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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반전을 사랑한 남자
작가 : 샤뚜르
작품등록일 : 2017.7.5

강지원, 29살의 젊은 사장은 얼음 왕자라는 별명으로 직원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직원들도 피해가는 그에게, 회사의 햇병아리가 어느 날 찾아와 태클을 건다. 그는 그녀가 만만했었다. 이세희, 24살의 인턴 사원. 상상 속 50대 사장과는 다른 조각미남이 나의 상사라니! 사랑 때문에 마음을 열기 시작한 남자와 귀엽지만 반전 있는 그녀의 좌충우돌 연애 이야기.

 
제 74 화. 사랑해서 그런가 보다
작성일 : 17-07-26 15:24     조회 : 324     추천 : 0     분량 : 12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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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전을 사랑한 남자

 

 

 

 

 

 제 74 화. 사랑해서 그런가 보다

 

 

 

 지원은 휴게실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현석에게 다가가 자리에 앉아 마자 바로 할 말을 꺼냈다.

 

 기가 막혔다. 자신에게 연락을 할 여유는 있으면서 희연을 한번이라도 더 돌아보지 않은 그의 행동에 화가 난 탓이었다.

 

 “전에 병원에서 나중에 한 번 만나고 싶다 그러셨던 이유가 이거였습니까?”

 

 현석은 면목이 없어 고개를 푹 숙였다. 지원이 어떤 말을 하든, 다 감당할 각오로 줄곧 연락해댔는데. 지원이 저와 희연의 관계를 알게 되더라도 이런 식으로 알지 않았으면 했었다.

 

 비겁하게도 변명이라는 걸 하고 싶었다. 변명을 하면 뭐가 달라질까 싶었는데 막상 마주하고 보니 너무 비참했다.

 

 

 하지만.

 

 희연과 얽혔고, 자격 없음을 알면서도 감히 그녀를 사랑하게 된 벌이라면.

 

 그 고통의 크기가 얼마가 됐건, 달게 받겠다.

 

 

 

 “......”

 

 “저희 누나가 힘들다는 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는 사람이라, 거짓말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은 양 쪽 의견을 다 들어봐야 하는 거니까요.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처ㄴ....... 강 사장님도 아시고 계실 테지만 강 회장님의 권유로 희연 씨와 정략 결혼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어요. 아버지가 병원장으로 취임하신 지 얼마 안 된 시기였는데, 재단 사정이 많이 안 좋아서 아버지의 부탁을 들어드린 것이었거든요. 그래서.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결혼한 거니 그 상대에 대해서 돌아볼 생각도 하지 않은 거였습니다.”

 

 “......”

 

 “그런데 희연 씨는 그런 나를, 남편이라고 감싸주고 영영 돌아보지 않을 지도 모르는 나를....... 기다리며 매일 밤을 지새우는 모습에 조금씩 눈길이 갔어요. 나는 희연 씨에게 아무 감정도 없는데. 조금 더 나은 아내가 되려고 노력하며 혼자 감내하는 모습에 화가 났어요. 안 그래도 된다고 얘기하고 싶었는데. 얘기를 나눠보지 않았으니 말 걸기도 어렵더군요. 그래서 계속 눈길이 가고. 자꾸 그렇게 보며, 한 공간에 같이 있다 보니 나도 모르게 희연 씨를 마음에 담았습니다.”

 

 “더 이상 그 모습을 보고 있기가 힘들어 일부러 그 사람 마음에 못질할 짓을 하며 물었더니, 그래도 끝까지 내 아내랍니다. 누군가에게 준 상처로 내가 그렇게 아팠던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

 

 현석이 천천히 고개를 들며 희미하게 웃었다.

 

 “이런 내가 희연 씨를 사랑하는 게 정말 바보 같아 보이겠지만, 이 말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어. 처남, 제발. 희연 씨랑 이혼은 원치 않아.”

 

 그렇다면 현석은 지금 이 순간, 자신이 아닌 희연에게로 가 매달려야 하는 것이다.

 

 

 

 지원은 현석의 눈빛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현석이 자신의 누나에게 한 짓을 생각하면 주먹으로 한 대 치고 싶은 만큼 화가 끓어오르지만, 현재 그의 눈빛은 예전의 자신을 떠올리게 했다.

 

 저 역시 사랑하는 여자를 두고 혼자 마음 고생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신은 이 일의 당사자가 아닌데, 희연의 동생이라는 이유로 뭘 해줄 수 있겠는가. 그래서 속마음 보다 더 쌀쌀맞게 답했다.

