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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내가 죽어야 구해지는 세계
작가 : 소별왕
작품등록일 : 2017.7.27

이세계에 소환되어 뭣도 모르고 제물로 바쳐져 죽었다. 나를 죽인 이 세상에 복수하겠다. 모조리 불살라 버리겠다!
신과의 거래를 통해 마왕의 씨앗으로 환생한 니아. 가증스러운 천사놈들에게 걸리지 않고 세상을 부수고 인류를 몰살시킬 강대한 힘을 손에 넣어라!

 
당신들의 천국 1
작성일 : 17-07-28 22:53     조회 : 284     추천 : 0     분량 : 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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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크커헉!”

 

  갑작스레 입 안으로 몰려들어온 물 때문에 격한 기침을 토해낸다. 천국이라더니, 바다인가? 천국이면 구름 같은 걸로 이루어져 있어야 하는 거 아냐? 본능적으로 팔을 뻗자, 무언가 단단한 것이 손에 잡힌다. 반사적으로 그것에 힘을 주며 몸을 일으킨다.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파도에 흔들린다. 손을 들어 얼굴을 닦아내고 주변을 둘러보니... 욕조다.

 

  “......엉?”

 

  욕조에 빠져 몸을 반쯤 일으킨 채로 멍청한 소리를 내고 있다. 그것도 하얀 거품이 밖으로 넘쳐 흐르는 욕조를. 멍청한 눈을 돌려 욕조를 바라본다. 정확히는 욕조의 가를 바라본다. 새하얀 옷을 입은 꼬마들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욕조를 열심히 흔들고 있다. 그 진동에 몸이 흔들거린다.

 

  “...뭐하냐 니들. 세탁기냐?”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꺄아아, 소리를 내며 사방으로 도망간다. 개중에는 도중에 엎어지는 애도 있다.

 

  “하하하하. 천계의 주민들은 겁이 많지.”

 

  뒤에서 들려오는 단단한 목소리. 뒤를 돌아보고 기분이 팍 상한다. 건장한 체격의 사내가 입고 있는 옷 때문이다. 교단에서 입던 고대 그리스의 나풀거리는 옷이다.

 

  “일단 깨끗이 씻고 옷을 갈아입게.”

 

  선하게 웃는 눈과 믿음을 실어주는 굳건한 목소리. 너무나 올바르고 당당한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위축된다.

 

  “...저 댁네 신이랑 있다 왔는데요? 뭐 어디 꼭 피폭당한 원자로라도 다녀온 사람처럼 취급하시네.”

 

  작게 툴툴거리자니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살짝 꼰다. 그러고는 다시 웃음을 지으며 어깨를 으쓱한다.

 

  “뭐, 밖에 나갔다 왔으면 씻는 건 기본 아니겠나.”

 

 

 

  부근의 작은 건물에 들어가 얼추 옷을 갈아입고 나오자 아까의 꼬맹이들이 저 멀리 구름 뒤에 숨어서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눈이 마주치면 몸을 숨긴다. 걸어가자니 비명을 지르며 도망간다.

 

  “니들 잡으러 가는 게 아니고 우연히 길이 겹치는 거거든?! 시방 위험한 짐승 취급이냐?”

 

  억울해 내지른 고함에 더 큰 비명을 지르며 더 멀리 도망간다. 옆에서 사내가 너털웃음을 지으며 어깨를 두드린다.

 

  “너무 괘념치 말게나. 외부인이 들어오면 언제나 저렇게 겁에 질린다네.”

 

  대답 대신 콧방귀를 낀다.

 

  “함께 가세. 식사나 하지.”

 

  사내의 뒤를 따라 걸으며, 찬찬히 천국의 전경을 눈에 담는다. 구름 위에 만들어진 건지 길은 완만하게 울퉁불퉁하니 고저 차가 크다. 실제 나무도 심어져 있지만 구름들도 마치 작은 나무처럼 여기저기서 자라고 있다. 건물들은 하나하나가 그리스의 신전을 보는 것처럼 웅장하고 아름답다. 천계의 주민이라는 꼬맹이들은 건물 사이와 구름 사이를 쏘다니며 밝은 얼굴로 뛰어다닌다.

 

  “헌데 그... 누구에요? 저 꼬맹이들이랑은 크기부터가 남다르신데.”

 

  네프렌카에게는 아무렇지도 않게 반말을 하면서 이 사내에게는 존대를 해야 할지 하대를 해야 할지 고민하는 스스로가 스스로 생각해도 이상하다. 하지만 이 사람은 풍기는 분위기가 좀... 불편하다. 마치 세상의 모든 선과 정의를 대변하는 느낌이랄까.

