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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포이즌 로드
작가 : 브라더
작품등록일 : 2017.6.30

'내가 이 세계의 주인공이 되길 바란건 아니었어… 그저, 새로운 세상을 즐기고 싶었건만…'

의도치 않은 죽음으로 인한 새로운 세계의 환생, 마냥 좋았던 처음과는 달리 자신의 매개체가 되는 2가지 능력으로 인한 불운한 일들이 계속 일어나며 도저히 평범한 삶을 살수없게된다.

대륙을 공포로 물들일 그가 각성한다!

 
18. 토벌작전 (6)
작성일 : 17-07-26 18:46     조회 : 304     추천 : 2     분량 : 9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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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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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흑같은 암흑속 일지라도 그 어둠보다 더 강력한 어둠의 존재는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암흑속에서도 크나큰 존재감을 내 뿜을수있다.

 

 류한은 그 기척을 확실히 느낀것이었다.

 

 자신들이 아무리 발버둥치고 도망치려 해봐도 천천히… 그것도 아주 천천히 다가오는 그녀의 발걸음만으로도 자신들을 따라 잡을수 있다는것을 고작 기척을 느낀것만으로 알아차린것이다.

 

 

 "류한님, 아무래도…"

 

 "알고있습니다. 그 괴물같은 여자에게선 도망칠수 없나보군요"

 

 "류한님은 참으로 신비하신분이군요, 보통 사람이 아니란것쯤은 알고있었지만…"

 

 "예? 무슨 말씀을…?"

 

 "그 누구도 해결하지 못했던 해충들을 류한님의 특이능력으로 박멸시킨것과, 보통사람들이 가질수없는 정신력, 그리고…"

 

 아무래도 그녀의 기척을 느낀것은 류한 혼자만이 아니었는지 칼츠는 가던 발걸음을 멈추며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동굴을 탈출하길 포기한듯, 류한을 올려다 보는 그의 표정은 침울했으며 눈빛은 억울함으로 물들었다.

 칼츠는 마른침을 삼키며 말을 이어나갔다.

 

 "류한님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알수없는 불길한 기운까지… 처음에 류한님을 봤을때 저도 모르게 움찔했습니다만 얘기를 나눠보니 그렇게 나쁜분처럼 보이진 않더군요"

 

 "아…"

 

 "저희 영주님을 위해 몸을 바쳐 위기를 해결하려 하였는데, 이런일이 생길줄은… 류한님께도 죄송하군요"

 

 "아닙니다. 제가 원해서 영주님을 도와드리려 한것인데요 뭘"

 

 "하… 역시 류한님 같은 분은 살아남으셔야 합니다. 이 선봉대의 대장은 저, 그러니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류한님은 어서 도망치십시오 제가 최대한 막아보겠습니다."

 

 칼츠는 마지막말을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검을 고쳐잡았다.

 류한을 등지고 뒷편에서 다가오는 존재에게 검을 겨누며 온몸의 힘을 끌어모았다.

 

 그녀의 기척을 느낌으로써 모든걸 포기한줄 알았던 칼츠는 사실 병사들을 모두 잃고 선봉대로써의 임무까지 성공하지 못한채 이대로 도망치는것이 기사로써의 긍지를 짓밟는것이라 느껴 마지막까지 싸우다 죽으려 자리에 앉아 힘을 비축한것이었다.

 

 하지만 류한은 이대로 도망칠정도의 무뢰한은 아니었다.

 게다가 류한이 느끼기에 그녀의 존재를 느낀이상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이 동굴에서의 탈출은 불가능했다.

 그녀가 스스로 보내주지 않는 이상 이 동굴안의 어둠은 그들에게 길을 열어주지 않을것이란걸 눈치챈것이다.

 

 "칼츠경은 못느끼셨습니까? 저 설명할수없는 말도 안되는 존재가 저희를 한명이라도 밖으로 보내주리라 생각하십니까?"