 

 “저는 누나가 불행하게 살길 원치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누나가 원하는 대로 해주고 싶습니다.”

 

 

 

 

 

 ***

 

 

 

 

 

 현실의 것이 아닌 영상들이 펼쳐졌다.

 

 살면서 만났고, 스쳐지나갔던 사람들이 다시 찾아왔다. 그리고 다시 기억 저편의 존재가 되어 흘러갔다.

 

 아버지, 어머니.

 

 한동안 그러지 말자면서도 끌려 친하다 생각하며 지내왔던 서 종배.

 

 그리고 아내. 문 영희.

 

 그녀와 처음 만나 차를 마셨던 순간들. 아버지의 권유로 그렇게 이어가던 만남을 점점 길게 만들며 함께 했던 순간들.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음에도, 찰나의 순간처럼 스쳐가는 사진처럼 다가왔다 순식간에 흐트러졌다.

 

 장면이 바뀌었다.

 

 

 

 그때는 몰랐고, 여태껏 돌아볼 생각도 하지 않아 안 보였던 것들.

 

 어쩌면, 알면서도 회사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눈을 감아버린 걸 수도 있는.

 

 치열하게 살아왔던 삶의 곁에는 항상 아내가 있었다.

 

 그녀를 따라간 걸음걸음의 끝에는, 기다리고 기다려도 되돌아봐주지 않는 남편을 바라보고 있는 아내의 쓸쓸한 뒷모습이 있었다.

 

 왜.

 

 왜.

 

 손을 뻗어 그 등을 쓸어주고 싶지만 쓸어줄 수가 없다. 사랑해서 한 결혼은 아니지만 가족 중 그를 유일하게 믿고 끝까지 따라준 이는 누가 뭐래도 아내였다.

 

 그리고 그의 시야에서 문 여사가 사라졌다.

 

 

 

 그 자리를 대신하여 나타난 것은 강 회장의 자식들이었다. 큰 딸 희연, 둘째 딸 혜빈, 그리고 막내아들 지원.

 

 아버지로서 제대로 정 한 번 안 줬던 세월이, 그래서 그 틈을 서로에게 의지하며 채워 가는 삼남매를 보고 또 다시 뻗을 수 없는 손을 뻗었다.

 

 잡히지 않은 허상에 그동안 쌓아왔던 제 삶이 무너져 내렸고, 그 자리에는 후회가 가득 채워져 나갔다.

 

 죽을 때가 되면 그 사람이 살아왔던 생의 장면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더니, 지금 이게 그건가.

 

 죽을 때가 되었나보다.

 

 강 회장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잘해주지 못했던 지난 세월에, 못난 아버지로서 또 하나의 제 역할을 다해주지 못한 마음은 그의 눈에서 피눈물을 흐르게 했다.

 

 

 

 한 번의 기회가 있다면.

 

 그 말이 끝나자마자, 어두웠던 시야가 밝아지기 시작했다.

 

 실처럼 보이던 희미한 시야가 이윽고 커지더니.

 

 맑아졌다.

 

 “......”

 

 되살아난 신경을 통해 들어오는 공기가 유난히 맑다.

 

 쓰러졌던 몸이라 여전히 무거웠지만 정신만큼은 여느 때처럼 또렷했다.

 

 

 

 강 회장은 눈을 몇 번 깜박이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살아 있다. 아직 살아 있어.

 

 그 사실이 이렇게나 감사했던 적은 없었다. 왠지 모를 안도감과 기쁨이 교차하여 강 회장의 가슴을 힘차게 뛰게 했다.

 

 드르륵-.

 

 갑자기 조용하던 병실의 문이 열리더니 생각지도 못한 인물이 들어왔다. 그래서 강 회장은 다시 눈을 감아버렸다.

 

 “어머님, 제가 할게요.”

 

 “아유~ 됐어요. 혜빈이한테 얘기 들었어요. 내가 이이 대신 사과하라면 하고 싶을 정도로 처음 보는 아가씨한테 미안하기만 한데. 이리 줘요.”

 

 

 

 

 

 ***

 

 

 

 

 

 강 회장이 의지로 눈을 뜬지 며칠이 지났다.

 

 현석의 지시로 강 회장의 병실을 매일 문진 돌고 있는 전공의는 차트를 내려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상하네.”

