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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내가 죽어야 구해지는 세계
작가 : 소별왕
작품등록일 : 2017.7.27

이세계에 소환되어 뭣도 모르고 제물로 바쳐져 죽었다. 나를 죽인 이 세상에 복수하겠다. 모조리 불살라 버리겠다!
신과의 거래를 통해 마왕의 씨앗으로 환생한 니아. 가증스러운 천사놈들에게 걸리지 않고 세상을 부수고 인류를 몰살시킬 강대한 힘을 손에 넣어라!

 
환생
작성일 : 17-07-28 22:57     조회 : 299     추천 : 0     분량 : 4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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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 출신의 칠천사들이 그를 찾은 곳은 천국의 끄트머리에서였다.

 

  고결의 천사가 그들의 잠정적 리더인 무명에게 눈짓을 보낸다. 무명은 그 뜻을 이해하고 후손에게 한 발짝 다가선다. 얼마나 오래 여기에 서 있었는지 천계의 주민 몇몇이 그의 머리에 올라타고 다리에 엉겨 붙어 장난을 치고 있다.

 

  “흠흠.”

 

  무명은 헛기침을 한다. 비록 고개를 돌리지는 않았지만, 그의 존재는 인식했으리라.

 

  “어떻게, 생각은 좀 정리가 되었는가.”

 

  대답이 없다. 무명은 그것을 좋은 의미로 해석한다.

 

  “사실 자네가 오기 전에 네프렌카께서 하신 말씀이 있었네. 자네가 원하기만 한다면 천사로 환생을 시켜주겠다고 말이야. 약간의 죄가 있긴 하지만 그 정도는 눈 감아 주...”

  “저 아래에 불타는 우리 동지들.”

 

  차가운 목소리가 무명의 말을 끊는다.

 

  “저들을 보고도 아무런 느낌이 없으십니까, 조상님?”

 

  무명은 저 아래 지옥에 눈길을 준다.

 

  “안타깝지만 어쩌겠는가. 죄를 지은 자들은 벌을 받아야...”

  “그 죄가 어찌 저들의 죄입니까.”

 

  다시 한 번 말이 끊긴 무명은 이번에는 조심스레 입을 연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

  “유혹에 넘어간 것이 죄입니까? 살고자 발버둥친 것이 죄입니까?”

  “...무희와 아탈리들의 이야기인가.”

  “어째서 유혹한 자와 죽이려한 자는 멀쩡히 살아 있고 희생자에 불과한 저들은 지옥에서 고통을 받아야 합니까?”

  “그건 네프렌카께서 결정을 내리실 일이네. 무희와 아탈리들이 지옥에 갈지 환생을 할지 우리는 그저 그 분이 올바르고 바른 결정을 내리길 기도할 뿐일세.”

  “그 기도를 저 불타는 동지들을 위해서도 나눠주십니까?”

 

  무명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게 천사가 하는 일 아닌가. 기도하는 것.”

 

  천천히, 작은 웃음소리가 새어나온다. 그 웃음소리가... 몹시 귀에 거슬린다.

 

  “기도하는 것. 네프렌카의 결정을 옳을 거라 무작정 믿고 따르는 것. 그게 천사군요. ...던져주는 뼈다귀를 핥고 빠는 개보다도 무능하네요. 그놈들은 적어도 자기 의지로 짖기라도 하는데.”

 

  처음으로 그가 움직임을 보인다. 느릿한 손으로 머리와 다리에 붙은 주민들을 떼어내는 그 모습이 퍽 우습다. 하지만 그 입에 담기는 내용은 결코 우습지 않다.

 

  “무능하고, 이기적이고, 형편없고, 편협하고... 무엇보다 정의가 부족해. 이 꼬맹이들을 보기가 부끄럽지도 않으십니까...? 이 가련한 아이들을 안아주고 사랑해주면서, 정작 이들을 죽인 저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다 생각하고 계시죠.”

 

  불온한 웃음소리는 조금씩 커져간다. 천사들은 불안한 시선을 주고받는다.

 

  “당신들 같은 싸이코패스 위선자가 되느니, 전 차라리 악마가 되겠습니다. 그 잠시의 몇일을 청교도처럼 보냈다는 포상으로 평생을 구름 위에서 동지들의 고통을 외면하며 사느니, 고통스러운 내 동지들을 구하기 위해 나 스스로의 발로 지옥에 떨어지겠다 이 말입니다.”

  “...지금 그게 무슨 말인가. 자네 대체 뭘 하려는 건가?”