 

  “나는 무명일세. 부끄럽게나마 명예의 천사라는 보직을 맡고 있지.”

  “이름이 없다는 거에요, 아니면 그게 이름이에요?”

  “안개 무 자에 이름 명 자를 쓰지.”

 

  나도 모르게 입을 열어 아, 소리를 낸다. 무명은 뒤를 돌아보며 빙긋 웃는다.

 

  “이렇게 보게 되어 반갑네, 먼 후손이여. 난 조선 출신일세. 그리고 자네가 설득해야할 천사 중 하나이기도 하지.”

 

 

 

  젓가락으로 서로 밥 먹여주는 식당을 떠올렸는데 오히려 인도식으로 손으로 빵을 뜯어 먹는 식사가 끝나고, 강당과도 같은 한 거대한 신전에서 무명이 모아준 천사들의 앞에 선다. 앞에 모인 천사들은 모두 일곱 명, 지구 출신의 천사들 전부라고 한다. 한 명만 설득해도 된다고 했는데 이렇게 대대적으로 모은 이유는 간단하다. 다다익선.

 

  헌데 동수가 있다.

 

  “......”

  “......”

 

  멍한 눈으로 서로를 바라본다. 반가움에 앞서 어이가 없다.

 

  “저 로리콘 새끼가 천사라고?”

  “에헤이, 형. 로리콘이라뇨?”

  “저기, 조상님. 저 새끼는 무슨 천사입니까? 페도의 천사?”

  “아따, 말씀이 심하시네잉. 다른 천사 분들 오해 하겄소, 형님.”

  “이상한 사투리 쓰지 마, 분당촌놈 새끼가.”

  “촌놈이라뇨, 분당이 얼마나 번화한... 잠깐. 내가 형한테 내가 어디 출신인지를 말 했던가?”

 

  구경이라도 하러 온 건지 천사들의 곁에 오밀조밀 모여 있던 꼬맹이들이 우리의 언쟁을 탁구 경기 보듯이 고개를 좌우로 번갈아가며 관람한다. 무명은 의아한 눈으로 티격대는 우리를 바라본다.

 

  “둘이 아는 사이였나? 아, 그러고 보니 둘 다 올해의 제물들이었군. 헌데 로리니 페도니 하는 건 뭔가? 패왕의 길, 할 때의 그 패도를 말 하는 것인가?”

  “그, 그건... 으어에...”

 

  그 단단하고 듬직한 말투에 동수는 척 보기에도 식은땀을 줄줄 흘리더니 좋은 생각이 난 듯 눈을 번뜩인다.

 

  “어린 아이들을 지키는 사랑의 수호자라는 뜻입니다.”

  “X랄하고 자빠졌네. 조상님 지금 실수하는 거에요. 저기 저 꼬맹이들, 천계의 주민이랬나? 쟤들 다 피신시켜야 되요. 이 새끼한테 여기는 다른 의미의 천국이라니까요?”

  “저는 순수하게 인도적인 차원과 천사적인 차원에서 사랑스럽게 여기는 것뿐이지 결코 어떤 다른 의미에서 저 아이들을 대하는 게 아니...”

  “그래서 그렇게 채팅창에 룰루 핥고 싶다 핥핥, 그딴 소리나 적어놨냐, 이 소아성애자 새끼야?”

  “아니, 그걸 어떻게...? 혹시 형도 천사에요? 회개의 천사 뭐 그런? 과거의 죄가 막 눈에 보이고 그러나?”

 

  대답할 가치도 없는 잠재적 범죄자 새끼에게서 눈을 떼 다른 천사들을 쭉 둘러본다. 뭐라더라, 명예, 권리, 격노, 사랑, 가정, 풍요, 여유의 천사라고 했던가?

 

  “천사라고 해서 엄청 기대하고 왔는데, 저 지금 굉장히 여러분들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습니다. 룰루로 정글 도는 저 소아 성애자 새끼가 천사라니, 대체 천사의 조건이 뭡니까? 얼마나 더럽고 추잡한 형태든 사랑만 품고 있으면 되는 겁니까?”

 

  당혹스런 눈으로 나를 보던 동수의 눈썹이 점점 위로 휘어진다.

 

  “...야스오 그 X신이 형이었어요?!”

  “룰루 정글보다 X신이겠냐?”

  “8분 3데스보다 X신이겠어요?!”

  “야스오는 원래 3뎃에서 시작해, 이 롤알못아!”

  “뭐 이런 말하는 벌레가... 하아, 됐고. 말 걸지 마요. 브론즈 옮으니까.”

  “야 니 MMR이나 내 MMR이나 뭐가 달라?”

  “전 지금 천상계에 살고 있잖아요! 천국, 헤븐! 두유 노 헤븐? 헤이븐?! 에이치, 이, 에이... 왓에버!”

