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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반전을 사랑한 남자
작가 : 샤뚜르
작품등록일 : 2017.7.5

강지원, 29살의 젊은 사장은 얼음 왕자라는 별명으로 직원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직원들도 피해가는 그에게, 회사의 햇병아리가 어느 날 찾아와 태클을 건다. 그는 그녀가 만만했었다. 이세희, 24살의 인턴 사원. 상상 속 50대 사장과는 다른 조각미남이 나의 상사라니! 사랑 때문에 마음을 열기 시작한 남자와 귀엽지만 반전 있는 그녀의 좌충우돌 연애 이야기.

 
제 77 화. 그대가 있어 행복하다
작성일 : 17-07-28 15:07     조회 : 309     추천 : 0     분량 : 10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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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전을 사랑한 남자

 

 

 

 

 

 제 77 화. 그대가 있어 행복하다

 

 

 

 브리핑 심사 결과 발표 일이 다가왔다.

 

 세희를 비롯한 1분기 인턴들은 공지를 확인하기 위해 저마다 핸드폰을 꺼내들어 회사 홈페이지로 들어갔다.

 

 < 브리핑 심사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아래와 같이 1분기 지원자 분들의 부서 이동 및 발령이 확정되었으니 확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세희는.

 

 < 변동사항 없음 : 기획팀 이 세희 - 개별 공지 확인해주길 바람. >

 

 개별 공지라니, 뭔가 싶어서 팀장에게 가니 그녀가 종이 한 장을 전달 해주었다.

 

 < 상기 직원은 브리핑 심사에서 좋은 평을 얻었으므로 추후에 조직될 부서에서 6개월 간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

 

 어쩌면 전보다 더 늘어날 지도 모르는 업무량에 입을 벌리며 지원에게 문자했다.

 

 [오빠, 나중에 조직될 부서라니. 이거 뭐예요?]

 

 [브리핑 심사에서 좋은 평을 얻은 사람에게 주는 기회야. 힘들 것 같다고 생각되면 안 해도 돼.]

 

 

 

 지원의 문자에, 세희는 볼을 빵빵하게 부풀렸다.

 

 했으면 해서 줘 놓고는, 힘들면 하지 마라니. 괜히 더 욕심내서 하고 싶게.

 

 빵빵했던 볼이 홀쭉해졌다.

 

 하고는 싶지만, 선뜻 나설 수 없는 것은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해낸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잘 알기 때문이다. 혼자만의 일이라면 잘해보자고, 열 올리며 해볼 수 있겠는데.

 

 한다 해놓고 못해내면, 안 하겠다 하는 것보다 더 나쁜 짓이 되어버린다. 회사와 관련된 일이라서 고민할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그때.

 

 

 

 벌컥-.

 

 “나 돌아 왔어요~.”

 

 “어머, 이게 얼마만이야!”

 

 “선배, 언제 왔어?”

 

 세희가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때 그녀에게 커피도 주고, 지금 세희가 살고 있는 오피스텔도 내어준 회사 선배가 반갑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방금 왔어요. 입국 수속 밟고 인천 공항에서 바로 여기로 왔네요. 미국 지사에서 사장님한테 전해주라고 한 중요한 서류가 있어서 그랬는데, 아유 피곤해 죽겠어요. 아, 잠시만. 세희 씨, 나 좀 봐.”

 

 

 

 세희를 손짓으로 살짝 부르는 선배의 부름에, 그녀와 함께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

 

 “이거, 작년에 세희 씨 보니까 원두커피 좋아하는 거 같아서 좀 사와 봤어. 것도 오는 길에 생각나서 싸게 산거니까 너무 부담 갖지 말고.”

 

 원두커피를 건네받은 세희는 생각난 게 있어 희미하게 웃었다. 그 당시 느꼈던 감정은 그를 알아 가며 희미해졌고. 어느새 그 날도 지원과 함께했던 무수한 날들 중 하나가 되어 버려 추억이라 부를 수 있게 되었다.

