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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미스테리클럽
작가 : 겨울뱀
작품등록일 : 2017.7.6

너를 만나고 싶어.

 
돌아가는 길을 찾기 시작했어(14)
작성일 : 17-07-26 21:58     조회 : 271     추천 : 0     분량 : 4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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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아의 건방진 대답이 단단히도 심기를 거슬렀던지 여자들 사이의 분위기가 단숨에 흉흉해졌다. 여기 나오는 여자들은 웬만하면 서로 잘 아는 사이었고 나름대로의 연대가 형성되어 있는 모양이었다. 그 중엔 지나치게 어려보이는 얼굴들도 있었다. 기껏해야 고등학생은 되었으려나, 아니 중학생인 것도 같았다.

 

 은랑은 고개를 숙여 머리를 부여잡았다. 역시 어그로의 여왕답다. 문제를 안 일으키고 지나가면 주단아가 아니지. 이건 또 어떻게 수습을 해야 하나 고민하는 차에 시끄러운 소리가 울렸다. 오토바이 소리다. 순간 여자들의 행동이 부산스러워졌다. 다들 각기 핸드폰이며 거울을 꺼내 머리를 매만지고 화장을 고치는 꼴이 퍽이나 우스웠다.

 

 그 행동을 냉소적인 태도로 바라보던 은랑은 바로 옆의 제 친구도 똑같이 행동하고 있는 걸 보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넌 또 뭘 따라하고 그래?”

 “왜, 뭐. 우린 지금 골빈년 행세를 하고 있는 거라고. 이건 혼이 담긴 명연기의 일환이지!”

 

 엄지를 척 내세우며 하는 말에 은랑은 작게 앓는 소리를 냈다. 문득 저편에서 병신 같은 계획을 내세우며 낄낄 웃던 남녀 한 쌍의 하모니가 들려왔다. 하나는 여왕이고 하나는 광대다. 애초에 광대 그 새끼가 원인이었다. 원래 단아도 독특한 구석이 있긴 했지만 그걸 극대화시킨 건 그 놈이었으니까.

 

 “그런데 무슨 방법이라도 있어? 놈들이 우릴 데려간다는 보장이 어디 있어”

 “걱정마셔."

 

 단아는 검지를 흔들면서 나만 믿어! 라고 덧붙였다. 썩 신뢰가 가진 않았다.

 

 오토바이 한 대가 여자들 앞에 멈춰 섰다. 그 위에 엉덩이를 붙이고 있는 놈은 20대 초반, 많이 쳐 줘야 중반 정도로 보였다. 그는 오토바이에서 내리지도 않고 모여 있는 여자들을 찬찬히 훑어보았는데 시선이 닿을 때 마다 여자들은 최대한 매력을 어필하려고 노력하는 게 보여서 헛웃음이 터져나왔다.

 

 “저건 도저히 못 따라하겠네.”

 

 작게 중얼거리는 단아의 말에 은랑은 그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그 순간 모든 시선이 두 사람에게로 집중되었다. 은랑이 살짝 당황하는데 단아가 제 친구의 등 뒤로 팔을 내밀어 허공에 빠른 속도로 금빛 인을 그리기 시작했다.

 

 “오케이. 딱 시선 집중된 지금 좋고.”

 

 ‘광휘’의 인. ‘약화’의 인. ‘부착’의 인. 단아의 손가락이 허공에서 세 가지의 인을 그려 냈다. 그녀는 그 세 가지의 인을 이어 삼각형을 그렸고, 그러자 인들이 중앙으로 모여 새로운 하나의 인으로 변했다. 그녀는 그러는 동시에 다른 한 손으로 다른 마법을 시행했다.

 

 세 가지가 모여 만들어진 새로운 인은 은랑의 뒷목으로 이동해 거기에 붙었다. 순간 은랑의 뒤에서 새하얀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 뭔, 미친?”

 

 제 뒤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확인한 은랑이 황당한 표정으로 제 친구를 바라보았다.

 

 “광휘의 인을 좀 약화시켜서 대상에게 부착시켰어. 끝내주지? 내가 만든 마법이야.”

 

 ‘후광’의 인이라고 이름 붙였어. 그렇게 말하는 얼굴은 진심으로 뿌듯해보였다. 대단히도 쓸데없는 고퀄리티 마법이었다.

 

 “왜, 운명의 상대는 딱 처음 보면 빛이 번쩍번쩍 난다잖아. 거기서 착안했지.”

 “그게 통할 거 같냐. 미친 여왕년아.”

 “통하는 거 같은데?”

 

 은랑은 설마, 하는 얼굴로 오토바이남을 바라보았다. 그는 물고 있던 담배도 떨어트리고 자신을 멍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오빠, 오늘은 나랑 놀아요. 계속해서 은랑만을 바라보는 남자에 안달이 났는지 어떤 여자 하나가 그의 팔을 잡으며 매달렸다. 남자는 여전히 은랑을 멍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빛이 나." 그렇게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는지 가까이에 있던 여자는 웬 헛소리냐는 얼굴로 남자와 은랑을 번갈아보았다.

 

 미드워커는 경계에 선 자. 즉, 그들이 행하는 마법은 두 세계에 모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미드워커들은 무의식적으로 마법을 괴물의 세계에만 영향을 미치도록 조절한다. 그러니 마법을 구현해도 보통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고 마법으로 인해 주변이 파괴되어도 그건 ‘괴물’의 세계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명확한 메커니즘이 설명된 현상은 아니지만 ‘세계’를 유지하기 위한 어떤 본능적인 장치라는 해석이 우세했다.

 

 즉, 다시 말하자면 인간의 세계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단순한 전제만 가진다면 보통 사람들의 눈에도 마법이 보인다는 이야기였다. 단아는 지금 그 전제를 가지고 마법을 행했고 동시에 환각 마법을 사용해서 저 남자가 아닌 다른 여자들에겐 마법이 보이지 않도록 한 것이다.

