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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주술사
작가 : 유지
작품등록일 : 2017.7.28

주술사는 인간들을 공격하는 영적인 존재로부터 그들을 지켜왔지만, 인간들은 주술사인 사신의 엄마에게서 마력을 빼앗으려하고, 결국 그녀를 죽음에 이르게 만들면서 주술사는 인간을 지키지 않게된다. 마력이 가장 높은 사신은 매일 악몽에 시달리고, 그와 비슷하게 무당의 딸인 이술 역시 지독한 악몽에 시달리며, 그녀의 손이 닿으면 누구라도 죽게되는 저주까지 받게된다. 사신은 악마로 부터 이술을 구하게 되고 둘은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낀다. 마술사 마신은 50년째 첫사랑을 찾지만 찾지못하고, 그를 짝사랑하는 미인은 지쳐간다

 
12장 악귀의 욕망(3)
작성일 : 17-07-28 11:14     조회 : 310     추천 : 0     분량 : 4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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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 쳐진 어깨와 터덜터덜 걸어가는 힘 빠진 다리. 창욱은 그야말로 죽상을 하고 경찰서로 돌아가고 있었다. 마신에게 도움이라도 얻어 볼까 해서 찾아갔지만, 악귀의 얘기를 꺼내자마자, 문전박대를 당한 후 처량하게 쫓겨나버린 신세였다. 하, 이제 어떡하냐. 그는 잔뜩 서글픈 표정을 지었다. ‘당장나가!’ 서늘한 표정으로 휙 뒤를 돌아 사라지는 마신의 뒷모습이 자꾸만 눈에 밟혔다.

 

  “처사악귀의 짓인 것 같은데….”

 

  창욱은 작게 중얼거리며 말했다. 자신의 예상이 틀리지 않다면, 그건 처사악귀의 짓이 분명했다. 살해당한 정소민. 아무리 범인이 그녀가 끔찍하게 싫어서 원한으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해도, 시체의 얼굴을 벗겨갈 이유가 없었다. 만약 있다고 해도, 그런 건 주로 계획살인에서 일어나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절대로 계획된 살인처럼 보이지 않았다. 범인이 그녀를 살해하려는 마음을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다면, 그런 도심한복판이 아닌 사람들의 눈길이 잘 띄지 않는 곳에서 범행을 저질렀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흔한, 원한으로 인한 살인 사건치고, 너무 스케일이 컸다. 도심한복판에 그것도 새벽 6시정도가 된 시각에 살인을 저지른다? 그건 ‘나를 잡아가세요’ 하는 범인이 아니고서야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악귀가 사람을 죽인다라….”

 

  사실이라면,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올 일이라는건 확실했다.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인간인 자신은 악귀를 느낄 수가 없는 탓에 그러기가 쉽지 않았다. 악귀가 저지른 일이라는 걸 알려면 주술사만 가능할텐데. 그는 짙은 한숨을 내쉬었다.

 

  마신은 악귀의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팔팔 뛰며 크게 화를 냈다. 또 다시 부탁하고 싶었지만 그러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았다. 만약, 두번째 부탁에 쉽게 마음이 변할 사람이라면 그렇게 화를 내지도 않았을게 분명했다.

 

  마신은 전과 많이 달라져있었다. 우연히 주술사를 알게 되고, 현재까지 인연을 이어왔지만 그 사이를 특별하게 생각 하는건 자신 뿐인 듯 싶었다. 오늘 본 마신도 당장 나가라며 자신을 쫓아내기까지 하지 않았는가? 그는 애써 서운한 마음을 숨겼다. 어떻게 보자면, 마신의 행동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자신은 주술사가 아니기에 그들의 힘을 잘 모르지만, 악귀 중에서도 강하다 소문난 처사 악귀정도면 아무리 마신이라도 힘들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창욱과 마신이 혀를 내두르는 것처럼, 처사악귀는 꽤나 지독한 편에 속했다. 흔히 얼굴을 뺏어가는 악귀로 불리는 그들은 주로 처녀들의 목숨을 앗아간다고, 줄여 ‘처사 악귀’ 라고 불렸다. 그들은 형태가 딱히 존재하지 않으며, 사람들의 몸에 붙어서 기생하는 악귀였기에 찾기가 쉽지 않았다. 처사악귀들은 주로 여자들을 노리는데, 얼굴을 뜯어가거나 팔 다리를 잘라가거나, 머리통을 통째로 벗겨가는 등 참으로 끔찍한 짓들을 일삼았다. 그들은 눈에 보이지도, 딱히 형태가 있는 것도 아니여서 주술사들은 언제나 처사악귀를 처리할때마다 곤욕을 치뤄야만 했다.

 

  “어떡하지.”

 

  그는 한참을 망설였다. 주술사가 아니면 영적인 존재들은 절대로 확인해볼 수가 없었다. 무당이라도 불러야하나? 그는 꽤나 용하다는 무당까지 떠올렸다가 금세 고개를 저었다. 주술사도 무서워하는 악귀를 무당이 감당하려한다면, 그 뒤가 어떻게 될지 감당할 수가 없었다. 그냥 접어야하는건가. 한참을 고민하던 그가 갑자기 아, 하는 탄성을 냈다.

 

  “맞다! 그가 있었지!”

 

  그의 눈에 금세 생기가 돌았다.

 

 

 *

 

  장례식은 간소하게 이루어졌다. 하루아침에 다신 볼 수 없는 강을 건넌 딸의 모습에 어머니는 엉엉 울음을 터트렸다. 축축하고 무거운 공기가 흘렀다. 考 정수민. 이라고 쓰여진 글씨에는 왠지 모를 피눈물이 흐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검은 옷을 차려입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장례식장을 드나들었다.