 

 강 회장의 곁에서 젖은 수건으로 그의 얼굴을 닦아주고 있던 세희는 전공의를 바라보며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었다.

 

 “네?”

 

 “회장님 말이에요. 아직까지 깨어나셨다는 보고가 없네요. 교수님이 곧 깨어나실 거라고 하셔서 와봤거든요. 약간의 실어증 증세가 동반될 수도 있다고는 하셨는데....... 교수님께 부탁드려서 한번 와달라고 해야겠어요.”

 

 

 

 강 회장은 죽은 듯 잠이 든척하며 그들의 대화를 다 듣고 있었다.

 

 어허, 참.

 

 깨기 싫어서 이러고 있는 건데 의사 양반이 눈치가 너무 없어.

 

 강 회장은 정신을 차린 이후로 줄곧 처음부터 제 곁을 지키고 있던 것으로 짐작되는 세희의 행동을 관찰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세희가 곁에 있는 것 자체가 싫었는데, 더 이상 욕심을 부려 붙잡고 있을 것도 없으니 다 내려놓자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그 사람을 욕심이라는 안경을 끼고 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고자 노력하기 시작했다.

 

 

 

 세희가 제 곁에 앉으면 슬쩍 실눈을 떠 그녀를 훔쳐보다, 그녀가 가까이 올 때마다 흠칫 놀라 눈을 질끈 감아버린다.

 

 누가 이기나 내기하듯, 될 수 있을 때까지. 세희가 먼저 지쳐 더 이상 제 병실에 찾아오지 않는 날까지 병원에 죽치고 누워 있을 작정이던 강 회장의 계획에 차질이 생겨버렸다.

 

 남들은 저를 아직 누워있는 환자라 생각하겠지만, 본인은 이미 정신도 몸도 멀쩡한 상태였기에 신경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배도 고프고.

 

 무엇보다, 마신 물도 없는데 방광이 터질 것 같다.

 

 ‘으흠.......’

 

 강 회장은 슬쩍 눈을 떠 병실 주위를 살폈다. 이렇게 매일, 아무도 없는 틈을 타 화장실에 다녀오던 그였는데. 언제 다시 세희가 올지 몰라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화장실 다녀오는 게 왜 이리 죄스럽게 느껴지는지 원,

 

 

 

 살금살금. 하지만 빠른 걸음으로 얼른 볼 일을 끝내고 화장실에서 나온 강 회장에게 남은 것은 무사히 침대로 돌아가는 일이었으나.

 

 “아버님?!”

 

 딱 걸렸다.

 

 한 걸음 내딛으려던 강 회장의 움직임이 정지 화면처럼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되살아난 강 회장을 보자마자 한 걸음에 달려온 세희는 강 회장의 팔을 부축해주며 그와 눈을 맞췄다.

 

 그 뒤로 혜빈도 따라 들어와 강 회장에게로 빨리 걸어왔다.

 

 “아버님, 언제 일어나셨어요?”

 

 “아빠!”

 

 탁-.

 

 자기 힘으로도 충분히 걸어갈 수 있으니 상관 말라는 것처럼 매몰차게 세희의 손을 쳐내는 손길.

 

 

 

 허공에 떠버린 손은 무안했지만, 그래도 세희는 전처럼 기죽지 않았다.

 

 “아버님, 배고프시죠? 제가 죽 사올게요.”

 

 세희는 대답도 듣지 않은 채로 병실을 나가버렸다.

 

 “......”

 

 “아빠, 세희 씨가 얼마나 예쁜 아가씨인데. 그러시면 어떡해요.......”

 

 진심어린 혜빈의 타박에도 불구하고. 강 회장은 듣는 둥 마는 둥하며 다시 침대로 가 돌아 누운 뒤, 숨을 깊게 내쉬었다.

 

 

 

 

 

 ***

 

 

 

 

 

 “오빠, 응. 아버님 깨어나셨어요. 지금 올래요?”

 

 「 갈게. 이제 너도 그만하고 쉬어. 벌써 며칠째 퇴근하자마자 병실에서 지내는 거, 더는 못 봐줘. 」

 

 “응. 근데 딱 하나만 더하고 갈래요.”

 

 수화기 너머로 탁한 한숨을 내쉬는 지원의 숨소리가 들려왔다.

 

 「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할게. 」

 

 “오빠가 어제 나한테 얘기한 거 잊었어요?”

