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내가 죽어야 구해지는 세계
작가 : 소별왕
작품등록일 : 2017.7.27

이세계에 소환되어 뭣도 모르고 제물로 바쳐져 죽었다. 나를 죽인 이 세상에 복수하겠다. 모조리 불살라 버리겠다!
신과의 거래를 통해 마왕의 씨앗으로 환생한 니아. 가증스러운 천사놈들에게 걸리지 않고 세상을 부수고 인류를 몰살시킬 강대한 힘을 손에 넣어라!

 
당신들의 천국 2
작성일 : 17-07-28 22:54     조회 : 300     추천 : 0     분량 : 4414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생각할 일말의 가치도 없다. 우리 몇몇의 목숨에 저 수천만을 모두 벌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가치의 천사께서 말씀하셨다.

 

  “우웅... 그렇다고 모두 없애기에는 아쉬운걸요. 기껏 저렇게까지 풍족해졌는데...”

 

  풍요의 천사께서 말씀하셨다.

 

  “그렇게 따지면 지구부터 몽땅 갈아엎어버려야지! 자기가 제3자일 때는 그러려니 하더니 피해자가 되니까 이렇게 난리 치는 거 이기적이고 역겨운 거 스스로는 모르겠어?”

 

  고결의 천사께서 말씀하셨다.

 

  “어째서 그렇게까지 열을 내는지 모르겠군. 명예로운 희생이었다고 생각하면 안 되겠는가?”

 

  마지막으로 명예의 천사께서 말씀하셨다. 참고로 사랑의 천사와 가정의 천사는 내가 첫 단어를 꺼낼 때부터 마지막까지 끔찍하다는 표정으로 내내 고개를 젓고 있었다.

 

  동수? 그 도움 안 되는 신입 천사 새끼는 그냥 재밌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는 게 다였다. 지 옆에 앉아 있는 천계의 꼬맹이들과 같이 스포츠 경기라도 관람한다는 듯이 어느샌가 가져온 팝콘까지 나눠먹으면서.

 

  “자유의지가 들어가지 않은 희생은 살인일 뿐이에요. 놈들이 우리에게 저지른 건 살인일 뿐이라구요.”

 

  명예의 천사, 조상님은 침착한 어조로 답한다.

 

  “그래, 살인이라고 하세나. 하지만 그게 그렇게 큰 문제인가? 난 전쟁 시기에 살고 있었다네. 자네 시대에는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네만...”

  “임진왜란이요.”

 

  동수가 말을 꺼낸다. 모두가 그를 바라본다. 동수는 멋쩍다는 듯 고개를 살짝 숙여 보인다.

 

  “조금이라도 원활한 토론이 되었으면 해서... 헤헤...”

  “그래, 고맙네 동수군. 어쨌든 내 말은, 사람은 언제나 죽어. 정말 쉽게 아무 이유 없이 죽어. 나만해도 당장 다음 날 죽어도 이상할 게 없는 운명이었지. 그러다가 이 세계에 와서 죽었고 천사가 되었다네. 적어도 왜놈들 손에 죽을 개죽음보다는 훨씬 가치 있고 고결한 희생이 아닌가?”

  “옳소. 가치 있는 죽음이었지.”

 

  가치의 천사가 그의 말에 힘을 보탠다. 고결의 천사도 콧소리를 내며 고개를 끄덕인다. ...포켓몬이냐?

 

  “그래서 조상님은 고통뿐이었던 그 당시에서 헛되게 죽느니 이런데서 근사한 명분으로라도 죽고 부활해서 다행이라는 말이네요?”

  “...중간에 몇 단계를 건너뛰긴 했지만,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지.”

  “참 못나셨네요, 조상님. 자기 나라를 좀 더 평화롭게 만들고 발전시킬 기회를 잃은 안타까움은 없고, 그 곳에서 벗어나 잘 먹고 잘 살게 되었으니 그냥 좋다는 겁니까?”

 

  감정이 격해진 말에, 조상님은 그저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을 뿐이다.

 

  “...동수군에게 그대와 나의 조국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많은 이야기를 들었네. 전생이니 뭐니 해도 인간이라면 궁금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리고 듣건데로는 여전히 나 때와 같은 역의 의무를 짓는다 들었네. 그렇다면 병사의 입장에서 어디 한 번 이야기 해보게. 전쟁에서 혼자의 힘으로 무얼 할 수 있는가? 이 곳에서 수천만명의 마음에 평화를 주는 것보다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가? 더 의미 있고 숭고한 일을 할 수 있었겠는나?”

  “적어도 맞서 싸울 수 있었겠죠. 가족을 지킬 수 있었겠죠. 당신은 죽더라도 당신의 누이나 여동생이 살아서 그 뒤의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었겠죠!”

