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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이글스톤
작가 : 신비야
작품등록일 : 2017.7.10

2282년, 모든 것이 평화로웠다. 이글 스톤의 저주 전까지는... 17세기의 예언가, 오드하는 이글 스톤이 재앙을 가져오는 돌이라는 예언을 하고, 이글 스톤이 쓰러지자 제 1,2차 세계 대전이 발발했다. 과연, 이글 스톤은 정말 재앙의 돌인가? 세번째로 쓰러진 이글 스톤, 그리고 아무것도 없는 아이,울프와 이상한 부랑자 잭의 이야기. 울프는 잭의 유언에 따라 많은 사람들을 전쟁에서 구하는데..

 
신세계
작성일 : 17-07-26 23:28     조회 : 285     추천 : 2     분량 : 5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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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1장

 신세계.

 

 우리는 여전히 손을 맞잡고 우리 집으로 돌아왔다. 아니, 태일러의 집으로 돌아왔다. 지젤리 씨는 우리 둘이 잡은 손을 보더니 잠깐 움찔하는 듯 했다.

 [태일러, 내가 너무 늦게 다니지 말라 했잖니!]

 태일러는 그 말을 듣고 능청스럽게 거짓말을 했다.

 [잭 아저씨가 울프가 너무 그리웠다며 말을 좀.. 많이 하셨어요.]

 말을 좀 많이 했기는 했지. 그것 빼고는 다 거짓말이잖아!

 [그래, 어서 올라가렴.]

 난 태일러를 따라 계단을 올라가려 했지만 지젤리 씨가 날 불렀다.

 [울프!].

 난 화들짝 놀랐다.

 [네에웽?]

 당황해서 그런지 내 뜻과는 달리 말이 이상하게 나왔다. 태일러는 풉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어... 울프, 우리 집에 남는 수면 캡슐이 있는데.. 그게 저 방에 있어서..].

 그는 넓디 넓은 집 가장 끝 방을 가르켰다.

 [너도 알겠지만, 수면 캡슐은 무지 무거워 옮기기가 힘들단다. 물론 우리 집 로봇도우미가 그것도 못할 정도로 약하단 건 아니야. 하지만 말이다, 이 로봇도우미들은 각자의 역할이 있고, 잠깐 어긋나면 다시 되돌리기가 어렵지. 마치 생태계처럼 말이야.].

 태일러가 정말 아빠를 많이 닮았구나, 하고 느꼈다. 그나저나 생태계는 뭐람.

 [어, 생태계가 뭔지 모르겠구나.].

 지젤리 씨가 내 마음을 알아챈 듯이 말했다.

 [저요, 전 알아요!]

 갑자기 조용하던 태일러가 말했다. 자신이 안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해 안달 난 사람처럼 말이다.

 [그래, 태일러. 네가 모를거라고 생각한 순간은 단 0.0001초도 없었다.]

 지젤리 씨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전 실제로 0.0001초도 이 사실을 모르지 않았어요.]

 [태어날 때부터 알고 있었다 말이냐? 허허, 내가 천재를 낳았네.]

 [아니, 그런 뜻은 아니었구요. '거의 쓰이지 않는 4278의 단어들'이라는 책에서 읽은 다음부터 말이에요.]

 지젤리 씨는 완전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잭 아저씨가 저 표정을 한다면 아마 난 토가 나올지도 모른다. 지젤리 씨는 뭔가.. 그런 미소가 잘 어울렸다.

 [어쨋든, 생태계는 말이다..]

 지젤리 씨가 설명을 하려고 하자 태일러가 말했다.

 [아빠, 저 안다니까요.]

 이번엔 지젤리 씨가 허허, 하고 웃었다.

 [그럼 네가 설명해 보거라.]

 태일러는 드디어 원하는 걸 얻었다는 듯이 만족스런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네! 생태계란, 어느 환경 안에서 사는 생물군, 그리고 그 생물들을 제어하는 제반 요인을 포함한 복합 체계를 뜻합니다.]