 

 「 ....... 」

 

 지원은 입을 꾹 다물었다. 지원이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는 존재이자, 그가 팽팽하게 쥐고 있던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는 존재가 세희여서. 저도 모르게 속마음을 털어놓은 것이 화근이었다.

 

 그게 세희의 마음에 걸렸나 보다.

 

 

 

 「 신경 쓸 필요 없어. 그러다 너 쓰러지는 꼴은 못 봐. 」

 

 “나도 오빠가 신경 쓰면서 피곤해하는 모습 보기 싫어. 혜빈 언니가 그랬는데, 큰 누님 분이 나에 대해 궁금하대요. 그냥 만나보고 싶어요. 그리고, 알아보니까 법원 가서 이혼조정 할 때도 각자의 입장을 들어본다고 그랬어요. 이혼이라는 게 좋은 건 아니잖아요. 오빠는 그 의사 선생님 이야기 들어봤으니 이번에는 큰 누님 분 차례인 거 같아요. 여자들끼리 얘기하는 게 더 편하니까. 혜빈 언니랑 같이 가서 인사할 겸해서 가볍게 얘기해보고 올게요.”

 

 지원은 핸드폰을 꽉 쥐었다. 심장을 관통하는 욱신거림에 가슴에 손을 올린 채로 가만히 있었다.

 

 생판 모르는 남이 그랬으면 잘 알지도 못하는 집안일에 관여한다고, 기분이 상했을 것이다. 지원에게 가족에 관한 일은 민감한 사안이었으니까.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네가 더 이상 남이 아니게 되어 버려 기분 나쁘지가 않아.

 

 한정된 체력으로 두 가지 이상의 일은 해내는 것도 꽤 힘든 일일 텐데.

 

 마음 씀씀이가 왜 이리 예쁜지.

 

 한없이 흘러넘치는 사랑스러움에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 ....... 」

 

 

 

 “오빠?”

 

 「 .......아직 가지 말고 거기 그대로 있어. 」

 

 “왜?”

 

 「 예쁜 만큼 키스해주게. 」

 

 세희의 입 꼬리가 기분 좋게 호선을 그렸다. 사랑을 받는 것만큼 세상에서 기분 좋은 게 있을까.

 

 지원이 빨리 와서 그와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으면 좋겠지만.

 

 “싫어요. 나 언니들 만나고 집에 들어갈 거니까 그때 봐요.”

 

 다급하게 그녀를 찾는 지원의 목소리가 뚝 끊겼다. 세희의 눈이 앙큼하게 빛났다.

 

 

 

 

 

 ***

 

 

 

 

 

 “세희 씨, 괜찮아?”

 

 레스토랑에 도착하기 전, 혜빈이 정지 신호를 받는 틈을 이용해 세희를 돌아보며 재차 물었다.

 

 “뭐가요?”

 

 “우리 아빠 간호하는 것도 쉽지 않을 텐데. 너무 우리 가족한테 신경 써주지 마. 우리는 세희 씨가 지원이랑 예쁘게 사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세희가 싱긋 웃었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조용히.

 

 “큰 누님 분이 저 보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그냥 여자들끼리 밥 먹는 건데, 괜찮아요. 저 먹으면서 대화하는 거 좋아하거든요. 특히, 술 먹으면서 솔직한 얘기할 때가 제일 좋아요.”

 

 ‘아.......’

 

 기분 탓인가. 사람 좋고 예쁘기만 한 웃음인데, 그 어떠한 것보다 강한 느낌을 주었다. 자신보다 한참 어리다고, 그 숫자만큼 제 멋대로 정해진 틀을 만들어 놓고 세희를 보고 있었나보다.

 

 서른한 살 먹은 자신보다 더 어른 같이 힘들어도 티 안내려는 모습에, 왠지 모르게 자신이 작아보였다.

 

 어리지만, 어리지 않다.

 

 지원이가 아니었다면 이 아가씨가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겠지.

 

 그래서 혜빈은 더 이상 얘기를 꺼내지 못했다.

 

 아버지가 지금은 반대하시더라도, 나는 네가 언젠가 허락을 받아낼 것 같다. 고마워.

 

 

 

 혜빈과 세희는 약속 장소로 잡아둔 어느 레스토랑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웨이터가 그녀들에게 정중하게 다가와 예약을 해두었냐고 묻자, 혜빈이 희연의 이름을 가르쳐주었고. 그들은 어렵지 않게 희연이 앉아 있는 자리로 안내받을 수 있었다.