 

 “고마워요, 선배. 근데 이거 좀 많아서 저희 팀이랑 옆 팀이랑 해서 나눠먹어야겠어요.”

 

 “그래? 그렇게 해.”

 

 선배가 손바닥을 맞대며 뭔가 생각났다는 얼굴을 했다.

 

 “아, 참!”

 

 “?”

 

 “내가 연락도 없이 와서 집 당장 못 비워주잖아. 그치?”

 

 “아.......”

 

 “에고 미안. 나는 우리 회사에 직원용 객실이 있어서 좋더라. 일주일 정도면 괜찮지?”

 

 집 주인이 온 마당에, 빌려 쓰고 있는 입장에서 더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문제는, 앞으로 머물러야 할 자신의 거처였다.

 

 “네? 아니에요~ 3일이면 충분해요.”

 

 

 

 뭔가 오자마자 내 집에서 나가라는 말만 한 것 같아 세희의 회사 선배가 그녀의 얼굴을 찬찬히 살피며 화제를 돌렸다.

 

 “고마워. 근데, 세희 씨. 좋은 일 생겼어?”

 

 “네?”

 

 “아니. 기분 탓일 수도 있는데 작년보다 세희 씨 얼굴이 더 예뻐 보여서. 활짝 핀 거 같아.”

 

 세희가 수줍게 웃으며 한 손으로 제 뺨을 가린다.

 

 “아, 그게....... 저 곧 결혼해요.”

 

 “그래! 어쩐지 얼굴이 달라 보인다 했어. 누군지 물어봐도 돼?”

 

 “제가 선배한테 청첩장 꼭 드릴게요. 직접 오셔서 확인해보세요.”

 

 “뭐야, 007 작전도 아니고. 궁금해지잖아. 누군데?”

 

 세희는 그저 소리 없이 수줍게 웃을 뿐이었다.

 

 세희의 결혼식에 초대 받은 그녀의 회사 선배가 세희의 신랑 자격으로 그녀의 옆에 서 있는 모습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 했다나 어쩐다나.

 

 

 

 

 

 ***

 

 

 

 

 

 세희는 지원과 상의할 게 있어서 사장실로 올라왔다. 아직 결혼한 사이가 아니었기 때문에 자신의 거처는 그녀가 정하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면 그만이었다.

 

 그래도, 앞으로 함께 할 사이인데 작은 것부터 하나씩. 지원과 함께 의견을 나누고 결정하고 싶다.

 

 세희가 사장실 앞으로 오자, 장 비서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맞아주었다.

 

 “세희 씨.”

 

 세희가 손가락으로 문을 가리키며 물었다.

 

 “아, 장 비서님. 사장님 안에 계시죠?”

 

 “지금 안에서 주무시고 계세요. 들어가 보세요.”

 

 

 

 세희가 사장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소파에 길게 누워서 곤하게 잠들어 있는 지원이 보였다. 그녀는 사장실의 문을 잠근 뒤, 지원의 곁으로 다가갔다. 혹시라도 소리가 날까, 그의 옆에 있는 1인용 소파에 조심스럽게 앉았다.

 

 그와 있었던 추억들 중 하나가 떠올랐다. 자신의 입술을 처음으로 내어준 상대가 지금은 저가 바라보고 있는 세상의 전부가 되어 매일을 설레게 한다. 날이 갈수록 서로가 더 좋아지는데 그때는 왜 상대와 내 마음이 다를까 혼자 끙끙 앓으며 힘들어했는지.

 

 첫 사랑이었고 처음이어서, 어설펐지만 그만큼 더 매 순간 노력했고 항상 함께하기 위해 노력하며 열심히 사랑했다.

 

 세희는 이마 위로 흐트러진 지원의 머리카락을 가지런히 정리 해준 뒤 천천히 쓰다듬었다.

 

 어리고 부족한 나지만, 앞으로도 노력할게.

 

 나 역시 오빠한테 고맙기만 해서, 사랑한다는 말도 부족해.

