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나를 구원해줘
작가 : 꿀크리스마스
작품등록일 : 2017.7.13

“방금 개새끼, 라고 저한테 욕을 한 것 같아서 묻는 겁니다.”
“미친. 저기요, 피해망상 있으세요?”
두 사람의 첫 만남부터 심상치가 않다.

정솔, 이 세상의 정의는 자본뿐이라 믿는 기업 사냥꾼.
절대 인간을 믿지 않는다.
인간이란 나약하고, 이해타산적이며, 배반적인 동물이니까.

하리안, 강자에게는 아주 강하고 약자에게는 한 없이 약한,
사회에서 소외받는 약자들과 정의를 위해 싸우는 서하일보 사회부 기자.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이 엮어가는 알콩달콩 로맨스!

#사이다여주 #차도남남주 #스윗남서브남주

 
12 한 여름 밤의 꿈 (3)
작성일 : 17-07-26 23:20     조회 : 292     추천 : 0     분량 : 706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12 한 여름 밤의 꿈 (3)

 

 

  시끄럽게 울리는 핸드폰 알람 소리에 리안은 감은 눈을 뜨지도 않은 채, 익숙함만으로 손을 뻗었다. 더듬더듬 손을 짚어 알람을 끌려고 했지만, 이상하게도 핸드폰을 찾을 수가 없었다. 매일 자기 전 베개의 오른쪽에 핸드폰을 두고 자는 습관을 가진 리안은 오른쪽으로 몸을 움직이며 손을 더, 더, 뻗었다.

  ‘이쯤이면 닿아야 하는데.’

  잠결에 리안은 그런 생각을 했다. 한참을 오른쪽으로 몸을 움직였으나 여전히 핸드폰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그런 와중에 오늘따라 침대가 좀 큰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 리안이었다.

  ‘어라?’

  그렇게 계속 오른쪽으로 움직이다 결국, 침대의 끄트머리에서 쿵, 몸을 바닥으로 나뒹굴고 말았다.

  “윽……”

  그 묵직한 무게감에 눈이 떠졌다. 어디에선가 알람은 계속해서 시끄럽게 울려대고 있었다. 리안은 침대 밑으로 떨어지며 부딪힌 오른쪽 어깨를 어루만지며 몸을 일으켰다. 아이씨, 뭐야. 이번에는 왠지 모르게 지끈거리는 머리를 쥐어 잡으며 험상궂게 인상을 썼다.

  꺼지지 않는 알람은 요란하기 그지없었고, 떨어지며 부딪힌 어깨는 뻐근했으며, 알 수 없는 이유로 머리는 깨질 듯이 조여 왔다. 리안은 지금 이 상황을 판단하기에 아직, 잠이 조금 덜 깨어 있었다.

  그렇게 서서히 정신을 차리고 나서야, 주변의 환경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리안은 곧 현재 있는 곳이 집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뭐, 뭐야……?!”

  집이 아니라는 사실, 내가 잠에서 깬 곳이 집이 아니라는 사실, 낯선 공간이라는 그 사실에 화들짝 놀라며 몸을 일으킨 리안은 뛰듯이 다시 침대 위로 올라가 앉았다.

  “여기가 어디야?!”

  혼잣말로 고함을 쳤으니, 돌아오는 대답은 어디에도 없었다. 리안은 빠르게 낯선 공간을 훑기 시작했다.

  일단 현재 몸을 의지하고 있는 침대는, 좁은 리안의 오피스텔에 있는 라텍스 매트리스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킹사이즈의 침대였다. 하물며 그 폭신거림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포근했다. 커다란 침대의 옆으로는 한 쪽 벽면이 전부 유리로 되어 있는 창이 있었고, 커튼이 걷혀져 있었기에 오늘 하루의 무더운 날씨를 예상할 수 있는 따사로운 햇볕이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지만, 고급스러운 원목 재질로 되어 있는 탁자라던가 옷장의 인테리어들. 시선을 조금만 돌려보면 침대 맞은편으로 탁 트인 거실과 같은 공간이 드러났다. 그 곳에는 커다란 사이즈의 소파가 디귿자 모양으로 배치되어 있고, 그 사이로 유리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따로 방은 존재하지 않았고, 커다란 이 공간은 탁 트인 채로, 필요한 가구만 있는 형태였다.