 

 "그렇다고 여기서 모든걸 포기할순 없는 노릇입니다."

 

 "그걸 잘 아시는분이 왜 절 도망치게 하시려는지 모르겠군요, 함께 싸워야지요"

 

 "……."

 

 [띠링! 화술 스킬이 대폭 상승했습니다.]

 

 '엥? 아, 나 게임 능력이 있었지'

 

 나름 진중해진 분위기를 단박에 깨트려버리는 알림음이 들려왔다.

 물론 류한에게만 들려오는 알림이지만 순간적으로 진지해진 류한의 분위기를 깨는데에는 한몫 제대로 한것이다.

 

 그녀의 출현으로 게이머 마인드가 무용지물이 된 상황에서의 느낀 공포감과 현실감은 류한을 잠시나마 게임 캐릭터 능력으로써의 자각을 잊게 해줄만 했다. 자신만이 누릴수있는 게임 캐릭터의 능력은 살아있는 모든것들을 게임에 빗대어 바라볼수있는 류한의 절대적 능력이었다. 한동안 이것으로 어떻게 하면 정상의 자리에 오를수 있을까 수없이 많은 고민을 했던 류한이지만 게이머 마인드의 잠깐의 부재로 인한 현실감은 그를 잠시나마 진중함이 담긴 이세계인으로 이끌었던것이다.

 

 허나 아무리 게임 캐릭터로써의 능력이 있다고 한들, 자신이 느끼는 고통과 죽음의 공포는 모두 진짜로 느끼는것이었으며 설령 죽는다고 해도 게임의 능력으로 부활할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지독한 고통과 정신적 데미지를 받다보면 차라리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적도 몇번 있었다.

 

 맨 처음 아무것도 모른채 이 세계에 떨어졌을때, 블러디 울프에게 물어뜯겨 빨리 죽기를 원했을때와 지금 뒷편에서 여유있게 다가오고 있는 공포의 존재를 처음 마주했을때… 그때는 정녕 죽고싶다고 생각했었다.

 

 여기서 의문점, 차분히 생각해본다면 여기서 죽는다 한들, 과연 게임의 능력으로 부활할수 있을까? 만약 부활을 한다고 치면 자신은 더 없이 두려울것 없는 존재가 된다. 까짓거 죽으면 다시 부활하면 되니까 말이다.

 

 하지만 게이머 마인드라는 스킬이 떡하니 존재하고 있는데도 죽기 싫어 발버둥 친적이 있었으니… 아무래도 이 세계가 그리 만만하진 않을것이리라… 친절히 부활이라는 권능을 막 주진 않을것이다.

 

 류한은 잠깐의 망상에서 빠져나와 머쓱함을 뒤로한채 조용히 '스킬창'을 열었다.

 

 

 -화술 (패시브 , LV5 숙련도 : 70.00%)

 

 화려한 언변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합니다.

 화술의 레벨이 높아질수록 전혀 의미없는 말도 영향력이 생깁니다.

 

 [진실된 마음으로 다가가면 친밀도에 큰 영향을 줍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새로 생긴 패시브 스킬 화술의 레벨은 1레벨 이었다.

 알림음을 듣고 열어본 화술의 스킬레벨은 방금 칼츠와의 대화로 인해 레벨이 대폭 상승 되어있었다.

 

 류한은 칼츠가 도망치라고 했을때 진심으로 칼츠와 함께 그녀에게 맞서 싸우려 했었다.

 

 죽을지도 모른다. 허나 도망치려고 해도 도망칠수 없음을 깨달은 시점부터 류한은 생명의 대한 무게감을 느끼곤 진중해진 눈빛으로 칼츠와 함께 싸우려 한것이었다. 류한의 진실된 마음이 칼츠에게 전해진것일까? 아마 그 때문에 스킬레벨의 대폭 상승을 이룬것이리라

 

 칼츠는 류한의 진실된 언변에 엄청난 감동과 함께 전의가 상승되었다.

