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벌들의 전쟁
작가 : 왕병아리
작품등록일 : 2017.6.22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곤충들의 세계. 작은 수벌 에이피의 이야기

 
식탐-5
작성일 : 17-07-27 17:09     조회 : 300     추천 : 2     분량 : 5092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저… 이스 공주님?”

 “네?”

 “저와 티에이경이 잠입을 하는 것에는 저도 아무런 이견이 없습니다만…”

 “그런데요?”

 “굳이 이렇게까지 여장을 할 필요가 있을까요?!”

 연회 날 아침, 에이피의 주위로 시녀들이 모여 에이피를 마구 꾸미고 그런 시녀들 가운데 티에이는 진두지휘를 하듯 진지한 표정으로 화장을 지켜보고 있다. 그 모습을 이스가 멀리서 킥킥대며 보고 있다.

 “뭐 어때요. 풉, 이쁘구만.”

 “하아…”

 

 

 

 [조금 전]

 “저기 티에이님, 저한테 좋은 생각이 있는데요.”

 이스는 아침 일찍 티에이를 찾아갔다.

 “네, 말씀하십시오.”

 티에이는 장비를 다듬다 말고 이스의 말에 고개를 돌렸다.

 “그 미식 연회라는 거 아무래도 여자들이 많겠죠?”

 “예, 상류층의 비밀스러운 모임 같은 거라고 했으니, 그럴 것 같습니다.”

 “그럼, 에이피님을 여장을 해버리면, 어떨까 하는데…”

 이스의 당혹스러운 권유에 티에이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하지만 확실히 상류층의 모임에 수벌이 끼어있으면 괜한 오해를 살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꽤…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죠? 그럼 당장 준비할게요.”

 이스는 눈을 번뜩이며 에이피를 데리러 갔다.

 

 

 

 [그리고 지금]

 “으으…”

 에이피는 반짝이는 가면과 부드러운 장식용 깃털을 한껏 두르고,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모습의 귀부인처럼 꾸며졌다. 깃털 때문인지 정말 제대로 보지 않고서는 수벌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의 모습이었다.

 “좋군요.”

 “…”

 이스는 뿌듯한 표정으로 에이피를 바라봤다. 에이피도 잔뜩 찌푸린 얼굴로 마주 봤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요?”

 “이미 다 끝났는데 말해 뭐해요.”

 “그렇긴… 하군요.”

 이스의 말에 체념해버린 에이피는 티에이에게 말했다.

 “그럼 언제 출발하나요?”

 “지금 바로 출발하죠. 장비는 다 준비해놨습니다.”

 “알겠습니다. 공주님, 다녀오겠습니다.”

 에이피는 공손하게 이스에게 고개를 숙였다.

 “조심해서 다녀와요. 나도 따라가고 싶지만, 티에이경께서 절대 안된다고 하셔서…”

 “저도 공주님이 가시기엔 너무 위험할 것 같긴합니다.”

 “에휴, 알았어요. 두 분 슬눈이 다치게 하면 안 돼요.”

 “예.”

 두 사람은 이스의 인사를 받고 성을 나섰다. 귀부인 같은 모습의 에이피와 경호원 느낌의 티에이의 조화가 생각 보다 어울렸다.

 “그 산까지는 얼마나 가야 하나요?”

 에이피는 불편한 치맛자락을 양손으로 들어 올리며 물었다. 그러자 티에이가 손짓으로 한 산을 가르키며 말했다.

 “조금만 더 가면 됩니다.”

 “꽤 험해 보이는데요...”

 비행하는 꿀벌들에게 산의 높이는 심각하게 높은 산이 아닌 이상 큰 문제는 아니었지만, 티에이가 말한 산은 빽빽한 나무로 가득 차 있었다. 빽빽한 나무는 그 자체도 장애물이 되고, 나무로 인해 바람이 어떻게 불지 예측하는데도 신경을 많이 써야 했다.

 “괜찮습니다. 절 따라오시죠.”

