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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Veil(베일)
작가 : Vaham
작품등록일 : 2017.7.20

여성은 사회생활을 하지 못했던 중세시대.
그 시대에서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한 여자아이의 이야기

 
,Veil 05
작성일 : 17-07-27 20:15     조회 : 252     추천 : 0     분량 : 4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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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il 05.

 

 베일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 헤리의 너무나 간절한 표정에 왠지 자신의 입이 무겁게 느껴졌기 때문이였다.

 

 “알겠습니다. 도와드릴게요. 다행이도 제가 전에 로블랑에 가본적이 있어요. 물론 자세한 것은 들으면서 그려야겠지만”

 

 헤리는 매우 놀라워하며 감사하다고 거듭 인사했다. 베일과 헤리는 마차를 타고 아르누공작가로 출발했다.

 

 “아르누 대공께서는 간단한 대화는 하실 수 있으십니까?”

 “네, 다행히도 가능합니다.”

 “그렇군요. 공자께서는”

 “헤라리온이라 부르셔도 됩니다.”

 

 헤리는 어느정도 마음이 놓인 듯 부드러운 표정으로 베일을 대했다. 베일은 고갤 끄덕였다.

 

 “헤라리온님께서는 로블랑의 어떤모습을 보고싶어 하시는지 아십니까?”

 “할아버님께서 돌아가신 할머님과 신혼여행을 다녀오신 곳입니다. 할머님이 바다를 아주 좋아하셔서 그곳에서 일주일을 지냈다지요. 제가 아는 것은 그정도이고 아마 아버님은 어릴적에 다녀오신적이 있어 잘 아실겁니다.”

 

 그렇게 그림그릴 사전조사를 하는 동안 마차는 공작가에 도착했다. 베일은 마부에게 간단한 쪽지를 건네주어 로시니와 한벨이 걱정하지 않게 전해달라 부탁했다. 베일은 헤리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고 아르누 공작가의 모든 가족원을 보게 되었다.

 

 “아버님 베일씨가 저희를 도와주신다고 합니다.”

 “처음뵙겠습니다. 베일씨 저는 아르누 소공작인 코젯 아르누라고 합니다. 일단 사안이 급하니 저희 아르누 대공께 먼저 가시지요”

 “알겠습니다.”

 

 베일은 자기소개 할 시간도 없이 코젯공작을 따라 1층의 한 침실에 도착했다. 안으로 들어가자 한 노인이 커다란 침대에 파묻히듯 누워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검버섯이 피어있었고 눈 아래가 푹 꺼져있으며 혈색이 좋지 않았다. 코젯공작은 대공에게 다가가 베일을 소개했다.

 

 “아버지 가장 현실적으로 잘 그리는 화가 베일씨가 왔습니다. 베일씨가 아버님이 가고 싶어 하시던 로블랑 해안가를 그려주실 겁니다.”

 

 희망에 찬 코젯공작의 말에 옆에 서있던 두 공자들도 고갤 끄덕여 호응했지만 정작 본인인 베리트 대공은 기쁜 표정이 아니였다.

 

 “그래봤자 그림일뿐 실제로 보는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아버지!”

 

 코젯 공작과 두 공자들은 베일의 눈치를 보며 식은땀을 흘렸다. 그때 베일이 나섰다.

 

 “처음 뵙겠습니다. 베일이라고 합니다. 베리트 아르누 대공작 전하 맞으시죠?”

 “그래. 베일이라고 했나? 솔직히 말해보게 초상화도 미화해서 그리는 자네같은 화가들이 내가 원하는 사실적인 그림을 그릴수 있겠나?”

 

 베일을 제외한 나머지 공작저들은 대공의 도발에 영혼이 빠져나가는듯한 충격을 받았다. 실제로 예술이 부흥하면서 꽤 콧대가 높은 화가들도 있지 않은가! 이러다가 베일이 화를내며 그리지 않겠다고 하면 어쩌나 다들 전전긍긍했다. 그러나 베일은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대공 전하의 말이 맞습니다. 그림은 그림일뿐 실제로 보는것과는 다르죠.”