 

 얌전하게 손을 흔들며 그들을 반겨주는 희연이 보였다. 그녀가 앉아 있는 테이블로 다가간 혜빈은 세희와 희연의 맞은편에 앉았다.

 

 오늘 이 자리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해야 할 사람은 혜빈이었다.

 

 “언니, 지원이랑 결혼할 아가씨야.”

 

 “반가워요. 이름이.......”

 

 “이 세희예요. 편하게 불러주세요.”

 

 “그럼, 세희 씨.......라고 불러도 되죠?”

 

 세희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천진난만하게 웃는다.

 

 “그럼요.”

 

 “오늘은 내가 사주고 싶어서 그러는데, 먹고 싶은 거 시켜요.”

 

 “아, 아니에요. 너무 잘해주시면 죄송해서.......”

 

 

 

 혜빈이 장난스럽게 세희의 옆구리를 쿡 찌르며 그녀의 부담을 덜어주려 했다.

 

 “예비 올케, 우리 언니가 밥 쏘는 날 자주 있는 거 아니다?”

 

 사회생활을 할 때는 분위기 파악을 잘해야 더 예쁨 받을 수 있더라. 혜빈까지 거드니 세희는 왠지 오늘은 그래야 할 것 같아 눈치껏 행동했다.

 

 “아... 그럼...... 감사히 먹겠습니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고개를 살짝 숙이는 모습이 말 잘 듣는 귀여운 강아지 같아 희연과 혜빈이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귀엽네요. 지원이랑 혜빈이가 예뻐하는 이유를 알겠어요.”

 

 희연은 지원의 여성 버전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많이 닮은 혜빈과는 전혀 다른 얼굴이었다. 어쩌면 분위기가 달라 그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 느낌부터 발랄하고 자유분방한 쪽이 혜빈이라면, 희연은 좀 더 성숙하고 여성스러운 분위기였다.

 

 아무튼, 두 분 다 예쁘신데 그런 분들에게서 귀엽다는 소리를 들으니 얼굴이 뜨거워 고개를 못 들겠다. 어릴 때야 귀엽다는 말이 좋게 들렸는데, 이제는 왠지 모르게 쑥스러웠다.

 

 귀엽다는 말 말고, 섹시하다는 말 한번 들어보고 싶다.

 

 그래도,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칭찬은 언제나 기분 좋다.

 

 출발부터 순조롭게 즐거운 대화가 이어졌다.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른 마당에, 자리를 파하기가 뭐해서 그녀들은 자리를 옮겨 술자리를 마련했다.

 

 “오빠가 입사 첫 날부터 말도 안 되는 업무로 절 괴롭히는 거예요. 아무리 사장이 갑이라지만 차(茶) 준비해달라고 해서 커피 준비해갔더니 자기는 커피 안 마신다고. 다른 걸로 준비해오라고 하지를 않나. 이리저리 볶이다 보니 많이 억울했을 때였어요.”

 

 “그래서, 그 뒤에 어떻게 했어?”

 

 “정말 힘들게 구한 원두라고, 사정해가면서 두 잔 드렸어요.”

 

 “왜 두 잔이야?”

 

 “까나리 액젓이 첨가된 커피라 복불복이었거든요.”

 

 “세상에, 지원이가 그래서 커피를 마셨어요?”

 

 “네. 남김없이.”

 

 “아! 그래서 작년에 걔 입에서 그렇게 냄새가 났었구나?! 걔가 까칠하기는 우리 셋 중 최고라서 비린 음식은 입에도 안대거든. 아직 지원이가 얘기 안 해줬지? 지원이가 커피 안 마시는 이유. 우리 아버지 때문이야.”

 

 “맞아요. 우리 아버지가 커피를 좋아하시는데, 매일 한 잔씩은 꼭 챙겨 드셨거든요. 아버지가 제일 마음에 들어 하셨던 자식도, 기대가 컸던 자식도, 남자라는 이유로 지원이가 되어 버려서 엄청 시달렸어요. 그래도 싫다는 소리 한 번 안하고 여기까지 온 거였는데, 커피를 절대 입에 안대는 거, 아버지에 대한 일종의 저항인 셈이죠.”

 

 희연은 세희의 손을 두 손으로 꼬옥 포개어 잡으며 진심을 전했다.

 

 “우리는 지원이가 힘들어도 끝까지 아버지한테 붙잡혀 살며 마음 고생할 줄 알았는데 그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돼서 너무 다행이라 생각해요. 지원이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요.”