 에이피와 티에이는 성벽 위에서 사뿐히 날아올랐다.

 “그… 레티라는 분은 왜 그랬는지는 물어보셨나요?”

 “아니요.”

 에이피의 질문에 티에이는 무뚝뚝한 말투로 답했다. 에이피는 무안했는지 괜히 계속 말을 걸었다.

 “그럼 혹시 주의해야 할 점은 없나요?”

 “아, 그러고 보니 까먹고 말씀드리지 않은게 있군요.”

 “그게 뭔가요!”

 에이피는 티에이의 말에 고개를 휙 돌리고 말했다.

 “여장을 하셨으니 목소리를 좀 조절해주시기 바랍니다.”

 -비틀.

 뭔가 중요한 임무를 들을 것 같았던 에이피가 실망감에 흔들렸다.

 “네…”

 시무룩한 에이피와 무뚝뚝한 티에이는 곧장 산으로 날아가 산 중턱쯤의 유난히 울창한 숲 앞으로 갔다. 어딘가 산의 다른 부분보다 나무가 훨씬 빽빽하고 음산한 기분도 들었다.

 숲 속으로 들어서자 나무 사이로 드문드문 사람의 흔적이 보였다. 홀로 가벼운 복장으로 날아가는 꿀벌, 화려한 드레스와 보석들로 치장하고 호위를 잔뜩 거느린 귀족 같은 꿀벌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고 있었다.

 “저희 들키진 않겠죠?”

 “모두가 얼굴을 가리고 있으니 괜찮을 겁니다.”

 불안하게 묻는 에이피에게 피에이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조용하게 숲 속을 가로지르던 두 사람은 이윽고 광장 같은 장소에 도착했다.

 “여기가… 연회장이군요.”

 빽빽하게 서 있던 나무들이 한순간에 다 사라지고 넓은 공원 같은 광장이 나타났다. 많은 사람들이 광장 중앙의 커다란 나무로 향하고 있었는데, 아마 속을 파내어 건물처럼 사용하고 있는듯했다.

 “저 안에 슬눈님께서 계실 겁니다.”

 티에이의 말에 에이피는 마음을 다잡고 나무로 향했다. 나무의 입구는 꿀벌들의 덩치에 맞춘 듯 좁았고 통로는 어두웠다. 어둠 속에서 긴 복도를 지나자 T자 모양의 무대를 주변으로 둥글게 의자가 준비되어있었다. 가면을 쓴 사람들은 의자에 앉아 서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웃고 있었다.

 “오랜만입니다.”

 “오늘은 희귀한 식재료가 많이 들어왔다죠?”

 “예, 저도 그 소문을 듣고 왔습니다. 얼마만의 식재인지.”

 “듣자 하니, 그 귀하다는 보석…”

 수군거리는 사람들의 목소리 사이로 ‘보석’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에이피의 고개가 휙 돌아갔다.

 “보석 풍뎅이족 말이군요.”

 “네, 도시 밖으론 잘 나오지도 않는 종족이 어쩌다 여기까지 와서는. 호호.”

 에이피는 그들의 태도에 치가 떨려 달려들 뻔했으나 티에이의 만류에 걸음을 멈췄다.

 “참으세요.”

 어깨에 손을 올리고 말하는 티에이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두 사람은 조심스레 무대 뒤편으로 걸어갔다. 무대 뒤편에는 퀭한 표정으로 상자를 옮기는 수벌들과 그들을 지휘하는 검은 옷을 입고 방망이를 든 암벌 하나가 있었다.

 -쿵!

 수벌 하나가 자기 덩치만 한 상자를 옮기다 그만 팔에 힘이 빠져 땅에 떨어뜨리자 방망이를 든 벌이 눈에 불을 켜고 그에게 다가가 소리쳤다.

 “야! 상자 옮길 때 조심하라고 했지! 안에 물건 부서졌으면 넌 내 손에 죽을 줄 알아!”

 “네… 네! 죄송합니다!”

