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사이길
 1  2  3  4  5  6  >>
 
자유연재 > 판타지/SF
내가 죽어야 구해지는 세계
작가 : 소별왕
작품등록일 : 2017.7.27

이세계에 소환되어 뭣도 모르고 제물로 바쳐져 죽었다. 나를 죽인 이 세상에 복수하겠다. 모조리 불살라 버리겠다!
신과의 거래를 통해 마왕의 씨앗으로 환생한 니아. 가증스러운 천사놈들에게 걸리지 않고 세상을 부수고 인류를 몰살시킬 강대한 힘을 손에 넣어라!

 
영웅과 제물 2
작성일 : 17-07-27 13:17     조회 : 78     추천 : 0     분량 : 4904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로부터 두 시간 가량 먹고 토하고 먹고 토하고 결국 더 이상 짜낼 위액이 없어서 피가 배어나올 정도가 되어서야 우리의 광란의 식사는 끝이 났다. 모두들 힘없이 무대의 맞은편에 마련된 푹신한 소파에 누워 노곤히 졸고 있자니 무희들이 내려가고 아탈리가 무대로 올라온다.

 

  “식사는 맛있게 즐기셨습니까, 영웅들이시여.”

 

  모두들 고개를 끄덕인다.

 

  “아쉬워하실 것 없습니다. 여기 계신 동안은 언제나 이와 같은 식사가 준비될 테니까요.”

 

  나도 모르게 환호성을 지른다.

 

  “이 연회는 여러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속죄입니다. 여러분들이 이 곳에 머무르시는 동안 모든 편의와 안락이 제공될 것입니다. 찬찬히 설명을 해드리겠지만 여러분들은 이 곳의 모든 시설들을 마음대로 즐기셔도 됩니다. 승마장, 사격장, 연회장, 목욕탕 그 외에도 수많은 즐길거리들이 있답니다.”

 

  거대한 리조트에 온 것 같은 기분이구만.

 

  “또한 이 곳의 무희들도 여러분의 마음이 가는대로 사용하시면 됩니다.”

 

  나도 모르게 한 쪽 구석에 서 있는 아름다운 무희들에게로 눈이 간다. 나체 흑인의 쪽에서 무언가가 일어나는 기척이 느껴지지만 애써 보지 않는다.

 

  백인 여성이 발언권을 요청하듯이 손을 든다. 아탈리는 공손하게 그녀를 가리킨다.

 

  “인 리턴, 왓 두 유 원트 프롬 어스?”

 

  “그것에 대해서는, 천천히 아시게 될 겁니다. 일단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이 곳은 여러분들이 살던 곳과 다른 세계이며, 여러분들은 저희에 의해 소환...”

 

  “이세계 소환 요시!”

 

  갑작스런 환호에 모두가 한 쪽을 바라본다. 말이 끊긴 아탈리도 마찬가지다. 함께 이 곳에 떨어진 5인방 중 나와 같은 황인종이 신나게 허공에 대고 팔꿈치를 휘젓고 있다. 이세계 소환, 뭐? 요시? 한국인이야 일본놈이냐.

 

  “아, 쏘리.”

 

  중학생으로 보이는 소년은 황급히 사죄를 하고는 얼굴을 붉히며 자리에 앉는다. 내가 같은 한국인이라는 사실은 모르는 눈치다.

 

  “...여러분들은 저희에 의해 소환되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걱정은 마세요. 여러분은 곧 돌아가실 수 있습니다. 저희가 여러분께 원하는 것은 단 한 가지 간단한 부탁입니다. 하지만 일단 며칠간은 저희가 제공하는 것들을 즐기시지요. 시간은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계시던 곳과 이 곳은 시간의 흐름이 다르기 때문에 며칠 지나서 돌아가셔도 그 곳에서의 시간은 많이 흐르지 않았을 겁니다.”

