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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이글스톤
작가 : 신비야
작품등록일 : 2017.7.10

2282년, 모든 것이 평화로웠다. 이글 스톤의 저주 전까지는... 17세기의 예언가, 오드하는 이글 스톤이 재앙을 가져오는 돌이라는 예언을 하고, 이글 스톤이 쓰러지자 제 1,2차 세계 대전이 발발했다. 과연, 이글 스톤은 정말 재앙의 돌인가? 세번째로 쓰러진 이글 스톤, 그리고 아무것도 없는 아이,울프와 이상한 부랑자 잭의 이야기. 울프는 잭의 유언에 따라 많은 사람들을 전쟁에서 구하는데..

 
기나긴 하루의 끝은 양치
작성일 : 17-07-28 22:55     조회 : 276     추천 : 1     분량 : 4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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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3장

 기나긴 하루의 끝은 양치

 

 

 난 어서 자러가라고 눈빛으로 말하는 지젤리 씨의 눈치가 보여 얼른 계단을 올라 내가 자기로 한 방까지 도달했다. 참, 태일러에게 잘 자라고 한 마디도 해주지 않았네. 이제야 생각나다니... 그냥 자야겠다. 난 하품을 길게 한 번 했다. 정말, 정말 기나긴 하루였어. 최악의 날, 그리고 최고의 날. 죽을 뻔하고, 의도치 않게 그리팅고흐 형제의 친목을 다져주고, 블로어를 처음 만났으며 태일러와 처음 만난 날. 잭 아저씨와 다투고 태일러가 책을 빌려주고 태일러의 집에 오고 저녁을 푸짐하게 먹은 것, 그리고 새로운 문명을 접한 날. 오늘은 내 인생에서 최고로 긴 날이었다. 내 수면 캡슐은 태일러의 것보다 조금 더 진한 노란 색이었다. 꼭 핫도그 캡슐 색이었다. 내가 수면 캡슐에서 자다니... 꿈도 마음대로 설정할 수 있다던데...난 두근대는 마음으로 수면 캡슐에 손을 얹었다. 수면 캡슐의 표면에 푸른 빛이 한 바퀴를 휙 감싸들다가 사라졌다. 난 깜짝 놀랐다. 혹여나 이걸 망가드리기라고 한다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울브, 머하구 이허?]

 태일러였다. 그녀가 나의 방으로 찾아온 것이다!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다. 그녀는 입에 막대기와 허연 거품을 물고 있어서 -뭔지는 모르겠다.- 부정확한 발음으로 말했다.

 [나..? 난... 자려고...]

 [벌서?]

 [지젤리 씨가 어서 자라고 하셨잖아..]

 [얘도 탐, 이는 다까야디!]

 태일러가 말하면서 거품이 밖으로 흐르지 않도록 자꾸 입술을 앙다무는게 귀여워보였다. 그런데, 저 거품은 뭔가?

 [넌 뭐하는 거야..?]

 [나? 나은, 자까만.]

 그녀는 말을 하다말고 거품을 목으로 삼켰다. 으으.... 맛이. 이상할 것 같은데.. 그녀는 주머니에서 두루마리 휴지 같은 걸 하나 꺼내더니, 한 조각을 잘라서 입에 넣었다. 저게 뭐야?

 [이닦고 있어!].

 태일러는 다시 평소처럼 똑똑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를 닦는다고? 그런데 저런 거품과, 막대기와, 휴지는 뭔가. 이를 닦는다 하면, 물로 이를 뻑뻑 닦아내는 것 아닌가? 사실 잭 아저씨가 하는대로 일에 물을 넣고 보글보글 헹구기만 한 적도 많지만.

 [너도 어서 이 닦아!]

 그녀는 갑자기 방 밖으로 뛰어갔다. 뭐야... 앗, 아까 그 막대기를 놓고 갔네. 어? 이거 자세히 보니 막대기가 아니라 솔처럼 생겼는데? 아, 이런 물건은 더기 마을에 살 때 본 적 있는 것 같다.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태일러, 태일러!]

 난 복도를 달려가는 태일러를 불렀다. 태일러는 내 방 -내 방이라 하긴 그렇나..?- 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태일러도 자신이 이 막대를 가져가지 않을 걸 알았구나, 라고 생각하는 순간 태일러의 손에 있는 이 막대와 똑같이 생긴 막대가 눈에 들어왔다. 그새 새로 가져온거야? 저건 낭비야!

