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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반전을 사랑한 남자
작가 : 샤뚜르
작품등록일 : 2017.7.5

강지원, 29살의 젊은 사장은 얼음 왕자라는 별명으로 직원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직원들도 피해가는 그에게, 회사의 햇병아리가 어느 날 찾아와 태클을 건다. 그는 그녀가 만만했었다. 이세희, 24살의 인턴 사원. 상상 속 50대 사장과는 다른 조각미남이 나의 상사라니! 사랑 때문에 마음을 열기 시작한 남자와 귀엽지만 반전 있는 그녀의 좌충우돌 연애 이야기.

 
제 72 화. 날아간 총알의 끝에는
작성일 : 17-07-26 15:21     조회 : 309     추천 : 0     분량 : 7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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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전을 사랑한 남자

 

 

 

 

 

 제 72 화. 날아간 총알의 끝에는

 

 

 

 약속 장소에 올 때까지 경계를 늦추지 않던 남자는 통보 받은 대로, 검은색 승용차 앞에 다다랐다. 짙은 색으로 선팅 되어 있었던 터라 내부가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남자로 추정되는 실루엣이 얼핏 보였다. 상대는 한참 전부터 그를 기다리고 있는 듯 했다.

 

 자동차의 문을 여는 그 순간까지도,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남자의 행동은 그가 의심이 많다는 증거였다. 다행히, 따라 붙은 사람은 없는 것 같다.

 

 

 

 탁-.

 

 밖에서 봤을 때는 일반 승용차였는데 그 내부는 운전석과 조수석이 검은 창으로 닫혀 있는 리무진 형태로 되어 있었다. 덕분에 그를 만나러 오기로 한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없었다.

 

 남자는 자신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반응이 없는 정면을 주시했다.

 

 굳게 닫혀있는 검은 창은 열릴 생각이 없어보였다. 시동이 걸린 차가 출발했다.

 

 차를 버리고 택시로 여기까지 왔건만, 일 처리를 철저히 할 모양인지 장소를 다시 한 번 옮길 생각인 것 같다.

 

 차가 출발한지, 20분이 채 지나지 않았을 때.

 

 신호 하나 없는 국도로 들어선 것 같더니 이윽고.

 

 지잉-.

 

 서서히.

 

 

 

 열리지 않을 것만 같던 검은 차창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워낙 천천히 드러나기 시작하는 건너편의 풍경에 감질난 남자는 먼저 말을 걸었다.

 

 “It's hard to see face each other. (얼굴 한 번 보기 힘들군요)”

 

 불평어린 그의 말에 돌아온 것은.

 

 “오랜만입니다.”

 

 

 

 !!!!!!!

 

 냉기 가득한 지원의 목소리였다.

 

 “서 이사님.”

 

 차창이 다 내려가자, 조수석에 앉아있던 지원이 백미러로 서 이사를 흘긋 쳐다보았다.

 

 “어딜 그렇게 가십니까?”

 

 혹시라도 누가 장난을 치는 게 아닐까 싶어 할 수 있는 조사란 조사는 다 했었는데. 들이쉬었던 숨이 뱉어지질 않는다. 심장이 거친 아스팔트 위에 놓인 것처럼 세게 요동친다. 서 이사는 너무 놀라 입만 뻥긋거렸다.

 

 “ㅇ...... 어떻게. 나는 분명 독일에서 연락 받았는데.......!”

 

 지원은 그런 서 이사를 백미러를 통해 싸늘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지원이 어릴 때부터 지켜봐왔던 서 이사였다. 강 회장과 그가 어떻게 친분을 쌓은 건지는 몰라도, 어린 시절 좋은 아저씨라고만 여겨왔던 그가 굉장히 계산적이었고, 자신의 이익이 우선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는 서 이사와 친하게 지내던 강 회장이 불안하게만 보였다.

 

 

 

 신기술.

 

 그래, 서 이사라면 이것을 노릴 동기가 충분했다. 경쟁사인 독일 MWM에서도, 처음 이 기술을 기획하고 개발에 착수했던 미국에서도, 아직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지 못했기 때문에 먼저 선수 치는 것이 시장에서의 승자였다.

 

 그런 판 위에서, 골드 카드를 쥘 수 있는 열쇠가 주어진다면 경쟁사들은 서로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조력자를 끌어들일 것이 분명했다.

 

 그게 바로 서 이사가 노렸던 것이었다. 기술 하나를 내어주고 자신은 더 많은 이익을 취하는 것.

