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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달빛을 쫓는 마법사
작가 : 바람빛달
작품등록일 : 2017.7.13

[환생물/환골탈태/흑막남주/다정한미친놈]

마법학자였던 엘리제 오데이른은 100년 후 다시 엘레나 그란디아로 환생했다. 죽음에 대한 단서도 없고 왜 환생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엘레나가 한 선택은 하나였다.

이번 생은 즐기자. 즐기며 노는거다.

그런데 이상하게 자꾸 꿈속에 100년전 남사친 리베리오가 찾아온다. 찜찜함을 떨쳐낼 수 없었던 엘레나는 리오의 흔적을 쫓고, 마침내 엘레나의 앞에 리베리오가 나타나는데...

“내가 엘리제라는 거 어떻게 알았어?”

리오를 추궁하는 것 같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엘레나로 태어난 이후 가장 크게 감정표출을 하는 것 같았다.

“처음부터 너라는 걸 알고 있었어.”

슬금슬금 불쾌한 감정이 올라왔다. 더 이상 물으면 안 될 것 같으면서도 엘레나는 입을 열었다.

“어떻게 알았는데?”
“계속 너를 기다렸으니까.”

“너 없이 혼자 살아갈 수 없었어.”

전우애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리오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우리 이런 사이 였어?

 
엘리제를 위하여
작성일 : 17-07-27 20:54     조회 : 325     추천 : 0     분량 : 4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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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꺼운 종이가 찢겨나가는 소리와 함께 엘레나와 듀랜트 경, 오렌은 로이스 후작령 근처로 이동했다. 출발하기 전까지의 과정은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팠다.

 

 노아는 울며불며 엘레나에게 매달리고 오렌은 뒤에서 노아의 행동을 은근히 부추기고 듀랜트 경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호들갑들인지.

 

 겨우겨우 노아를 달래놓은 엘레나는 적당히 왕립도서관에 간다는 핑계를 대고 저택을 나섰다. 딱히 준비할 것이 없었던 탓에 옷차림은 비교적 간소했다. 그래도 모자는 쓰고 올 걸. 엘레나는 따가운 햇볕 아래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저기가 바로 드욘 숲이로군요.”

 

 듀랜트 경이 엘레나의 뒤로 와 햇빛을 가려주며 말했다. 엘레나는 고개를 들어 드욘 숲을 응시했다. 빛 때문에 눈이 부셨다.

 

 직접 보게 된 드욘 숲은 우중충하기보다 밝은 느낌이 더 강했다. 도저히 죽음의 숲이라는 괴명을 달고 있을만한 곳이 아니었다. 바람 사이를 헤치고 불어오는 바람은 음산하기보다 부드러웠고, 짙은 녹음 사이로는 새가 간간히 노래를 불렀다.

 

 빽빽이 들어찬 나무 사이로 햇빛이 쏟아져 내리자 엘레나는 손을 들어 얼굴에 그늘을 만들었다. 이마 위에 가져다 댄 손을 햇빛이 따끔따끔 달구고 있었지만, 숲 안쪽을 바라보는 게 한결 편해졌다.

 

 “뭔가 이상하네요. 두 사람은 괜찮으신가요?”

 

 숲의 입구에 선 엘레나는 아름다운 숲을 보며 감탄하는 대신 고개를 갸웃거렸다. 왠지 기시감이 느껴졌다. 과거 엘리제는 마력이 없지만 선천적으로 마력에 민감한 체질이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엘리제는 피부에 닿는 감촉으로 마력의 존재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런 특이체질은 아마 유전인 것 같았다.

 

 건너건너 들은 바로는 사니티라 왕족 중 그런 체질이 있다고 했으니, 엘리제도 그런 경우에 속했겠지. 엘레나까지 이런 체질이 된 건 의외의 수확이었다. 영혼이 같아서일까?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도 마찬가집니다.”

 

 듀랜트 경과 오렌의 말에 입을 다문 엘레나는 천천히 주변을 거닐었다. 드욘 숲은 눈으로 보기엔 평화롭기만 했다. 사전 조사 없이 왔다면 예쁜 숲이네?라며 아무 의심 없이 들어갔을 정도였다. 그럼 곧바로 황천길을 걸었겠지.

 

 엘레나는 뭔가 이상한 걸 발견하면 차라리 속이 시원할 것 같았다. 빽빽이 들어찬 숲. 음산하기보다 밝은 곳. 그럼에도 죽음의 숲이라는 별명을 가진 곳.

