고 뿌려야 할 거 아녜요! 사람이 맞으면 어쩌려고... 이봐요! 아저씨! 아니 뭐 저런 사람이 다 있어?”

 

 휴지를 꺼내 종아리를 닦는 내내 하라의 표정이 굳어있다.

 

 “이건 대체 뭐에 쓰던 물이야? 킁킁, 냄새는 안 나네. 으, 찝찝해.”

 

 뒤로 펼쳐진 한강수를 보고 있노라면 정통으로 안 맞아서 다행이지 싶다가도 아저씨의 무례함을 떠올리면 기분이 잡쳤다.

 

 “얼른 집에 가야지. 이러다 어디서 벽돌 날아오는 거 아냐?”

 

 얼마 남지 않은 집을 향해 전력 질주한 하라가 순식간에 계단을 주파했다.

 헉헉거리며 방 안에 들어와 문까지 잠그고 나자 기분이 나아졌다.

 

 하라는 작은 불행이었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작은 것도 연달아 몰아치면 꽤 위협적이지만, 다치진 않았으니까.

 

 오한이 밀려와 팔뚝을 문지르던 하라가 책상 쪽으로 의자를 바짝 끌어당겨 앉았다.

 

 “집중해, 고삼이잖아.”

 

 방에 셀프 감금상태로 틀어박혀 공부나 하는 게 신상에 이로울 거라고 온 세상이 경고하는 느낌이다.

 이럴 땐 느낌을 따라야한다. 어차피 고삼이기도 했다.

 

 사각사각, 샤프심이 종이를 스친다.

 복잡하고 긴 지문을 해체하는 손이 분주했다. 이게 언어영역인지 과탐인지 도저히 모르겠다.

 

 이 긴 지문을 헤치고 나면 겨우 세네문제를 풀 수 있다.

 그러고는 다시 지문의 연속.

 

 적절한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은?

 문제에는 답이 있다. 그건 분명하다.

 

 하지만 왜 인생에는 명백한 답이 없을까?

 하라의 손이 점점 느려졌다.

 

 “하라야. 노력한 만큼 보상받지 못할 수도 있고, 적절한 보상을 얻을 수도 있고, 아무 것도 얻지 못할 수도 있는 게 인생이야. 하지만 지나고 나면 두 배로 보상받을 수도 있고, 그걸로 인해 다른 걸 잃을 수도 있고, 다른 곳에서 이 노력이 빛을 발하기도 한단다.”

 

 생각이 흘러 예전 기억에 닿았다. 갑작스레 찾아온 우울함에 모든 것을 놓고 살던 기억이다.

 

 하라는 그 때의 저를 잊고 싶은 기억에 넣어두었다.

 온 몸에 뼈가 없는 양 흐물흐물하게 늘어져 아무 의욕 없이 살던 나날.

 

 그때 엄마가 뭐든 해보라고 했었다.

 아주 작은 의지로 아주 작은 일 하나라도 해내면 그 성취감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결국 살아봐야 알아. 인생이란 게 이름만 거창하지 사실 별 거 없어. 그냥 살고 있으니 살아지니까 쭉 나아가는 거란다. 목표를 잃고 부유해도 좋아. 뭐든 할 수 있다면. 다시 나아갈 한 톨의 힘만 있으면. 그러니까 부디 스스로를 포기하지만 마. 그것만 하지 않으면 잠시 움츠러든대도 괜찮아. 엄마가 기다리고 있을게.”

 

 하라는 저를 침대에 눕히고 머리를 쓰다듬고 굿나잇 키스를 해주던 엄마를 떠올렸다.

 다정한 눈빛, 보드라운 음성, 사랑이 배인 손길.

 

 “한 번 사는 인생, 즐겁게 살면 그만이란다. 네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즐겁게 살아. 늘 응원할게.”

 

 [나는 엄마의 자부심] [즐겁게 살자] [포기하지 마]

 책상 앞에 오밀조밀 붙어있는 포스트잇에 하라의 시선이 닿았다.

 

 잡생각을 휘휘 날리고 다시 집중하는 하라의 등에서 다시 초록빛이 반짝였다.