  그러니까 마치,

  “이건 호텔 룸인데?”

  호텔 룸처럼. 그때 불현 듯 떠오르는 지난밤의 문장들.

  ‘어디로 가는 거예요?’

  ‘케리아 호텔, 오늘 제가 묵을 숙소입니다.’

  ‘지, 지금 저를 호텔로 데려가는 거예요?’

  ‘당연히 아니고요. 그 호텔 꼭대기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가는 겁니다. 제가 밥 먹자고 했지, 같이 자자고 했습니까?"

  차를 견인시킨 후, 솔의 차를 타고 식당으로 이동하며 나눴던 대화를 회상하며 리안은 드디어 모든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정솔 그 인간과 결국에는 밥만 같이 먹은 게 아니라, 잠까지 같이 자버린 것이었다.

  “이런 개새……, 윽!”

  되는대로 욕부터 내뱉으려던 리안은 안타깝게도 시원하게 욕도 하지 못했다. 큰 소리를 내려고 하니 아까부터 슬금슬금 지끈거리던 머리가 쾅쾅, 울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곳에서 잠들었으며, 머리는 또 왜 이다지도 고통스럽게 아프단 말인가. 그때, 거실을 가로지르며 솔이 등장했다.

  “잘 잤어요?”

  ‘잘 잤어요? 잘, 잤어요오오오?’

  저 자식이 미쳐도 단단히 미쳐 돌았구나, 생각하는 리안이었다. 그때 덧붙이는 솔의 말.

  “속은 괜찮아요?”

  솔의 그 말을 듣고 나서야 드디어 지난밤, 마지막 기억의 회로가 돌아오는 느낌이었다. 그러니까, 분명 솔과 리안은 와인을 마시는 중이었다.

  ‘한 잔 더 할까요?’

  이야기를 하다 보니 와인이 더 필요할 것 같아 추가 주문을 했다. 그렇게 한 잔, 두 잔, 세 잔, 그 이후로는 기억나지 않았다. 솔과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언제 그렇게 취해버렸는지, 어쩌다 솔의 침실까지 오게 된 것인지. 알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뿐이었다.

  그 놈의 술이 원수다, 라는 것.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는 겁니까?”

  리안이 잔뜩 얼굴을 구긴 채로 아무 말이 없자, 솔이 한 마디를 더 덧붙였다. 리안은 왠지 모르게 솔이 원망스러워져 그를 노려보았다. 그 눈빛을 온전히 받은 솔은 그러나, 태연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걱정 말아요. 당신이 기대하는 그런 일은 없었으니까.”

  “참내, 기대라니! 사람이 술에 취했으면 곱게 보내줘야지, 여긴 왜 데려온 건데요?!”

  “와인 두 잔에 취할 줄 몰랐고, 그러더니 갑자기 쓰러지셨고. 당신이 어디 숙소를 예약해놨는지도 몰랐고, 이 호텔에는 남는 방이 없었고. 더하자면, 저는 아주 큰 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리안은 솔의 해명 아닌 해명을 듣고서도 의심스러웠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러니까 왜 와인을 마시자고 해서는! 하지만 리안은 그 사실만큼은 또렷이 기억이 났다. 와인 한 잔 더 할까요? 라는 질문을 자신이 던졌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 그 놈의 술이 원수지. 리안은 스스로가 원망스러웠다.

  이 상황을 파악하느라, 그리고 갑자기 등장한 솔에게 해명을 듣느라 차마 눈치 채지 못 했던 또 다른 상황이 차차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솔이 젖은 머리로 목욕 가운을 입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었다.

  그 사실을 깨닫자 리안은 본능적으로 양 팔을 가슴 쪽에 X자를 그리며 몸을 움츠렸다. 그리고 솔은 단번에 리안이 무슨 생각 따위를 하고 있는 건지 알아 차렸다.

  “그러니까, 다시 말씀드리지만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걷지 않는 리안이었다.

  “그만 일어나시죠. 전 나가봐야 해서.”

  “아, 죄송해요. 제가 본의 아니게 계속 신세를 지네요."

