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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The White Love (조화,朝花 2)
작가 : pinky
작품등록일 : 2017.7.9

한국을 대표하는 톱배우 민연, 타이틀 롤을 맡아 열연한 <인현왕후>를 통해 한류의 여왕으로 급부상하고 그녀와 함께 호흡을 맞추었던 이신은 남몰래 사랑의 마음을 키워가는데......중국에서의 러브콜을 받은 그녀, 톱배우 황원과 마주하게 된다.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냉정하게 변해버린 여자와 그녀에게 다가서는 두 남자... 지금, 그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작가 이메일; pinkynjy@naver.com / 블로그 http://blog.naver.com/pinkynjy)

 
22회
작성일 : 17-07-28 09:38     조회 : 286     추천 : 0     분량 : 5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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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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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의 촬영을 모두 끝마친 민연이 녹초가 되어 호텔로 돌아왔다.

  <러빙유>는 그녀가 맡은 배역 루미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스토리이기에 초반부터 촬영 분량이 엄청났다.

  언제나 주연급으로 일 해온 그녀에게 그 정도는 익숙했지만 문제는 국내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낯섦은 당연했고 피부로 와 닿는 미묘한 것들이 적지 않았다.

  여진과 함께 자신의 룸으로 올라온 그녀는 씻은 후 옷을 갈아입고는 그대로 소파 위에 기대앉았다.

 

 

  "연아, 수고 많았어. 첫 중국 드라마 촬영한 소감이 어때? 내가 볼 땐 연기가 여전하던데? 국내에서랑 큰 차이 없이 안정적이었어."

 

  여진이 생수 한 잔을 그녀에게 건네며 말했다.

 

  "언어가 다른 게 관건이네...... 몰입도도 조금 떨어지고...... 에너지 소모가 두 배는 더 큰 것 같아."

 

  "그러니? 휴우...... 이제 초반인데......힘들어서 어쩌니.....시간이 약이 될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말자."

 

  컵을 받아든 민연이 세 모금을 삼켰다.

  생수가 목을 타고 내려가자 청량감과 함께 하루의 일과를 마쳤다는 안도감이 그녀의 마음속에 스며들었다.

  긴장이 풀린 후엔 늘 그랬듯이 피로가 몰려왔고 민연은 다음 날의 대본을 간신히 숙지한 후, 꿈나라로 빠져들었다.

 

 

 

  매니저와 농구를 마치고 돌아온 황원은 냉수 한 잔을 들이켠 후에 욕실로 들어가며 셔츠를 벗었다.

  적당한 온도를 맞추기 위해 물을 틀자 천장에 박힌 해바라기 모양의 샤워기에서 세찬 물줄기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양치질을 하는 그의 상반신이 고스란히 거울에 비쳤다.

  군더더기 없는 근육질의 몸은 이전 드라마의 형사 역할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었다.

  보기엔 좋았지만 두 번 다시는 못할 짓이라는 생각이 들자 그는 거울을 보며 피식 웃었다.

 

  샤워를 마치고 나온 황원은 스킨과 로션을 챙겨 바르고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침대에 기대앉아 대본을 읽던 그는 민연의 얼굴을 가만히 떠올렸다.

  홍콩 드라마 어워즈 때 함께 상을 받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지만 그때는 <인현왕후>를 보기 전이라 그녀에 대해 잘 몰랐었다.

 

  뒤늦게 켠 TV 화면에서 마주한 그녀는 이제껏 보지 못한 단아함의 진수를 선보이고 있었다.

  이국적인 복식은 너무나 아름다웠고 보는 이들을 몰입하게 하는 연기력 또한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가장 신기했던 건 처음 보는 그녀가 너무도 낯익다는 점이었다.

  마치 과거에 어디에선가 한 번쯤은 마주친 듯한 느낌이랄까......

  하지만 자신은 중국인 그리고 민연은 한국인이었다.

  이제껏 각자의 나라에서만 활동했다면 실제로 마주칠 확률은 제로에 가까웠다.

 

  한국의 톱인 민연을 캐스팅 하겠다는 감독의 말을 그저 농담으로 알고 웃어 넘겼던 그였다.

  감독의 뚝심은 박수라도 쳐주고 싶을 정도였지만 이미 자국에서 톱의 자리에 있는 사람이 굳이 모험을 할 필요가 없다는 건 상식이었다.

  실제로 두 차례의 거절 의사 소식에 황원은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진가성 감독은 결국 자신의 꿈을 이뤄내고 말았다.

  민연의 최종 출연 결정 소식에 황원은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웃었지만 한편으론 묘한 설렘을 느꼈다.

  첫 대면하는 신은 3회부터였다.

  황원은 3회의 대본을 꼼꼼히 살피며 그녀와 함께 할 신들을 머릿속으로 그려 보았다.

 

 

 

  잔뜩 흐려진 하늘에서 여린 눈송이들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이동하는 밴 안에서 차창을 바라보던 이신은 홀연히 사라져 버린 민연을 떠올렸다.