 어우, 머리 아파. 단 하나도 모르겠네. 그런 내 마음을 알고 있는지 태일러가 다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생물이 살아가는 세계라는 거죠. 그런데 그 말은 잘 쓰이지 않아요. 왜냐하면 인간이 100년 전쯤 생태계를 완전히 파괴해 버렸다고 했거든요. 생태계는 그저 비유적 표현으로 쓰여요. 방금 아빠가 쓰신 것처럼. 인간이 망가져버린 생태계를 되돌리려고 온갖 노력을 다 해보았지만 그저 동물을 닮은 로봇을 만드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대요. 다시 되돌리기가 힘들다는, 아니 거의 불가능하다는 거지요. 그래서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에 쓰는 '한 번 무너진 것은 생태계처럼 되돌릴 수 없다.', '생태계처럼 쓰러져버리고 생태계처럼 복구 안되고.' 이런 속담이 생겨난거 아닐까요? 제가 100년전에 살았더라면, 생태계를 지켰을거에요. 그때의 그 사람들 떄문에 미래의 사람들이 그 아름답다던 생태계의 띠도 볼 수 없고, 얼마나 안 좋은데요. 어쨋든 말이에요. 이게 설명 끝이에요.]

 분명 쉽게 설명을 한 것 같은데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반면 지젤리 씨는 완전 감동한 표정으로 태일러를 쳐다보고 있었다.

 [내 딸이.. 이렇게나 똑똑하다니... 이 정도일 줄이야..]

 솔직히 아빠가 아직도 그걸 모르고 있다니 정말 충격적이다. 이런 설명을 계속 들어온 나로서는 별로 놀랍지도 않다. 태일러는 아주 뿌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 저기... 그래서 수면 캡슐이 뭐라구요?]

 난 조심스럽게 물었다. 지젤리 씨는 정신이 갑자기 든 듯 말을 꺼냈다.

 [아, 아... 그거 말하고 있었구나. 그러니까 저 방에서 자면 된다.]

 [네, 지젤리 씨.]

 대답은 명랑하게 했지만, 좀 걱정이었다. 난 밀폐된 곳을 -인정하긴 싫지만- 무서워한다고! 화장실 사건만 해도 그렇다. 정말... 누구랑 같이 있으면 몰라. 나 혼자서!

 [일단은 올라가서 손 씻고 내려오너라! 밥을 아직 안 먹었잖니.]

 [네, 아빠.]

 우리는 또 그 무한한 것만 같은 계단을 올라 태일러의 침실까지 도착했다.

 [태일러, 화장실이 어디야?]

 이 넓은 집을 다 돌아다니면서 화장실을 찾기에는 무리가 있어보였다.

 [저어쪽 끝에. 아빠가 너보고 자라고 한 방, 그 방 바로 오른쪽에 있어.]

 [어, 알았어.].

 난 혼자 태일러가 가르킨 쪽으로 걸어갔다. 같이 와달라 할 걸 그랬나. 좀 으스스한데, 이 복도. 로봇이라도 하나 있으면 좀 덜 으스스할텐데. 이쪽은 안 쓰는 쪽인가? 생각해보니 태일러도 손을 씻어야 할건데, 왜 안 오지? 그러나 난 이내 그 생각을 접었다. 이 넓은 집에 설마 화장실이 하나 뿐이겠어. 다른데 갔겠지. 그럴거면 그냥 같이 오지.. 자꾸 이런 생각이 들자 난 내 머리를 몇 번 쥐어박았다. 어느새 화장실 앞이었다. 불을 켜고 들어가자, 무슨 번쩍번쩍거리는 변기가 있었다. 구스 광장의 3번 화장실과는 비교도 안돼는. 내가 써도 되나 싶을 정도로 깨끗했다. 어쩃든 난 볼일을 보았다. 물을 내리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내려갔다. 그리고 어디선가 낭랑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휘슬레인 행 파니칸, 300ml.]

 어디서 들리는 소린지 모르겠다. 아래 쪽에서 들리는 것 같은데... 또 그 소리가 들렸다.

 [당 부족 상태.].

 지젤리 씨가 아래 층에서 무슨 기계를 만지고 있는 것을 보았다. 저기서 소리가 나는구나.. 난 바지를 올리고 손을 씻으려고 보니..! 세면대가 없었다. 뭐지?

 [태일러, 태일러!]

 난 화장실에서 나와 계단을 내려가는 태일러를 불렀다.

 [왜? 어서 밥이나 먹으러 오지.]

 태일러는 고개를 돌렸다. 난 아무 죄도 없었지만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화장실에 세면대가.. 없던 걸....손을 못 씻었..어...]

 [아, 몰랐구나?]

 세면대가 없는 걸 너무 당연하게 말하는 태일러가 이상해 보였다.

 [넌 손 안 씻어?]

 난 태일러에게 물었다. 태일러가 안 씻을리가 없잖아, 바보야! 그냥 어디로 가면 세면대가 있냐고 물어볼걸..