  “......”

 

  하도 어이가 없어서 뭐라 반박할 말을 찾는 것조차 힘들다.

 

  “야이, X발, 그러면 저기 저 조상님도 천상계냐? 게임은 지뢰 찾기는커녕 윷놀이랑 제기차기만 해봤을 사람인데?”

  “제기차기 한 오만개 쯤 차나보죠.”

  “오만개는 아니어도 오백개는 우습게 차곤 했지.”

 

  조상님의 말에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나를 보는 동수. ...천사놈들 종특은 허세인가? 됐다. 말을 말아야지. 언쟁 아닌 언쟁이 소강되는 것을 지켜본 조상님이 천천히 입을 연다.

 

  “뭐... 먼저 궁금한 점을 풀어주자면, 천사의 환생 조건은 크게 두 개, 선한 것과 죄를 짓지 않는 것이네.”

  “조상님. 소아성애가 얼마나 큰 죄인지 모르시나 본데, 지구에서 소아성애는...”

  “아니, 형! 지구말고 여기에서요!”

 

  동수가 다급히 끼어들어 말을 끊는다.

 

  “우리가 소환돼서 죽기까지 그 몇일 말이에요!”

  “...겨우 그 몇일로 천사로 환생을 시켜준다고? 지구에서의 과거는 상관 없이?”

  “그렇다네. 애초에 지구와 이 곳은 관할하는 신부터가 다른데 그 곳에서의 과거를 여기서 따지는 것만큼 우스운 것도 없겠지.”

 

  듣고 보니 그것도 그렇다.

 

  “이렇게 생각하면 쉽다네. 우리가 이 세계로 넘어올 때 우린 이미 다신 태어난 걸세. 윤회를 하듯이 환생을 한 게지. 그러니 아무리 짧다한들 이 세계에서의 삶에서 죄를 짓지 않았으면 대부분이 천사로 환생할 수 있는 것이네. 이 곳 주민의 대부분인 이 어린 아이들처럼 말이지.”

 

  조상님은 부드러운 손길로 곁에 앉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아이는 눈을 지그시 감으며 그 거대한 손에 볼을 비빈다.

 

  죄를 지을 새도 없이 죽은 아이들이라는 건가. 왠지 모를 측은함이 마음을 뒤덮는다.

 

  동시에 한 가지 의문이 머리를 파고든다. 매년 다섯 명 씩이면 꽤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을 텐데 왜 여기엔 일곱 명 밖에 없을까.

 

  “말씀하신 것 치고는 여기엔 굉장히 몇 분 안 계시네요.”

 

  조상님은 씁쓸하게 웃는다.

 

  “대부분의 사람이 첫날부터 음욕의 죄를 범하거든.”

  “...아.”

 

  이해가 갔다. 그리고 나와 함께 소환되었던 흑인이 떠오른다. 성욕의 화신과도 같았던 그 흑인이.

 

  “아, 나 지금 형이 누구 생각하는지 알 것 같아. 그 흑인 맞죠? 걘 지옥 갔어요.”

  “지옥이라고?”

 

  깜짝 놀라 되묻는다. 그리고 즉각 당연하다는 걸 깨닫는다. 천국이 있다면 응당 지옥도 있을 터이니.

 

  “정반합으로 죄를 하나도 짓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 몫만큼의 죄까지 지은 이도 있는 법이지. 그런 자들 중 네프렌카께서 환생의 자격조차 없다 판단한 이들은 즉각 지옥으로 떨어졌다네.”

 

  문득 사냥꾼 마을에서 만났던 노인이 떠오른다. 내가 그 자를 목침으로 내려쳤다면, 나도 지금쯤 지옥에 떨어졌을까.

 

  “천국 끄트머리에 가면 지옥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 있네. 찾고 싶은 얼굴이 있다면 데려가 주겠네만은... 그리 추천하지는 않는다네. 심연을 들여다 봤자 심연이 옮기만 할 뿐이니.”

 

  한 번 보고 싶다, 는 생각이 머리에 들어오는 것에 스스로도 놀란다. 뭐 하자는 거야, 천국 관광이라도 하게? 정신 차려! 양손을 들어 뺨을 때린다. 갑작스런 나의 행동에 천사들이 놀라며 나를 본다. 꼬맹이들 중에선 갑작스런 소리에 놀랐는지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도 있다. 그래, 저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조금이도 빨리 저 아래의 더러운 세상을 정화해야만 한다. 천사들을 마주 보며 씨익 웃는다.

 

  “아쉽게도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제가 지금 당장 당신들을 모조리 설득해서 인간계로 돌격할 거니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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