 

 아무래도 이상했다. 이곳은 아무리 봐도 위험한 마법 특유의 가라앉은 분위기가 없었다. 여기가 정말 드욘 숲이 맞나? 로이스가 좌표를 잘못 찍어준 게 아닐까 의심하던 엘레나는 이내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찾았다. 바로 저기였네요.”

 

 경계를 따라 걷던 엘레나의 눈에 확연히 이상한 것이 눈에 띄었다. 숲의 한쪽 구석이 일그러져 보였다. 이곳은 유난히 위화감이 심한 듯했다. 엘리제로 살 때도 한 번도 보지 못한 현상이었다. 그러나 한 가지는 확실히 알 것 같았다.

 

 “역시 마법이네요.”

 “그걸 어떻게 아십니까?”

 “저쪽에서 이쪽까지 미묘한 균열이 있어요.”

 

 엘레나의 손끝을 따라 시선을 옮기던 듀랜트 경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런걸 알 수 있습니까?”

 

 엘레나는 “네, 조금은요.”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는 듀랜트 경의 시선이 따라붙었다. 엘레나는 슬쩍 고개를 돌려 듀랜트 경의 시선을 피했다.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마력이 없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음, 뭐라고 설명해야하나, 이게 그거랑은 좀 다른 문제거든요.”

 “특이하시네요. 마법학자라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뜨끔한 엘레나는 오렌의 질문을 웃으며 넘겼다. 계속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좋을 텐데.

 

 주변의 모든 사람이 바보가 아니고서야 엘레나의 이상한 점을 계속 눈치 채지 못할 리는 없을 것이다. 그럴듯한 변명거리가 떠올랐으면 좋겠다. 어째 너무 일을 벌여놓기만 해서 뭐라고 둘러대야할지도 잘 모르겠다.

 

 “어쨌든 알아보려면 조금 더 살펴봐야겠네요.”

 

 엘레나는 자연스럽게 말을 돌리며 걸음을 옮겼다. 두 사람은 별다른 말 없이 엘레나의 뒤를 따랐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엘레나의 치맛자락을 스치고 지나갔다.

 

 나들이하기 좋은 날씨네.

 

 위기를 넘긴 엘레나는 그런 실없는 생각을 하며 계속해서 걸었다. 한 장소에 인공적인 균열이 있다면 원인은 단 한가지였다. 강력한 마력으로 이루어진 마법.

 

 ‘쉽게 풀 수 있는 마법이었으면 좋겠는데.’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이리저리 찔러보는 동안 많은 장벽에 부딪힌 엘레나는 이번만큼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강행 돌파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었다. 이제 그만 앞으로 나아가고 싶었다.

 

 옛날 집에 가면 뭐라도 남아있겠지. 일단 가기만 하면 천천히 하나씩 뒤져봐야겠다. 엘레나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쯤 익숙한 것이 눈에 들어왔다.

 

 “저게 왜 여기에…….”

 

 엘레나는 숲 한쪽 구석에서 붉게 빛나는 돌무더기를 보고 그 앞에 주저앉았다. 손바닥만한 크기의 반질반질한 돌들은 규칙적으로 나열되어 있었다.

 

 오랜 세월동안 구르고 깨진 일반적인 돌멩이들과는 확연히 다른, 어딜 보아도 수상해 보이는 돌들이었다. 그러나 엘레나는 저런 식의 마법을 직접 본 적이 있었다. 무려 100년도 더 전에 저 마법을 만들어낸 장본인의 앞에서 말이다.

 

 ㅡ 봐 엘리제. 간단한 마법이야.

 ㅡ 이게 간단하다고?

 ㅡ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이 멍청한 거지. 넌 이해하잖아 엘리제?

 ㅡ 그야 그렇지만.

 

 엘리제는 흙바닥에 풀썩 주저앉았다. 리오가 가져온 돌들은 뒷면에 모두 다른 마법진들이 그려져 있었다. 돌들을 한 번씩 뒤집어보고 마법진을 모두 외운 엘리제는 리오가 가져온 붉은 돌들을 차례대로 쌓기 시작했다.

 

 ㅡ 대체 이건 왜 만든 거야?

 ㅡ 심심했으니까. 장난삼아 만들었어.

 ㅡ 좋으시겠어. 천재는 장난삼아 이런 짓도 할 수 있고.