 “어휴, 어쩌다 내가 이런데서 이런 것들이랑 일하고 있는지.”

 잔뜩 화를 내며 방망이를 휘두를 듯 위협하던 그녀의 눈에 에이피와 티에이가 보였다.

 “음? 어떻게 오셨습니까?”

 다행히도 두 사람의 위장이 통한 것 같았다. 그녀는 해맑은 영업용 미소를 띄우며 둘에게 다가왔다. 티에이는 에이피에게만 들릴 정도로 말했다.

 “아무 말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알아서 하죠.”

 “이쪽은 들어오시면 안 되는데…”

 다가오는 그녀의 눈빛이 두 사람을 핥듯이 빛났다.

 ‘흐음, 옷이 꽤나… 특히 저 반지. 저 반짝임! 잠자리족 물건이 틀림없어.’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아직 연회 시작까진 좀 더 기다리셔야 하는데…”

 티에이는 목소리를 살짝 다듬고 입을 열었다.

 “레티 집사님의 부탁으로 왔습니다.”

 레티의 이름이 나오자 그녀의 표정이 한층 더 밝아졌다.

 “아! 집사님의 지인분들이시군요! 반갑습니다. 전 이곳의 물류담당 스틱이라고 합니다.”

 스틱은 허리를 거의 직각까지 굽히며 말했다.

 “반갑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집사님께서 자신이 보낸 식재료의 상태를 확인해보라고 하셨습니다.”

 “아, 역시 레티님. 정말 섬세하시군요.”

 스틱은 과장된 몸동작으로 감탄했다.

 “그럼 절 따라오시죠. 확인시켜 드리겠습니다.”

 -부우웅.

 에이피와 티에이에게 허리를 깊게 숙이고 팔을 뒤로 빼며 인사한 뒤 소리 없이 날아오른 스틱을 두 사람도 따라갔다. 뻥 뚫린 원통형 창고는 날아서 움직일수있는 중앙의 비행길과 층마다 둥글게 배치되어있는 방들이 있는 형태였다.

 각 층마다 간수들이 배치되어 감시하고 있고, 수벌들이 바쁘게 상자들을 연회장 뒤로 옮기고 있었다. 셋은 앞장선 스틱을 따라 계속해서 올라갔다.

 “레티님의 식재는 항상 귀한 것들 뿐이라 의장님께서 매우 기뻐하십니다. 이번엔 정말 대단한 것을 가지고 오셨더군요. 특별히 최상층에 보관해 놓았습니다.”

 스틱은 최상층인 12층까지 날아가며 쉼 없이 수다를 떨다 12층에 도착을 해서도 말을 멈추지 않았다.

 “자, 저기 안쪽 가장 큰 보관실에 특별히 보관 중입니다. 식재료는 신선한 게 제일이다 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하하.”

 능청스럽게 움직이는 스틱의 턱을 후려쳐버리고 싶은 욕구를 참고 에이피는 눈웃음을 치며 말했다.

 “하하, 그렇죠. 그럼 한번 확인을 해볼까요?”

 “헤헤. 그럼 문을…”

 스틱은 주머니를 뒤적거리다 당황한 얼굴로 말했다.

 “이런! 열쇠를 그만 제 방에 두고 왔군요.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그녀는 그 말을 마치자마자 빠르게 1층으로 내려갔다.

 “저 방이라고 했죠?”

 “예.”

 에이피는 스틱이 사라지자마자 중앙의 가장 큰 문으로 날아갔다. 문은 안쪽에서 잠긴 건지 아무리 밀어도 열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에이피는 괜히 문을 한번 손으로 내리쳤다.

 -쿵!

 “젠장.”

 그런 에이피를 지켜보던 티에이는 자신들이 날아왔던 길을 통해 1층 쪽을 바라봤다. 스틱이 누군가와 쑥덕거리며 이야기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1층의 벌들이 웅성거리는 모습도 보였다.

 “에이피님. 비키세요.”

 “네?”