 

 능력이 조금 부족했어도 서 이사가 이사직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것은 전부, 강 회장의 오랜 지기라는 이유로 신임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지원은 그런 강 회장의 오랜 믿음을 욕심으로 져버린 서 이사에게 정면을 쳐다보며 설명했다.

 

 “신기술 DB(데이터 베이스)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얼마 전, 장 비서로 보고를 하나 받았습니다. 저 역시 이번 기술에 회사의 사활이 걸린 터라. 이상 징조가 발견되면 바로 보고 받을 수 있도록 해뒀으니까요. 이 순간까지도 저는 범인이 누군지 조차 몰랐습니다. 설마하며 서 이사님을 의심선상에 올려놓지 않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방심했던 제 잘못입니까, 아니면 안정적으로 가실 수 있는 길을 포기하고 돌아선 이사님 잘못입니까?”

 

 지원이 장 비서의 최종적인 보고를 통해 건네받은 서류에는 그의 PC를 역 추적한 흔적들은 물론이고 그의 통화내역까지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었다. 그러나, 지원이 이번 조사로 알게 된 것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

 

 “어떻게 제가 이 자리를 마련했는지, 궁금하십니까? 서 이사님께서 훔쳐 오신 그 USB에는 이미 위치추적기는 물론이고, 컴퓨터에 그 USB를 연결시키는 순간 컴퓨터를 통해 공급 되는 전류가 전기 신호를 만들어 내어 IP 추적기가 활성화됩니다. 활성화 된 IP 추적기 덕분에 범인의 컴퓨터로부터 IP 정보를 넘겨받을 수 있었습니다.”

 

 서 이사를 추적하는 데 사용했던 IP 추적기는 소형 반도체 형태로 되어 있는데, 이건 양 이사가 지원에게 건네받은 USB를 그의 부탁으로 미리 심어둔 장치였다.

 

 뛰는 자 위에 나는 자가 있듯, 서 이사는 지원의 주도면밀함에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지원의 말대로 강 회장은 의심 많고 치밀한 성격이었지만, 서 이사 앞에서는 그답지 않게 그를 믿고 있었다. 그래서 더 그에게 어긋나지 않기 위해 가면을 쓰고 그 약점을 이용해왔었던 건 자신이었다.

 

 사장직이라는, 정말 오르고 싶었던 그 자리 하나를 바라보며 강 회장에게 맞추며 살아왔는데. 능력 평가에 치우침이 없는 강 회장이 지원에게 사장직을 주지 않았더라면 이렇게까지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끝이 왔음을 알지만, 괜한 오기가 생겼다. 서 이사는 지원의 뒤통수를 쏘아보며 말했다.

 

 “그럼 나 보고 어쩌란 소린가? 한 길만 바라보고 여기까지 왔는데, 어떻게 사장직을 자네에게 내어줄 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서 이사님께서 다른 이사님들로부터 질타를 받으시는 겁니다. 다른 이사님들은 그 자리까지 오르시기 위해 수십 년을 기다리고, 남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자신의 힘으로 오르셨습니다. 하지만, 서 이사님은 그 분들께서 노력하실 동안 무엇을 하셨습니까?”

 

 그들이 대화를 주고받을 동안, 차가 어느덧 익숙한 골목길로 접어들고 있었다.

 

 “아버지께 갈 생각입니다. 가서 서 이사님께서 직접. 당신의 잘못을 다 얘기하십시오.”

 

 

 

 

 

 ***

 

 

 

 

 

 세희는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회사를 나왔다.

 

 지원과 떨어져 있을 동안 그가 걱정할까, 자신이 먼저 나서 문자로 연락 주기 위해 핸드폰을 꺼내 몇 자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시선이 핸드폰에 집중되어 있는 터라 그녀에게로 다가오는 검은 그림자를 알아채지 못했다.

 

 그런 그녀를 부르는 음산하면서도 무거운 기운이 실린 남자의 목소리.

 

 “이 세희 씨.”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검은 양복 차림의 사내 둘이 그녀에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들 중 점잖게 생긴 남자가 세희에게 차분하게 말했다.

 

 “잠시 가주셔야 하겠습니다. 따라오시죠.”

 

 “무슨.......”

 

 다짜고짜 따라오라니, 뭔가 이상했다. 세희는 핸드폰 액정을 잠군 뒤, 바지 주머니에 핸드폰을 살며시 넣으며 주위를 살폈다. 그러고서는 본능적으로 도망치기 위해 뒷걸음치다 어느 순간부터는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자의 힘으로 남자 둘을 이기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했다.