 아침에는 피부 속에서 빛이 아스라이 뿜어져 나와 바깥으로 향할수록 색이 짙은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달랐다.

 

 빛의 꼬리가 바깥이 확연히 흐린 것이, 빛이 몸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 했다.

 하라가 문제집에 집중할수록 빛이 짙어졌다.

 

 문제집이 한 장, 두 장 넘어가고, 반 권쯤 풀자 하라가 뻐근해진 몸을 뒤틀었다.

 순식간에 빛이 희미해졌다.

 

 “신하, 뭐하고 있냐.”

 

 똑똑, 문을 두드림과 동시에 불쑥 들어온 태양이 코를 씰룩거렸다.

 

 “공기청정기 돌렸어? 공기가 산사급이네. 내 방은 맨날 돌려도 안 이렇던데.”

 

 크게 숨을 들이쉰 태양이 공기가 달다는 둥 시원하다는 둥 하며 나가지 않고 미적댔다.

 하라는 자비 없는 웃음과 발길질로 태양을 사정없이 두드렸다.

 

 “나 고삼이야. 나가.”

 

 마법의 단어에 굴복한 태양이 사라지고, 하라의 눈이 다시 문제집에 고정되었다.

 

 수능을 이주 앞둔 날이었다.

 

 -

 

 “수능 잘 보고. 아는 만큼만 풀어. 나머지는 하늘에 맡기고. 잘 될 거다. 건투를 빈다. 해산!”

 

 담임은 예비소집일에 길게 잡아두는 거 아니라며 짧은 인사와 함께 해산을 외쳤다.

 

 학생들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드디어 수능이다! 하고 묘하게 들뜬 사람부터 중압감에 잔뜩 굳은 사람까지, 다양했다.

 웃고 장난치며 긴장을 푸는 사람도 많았고 아무 감흥 없다는 듯 멍한 사람도 많았다.

 

 “벌써 수능이란 거 실화냐.”

 “엉, 내일임.”

 “난 왜 이렇게 아무 생각이 안 들지?”

 “나도.”

 “난 미래의 내가 답안지를 들고 왔으면 좋겠다.”

 “마주치면 둘 중 하난 죽을걸.”

 “어차피 수능 망해도 죽어.”

 

 윤진과 투닥거리던 하라가 수험표와 주의사항이 적힌 종이를 집어 들고 자리서 일어났다.

 

 배정받은 곳은 수련여고, 하라의 집에서 버스로 세 정거장이다.

 

 같은 곳에 배정된 윤진과 시험장에 들렀다 집에 가기로 한 하라가 교실을 나서며 불만을 토했다.

 

 “한 번의 시험이 십이년이란 시간을 좌우한다는 게 말이 돼?”

 “난 한 번이라서 좋은데. 다섯 번쯤 친다고 생각해봐. 끔찍하다.”

 “그래도. 실수할 수도 있고 몸이 안 좋을 수도 있잖아.”

 “일일이 학생들 사정 봐주면서 치르는 시험이 어디 있어?”

 “그건 그래....”

 

 걸어가는 내내 기분이 열두번도 더 바뀐 하라가 수련여고에 도착했다.

 

 시험칠 교실이 몇 층인지 화장실은 어딘지 확인하고 나오자 시간이 꽤 지나있었다.

 

 독서실 간다는 윤진을 보내고 하라는 집으로 향했다.

 

 택시가 하라와 한 뼘을 남겨두고 급정거했다.

 골목 모서리를 돌아 나오는 것치고 빠른 속도였다.

 

 깜짝 놀라 굳은 하라와 달리 기사는 빵빵 대며 길 막지 말라고 소리쳤고, 놀란 하라가 대처하기 전에 쌩하니 가버렸다.

 

 요근래 일어난 일들을 떠올리며 “수능날 재수 좋으려고 액땜한 셈 치자!” 하고 툭 털어내려 해도 이런 일이 또 벌어지면 그게 잘 안 된다.

 

 개똥을 밟고, 보도의 벽돌 빠진 부분을 못 봐 걸려 넘어지고.