 

 대공은 그것보라는 듯 눈을 감았다. 하지만 그 속에는 약간의 실망도 담겨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대공 전하께서 보고 싶어 하시는 것은 30년도 더된 과거의 로블랑 해안이 아닌지요? 지금 편치않은 몸으로 그곳에 가신다한들 기억속의 그곳은 아닐것이라 담합니다.”

 

 30년 전의 로블랑은 말그대로 촌구석 해안가였다. 그러나 지금은 도시라고 할 수 있을만큼 발전하여 남쪽 해안의 섬들과 활발한 교역도 이루어지고 있었다. 대공은 베일의 말에 수긍했다.

 

 “그렇군. 그럼 네가 내가 알고있는 로블랑을 재현할 수 있다는 건가?”

 “물론입니다. 대신 자세히 설명해주셔야 합니다.”

 

 그렇게 말하며 베일의 입꼬리는 자연스럽게 올라가 미소를 지었다. 그뒤로 대공은 그림을 정식으로 의뢰했고 소소한 계약조항들은 소공작과 이야기했다.

 

 “소문은 많이 들어서 그림을 잘그린다고 알고 있었는데, 말씀도 아주 잘하시는 군요”

 “과찬이십니다.”

 “진심으로 하는 이야기입니다. 현재 저희 가문에서 아버지를 상대로는 아무도 이기지 못한답니다.”

 

 베일은 씨익 웃고는 계약서를 다시 한번 훑어보더니 아래 사인을 했다.

 

 “큰 그림을 그리게 될 것 같은데. 제 화실에 사람을 보내 가장 큰 화판과 제 화구들을 보내달라고 해주십시오.”

 “알겠습니다. 2층의 손님방을 준비했으니 오늘은 거기서 푹 쉬시지요”

 “아뇨, 대공전하께서 괜찮으시다면 소공작님과 함께 이야길 나누고 싶은데요.”

 “아, 알겠습니다. 간단한 차를 준비하지요”

 

 베일은 소공작과 대공에게 과거의 로블랑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대공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이야기를 시작했다.

 

 “35년전이였지. 사실 베리트는 결혼전에 낳게 된 아이였어. 내 부모님이 결혼을 반대하셨거든.”

 

 소공작의 어머니이자 대공의 유일한 부인은 가장 낮은 작위인 남작가의 둘째 여식이였다. 그래서 황실의 피를 이은 공작가에서는 부인이 못마땅했다. 그러나 대공은 그녀를 사랑했고 결국 아이까지 갖게 되었다. 아이가 생긴 것을 알게 된 공작가에서는 분노했고 대공은 그녀를 몰래 숨겼다. 그렇게 소공작이 태어났고. 소공작이 3살이 되어서야 공작가에서는 사내아이를 낳은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결국 공작가에서 그녀를 받아들였고 어린 소공작과 함께 대공부부는 로블랑으로 일주일간 여행을 가게 되었다.

 

 “로블랑은 그녀가 어릴적에 자란 곳이였어. 남작가 중에서도 가장 세력이 약했기 때문에 그 시골을 다스렸었지. 그 때의 로블랑에는 숙박을 할 수 있는 곳이 딱 한군데였지.”

 “바다의 눈물이라는 곳 맞지요?”

 “아! 그곳을 아는가?”

 “로블랑의 명소중 한 곳 으로 발전했답니다.”

 

 대공의 얼굴에 처음으로 잔잔한 미소가 떠올랐다. 대공은 다시 말을 이었다.

 

 “그곳의 맨 위층은 큰 방 두 개가 있었어. 그중에 바다가 바로 보이는 방을 빌렸는데 그 창가에 앉아 같이 일몰을 보는걸 좋아했어. 그것도 기억에 남지만 가장 보고싶은 것은 사실 바닷가에 서있는 그녀의 뒷모습이야. 파란 하늘과 하얗고 웅장한 구름 그리고 파도에 발을 담그고 있는 그녀의 휘날리는 치맛자락. 아직도 눈앞에 아른거려 그때 소공작은 유모와 신나게 모래성을 쌓고 있었지.”