 동시에 이곳에서 살아나간다면 정말 좋은 친구사이가 될것이라 느꼈다.

 

 점점 그녀가 가까워지는것이 느껴지지만 칼츠의 얼굴은 한결 편해졌다. 자신때문에 모든 병력을 잃었다 자책하고 있었다.

 게다가 자신의 영주 부레안 백작이 아껴 가신의 직책까지 맡긴 류한에게도 큰 폐를 끼쳤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류한에게서 나온 대답은 칼츠의 마음의 짐을 덜어내주었다.

 생명의 위험속에서 이 작은 한마디가 큰 힘이 된것이다.

 

 "감사합니다 류한님, 제가 생각이 짧았군요, 그나마 편하게 싸우다 죽을수 있겠습니다."

 

 "예? 아아, 무슨 벌써부터 죽을생각을 하십니까? 살아서 나갈생각을 해야죠!"

 

 "그렇군요, 제가 또 생각이 짧았네요! 하하! 이것 참, 오늘 류한님께 많은걸 배웁니다. 살아서 나간다면 류한님과 아주 좋은 친구가 될수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 칼츠경 전해드릴 이야기가 많습니다. 꼭 살아남으십시오"

 

 "하하! 알겠습니다. 지금은 제가 지켜드릴 여건이 안되니 꼭 살아남으시길!"

 

 함께 생사를 동거동락하면 그 누구보다 친해진다고 했던가? 지금 이 둘은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보다 희망의 실마리를 찾는것이 더 급선무였다. 서로 덕담을 주고 받으며 전의를 다시 불태우고 한층 밝아진 표정으로 그녀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둘의 희망을 찬찬히 즈려 밟는 그녀의 존재는 무자비하기 그지없었다.

 

 "무슨 말을 그렇게 섭섭하게 하실까?"

 

 

 "……!"

 

 "……!"

 

 

 '챙그랑!'

 

 

 자신들이 걸어온곳을 그대로 걸어오는 그녀의 존재감을 느꼈을때부터 한시도 그녀의 기척을 놓친적이 없었다.

 칼츠와 류한이 서로를 다독이며 살아남자고 다짐할때도 기척을 놓치지 않았다.

 

 그런데… 왜? 어째서 그녀는 자신들의 바로 뒤에 있는것일까? 그것도 칼츠의 어깨에 당당히 팔을 올려 놓은채로 말이다.

 

 칼츠가 손에서 검을 놓치는 소리가 동굴안에 퍼지면서 그들의 희망은 산산히 부서졌다.

 이렇게 쉽게 뒤를 내줄줄은 몰랐다. 전의를 불태우면서 한시도 방심한적이 없었다.

 

 그런데도 그런 둘을 조롱하듯 칼츠의 어깨에 팔을 올려놓은 그녀는 무엇이란 말인가? 류한의 포이즌 하트는 다시한번 크게 요동쳤다.

 

 어둠에 익숙해질만도 한데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류한은 지금 칼츠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조차도 몰랐다.

 그녀가 등장하고 나서부터 오로지 자신의 심장 박동소리밖에 들리지 않았으며 칼츠의 자그마한 숨소리 조차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칼츠가 검을 놓쳐 땅바닥에 떨어진 소리가 들린 순간부터 희망이 깨지는 소리가 겹쳐 들려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녀를 처음 마주했을때 느꼈던 공포와 죽음의 선율은 들리지 않았다.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을때 진작에 피눈물을 쏟으며 땅바닥에 주저 앉아야 했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다.

 그저 몸이 딱딱하게 굳은것과 심장이 요동치는것 말고는 달라진게 없었다.

 

 "뭐가 그리 심각하지? 인간들이여"

 

 "……."

