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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다시 태어난다 해도 그대
작가 : 장윤봉
작품등록일 : 2017.7.6

여자는 죽어서라도 남자를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았다.

남자는 여자의 다음 생 끝까지라도 따라가고 싶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죽는 그 순간 간절히 빌었다.

그 사람을 다시 만나지 않게/만나게 해달라고.

그리고 하늘은 두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었다.

www_yppah@naver.com

 
레디, 액션!
작성일 : 17-07-28 22:31     조회 : 267     추천 : 0     분량 : 4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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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다시 찾은 촬영장이었다. 소명은 얼마나 기뻤던지 스태프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돌리며 당장 출근 하지 않으면 짤라버리겠다는 우스갯소리를 해댔다.

 

  그 결과 해고가 두려웠던 스태프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모여 다시 첫 촬영을 앞두고 있었다.

 

 "감독님 요새 꿈 많이 꾸시죠?"

 

  활기차게 동선을 점검하던 소명에게 지나가던 여자 스태프가 갑자기 엉뚱한 질문을 던졌다.

 

 "응? 그랬나?"

 

  얼굴이 까칠해 보이나?

 

 "그거 감독님한테 엄청 중요한 거에요. 기억해내세요."

 

  그녀가 자기 할 말만 하고 총총 가버리자 혼자 남은 감독에게 조연출이 다가와 물었다.

 

 "쟤가 뭐래요?"

 

 "몰라, 꿈을 기억하라는 둥 이상한 소리만 하는데? 로또 번호라도 나온 건가?"

 

 "쟤가 걔잖아요. 차 감독님 박살 낸 그 개막내!"

 

  그러고 보니 전에 차 감독이 막내 스태프에게 대차게 깨지고 요새 자중하고 있다는 얘길 들은 기억이 났다.

 

  한 막내 스태프가 촬영장에서 신성한 터라는 둥, 시끄럽게 하면 신이 노한다는 둥, 이상한 소리를 해대길래 감독이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말라고 바닥에 침을 뱉으면서 귀신 있으면 어디 나와보라고 큰소리를 쳤다고 한다. 그런데 모니터링 도중 감독만 귀신이 보인다는 헛소리를 하면서 게거품을 물고 쓰러졌다나 뭐라나.

 

  그 차 감독이라는 인간이 사사건건 여자 스태프들 무시하고 성희롱을 서슴지 않던 놈이라 그것참 꼬시다!! 했던 기억이 난다.

 

 "10살 때 신 내림 받을 뻔했었대요. 아, 그리고."

 

  소곤소곤-

 

 "쟤가 내 만원 따간 걔야?!"

 

 "어디 감독님 만원만 털렸겠어요. 우리가 건 돈 다 털렸지."

 

  소명이 투자를 받는다, 못 받는다는 내기에서 유일하게 성공에 걸었던 배당률 50:1의 바로 그 행운의 주인공이었다.

 

  어쨌든 그렇게나 용하다고 하니 나중에 우리 영화 흥행할지 물어봐야겠다.

 

 "레디-"

 

  소명의 신호에 스태프와 배우들이 큐사인을 기다리며 몸을 긴장시켰다.

 

 "액션!"

 

  드디어 이소명 감독의 영화가 원지언의 전폭적인 지지를 힘입어 다시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그녀의 신호에 맞춰 모든 인력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마치 일련의 도미노가 만들어내는 그림 같았다.

 

  특히 단편영화를 찍을 때부터 함께 해온 멤버들이 포함된 만큼 손발이 척척 맞는 결속력이 빛을 발했다.

 

 "박인수 씨, 이 씬에선 좀 더 감정을 자제했으면 좋겠어요."

 

  이 감독은 배우들이 배역과 연기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항상 현장에선 그가 맡은 역할 이름으로 부르곤 했다. 주인공 박인수 역을 맡은 정하도 예외는 아니었다.

 

  통상적으로 배우 채정하는 상업영화 초짜 감독에 소형 제작사에서 만드는 영화에 출연할 급은 아니었다.

 

  하지만 항상 소명의 영화에 출연하고 싶어 했던 그는 가장 먼저 시나리오를 받았고, 그것을 보자마자 단순히 친분이 아닌 배우로서 꼭 이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며 자기 의사를 강하게 피력했다.