 

 부족한 만큼 더 사랑하자, 우리.

 

 세희의 손길을 느꼈는지, 고르게 들이마시던 숨소리가 잠에서 깨어나기 위해 깊어졌다.

 

 지원이 천천히 잠에서 깨어나며 눈을 깜박였다. 인기척에 상체를 조금 세워 주위를 살피니 세희가 보였다. 그는 눈가를 마사지하며 말했다.

 

 “.......응? 음....... 언제 왔어? 왔으면 나 깨우지 그랬어.”

 

 “아니야. 방금 왔어.”

 

 지원이 일어나 소파에 앉았다. 그러고서는 톡, 톡. 제 옆 자리를 치며 세희가 제 곁에 오길 권한다.

 

 “왜, 무슨 일 있어? 할 말 있어서 온 거 같은데.”

 

 “어떻게 알았지.”

 

 “뭔데?”

 

 “오빠가 나랑 결혼하자고 그랬잖아.”

 

 “응.”

 

 “우리 결혼하면 신혼집은 어떻게 해?”

 

 질문의 요점은 이게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지원은 그게 뭐가 대수냐는 듯 답했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오피스텔, 지은 지 얼마 안 된 건물이라 침실만 조금 손 보면 돼. 갑자기 왜?”

 

 세희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지원의 어깨에 얼굴을 기댔다.

 

 “오빠 아까 우리 팀 선배 미국에서 돌아온 거 알지.”

 

 “응.”

 

 “그 선배가 살던 집을 나한테 잠시 빌려줬던 거라고, 내가 전에 오빠 만나고 조금 안 돼서 얘기했던 것도 알지.”

 

 “아.......”

 

 세희가 고개를 들어 지원과 눈을 맞추며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

 

 “나, 이제 방 빼야 돼.”

 

 지원이 세희의 눈치를 살피며 은근슬쩍, 닥쳐온 상황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끼워 팔기 하듯 부탁했다.

 

 “......바로 우리 집에 들어오면 안 될까?”

 

 지원이 이럴 줄 알고 온 것도 있었다. 결혼하고 싶어 안달 난 그의 모습을 보며 약 올리는 것도 그를 사랑하며 느끼는 즐거움 중 하나이다.

 

 “우리 아빠가 허락하실까? 나는 결혼 전까지 부모님이랑 살아도 상관없어.”

 

 “오늘 장인어른 뵈러 가자.”

 

 

 

 

 

 ***

 

 

 

 

 

 성환은 부엌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며 예비 사위 줄 음식을 만드느라 손이 바쁜 시은의 곁을 맴돌고 있었다. 그러고서는 슬쩍, 그녀의 눈치를 보며 아내가 만든 맛있는 음식들에 손을 가져가 입에 넣고는 으흠. 시치미를 뚝 뗀다.

 

 사위 올 때까지 먹을 생각 말라는 걸 몰래 먹었으니 내심 찔리는지 대화의 초점을 사위에게 맞췄다.

 

 “강 서방 온다는데. 당신 뭐 아는 거 있어?”

 

 시은이 이 양반이 말은 안 해도 은근히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고 생각하며 웃었다.

 

 “딸이랑 사위 놀러 오는데 이유가 꼭 있어야 하나요.”

 

 “응? 아니, 뭐. 그런 건 아니지.”

 

 “세희 시집 가버리면 예전처럼은 자주 못 보니까 그 전에 많이 봐둬요.”

 

 

 

 딸과 사위에게 이것저것 해주고 싶어 차리다 보니 상이 꽉 찼다. 마지막 요리를 접시에 옮겨 상에 올려놓으니, 세희가 저를 부르며 벨을 눌렀다.

 

 “엄마!”

 

 “어서 와. 강 서방도.”

 

 식사를 마치고 거실로 모여 앉았다.

 

 지원은 여전히 무섭기만 한 장인을 바라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세희 말대로, 성환의 허락을 받아내는 것은 그녀를 졸라 무작정 같이 살자고 하는 것보다 더 무서운 일이었기에. 미쳤다고 생각하고 불나방처럼 뛰어들어야 했다.