 

 "이 나를 이끌었던… 아니지, 아니야 나도 무의식적으로 내 귀여운 아이의 울음소리와 함께 느껴졌던 기운에 이끌려 온거니깐"

 

 "무,무슨…"

 

 "너희 둘중 과연 누가 그런 기운을 내뿜었던걸까? 너희도 아니라면 난 크게 실망할것같은데…"

 

 간신히 고개만 돌린 류한은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시선을 틀었다.

 이 칠흑같은 어둠속에서도 확실하게 그 존재감을 드러내는 그녀는 마나를 운용할줄 모르는 류한의 시야에도 확실히 보였다.

 

 그녀가 뿜어내는 잠재적 어둠의 기운이 여느 아무곳에나 흩어져있는 컴컴한 암흑을 밀어내고 있기때문이었다.

 

 아무래도 류한이 멀쩡하게 서있을수있는 이유는 라이노스에게 했던것처럼 그녀가 자신의 기운을 최대한으로 억누르고 있기 때문일것이다. 그럼에도 가까이 있는것만으로 라이노스는 온몸의 근육이 굳고 심장마비에 걸려 죽었지만 류한은 멀쩡했다.

 

 다만 그녀의 존채가 닿아있는 칼츠는 멀쩡하지 못했다.

 

 라이노스처럼 심장의 마비가 온것까진 아니었지만 온몸의 근육이 굳고 땀은 비오듯이 흐르며 플레이트 아머를 입고 있음에도 그녀의 팔에 닿아있는 어깨의 세포가 점점 죽어가는것 같았다.

 

 그녀가 라이노스 때처럼 금방 죽게 하지 않기 위해 더욱 더 자신의 기운을 억누르고 있다는 증거였다.

 

 "난 그냥 호기심을 뿐인데, 살아나간다느니 함께 싸우느니 그런말을 하는게 엄청 우습게 보이는구나 훗, 안그래?"

 

 "으으…"

 

 그녀는 어깨에 올려진 팔로 살며시 칼츠의 볼을 쓰다듬었다.

 온몸에 소름이 돋는듯 부르르 떨던 칼츠는 아무것도 할수없음에 비참한 신음을 흘렸다.

 그 모습을 가벼운 미소로 지켜보던 그녀는 이내 류한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넌 움직일수 있나보구나? 대단한데?"

 

 

 "도대체 누구… 누구냐 넌"

 

 

 "너… 라니? 말버릇이 참 고약한 인간이네, 뭐 좋아! 여태 그런 패기를 가진 인간은 없었으니까!"

 

 

 이제 서서히 류한의 눈에도 그녀의 생김새가 보여졌다.

 그녀의 잠재적 어둠의 기운이 지금 영역의 모든 암흑을 물리쳐 갔기 때문이다.

 

 여전히 빛없이는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공간이었지만 그 어두운 공간안에 단지 3명의 형체만 보이는 특이한 공간이 형성 된것이다.

 

 매력적이며 고혹적인 그녀의 얼굴은 잠시나마 류한을 공포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

 넋놓고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던 류한은 아차 하는 심정으로 고개를 흔들며 그녀에게 대화를 시도했다.

 어쩌면 말만 잘 통한다면 살아나갈수 있을거라는 희망이 살며시 보이기 시작한것이다.

 

 "그, 그럼 다시 묻겠소! 당신은 누구십니까?"

 

 "음? 패기가 있다 생각했거늘… 바로 꼬리를 내리는구나"

 

 "아, 아니오! 그저 예우를 갖춘것뿐"

 

 "미천한 인간들중에 그나마 재미있는 녀석이로구나"

 

 "제 물음에 답해주시오!"

 

 류한은 한마디 한마디 내뱉을때마다 땀은 비오듯이 흐르며 굳어버린 몸 전체의 근육이 비명을 지르며 뒤틀리고 있음을 느꼈다.

 

 그럼에도 꿋꿋이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을 이어나갔다.

 

 절대 기죽지 않겠다는 류한의 의지였다. 게이머 마인드의 보호 범위를 진작에 넘어섰음에도 류한은 아무렇지 않다는듯 행동하며 그녀의 시선을 그대로 마주했다. 게이머 마인드가 불통이라도 다른류의 패시브 스킬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니 그건 그것대로 다행이었다.

