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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를 구원해줘
작가 : 꿀크리스마스
작품등록일 : 2017.7.13

“방금 개새끼, 라고 저한테 욕을 한 것 같아서 묻는 겁니다.”
“미친. 저기요, 피해망상 있으세요?”
두 사람의 첫 만남부터 심상치가 않다.

정솔, 이 세상의 정의는 자본뿐이라 믿는 기업 사냥꾼.
절대 인간을 믿지 않는다.
인간이란 나약하고, 이해타산적이며, 배반적인 동물이니까.

하리안, 강자에게는 아주 강하고 약자에게는 한 없이 약한,
사회에서 소외받는 약자들과 정의를 위해 싸우는 서하일보 사회부 기자.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이 엮어가는 알콩달콩 로맨스!

#사이다여주 #차도남남주 #스윗남서브남주

 
14 한 여름 밤의 꿈 (5)
작성일 : 17-07-28 23:25     조회 : 304     추천 : 0     분량 : 5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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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한 여름 밤의 꿈 (5)

 

 

  잠에서 깬 솔의 온 몸이 식은땀으로 젖어 있었다. 이번에도 같은 악몽이었다. 오랜 시간 반복되어 온 악몽이었지만 그 느낌은 익숙해지지 않았다. 잠에서 깬 솔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호텔의 스위트 룸. 어디에도 리안은 없었다. 당연했다. 다른 방에서 묵었고, 하물며 지난밤 헤어질 때에는 큰 상처까지 주었으니.

  ‘악몽에서 깨자마자 그 여자를 찾다니.’

  솔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런 자신의 모습은 낯설어도 한 참이나 낯설었다. 솔은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준비를 마쳤다. 재빨리 로비로 내려가 리안을 기다렸다. 차도 없고 돈도 없는 그 여자가 지난밤의 상처 때문에 오기를 부리며 혼자 이 호텔을 빠져나갈지도 모르는 일이었으니까.

  솔의 예상대로 리안은 솔에게서 도망칠 생각이었는지, 생각보다 따른 시간에 로비에 나타났다. 서둘러 호텔을 빠져나가려던 리안은 솔을 발견하고는 흠칫, 놀라더니 그에게 서서히 다가왔다. 그리고는 솔을 향해 네모반듯한 카드를 꺼내보였다.

  “열심히 가방을 뒤져보니 카드가 있더라고요. 삼 개월 전에 잃어버린 카드가 제 가방 속에 있었던 거죠.”

  리안은 머쓱하게 웃어 보이며 말했다.

  “참 다행이죠, 더 이상 신세질 일 없으니까요. 지난밤처럼 당신에게 지나치게 나댈 이유도 없어졌고요.”

  “그건,”

  “지금까지 신세진 건 다 갚을게요. 그럼, 일 보세요.”

  리안은 그렇게 말을 남기고는 솔에게서 등을 보이며 돌아섰다. 한 마디로 더 이상은 당신과 엮일 일이 없을 것이라는 뜻이었다. 리안을 붙잡아야 하나 망설이던 솔은 결국에는 아무런 제스쳐도 취하지 않았다. 리안은 솔을 돌아보지 않고 외면한 채 호텔을 빠져나갔다.

  남겨진 솔은 리안에게 차마 말하지 못한 마지막 말을 혼자서 되뇌었다.

  “그건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리안의 뒷모습을 보고 나서야 솔은, 마음 속 깊이 담겨 있는 자신의 진심을 깨달았다. 사실 솔은, 리안과 함께 하고 싶다는 것을 말이다.

  “후우-.”

  그 엄청난 사실을 깨달으며 솔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 리안과 함께 하고 싶으면서도 자꾸만 방어하는 자신의 모습. 그리고 그런 리안의 곁에만 있으면 자꾸만 약해지는 자신의 모습에 혼란스러워지는 솔이었다.

  호텔을 빠져나와 택시를 타고 현장을 향하는 리안의 마음도 크게 다를 것은 없었다. 왠지 모르게 솔과 함께 하고 싶으면서도, 자꾸만 냉정하게 선을 긋는 솔 때문에 리안 역시 힘이 들었다.

 

 

 *

 

 

  현장은 어제와 다르지 않았다. 단체 사람들은 오늘도 여전히 현장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그들 역시 더위와,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무의식적으로 느껴지는 승리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이 싸움에 지쳐있었다. 그들은 그 지침을 발판으로 더욱 크게 울부짖었다. 시위를 멈추지 않았다.

  리안은 그들의 주위에서 그들의 사진을 찍고, 수첩에 메모를 하고, 노트북을 펼쳐 기사를 정리했다. 그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간간히 그들의 옆에서 함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상훈이는 좀 어뗘?”

  “그대로죠, 뭐.”

  “아휴, 저 썩을 놈들.”