 [난 씻었어. 내 방에 가면, 수면 캡슐 옆에 책꽂이가 있어. 너도 알지? 그 제일 위에 칸을 보면 딱 반원 모양으로 생긴 기계가 하나 있어.]

 갑자기 뜬금없이 무슨 소리? 태일러는 어리둥절해하는 내 표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었다.

 [그 기계에 네 손을 넣어. 그 기계 이름이 '파워 워싱 핸즈'야. 처음에는 적응이 잘 안될거야. 좀.. 간지럽거든. 해보면 알아. 손 씻고 내려와!]

 그리고 그녀는 다시 계단을 내려갔다. 갑자기 멈추더니 갑자기 생각난 듯이 덧붙였다.

 [아, 블로어도 데리고 내려와줘!]

 총총총. 그녀는 계단을 요정처럼 뛰어 내려갔다. 난 어쨋든 그녀가 말해준대로 하려고 했다. 태일러의 방, 태일러의 방, 태일러의 방... 문을 세 개 정도 지나니 문패 하나가 보였다. 저번에는 못 봤는데.

 '태일러민트 클랜베리 지젤리의 방-꼭 노크를 5번 하고 들어오세요. 누구든!'

 난 단번에 그게 누군가 들어오기 전에 프림프의 책을 숨기기 위함임을 알아챘다. 좀 바보같았지만 그냥 해보고 싶어서 노크를 5번 했다. 블로어 말고는 아무도 없는 걸 알았지만 말이다. 한 번도.. 노크란 걸 해 본적이 없었다. 아니, 한 번 있었다. 한 5일 전 쯤에 화장실이 너무 급한데 자리가 다 차 있어서 무턱대고 노크를 하다가 안에 있던 엄청 뚱뚱한 아저씨한테 노크 좀 그만하라고 혼쭐이 난 적도 있었지. 하지만 이렇게 누군가의 방에 노크를 한다는 건, 뭔가 느낌이 달랐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블로어가 달려왔다. 난 블로어와 사실 상 오늘 만났지만 정말 가까운 인연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에, 블로어를 꼭 안아주었다.

 [네 덕에 이 집에 왔다.]

 어차피 난 동물언어바로번역기가 없어서 블로어가 뭐라고 하는 지 모르지만, 분명히 좋은 말일거라 생각하고 블로어를 놔주었다. 고개를 돌리자 노란 색 수면 캡슐 옆 책꽂이가 보였다. 그 위에는 정말 딱 반원 모양으로 생긴 기계가 있었다. 난 그 기계에 손을 넣고 기다렸다.

 [으악!]

 갑자기 차가운 얼음같은 게 내 손을 주물렀다. 으으.. 간지러! 내 손에 맞춰 그 얼음들이 오물조물 움직였다. 그러고는 갑자기 손을 조였다가, 폈다가. 이번에는 뜨거운 김 같은 걸 내보냈다. 으아.. 정말 너무 간지러운 걸... 다시 얼음.... 기계에서 짧게 삑-삑- 소리가 났다.

 [끝났나?]

 난 슬그머니 손을 뺐다. 이런 기계가 있다니... 정말 처음 알았네. 이 기계는 얼마나 할까? 잠깐, 나 이 집에 온 이후로 자꾸 물건들의 가격을 보고 있다! 원래는 신경도 안 쓰던 것들인데...

 '꼬르륵'

 아.. 나 배고프지. 난 뒤돌아 방을 나갔다. 어디선가 그르릉대는 소리가 들렸다. 아, 맞다! 블로어! 잊고 나갈 뻔 했다. 아니, 잊고 나갔었지. 나는 다시 뒤돌아 블로어에게 오라고 손짓했다. 생각해보니 블로어가 이 손짓을 알아들을리가.. 있네? 블로어는 나에게로 왔다. 계단을 마치 제 주인인 태일러처럼 총총총, 하나씩 뛰어내려갔다. 난 밥 먹는 곳이 어딘지 모르는데... 무작정 블로어를 따라가다보니 '식당'이라고 적힌 곳이 보였다. 문에는 '미시오'라고 적혀있었다. 보통은 '다이닝 룸'이나 '디너 룸' 이렇게 적지 않나? 식당이라니, 푸흐흐. 난 웃으며 식당 문을 힘껏 밀었다. 그리고 문이 열리자... 지젤리 씨가 앉아있는 게 보이고... 난 웃음을 싹 거둘 수 밖에 없는 풍경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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