 

 “장인어른, 그리고 장모님. 세희가 지금 살고 있는 오피스텔의 원래 주인이 회사 선배인 거 알고 계십니까?”

 

 “당연하지.”

 

 “세희 회사 선배가 이번에 한국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어쩌라고?

 

 

 

 딸이 얘기하면 ‘아, 내 딸이 집 문제 때문에 할 말이 있겠구나.’하며 바로 수긍을 할 텐데 이상하게도 지원이 저 말을 꺼내자 탐탁치가 않았다. 사윗감으로 인정해준 것과 이것은 별개의 문제. 같은 남자로서 느낄 수 있는 그런, 묘한 거랄까.

 

 “.......”

 

 “결혼하지 않았기 때문에 반대하실 것을 분명히 알지만 저희 둘. 지금부터 같이 살게 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자네.”

 

 “네?”

 

 빈 틈 많아 보이는 성환의 모습은 어디까지나 가족들 앞에서만 보이는 모습이었다. 원래 그의 성격은 준비가 철저하고 꼼꼼했고, 지원이 저에게 보여준 모습 역시 같은 남자가 봐도 흡족했기에 오늘 놀러 온 이유가 특별한 것을 통보하기 위해 온 줄 알았다.

 

 “그게 먼저가 아니라, 자네가 생각하고 있는 결혼식 계획을 먼저 알려주는 게 올바른 순서 아닌가?”

 

 “아.......”

 

 성환이 호랑이 눈을 하며 지원의 기를 확 눌러버렸다.

 

 

 

 그의 입에서 서슬 퍼런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강 서방, 지금부터 내가 묻는 말에 솔직하게 대답하는 것이 앞으로도 좋을 거네.”

 

 “.......”

 

 “혹시, 우리 딸과 넘으면 안 되는 선. 넘었나?”

 

 시은이 주책이라며 성환의 등짝을 팍팍 두드려 팼다.

 

 “아휴. 이이도 참. 강 서방 나이가 얼만데 세희랑 안 잤겠어요? 요즘 애들이 얼마나 진도가 빠른데요. 강 서방은 똑바른 정신을 가지고 있어서 괜찮아요. 게다가 몸까지 건강하다구요. 몸 건강한데 여태까지 참은 것만 해도 장하지. 다행이잖아. 그만해요.”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감히 누굴 건드려.

 

 “잤어?”

 

 지원은 조용히 무릎 꿇었다. 시은의 말대로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음에도 성환을 무서워하는 이유는, 그가 끔찍하게 아끼는 딸이었기 때문이다. 남자는 다 똑같다고. 바로 알아본다. 정말, 세희와 결혼 전부터 같이 살 확률은 이제 0이 아닌 마이너스다.

 

 “......네.”

 

 

 

 세희는 시은이 지원의 편을 들어줌에 감사하면서도 거침없이 얘기하는 것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일을 저질러도 지원 혼자 저지른 게 아니었기에 아버지께 죄송해서 무릎 꿇고 앉았다.

 

 “내가 쉽게 허락했을 것 같나! 자네는 결혼식 전까지 회사에서만 세희 만나도록 하게!”

 

 성환은 여자들의 눈치가 보여 실토하지 않았지만, 혼자 먼저 자러 들어가 누운 뒤 실없이 웃었다. 딸과 같이 지낼 수 있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가족끼리 보낼 수 있게 된 것에 속으로 매우 흡족해했다.

 

 흥.

 

 그리하여 세희는 오피스텔 생활을 정리하고 부모님 댁으로 다시 들어오게 되었다.

 

 

 

 

 

 ***

 

 

 

 

 

 “오늘 저녁은 제가 쏩니다! 브리핑 심사 결과가 잘 된 것도 있지만 좋은 일 생겼을 때는 쏘는 거예요. 1인 1닭!”

