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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반전을 사랑한 남자
작가 : 샤뚜르
작품등록일 : 2017.7.5

강지원, 29살의 젊은 사장은 얼음 왕자라는 별명으로 직원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직원들도 피해가는 그에게, 회사의 햇병아리가 어느 날 찾아와 태클을 건다. 그는 그녀가 만만했었다. 이세희, 24살의 인턴 사원. 상상 속 50대 사장과는 다른 조각미남이 나의 상사라니! 사랑 때문에 마음을 열기 시작한 남자와 귀엽지만 반전 있는 그녀의 좌충우돌 연애 이야기.

 
제 76 화. 해후(邂逅). 사랑합니다
작성일 : 17-07-26 15:26     조회 : 288     추천 : 0     분량 : 12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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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전을 사랑한 남자

 

 

 

 

 

 제 76 화. 해후(邂逅). 사랑합니다.

 

 

 

 강 회장은 병실에만 갇혀 있으려니 답답하여 병원 건물 밖으로 나와 산책을 다니기 시작했다.

 

 같이 가겠다며 따라오려는 혜빈도, 아내도, 그리고 매일 찾아와 자신을 귀찮게 하는 그 아가씨도 떼어놓고 천천히 걸었다. 그냥 혼자 있고 싶다. 서 이사의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여 있는 것이 곧 자신의 인맥이었고, 활력이었다.

 

 그런데 여태껏 화려했고 남들이 우러러 보던 것들이 전부, 무슨 쓸모가 있을까 싶다. 쓰러졌다 일어나니 그가 움켜쥐고 있던 것들은 전부 허상이었다. 돈 많다고 떠들어 봤자, 치료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수는 있어도 그게 환자 취급하지 말라는 소리는 아니었다. 밖에서 권력 휘두르고 다니면 뭐하나.

 

 자신은 오늘날까지 자신을 위해 살지 아니하고 남들을 위해 살았던 것이다.

 

 치열했던 삶 속에서도 ‘나’를 지켰더라면 아내도, 자식들도. 그렇게 혼자 두지는 않았을 텐데. 더 이상 그 어느 것에도 시선이 가지 않으니 지금이라도 저를 돌아볼 시간을 만들었다. 남은 생이 얼마가 되었든, 제대로 살다 가야 할 것 같다.

 

 혼자 보내는 시간은 사색할 시간을 주어 좋지만, 자꾸 하면 지루하다.

 

 그런 그의 눈에 적적하게 앉아 있는 할머니 한 분이 보였다.

 

 요즘은 사람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여 이렇게 몇 번씩. 마주치는 사람들과 대화도 한다. 아픈 사람들이지만 그가 배울 부분도 꽤 많아,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처음 보는 분이시군요. 할머니는 왜 이곳에 오셨습니까?”

 

 “아파서 왔지 왜 왔겠수.”

 

 “할머니는 아픈 사람처럼 안 보이는데요.”

 

 그러자 할머니께서 씁쓸하게 웃으며 강 회장을 힐긋 돌아본다.

 

 “아픈 게 어디 겉만 있겠나. 사람은 말이야, 속도 아파. 장기가 병이 들어 아프기도 하고, 마음이 아프기도 하지. 의사가 그러던데, 나는 화병이라고. 살면서 병 한 번 안 앓고 살았는데 결국 이렇게 뒤통수를 맞는구먼. 내 평생을 여자 꽁무니만 졸졸 쫓아다니던 남편 뒷바라지 하고 자식새끼들 거둬 키우느라 힘들게 살았는데. 그래도 하늘이 내가 가여운지, 마음가짐을 달리하도록 노력해보라더군. 마음의 병은 마음이 치료해야 한다면서. 그래서 남편이고 뭐고, 다 집어치우고 여행이나 가볼 생각이네. 생각해보니 병원도 나랑은 안 맞아.”

 

 “가실 곳은 정하셨습니까?”

 

 “늘그막에 어디 정하고 가서 뭐하나. 젊고 어릴 때야 계획성 있게 사는 거지. 하늘이 언제 부를 지도 모르는데, 나는 그냥 내 하고 싶은 대로 살다갈라우.”

 

 강 회장은 웃으며 할머니를 응원했다. 강 회장은 본인이 아들이 웃는 것처럼 해맑게 웃었다는 것을 모를 것이다.