 

  게다가 자기 출연료는 투자한 거로 쳐달라며 영화가 개봉한 뒤 무려 전액 후불로 받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소명이 그럴 수 없다며 거절했지만,

 

 `나 몸값 진짜 비싸다? 그리고 난 이 감독님 작품이 흥행할 거라고 확신해. 그러니까 내 재테크 방해하지 말라고.`

 

  라고 말하며 결국 출연을 확정 지었다.

 

 "컷! 오케이- 잠깐 쉬었다 다시 갑시다."

 

  소명은 흡족한 장면이 나온 것을 확인하고는 4시간 만에야 휴식을 선언했다. 다들 긴장을 풀고 물을 마시거나 하는데 삼시 세끼는 항상 제때 먹어야 하는 촬영감독이 뒤에 있던 매니저에게 물었다.

 

 "매니저야, 김밥은 배달 언제 온대?"

 

 "아, 그거 취소하라고 하셔서..."

 

  설마 이대로 점심을 패스할 작정인가 싶어 그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취소하라니, 누가?"

 

  촬영장 앞에 거대한 트럭들이 들어선 것은 그때였다.

 

 "저건 또 뭐야...?"

 

  뒤따라 들어온 승합차에서 우르르 내린 사람들이 일렬횡대로 선 탑차를 열고 그 앞에 테이블과 의자를 세팅하기 시작했다. 특히 열린 탑차 안에서 풍기는 음식 냄새는 모니터링 중이던 사람들까지 시선을 돌리게 만들었다.

 

 "누구 밥차 부른 사람 있어?"

 

  매니저가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지만 아무도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근데 저걸 밥차라고 부를 수는 있는 건가?

 

  탑차 앞에 꺼내진 음식들과 그 안에서 조리를 시작한 요리사들까지, 출장뷔페에 버금가는 스케일이었다.

 

  저걸 우리가 먹어도 되는 것인지, 여기에 혹시 또 다른 촬영팀이 있는 건 아닌지 고민하는 사이 검은 차가 한 대 더 들어왔다. 거기서 내리는 사람을 보자마자 여자 스태프들 사이에서 급하게 숨을 헙 들이키는 소리가 들렸다.

 

 "제때 잘 도착한 겁니까?"

 

 

 

  한식, 양식, 중식에 간식까지 고루 갖춘 밥차를 대령한 지언은 꽤 멋있게 등장했다며 스스로를 칭찬했다.

 

 `나 아니면 누가 이렇게 외조를 잘하겠어.`

 

  지언은 스태프들이 호화 밥차 앞에서 식판을 들고 침을 질질 흘리는 모습을 보고 코를 쓱 문지르며 혼자 흐뭇해 했다.

 

  그 모습을 멀찍이서 보고 있던 소명이 옆에 있는 조연출에게 물었다.

 

 "기획사 대표라는 게 원래 저렇게 한가한 직업인가?"

 

 "그럴 리가요."

 

 "근데 왜 저렇게 맨날 여기저기 나타나냐."

 

  맨날 여기저기 나타난다는 그 한가한 기획사 대표가 들었다면 피눈물을 삼키며 서운해할 만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었다.

 

 "근데 감독님은 원 대표님이 황제그룹 첫째인 거 처음부터 아셨어요?"

 

 "뭐?!"

 

 "...모르셨어요?"

 

 "진짜야...?"

 

 "감독님 빼고 다 알 걸요."

 

  그러고 보니 처음 만났을 때 이름을 듣고 어디서 들어본 것 같다고 생각하긴 했다. 그땐 더 중요한 일이 있어서 제쳐놓았지만. 그게 설마 황제그룹 장남 원지언일 줄이야.

 

  놀란 그녀의 눈이 비서와 말하고 있는 그에게 향했다.

 

  아니, 해도 해도 너무한 거 아닌가. 저런 비주얼에 재력까지 겸비라니. 재력도 어디 그냥 재력인가. 그는 곧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부자가 될 예정이었다.

 

 "와... 저 인간 사실 소설 속 주인공이 아닐까."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먼치킨 설정 탑재가 가능할 리 없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가!"

 

 "족같이-!!"