 

  살해당한 딸을 죽음을 맞이한 어머니의 마음은 그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도 없었다. 얼굴이 뜯겨져나간채, 도심 한복판에서 마지막 숨을 내쉰 딸 아이. 그 모습을 코앞에서 봤다면 그녀는 당장이라도 목을 매고 딸을 따라 죽었을 거라 생각했다.

 

  어머니는 더 이상 딸의 부검을 원하지 않았다. 마지막 가는 길이라도 편안하게 보내주고 싶다는게 그 이유였다. 가족들이 거부한 부검 탓에 사건 조사는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

 

  어머니는 세상이 떠나갈 듯 울음을 터트렸다. 설득이라도 해볼까하는 마음에 장례식장으로 찾아왔던 경찰들도, 실신할 것처럼 핏기가 싹 가신 어머니를 보며 금세 마음을 접었다.

 

  수민에게 가족이라곤 엄마와 동생뿐이었다. 아빠는 수민이 5살이 되던 해,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녀의 동생인 소진은 친동생임에도 그녀와 전혀 딴판인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누가 봐도 성형한 티가 나는 부자연스러운 눈과, 퉁퉁한 애교 살, 주름 하나 없는 탱탱한 피부, 그리고, 마른 체구에 비해 너무 큰 가슴까지. 누군가 동생이라고 말해주기 전까지는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그녀는 언니인 소민과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언니.”

 

  소진은 물끄러미 언니의 영정사진을 바라보았다. 해맑게 웃고 있는 얼굴이 분위기에 맞지 않게 예뻤다. 언니는 죽어서도 예쁘구나…, 그녀는 작게 중얼거렸다. 찝찝한 숨이 토해지며, 시린 공기가 흘렀다. 사방에서 울려 퍼지는 곡소리 사이에서 희미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

 

  “악귀가 한 짓이라고?”

  “네! 그렇다니까요!”

 

  창욱은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잠시 흐음, 탄성을 낸 사신이 작게 미간을 찌푸렸다. 무작정 사신의 집으로 쳐들어온 창욱은 그를 보자마자, 숨 쉴틈도 없이 악귀의 이야기를 꺼냈다. 도심 한복판에 살인사건이 일어났는데 아무래도, 사람의 짓이 아닌 것 같다는게 그의 생각이었다.

 

  왠지 끔찍한 일에 휘말리게 될 것만 같아 창욱을 돌려보내려던 그는 마신이 시켜서 왔다는 말에 어쩔 수 없이 방 안으로 그를 들였다. 얼마 전, 마신에게 크게 진 빚이 있었기에 마신의 부탁이라 한다면, 거부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봐도 악귀가 한 짓은 아닌 것 같은데…. 그는 고개를 갸웃하며 창욱이 내밀고 있는 사진을 보았다. 사진 속에는 살인 사건 현장의 모습이 찍혀있었다. 똑바로 누워있는 여자와 다 뜯겨나간 얼굴 가죽, 그리고 사방을 붉게 물들이고 있는 피까지. 목끝까지 차오른 구역질을 꾸역꾸역 참아내며 사신은 급히 사진을 치웠다.

 

  “어때요? 맞는 것 같죠?”

  “글쎄.”

 

  사신은 고개를 저었다. 잔뜩 기대가 찬 눈빛이 그를 향했다. 사실, 얼굴을 뜯어가거나, 대낮에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지른 것으로 봐선 악귀의 짓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는 애마하게 말을 흘렸다.

 

  “사진으로는 확인할 수 없어.”

  “그럼 현장에 가보면 되잖아요!”

 

  창욱이 힘껏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아, 이런, 사신의 얼굴이 잔뜩 구겨졌다.

 

  “마신님이 부탁하셨어요.”

 

  창욱은 거짓말을 섞어 말했다. 나중에 마신이 알게 되면, 난리가 날게 뻔했지만 지금 이 방법이외에는 딱히 떠오르는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신은 잠시 망설였다. 혹시라도, 다른 일에 휘말리게 된다면 골치가 아파지기 때문이었다. 그는 가기 싫다는 말을 하려다가, 머릿속에 스쳐지나간 마신의 모습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이술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았다. 할머니가 계신 병원을 갔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그녀는 아주 끔찍한 광경을 목격했다.

 

  신문배달을 하러 다니는 주택가 골목길 안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녀는 모른 척 그 곳을 지나가려하다, 누군가 ‘살인사건이래!’ 하는 목소리를 듣고는 우뚝 걸음을 멈추어섰다.

 

  불행한 예감이 들었다. 왠지 모르게, 전 날 새벽에 부딪쳤던 여자의 얼굴이 떠오르기도 했다. 이술은 주머니에 손을 꾸역꾸역 넣은 채, 천천히 그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둥그렇게 모여있는 사람들 사이에 기자들과, 경찰들이 엉키고 설켜 싸움 아닌 싸움을 하고 있었다.

 

  흰 천에 덮힌 시체가 들것에 실려 천천히 움직였다. 들썩 하는 천 사이로 얇은 손목이 보였다가 사라지길 반복했다. 이술은 저도 모르게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설마, 설마. 그럴 리가 없어. 그녀의 말은 마치 주문 처럼 반복해서 이어졌다.

 

  시체가 차 위로 번쩍 들렸다. 안으로 밀어 넣으려 할때 그 근처로 다가온 아이가 천을 들춰냈다. 그리곤, 머지않아 곳곳에서 끔찍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이술은 정말이지 숨이 멎을 것만 같다고 생각했다. 저, 저 여자는…. 그녀는 좀처럼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얼굴이 다 뜯겨진채로, 들 것에 누워있는 여자는 바로,

 

  “말도 안돼.”

 

  어제 새벽, 이술과 부딪쳤던 바로 그 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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