  솔은 지난밤에는 정말 아무런 일이 없었다는 듯, 하물며 리안과 술 한 잔을 곁들인 가슴 속 깊이 있던 이야기들을 대화했다는 사실 조차 없었던 일이라는 양 차갑고, 싸늘했다.

  리안은 기억은 나지 않더라도 뭔가 솔과 가까워진 기분이었는데, 솔의 태도를 보니 전에 알던 솔이 그대로인 것 같기도 하고. 이래저래 싱숭생숭했다. 더군다나 그런 완전한 타인인 솔에게 번번이 폐를 끼치는 것 같기도 해서 마음이 무거웠다.

  천천히 당황스러운 몸을 일으켜 침대에서 벗어나 자리를 떠나려던 리안은 또 다시 내뱉은 솔의 말에 그 황당함이 배를 이뤘다.

  “현장으로 갈 거죠? 어서 준비하세요. 30분 후에 출발하죠.”

  “아…… 네?”

  “당신 차는 아직 수리가 끝나지 않았으니, 이왕 빌붙는 거 좀 더 뻔뻔해지시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솔은 아직도 리안에게 베풀 친절이 남았다는 뜻인가? 왜? 리안은 어안이 벙벙했다.

  반면, 솔 역시 다른 이유로 어안이 벙벙했던 것은 마찬가지였다. 최근 들어 다시 시작되었던 그 지독한 악몽. 보연시에 오기 전까지도 솔은 매일 밤 그 악몽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어젯밤은 예외였다. 다시 악몽을 꾸기 시작한 이후로는 처음이었다. 그러니까, 리안과 같은 공간에서, 비록 리안은 침대 솔은 소파였지만 어쨌든 한 공간에서 잠을 잤던 어젯밤에는 악몽을 꾸지 않았던 것이다.

  리안으로 시작되어 리안으로 끝이 나는 악몽이라니. 오히려 리안보다 솔이 더 의구심이 샘솟는 상황이었다. 도대체 자신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하물며 리안에게는 그 누구에게도 한 적 없었던 자신의 이야기까지 술술, 꺼내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안이 술이 약해서, 그리고 필름이 끊겨서.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건 솔에게도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

 

 

  두 사람은 솔의 차를 함께 타고 현장에 도착했다.

  “당신은 저 쪽이죠?”

  운전석에서 내린 솔이 리안을 향해 물었다. 리안은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전 이 쪽입니다. 그럼.”

  간단히 인사한 솔은 리안을 등지고 반대쪽으로 걸어갔다. 언제나처럼 반듯한 솔의 뒷모습을 리안은 빤히 바라보았다. 흐트러짐 없는 좋은 재질의 수트 정장 차림, 왼손에는 고가의 손목시계. 손목시계, 번쩍번쩍 빛이 나는 손목시계…… 리안은 순간 돌아가신 할머니가 떠올랐다. 그리고는 고개를 세게 가로저었다.

  상충되는 뭔가가 계속 리안의 마음속에서 부딪혔다.

  자리에 가만히 서서 솔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리안은 곧 자신의 방향, 솔이 향한 곳과 정 반대의 방향으로 걸어갔다.

  “아이고, 우리 기자님. 오늘도 와주셨구먼.”

  “하하, 안녕하세요?”

  “안녕은, 무신. 저, 저, 공사가 이뤄진 이후로 안녕한 날이 하루도 없다우.”

  “네, 그러시겠죠.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나랑 같이 저 공사판에 좀 다녀옵시다. 오늘 뭔 일이 있을 것 같더구먼.”

  사무장은 반갑게 리안을 맞아주었고, 현장으로 향하자 했다. 첫날과 같이 사무장에게서 빨간 마스크를 건네받은 리안은 바로 마스크를 착용한 후 가방과 카메라를 고쳐 매며 사무장을 뒤따랐다.

  현장에 도착하니 고요했던 어제와는 달리 오늘은 시끌벅적했다. 시민단체와 환경단체로 이루어진 보연 재개발정비구역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시위를 시작하고 있었다. 최근 며칠간 시청에서 이뤄지던 시위가 이 곳, 현장으로 옮겨진 것이었다.

  “시공사는 공사를 중단하라!”