 

  천천히, 그가 몸을 돌린다. 눈이 마주친 순간, 무명은 흠칫 놀라며 뒷걸음질한다. 불바다를 너무 오래 내려다 본 탓일까, 그의 눈도 불타고 있었다. 섬뜩한 보랏빛으로.

 

  “뭐라구요? 내 죄를 눈감아주고 천사로 환생을 시켜 줘? 흐흐히히, 히히히히히히.”

 

  자목인은 미친 사람처럼 축 늘어진 어깨를 들썩이며 웃기 시작한다. 걱정스레 그를 바라보던 동수가 징그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뒤로 물러선다. 완전 미쳤어, 동수의 목소리는 입 밖을 벗어나지 못 한다.

 

  “이봐요 조상님.”

 

  광인은 돌연 웃음기 사라진 얼굴로 고개를 들어 무명을 똑바로 바라본다.

 

  “난 저들의 죄를 눈감아줄 생각이 없어요.”

 

  그리고 양 팔을 벌린 채, 절벽 아래로 떨어진다. 너무 당황한 것일까, 천사들은 그가 사라지는 모습을 황망히 보다가 뒤늦게서야 그를 구하기 위해 달려든다. 하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린 후다.

 

  “기다리고 있어요, 조상님! 곧 다시 보게 될 테니! 히히히히!”

 

  광기 어린 웃음소리는 그가 불길 뒤로 사라질 때까지 계속되었다.

 

 

 

  발이 닿기도 전에, 그의 옷은 이미 전부다 불타 사라졌다. 그 불의 열기만으로도, 그의 폐는 이미 재가 되어 버렸다.

 

  지옥.

 

  그의 발이 그 불길에 닿는 순간, 피부는 벗겨지고 물집이 부풀어 올랐다가 채 터지기도 전에 증발해 버린다. 하지만 다시 재생된다. 피부도, 폐도, 신경도 모두 재생된다. 파괴와 재생이 맞물려 걸어 다니는 고름이 되어버리지만 그래도 살아 움직인다.

 

  아직 다섯 발자국을 채 걷지 않았는데, 차라리 드래곤에게 세 번쯤 산채로 씹혀먹는 것이 덜 고통스럽지 않을까 여겨질 정도의 고통.

 

  역시 가장 큰 고통은 불에 타 죽는 고통이라더니, 라고 중얼거리지만 입에서 새어나오는 것은 비명 뿐. 하지만 여기서 돌아갈 수는 없다. 아둔한 불길이 그의 뇌를 익히고, 잔혹한 형벌이 그것을 다시 재생시킨다. 이 고통을 연료로 삼아 그들을 더욱 증오하리라. 내가 이 곳에서 겪는 고통이 클수록, 저들의 고통은 더욱 커지리라.

 

  증오와 비명과 고통과 고름의 덩어리는, 그렇게 기기 시작한다.

 

 

 

 

  네프렌카는 자신의 눈앞에 있는 이들을 보며 한숨을 내쉰다.

 

  “지옥에 있는 분들을 설득하셨군요, 타천사 씨. 그것도 여섯 분이나.”

  내 세계의 사람들 중 한 명이랬다. 굳이 그 위선자들이 아니어도 되는 거야!

  위선자들! 위선자들! 대장의 뒤에 있는 여섯 생환자들이 한 목소리로 울부짖는다.

 

  “...하아. 천국으로 보낼 때 당신은 이미 천사로 환생했던 것인데 말이죠. 굳이 거기서...”

  그 정의는커녕 명예조차 모르는 더러운 것들과 함께 있느니 내 췌장을 씹어 먹고 자살하고 말지!

  찢어죽일 거다. 으깨죽일 거다. 씹어죽일 거다!

  불로 녹여 주마! 아주 은근한 불로 죽을 때까지 끓여서 그걸 네놈들 가족에게 먹여주마!

 

  “당신들 지금 눈이 완전히 맛이 가 있어요. 목소리는 거의 짐승이 짖는 것 같은 수준이고 입으로는 제대로 된 단어조차 못 만들고 있어요. 나 정도 되는 존재 아니면 당신들의 말은 이해조차 못 할 정도로요. ...뭐, 그래요. 그런 고통을 그렇게나 오래 지속적으로 받으면 누구나 그렇게 되겠죠. 아주 잠시의 형벌로도 이성이 날아가버릴 고통으로 가득한 곳이니까. 그렇기에 더욱 궁금해요. 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죠? 당신의 행동은 지금 상식을 벗어났어요.”