  “자네는 인간 한 명 한 명의 힘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구만.”

  “세상을 바꾸는 건 결국 인간이고 한명 한명에서 시작하는 겁니다.”

  “왕이라 할지라도 한두명에 의해서 세상이 그리 쉽게 바뀌지는 않네. 결국 기득세력이나 악한 자들에 의해 헛되이 죽어갈 뿐이야.”

  “하지만 후손들이 알아주겠죠. 정의는 언제나 승리하니까!”

  “그래서 그... 친일파? 라는 자들의 문제가 해결됐는가? 독립실천가? 아, 독립운동가, 그래,”

 

  조상님은 동수를 바라보며 단어를 고른다. 동수가 그 단어가 맞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자 다시 말을 잇는다.

 

  “그래서 그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은 정당한 대가를 받았는가? 그분들은 오히려 정의의 편에 섰던 자신들의 조상을 원망하며 가난 속에서 힘들게 살고 있다고 들었네.”

 

  ...반박할 수가 없다. 외국도 아니라 외계에까지 나와서 이렇게 쪽팔리게 만들다니. 그러게 정치 좀 잘 하지, X발.

 

  “그렇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고된 길을 걸으며 스스로도 가족도, 후손도 괴롭게 만드느니... 그래, 조금 과격한 표현이겠네만 일신의 위신을 위해 사는 게 훨씬 낫지.”

 

  잠시 벙쪄서 그 얼굴을 멍하니 바라본다.

 

  “......조상님. 지금 나라 팔아먹은 친일파 매국노처럼 사는 게 낫다는 말입니까?”

 

  잘 못 들은 거겠지, 의심하고 싶지만 조상님의 표정은 확고하다. 결국 울컥해서 반쯤 소리를 지르고 만다.

 

  “그게 조선 출신 천사 입에서 나올 말은 아니잖아요?!”

  “그럼 천사의 입에서 고난에 머리를 박고 죽으라는 말이 나오리라 생각했나? 가족이고 후손이고 전부 고통에 밀어 넣고 홀로 정의를 좇아 살다가 고문당해 죽으라고?”

  “정의에는 그만한 가치가 있어요! 옳은 일을 하는 것에는 고난과 희생이 따를 수 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구요!”

  “옳은 일을 하는 것이 정의라는 말인가?

  “물론이죠, 그럼 뭐가 정의겠어요?! 옳은 길을 가고 바른 길을 가는 것이 정의죠. 남들이 틀린 길을 가면 욕먹을지언정 그 길이 틀렸노라 말하고 올바로 이끌어주려 노력하는 게 정의죠!”

 

  하지만 조상님은 단호하게 고개를 젓는다.

 

  “내가 보기에 그건 정의가 아닐세.”

  “...조상님이 생각하는 정의는 뭔데요?”

  “많은 사람들의 행복이 정의네. 전쟁에 고통 받지 않고 배 굶지 않고 사는 게 정의네.”

  “행복이 정의라고요? 아, 뭐, 그래요. 그렇다 치죠. 그럼 일본에 점령당해서 불행했던 건요? 조상님이 죽어서 조상님 가족이 불행했던 건요?”

  “말했다시피, 많은 사람의 행복이 중요한 거네. 우리를 점령해서 그보다 많은 이들이 행복했다면, 그리고 내가 죽어 이 곳의 많은 이들이 행복했다면 그게 행복이고 정의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내 가족보다 얼굴도 모르는 이의 행복이 중요하다구요?”

  “절대적 행복에는 그런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시선이 들어가면 안 된다네. 더군다나 우리는 천사가 아닌가.”

  “...그건 정의가 아니에요. 그냥 답도 없는 호구 새끼일 뿐이지!”

  “그럴지도 모르지. 사람마다 정의관과 사고방식은 다르니까. 그대도 나도 틀린 게 아니네. 다른 것뿐이지. 그리고... 전쟁이라는 것은 배부르게 먹는 것이 세상 그 무엇보다 행복할 정도로 처절하고 끔찍한 것일세. 게다가 타종족과의 전쟁은 그보다도 흉측했다지 않는가. 그렇기에 난 저들을 탓할 수가 없네.”

 

  동의할 수가 없다. 다른 게 아니라 틀린 거라고 외치고 싶다. 하지만 차마 전쟁을 겪은 세대가 전쟁을 겪은 이들을 배려하는 것에 대해 니가 틀렸노라고 말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후손은 아까 옳은 것이 정의라고 했네. 그렇다면 먼저 ‘옳은’ 것을 정의해보게. 무엇이 옳은 것인가. 절대적인 기준을 제시해보게.”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 했고, 그 날의 토론은 그걸로 끝이 났다.