 에이피가 티에이의 말에 한걸음 물러서자 티에이는 검을 뽑아 들고 엄청난 속도로 문의 틈새로 휘둘렀다.

 -부웅!

 “으아아! 왜 그러시는 겁니까.”

 “빨리 들어가죠.”

 놀라는 에이피의 질문을 무시하고 티에이는 자물쇠가 통째로 잘려버린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자물쇠를 한 검격에 자른것에 대한 감탄을 뒤로하고 문 안에 들어서자 긴 계단이 있었다.

 계단을 빠르게 날아오르자 그 끝에 감옥이 보였다. 감옥 안의 침대에는 조그마한 형체가 잔뜩 웅크리고 누워 있었다.

 “슬눈?”

 에이피는 철장에 바짝 다가가 가면을 벗으며 조용한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에이피의 목소리에 그 형체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뒤를 돌았다.

 “슬눈!”

 “기사님!”

 우울한 표정으로 뒤를 본 슬눈은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아닌 표정으로 슬눈에게 뛰어갔다.

 “으아앙, 기사님. 구하러 오실 줄 알았어요.”

 결국에 울음이 터져버린 슬눈은 울면서 에이피의 손을 잡았다.

 “힘들었지? 잠시만 기다려 내가 꺼내 줄게.”

 “네, 근데 옷차림은 왜 그래요?”

 슬눈은 훌쩍거리며 여장한 에이피의 모습을 보고 물었다.

 “어… 그게, 어른들의 사정이 좀 있었어.”

 에이피는 황급히 슬눈의 눈물을 닦아주고 일어나 감옥의 나무 창살을 열만 한 것을 찾았다. 방 이곳저곳을 찾아보니 사람을 납치했을 때 쓰는 구속구나 무기들이 있었다.

 그때 방의 구석에서 아주 단단해 보이는 십자가 모양의 나무 틀을 발견했다. 팔이 위치하는 부분에는 의도 모를 끈이 있었다.

 “이거 어째 용도가 불순해 보이긴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에이피는 양손으로 힘겹게 틀을 끌고 간 뒤 말했다.

 “티에이님 이걸로 부수면…”

 “기사님! 이분 누구세요?”

 에이피가 열심히 힘을 쓰는 동안 티에이는 감옥의 나무 창살을 다 베어버린 뒤 슬눈을 안아 들고 말했다.

 “빨리 나가죠.”

 “아… 네.”

 티에이를 보면 볼수록 자신의 실력이 초라해지는 에이피였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화폐단위 2017 / 6 / 28 504 1 -
20 식탐-마지막 2017 / 7 / 30 311 2 5923   
19 식탐-6 2017 / 7 / 30 297 2 5311   
18 식탐-5 2017 / 7 / 27 301 2 5092   
17 식탐-4 2017 / 7 / 25 285 2 5183   
16 식탐-3 2017 / 7 / 25 287 2 5077   
15 식탐-2 2017 / 7 / 22 299 5 5229   
14 식탐-1 2017 / 7 / 21 299 6 5073   
13 휴식-2 2017 / 7 / 19 276 6 4371   
12 100개의 다리-마지막 2017 / 7 / 17 287 6 5376   
11 100개의 다리-6 (2) 2017 / 7 / 13 307 6 4982   
10 100개의 다리-5 2017 / 7 / 11 321 6 5084   
9 100개의 다리-4 2017 / 7 / 7 297 6 5063   
8 100개의 다리-3 2017 / 7 / 4 314 6 5417   
7 100개의 다리-2 2017 / 7 / 1 322 6 5875   
6 100개의 다리-1 2017 / 6 / 29 342 6 5308   
5 휴식-1 2017 / 6 / 28 317 7 4391   
4 결혼비행-4 2017 / 6 / 27 343 7 4906   
3 결혼비행-3 2017 / 6 / 25 336 11 5275   
2 결혼비행-2 (4) 2017 / 6 / 23 368 10 4908   
1 결혼비행-1 (4) 2017 / 6 / 22 599 15 519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