 

  네프렌카는 손을 들어 보이고는 무언가를 표현하려 하더니 결국 포기하고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정말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네요. 천국을 등지고 자기 발로 지옥을 향할 정도로 깊은 분노를 품을 수 있다뇨. 당신네 인간들이 가장 증오하는 대상인 소위, 부모의 원수를 위해서라도 이렇게까지는 안 해요.”

  놈들은 내 어미의 원수지. 엄마는 이제 평생 나를 좇으며 그리워하며 원망하며 살 테니까.

  엄마! 엄마! 배고파요 엄마!

  아들아! 보고 싶다, 내 아들아!

 

  “...좋아요. 어쨋든 알겠습니다. 약속은 약속. 당신을 마왕으로 환생시켜드리겠습니다.”

  히죽.

  낄낄낄낄.

  한 가지만 약속해. 나를 방해하지 않겠노라고. 허무하게 끝날 마음은 추호도 없으니.

 

  “제가 직접 당신의 일에 개입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다만... 그래도 신이라는 이름이 있는 한 제 아이들을 위해 최소한의 노력은 기울일 겁니다. 간접적인 계시를 내린다거나 하는 방식으로요.”

  겨우 그깟 걸로 나를, 우리를 이길 수 있다 생각하는 거야? 최선을 다하지 않는 한 우리는 막을 수 없을 텐데.

  지옥에서 돌아온 일곱 마리의 짐승들이 비웃는 소리를 내며 일제히 짖어댄다.

  “...여러분 뇌 제대로 재생된 거 맞죠? 뇌. 뇌애. 알아는 듣겠어요?”

 

  네프렌카의 목소리는 개들의 환희에 가려 들리지 않는다. 뭔가를 다시 큰 소리로 말하려던 네프렌카는 이내 한숨을 푹 쉬며 팔짱을 낀다.

 

  “내가 지금 뭐하자는 건지...”

 

  관자놀이를 꾹꾹 눌러 최소한의 피로를 풀며 다시 입을 연다.

 

  “그리고 신으로써 제 자식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당신들의 상태가 너무 불안정하기 때문에 세 가지 패널티를... 아니, 디스어드벤티지를 드리겠어요. 걱정은 마세요. 그것들을 감안하더라도 당신들의 힘은 아주 강력할 테니까요. 첫 번째는 힘에 관한...”

  뭐? 말이 틀리잖아!

  저 년을 찢어 죽여! 자궁을 들어내서 튀겨버려!

  범해 버리자! 내가 아랫입을 맡을테니 니가 윗입을 맡아!

 

  네프렌카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손으로 자신을 가리킨다.

 

  “...나요? 지금 그거 나한테 한 말이에요?”

 

  믿을 수가 없다는 듯 몸을 튀어나올 듯 앞으로 기울이며 귀를 기울인다.

 

  “내가, 내가 잘 못 들은 거죠?”

 

  아니었다.

 

  “이런 미친... 나 주신이에요. 나 니들 신이라구요! 내가 여기서 손짓 한 번 하면 니들은 다 죽어요. 두 유, 두 유 언더스탠드 왓 아임 쎄잉?!”

  처음은 내가 가져갈 거야! 다 꺼져, 내 거야!

  신은 범해질 때 어떤 소리로 울려나, 갓갓갓갓갓, 그럴라나? 크히히히히힛.

 

  네프렌카는 손으로 얼굴을 덮는다. 어이가 없는 수준을 넘어서 이건 그냥 뭔가 이치가 안 맞는다고 밖에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러려고 주신했나 자괴감까지 엄습한다. 이걸 무를 수도 없고...

 

  그 동안 성희롱 발언의 수위는 점점 도를 넘는다. 결국 참다못한 네프렌카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면서 손가락질한다.

 

  “야, 다 꺼져. X발 다 내려가. 설명하기도 X같으니까 패널티고 X발이고 그냥 살면서 스스로들 깨달아. 앙?! 그리고 니네, 그리고 니네 이번에 뒤지기만 해? 내가 니들 없는 동안 지옥보다 더 심한 지옥 하나 파놓을라니까!”

 

  그리고 단 한 번의 손짓으로, 일곱 재앙들은 환생 한다.

 

 

 

 

  그도 눈을 뜬다.

  그리고 눈을 뜨자마자 보인 것이 이 세계의 인간이라는 것에 그는 폭발하고 만다.

 

 

  그렇게 그녀는 태어나자마자 자신의 부모를 불태워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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