 

 세희가 낑낑거리며 치킨 박스가 담겨있는 비닐을 한보따리 들고 왔다.

 

 “고마워. 잘 먹을게.”

 

 팀장이 세희가 건네주는 치킨을 받아들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

 

 “세희 씨, 앞으로도 열심히 해. 사장님이랑 결혼했다고 초심 잃으면 우리들이 일할 의욕이 떨어져. 세희 씨는 우리 팀 분위기 메이커잖아.”

 

 세희가 웃으며 씩씩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네! 끝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똑. 똑.

 

 “다들 뭐하십니까?”

 

 “아, 사장님. 세희 씨가 치킨을 쏴서 막 먹으려던 참입니다. 사장님도 드시겠습니까?”

 

 지원이 웃으며 세희의 손에 깍지를 끼웠다.

 

 “괜찮습니다. 대신 세희 씨 저 주십시오. 그럼.”

 

 

 

 지원이 세희를 데리고 나가려는 것을 보자, 기획팀 직원들은 지원으로 인해 맛도 보지 못하고 침만 꼴깍 삼키고 있던 닭다리를 집어 들었다.

 

 남자 직원 한 명이 닭다리를 뜯기 위해 입을 벌린 찰나.

 

 “아.”

 

 갑자기 문을 열고 고개를 내민 지원으로 인해 정지 상태가 되었다.

 

 “제가 깜빡하고 말씀 드리지 않은 게 있는데, 오늘 기획팀 야근 잡혀 있습니다. 수고하십시오.”

 

 기획팀 직원들은 닭 한 마리를 속에 품는 대가로 야근을 얻었다.

 

 눈물로 물든 닭 맛은 정말 꿀맛이었다.

 

 

 

 한편, 지원은 세희를 데리고 데이트하기로 약속했던 장소로 차를 운전했다.

 

 그렇게 무섭게 반대를 하며 이별 아닌 이별로 딸과 사위를 갈라놓고서, 핸드폰을 붙들고 있던. 보고만 있어도 눈물 나는 딸의 뒷모습에 마음이 약해진 성환은 딸을 봐서 규제를 완화 시켜줬다.

 

 현재 시간 6시 39분.

 

 9시 이전에는 보내라는 성환의 불호령 때문에 오래는 못 있지만 결혼식 때까지 이렇게라도 서로의 곁에 있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무서운 장인어른께서 봐주신 것만 해도 어딘가.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했다.

 

 지원이 세희 데리고 간 곳은 낙산 공원이었다.

 

 그들은 성곽을 옆에 두고 뻗어있는 산책로를 천천히 걸었다. 두 손을 깍지 낀 채 그냥 걸었다.

 

 말이 없음에 어색한 사이가 아니라, 말이 없어도 그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조금 걷다 서울 시내의 야경이 한 눈에 내다보이기 시작하자, 지원은 걸음을 멈추고 섰다. 그는 걸어왔던 길을 내려다보며 헤어지기 싫다는 뜻을 아낌없이 표현했다.

 

 “이 길로 다시 돌아가서 널 보내야 한다는 게 너무 아쉽다.”

 

 “내가 빨리 퇴근할 수 있게 열심히 일할게요. 우리 매일 데이트해요.”

 

 

 

 지원이 세희를 안아 올려 성곽 위에 앉힌 뒤 그녀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알잖아. 어쩌다 보니 결혼 전까지 나도 바쁘게 생겼어.”

 

 무인 자동차를 본격적으로 출시하기 위해 마무리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제품이 출시가 되면 해외 수출권을 따내기 위해 사장으로서 처리해야 할 지원의 업무도 늘어나기 때문에 매일 데이트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지원의 꿈이 깨졌다.

 

 “그럼 내가 자주 연락하면 되지.”

 

 힘내라는 뜻으로 자신의 등을 천천히 쓰는 손길에, 지원이 한 마디 툭 던졌다.

 

 반은 진심이었고, 반은 장난이었다.