 

 환각 마법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지우기와 생성, 그리고 왜곡. 그 중에서 어떤 특정한 것을 보이지 않게 유도하는 ‘지우기’가 가장 난이도가 낮은 편이긴 했지만 환각 자체가 원래 수준이 높은 마법이었다. 세 가지 인의 합성과 환각마법을 동시에 처리하는 말 그대로 고퀄리티 마법. 굉장하지만 병신 같은 목적과 방법에 은랑은 그만 할 말을 잊고 말았다.

 

 “거기 너.”

 

 소란스러운 분위기를 깨고 마침내 남자가 입을 열었다. 그의 손가락은 은랑을 정확히 가리키고 있었다. 거 봐. 단아가 히히덕거리며 어깨춤을 추려는 것을 무시한 은랑은 한숨을 내쉬며 그에게로 걸어갔다.

 

 “…분명 내 취향은 아닌데.”

 

 본인도 혼란스러운지 그가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는 가만히 다가오는 은랑을 바라보았다. 그녀에게서 환한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가히 성스러울 정도였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오토바이에서 내려와 그녀가 뒷자리에 타는 것을 도와주었다. "저게 뭔 짓거리래." 상황이 이해가지 않은 듯 누군가가 그렇게 중얼거렸다. 하룻밤 상대에게 지나치게 친절한 태도인 탓이었다.

 

 선택 받지 못한 여자들이 얼굴을 험악하게 일그러트리며 저들끼리 쑥덕거리는데, 또 다른 오토바이 소리가 다가오자 그런 소리가 쏙 사라졌다. 순식간에 다가온 또 다른 오토바이는 원래 서 있던 것의 바로 옆에 멈춰 섰다. 샛노랗게 머리를 물들인 남자였다.

 

 그는 원래 있던 오토바이남과 아는 사인지 ‘뭐야. 너냐.’ 라고 중얼거리더니 바로 여자들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뭐. 쓸데없는 싸움은 금지라니까 당분간은 그냥 넘어가고.”

 

 그가 그렇게 말했지만 상대방은 여전히 멍하게 은랑을 돌아보길 반복하고 있었다. 그 정도면 은랑 본인도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그는 계속해서 ‘진짜 내 취향은 아닌데..’라고 의문스럽게 중얼거리며 머리를 털어댔다. 제 말이 무시당한 노란 머리의 남자는 인상을 팍 찡그리더니 다시 여자들에게로 고개를 돌리면서 중얼거렸다.

 

 “보자, 오늘은 어떤 이쁜이랑 놀까?”

 “그건 바로 나지.”

 

 바로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남자가 고개를 홱, 돌리자 벌써 뒤에 올라탄 단아가 당당한 얼굴로 거기에 있었다. 뭐 저런 미친년이 다 있어? 여자들 사이에서 어이없는 욕설이 터져 나왔다.

 

 “가자. 오빠. 달려.”

 

 전혀 애교도 없는 무감각한 말을 내뱉으면서 단아가 그의 등을 팡팡 두드렸다.

 

 “어, 이런 참신한 년은 처음인데.”

 

 어쩐다? 남자는 그렇게 중얼거리다가 눈을 크게 떴다. 빛이 난다. 제 뒤에 탄 여자에게서 환한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어.”

 

 이게 바로

 

 “첫 눈에 반한다는 건가.”

 

 노란 머리 남자의 말에 은랑을 태운 남자가 “아.” 하는 깨달음을 얻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미쳤다. 세상이 미쳐 돌아가고 있다. 은랑은 이 비정상적인 현실에 끼인 자신이 너무나 불쌍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설마 했더니 저 여왕님이 또 똑같은 방법을 쓸 줄이야.

 

 순식간에 바보로 전락한 두 남자가 조금 안타까워졌다.

 

 "뭐 하는 거야, 오빠. 얼른 출발 하라고."

 

 짝짝. 남자의 등짝을 내려치면서 단아가 그를 재촉하기 시작했다. 맞아봐서 아는데 저 년 손 엄청 매울 텐데. 어쨌거나 그 말에 정신을 차렸는지 두 오토바이가 출발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ㅡ난 천재인듯

 

 단아가 허공에 금빛으로 은랑만이 보일 글자를 쓰며 웃었다.

 

 ㅡ그래. 인정하긴 하겠는데, 넌 그 보다 미친년인거 같아

 

 은랑의 답에 단아가 깔깔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나 그 웃음은 곧 오토바이가 방향을 휙 돌리자 “잉?”하는 의문으로 변했다. 움직이기 시작한 두 대의 오토바이는 서로 반대방향으로 멀어지고 있었다.

 

 “오마이갓."

 

 황망한 얼굴의 두 사람이 황급히 고개를 돌려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서서히 멀어지며 작아지는 얼굴 표정은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쩍 벌어진 서로의 입만은 명확히 보였다.

 

 마지막, 퀸 모멘타를 정리하면서 손에서 떨어진 한 장의 카드. [대립되는 두 개의 세력]. 그저 기사와 만난다면 순탄하지는 않겠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말았는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라 지금 상황에 대한 메시지였다.

 

 이 주변 경찰들을 미치게 만드는 폭주족은 두 세력으로 나눠져 시간만 나면 신나게 패싸움을 해 대서 문제였고 예전에 그 문제의 ‘공주님 구출작전’으로 기사를 빼돌릴 때도 두 세력이 관계되어 있었다.

 

 아까 전에 남자가 한 말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오토바이.

 

 “아, 미친. 왜 이 생각을 못했지.”

 

 두 오토바이남들은 서로 같은 패거리가 아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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