 

 “네. 어디든, 가시고 싶은데 다 돌아보십시오. 여행하시다가, 힘드시면 K 그룹 앞으로 요금 청구하십시오. 제가 얘기해둘 테니 할머니 가시는 길 안 힘들게 도와드리겠습니다.”

 

 욕심껏 회사를 불려 내 능력을 과시하고, 남들이 최고다고 정의하는 기준에 부합하여 뭘 하나.

 

 아픈 사람들은 삶의 현장에서 치열하게 사는 사람들처럼 서로를 각자의 자에 맞게 재단하고 자르는 일이 없다. 누구나 다 평등하다.

 

 그들과 이야기 나누며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어차피 버리고 갈 돈, 그리고 몸.

 

 이제는 정말 지키고 싶은 것만 지키련다.

 

 그래서, 놨다.

 

 할머니께서 이상한 놈 취급하며 흘겨보신다.

 

 “내 아무리 바쁘게 살았어도 그 회사가 대한민국에서 어떤 회사인지는 알아. 농을 해도 정도껏 해야지. 그렇게 큰 회사가 나한테 무슨 볼 일이 있다고 돈을 주나?”

 

 “그냥 한번 믿어보십시오. 저도 남의 가슴에 못을 여러 개 박았지만, 딱 한 가지. 거짓말은 절대 하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할머니께서 앉아계신 자리에서 일어나 정처 없이 계속 병원 주변을 돌았다.

 

 강 회장의 눈에 망연자실하게 앉아있는 중년의 남자가 보였다.

 

 “당신은 왜 여기에 계시는 겁니까?”

 

 “제가 폐암 말기랍니다. 이제 1년 밖에 더 못 산대요.”

 

 “저는 한번 쓰러졌다 일어나서 병원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제가 소홀히 했던 이들이 눈앞에 떠오르더군요. 제가 회사에 미쳐 있느라 아내는 돌아보지도 않았고 자식들은 그저 제 욕망을 위한 도구로만 봐왔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가족들에게 정말 잔인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선생은 뭐가 떠올랐습니까?”

 

 강 회장의 물음에, 중년의 남자가 죄 지은 사람처럼 고개를 푹 숙였다.

 

 “저도 가족이었습니다. 사실, 제가 유혹에 약해 바람도 많이 피고 도박도 몇 번 한 경험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아내를 고생만 시켰습니다. 자식이 없으니 힘들면 언제든 저 같은 거 버리면 그만이었을 텐데. 정신 차리고 끊어내기 시작한 지가 얼마 안 돼서 아내에게 정말 미안하기만 합니다.”

 

 중년의 남자가 강 회장을 돌아보며 씁쓸하게 웃었다.

 

 “그래도 선생님은 계속 살 수 있으시잖아요. 더 늦기 전에 가족들한테 잘 해주세요.”

 

 

 

 강 회장이 병원에서 생활한 지 2주가 넘었다.

 

 강 회장은 제 곁에 앉아 집에서 싸온 것으로 보이는 간식거리들을 차곡차곡 일회용 그릇에 담는 세희를 찬찬히 관찰하고 있었다.

 

 강 회장은 눈을 한 번 감았다 뜨며 속으로 한숨 쉬었다.

 

 자신도 한 고집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아가씨도 자신보다 더하면 더했지. 그렇게 반대하고 마음 상하게 했던 늙은이가 뭐가 좋다고 계속 있어주는지 원.

 

 더 이상 고집 피우는 것도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릇을 빼곡하게 채운 세희는 강 회장의 앞에 침대에 딸린 탁자를 세운 뒤 그 위에 올려주었다.

 

 강 회장은 그릇을 놓아준 뒤 물러나려는 세희의 손등에 손을 올리며 잡았다.

 

 혼내거나 안 먹는다 하실까봐 그대로 굳었다.

 

 “이제 그만해라.”

 

 강 회장이 세희의 눈을 피한다. 일부러 피하는 게 아니라 다음에 해야 할 말 때문에 생각이 많은 눈치였다. 그래서 더 긴장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동안 나 때문에 고생 많았다. 내 눈치 같은 건 이제 더 이상 보지 말고, 지원이와 결혼 하도록 해라.”

 

 강 회장이 언제 자신을 호되게 내칠까, 겉으로 표현하지 않았던 만큼 속에 굳게 자리 잡혀 있던 긴장감이 그 말을 듣는 순간 새하얀 깃털처럼 가벼워졌다.

 

 “아버님!”

 

 강 회장이 다시 말을 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하니 더 기뻤다.