  그때 리안은 자신의 옆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엿듣게 되었다. 저 썩을 놈들이란, 아마도 시공사 쪽 사람들에게 하는 말인 거 같았다.

  “왜요? 무슨 일 있었어요?”

  리안이 관심을 가지며 물어보자 두 남자는 뛸 듯이 기뻐하며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상황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저 썩을 놈들이 우리 상훈이를 쳤다구!”

  “네? 시공사 쪽에서 폭력을 행사했나요?”

  “그거시, 그 폭력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쳤지!”

  “자세히 좀 설명해 주세요.”

  리안은 수첩과 볼펜을 꺼내 들었다.

  “그러니께, 그건 석면 해체 작업이랑 직접적으로 관련된 건 아니여. 뭐, 아예 관련이 없다고도 할 수 없지. 그 뭐 시기야 그, 그래! 강제 철거! 그때 생긴 일이니께.”

  “그럼, 강제 철거시에 폭력을 행사했던 건가요?”

  “그건 아니여. 뭐…… 사고였지, 사고. 아니 사고기는 헌디, 어쨌든 사람을 쳤으면 보상은커녕 사과라도 한 마디 해야 하는 거 아니여? 완전히 중상을 입고 병원에 몸져누워 있는디.”

  “어떤 사고였죠?”

  “그기. 상훈이는 뻐팅기고 있었고, 결국에는 상훈이 집이 강제 철거가 이루어졌지. 법원에서 어쩌고, 법이 어쩌고 씨부리는디 하나도 못 알아 듣겄고, 어쨌든 지들은 법대로 한다는 거여. 그렇게 집을 밀어버리는디 그 집에 상훈이가 떡하니, 있었다는 거 아녀. 저 썩을 놈들은 상훈이를 끌고 나오려고 하고 상훈이는 뻐팅기고. 그러다 뭐 사고가 난 것이지비.”

  두 남자는 번갈아가며 서로의 말을 토스하고, 받으며 그렇게 리안에게 상황 설명을 들려주었다. 리안은 그들의 말을 수첩에 메모하며 중요한 사항에 동그라미와 별표를 쳤다. 그리고는 메모한 수첩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이 말들이 모두 사실이라면, 이거야 말로 가슴 아픈 일이었다.

  시공사 쪽 사람들의 말처럼 그들은 법을 지켰다. 아마도 마지막으로 법원으로부터 발부를 받고 강제 철거 집행관을 비롯하여 철거 용역업체 직원들과 함께 상훈이라는 사람의 집에 들이 닥쳤을 것이다. 그를 끌어내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있었을 것이고, 그러다 안타까운 사고로 이어졌을 것이다.

  “저 자식들이 보상도, 사과도 안하더니 몸져누워 있는 상훈이한테 와서 하는 말이라고는 법집행 과정이었다, 지들 쪽에도 피해자가 있고 이대로 경찰에 신고해도 상훈이는 할 말이 없다는 거여, 저 씨부랄 놈들!”

  남자가 노발대발을 하며 화를 냈지만 슬프게도 리안은 맞받아 쳐줄 수 없었다. 그들의 말이 맞았다. 집행관과 철거 용역 업체까지 와서 강제 철거를 시작했다는 건 결국에는 법원에서 철거 평결을 내렸다는 뜻이었다. 한 마디로 그들은 그저 합법적인 일을 했다는 것. 오히려 불법을 저지른 건 상훈이었다. 안타깝게도, 팩트는 그러했다.

  “상훈씨를 제가 좀 만나 뵙고 싶은데. 어디로 가면 될까요?”

  하지만 리안은 부러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 그런 마음 아픈 사실까지 알려주기에는 상처가 많아도 너무 많은 사람들이었다.

  “저기 보연종합병원으로 가면 된다우. 아마도 아직까지는 중환자실에 있을거여.”

  남자에게서 정보를 얻은 리안은 서둘러 가방과 카메라를 챙겼다. 주위 사람들이 우리 기자님이 어디 가시냐고, 벌써 다 끝난 거냐고 불안함을 숨기며 묻자 두 남자는 우리 상훈이를 보러 가는 거라며 해명해주었다. 그 말을 듣고서야 시위하는 사람들은 조금의 불안함을 떨칠 수 있었다.

  그렇게 자리를 옮기려는 리안에게 갑자기 솔이 다가왔다.

  “차 수리가 끝났다네요.”

  멀끔하게 수트를 차려입고, 흰색 마스크를 쓴. 분명 이쪽이 아닌 저쪽 사람인 것 같은 솔이 능숙하게 리안에게 말을 걸고 있자 이쪽, 시위 단체 사람들은 가늘게 눈을 흘기며 두 사람을 곁눈질했다.

  뭐여, 누구여, 저 엉큼한 놈이 왜 우리 기자님한테 말을 건담?

  리안은 그 민망한 상황을 무마시키고자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을 곁들였다.