 

 류한의 질문에 그녀는 고개를 한번 갸웃거리더니 이내 무언가 떠오른듯 칼츠의 어깨에 얹은 팔을 내려 놓으며 천천히 류한에게 다가왔다.

 

 남자라면 누구나 넘어갈듯한 아주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이다.

 

 "글쎄, 나를 누구라고 생각해본적은 없지만… 굳이 칭하자면 여왕이니라"

 

 "여, 여왕이라면! 혹시 에르윈 영지의 해충사태에 대한…!"

 

 류한의 바로 앞까지 다다른 그녀는 양팔로 류한의 목을 감아 안기는 형태를 취했다.

 

 매혹적인 그녀의 유혹앞에서도 류한이 흥분할수 없는 이유는 그녀가 약간의 힘만 주면 자신의 목을 분질러 버릴수 있음을 알고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녀는 적나라하게 보여지는 잘록한 허리와 풍만한 가슴, 완벽이라 불리는 골반과 몸매를 가지고 있더라도 얼굴을 제외한 온몸이 '곤충'의 키틴질 갑피로 이루어져있었다.

 

 인간이면서 인간이 아닌 존재… 인간형 몬스터쪽이 더 가까웠다.

 

 그녀는 살기를 띄운 음성을 내 뱉으며 류한에게 경고하듯 입을 열었다.

 

 "흥미로운 인간이여, 나는 대화를 하러 온것이 아니다. 너희가 나를 이끌리게 했던 기운을 가진자가 아니라면 살려둘 필요가 없으니…"

 

 '두쿵!'

 

 그 순간, 무언가 대답이라도 하듯 단 한번 크게 요동친 포이즌 하트는 류한의 목에 걸쳐져 있는 그녀의 팔에 미세한 떨림을 주었다.

 

 보통이라면 두려움에 떨고있는 인간의 심장박동을 느낀것이라 생각할터, 허나 그녀에게는 그 무엇보다 확실히 느껴진 불길한 기운… 자신을 유혹하여 이곳까지 이끌리게 했던 그 기운이 앞에 있는 인간의 심장박동에서 느껴진것이다.

 

 "너…… 였구나?"

 

 '푸욱'

 

 "으, 으 커헉!!"

 

 순식간에 탐욕에 가득찬 살벌한 표정으로 바뀐 그녀는 류한의 왼쪽 가슴에 그대로 자신의 오른손을 찔러넣었다.

 마치 연두부에 손을 넣은듯 부드럽고 천천히 들어가는 그녀의 손은 터져나오는 핏줄기조차 무시하며 무자비하게 쑤셔넣어졌다.

 

 그녀의 얼굴에 가득 튄 검붉은 피는 더더욱 그녀를 무섭고 잔인하게 만들어 주었다.

 

 반면에 고통에 가득찬 얼굴로 온몸의 근육이 굳어버려 발버둥 조차 치지못하는 류한의 표정은 점차 공포로 물들어갔다.

 어쩌면… 대화가 잘 통하면 살아나갈수 있으리라 생각했거늘, 무자비하게 자신의 심장을 목표로 찔러들어오는 그녀의 가녀린 손은 류한에게 지독한 고통과 절망을 안겨주었다.

 

 "자, 어떻게 나약하고 미천한 인간의 심장속에서 이 나를 유혹할만큼 강렬하고 아름다운 기운이 느껴졌는지 볼까?"

 

 천천히 심장의 중심부까지 손을 밀어넣은 그녀는 살아 숨쉬듯 박동치는 류한의 심장을 어루만졌다.

 아래에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쓰다듬으며 때로는 터트릴듯 주무르고 움켜쥐며 류한의 심장을 마구 느꼈다.