 

 세희가 아버지에게 안기듯 다가와 자신을 안아주려 하자, 강 회장은 세희의 이마에 한 손가락을 꾸욱 누른 채로 못 다가오게 했다.

 

 “크흠.......! 늦었지만 미안하고, 고맙다. .......아프게 해서 미안하고 내 아들 곁에 있어줘서 고맙다. 나는 쓰러졌을 때가 돼서야 알았는데, 지원이 녀석은 네 덕분에 외롭지 않았겠구나. 앞으로도 내 아들 잘 부탁하마. 지원이 엄마는 어디 있는 거냐?”

 

 “아, 어머님 지금 오시는 중이래요.”

 

 

 문 여사는 강 회장의 실어증 증세가 완전히 회복되었다는 세희의 연락을 받고 기사에게 부탁해 도착 시간을 앞당겼다. 떨리는 가슴을 안고 병실 복도를 걷다 참지 못하고 뛰었다.

 

 문을 열자, 문 여사를 바라보며 온화하게 웃고 있는 강 회장이 그녀를 반겼다.

 

 “왔소?”

 

 “.......여보.”

 

 첫 운을 뭐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몰라 초라한 제 모습부터 얘기하며 소탈하게 웃었다.

 

 “환자복 입고 있는 내 모습, 정말 형편없지 않소?”

 

 그러자 문 여사가 천천히 다가가 강 회장의 곁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문 여사의 눈을 피하려는 강 회장의 얼굴에 두 손을 부드럽게 올린 그녀는 그의 눈을 고집스럽게 쫓았다.

 

 “아니에요.”

 

 처음 함께했던 그 순간부터 언제나. 당신은 내 남편이니까요.

 

 그러자 강 회장의 고개가 천천히 문 여사에게로 향한다. 그러고서는 조심스럽게 눈을 맞춘다. 보잘 것 없는 내가 당신과 눈을 맞추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죄스럽지만.

 

 그래도, 그동안 비었던 그 틈만큼 노력하고 싶소.

 

 “손, 잡아도 되겠소?”

 

 떨리는 강 회장의 눈빛에 문 여사의 눈빛도 떨렸다.

 

 문 여사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강 회장이 문 여사의 두 손을 앞으로 가져온 뒤, 한 손을 올려 따뜻하게 덮었다.

 

 “그동안 너무 외롭게 해서, 그것도 모르고 회사에만 내 모든 것을 쏟아 부어서 미안하오. 내가 지키려 했던 것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소중한 게 있다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아버려서....... 미안하오. 바보 같은 내가 뭐가 좋다고 계속 바라보고 있었던 거요.”

 

 “......처음이네요.”

 

 “......”

 

 “당신이 먼저 손을 내민 거. 우리 결혼식 때 이후로는 한 번도 잡아본 적 없는 손이었는데.”

 

 “......”

 

 “당신이 날 돌아봐줄 날은 영영 없을 거라 생각했어요. 왜....... 흑.......”

 

 강 회장은 흐느끼는 문 여사를 품에 안으며 그녀의 등을 쓸어주었다. 그는 눈을 감으며 소리 없는 눈물을 흘렸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이 여자에게 죽는 그 날까지 잘 해주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미안하오....... 미안해........”

 

 ***

 

 세희가 지원과 상의 끝에 암컷 터키쉬 앙고라를 한 마리 데려왔다.

 

 “레온, 여자 친구 데려왔어.”

 

 하얀색과 회색이 오묘하게 뒤섞여 있는 암 고양이가 세희가 열어준 케이지 문을 통해 조심스레 나오자 레온이 다가가 호기심을 보인다.

 

 세희는 그 장면을 흐뭇하게 보며 지원을 돌아보았다.

 

 “음....... 얘 이름은 뭐로 할까. 오빠, 레아 어때요?”

 

 지원은 새로운 아이가 식구로 들어왔음에도 관심이 없어 보였다.

 

 “네가 지어주고 싶은 대로 해줘.”

 

 “냥. (넌 누구냥.)”

 

 암컷 고양이가 흥하고 콧방귀를 끼며 레온의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사랑스러운 고양이들이 피하고, 치근덕대고. 도망가고, 잡으러가고. 사람처럼 밀당하며 재밌게 놀자 세희는 털 뭉치들에게서 완전히 시선을 떼고 지원의 허리에 팔을 감으며 안겼다.

 

 “오빠, 정말 브리핑 심사 결과 안 가르쳐 줄 거야?”