  그녀가 마음의 문을 열 때까지 언제라도 기다리겠다고 대답한 그였지만 막상 자신의 마음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민연으로 향한 길은 도무지 보이질 않았고 닿을 만한 방법도 딱히 생각나지 않았다.

  억지로 알고자 한다면 그녀의 개인 핸드폰 번호를 비롯해 머물고 있는 호텔의 룸 번호라도 알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신은 그렇게 억지스런 방법을 택하긴 싫었다.

  무엇보다도 스캔들 나는 걸 원치 않는다는 그녀의 말을 존중했다.

  직접 다가서는 방법이 아니라면...... 그리고 둘이서만 아는 방법이 아니라면 대중에 알려지는 건 시간문제였고 그렇게 되면 그녀에게 또다시 상처를 주게 될 지도 몰랐다.

 

  밴이 63빌딩 입구에 도착했다.

  블랙 코트 차림의 이신이 차에서 내리자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던 팬들이 소리를 지르며 연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훤칠함이 돋보이는 스타일링에 부드러운 미소와 손짓까지 곁들여 보여주니 주변의 함성 소리는 금세 절정에 이르고 말았다.

 

  소회의실에서 <미설화>의 제작 발표회가 있었다.

  <인현왕후>의 성공으로 한바탕 사극의 붐이 일었기에 이번 <미설화>에 대한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이신은 연이어 사극을 택한 것에 부담감이 없지 않았지만 무명일 때부터 자신을 믿어준 감독을 보고 의리를 선택했다.

  그렇다고 스토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퓨전 사극을 표방하는 독특한 설정은 10대나 20대에게도 크게 어필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출연이 확정된 배우들이 모두 무대 위로 오르자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가 더욱 요란해졌다.

  주연급들이 가운데 서는 관례를 깨고 이신은 중견 배우들과 조연들에게 중앙의 자리를 내어주고 자신은 곁으로 물러나 섰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여주인공으로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될 이수진이 싱긋 웃었다.

  이신은 쑥스러운 듯 작게 미소 짓다가 이내 카메라를 향해 환히 웃었다.

 

  장희원은 끝까지 여주인공의 욕심을 버리지 못했었다.

  그러나 이제껏 현대물에서만 얼굴을 내보이던 그녀였다.

  호흡과 발성부터가 완전히 다른 사극은 무리일지 몰랐다.

  결국 대본 리딩 첫 날, 그녀는 사극에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다는 감독의 질책에 캐스팅에서 밀려나고 말았다.

  장희원은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마스카라가 번질 정도로 펑펑 울며 매니저를 볶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컷! 하오, 하오. Very good!"

 

  감독의 사인에 극중 엄마와 포옹을 하고 있던 민연은 몸을 뗀 후 그녀에게 목례로 수고의 인사를 건넸다.

  중년의 여배우는 웃는 얼굴로 간단한 말을 건넸고 통역이 재빨리 다가와 연기를 잘 한다는 칭찬이라고 설명했다.

  민연은 미소로 답을 대신했지만 사실 기분이 썩 좋지 못했다.

  대사가 길어질수록 중국 배우들과 타이밍이 맞질 않았고 한 템포씩 빠르거나 늦어서 몇 차례 NG를 내고 말았다.

  언어가 다른 탓이었다.

  간단한 대사는 중국어 병음과 성조를 적어가며 달달 외웠지만 긴 대사는 그럴 시간도 없었고 한국어로 하는 편이 감정을 살리기가 더욱 좋았다.

  어차피 더빙으로 방송될 예정이기에 감독은 그녀가 편하도록 배려했으나 중국어에 대해 한국어로 반응하는 대사 처리는 자꾸만 겉도는 느낌이 들었다.

 

  "연아, 수고 많았어."

 

  여진은 모든 촬영 분량을 마치고 카메라 밖으로 나온 민연의 어깨를 토닥였다.

  잔뜩 기운 없는 그녀의 모습을 보자 뒤따르던 무영과 소윤은 내심 걱정이 되었다.

  쳐져있는 이들의 마음을 알기라도 한 듯 여진에게서 활기찬 음성이 새어나왔다.

 

  "자, 촬영하느라 애썼는데 오늘 다 같이 회식 어때요?"

 

  "회식요?"

 

  갑작스런 여진의 제안에 소윤이 동그래진 눈으로 되물었다.

 

  “그래요, 회식. 다 같이 갑시다.”

 

  여진이 웃음 띤 얼굴로 다시 한 번 독려하자 민연을 둘러싼 이들이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스태프들을 태운 차량이 방송국에서 멀지 않은 어느 한식당 앞에 멈춰 섰다.

  외국에서 만나는 한식당은 엄마의 품같이 반갑기 마련이었다.

  한껏 감동한 표정을 이어가던 소윤이 살짝 높아진 음성으로 물었다.