 

 엘리제의 투덜거림에 리오는 엘리제의 맞은편에 앉아 엘리제의 머리를 흩트려놓았다.

 

 ㅡ 농담이야. 공간을 둘러싸고 왜곡시키는 데 가장 티가 나지 않을 매개를 찾아본 거야.

 ㅡ 대체 어디가 티가 안 난다는 거야?

 ㅡ 자연스럽지 않아?

 

 리오는 가끔 묘하게 상식외의 생각을 하곤 했다. 대체 어디가 자연스럽단 거야? 줄을 맞춰 쌓아둔 돌멩이를 보며 엘리제는 한숨을 내쉬었다.

 

 엘리제를 빤히 보는 리오는 진심으로 동의하지 않느냐는 눈빛을 하고 있었다. 사실 엘리제는 리오와 길게 티격태격 거리는 것이 귀찮아서 입을 다무는 일이 많았다. 그 날도 마찬가지였다.

 

 ㅡ 알았으니까 어떻게 푸는 건데?

 ㅡ 간단해. 봐 그냥 차례대로 두드리면 돼.

 

 터무니없이 간단한 방법에 엘리제는 물었었다. 그러다 엉뚱한 사람이 풀어버리면 어떻게 하냐고.

 

 리오는 이중으로 마법을 걸어두면 된다고 대답했다. 자신이 허락한 사람만 손을 댈 자격이 있게 만들겠다고 했었다. 엘리제가 보기엔 굉장히 비효율적인 방법이었다.

 

 ㅡ 차라리 엉뚱한 사람이 손대지 못하게 평범하게 쌓는 방법을 연구하지 그래?

 ㅡ 그래 엘리제. 그게 좋겠다.

 

 그리고 100년이 지나 엘리제는 엘레나의 몸으로 그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

 

 리베리오 멍청이. 티나지 않게 쌓는다며.

 

 리오가 쌓아둔 돌무더기는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았다. 줄과 각을 맞춰 쌓아둔 돌멩이들을 보며 엘레나는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수상해 보이는군요.”

 

 그래 저게 수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이 오히려 수상한 사람일 거다. 엘레나는 한숨을 삼키며 돌멩이들을 면밀히 살폈다.

 

 “잠깐! 건드리지 말아요!”

 

 듀랜트 경의 칼끝이 돌무더기를 향하자 엘레나가 급히 소리쳤다. 분명 리오라면 질 나쁜 장난을 해뒀을 것이다. 그러니 악명 높은 숲이 되었겠지. 엘레나는 비로소 드욘 숲의 진실을 깨달았다. 왜 이런 짓을 해놨는지, 언제부터 이런 걸 준비해뒀는지 모르겠지만 리오의 짓이라는 것만은 확실했다.

 

 “아가씨?”

 

 엘레나는 두 사람을 향해 물러서라고 손짓했다. 이건 오로지 엘리제를 위한 작품이었다. 보는 순간 알 수 있었다. 마치 엘리제를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그날의 모양과 똑같았으니까. 엘레나는 천천히 숨을 들이켰다. 순서가 어떻게 되더라.

 

 ㅡ 봐 간단한 거야, 엘리제. 제일 아래에서부터 하나를 건너뛰고 하나, 그 바로 위에 또 하나. 다시 세 개를 건너뛰고…….

 

 엘레나의 귀에 리오의 목소리가 울렸다. 엘레나는 그 소리에 맞춰 하얀 손으로 돌을 똑똑 두드리기 시작했다. 돌을 두드리는 소리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쿵쿵거리는 소리가 돌아왔다.

 

 기묘한 울림이었다. 돌이 쿵쿵거리는지 가슴 안쪽이 쿵쿵거리는지 모르겠다. 마지막 순서까지 돌을 두드리던 엘레나가 손을 떼어내자, 돌무더기를 중심으로 주변 배경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듀랜트 경, 오렌. 여기서부턴 혼자 갈게요.”

 

 그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리오가 엘리제를 위해 이곳을 지켜두었다면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니 혼자 가야했다. 엘레나는 두 사람이 말릴 새도 없이 일그러진 배경의 한가운데로 손을 뻗었다. 빛이 터져 나와 엘레나의 몸을 감싸는 것이 느껴졌다.

 

 ‘리오. 널 만나러 갈게.’

 

 그 순간 엘레나의 몸이 부유하는 느낌이 들었다. 엘레나는 곧 마주하게 될 과거의 흔적을 그리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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