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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숲의 레이디
작가 : 커피새
작품등록일 : 2017.7.24

19살 생일이 되던 날, 마수의 먹이로 낙점받았다.

[릴.리.안. 너를 먹어 완전해 지겠다.]
릴리안이 누굽니까?
돌아가신 제 모친입니다.
이사벨라양을 노리는 마수는 모계를 따라 왔군요.

"전, 꿈이 있으니 살고 봐야겠어요." 싹싹한 여주와 '주먹을 휘두르는 레이디라니!' 사업가 귀족의 모습 아래 숨긴 본업을 가진 마수 사냥꾼 남주의 모험 로맨스

 
0. 악몽의 진화 (4)
작성일 : 17-07-26 22:37     조회 : 228     추천 : 0     분량 : 4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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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사벨라 부친인 윌리엄 주니어 칼파르는 친구가 많았다. 그는 명문 칼리지(중, 고등학교 개념)인 포그랑 학원과 프렌시아 왕립대학을 졸업해 굵직한 젠트리 가문은 물론, 일부 귀족과도 교류가 있었다.

  포그랑과 프렌시아 왕립대학 동창들에게 이사벨라 칼파르는 요절한 벗의 유일한 혈육이었다. 이들은 삼촌 같은 마음으로 죽은 친구의 딸이 좋은 남자를 만나기를 바랬다.

  매년 윌리엄이 받는 아들 동창들의 연하장에는 이사벨라의 안부가 있었다.

  이뿐인가. 작년부터는 좋은 사람을 만나게 주선해줄 테니 이사벨라를 수도 사교계에서 데뷔시키라는 당부도 있었다.

 

  “자기 집안의 총각을 소개시켜주겠다는 제의도 제법 있답니다. 호호.”

 

  헬렌의 말에 빌리의 며느리가 삐죽거렸다.

 

  “말로는 나라도 세우지요. 큰어머님, 아주버님 장례식 이후 직접 만나지도 않았을 텐데 입에 발린 인사를 믿으세요?”

 

  그녀는 이사벨라를 싫어했다. 자신이 짝사랑했던 남자의 딸이기 때문이다. 좋아하던 남자가 듣도 보도 못한 여자와 결혼한 충격에 그녀는 윌리엄 주니어의 사촌인 빌리의 아들과 결혼했다.

 

  “신의가 두터우면 얼굴을 직접 비추지 않아도 인연은기 계속 이을 수 있다네. 벨이 지금 입은 드레스도 수도의 윌리엄 주니어의 동창네에서 원단 값만 받고 만들어 준 걸세.”

 

  헬렌의 대답에 빌리의 며느리는 입을 앙다물었다. 입술 끝이 살짝 떨렸다.

 

  “자네는 진정한 믿음을 아직 모르나 보이.”

 

  윌리엄의 막내 동생인 엘리사가 헬렌의 편을 들었다. 내친 김에 그녀는 이사벨라에게 힘이 되는 말도 했다.

 

  “벨아. 수도에 오면 내 집에 묵으렴. 네 아버지도 학생 때 우리 집에서 통학했지. 우리 집은 칼파르 본가보다 작아도 빈 방이 좀 있고 아들도 바빠서 적적하구나. 오죽하면 이번에도 혼자 왔잖니.”

 

  세균인지 곰팡인지를 연구하는 엘리사의 아들, 벤자민은 대학병원 조교수라 항상 바빴다.

 

  “어머, 감사합니다.”

 

  이사벨라의 목소리에 홍조가 묻어났다.

  벤자민은 이사벨라에게 책과 강의 노트를 보내준 친척 어른이다. 유일하게 여성인 자신의 꿈을 인정하고 격려해주는 사람이 벤자민 당숙부였다.

 

  ‘제노렐에 가서 저주를 푼 다음, 사교계가 열릴 때까지 엘리사 고모할머니 댁에 머무는 것도 좋겠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벤자민 당숙부님에게 생물학을 본격적으로 배울 수도 있잖아.’

 

  생각에 잠긴 이사벨라를 보던 빌리의 손녀 줄리아가 눈을 빛냈다.

 

  “고모할머니, 저도 가도 되나요? 나도 벨 언니처럼 예쁜 드레스도 갖고 싶고 제노렐 구경도 하고 싶은데.”

 

  줄리아는 옅은 갈색 머리에 연분홍 눈동자의 소녀다. 이사벨라보다 키는 작지만, 누구나 돌아 볼만큼 풍만한 가슴을 가졌다.

 

  “그래, 말동무도 할겸 줄리아도 같이 가면 되겠네.”

 

  빌리의 며느리가 냉큼 끼어들자 윌리엄이 조용히 한 마디했다.

 

  “사교계 시즌까지 반년은 남았으니 벌써부터 계획을 세울 필요는 없지. 오늘은 이 자리를 즐기세나.”

