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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이놈의 웬수들
작가 : 소별왕
작품등록일 : 2017.7.27

한국 전통 퓨전 판타지 소설!
신령, 악령, 도깨비, 이승은 물론 저승까지!
영과 함께 살아가는 소년소녀들의 모험 이야기.

 
원령 순찰 1
작성일 : 17-07-27 20:08     조회 : 288     추천 : 0     분량 : 4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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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령怨靈.

  원한을 품고 죽은 영.

  보통, ‘원령’ 그러면 귀신을 많이 떠올리지만, 그건 잘 못된 거다. 귀신은 인간의 혼魂이 변질된 것으로, 영과 혼은 엄연히 다르다. ...라고, 서당이 말했었다.

  원령이란 아스팔트에 깃든 영으로써 현대 사회에 들어서면서 등장하게 된 새로운 종류의 영이다. 원령은 본디 땅 속에 묻혀 썩은 동물과 식물의 사체, 즉 석유에 깃들어있는 정령이었다. 하지만, 땅 속에 묻혀 있다 보니 정령이 제 모습을 갖추는데 반드시 필요한 ‘생기’를 나눠줄 존재가 주변에 없어 제대로 된 정령으로 승화되지 못 하고 ‘정력체’, 즉 아기 정령의 형태로 존재해 왔었다.

  그리고 이 석유가 엄청난 고열로 끓여질 때 자신의 ‘터’를 떠날 줄 모르는 아기 정령은, 그 고통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정령은 인간과는 다른 존재이기에 그 정도로는 죽을 수도 없다. 그렇기에 그 엄청난 고통을 마음이 부서지고 몸이 찢어질 때까지 받는 것이다. 그렇게 타다남은 석유의 찌꺼기인 아스팔트에 깃들어 태어나는 것이 원령이다.

  원령은 본래 아기 정령이며 원령이 되기 전까지 인간들의 얼굴도 본 적이 없다. 그렇다면 그들의 원한은 어디로 갈 것인가. 그들의 원한은 같은 영들에게로 향한다. 어쩌면 그들은 자신들에게 그런 고통을 가한 것이 영들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한 아이다운 발상 아닌가. 그 순수함만큼이나 끔찍한 일이다.

  그렇기에 원령들은 다른 영들을 공격한다. 그들은 아기 정령, 아무런 지성도 없는 존재이기에 대화는 통하지 않는다. 게다가 한 정력체가 갈기갈기 찢겨서 여러 마리의 원령이 되는 것이기에 그나마 있던 이성마저 날아가 버렸기에 공감조차 할 수 없다. 그들은 단순히 다른 령들을 공격하는 데에 의의를 두고 살아간다. 서당과 싸움을 벌여 쓰러지게 만든 것도 바로 이 원령들이라고 한다.

  그리고 신우는 지금 그 원령들을 때려잡으러 나왔다.

  “아니, 왜 내가...”

  신우는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야구 방망이를 내려다보며 망연자실 중얼거린다. 그런 그의 옆에서 뿔을 가리기 위해 모자를 눌러 쓴 서당이 고개를 들어 눈을 흘긴다.

  “아직도 그 소리인가, 신우도령. 방구석에서 편안히 무위도식한 그 값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나야 신우도령 덕에 운 좋게 살았지만, 그러지 못한 다른 영들을 위해서라도 원령들을 퇴치해야 하네.”

  “그게 니 밥값이지 왜 내 밥값이냐고.”

  “그럼 나 혼자 그것들하고 싸우게 내버려둘 셈인가?”

  서당이 신우를 노려본다. 그 커다란 눈을 아래에서 위로 동그랗게 치켜뜬 그 모습에 신우는 저항의 여지가 없음을 느끼고 항복의 뜻으로 양 손을 든다. 한심하다고? 당신 같으면 세 살 먹은 어린애와 기싸움을 할 수 있겠는가. 만일 그렇다면 그 유치함에 박수를 보내겠다.

  “알았어, 알았어. 도와줄게.”

  그 말에 서당은 다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거리를 나아간다.

  시간은 새벽 네 시. 원령들은 해가 뜨지 않은 시간에만 활동을 한다. 자정부터 순찰을 돌자는 서당을 학생인 자신의 신분과 이 부근이 워낙 술집이 많아서 새벽 늦게까지는 조용해지지 않는다는 점을 이유로 협상을 하여 도달한 시간이 새벽 네 시다.

  원령이라 해도 일단은 영의 한 종류. 본능에 따라 인간들 눈앞에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서당이 주의 깊게 보는 곳은 골목길과 주차장 같은 음지들. 신우도 서당을 주차장 가는 길목에서 발견했으니 그런 구석진 쪽을 찾아보는 것은 꽤나 합당한 일이다.

  이리저리 꼼꼼히 뒤져보는 서당의 기색을 보니 해가 뜨기 전에는 안 끝낼 것 같다. 안 그래도 요즘 시험기간이라 공부도 해야 하는데다가 네 시간밖에 못 자서 피곤하기도 하지만, 신우는 미소 짓는다. 그에게는 성적보다 이 조그만 신령이 더욱 소중하다.

  신우는 새벽바람에 몸을 움츠리는 서당을 따스한 눈길로 바라본다.

 

 

  하지만 아무리 콩깍지가 씌인 신우라도 똑같은 싸구려 도우미 노래방 간판을 네 번이나 볼 정도로 같은 곳을 뱅뱅 돌다보면 지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편의점의 전광판은 곧 동틀 시간임을 알려주고 있다.