 

  "어머, 실장님, 여긴 어떻게 아셨어요?"

 

  그녀의 말에 여진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우리 팀의 사기 충전 차원에서 미리 좀 알아봤죠. 호호..."

 

  커다란 테이블이 한국 음식들로 속속 채워지자 둘러앉은 이들의 입에서 다시 한 번 탄성이 이어졌다.

  늘 먹던 음식일지라도 낯선 곳에서 만나면 더욱 반가운 건 마음 탓일지 몰랐다.

  하지만 중국 입성 후, 3일 만에 구경하는 한식이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할 여력도 없이 모두들 젓가락을 들고 움직이기에 바빴다.

 

  "연아, 자리 불편하니?"

 

  여진의 물음에 민연이 가만히 입을 열었다.

 

  "괜찮아. 다들 나 때문에 불편한 건 아니죠?"

 

  "그럼요."

 

  "저희는 괜찮습니다."

 

  민연은 그들의 대답을 예상했지만 어려워하는 분위기라면 따로 자리를 옮길 의향도 있었다.

  여러모로 고생하는 걸 알았고 밥을 먹는 자리에서까지 자신 때문에 불편을 겪을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오랜만에 마주한 고국의 맛에 흠뻑 빠져 즐거운 표정들이었다.

  왁자지껄한 수다를 들으며 말없이 식사하던 민연이 조용히 미소 지었다.

  이제껏 늘 함께 하는 스태프들에게 특별한 감정을 가진 기억은 없었다.

  하지만 외국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한솥밥을 먹는다는 의미가 그녀의 마음에 되새겨지고 있었다.

  고마움도 있었지만 든든함이 더욱 크게 다가왔다.

 

  불고기 몇 점과 밥 조금 그리고 야채 종류로 식사를 마치는 민연을 향해 무영의 눈길이 조심스레 닿았다.

  그의 눈빛 속엔 안타까움이 가득했고 그것엔 매니저라기 보단 팬으로서의 감정이 앞서 있었다.

  대사가 길어지고 대면하는 인물들이 늘어나 NG가 유독 많았던 하루였다.

  중국어로 말하는 상대 배역을 향해 한국어로 맞받아야 하는 모습은 카메라 밖에 선 이들에게도 생경한 풍경이 분명했다.

  몰입 자체가 어려워 당황스러울 만 했고 그쯤에서 촬영이 무사히 마무리된 것은 다행이었다.

  민연은 계속된 NG에 겉으로는 크게 내색하지 않았지만 조금 답답해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었다.

  그리고 그녀의 마음이 그의 시야에 들어왔었다.

 

  무영은 젓가락을 내려놓은 후, 물 컵을 들었다.

  여전히 웃음과 이야기가 가득한 자리에서 그는 말없이 생수를 삼켰다.

  민연이 평소에 철저한 식단으로 몸을 관리하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그였다.

  하지만 이런 날엔 조금 더 먹고 기운을 차리면 좋을 것 같다는 소망이 무영에게서 잔잔히 피어났다.

 

 

  호텔로 돌아온 민연은 기어코 운동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나서야 침대 위에 누웠다.

  여진은 건조한 침실에 가습기를 켠 후, 침대 모서리에 걸터앉아 눈을 감은 민연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많이 힘들었니?"

 

  "...... 내가 택했으니 감수해야지. 후회할 정도는 아니니까 염려 마."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고....... 잘 하고 있으니까 너무 염려 마. 알았지? 푹 자고 내일 보자."

 

  민연이 고개를 끄덕이자 여진이 일어나 나가기 위해 방문을 열었다.

  열린 문 사이로 거실의 은은한 빛이 침실에 스며들었고 조심스레 걸음을 옮기는 틈으로 뜻밖의 음성이 나지막이 흘러나왔다.

 

  "나 때문에 일부러 회식까지 한 거....... 다 알고 있어. 낯선 곳에 온 이후로 언니도 늘 긴장의 연속이겠지. 잘 때라도 푹 자. 내 걱정은 말고."

 

  제 귀를 의심한 여진이 동그래진 눈으로 뒤돌아보았다.

  침대에 누운 민연은 조금 전과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 그래, 고마워. 잘 자."

 

  문을 닫고 나온 여진이 조용히 미소 지었다.

  가끔씩 이런 날엔 스물 둘의 민연을 다시 마주한 것만 같았다.

  정이 깊고 순수했던 아이는 여진을 신뢰한 이후로 잘 웃었고 소소한 것들을 숨기지 않았었다.

  마음속에 이는 감정들을 수줍은 표정으로 얘기할 때는 사랑스러움이 가득히 묻어났었다.

  물론, 지금의 모습이 좋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아니었다.

  민연의 모든 과정을 알고 있는 그녀에게 이해 못 할 것도 없었지만 여진은 종종 그때의 사랑스러움을 회복하길 바라곤 했다.

  사실 그런 모습이 민연에게 훨씬 잘 어울리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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