 

 세희를 마주 안아준 지원은 세희의 허벅지로 밑으로 팔을 넣어 순식간에 들어올렸다.

 

 “회사 기밀은 비밀이야.”

 

 지원은 세희가 어깨를 팡팡 두드리든 말든, 꿋꿋하게 걸어가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 가버렸다.

 

 ***

 

 지원은 강 회장의 퇴원을 돕기 위해 오후 시간을 온전히 할애했다.

 

 강 회장이 할 말이 있다며 그렇게 하라 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는 강 회장을 문 여사가 가르쳐준 방으로 안내해주었다. 문 여사와 강 회장은 삼남매를 가진 이후부터는 줄곧 각방을 썼다고 그랬다. 그런데 강 회장이 본인의 입으로 직접. 다시 방을 합치자고 그랬단다. 젊은 시절 제대로 못해본 연애 기분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 좋다며, 어머니는 자신이 봐왔던 모습 중 제일 행복해 보이셨다.

 

 지원은 강 회장이 서재로 부를 때까지 거실에서 기다렸다.

 

 한동안 강 회장의 간호를 말없이 묵묵히 다니기만 하던 세희가 어제 갑자기 찾아와 울더라.

 

 무슨 일이냐고 물어도 가르쳐주지 않아 아버지가 또 세희에게 아픈 말을 하셨나. 제 눈으로 모든 일이 좋게 풀려나감을 확인하지 않는 이상, 아직까지 세희와 아버지의 관계를 속단하기는 이른 것 같다.

 

 강 회장이 지원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강 회장은 책상 앞에 있는 기역자형 소파에 앉아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늘 앉아있던 책상 의자가 아니라.

 

 “앉아라.”

 

 강 회장의 개인 집무실이자 서재로 들어온 매 순간은 긴장의 연속이었다. 아버지 마음에 들기 위해 그의 말대로 노력했고, 그 성과를 보여드리기 위해 들어가 말씀드리고. ‘강 회장’이라는 세상의 틀에 맞춰 살아가던 그의 과거이기도 했다.

 

 하지만, 우려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내용을 강 회장의 입을 통해 듣게 되었다.

 

 “그 아가씨. 언제든 데려오고 싶을 때 데려오도록 해라.”

 

 지원이 놀라 강 회장을 올려다보자, 그가 슬쩍 눈을 피해버린다.

 

 한 번도 제 눈을 마주하지 않은 적 없던 아버지였는데, 그런 강 회장의 행동이 지원에게는 실 같은 상처였다. 그가 말한 내용이 아무리 좋은 거라도 말이다.

 

 “멍청하게도 며칠 전까지만 해도 몰랐었다. 억척스럽게 지키려고 했던 것에만 눈이 팔려 있었으니. 쓰러졌을 때, 증상이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아주 잠시. 생사의 기로에 다녀왔었다. 그때가 아니었더라면 나는 여전히 바보처럼 살았을 거야. 지원이 넌, 나보다 더 강하더구나. 그 억지스러운 시간들을 견뎌 내줘서 고맙고, 네 의지대로 걸어가기 위해 마음 먹어줘서 고맙다.”

 

 “.......아버지.......”

 

 지원의 눈이 커졌다. 그토록 바래왔던,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강 회장의 칭찬에 한 번 놀랐고. 좀처럼 놓기 힘들어 보였던 욕심을 이렇게 빨리 놔버리고 가족들을 돌아보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강 회장의 모습에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눈가에 뜨거운 것이 서서히 차오르기 시작한다.

 

 강 회장이 지원의 어깨에 손을 얹은 뒤 천천히 쓸었다. 처음 들어보는 강 회장의 아버지 목소리.

 

 힘든 시간들 속에서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이렇게라도 아버지가 돌아와 다행이었다.

 

 강 회장의 목소리가 울음으로 젖어들었다.

 

 “우리....... 아들.......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하구나.”

 

 “.......”

 

 지원의 양 볼을 타고 뜨거운 액체가 한 방울, 두 방울.

 

 방울방울 흘러내렸다.

 

 강 회장이 지원을 안아주며 그의 등을 두드려줬다.

 

 “잘했다. 고맙다.”

 

 “.......고맙다는 말은 세희한테 해주세요. 세희가 아니었더라면 저 역시 지금 이렇게 있지 못했을 겁니다.