 

 “그냥 회사 때려치울까? 사람이 숨도 좀 쉬어야지. 난 너 없으면 숨 막혀.”

 

 세희가 아프지 않게 지원의 등을 한 대 때렸다.

 

 “나도 열심히 일하는데, 사장이 그러면 어떡해요?”

 

 지원이 세희의 품에서 얼굴을 떼고 그녀를 내려다보며 천진난만하게 웃는다.

 

 “장난이야. 내가 너 먹고 싶다는 거 다 사 먹이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야지.”

 

 “피.”

 

 “그런 의미에서 요기. 에너지가 바닥났어. 충전해줘.”

 

 세희는 자신의 입술을 가리키며 뭔가를 바라고 있는 지원을 가만히 올려다보고만 있었다.

 

 “뭘요?”

 

 “기억 안 나? 며칠 전에 했던 약속인데. 나 요기, 뽀뽀해줘.”

 

 세희는 못 말린다며 한숨을 푹 내쉰 뒤 지원의 목으로 팔을 뻗었다.

 

 “이리 와요.”

 

 “응.”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쪼르르 다가와 세희의 얼굴을 두 손으로 붙잡고 그녀의 입술에 제 입술을 겹치며 사랑스러운 그녀를 흠뻑 들이마셨다.

 

 세희가 숨을 쉬기 힘들어하며 고집스럽게 사수하던 틈이 열리자, 지원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파고들었다.

 

 흘러만 가는 아까운 시간에 한탄하지 않고, 열렬히 서로를 탐하며 취해가는 그들의 뒤로.

 

 빛나는 서울의 야경이 반짝이고 있었다.

 

 

 

 

 

 ***

 

 

 

 

 

 5개월 후.

 

 지원은 말없이 가야할 데만 있다며 세희를 데리고 어딘가로 향했다.

 

 도착한 곳이 인천공항이어서 세희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을 했다. 아직 결혼하지도 않았는데, 지원과 신혼여행을 떠날 일도 없으니 말이다.

 

 “여기는 왜.......”

 

 “가자. 만나야 할 사람이 있어. 본인은 절대로 말하지 말라고 그랬는데. 그래도 너한테는 여전히 소중한 사람이잖아.”

 

 지원은 세희를 출국 게이트로 데려갔다.

 

 세희는 영문을 몰라 혼란스러워 하면서도, 지원의 시선이 줄곧 출국 게이트로 향해 있어서 줄 지어 서 있는 사람들을 보며 찬찬히 훑었다.

 

 “어? 오빠!”

 

 세희의 부름에, 재희가 고개를 뒤로 돌리며 돌아보았다.

 

 “너 왜 여기 있어?”

 

 놀란 얼굴로 저에게 달려오는 세희를 본 재희 역시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세희는 보고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재희가 시간을 지체하여 비행기를 놓치게 될까 염려된 지원은 그들의 곁으로 다가와 재희에게 간단히 설명해주었다. 그러고서는 세희와 재희가 얘기 나눌 수 있게 멀리 물러나주었다.

 

 “오빠, 어디 가는 건데. 나 때문이야?”

 

 걱정으로 물든 세희의 눈을 보며 재희가 툭. 세희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여전히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은 한없이 따뜻했고, 괜찮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부탁하는 것처럼 다정한 목소리였다.

 

 “너 때문에 가는 거 아니야. 예전부터 유럽 여행 다녀오고 싶었는데, 파견 근무도 끝났고. 기회가 돼서 가는 것뿐이야. 더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어.”

 

 “언제 돌아와?”

 

 “내가 돌아오고 싶을 때. .......다음 달이, 결혼식이지?”

 

 “아, 응.”

 

 재희가 싱긋 웃었다.

 

 “예쁘겠네. 덜렁대지 말고 예쁘게 꾸며서 강 사장님 놀라게 해드려.”

 

 세희는 고개를 숙여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다 다시 고개를 들었다.

 

 미안해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활짝 웃었다.

 

 “오빠도....... 한국에 돌아오면 꼭 연락해.”