  “중단하라, 중단하라!”

  “석면 해체 작업을 중단하라!”

  “중단하라, 중단하라!”

  공사 현장을 가운데로 두고 한 쪽에는 단체들의 우렁찬 시위가, 한 쪽에는 메아리 없는 시공사들의 싸늘한 침묵만이 대치하고 있었다.

  날은 여전히 찌는 듯 했다. 현장의 탁한 공기와 맞물려 그 환경이란 처참하기 그지없었다. 시위하는 사람들은 빨간 마스크로 얼굴의 최대한을 가린 채 대답 없는 반대편을 향해 목청껏 외쳤다. 자신들의 살 권리를 지켜달라고.

  리안은 카메라를 꺼냈다. 공사 현장과, 목숨을 바쳐 시위하는 사람들, 침묵을 지키는 그 반대편까지 카메라의 앵글에 모두 담아내며 열심히 셔터를 눌렀다. 중간 중간 수첩을 꺼내 메모를 하기도 하고, 아예 자리를 잡고 앉아 노트북을 두들기기도 했다.

  이 시끌벅적하면서도 외로운 싸움이란 언제 끝이 날는지 알 수 없었다.

  그때, 반대편 쪽 컨테이너 박스에서 사람들이 나왔다. 죄다 양복을 입고 있거나, 멀끔하게 옷을 차려 입고 있었다. 시위 단체들이 쓴 빨간 마스크와는 차원이 다른 방독면을 얼굴 전체에 쓰고 있었다. 그렇게 만반의 준비를 하고 모습을 드러낸 시공사쪽 사람들은 시위 단체들의 고함소리가 들리는지 마는지, 공사 현장만을 주시하며,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자기들까지 대화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리안은 그들의 모습 역시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그렇게 앵글을 주시하던 리안은 익숙한 모습에 잠시 멈칫했다. 솔이었다.

  “어?”

  그런데 솔의 모습이 시공사쪽 사람들과 조금 달랐다. 아침에 입고 있었던 멀끔한 양복은 그대로였지만 그쪽 사람들처럼 방독면으로 얼굴 전체를 감싸고 있지는 않았다. 다만 빨간색이 아닌 흰 색의 마스크를 눈 밑까지 걸치고 있었다.

  “저 사람은 왜……”

  리안은 계속 카메라의 앵글에 솔을 담고 가만히 주목했다.

  양 쪽 바지주머니 손을 꽂고, 흰 색의 마스크를 쓰고 있는 솔은 시공사쪽 사람들이 이래저래 말하는 것들을 그저 듣고만 있는 듯 했다. 그들은 솔의 귀 가까이에 입을 대고 말을 했고, 솔은 간간히 고개를 끄덕이거나 젓거나 하는 정도였다. 그 모습을 보며 리안은 의아했다.

  빨간 마스크도, 방독면도 아닌 흰색 마스크라니.

  리안은 왠지 솔은 이쪽도, 어쩌면 저쪽도 아닌 어떤 다른 쪽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흰색 마스크를 쓴 솔의 모습은 그런 리안의 생각에 어느 정도 타당성을 부여하는 듯 했다. 어쩌면 저쪽보다는 이쪽에, 리안이 있는 쪽에 어울릴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어젯밤의 대화가 전부 생각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대화의 느낌이 그랬다.

  ‘저는 부모님이 없어요. 당신의 할머니와 마찬가지로, 다들 돌아가셨거든요.’

  ‘아……'

  ‘돈 때문에요.’

  거기까지는 분명히 기억났다. 돈 때문이라니. 왜일까. 혹시 리안이 취해서 정신이 없을 때, 그 이유에 대해서 말했을 지도 모른다. 리안이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 솔은 서운해 할까, 아니면 다행이라고 생각할까. 솔 성격이라면 그 어떤 것도 아닐지도 몰랐다.

  리안은 솔이 알 수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갑자기 왜 밥을 먹자고 했는지, 그런 식사 자리에서 왜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는지, 본의 아니게 잠까지 같이 자버렸는데. 거기다가 그런 대화니 동침이니 모두 없었던 일이라는 양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니. 도대체가 그 저의를 전혀 알 수 없어 답답했다.