 [태일러, 이 막대기 두고 갔어..]

 내가 말하자 태일러가 웃으며 답했다.

 [막대기라고? 아니, 이건 칫솔이야.]

 [그게 뭔데?]

 태일러는 다시 웃었다. 난 얘가 이럴 때 참 별로야. 자기만 알고 남이 모를 때 무시하는 경향이 있단 말이지.

 [칫솔 말이야, 칫솔. 양치!]

 [양치는 알아. 이 닦는 거.]

 [맙소사, 너 이제껏 이걸 막대기로 알았단 말이야?]

 [어... 니가 이 솔 부분은 입에 물고 있어서 안 보였다고.]

 [뭐? 그래도 네가 이를 닦을 때 보일 것 아니야?]

 [어...난 이걸로 이 안 닦아.]

 갑자기 태일러의 눈이 반짝했다.

 [뭘로 닦아? 이 닦는 장치가 있어?]

 [어....음....]

 뭐라고 말해야할까.. 손으로 이를 닦는게 항상 최고급으로 살았던 태일러에게는 무척이나 비위생적으로 보일텐데..

 [으음...'핸드'라는게 있어.]

 난 가까스로 둘러댔다.

 [이름 참 웃기다. '핸드'라니. 누가 보면 손으로 이 닦는 줄 알겠네.]

 [으응.. 좀 그렇지? 나 칫솔 좀 줄래?]

 난 이 상황을 빨리 벗어나고자 말했다. 태일러는 대답대신 손에 들고있던 칫솔을 나에게 건네주었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이상한 병을 꺼냈다. 안에는 초록색 젤 같은게 있었다. 우웨엑. 칫솔을 입에 넣으려고 하자, 태일러가 내 손을 잡고 막았다.

 [치약 묻혀야지.]

 순간 느꼈다. 설마 치약이라는게 저 초록색깔... 차라리 이를 안 닦을래! 태일러어어... 그 외침은 마음 속 외침일 뿐이었다. 용기가 없는 내가 정말 미웠다. 태일러는 어느새 초록색 치약을 내 칫솔 위에 짯다.

 [너가 '핸드'라는 걸로 이를 닦았다고 하니, 내가 진짜 양치법을 알려줄게. 내가 장담하는데, '핸드'라는 것 보단 이가 깨끗해 질거야.]

 당연히 그래야지... 안 그러면 이상한 거야!

 ['당신은 얼마나 청결하십니까?' 라는 책에는, 과거 사람들이 이 닦는 방법을 아주 훌륭하게 만들어놓아서 그대로 하면 된대. 단지 치약을 삼키는 걸로 바꿨을 뿐이지. 아, 그리고 남은 치약을 제거하는 '마우스클리너'를 한 조각 먹으면, 그게 끝이야.]

 엄청 복잡하네.. 과거 사람들은 양치를 어떻게 했을까?

 [아주 간단하지?]

 [아니...]

 [어째서?]

 [난 이 닦는 법을 아직 몰라..]

 [아참, 그걸 말해준다는게 깜빡 잊어버렸네. 그냥 그 치약을 이빨에 고르게 묻히고 이빨을 쓸어내려. 기억해, 위에 50번 아래 50번 다같이 100번! 총 3분이 걸려야 해. 그 다음에는 삼켜. 거부감 가지지 말고 삼켜. 마지막으로 저 휴지처럼 생긴거, 저거를 한 조각 떼서 먹어. 입에 들어가면 녹을거야. 입에서 한번 굴려주고 삼키면 되. 사실, 내가 딸기를 무지무지 좋아해서 내 건 딸기맛으로 샀어. 살짝 분홍빛드는 거 보여? 딸기 싫어하면, 바나나, 메론, 파인애플 맛이 있어.]

 [아냐, 아냐. 괜찮아..]

 [그럼 나중에 필요하면 불러줘!]

 [그래...]

 태일러는 방을 나갔다. 놓칠 수 없지..!

 [태일러! ...잘 자..!]

 태일러는 뒤돌아 보았다. 그리고는 손을 흔들었다.

 [너도!]

 난 이제껏 그 누구에게도 잘자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난 항상 잭 아저씨에게 '잘 자요.'라고 인사를 했는데, 그럴 때 마다 잭 아저씨는 '내 꿈 꿔~'라고 말했다. 이건 그냥, 자지 말라는 거 아닌가?