 

 “그래.”

 

 재희의 모습이 출국 게이트 너머로 사라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영국 행 비행기가 이륙했다는 전광판이 떴다.

 

 세희는 재희가 떠나기 전 다시 만나게 해줘서 고맙다며 지원에게 꼭 안겼다.

 

 오빠도, 오빠를 기다리고 인연을 언젠가. 반드시 만나기를.

 

 

 

 

 

 ***

 

 

 

 

 

 1개월 후.

 

 “세희 씨, 축하해. 너무 예쁘다.”

 

 “와, 선배님. 제 마음은 안 받아주시더니. 크흑.”

 

 신부 대기실에서는 세희의 자태를 보고 너무 곱다며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졌다.

 

 미영이 새로 들어온 2분기 신입에게 장난 섞인 타박을 줬다.

 

 “이봐, 후배님. 세희 씨 후배님 들어오기 전부터 이미 임자 있었거든요? 왼손 약지가 증거잖아.”

 

 신입이 어깨를 으쓱이다 우는 시늉을 했다.

 

 “이 좋은 날에 장난도 못 쳐봅니까. 이거 너무 빡빡한데요? 흑흑. 아, 근데 정말 세희 선배 모태 솔로인 줄 알았어요. 너무 예뻐서. 제가 눈썰미가 없어서 뒤늦게 반지 봤잖아요.”

 

 새로 들어온 후배가 허당 끼에, 장난 끼까지. 이 두 박자를 끝내주게 갖춰주니 또 한 명의 분위기 메이커로 급부상 중이었다.

 

 세희가 결혼할 여자라는 것을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전혀 모르고 있던 신입이라, 그녀에게 호감을 보이며 졸졸 따라다녔고.

 

 그걸 지켜보던 지원에게 질투를 샀다는 것은 직원들 사이에서도 한동안 화제 거리였다.

 

 

 

 지원이 신부 대기실로 들어왔다.

 

 “또 너냐? 내 아내한테서 떨어져.”

 

 그는 들어오자마자 세희의 곁에 딱 달라붙어 있는 신입을 견제하며 세희를 제 뒤로 감췄다.

 

 “이제 곧 식 시작하니까 자리로 돌아가시죠.”

 

 신입 역시 지원의 기에 져줄 생각이 없었는지, 젊은 놈이 세희를 잘 따르는 것에 불만인 지원에게 날이 선 한 마디를 날린 뒤 신부 대기실을 나갔다.

 

 “뭐가 그렇게 걱정되십니까? 몇 시간만 더 있으면 부부인데. 신부님 예쁜 얼굴은 보라고 꾸며주는 겁니다.”

 

 세희의 얼굴이 뿌루퉁해졌다.

 

 “오빠는 날 그렇게 못 믿어?”

 

 지원은 세희의 물음에 당황했다.

 

 “어?”

 

 “내가 오빠 버릴 거라고 생각하느냐고.”

 

 자신만 보고 싶은 아내의 드레스 입은 모습을 다른 놈도 봐야한다는 게 싫은 거다.

 

 세희가 신입 견제 좀 그만하라고 해도, 다른 남자가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을 어떻게 가만히 보고만 있나.

 

 “난 너 믿어. 어린놈이 네 주변에 있는 게 마음에 안 드는 것뿐이야.”

 

 “내가 결혼할 사람이라는 거 몰랐대. 난 내 남편이 나 못 믿는 거 싫어. 오늘밤에 내 몸에 손 댈 생각은 꿈도 꾸지 마.”

 

 성환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세희와 떨어진 후 한동안 그녀를 안지 못해 몸이 달아있는 상태였다. 살인적인 출장 스케줄도 이 날을 위해 꾹 참고 견뎌냈는데.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아니, 세희야 그게 아니라.”

 

 

 

 .

 .

 .

 

 

 

 “아, 아. 마이크 테스트. 마이크 테스트.”

