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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내가 나를 죽였다
작가 : 휘닛
작품등록일 : 2017.7.9

 
16.악플
작성일 : 17-07-27 18:02     조회 : 355     추천 : 0     분량 : 3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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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한동안 흐느끼던 민재가 방을 나온 것은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였다.

 

  은아는 우두커니 서있는 민재를 올려다보며 말을걸었다.

 

  “이제 다 울었니?”

 

  “네... 좀 후련하네요.”

 

  “그럼 이제 일해야지. 우는 건 전혀 생산적이지 못하니까”

 

  “일요? 무슨 일요?”

 

  “네 일 말이야. 너 여기 울러왔니? 당연히 커피 타러가야지. 아직 네가 얼마나 능력이 되는지 확인도 안 됐다고”

 

  “이미 계약된 거 아닌가요? 사. 장. 님.”

 

  “글쎄. 어떨까? 아직 포지션은 안 정해진 것 같은데. 네가 얼마나 해줄지를 내가 모르면서 무작정 매장을 맡겨놓을 수는 없는 걸. 왜 자신 없니?”

 

  “그럴 리가요.”

 

  민재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씩 웃어보였다.

 

  “오케이 그럼 내려가자”

 

  은아는 앞장서서 현관으로 나섰다.

 

  그리고 문을 열자 복도에는 상자박스가 잔뜩 쌓여 있었다.

 

  “이게 다 뭐야?”

 

  “사장님 어디서 택배 주문했어요? 아까 모델 찾던 아저씨 만났는데 여기다 놓고 갔네. 얼굴 살벌하던데 팔뚝도 완전 굵고... 안에 시체라도 들어있는 줄 알았다니까요.”

 

  그러며 민재는 자신의 얼굴에 손을 까딱이며 혀를 내둘렀다.

 

  은아는 주저 없이 테이프를 벗겨내고 상자를 열었다.

 

  안에는 아침에 은아가 쇼핑몰에서 구입했던 온갖 물품들이 담겨져 있었다.

 

  “아!”

 

  은아가 짧은 탄식을 뱉어냈다.

 

  “뭐예요? 사장님 꺼 맞아요?”

 

  “맞긴 맞는데 이걸 왜 여기다 두고 간 거야. 확 그냥 전화로 따질까보다.”

 

  “안 그러시는 게 신상에 이로울걸요. 다음엔 사장님이 상자에 담겨질지도 몰라요.”

 

  동재가 뒤에서 비아냥대자 은아의 미간에 주금이 잡혔다.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그럼 이제 이건 누가 옮겨야 될까?”

 

  은아는 신문지에 싸인 식칼을 꺼내들고는 민재를 향해 돌아섰다.

 

  “제가... 제가 꼭 하고 싶습니다.”

 

  민재는 손을 들고 은아를 멀찍이 돌아서 상자를 들었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그럼 모두 옮겨서 정돈까지 부탁할게.”

 

  은아는 거실로 탁자를 가져와 그 위에 노트북을 올려놓고 전원을 켰다.

 

  은아가 인터넷 서핑을 하는 동안 민재는 낑낑대며 상자들을 날랐다.

 

  “이건 어디다 놔요? 이건 뭐야? 이건 왜 샀어요? 사장님 이런 취향이세요?”

 

  심통이 난 민재는 마구 물어대며 은아를 훼방 놓았다.

 

  “아 거 엄청 떽떽거리네. 닥치고 대충 있을만한 데에 놔. 지금 바쁘니까 귀찮게 굴지 마라!”

 

  그렇게 말하며 은아는 다시 인터넷 삼매경에 빠져들었다.

 

  민재는 그런 은아의 반응에 코웃음 쳤다.

 

  “고작 인터넷 하며 시시덕대면서... 바쁜 건 나지”

 

  민재는 노동을 강요받는 내내 구시렁대었다.

 

  낄낄대며 웃던 은아는 불현 듯 검색 창에 자신의 이름을 써넣었다.

 

  검색 결과에는 온갖 기사가 떠올랐다.

 

  기사 내용은 대부분 물에 빠진 자동차를 인양했다는 사실을 토대로 톱스타의 자살 이니 실종이니 마구잡이로 써대고 있었다.

 

  또한 은아의 죽음으로 인한 모방자살에 대한 내용도 올라와있었다.

 

  은아는 그런 기사들의 댓글 란을 찬찬히 훑어보았다.

 

  대개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라는 식의 애도 댓글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부정적인 댓글들이 우선적으로 눈에 들어왔다.

 

  [잘 죽었다. 안 그래도 TV에 나오는 꼴 보기 역겨웠는데 옳은 선택한 듯]

 

  [얘 탈세의혹 있던데 인과응보인 듯. 근데 죽은 사람 재산도 환수 가능하나요?]