  저쪽에 서 있는 솔에게 반감이 생기면서도, 한편으로는 어젯밤 보였던 솔의 낯선 모습에 사로잡힌 리안은 심정이 복잡했다.

  그렇게 카메라 앵글로 솔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솔이 정확히 카메라 앵글로 시선을 돌렸다. 리안은 화들짝 놀라서 카메라를 내리고는 몸을 돌렸다.

  ‘설마……’

  내 쪽을 본 건 아니겠지. 리안은 무안해져서 카메라를 들고 이곳저곳을 찍는 척했다. 그러다가는 다시 슬쩍 솔 쪽으로 카메라를 돌리는데, 흰색 마스크를 쓰고 있는 솔의 얼굴이 아닌 수트의 자켓이 클로즈업 되어 있었다.

  응?

  “전 잠시 시공사 쪽 사무실로 가봐야 합니다.”

  “앗, 깜짝이야!”

  저, 쪽에 있던 솔이 어느덧 리안의 앞에 멀뚱히 서 있던 것이다. 리안은 너무 놀라서 뒤로 자빠져버렸다. 솔은 쓰러진 리안에게 손을 내밀지도 않으면서 말을 이었다.

  “차는 오늘 내로 수리가 안 된다는 군요. 빨라도 내일 오전이라고 합니다.”

  “아, 그렇군요. 그럼……”

  “먼저 끝나면 잠시 기다리고 있어요. 저도 오래는 안 걸릴 테니까.”

  “네?”

  앞뒤 설명 없이 그렇게 툭, 내뱉은 솔은 다시 리안을 등지고 돌아섰다. 그렇게 몇 걸음 걷던 솔은 다시 돌아와 리안에게 검정 비닐봉투를 건넸다.

  “날도 더운데 저러다 다들 쓰러집니다. 전해주세요.”

  리안에게 건넨 봉투 속에는 지난 날, 리안이 단체 사람들에게 돌렸던 캔 커피가 더 많은 개수로 들어 있었다. 분명 저쪽 사람은 아닌데……, 봉투 속 캔 커피를 보며 리안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

  “오늘은 좀 다른 메뉴를 먹어보죠. 와인도 빼고.”

 

 

 *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0 20 악몽은 없이 (2) 2017 / 7 / 30 283 0 6368   
19 19 악몽은 없이 (1) 2017 / 7 / 30 294 0 5746   
18 18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4) 2017 / 7 / 30 310 0 6298   
17 17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3) 2017 / 7 / 30 290 0 5679   
16 16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2) 2017 / 7 / 28 298 0 6477   
15 15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1) 2017 / 7 / 28 294 0 6513   
14 14 한 여름 밤의 꿈 (5) 2017 / 7 / 28 305 0 5327   
13 13 한 여름 밤의 꿈 (4) 2017 / 7 / 26 288 0 6454   
12 12 한 여름 밤의 꿈 (3) 2017 / 7 / 26 293 0 7060   
11 11 한 여름 밤의 꿈 (2) 2017 / 7 / 24 307 0 7835   
10 10 한 여름 밤의 꿈 (1) 2017 / 7 / 23 313 0 6794   
9 9 물과 기름, 혹은 개와 고양이 (6) 2017 / 7 / 23 296 0 6420   
8 8 물과 기름, 혹은 개와 고양이 (5) 2017 / 7 / 20 345 0 6030   
7 7 물과 기름, 혹은 개와 고양이 (4) 2017 / 7 / 20 305 1 6212   
6 6 물과 기름, 혹은 개와 고양이 (3) 2017 / 7 / 18 304 1 6611   
5 5 물과 기름, 혹은 개와 고양이 (2) 2017 / 7 / 16 309 1 6264   
4 4 물과 기름, 혹은 개와 고양이 (1) 2017 / 7 / 16 305 1 6742   
3 3 사건이거나, 만남이거나 (3) 2017 / 7 / 13 315 1 6047   
2 2 사건이거나, 만남이거나 (2) 2017 / 7 / 13 329 1 6907   
1 1 사건이거나, 만남이거나 (1) 2017 / 7 / 13 512 1 8019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보통이 아닌 연
꿀크리스마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