 

 “끼야악!!!”

 

 검은 양복의 남자들은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 채 그녀의 양팔을 각각 포박했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강제로 끌려가고 있었다. 죄인처럼 말이다.

 

 누가 이런 짓을 한 건지는 몰라도 번화가에서 사람들 눈에 띌 위험마저 감수하는 것을 보면 보통은 아닌 것 같다.

 

 

 

 거칠고 험하게 생긴 또 한 명의 남자가 세희를 강제로 차 안으로 집어넣기 위해 힘을 실었지만, 거센 저항에 애를 먹었다.

 

 “이거 안 놔요? 당신들 이러는 거 불법인 줄은 알아? 싫어, 싫다고!”

 

 “빨리 안 들어가? 자꾸 버티면 너만 힘들다?”

 

 점잖은 남자 옆에 있던 거칠게 생긴 남자와 세희가 한동안 씨름을 하느라 생각보다 많이 지체되고 있었다. 더 이상 시간을 끌었다가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고 경찰을 부를 것이기에, 점잖은 남자는 혀를 찼다.

 

 그때.

 

 퍽.

 

 누군가가 날다시피 달려와 세희를 차 안으로 집어넣고 있던 남자의 얼굴을 가격했다.

 

 “아가씨가 싫다잖아. 들러붙는 것도 작작해야지. 안 그래?”

 

 도진이었다.

 

 

 

 

 

 ***

 

 

 

 

 

 도진은 혜빈과 함께 세희를 데려가기 위해 K 그룹 사옥 앞에 차를 대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안 내려왔나?”

 

 혜빈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세희를 찾자, 도진이 고갯짓으로 핸드폰을 가리켰다.

 

 “전화 해 봐. 퇴근 시간인데 벌써 나온 거 아냐?”

 

 갑자기 혜빈이 짓궂게 웃는다. 잘만 하면 공짜 밥이 생기니 생각만 해도 흐뭇했다.

 

 “내기 할까? 나는 아직 안 나왔다에 10만원. 네가 이기면 오늘 저녁은 내가 사고, 내가 이기면 네가 사는 걸로. 오케이?”

 

 “좋아.”

 

 드디어,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혜빈의 눈에 세희가 들어왔다. 그런데 세희의 곁으로 이상한 것들이 들러붙으려 하는 것까지 봐버렸다.

 

 

 

 세희의 근처로 수상한 남자들이 다가가는 것을 보던 혜빈은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로 도진의 팔을 급하게 잡아당겼다.

 

 “진아, 세희 씨한테 들러붙는 저 사람들 나쁜 놈들 아니야? 가봐야 할 것 같은데.”

 

 혜빈의 시선을 따라 가던 도진 역시 그 장면을 보게 되었고, 그는 몇 초 동안 눈만 깜박이다 상황 파악에 집중했다.

 

 “어.......”

 

  뭐야.

 

 상황이 급박해졌다.

 

 도진은 입을 굳히며 활짝 열려있던 차체를 닫은 뒤 문도 꼭꼭 잠갔다. 그러고서는 세희의 주변 동태를 살피면서도 조수석으로 돌아와 혜빈에게 신신당부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아무한테나 막 문 열어주지 말고. 나랑 세희 씨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

 

 

 

 .

 .

 .

 

 

 

 세희를 구하기 위해 온 도진은 차 안에 반쯤 들어가 있던 세희를 빼내 제 등 뒤로 숨겼다.

 

 “이봐요, 아저씨들. 이 아가씨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도살장 끌고 가듯 억지로 질질 끌고 갑니까?”

 

 부하쯤으로 보이는 남자가 도진에게 맞아 얼얼해진 입술을 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애송이가 가소롭다는 듯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고 있던 남자는 삐딱하게 서서 귀를 긁적인 손가락을 바람으로 후 불었다.

 

 “거, 그냥 갈 길 가슈. 괜히 여자 앞에서 영웅 되고 싶어서 나서본 거라면 곱게 봐드릴게. 높으신 분의 뜻을 우리가 어찌 알겠나.”

 

 도진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세희를 건드릴 만한 높으신 분이라면....... 그녀의 존재를 눈치 챈 건가.