  “아, 그때 주신 캔 커피는 저희 단체 분들께서 잘 마셨어요. 고맙습니다.”

  리안이 건네주었던 검정 비닐 봉투 속 캔 커피의 제공자가 솔이라는 것을 눈치 챈 사람들은 아, 좋은 사람이여? 근데 왜 저쪽에 있는 거여? 하고는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도 수근거렸다.

  “지금 찾으러 와도 된다고 합니다.”

  “잘 됐네요.”

  “그리고 저는.”

  “?”

  “먼저 서울로 올라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솔은 왠지 망설이는 듯 하면서 말을 했다.

  “아, 저도 다른 취재 때문에 장소를 옮겨야 해서.”

  “무슨 취재요?”

  “강체 철거시에 부상을 입은 환자가 있어요. 여전히 중환자실이라는데…… 취재를 좀 해봐야 할 것 같아서요. 병원으로 갈 거예요.”

  “아, 그렇군요.”

  리안과 솔, 두 사람은 왠지 모르게 아쉬운 듯한 마음을 느꼈다. 솔은 서울로, 리안은 다른 장소로 이동을 한다는 것은 어쩌면 두 사람이 이렇게 끝이라는 뜻일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이쪽과 저쪽, 달라도 너무 다른. 완전히 정 반대에 있는 두 사람이었고, 하물며 지난밤에는 서로에게 거친 상처까지 남겼지만 그래도 완전한 타지에서, 본의 아니게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뭔가를 느꼈었다. 그 뭔가가 뭔지를 알아차리기도 전에 그들에게 이별이 왔던 것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그 누구도 그런 사실을 티내지 않았다.

  “그럼.”

  “네, 그럼.”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에게 냉담하고 무신경한 인사를 나눌 뿐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솔은 자신의 고급 승용차로, 리안은 자주 다니지 않는 택시를 잡기 위해서, 각자의 위치로 돌아갔다.

 

 

 *

 

 

  솔은 광활한 고속도로의 일차선에서 초고속을 내며 엑셀을 밟고 있었다. 어떤 음악도, 라디오의 목소리도 없이 고요한 차 안으로는 차 밖에서 들려오는 바람 소리만이 웅웅거리며 차체를 스치고 있었다.

  왠지 며칠 전, 보연시로 내려 올 때와는 뭔가가 많이 달라진 느낌이었다.

  차도, 차 안도, 입고 있는 옷도, 왼쪽 손목의 시계도. 모든 것이 그대로였지만 분명히 뭔가가 달라진 느낌이었다. 그것은 사소한 어떤 것이 아닌 솔의 깊은 곳, 그 어딘가에서 강한 변화를 감지하는 움직임이었다.

  앞만을 바라보며 운전을 하던 솔은 슬쩍 시선을 돌려 조수석을 바라보았다.

  “한 여름 밤의 꿈을 꾼 것 같군.”

  왠지 그 조수석에는 리안의 향기가 남아있는 것만 같았다. 지금껏 솔의 조수석에 탔던 무수히 많은 사람들. 서준이나 하나, 혹은 업무로 만난 사람들, 어쩌면 많은 여성들. 그들의 체취는 잠시 조수석에 자리했다 떠나면 금새 사라지고는 했다.

  하지만 리안의 향기는 어쩐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강체 철거시에 부상을 입은 환자가 있어요. 여전히 중환자실이라는데…… 취재를 좀 해봐야 할 것 같아서요. 병원으로 갈 거예요.’

  그리고 문득 리안이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 떠올랐다. 강제 철거라니, 부상을 입은 환자라니, 그리고 그 환자를 취재하겠다는 리안이라니. 리안의 성격에 부상을 입은 환자만 취재를 할 게 아니라는 것쯤은 이제는 알 수 있는 솔이었다. 분명 법원이니, 집행관이니, 철거 용역 업체까지 취재를 하겠다고 나설 것이었다.

  그렇게 생각을 하니 왠지 모르게 불안함이 느껴지는 솔이었다. 곧이어 솔은 급하게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은 좀 길어졌다. 전화가 끊기기 전, 수신자는 전화를 받았다.

  - ……이 시간에 누구야?

  “나야.”

  전화를 받은 서준은 잠을 자는 중이었는지 한껏 짜증을 부리며 물었다.

  - 솔 형? 지금 올라오는 중이야?

  “응?”

  - 왜, 무슨 일 있어?

  올라오면 오는 것이지, 이 늦은 시간에 전화를 건 것을 보니 뭔가 큰 일이 있는 것 같아 서준은 걱정을 하며 물었다.

  큰 일은 큰 일 일지도 몰랐다. 큰 일이 일어날지도 몰랐고, 어쩌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었다. 더군다나 서준에게는 전혀 상관없을 일일 것이었다. 하지만 솔에게는 그저 그렇게 넘길 수 없는 일이었다.

  “부탁이 좀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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