 

 류한의 몸을 뚫고 들어간 그녀의 오른팔을 타고 뜨거운 선혈이 계속해서 흐르며 동굴의 땅을 가득 적시고 있지만 류한은 고통의 찬 신음소리 밖에 내지 못하며 가벼운 저항 하나 하지 못한채 서서히 힘을 잃어갔다.

 

 자신의 심장이 어루만져지는 고통을 느껴본 사람이 있을까? 그것도 곤충의 키틴질 갑피로 이루어진 날카로운 몬스터의 손에……

 

 역겨움과 미칠듯한 고통이 동시에 차오르며 심장이 움켜쥘때마다 역류하는 피가 입으로 튀어나오는데도 도저히 이 위기에서 살아나갈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죽는건가?'

 

 당장 심장이 터져 죽진 않더라도 이대로 가다간 과다출혈로 죽을것만 같았다.

 

 지속적으로 자신의 생명력이 재생된다 해도 모든 생명력 재생의 원인인 심장이 직접적으로 데미지를 받고 있으니 아마 오래가지는 못할것이다. 순간적으로 모든 행동에 후회를 가하며 지나온 일들을 다시 되새겨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초반부터 끝판왕급을 만난건 너무 억울한일이었다.

 

 '왜 나한테만 이런일이 일어나는거지? 더럽도록 불행하잖아 이건!!'

 

 순간적으로 다 죽어가던 류한의 눈빛이 살아돌아오며 그에 맞춰 '포이즌 하트'의 반격이 시작됐다.

 튕기듯 박동치는 류한의 심장 '포이즌 하트'가 자신을 움켜쥐고 있는 외부의 손을 튕겨내었다.

 

 한껏 흥미롭게 류한의 심장을 주무르던 그녀는 알수없는 반발력에 심장을 놓치며 얼떨떨한 얼굴이 되었다.

 

 그러나 포이즌 하트의 의도는 그녀의 손을 완전히 류한의 몸 바깥으로 튕겨내는 것이었건만 그녀의 손은 심장만 놓친것일뿐 여전히 류한의 몸속에 체류하고 있었다. 그것도 살짝만 더 뻗으면 다시 심장을 움켜쥘수 있는 거리였다.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자 격노한듯한 포이즌 하트는 류한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몸속에 있는 모든 혈류를 제어 했다.

 굳어있는 근육들속에 퍼져있는 실핏줄 안속의 혈액들까지 제어하며 강제로 근육을 움직였다.

 

 '꽈아아악!'

 

 "뭐야? 감히…!"

 

 그녀가 다시 손을 뻗어 심장을 움켜쥐려고 하자 류한의 왼쪽 가슴부근의 모든 근육들이 그녀의 팔을 꽉 움켜잡으며 행동을 저지했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근육의 조임은 더욱 거세져 마치 근육으로 된 프레스가 그녀의 팔을 안쪽에서 부터 으스러트리려는 듯 압력이 강해져갔다. 그녀는 갑자기 벌어진 일에 당황스러운 얼굴을 보였으나 곧 재밌다는 듯 포이즌 하트의 장단에 맞춰주기로 하였다.

 

 '우드득!'

 

 마침내 근육으로 이루어진 프레스는 그녀의 팔을 으스러트리는데에 성공했고 그녀의 팔뚝을 잘라내기까지 했다.

 몸안에 남겨진 그녀의 신체, 이물질은 밖으로 배출하는가 싶더니 포이즌 하트는 그대로 그녀의 팔을 녹여 자신의 양분으로 삼아버렸다.

 

 순식간에 뻥 뚫린 류한의 왼쪽 가슴이 아물어 지며 흉터하나 없이 모든 피부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뚫려진 갑옷이나 의복은 그대로지만 피부는 언제 그랬냐는듯 모든 재생을 마친 뒤였다.

 정작 류한 본인도 지금의 상황에 많이 놀란듯 얼떨떨한 얼굴이었지만 모든 신체의 자유가 돌아온것은 틀림없었다.