 

 강 회장은 지원을 품에서 천천히 떼어내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 사람의 진가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해 막 퍼부었던 과거 때문에, 이제 세희는 아내만큼이나 세상에서 가장 대하기 어려운 존재가 되어버렸다.

 

 “으흠. 그....... 내가 돈이 많아도 좀 많나. 칭찬을 물건으로 대신 할 줄은 알아도 말로 하는 게 더 어렵더구나. 며느리 될 아가씨에게는....... 내가 했던 짓 때문이라도 면목이 없어. 네가 대신 전해주겠니?”

 

 “아버지, 제가 세희를 만나면서 알게 된 게 있습니다. 진심은 말로 전할 때가 가장 예쁘다는 것을요. 세희가 하는 말, 전부 예뻐서 죽겠습니다.”

 

 강 회장은 다시 한 번, 속으로 피눈물을 삼켰다. 아들이 누군가를 깊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 이렇게 쉽게 그의 눈빛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나는데. 왜 나는 그동안 몰랐을까. 왜 보지 않으려고 했을까.

 

 그럼에도, 아들은 자신의 칭찬 한 마디에 그동안의 못된 짓들로 인해 응어리졌던 마음을 쉽게 녹여버렸다. 그렇다고 내가 했던 몹쓸 짓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닌데.

 

 “그렇게 좋으냐?”

 

 “네.”

 

 강 회장이 웃으며 상체를 옆으로 돌렸다.

 

 아주 잠시, 지원에게서 얼굴을 돌린 강 회장의 얼굴에서 눈물로 얼룩진 씁쓸한 후회가 떠올랐다가 흩어졌다.

 

 언제 그랬냐는 듯, 강 회장은 눈을 여러 번 깜빡거리며 자신의 감정을 얼른 감추고서 탁자 서랍에서 블랙카드를 꺼내 내밀었다.

 

 “자, 나도 이제 노력 해볼 생각이다. 새아가한테 전해주거라. 먹고 싶은 거, 사고 싶은 거 다 사서 쓰라고 그래.”

 

 지원은 강 회장이 건네는 카드를 받아들면서도 못마땅하다는 듯 눈가를 홱 구겼다. 아버지에게 지기 싫은 유치한 마음이랄까. 세희에게 해줄 수 있는 좋은 것들은 전부 제가 해주고 싶었다.

 

 “아버지, 저도 돈 많습니다.”

 

 ***

 

 강 회장의 칭찬 버프를 받은 지원은 곧장 세희에게로 가지 않고 퇴근했던 회사로 다시 들어갔다.

 

 지원이 로비로 들어서자, 외근을 다녀왔거나 퇴근할 참이던 직원들의 눈이 전부 그에게로 향했다. 그 중 일부 여직원들은 조만간 품절남이 될 젊은 사장을 마지막으로 눈에 담느라 바빴다.

 

 하지만 업무를 일정보다 빨리 처리할 생각에 들뜬 지원은 그들의 시선을 느끼지 못했다.

 

 이렇게 다시 들어와 일할 생각은 전혀 못했기 때문에 장 비서는 퇴근 상태였다. 사장실로 올라오자마자 지원은 다른 비서들에게 서류를 부탁했다.

 

 “아, 1분기 인턴들이 제출했던 공모전 기획안들도 올려주십시오.”

 

 

 

 지원은 책상 앞에 있는 소파에 앉아 비서들이 가져다준 1분기 인턴들의 기획안을 하나씩. 차근차근 읽어 내려갔다.

 

 원래 심사 발표는 심사일로부터 일주일 후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어차피 해야 할 일이니 일하고 싶을 때 빨리 해치우기로 했다.

 

 지원은 누군가의 기획안을 다 읽은 후 내려놓았다. 김 이사와 성 이사가 침이 마르고 닳도록 이번 인턴들의 기획안을 읽어보라고 한 이유가 있었구나.

 

 이번 인턴들의 기획안은 앞전의 것보다 더 참신하면서도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어서 읽는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읽다보니 3개의 기획안이 남아 있었다. 지원은 그 중 하나를 끌리듯 집어 들었다.

 

 [K 그룹에는 명예와 부. 남들이 가지고 싶어 하는 것들은 다 있는데 정말 있어야 하는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한 가지를 제안합니다.]

 

 한 장을 넘겼다.

 

 [복지재단을 설립하여 소비자들에게 사랑 받은 만큼, 그 빛을 보지 못한 이들에게 되돌려 주셨으면 합니다. K 그룹에 ‘사랑’을 제안하는 바입니다.]