  그만 가고 싶다. 학교에 가서 아침 자습을 하고 싶다. 아니 하고 싶다기보다는 해야 한다. 서당의 무지막지한 식비를 대기 위해서라도 꼭 장학금을 타서 용돈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저기, 서당아.”

  “응? 왜 그러나, 신우도령?”

  신우를 돌아보는 서당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 하나 없다. 오히려 뿌듯한 미소마저 걸려있다. 이른 아침 모두 잠든 시간에 거리를 청소하는 환경미화원들의 표정이 이럴까.

  “...하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런 얼굴에 대고 어떻게 들어가자고 할 수 있겠는가. 힘없이 말하는 신우를 고개를 갸웃거리며 올려다보던 서당은 갑자기 우뚝 멈춰 선다. 굳어진 그의 얼굴은 옆의 주차타워로 향한다.

  “찾은 거야?”

  “...서두르시게!”

  신우는 들고 있던 종이가방에서 야구방망이를 꺼내들고 타워 안으로 뛰어 들어간다. 뒤에서 서당이 쫓아오는 작은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네 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이 건물은 1층에는 큰 술집이 있고 그 위는 주차타워로 쓰이고 있는 특이한 건물이다. 주변의 건물들과 달리 이 건물은 혼자만 외벽 없이 골격만 앙상해서 도심 속의 무덤 같은 느낌을 준다.

  차량용 오르막을 통해 2층에 들어선다. 깊은 새벽이라 차도 거의 없고 움직이는 거라고는 바람에 굴러다니는 전단지들 뿐이다. 반대쪽으로 달려 3층으로 올라간다. 3층에 올라서자 무언가를 때리는 소리가 위쪽에서 희미하게 들린다. 그 소리를 따라 4층으로 올라간다.

  차가 한 대도 없는 4층의 구석에서는, 네 명의 검은 아이들이 한 아이를 벽에 몰아넣고 밞아대고 있다.

  “4대 1로 린치라니, 너무하잖아!”

  신우는 손의 방망이를 고쳐 쥐고는 그 쪽으로 달려간다. 거리가 가까워짐에 따라 그들의 생김새가 더 확연하게 보인다.

  순찰을 한 지는 꽤 됐지만, 원령들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신우는 원령은 대체 어떻게 생긴 존재일까, 여러 번 상상도 했었다. 하지만 원령들은 신우가 상상하던 것보다 끔찍하게 생겼다. 신우는 어찌되었든 사람의 형태를 상상했으니까 말이다. 아, 틀린 건 아니다. 적어도 팔, 다리 두 개에 머리가 하나씩 붙어 있다.

  하지만 그들의 검고 걸쭉한 몸은, 마치 불타오르듯이 느물느물거리며 아래에서 위로 흐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이의 형태는 잃지 않는다. 신우는 방망이를 수평으로 뉘여 달려가던 힘 그대로 휘두른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원령 하나가 나가떨어진다. 찐득한 기름처럼 생겼지만 그래도 실체는 있다고 서당이 추천한 나무 방망이가 제대로 먹혔다. 다음 목표를 찾아 시선을 돌린다. 갑작스런 습격에 놀란 원령들은 일제히 신우를 바라보고 있다.

  “!!!”

  원령들의 얼굴은 본 신우는 그대로 굳어버린다.

  원령들은, 불의 영향인지 대류의 영향인지 온 몸이 아래에서 위로 흐른다. 하지만 딱 한 가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이 있다.

  눈물.

  원령들의 얼굴에는 선명한 눈물자국이 두 줄 있다. 지금도 쉴 새 없이 흐르는 눈물은, 하지만 맺히지 못 하고 사라져버린다. 마치 날개를 피기도 전에 사마귀에게 먹혀버리는 번데기처럼. 마치 태어나기도 전에 인간들에게 먹혀버리는 원령들처럼.

  ...이런 말은 없었다. 서당도 이런 말은 안 했었다. 어떻게 이런 녀석들과 싸우라는 말인가.

  서당이 그랬다. 원령들은 결코 강하지 않다고. 애초에 아기 정령에게서 비롯된 존재들이고, 그나마도 여럿으로 찢어진 존재이기에 영력마저 송두리째 불타버려서 할 수 있는 공격이라고는 주먹질이나 할퀴기 정도라고. 게다가 지성이 없어서 도구도 사용할 줄 모른다고. 하지만, 신우의 도움을 필요로 했다. 어째서? 가능한 답은 하나뿐이다. 영은 원령을 이기지 못 하는 것이다.

  뭔가 말이 안 된다고 신우는 생각했었다. 자신보다 약한 존재한테 이기지 못 한다니. 그 때는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지만, 이제는 확실히 알겠다. 정령들은 원령들에게 이기지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싸울 수가 없는 것이다.

  원령도 같은 영이다. 그것도 인간의 욕심 때문에 죽지도 살지도 못하고 괴물 같은 모습이 된 아기 정령이다. 게다가 이 아기들은 울고 있다. 얼마나 무서웠을까.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원망스러웠을까. 인간으로 치자면 산업화의 폐해로 기형이 된 아기가 우리들을 원망하며 팔뚝을 물어뜯는 것이다. 그 아이에게 무작정 주먹을 휘두를 수 있을까.

  그러니 이건 신우가 해야 한다. 그들의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서라도, 또 다른 쪽의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서라도, 이건 신우가 해야 한다. 하지만 정작 신우는 얼이 빠져있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원령들도 놀라서 굳어있다는 점. 이성도 지성도 없지만, 그래도 남아있는 본능은 인간들과 만나면 안 된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만나버린 걸.

  원령 셋이 동시에 신우에게 달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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