 

 나는 못하더라도, 동생들은 자기들이 살고 싶은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희연 언니는요?”

 

 난데없는 물음에 희연은 눈을 깜박였다.

 

 “응?”

 

 세희의 시선이 희연의 왼손으로 향했다.

 

 “반지....... 그거 결혼반지죠?”

 

 희연이 고개를 숙여 애틋한 눈빛으로 반지를 쓸었다.

 

 “응.......”

 

 이혼하고 싶다는 희연이, 더 이상 결혼반지라면 쳐다보기도 싫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그녀의 손가락에 끼워져 있다는 것은.

 

 “언니는 남편 분 많이 아끼실 것 같아요. 차분하고 예쁘셔서.”

 

 희연이 눈빛이 파르르 떨렸다.

 

 끝내고 싶지 않다는 뜻이기도 했다.

 

 

 

 희연은 눈을 질끈 감으며 앞에 놓아둔 맥주잔을 집어 들어 한 번에 다 마셔버렸다.

 

 처음으로 먹어본 술인데다,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을 마셔 정신이 혼미했다. 맨 정신으로 속의 것을 털어내기에는 도무지 엄두가 안 나, 그 힘을 빌어서 입을 열었다. 누구든, 이야기를 들어줄 이만 있다면 그냥 이렇게 다 털어내 버리고 싶었다.

 

 세희를 만나 얘기를 나누어 본 것은 오늘이 처음이지만, 이상하게도 세희의 저 말 한 마디가 귀를 타고 흘러들어와 가슴을 통해 진하게 퍼져 나간다.

 

 마치 자신이 현석을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 말처럼 들려와 가슴에서 울컥하고 뭔가가 터졌다. 한 번도 내보인 적 없는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 어찌 해야 할 지 몰라 당황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제 마음을 바로 알아봐 주는 이가 있다는 사실에 기뻤다.

 

 지원은 누나가 행복해지기를 바라지만, 남자라서 여자의 마음을 완전히 헤아리기는 어려웠고. 혜빈은 욱하고 분노가 치밀어 올라 다짜고짜 현석을 찾아가려다가 지원에게 제지당하여 섣불리 희연의 일에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덕분에 혜빈은 언니의 마음에 또 다른 상처를 줄까, 전전긍긍하며 현석에 관한 말은 꺼낼 수 없었는데. 세희는 그들 남매처럼 피붙이는 아니었지만, 남이기에 가능한 부분이기도 했다.

 

 

 

 “나, 그 사람 아직 사랑해.”

 

 혜빈은 희연의 말을 잘못 들었나 싶어, 눈을 여러 번 깜박였다.

 

 “.......그런데 이혼하고 싶어.”

 

 “......”

 

 신세한탄 하듯 다 내려놓으려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대화 한 번 제대로 오가지 않는 관계를 계속 지속해서 뭐 해. 혼자 기다리고, 기대하며 바라는 것도 힘들어.”

 

 지원에게 들은 바, 현석 역시 희연과의 관계를 끝내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들 사이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틀어졌는지는 몰라도 당사자 모두가 관계를 지속하고 싶어 하는데, 노력은 해봐야 했다.

 

 “형부랑 대화는, 언니 마음에 있는 것들 얘기는 해봤어?”

 

 그러자 희연이 고개를 천천히 가로저었다.

 

 “결혼해서 얘기 나눈 적이 거의 없어.”

 

 세희는 곰곰이 생각하다 혜빈에게 시선을 한 번 준 뒤 희연에게 말했다.

 

 “음....... 두 분 사이에 대화가 부족해서 힘드셨을 것 같아요. 부부라는 관계의 정의 말고 그냥 사람 관계로만 보시면 괜찮지 않을까요. 처음에는 조금 힘드실 수도 있는데, 상대방도 언니와 같은 마음이라면. 언니가 먼저 손 내밀어 보지 않으실래요? 저희 아빠가, 먼저 손 내미는 사람이 강한 사람이라고 그랬어요.”

 

 “무슨........”

 

 “저희 아빠 엄마가 싸우셨을 때 쓰시는 방법인데.......”

 

 

 

 한편, 지원은 데리러 와달라는 세희의 문자를 받고 바로 달려왔다.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린 세희 때문에 지원은 지금 감질 나 있는 상태였다. 강 회장을 간호하느라 요 며칠 동안 회사에서 얼굴만 잠시 보고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그들이었다.