 

 

 

  그 후로도 계속, 몇 일에 걸쳐서 계속 천사들을 설득했지만 결국 첫날의 양상과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결국 너무 화가 나서

 

  “아, 예. 계속 그렇게 도망쳤던 거에 대해서 자기합리화나 하면서 사세요, 조상님. 조상님은 평민으로 태어나서 다행이네요. 그딴 사고방식에 귀족으로 태어났으면 나라 팔아먹고도 남았겠어, 어! 아주 후손 쪽팔리게 하십니다, 그래! 다른 성씨라 정말 다행이네요, X발!”

 

  이라고 고함을 지르고 씩씩거리는 발걸음으로 무작정 걷고 있다. 몇일 사이에 경계심이 사라진 꼬맹이들이 같이 놀자고 달라붙지만 미안하게도 지금은 그런 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가치? 고결하고 명예로운 희생? 개소리하고 자빠졌네, 진짜. 뭐? 자기 가족보다 이 세계 사람들의 위안이 더 중요해? 아나, X발 진짜 어이가 없어서. 강간범들이 지들 위안을 위해라면서 지 딸내미를 데려가도 괜찮다고 할 싸이코패스 새끼들이야, 아주!

 

  “아주 성인군자 납셨서, 그래!”

 

  문득 길을 멈추고 뒤를 향해 소리 지른다. 하지만 듣는 이 없는 외침에 대답 또한 없다. 눈치도 없이 계속 따라오던 꼬맹이들이 깜짝 놀라 울면서 달아날 뿐.

 

  “후우...”

 

  숨을 내쉰다. 답답하다. 어떻게 저 위선자들을 설득한담? 이미 자기들의 썩은 논리로 단단해서 작은 틈조차 안 보이는데.

 

  분노와 생각에 눈이 멀어, 자신이 어디 있는지 뒤늦게 깨닫는다. 길이 없는 낭떠러지다. 길을 멈춘 이유도 이것 때문이었나. 미련 없이 발을 돌리려는데, 발이 풀려 주저앉고 만다.

 

  지평선의 끝까지 불바다가 펼쳐져 있다.

 

  “이게... 무슨...”

 

  멍하니 불바다를 바라보고 있자니, 갑작스런 비명이 귀를 때린다. 깜짝 놀라 양 옆을 바라보지만 아무도 없다. 환청이었나? 다시 불바다를 내려다본다. 그러자 비명이 들려온다.

 

  조상님의 말이 기억난다. 천국의 끄트머리에는 지옥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고.

 

  저기가... 지옥.

 

  그 펄펄 끓는 악몽의 용광로를 내려다보며, 침을 꿀꺽 삼킨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2 출전 2017 / 8 / 4 278 0 4905   
31 삼왕자 2017 / 7 / 31 298 0 4695   
30 전운 2 2017 / 7 / 31 290 0 4545   
29 전운 1 2017 / 7 / 31 263 0 5184   
28 파티 2017 / 7 / 31 339 0 6182   
27 회동 2017 / 7 / 31 286 0 4169   
26 제루스의 불안 2017 / 7 / 31 287 0 4549   
25 마법 병과 개론 2017 / 7 / 31 299 0 4279   
24 니아와 아란티노 2017 / 7 / 31 333 0 4460   
23 니알랍의 조교 2017 / 7 / 30 298 0 4446   
22 꼴찌와 수석 2017 / 7 / 30 299 0 4782   
21 조교 니알랍 2017 / 7 / 30 285 0 5169   
20 고문관과 시스콘 2017 / 7 / 30 309 0 3762   
19 마법 병과 아란티노 교수 2017 / 7 / 30 290 0 3863   
18 사관학교의 후배들 2017 / 7 / 30 281 0 3730   
17 다시 태어난 자 2017 / 7 / 30 308 0 4541   
16 재입대 2017 / 7 / 29 284 0 5969   
15 마법 적성 2 2017 / 7 / 29 300 0 3577   
14 마법 적성 1 2017 / 7 / 29 289 0 3543   
13 아보레오의 고아 3 2017 / 7 / 29 279 0 4296   
12 아보레오의 고아 2 2017 / 7 / 29 295 0 4418   
11 아보레오의 고아 1 2017 / 7 / 29 300 0 4002   
10 환생 2017 / 7 / 28 299 0 4783   
9 당신들의 천국 2 2017 / 7 / 28 301 0 4414   
8 당신들의 천국 1 2017 / 7 / 28 284 0 5000   
7 네프렌카 2 2017 / 7 / 28 297 0 6574   
6 네프렌카 1 2017 / 7 / 28 285 0 6176   
5 제물 2017 / 7 / 27 292 0 4861   
4 도주 2 2017 / 7 / 27 303 0 5161   
3 도주 1 2017 / 7 / 27 318 0 5194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킹즈세븐
소별왕
이놈의 웬수들
소별왕
회귀자의 그라운
소별왕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