 

  많이 흐르지 않는다고 해도 걱정이 되는 건 매한가지다. 늦으면 엄마가 걱정할 텐데. 아 물론 스물아홉 먹은 장성한 아들을 걱정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또 PC방에서 놀다오는 거라고 오해하고 내 공부를 걱정하시겠지. ...그건 그것대로 좀 슬프다.

 

  “어쨋든, 일단은 천천히 이 곳에서의 생활을 즐기시지요.”

 

 

 

  흔들리는 골을 두드리며 다시 연회장으로 향하고 있자니, 어제 승마를 하면서 친해진 동수가 옆으로 다가온다.

 

  “형, 잘 잤어요?”

  “어... 모르겠어.”

  “나 사람이 술 그렇게 많이 먹는 거 처음 봤어요.”

  “나도 내가 그렇게 술을 많이 먹을 수 있을지 몰랐어.”

 

  왼쪽으로 정원이 보이는 호화로운 복도를 돌자 저 앞에 여전히 나체인 흑인이 보인다. 양 옆에 세 명씩의 무희를 끼고 진한 스킨십을 나누며 천천히 나아가고 있다. 어젯밤에 대체 몇 명을 상대로 만리장성을 세운 거야?

 

  아, 난 뭘 했냐고? 술 먹고 꼴아서 잤다. ...뭐, X발.

 

  “아쉽게도 여긴 제 취향의 여자는 없네요.”

 

  쪽쪽거리고 쓰담쓰담거리는걸 부러운 눈으로 보며 지나치고 있자니 동수가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신다.

 

  “중딩이 취향이랄 것도 있냐?”

  “아따, 어리다고 겁나 무시하시네. 아저씨요. 요즘엔 중학생들도 갈 때까지 가는 연애 하거든요?”

  “그래, 그래. 니 취향은 뭔데?”

  “연하요. 적어도 세 살 연하.”

 

  ...말없이 물끄러미 바라본다.

 

  “뭐요. 형은 그럼 연상이 좋아요?”

  “아니, 뭐, 나도 굳이 따지자면 연하파다만은... 그런데 너한테 세 살 연하면 초딩 아니냐?”

  “사회 나가면 너댓살 차이는 아무 것도 아니에요.”

  “아니 그건 내가 할 대사고, 이 소아성애자 셰끼야.”

 

  활짝 열려 있는 연회장의 문을 통해 흘러나오는 기가 막힐 정도로 맛있는 냄새가 발을 재촉한다.

 

  “이거, 야스오 장인님한테 고마워해야겠네요.”

 

  귀를 두드리는 익숙한 이름에 동수를 돌아본다.

 

  “뭐? 야스오 장인?”

  “아, 나잇값 못 하는 아재 한 명 있어요. 시비 붙어서 현피 뜨자고 하길래 도망치다가 여기로 소환된 거거든요. X신 같은 사람이긴 했지만 덕분에 이세계로 소환도 되고 고마운 사람이에요.”

 

  ...너 새끼였구나, 룰루는 룰루 비데에서 룰루.

 

  “갑자기 왜 그렇게 쳐다봐요?”

  “때리고 싶어서.”

  “예? 갑자기 왜요?”

  “한 대만 때리면 안 되냐?”

  “나이 차이도 체격 차이도 두 배인데 맞으라구요? 안 돼요! 이세계로 건너 온지 이틀 만에 죽으라는 거에요?!”

  “겁나 비싸게 구네.”

  “되게 싸지도록 요구하시네?!”

 

 

 

 

  아침을 먹고 무희들의 연극을 관람하고, 점심을 먹고는 무희들과 수중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옷을 갈아입는다. 수중 스포츠라, 수영이든 수구든 하면서 이리저리 몸이 닿고 비벼지고 하는, 으흐흐흐. 그래. 저 흑인만 재미 보라는 법은 없지. 나도 남자다, 이거야.

 

  수영복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그냥 얇은 옷으로 갈아입고 기운차게 방을 나선다. 그리고 삼 분만에 길을 잃어버린다. 겁나 넓네, 히밤. 똑같아 보이는 휘황찬란한 복도를 돌고돌고 또 돌다보니 연회장에 도착한다.