 

 지원은 천천히 시선을 다음 줄로 옮겼다.

 

 [제출자 성명 : 이 세희]

 

 그는 세희의 기획안을 내려놓은 뒤 잠시 생각에 잠겼다, 뻑뻑해진 눈을 마사지 한 뒤 남은 기획안들의 검토를 마쳤다.

 

 ***

 

 슬슬 퇴근하려던 팀장들과 이사들은 사장 주재 긴급회의에 참여하라는 통보가 날아왔다.

 

 각 팀의 팀장들은 집에 갈 수 있는 문을 코앞에 두고도 가지 못해 끙끙 앓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지원이 지시한대로 작년 1분기 인턴들의 입사 이후부터 계속 작성해왔던 일지를 들고서 회의실로 향했다.

 

 뿐만 아니라 각 팀의 이사들도 최종 심사 회의에 참여하게 되는데, 몇 안 되는 이사진들이었다. 누가 참석했고 안 했고 금방 알아볼 수 있었으나, 그들 중 아무도 서 이사의 부재를 신경 쓰지 않았다.

 

 지원이 회의실로 들어오자마자 회의가 바로 시작되었다.

 

 “갑자기 회의를 소집해서 죄송합니다. 방금 1분기 인턴들이 공모전을 통해 제출했던 기획안을 읽어봤습니다. 이번 브리핑 심사 내용도 그렇고, 1분기 팀들이 준비를 잘해준 것 같아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생각해보니 빨리 심사 발표를 내는 것이 최선인 것 같았습니다. 각 팀 팀장님들께서 그동안 작성하신 일지를 바탕으로 담당하신 멘티에 대해 간략하게 발표해주십시오.”

 

 이 자리에서는 그동안 팀장들이 지켜봐왔던 인턴들의 적응 능력과 업무 해결 능력을 평가하고, 현재 배치된 팀과 맞지 않는 직원이 있으면 인사 트레이드를 통하여 재배치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마케팅 팀입니다. 제 멘티인 홍 수정 씨는 업무 처리 속도가 조금 느리기는 하지만 그만큼 꼼꼼해서 빠짐없이 일을 마무리 시키는 성향입니다. 본인이 의사를 밝힌 것도 있고 해서 재무팀으로 이동할 수 있게 제 의견을 더하는 바입니다.”

 

 “재무팀입니다. 마케팅 팀장님의 의견을 수용하겠습니다. 제 멘티인 박 준후 씨는 맡긴 일을 종류 상관없이 다 해낼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보여준 브리핑 심사의 독창성을 참고하여 보다 더 나은 업무 환경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마케팅 팀으로 트레이드 신청합니다.”

 

 “그렇게 하십시오.”

 

 이제 딱 한 명.

 

 지원의 차례였다.

 

 “저는 이 세희 씨의 브리핑 심사에 대한 평만 점수로 반영할 생각입니다. 며칠 전에 나간 기자회견 때문에 더 공정하게 평가내릴 것을 밝힙니다. 기획팀 팀장님께서 제 대신 평가를 남겨주셨습니다.”

 

 지원의 말이 끝나자 기획팀 팀장이 자신의 앞에 놓여있는 마이크를 키고 말했다.

 

 “기획팀입니다. 이 세희 씨는 미련스럽기는 해도 그 일을 처리해야 하는 다음 팀원에게 피해주지 않기 위해 맡은 일을 끝까지 책임 있게 잘해냅니다.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톡톡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저희 팀에서 데리고 있고 싶습니다.”

 

 다시 지원이 마이크를 잡았다. 지원을 필두로 브리핑 심사 결과를 참고하여 마지막 결산만 남았다.

 

 “이 세희 씨가 보여준 브리핑은, 팀장님들께서도 아시다시피 오랜 시간과 공을 들였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직접 발로 뛰며 준비한 영상이 인상 깊었습니다. 저는 이 세희 씨와 마케팅 팀으로 옮겨간 박 준후 씨를 올해 중반에 제가 새로 꾸릴 무인 자동차 사업팀에 6개월이라는 단기간 동안 일하게 해보고 싶습니다.”

 

 화면을 통해 각 팀장에게서 부여 받은 멘토링 점수와 브리핑 심사 정보가 표를 통해 각각 띄워졌고, 이사진들은 지원의 말에 아무 반박도 하지 않았다.