 그래도 고통에 대한 후유증은 아직 회복 되지 않았는지 왼쪽 가슴을 부여잡으며 털썩 쓰러져버렸다.

 

 "호오? 인간주제에 내 팔을 잘라내다니"

 

 "크윽…"

 

 잘려진 자신의 팔을 흥미롭게 쳐다보며 입을 연 그녀는 오히려 화를 내기 보다 즐거워 하였다.

 그녀는 쓰러져있는 류한에게 다가가 애처로운 표정으로 류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느새 완벽히 재생된 '오른손'으로 말이다.

 

 

 "이걸 어쩌나… 나의 신체는 강력한 신경독이 내재되어있는데 그걸 삼켜버리다니 쯧쯧"

 

 "무슨?"

 

 "인간이여, 네놈의 심장은 확실히 흥미롭구나 마치 또다른 인격이 있는것 같이 제 스스로 살아있는것 같았다. 게다가 나 조차도 알수없는 불길한 기운은 무척이나 나를 흥분시켜주었단다. 상으로 죽이진 않으마 후훗"

 

 "쿨럭…"

 

 "나의 신체를 잘라내고 그것을 삼킨것 또한 용서해주겠다만… 아까도 말했다 싶이 나의 신체에는 강력한 신경독이 내재되어 있단다. 빨리 뱉어 내는게 좋을테지만 이미 심장 부근의 모든 상처가 재생되었구나? 놀라워… 후후후, 이래도 살아남는다면 우린 가까운 시일내에 다시 만날지도 모르겠구나"

 

 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쓰러진 류한을 뒤로한채 어둠속으로 천천히 사라져갔다.

 

 점점 뜨거워 지는 가슴을 움켜쥐며 그녀의 뒷모습만 바라보던 류한은 헐떡이는 숨을 억지로 삼키며 그녀를 불렀다.

 

 "도, 도…대체 누구…냐!"

 

 완전히 기척이 사라져 버린 그녀의 대답은 들려올리 만무했다. 그러나… 류한의 머릿속으로 똑똑히 흘러들어온 그녀의 매력적인 음색은 류한의 기억속에 완전히 각인 되었다.

 

 동굴의 메아리 처럼 울려퍼지듯 흘러들어온 그녀의 한마디…

 

 "파수꾼의 여왕, 수라왕(修羅王) 멜"

 

 

 기적적으로 살아나 정신을 차린건 그녀가 떠나가고 한참 뒤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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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 토벌작전 (2) 2017 / 7 / 10 319 3 3723   
13 13. 토벌작전 (1) (1) 2017 / 7 / 7 359 4 6991   
12 12. 에르윈 영지 (6) 2017 / 7 / 7 310 4 5247   
11 11. 에르윈 영지 (5) (2) 2017 / 7 / 5 379 8 6234   
10 10. 에르윈 영지 (4) (1) 2017 / 7 / 5 362 8 5290   
9 09. 에르윈 영지 (3) (1) 2017 / 7 / 5 357 7 5871   
8 08. 에르윈 영지 (2) (2) 2017 / 7 / 5 352 8 5896   
7 07. 에르윈 영지 (1) (2) 2017 / 7 / 1 323 8 6302   
6 06. 맹독이 흐르는 피, 그리고 게임? (5) (2) 2017 / 7 / 1 360 7 4577   
5 05. 맹독이 흐르는 피, 그리고 게임? (4) (2) 2017 / 7 / 1 369 8 4331   
4 04. 맹독이 흐르는 피, 그리고 게임? (3) (3) 2017 / 6 / 30 379 8 4630   
3 03. 맹독이 흐르는 피, 그리고 게임? (2) (2) 2017 / 6 / 30 388 8 4036   
2 02. 맹독이 흐르는 피, 그리고 게임? (1) (2) 2017 / 6 / 30 377 9 8501   
1 01. 죽음, 시작 (5) 2017 / 6 / 30 665 11 8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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