 오늘만 해도 세 번이다.

 

 갑자기 연달아 찾아오는 것들이 불길한 징조인지, 거한 액땜인지 하라는 가늠할 수 없었다.

 그저 기도할 뿐.

 

 두 손을 간절히 모으고 눈을 꼭 감은 채, 하라가 기도를 시작했다.

 

 “전지전능하시고 세상에 모르는 일도 없으시고 완전 자비로우신 신님들이시여.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 요즘 밖에만 나가면 심장 떨려 죽겠어요. 제가 내일 중요한 시험을 치르거든요. 무슨 일 생기면 큰일 나요! 그러니까 내일은 절대! 아무 일도 안 생기게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몇 번이나 봤던 책을 마지막으로 훑어보고 가볍게 씻은 하라가 잠자리에 들었다.

 

 부담주지 않으려고 슬쩍 엿과 초콜릿, 두루마리 휴지 등을 건네주고 파이팅! 한 마디만 남긴 채 도망가신 부모님.

 큼직한 판엿을 보여주며 교문에다 붙여줄 테니까 제발 아는 거 틀리지만 말라고 사정하던 태양.

 막내가 벌써 수능치냐며 찹쌀떡이며 엿을 보내주신 친척들까지.

 

 이상한 기분이었다.

 

 봤던 내용을 곱씹어도 모자랄 시간에, 머릿속은 딴생각들로 가득했다.

 하라는 몇 번이나 뒤척이고 귀를 막았다가 엎드렸다가 몸을 뒤틀어 자세를 바꾸다 겨우 잠이 들었다.

 

 -

 

 수능날이라고 태양이 다른 방향에서 뜨진 않았다.

 해는 어김없이 동쪽에서 솟았고, 하라는 세상이 아직 어두컴컴할 때 혼자 눈을 번쩍 떴다.

 

 몸이 여느 때와는 달랐다. 아주 푹 잤는지 온 몸에 활기가 넘쳐흘렀다.

 

 방 안에는 파르스름한 빛이 떠돌았다.

 

 씻고 옷을 입고 들고 갈 것들을 점검하고도 시간이 아주 많이 남았다.

 

 책을 보다 그제야 울리는 알람을 끄고 다시 책을 봤다.

 

 아침을 차린 아빠가 하라를 깨우러 들어왔다가 많이 긴장했냐며 놀란 얼굴로 바라봤다.

 

 도시락통을 챙겨들고 가방을 둘러메고 가족 모두를 한 번씩 포옹하고 나선 길.

 

 버스를 타고 학교 정문 근처에 내린 하라가 주위를 둘러봤다.

 

 뿌연 매연을 남기고 사라진 버스에서 분명 셋이 내렸는데, 지상에 발을 디디고 보니 하라 혼자 남았다.

 

 “다 어디 간 거야?”

 

 그러고 보니 응원하러 온다던 선생님이나 후배들은커녕 고양이 한 마리도 안 보였다.

 사람 하나 없이 건물들만 덜렁 남겨진 세상 같았다.

 

 교실로 향하는 동안, 복도에도 다른 교실에도 사람은 없었다.

 

 뭔가 잘못된 게 틀림없었다.

 

 “지금 몇 시지?”

 

 시간을 확인하려는데 시곗바늘이 멈춰있다.

 옆 교실로 들어가 봤지만 마찬가지였다.

 다음 교실도, 그 다음 교실도, 모두 시계가 멈춰있었다.

 

 “설마 나 아직 꿈속인 건가? 어쩐지. 그렇게 잘 일어난 게 기적이다 싶더니. 신하라, 일어나! 꿈 깨! 수능 쳐야지!”

 

 두 뺨을 양 손으로 찰싹 소리 나게 몇 번이고 쳤지만 현실은 그대로였다.

 얼얼한 뺨을 부여잡고 악을 쓰고 발을 구르고 머리도 두드려봤지만 변하는 건 없었다.

 

 -

 

 수능날 아침, 고삼 신하라, 얼어붙은 시간 사이에 갇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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