 

 이사진들은 기획팀 팀장의 옳고 그름이 명확한 성격은 익히 알고 있기에 그녀의 말을 듣고만 있었다. 자신의 능력으로 이 자리까지 올라온 그들이었다. 어차피 지원이 예고한 대로 브리핑 심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세희와 준후는 사장의 특전이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고.

 

 세희가 보여준 업무 능력도, 브리핑 준비도도 흠 잡을 게 없었기 때문에 이사진들이 별 말 없이 지원에게 동의한 것이었다.

 

 지원 역시 그걸 알고 그녀에 대한 평가를 더 아꼈다. 사랑하는 만큼 후하게 주고 싶은 것은 제 마음으로 만족해야 했다. 만약 그녀의 능력과 평가에 제 입김이 작용했다면 곧 바로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을 것이다.

 

 모든 팀장들의 의견을 수용하고 반영한 결과, 1분기 입사 인턴 50명 중 10명의 퇴사 신청자가 나왔고 각각의 능력에 맞는 팀으로 배치가 완료되었다.

 

 ***

 

 한편, 지원이 회의를 끝마치고 세희를 데리러 내려가고 있을 무렵은 그녀가 팀원들과 호칭 정리를 깔끔하게 해버리기로 작정한 시기이기도 했다.

 

 기자회견이 나간 지 3일 정도 지났다. 강 회장의 허락을 받아냈다는 기쁨에 취해 기자회견을 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정신 차려 보니 팀원들에게는 그 사실이 엄청 신경 쓰이는 것이라 자신을 대할 때 힘들어 하고 있었다.

 

 “그냥 세희 씨라고 불러주세요. 사모님 소리는 정말 듣기 싫어요.”

 

 자신들도 세희가 싫어한다는 건 안다. 마음으로는.

 

 하지만 그게 싫다고 마음대로 되면 그건 현실이 아니지.

 

 직원들은 정말 싫다는 얼굴로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세희의 눈치를 보면서도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쪽을 택했다.

 

 “그래도, 사장님께서 계신데 우리도 체면이 있지.”

 

 세희가 두 손을 모으며 사정했다. ‘사모님’이라는 그저 형식적인 호칭은 앞으로도 정말 듣기 싫을 것 같다. 오히려 저가 더 눈치 보이는 것 같다.

 

 “저 선배님들이랑 계속 일하고 싶어요. 그냥 우리 선후배 사이만 잊지 말고, 호칭은 버려요. 제발요~ 네?”

 

 “그....... 그럴까? 나중에 말 바꾸기 없기다?”

 

 세희가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당연하죠. 그럼요. 제가 다 감사한걸요.”

 

 그런데.

 

 벌컥-.

 

 지원이 다되어 가는 밥에 재를 뿌렸다.

 

 “다들 퇴근 안하십니까?”

 

 지원이 문을 열고 고개를 안으로 빼꼼 내밀자, 직원들이 이번에는 지원의 눈치를 살피며 세희 씨를 정말 세희 씨로 불러도 되나 고민했다.

 

 “세희 씨가 퇴근해야 저희들도 편하게 하죠.”

 

 다행히, 지원 역시 호칭을 문제 삼지는 않았다.

 

 지금 그의 관심사는 오직 세희였다. 남들 앞에서도 당당하게 세희를 제 여자라 부르며 일할 수 있는 날을 얼마나 기다려왔던가.

 

 이제 직접 세희를 데리러 올 수 있다는 사실만 생각해도 기분이 좋은지 지원의 입 꼬리가 보기 좋게 올라갔다. 그는 세희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서며 크게 외쳤다.

 

 “모두 퇴근하셔도 됩니다!”

 

 ***

 

 

 

 지원의 와인 잔과 세희의 잔이 부딪히며 와인 빛 액체가 조명과 함께 일렁였다.

 

 “오늘은 돈 걱정 말고 먹고 싶은 거 더 있으면 더 시켜.”

 

 “지금 시킨 것도 많아요. 근데 왜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저를 바라보는 세희에게, 지원은 양복 재킷 안주머니에서 블랙 카드를 꺼내보였다.

 

 “당분간이지만 블랙 카드가 생겼어. 사고 싶은 거 있으면 다 사도 돼.”

 

 마치 자신이 왕인 것처럼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지원의 허세에 세희가 기분 좋게 웃었다. 왠지 모르게 지원이 귀엽게 보였다.

 

 “괜찮아요.”