 

  어디서부터 길을 잘못 든 건지는 모르겠지만, 기왕 연회장에 도착한 거 남은 과자나 챙겨갈 심산으로 발을 들인다. 쟁반에 다 같이 먹을 과자들을 담고 있다니 문득 안 쪽에서 말소리가 들린다. 아, 이 매혹적인 목소리는 아탈리다.

 

  우리의 바로 곁에서 갖가지 시중을 드는 무희들도 물론 미녀들이지만, 아탈리에게는 비교가 안 된다. 거의 일반 아이돌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 급의 차이랄까. 그런데 말이야, 어차피 이런 이야기에서 미녀들은 영웅들의 차지잖아? 그렇다면 아탈리도 무희들처럼 공략 가능한 인물이 아닐까? 일단 조금씩 친분이라도 쌓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해피하고 에로하고 판타스틱 마블러스한 이벤트가 펼쳐지지 않을까?

 

  흐흐흐흐, 입가로 새어나오는 흑심을 억지로 숨기며 아탈리의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다가간다. 목소리는 연회장 안 쪽, 처음 우리가 소환되었던 소환의 방에서 들려온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연기될 것 같다니요?”

 

  아탈리와 대화를 하고 있는 듯 어떤 남성의 알아들을 수 없는 낮게 깔린 목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내일이 희생의 날 아닙니까? 제물들은 정확히 다섯 명 준비되어 있는데 갑자기 이러시면...”

 

  다시 한 번 감정 없는 단조로운 목소리가 울린다.

 

  “어떤 상황인지 잘 알겠습니다. 어차피 제물들 하루 이틀 더 놀게 한다고 재정에 큰 타격을 입는 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해가 길수록 그림자도 길어지는 법입니다. 가능한 빨리 준비를 끝마쳐 주세요.”

 

  대화를 마친 아탈리는 계단을 밟고 올라와 연회장을 가로질러 사라진다. 대화를 나누던 사내는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 보이지 않는다. 아무도 없음을 수차례 확인하고서야 간신히 참았던 숨을 내쉬며 기둥 뒤에서 몸을 드러낸다.

  다섯 명의 제물이라고? 아쉽게도 그 숫자가 누굴 가리키는지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다.

 

 

 

  “룰루야!”

 

  무희들과 신나게 수구를 즐기고 있던 동수가 고개를 돌려 부름에 반응한다.

 

  “잠시 나와 봐!”

 

  동수는 무희들한테 손짓을 해보이고는 물을 가르고 천천히 다가온다. 물에서 나와 가까이 다가오고 나서야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 챈다.

 

  “잠깐만요. 왜 제가 룰루에요?”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우리 당장 여기서 탈출해야 해.”

 

  동수는 눈을 동그랗게 뜬다.

 

  “탈출요? 여기서요? 왜요? 아니 그보다 그러면 집에는 누가 돌려보내줘요?”

  “집이 중요한 게 아니야, 지금. 우리 다 죽게 생겼어.”

  “왜요? 우리한테 뭐 마왕이라도 잡아달래요?”

 

  주위를 둘러본다.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고서도 목소리를 한껏 낮춘다.

  “우리를 제물로 바친대.”

 

  동수는 한쪽 눈썹을 치켜올린다.

 

  “제물요? ...그 뭐 제단에 올리고 심장 도려내는 그 제물요?”

  “그럼 내가 게임스킬 이름 말하는 거 겠냐, 이 빠가사리야?”

 

  나도 모르게 나온 격한 말에 동수는 깜짝 놀라 시무룩해진다.

 

  “아니, 미안. 미안. 어쨌든 우린 당장 도망 가야해. 잠시만 여기 있어. 내가 쟤들도 데리고 올 테니까.”

 

  동수를 잠시 세워두고 다른 소환자들에게로 발을 돌린다. 저기서 무희들과 또 질펀하게 놀고 있는 흑인은 무시하고 언제부터 친해진 듯 서로 귓속말을 속삭이고 있는 백인 남녀, 브랜드와 애밀리에게로 먼저 향한다.