 

  감독의 선창에 따라 건배사를 외친 촬영팀이 고개를 90도로 꺾으며 술잔을 비워냈다. 점심 밥차에 이어 첫 촬영 기념으로 시원하게 회식까지 풀코스로 쏴준 지언 덕분이었다.

 

  하루의 노고를 술로 씻어내는 그들의 테이블에 빈 병이 하나둘 늘어가고 소명의 얼굴이 홍조를 띠기 시작하자 앞에 앉아서 지켜보던 지언이 냉큼 그녀 손에 든 술잔을 빼앗았다.

 

 "또 저번처럼 집에 업혀가고 싶은 겁니까?"

 

 "헐, 대표님이 우리 감독님 업어다 주셨어요?!"

 

  가까이에 있던 스태프 중 하나가 그 소리에 놀라 입을 떡 벌리자 소명이 손을 내저으며 소리쳤다.

 

 "말은 똑바로 하셔야죠! 업힐 뻔! 했던 거죠."

 

  사건의 진실은 이랬다. 두 사람이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을 했던 날, 대리기사가 끄는 차를 타고 소명의 집 앞까지 가는 데 성공했지만 반쯤 잠든 그녀가 몸을 잘 가누지 못했다. 그러자 지언이 그녀를 업으려 했고, 귀신같이 일어난 그녀는 자기 힘으로 갈 수 있다며 꾸역꾸역 대문 앞까지 기어가더니 무사 귀가에 성공한 것이다.

 

  그 모습을 보며 다시는! 과음하는 꼴을 보지 않겠다고 결심한 지언은 뺏은 그녀의 술잔을 돌려주지 않고 홀랑 마셔버렸다.

 

 "으악! 내 술!!"

 

  옛날에도 종종 과음을 해서 소복 차림으로 누각에서 노래를 부르겠다며 뛰쳐나가는 것을 잡아온 적이 있었는데 왜 다시 태어나도 사람은 변하지 않는 걸까.

 

  게다가 술도 별로 안 좋아하는 게 한 번 마시지 시작하면 절제할 줄을 모르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이 감독님, 언제 이렇게 대표님이랑 친해진 거야?"

 

  소명의 오른쪽에 앉아 있던 정하는 무표정한 얼굴로 가만히 보고 있다가 싱긋 웃으며 그녀에게 물었다.

 

 "친하긴 무슨. 그냥 비즈니스 관계지."

 

  약간 당황한 대답에 듣고 있던 지언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술 한잔 하자더니 말도 놓고 한 사람은 어디 사는 누굽니까?"

 

  언젠 뭐더라, 그, 요새 말하는 섬 타는 사이(아니다)인 것처럼 달달하게 웃어놓고 이제 와서 투자받았으니 입 싹 닦겠다는 건가 싶어 심기가 불편해졌다.

 

 "그거야 대표님이 먼저 말을...!!"

 

  곧바로 반박하려던 소명은 어느새 이쪽을 바라보는 반짝반짝한 눈빛들을 느끼곤 입을 꾹 닫았다. 여기서 더 떠들어봤자 가십거리, 놀림거리만 될 뿐이다.

 

  가뜩이나 의도한 건 아니지만, 고깃집에 들어와 앉을 때부터 그녀를 중심으로 정하는 옆에, 원 대표는 앞에 앉는 바람에 어떻게든 두 사람 가까이 앉아보려던 스태프들의 눈총이 따가웠는데 지금 여기서 더 했다간 시선에 관통당할 지경이었다.

 

  더 이상 말 섞기를 포기한 그녀는 지언이 말릴 새도 없이 입에 소주를 털었다.

 

  지언은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었는지 조용히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대리기사를 부르기 위해 휴대폰을 들었는데 뒤따라온 시선을 느끼고 돌아보았다.

 

  소명이 지금 그를 봤다면 너도 그런 표정을 지을 수 있냐며 놀랄 만한 얼굴이었다. 타오르는 적의와 얼어붙을 듯한 반감.

 

  지언은 정하가 왜 자신을 그런 얼굴로 노려보는지 알 수 없었다.

 

 "당신이 무슨 생각으로 다시 우리 앞에 나타난 건지 모르겠지만."

 

  정하가 미라클 엔터 소속 배우이긴 했지만 지언이 취임한 지 얼마 안 되기도 했고 두 사람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그런데... 날 알아?

 

 "전처럼 되진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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