 

 끝까지 괜찮다는 세희를 지켜보던 지원은 다시 블랙 카드를 품속으로 곱게 모셔놓았다. 그냥 자신이 판단해서 그녀에게 필요하겠다 싶은 것들을 사서 주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 같다.

 

 이런 기회는 있을 때 써야 하는 거지.

 

 레스토랑에서 나와 잠시 걷자는 지원의 말에 세희는 그의 손을 잡고 거리를 거닐었다.

 

 “세희야.”

 

 지원이 그윽한 눈빛으로 세희를 돌아보며 중저음으로 그녀를 불렀다.

 

 “우리, 결혼하자. 아버지께서도 허락하셨으니까 괜찮잖아.”

 

 “.......언제?”

 

 “날 더워지기 전에 하는 게 좋겠어.”

 

 세희도 저처럼 기대하는 마음이 없지 않은 것 같아서 슬쩍 제 진심을 얘기했다. 당연히 들어줄 줄 알고.

 

 그런데.

 

 “싫어.”

 

 반전이었다.

 

 지원은 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눈만 깜박거렸다.

 

 이제 힘들게 하는 것들은 다 사라졌는데, 결혼은 손에 잡히지 않는 구름 같았다.

 

 “뭐?”

 

 세희가 지원의 눈치를 살피며 손가락 두 개를 펼쳐 애교스럽게 펼쳤다 접었다하며 물었다.

 

 “인턴 다 끝내고 정직원 되면 결혼할 생각이었다구요. 11월 어때요?”

 

 “난 아침에 일어났을 때마다 옆에 네가 있었으면 좋겠어. 나 혼자 둘 거야?”

 

 세희가 애교를 피며 지원의 허리에 팔을 감아왔다. 그러고서는 빼꼼. 지원의 품에 묻었던 얼굴을 쏙 들어 올리며 눈웃음을 연발했다.

 

 “아앙, 그래도. 나도 오빠랑 같이 있고 싶은데 하던 일은 깔끔하게 끝내고 싶어요. 오빠가 늘 나한테, ‘하던 일은 마저 해야지’ 라며 강조한 거 기억 안나요? 나도 오빠처럼 하면 안돼요? 깔끔하게. 응?”

 

 “......”

 

 젠장.

 

 지원은 그런 그녀를 더 보고 있다가는 빠져나오지 못할 구멍으로 빠져들 것만 같아 시선을 피해버렸다. 자신이 쓰던 방식을 저런 식으로 역이용 할 줄이야.

 

 세희에게 애교가 없어도 충분히 사랑스러웠는데, 요즘은 자신이 조금만 삐지려고 하면 바로 비장의 무기인 양 애교를 연발하신다.

 

 귀엽게 휜 눈 꼬리로 자아낸 해맑은 얼굴로 저를 보며 답을 기다리는 모습이.

 

 왜, 왜 이렇게 귀여운 거야.

 “대신, 나한테 뽀뽀해줘.”

 

 “응?”

 

 “하루에 한 번씩. 아니, 내가 해달라고 할 때마다 뽀뽀해줘. 네 부탁 들어주는 대신이니 나도 숨 쉴 틈은 있어야........”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쪽.

 

 “.......지.”

 

 “응? 요렇게?”

 

 세희가 가볍게 지원의 입술에 닿았다 떨어졌다.

 

 그러고서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올려다본다.

 

 감질나게.

 

 “......”

 

 지원은 속으로 생각이 짧았던 자신을 향해 욕을 연발했다.

 

 “나 말려 죽일 생각 아니면 빨리 인턴 끝내버려.”

 

 “피, 시간이 내 마음대로 흘러가는 것도 아닌데. 그래도 오빠, 고마워.”

 

 지원이 세희의 뒷목을 잡으며 허리를 숙여왔다.

 

 “알면 한 번 더.”

 

 세희는 피식 웃으며 그의 목에 팔을 둘렀다. 그러고서는 그의 입술에 제 입술을 포개자, 기다렸다는 듯이 강하게 밀려들어왔다.

 

 

 

 그날.

 

 지금까지 아무 것도 없었던 지원의 카카오톡 프로필이 처음으로 바뀌었다. 세희와 함께하며 행복한 만큼, 그들의 시간을 빠짐없이 기록해 나갈 것이다.

 

 세희의 뒤에서 그녀를 품에 껴안은 채로 다정하게 핸드폰을 바라보고 있는 지원. 그리고 그의 품에 안겨 행복하게 웃고 있는 세희.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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