 

  “요 왓츠 업, 브로?”

 

  나의 접근을 눈치챈 브랜드가 먼저 말을 건다. 브랜드는 미국 오하이오주 출신으로 팔은 물론 가슴에까지 털이 덥수룩히 나 있는 건장한 체격의 중년 사내다. 거의 뭐 예티래도 믿을 수준이다.

 

  “아이 해브 썸씽 어전트 투 텔 유.”

  “어허. 스핏 잇 아웃.”

  “위 해브 투 런...”

 

  에밀리의 시선이 내가 아닌 나의 뒤로 향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등을 달리는 소름과 함께 황급히 뒤를 돌아본다. 언제 왔는지 아탈리가 동수의 곁에 서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서로 몇 마디 대화를 주고받더니 아탈리는 동수의 손을 잡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망할, 동수 새끼 설마 말한 건가? 아니, 전부 다 말했다면 동수만 끌고 갈 리가 없다. 아마 제물에 대해 물어만 보고 누구한테 들었는지는 정확히 대답을 하지 않은 거겠지. 어쨌든 위험한 상황이다. 제물 이야기가 제물들 사이에서 돌고 있음을 눈치 챈다면 탈출의 기회는 완전히 사라진다.

 

  “헤이, 브로. 유 오케이?”

 

  브랜드가 손가락을 튀기며 나의 주의를 끈다.

 

  “아, 아아. 암 오케이. 저스트 어... 씨유 레이터.”

 

  나는 황급히 자리를 뜬다. 남들을 구할 시간 따위는 없다. 소문을 내서 위험을 늘릴 필요는 없다. 나 혼자서라도 도망쳐야 한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2 출전 2017 / 8 / 4 290 0 4905   
31 삼왕자 2017 / 7 / 31 310 0 4695   
30 전운 2 2017 / 7 / 31 300 0 4545   
29 전운 1 2017 / 7 / 31 272 0 5184   
28 파티 2017 / 7 / 31 349 0 6182   
27 회동 2017 / 7 / 31 300 0 4169   
26 제루스의 불안 2017 / 7 / 31 300 0 4549   
25 마법 병과 개론 2017 / 7 / 31 308 0 4279   
24 니아와 아란티노 2017 / 7 / 31 340 0 4460   
23 니알랍의 조교 2017 / 7 / 30 306 0 4446   
22 꼴찌와 수석 2017 / 7 / 30 309 0 4782   
21 조교 니알랍 2017 / 7 / 30 296 0 5169   
20 고문관과 시스콘 2017 / 7 / 30 319 0 3762   
19 마법 병과 아란티노 교수 2017 / 7 / 30 299 0 3863   
18 사관학교의 후배들 2017 / 7 / 30 290 0 3730   
17 다시 태어난 자 2017 / 7 / 30 319 0 4541   
16 재입대 2017 / 7 / 29 295 0 5969   
15 마법 적성 2 2017 / 7 / 29 310 0 3577   
14 마법 적성 1 2017 / 7 / 29 299 0 3543   
13 아보레오의 고아 3 2017 / 7 / 29 291 0 4296   
12 아보레오의 고아 2 2017 / 7 / 29 303 0 4418   
11 아보레오의 고아 1 2017 / 7 / 29 312 0 4002   
10 환생 2017 / 7 / 28 309 0 4783   
9 당신들의 천국 2 2017 / 7 / 28 312 0 4414   
8 당신들의 천국 1 2017 / 7 / 28 298 0 5000   
7 네프렌카 2 2017 / 7 / 28 307 0 6574   
6 네프렌카 1 2017 / 7 / 28 297 0 6176   
5 제물 2017 / 7 / 27 303 0 4861   
4 도주 2 2017 / 7 / 27 312 0 5161   
3 도주 1 2017 / 7 / 27 331 0 5194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킹즈세븐
소별왕
이놈의 웬수들
소별왕
회귀자의 그라운
소별왕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