 [어서 이 닦아!]

 태일러가 소리쳤다. 난 다시 내 방으로 들어왔다. 초록색 액체가 묻은 칫솔이 보였다. 거부감이 들었다. 난 큰 용기를 가지고 그 칫솔을 입으로 넣었다!

 [모어야.]

 칫솔이 입에 물려있어 발음이 이상하게 나왔다. 그런데 정말, 뭐야. 이상한 토맛 같은게 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시원한 맛이다! 이게 무슨 맛이지, 분명 아는 맛인데!

 [태일러민트! 누웠니?]

 멀리서 지젤리 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 민트! 민트 향! 이렇게 시원한 맛은 민트 빙수 위에 올려진 민트 잎 맛이 틀림없다!

 [마이넹.]

 맛있다! 그런데 아까 태일러가 뭐라고 했더라? 위로 15번, 아래로 15번, 전체 몇번이었지? 두배, 두배였던 것 같은데.. 그럼 30번이네. 난 태일러가 가르쳐준 그대로 이빨을 쓸어내렸다. 우와, 시원해. 전체 30번까지 다하고 나자 아주 상쾌한 기분이었다. 이걸.. 삼켜야지... 맛이 없지 않다는 걸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삼키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어쩌리, 달리 뱉을 곳도 없고. 난 입 안 가득 생긴 거품을 꾸울꺽 삼켰다. 목구멍까지 차갑다. 삼키는 건 확실히 좀 별로인 것 같다. 입에 남은 거품을 없애려면... '마우스클리너'? 저 휴지를 먹어야 한다고 했지. 딸기맛이라니. 아까 표현하진 않았지만 나 딸기 완전 좋아해! 대박 좋아한다고! 얼른 그 휴지를 입으로 넣었다. 생각했던 그 신선한 딸기맛은 아니었다. 약간.... 딸기들의 세계와 내 세계가 분리된 그 느낌? 뭐래, 뭐라는거야. 그 휴지가 입에서 사르르 녹았다. 아이스크림처럼 말이다. 차갑지 않은 아이스크림. 난 입에 그 휴지가 녹은 액체를 둥글게 한번 굴리고는 삼켰다. 얘도 삼키는 건 좀 별로다. 아, 상쾌해. '핸드', 아니 손으로 했을 때보다 훨씬 상쾌한 기분이 든다. 또 이 느낌을 설명하자면... 마치 민트들이 구름 위를 타고 날아다니고, 딸기의 왕이 나를 업고 민트들을 밟고.. 민트의 여왕, 태일러민트에게로 데려다주는.. 아, 정말 나 왜 이래? 미쳤나봐. 난 내 머리를 몇 번 쥐어박았다. 그 때였다. 인기척이 느껴져 뒤를 돌아보니...! 블로어가 있었다. 블랭카라고 불러야하는데, 난 블로어가 더 좋다.

 [블로어....]

 블로어는 귀여운 하품을 한 번 하더니 나에게로 다가왔다. 그제서야 블로어 등에 붙은 쪽지를 발견했다.

 '너 혼자 자면 외로울까봐. 블랭카라도 같이 자. -태일러민트 클랜베리 지젤리가-'

 이렇게 고마울 수가! 태일러의 서명에 뽀뽀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내가 혼자 자는 걸 무서워한다고 태일러에게 말했었나? 딱히 밝히고 싶지 않은 사실이었는데. 어쨋든. 난 이제 이 길고 긴 하루를 정말로 마치려고 한다. 수면 캡슐에 눕자, 저절로 캡슐이 닫혔다. 나만 들을 수 있는 소리일 것만 같은 소리가 들렸다.

 [어떤 꿈을 꾸시겠습니까?]

 와, 정말 꿈을 설정할 수 있구나..! 하지만... 오늘은 이미 너무 많은 일을 겪었으니 꿈에서는 편히 쉬어야겠다.

 [난.. 잠자는 꿈을 꿀래.]

 [네, 알겠습니다. 수면용 공기를 배포합니다. 안녕히 주무십시오.]

 그리고 곧 참을 수 없는 졸음이 쏟아졌고.. 내일에 대한 걱정도 기대도 없이, 아무 생각도 없이 난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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