 

  [속보 성괴 바다까지 흘러가 성게랑 같이 발견]

 

  [얘 죽은걸 내가 왜 알아야함? 지겨운데 뉴스 좀 그만 나와라]

 

  [에휴 얘 땜에 도대체 몇몇이 따라 죽은 거임? 대단하다 리얼 물귀신이네]

 

  이 외에도 수많은 조롱거리 댓글들이 버젓이 노출되어 있었다.

 

  은아는 아무런 감흥 없이 스크롤을 내렸다.

 

  팬들과 악플러들이 한데 어우러져 자신을 죽였다가 살렸다가 마음대로 지지고 볶는 살육현장을 보며 은아는 갑자기 실소를 터트렸다.

 

  “얘들아. 제발 그냥 죽게 내버려둬라. 부활이라느니 그런 헛소리 써대지 말고... 내가 무슨 소설 속 주인공이니? 뭐 내가 주인공이면 잘 팔리긴 하겠네. 킥킥킥”

 

  그녀가 느낀 소감은 이게 전부였다.

 

  “사장님은 한은아 어떻게 된 건지 알아요?”

 

  어느새 모든 정돈을 마치고 민재가 다가와 물었다.

 

  “몰라.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사장님도 몰라요? 대표시잖아요. 아직 시체를 못 찾아서 죽은 게 아니라느니 납치라느니 말이 많아요.”

 

  “킥킥킥 내가 아는 걔라면 쉽게는 안 죽을걸. 혹시 아니 죽었어도 지옥에서 되돌아올지?”

 

  “하하하. 설마요. 하긴 그런 악녀이미지랑은 잘 맞네요.”

 

  “뭐야! 누가 악녀라는 거야”

 

  “소속배우 엄청 아끼네요. 사고 전에나 그렇게 관리해주지”

 

  “도 넘었다. 그만하고 일 끝났으면 내려가”

 

  매장으로 내려온 은아는 민재에게 바로 주문했다.

 

  “야 커피 한번 진하게 내려 봐”

 

  민재는 바뀐 주방환경 속에서도 제법 능숙하게 커피를 만들어냈다.

 

  은아는 빨대를 빨아 한 모금 맛을 보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우웩 써. 너 정말 엉망이구나.”

 

  “그럴 리가요. 만약 그렇다면 그건 사장님 원두가 엉망이란 소리죠.”

 

  “뭐... 못 먹을 정도는 아니고... 그럼 너 라떼아트 같은 것도 할 수 있어?”

 

  “그럼요. 잠깐만 기다리세요.”

 

  민재는 빠른 손놀림으로 커피를 내려 섬세하게 라떼에 무늬를 주었다.

 

  아주 예쁘게 떠오른 하트모양의 라떼를 보고서는 은아가 폄하했다.

 

  “느려. 그리고 모양이 이게 뭐야. 넌 정말 쓸모가 없구나.”

 

  계속된 구박도 여유롭게 넘기던 민재였지만 라떼에서 만큼은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았다.

 

  “제가 그 전 매장에서도 라떼는 형 누나들 보다 더 잘했어요. 이게 얼마나 세밀한 집중력이 요하는 작업인데요. 그럼 사장님이 해보세요. 얼마나 잘하나 보게”

 

  “해보라면 못할 것 같아? 내가 얼마나 예술 감각이 뛰어난 사람인데 다만 오늘은 피곤해서 못 보여주는 게 아쉬울 뿐이야. 그리고 내가 꼬맹이 직업을 뺐을 순 없잖아. 고작 청소시키려고 사람 뽑은 것도 아니니까. 내 성에 차지는 않지만 다른 매장처럼 평범할 순 있을 것 같네.”

 

  “그게 다예요? 진짜?”

 

  “그럼 뭐? 시급이라도 까줘?”

 

  “아뇨.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래. 내가 없더라도 내일부터 열심히 해야 한다. 잘 하면 매니저로 진급시켜줄게.”

 

  “진급하면 뭐 달라져요? 어차피 혼자 일하는데”

 

  “아마 기분이 좋아지지 않을까? 책임감도 더 생기고... 더 필요해?”

 

  “아니요. 근데 내일 바로 일 시작하려면 제 짐 챙겨서 내려와야 하는데... 친구들한테 작별 인사도 못했고...”

 

  “그래서? 땡땡이라도 치겠다는 거야? 이게 보자보자 하니까 날로 돈벌어먹으려고 하네.”

  “안될까요?”

 

  “안되지. 이제부터 확실하게 부려먹을 거야. 농땡이는 용납하지 않겠어. 이제 올라가서 글이나 써.”

 

  은아가 버럭 소리를 지르자 민재는 씁쓸하게 돌아섰다.

 

  그런 뒷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이 약해진 은아는 한 마디 덧붙였다.

 

  “내 노트북 써도 돼. 글 완성 시키는 날까지”

 

  민재는 빙글 돌아 감사를 전하고는 올라갔다.

 

  은아는 홀로 빈 매장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홀짝였다.

 

  “거 더럽게 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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