 

 술집으로 들어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니, 세희가 지원을 발견하고서 손을 흔들어주었다.

 

 “오빠!”

 

 “나 없는데서 술 마시지 말라니까.”

 

 “에이~ 나는 정말 맥주 한 잔만 마셨는걸. 헤헤.”

 

 아닌데. 맥주 한 잔만 마셔가지고는 이렇게 기분 좋아할 리가 없다. 여기서 조금 더 취하면 지원이 난감해지는 단계였다.

 

 지원은 세희가 균형을 잡지 못해 쓰러질까, 허리에 팔을 감아 상체를 부축하며 셋 중에 제일 멀쩡해 보이는 희연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누나, 세희 얼마나 마신 거야?”

 

 

 

 딱 봐도 지원이 난감해하고 있다는 게 얼굴로 드러났다. 가족이 아닌 누군가로 인해 지원이 변한 모습은 희연이 바랐던 것이기도 해서 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세희 씨 말대로 맥주 딱 한 잔만 마신 거 맞아. 여자들끼리 얘기하는 게 즐거웠거든. 기분 좋아서 들뜬 거 같아. 들어가 봐.”

 

 지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가방을 챙기는 희연의 팔을 잡아 세웠다.

 

 “어디가?”

 

 당연한 걸 물어보냐는 듯 희연이 지원을 돌아본다.

 

 “집에 가야지.”

 

 지금 이 자리에서, 데리러 온 사람 없이 유일하게 혼자인 희연이었다. 정상적인 관계였다면 희연 역시 현석과 함께 돌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 얘기하지 않아도, 가까이 있지만 곁에서 함께 할 수 없다는 게 얼마나 쓸쓸할 지. 미세하게 흔들리는 희연의 낯빛이 그 증거였다.

 

 지원은 희연이 더 이상 거절 못하도록 단호하게 말했다. 그녀를 볼 때마다 자꾸 베여 나오는 안타까움을 숨기기 위해.

 

 “이 늦은 밤에 여자 혼자 돌아다니겠다고? 가자. 내가 데려다줄게. 작은 누나는....... 윤 도진 이 자식은 왜 이렇게 안 와?”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미안, 미안. 조금 늦었다.”

 

 

 

 세희는 희연이 지원의 차에서 내리기 전 창문을 내린 뒤 고개를 빼꼼 내밀며 그녀를 불러 세웠다.

 

 “제가 시키신 대로 꼭 한번 해보세요. 파이팅!”

 

 희연은 세희가 가르쳐준 방법이 부디 효과가 있기를 바라며 떨리는 가슴을 안고서 집의 대문을 연 뒤, 세희에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려 했으나, 지원이 세희를 놔주지 않는 바람에 결국 그의 집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샤워를 마친 지원은 이미 씻고 노곤해진 몸으로 인해 침대에 뻗다시피 한 세희에게로 다가가 그녀의 곁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누나들이랑 재밌었어?”

 

 세희가 잠과 맨 정신의 경계에 있는 무거운 몸을 겨우 일으켜 앉으며 지원과 눈을 마주했다. 그러고서는 배시시 웃는다.

 

 “응. 당연하죠.”

 

 “큰 누나.......는 얘기 잘 된 거야?”

 

 자신이 가르쳐준 방법이 무조건 옳다고 할 수는 없지만. 얼굴을 마주하고 어색하게 오가는 말보다 더 효과적일 수는 있다.

 

 “우리 부모님이 싸우셨을 때 쓰시던 방법을 가르쳐 드렸어요. 언니도 그렇고, 상대방도 그렇고. 서로 관계가 좋은 쪽으로 지속되길 원하니까. 노력하면 조금씩이라도 나아질 수 있을 거예요. 곧 행복해지실 거예요.”

 

 

 

 세희가 나른하게 웃으며 지원의 허벅지를 베고 침대에 다시 누웠다.

 

 “아, 좋다. 오빠랑 얼마 만에 이렇게 있는 거야.”

 

 서서히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느끼며 세희가 잠결에 중얼거렸다.

 

 “내가 너 보고 싶어서 죽는 줄 알았어. 하루라도 빨리 옆에 데려오든가 해야지.”

 

 지원은 가만히 앉아 세희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천천히 쓸었다.

 

 “응....... 나도 오빠 보고 싶었어........”

 

 “아까, 조금만 기다렸으면 얼굴 보고 갈 수 있었잖아.”