 

 

 * * *

 

  식사 후 이어진 애프터 디너 티타임까지 끝나니 하루가 저물었다. 제노렐에서 온 엘리사와 술에 절어 잠든 줄리아를 제외한 모두가 귀가하자 윌리엄과 헬렌은 한숨을 쉬었다.

 

  “어찌어찌 잘 넘어갔네요. 그나저나 이사벨라는 오늘 밤 괜찮을까요?”

 

  “뮈레자작님이 임시방편으로 자기 반지를 빌려줬소. 뭔가 힘이 깃든 물건 같으이. 우리가 못 보는 뭔가를 보고, 없앨 수 있다는 뮈레가 후계자가 보증했소. 반지를 지니고 있으면 오늘밤은 무사히 넘길 거라 했으니 믿을 수밖에.”

 

  “미안하고 고마워서 어떡하나. 여보. 뮈레가와의 거래기간과 상관없이 엘리사의 술통을 열면 한 병은 뮈레자작님에게 선물로 줍시다.”

 

  헬렌의 말에 윌리엄이 고개를 끄덕였다. 창고에서 숙성 중인 칼파르 직계 생일 기념 위스키는 엘리사와 이사벨라것 두 개다.

  윌리엄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그나저나 이러다간 칼파르 한정 위스키의 맥이 끊기겠군.’

 

  가주의 직계핏줄에 한해 만드는 생일 위스키다. 윌리엄의 유일한 혈육은 출가해 남편의 성을 따를 이사벨라뿐이다.

 

  ‘그렇다고 빌리 아들에게 칼파르 양조사를 넘기기도 그렇고.’

 

  한량에 술고래인 빌리의 아들과 손자들을 생각하니 그렇잖아도 어지럽던 머리가 더 아팠다. 양조사가 넘어가면 위스키는 숙성되기 전에 빌리의 후손들 배에 다 들어갈 게 뻔했다.

  가장 좋은 건 손녀사위가 데릴사위로 오는 것이다.

  그러나 그건 욕심. 뭐, 후계 문제는 당장 눈앞의 손녀 저주보다 하위다. 윌리엄이 헬렌을 끌어안고 토닥이며 말했다.

 

  “당신은 거의 항상 옳은 결정을 했지. 헬렌. 좋은 생각이오. 날이 밝으면 나는 바로 이사벨라와 같이 수도로 갈 거오. 혹시 모르니 엘리사 편으로 벨의 옷가지나 좀 부탁하오.”

 

  윌리엄의 동생인 엘리사는 점심을 든 뒤 수도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승합마차와 기차로 칼파르 본가에 도착했던 엘리사였다.

  윌리엄은 가문마차로 그녀를 수도로 보낼 생각이었다. 그 참에 이사벨라 짐을 같이 실으면 될 터였다.

  “참! 그리고 줄리아는 당신이 좀 챙겨서 보내주구려.”

 

  제 조부와 부친을 닮아 술을 사랑하는 줄리아다. 만찬이나 맥주 담그기처럼 알코올을 마실 기회가 생기면 주저 않고 마셔서 집안 어른들은 그녀에 대한 걱정이 컸다.

 

  ‘저러다 일 나지.’

 

  ‘사교계 데뷔나 제대로 할 수 있으려나. 밖에서 저러고 다니면 큰일인데.’

 

  당사자와 부모는 별 신경 쓰는 모양이 아니었지만.

 

 

  밤이 깊어 새벽으로 흐른다. 그리고 모두가 잠든 시각, 걱정했던 일이 다시 벌어졌다.

 

 

 * * *

 

  요의와 목마름으로 눈을 뜬 줄리아는 소피를 보고 살그머니 옆방으로 들어갔다. 옆은 이사벨라 방이었다. 그녀가 누웠던 손님방에는 물병이 없었다.

  그러나 집주인의 손녀 방은 다른 법.

 

  “역시.”

 

  줄리아는 마른 침을 삼켰다. 침대 옆 탁자 위에 물병이 있었다. 커튼이 걷혀있어 만월에 가까운 달빛이 환했다. 달빛 덕에 줄리아는 등불을 켜지 않고 탁자까지 걸어갈 수 있었다.

  꼴깍꼴깍.

  시원하게 물을 다 비운 줄리아는 이사벨라를 보고 흠칫했다. 잠옷 사이 드러난 은 목걸이 줄에서 무언가 반짝였다. 이사벨라의 모친인 릴리안의 유품인 백수정이 걸린 줄이었다.

  유품은 투명한 수정안에 새 깃털이 들어간 진귀한 것이지만, 수정이 저렇게 빛날 리 없었다. 줄리아는 눈 가에 힘을 주었다.

 

  ‘호오.’

 

  줄리아의 입이 벌어졌다. 옆에 보석이 하나 더 있었다. 값비싸 보이는 반지였다. 그녀는 홀린 듯 반지를 잡아들었다.

  “세상에나! 사파이어잖아!”

 

  줄리아의 눈이 커졌다. 황금테두리 장식이 맹수 눈을 연상시키는 사파이어 알이 자신의 엄지 손톱만했다. 줄리아는 이사벨라의 목에서 줄을 빼냈다.