 

 베일은 수첩에 열심히 대공의 말을 적었다. 그 뒤로도 대공은 추억을 그리듯이 묘사했고 소공작도 어느정도 기억이 나는지 대공의 말에 살을 덧붙이며 말했다. 어느정도 대화를 마치고나자 대공은 피로감을 호소했다. 소공작은 대공이 편히 쉴수있게 이불을 잘 덮어주었고 밖으로 나왔다.

 

 “아버지께서 이렇게 오래 말한 것은 오랜만입니다. 최근에는 몸과 마음이 힘드셔서 말도 잘 안하시고 짜증만 내셨었는데... 고맙습니다.”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군요.”

 “아, 저녁식사는 6시에 있습니다. 시간에 맞춰 하녀를 보낼테니 편히 쉬고 계십시오”

 

 베일은 소공작과 헤어져 방으로 들어왔다. 방에는 어느새 다녀왔는지 베일의 화구들과 큰 화판이 있었다. 베일은 큰 종이를 이젤위에 펼쳐놓고 천천히 대공이 해준 이야기를 곱씹었다. 그리곤 얇은 목탄으로 스케치를 시작했다. 가장 기본적인 구도는 대공의 그녀를 정 가운데에 배치하고 주위를 메꾸는 것이지만 베일은 대공의 회상을 고려해 과감하게 그녀를 가장자리에 배치했다. 그리곤 주위에 그릴것들을 채워넣기 시작했다.

 

 ‘똑똑-’

 

 그때 갑작스런 노크소리에 베일은 화들짝 놀랐다. 저절로 벽에 붙은 시계로 시선이 갔다.

 

 “베일님 식사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베일은 목탄을 내려놓고 문을 열었다. 나이가 어려보이는 하녀는 물이 담긴 그릇을 들고 있었다. 베일은 고맙다며 그 물로 목탄이 묻은 손을 닦았다. 하녀를 따라 식당으로 내려오자 이미 공작가 가족들이 모여있었다. 베일이 손님자리에 앉자 소공작이 와인잔을 들고 일어섰다.

 

 “베일씨를 환영하는 의미로 다같이 건배를 합시다.”

 

 다같이 잔을 들어보이고 입술을 축이는 것으로 식사가 시작되었다. 따뜻한 스프와 샐러드를 먹고나자 양고기 스테이크가 나왔다. 양고기는 누린내가 나지 않고 아주 부드러웠으며 소스도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때 헤리가 물었다.

 

 “입맛에 맞으십니까?”

 “아주 맛있습니다. 대단한 요리사를 두신 것 같네요”

 “다행입니다.”

 

 헤리는 웃어보이며 식사를 재개 했다. 그때 형인 세리온 아르누가 말했다.

 

 “근데 베일씨는 목소리 톤이 높으시군요.”

 

 베일은 당황하지 않고 대답했다.

 

 "사실 저 같은 화가들은 작품에 집중할때 입을 잘 열지 않아서인지 몰라도 목소리가 얇은 자들이 많습니다."

 "하긴 전에 제가 만났던 화가도 목소리가 얇더군요."

 

 세리온은 그런 이유였나 하고 납득하며 다시 양고기를 썰었다. 베일은 자신이 화가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다시 즐거운 식사를 했다. 식사 후 나온 디저트는 아주 훌륭했다. 금박 장식이 올라간 두툼한 층의 티라미수는 그 어느 곳에서도 맛보지 못한 최상의 디저트 였다. 베일은 자신이 가면을 썼다는 것에 감사하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베일은 몰랐다. 그녀의 입꼬리가 헤벌쭉 해졌다는 것을 그걸 본 소공작 덕분에 베일이 공작저에 머무르는 동안 최고의 디저트를 맛볼 수 있었다는 것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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