 

 “지금부터 신랑 강 지원과 신부 이 세희 양의 결혼식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내빈 분들은 자리에 착석 완료해주시길 바랍니다. 신랑과 신부가 입장하면 큰 박수로 맞이해주시길 바랍니다. 신랑 신부, 입장!”

 

 “......”

 

 도진이 힘차게 입장을 외쳤으나, 저 건너편은 주인공 하나 없이 공허하기만 했다.

 

 내가 진행을 너무 빨리 했나? 그건 아닌데.

 

 직원으로부터 신랑 신부를 데리러 갔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슬슬 시동을 걸었는데. 왜 안 와?

 

 식장의 하객들이 술렁이는 것은 물론이고, 세희와 지원의 양가 부모님은 무슨 일이 생긴 건가 싶어 걱정하셨다.

 

 ‘아, 자식. 뭐야.’

 

 

 

 그때.

 

 “늦어서 죄송합니다.”

 

 신랑 신부가 버진 로드의 시작을 알리는 길 입구에 모습을 드러냈다.

 

 식장 직원이 이제 그만 가셔야 한다고 입이 마르고 닳도록 사정하느라 후다닥 달려오기 바빴다.

 

 덕분에 지원의 입술은 세희의 입술과 똑같은 색으로 물들어 있었고, 세희의 볼은 홍조를 띠고 있었다.

 

 도진은 저 자식이 뭘 하다 이제 왔나 싶어, 고개를 쭉 뺀 뒤 미간을 좁히며 지원을 위 아래로 훑었다.

 

 입술 색이 왜 저래?

 

 

 

 .......아!

 

 도진의 얼굴이 짓궂어 졌다.

 

 “어이쿠, 신랑이 신부가 예뻐 죽겠나 봅니다. 신부 입술을 물고 빠느라 신랑 입술에 립스틱이 잔뜩 묻어있네요. 큭큭큭.”

 

 도진의 말에 하객들이 전부 빵 터졌다.

 

 첫날밤에 신부 힘들게 하는 거 아니다. 힘 좀 조절하라는 신랑 친구들의 장난 끼 가득한 야유가 쏟아졌다.

 

 지원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가 도진을 쏘아보자, 멀리 있음에도 찔렸는지. 도진이 헛기침을 하며 다른 데로 시선을 돌려버린다.

 

 도진이 다시 입장을 외치자, 지원은 세희에게 손을 내밀며 웃었다.

 

 

 

 지원과 세희가 새하얀 버진 로드를 밟으며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간다.

 

 그들의 앞에 어떠한 미래가 펼쳐져 있을지 모른다. 그들이 밟고 지나가는 새하얀 길은 아무 것도 그려져 있지 않은 도화지처럼. 슬픔, 기쁨, 삶의 모든 순간을 함께 나누며 다양한 색깔들로 물들여 갈 것이다.

 

 

 

 어떤 이름으로든

 

 그대가 있어 행복하다

 

 

 

 아픔과 그리움이 진할수록

 

 그대의 이름을 생각하면서

 

 별과 바다와 하늘의 이름으로도

 

 그대를 꿈꾼다

 

 

 

 사랑으로 가득 찬 희망 때문에

 

 억새풀의 강함처럼

 

 삶의 의욕도 모두

 

 그대로 인하여 더욱 진해지고

 

 슬픔이라 할 수 있는 눈물조차도

 

 그대가 있어 사치라 한다

 

 

 

 괴로움은 혼자 이기는 연습을 하고

 

 될 수만 있다면

 

 그대 앞에선 언제나

 

 밝은 모습으로 고개를 들고 싶다

 

 

 

 나의 가슴을 채울 수 있는

 

 그대의 언어들

 

 아픔과 비난조차도 싫어하지 않고

 

 그대가 있음으로 오는 것이라면 무엇이나

 

 감당하며 이기는 느낌으로

 

 기쁘게 받아야지

 

 

 

 그대가 있음으로

 

 내 언어가 웃음으로 빛 난다.

 

 

 < 그대가 있음으로 - 박 성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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