  목걸이에서 반지를 분리한 그녀는 검지에 반지를 끼웠다. 헐렁했다.

 

  “남자껀가?”

 

  맹탕인 줄 알았던 사촌언니가 남자가 있는 모양이었다. 그것도 돈 많은 남자가. 깜찍하게도 이걸 숨기고 있단 말이지.

  황홀하게 반지를 들여다보는 그녀 옆에서 핏기가 사라진 이사벨라가 둥실 떠올랐다.

  달빛이 요요히 빛났다.

 

  “꺄아악!”

 

  덜컥. 덜커덩. 2층의 방문들이 열렸다.

 

  “줄리아?”

 

  잠옷 차림의 윌리엄과 헬렌, 엘리사가 뛰쳐나왔다. 3층 계단을 따라 나이든 하인이 내려왔다. 그는 대걸레봉을 들고 있었다.

 

  “도둑이 든 겁니까?”

 

  “꺄아아! 아악!”

 

  “벨의 방이잖아?”

 

  하얗게 질린 헬렌의 외침에 윌리엄의 얼굴도 굳었다. 이사벨라의 방문이 열려있었다. 잠시 일어났던 줄리아가 자신의 방을 착각해서 벨의 방으로 들어간 게 분명했다.

 

  “아...”

 

  가장 먼저 들여다 본 엘리사 입에서 숨죽인 탄식이 나왔다. 환한 달빛으로 침대가 제대로 보였다.

  퍼드덕. 이불이 허공에서 펄럭이고 있었다.

 

  “꺄아아!”

 

  양 볼에 손을 대고 목청껏 비명 지르는 줄리아가 그 앞에 서 있었다. 줄리아의 얼굴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녀가 보는 게 뭔지.

  둥실 떠오른 이불 아래는 통나무처럼 뻣뻣해진 이사벨라가 있었다.

 

 * * *

  해가 뜨기도 전에 외출복으로 갈아입은 윌리엄의 손을 헬렌이 잡았다.

 

  “괜찮겠죠?”

 

  “괜찮을거요. 벨은 강한 아이이지 않소. 문제는 줄리아지.”

 

  “술을 과하게 마셔서 헛것을 본 거라 이야기했으니 알아서 입조심 하겠지요.”

 

  헬렌의 말에 윌리엄이 눈자위를 문질렀다. 아내말대로 되면 좋겠지만, 쉽지 않을 거였다. 줄리아는 입이 가벼웠다. 여기에 과장은 얼마나 잘하는지.

  피로를 털어내려는 듯 머리를 흔든 윌리엄이 헬렌을 안았다.

 

  “우리 힘냅시다.”

 

  “흠흠.”

 

  언제 왔는지 두 사람 뒤에서 이사벨라가 헛기침했다. 하얀 능직 블라우스에 갈색 스커트, 연두색 모직 코트와 모자 차림이 산뜻했다. 그녀는 장갑을 손에 쥐고 있었다.

  왼손 엄지에서 황금 테두리된 사파이어 반지가 반짝였다.

  “저는 준비 마쳤어요.”

 

  “그래. 그럼 출발하자.”

 

  윌리엄이 말했다.

 

 * * * * *

  새벽의 소동은 윌리엄이 줄리아 엄지에서 반지를 뺏어 이사벨라의 손가락에 끼우면서 끝났다. 반지가 몸에 닿는 순간, 이사벨라의 몸은 침대로 떨어졌고, 핏기가 돌기 시작했다.

 

  “이 일은 비밀이다. 제노렐에서 도움 받기 했으니 금방 해결될 거다. 그러니까 못본 척 해다오.”

 

  윌리엄은 몸을 떠는 엘리사에게 부탁했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는 윌리엄에게 말했다.

 

  “오라버니. 제노렐에 있는 동안 우리 집에 있어. 비밀이니까 최대한 남들 눈에 안 띄게 해야지.”

 

 * * *

 

  히히힝. 새벽 댓바람부터 마차에 메인 말들이 푸르륵 거렸다.

 

  “저녁에 수도에서 봐.”

  잠옷에 가운을 걸친 엘리사가 헬렌과 함께 두 사람을 배웅했다.

 

  따가닥 따가닥. 마차가 기차역으로 향했다.

  윌리엄과 이사벨라는 아침 첫 기차로 수도인 제노렐로 간다. 그리고 되돌아온 마차는 정오가 지난 뒤 짐과 엘리사를 싣고 수도로 향할 것이다.

 

  현관 앞에서 배웅하는 여인들 뒤, 저택 2층에서 마차를 지켜보는 사람이 있었다.

  줄리아였다.

  이른 봄 아침의 찬바람에도 그녀는 얇은 잠옷 바람이었다. 벌어진 옷섶사이 반은 들어난 풍만한 가슴을 내민 체 마차를 보는 그녀 눈이 호기심과 탐욕으로 반들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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