 

 생각만 해도 아쉬웠는지, 지원의 얼굴 가득 불만이 가득했다. 그의 목소리는 투정부리는 아이 같았다. 세희가 들었더라면 얼른 그에게로 다가가 안아줬을 텐데.

 

 “......”

 

 아쉽게도 너무 피곤하여 잠이 들고 말았다.

 

 규칙적으로 곤하게 들려오는 숨소리가 방 안에 퍼지기 시작하자, 지원은 한숨을 쉬며 자신의 머리를 헤집었다.

 

 그러고서는 세희를 안아 올려 머리에 베게를 대준 뒤, 이불을 끌어와 정성껏 덮어주었다.

 

 얼굴 위로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귀 뒤로 조심스럽게 넘겨주는 손길에서도 아쉬움이 가득 묻어났다.

 

 “고마워. 오늘은 이걸로 대신할게.”

 

 지원은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다가가 사랑스럽게 부풀어 있는 입술에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입술에 닿는 부드러운 촉감이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며칠 뒤.

 

 지원은 세희로부터 희연과 현석의 관계 개선 여지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강 회장과 희연, 그리고 회사 일까지. 신경 쓸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는데 하나라도 그 무게를 더니 감사했다.

 

 지원은 오랜만에 도진과 술자리를 같이 했다.

 

 지원은 눈앞에 놓인 잔을 한입에 털어 넣은 뒤 빈 잔을 쥐고 빙빙 돌리며 중얼거렸다.

 

 “어리고 귀여운 줄만 알았더니, 나보다 더 어른 같을 때가 있기도 해.”

 

 “처남ㄷ....... 제수씨한테 정말 잘 해야겠다. 회장님 때문이라는 이유로 뒤로 물러나 있지도 않고, 주저앉아 있지도 않고. 난 그렇게까지는 못할 것 같거든. 피 한 방울 안 섞인 남한테 그렇게까지 신경써주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

 

 세희를 칭찬하는 도진의 말에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가 보다. 마치 자신이 칭찬 받은 마냥 기분 좋고, 뿌듯했다. 사랑해서 그런가 보다.

 

 “그래. 그게 이 세희의 매력이지.”

 

 “넌, 언제 결혼할 거냐?”

 

 “응?”

 

 그게 무슨 말이냐는 얼굴로 지원이 문득 도진을 돌아보았다.

 

 

 

 그도 그럴 것이, 도진은 지원의 엄포로 인해 몸이 달아있는 상태였다. 자식이, 처남 취급 마라해서 그건 포기했다 쳐도. 먼저 결혼할 생각 말라니. 가혹해도 너무 가혹했다.

 

 “네가 결혼해야 내가 할 거 아냐! 우리가 사랑하는데 최고의 장애물은 회장님이 아니라 너다, 너!”

 

 도진은 혜빈과 꼭 하고 싶은 것이 있었다. 그걸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결혼해야 하는데. 생각보다 지원은 너무 느긋했다.

 

 지원은 잠시 생각하다, 그제야 뭔가 떠올랐다는 듯 탄식을 내뱉었다.

 

 “아.......!”

 

 “아~? 야, 결혼이 무슨 장난이야? 에라이, 그럴 거면 우선권 나한테 넘겨.”

 

 

 

 지원이 도진을 약 올리듯 짓궂게 씨익 웃는다.

 

 “싫은데?”

 

 “넌 결혼만 하면 끝이지, 우리는 일정이 빡빡하다고. 돌아다닐 곳도 많고 전시회도 열어야 하고. 준비해야 하는 기간이 얼마나 긴데. 누구 속 타 죽는 꼴 보고 싶나.”

 

 애가 타서 흥분한 도진의 이야기를 들으며 줄곧 시선을 주었던 지원은 정면으로 고개를 돌렸다.

 

 “할 거야. 해야지. 그건 나도 원하는 바라고.”

 

 “언제?”

 

 “일단 기자회견 먼저 하고. 난 세희가 나한테 올 때 기죽지 않았으면 좋겠거든. 게다가 세희가, 아버지 퇴원하시고 제대로 다시 허락 맡고 싶대.”

 

 “......”

 

 즉, 결혼은 아직 조금 뒤의 이야기였다.

 

 

 

 도진은 속으로 끙끙 앓으며 마른세수를 했다.

 

 그래, 좋다. 결혼해서 바로 날아갈 수 있게 준비부터 다 끝내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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