 

 

 

 언제 어디서 저 남자들이 자신을 공격해 올 지도 모르고, 지원도 없는 마당에 자칫 잘못하면 세희를 저들에게 내어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긴장되는 분위기였지만, 도진은 여전히 여유로움을 얼굴 가득 품은 채로 능글거렸다.

 

 “난 이 아가씨를 안전하게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는지라, 그렇게는 못할 거 같은데. 어쩌죠?”

 

 도진의 말에, 점잖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남자가 입을 열었다.

 

 “우리도 이 아가씨를 데려가야 해서, 봐드리지는 못하겠습니다.”

 

 그러면서 도진을 넘어뜨리고서라도 세희를 데려갈 것처럼 공격 태세를 취하자.

 

 좀 전까지만 해도 부드럽게 능글거리던 도진의 눈이 날카롭게 바뀌었다.

 

 남자가 돼서 비겁하게 2대 1이 뭐야. 젠장.

 

 도진은 세희를 좀 더 바짝 제 쪽으로 당기며 고개를 뒤로 살짝 틀며 겨우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중얼거렸다.

 

 “세희 씨, 저기 앞에 있는 검은색 스포츠카 보이죠. 혜빈 누나가 타고 있어서 찾기 쉬울 거예요. 제가 신호하면 뛸 수, 있죠.”

 

 “네? 네.......”

 

 뛰어가서 안전하게 숨는 거야 어렵지는 않다. 하지만, 체력 단련 하는 셈치고 유도와 태권도를 배워두었고, 유단자와 맞먹는 실력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저 남자들이 흉기만 지니고 있지 않는다면 같이 싸워줄 수도 있다.

 

 

 

 “셋 하는 순간 힘껏 뛰어요. 제가 최대한 시간 벌 테니. 누나도 부탁해요. 적당히 하고 바로 갈게요.”

 

 “아, 저....... 저도….”

 

 “하나......”

 

 결코 약하지 않았으나, 필사적으로 자신을 지켜 보이려는 도진의 책임감에 한 발 물러서기로 했다. 무엇보다, 저 남자들 중 한 명이라도 다른 한 명이 도진을 상대하는 틈을 타 강제로 힘을 써버린다면 그때야 말로 속절없이 끌려가게 되는 것이니.

 

 괜히 무모한 행동을 했다가 되려 도진에게, 그리고 자신을 걱정할 지원에게 짐이 될까 그만두기로 했다.

 

 “두울....... 셋! 뛰어요, 세희 씨.”

 

 

 

 남자들과 반대 방향으로 세희가 힘껏 달려가기 시작하자, 남자들이 그녀를 따라가기 위해 몸을 틀었다.

 

 “어딜 가? 당신들 상대는 나라고.”

 

 끝까지 자신들을 막아 세우는 도진의 방해에, 거칠게 생긴 남자가 입매를 비틀며 그에게 주먹을 날렸고, 도진은 가볍게 피하며 그의 허벅지를 발로 찼다.

 

 그러자, 또 다른 남자가 그의 뒤에서 발을 날려 왔고 도진은 남자의 발을 잡은 채로 반동을 이용해 뒤로 넘어뜨려 버렸다.

 

 마지막 한 명을 처치하고 저 역시 세희의 뒤를 따라갈 작정인 도진은 막무가내로 달려드는 남자에게 발을 날리다 그만.

 

 건드리면 안 될 곳을 건드리고 말았다.

 

 남자의 낭심이여! 그대는 왜 이리 잔혹한 것인가.

 

 적으로 만났지만 도진 역시 같은 남자라, 그 고통은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었다. 도진은 한껏 눈살을 찌푸리며 그 고통이 제 고통인 마냥 혀를 찼다.

 

 “웁스! 어휴~ 많이 아프겠네....... 그러게 왜 굳이 빙 돌아갑니까? 억울하시거든 R 그룹으로 손해배상 청구하세요. 단, 거기 한 번 아프고 마는 쪽이랑 불법 ‘납치’로 고소당하는 쪽이랑 어느 쪽이 더 깔끔할 지는 그쪽 판단에 맡기죠.”

 

 남자가 쓰러진 마당에, 상황은 종료된 거나 다름없었다. 점잖게 있던 남자도 자리를 뜨려는 도진의 입에서 R 그룹이라는 말이 나오자 경계하던 태도를 누그러뜨렸다.

 

 도진은 다시 한 번 그들 쪽을 힐끗 돌아본 뒤, 차로 돌아가며 머리를 한 번 쓸며 중얼거렸다.

 

 “아씨, 아버지 배경 빌리기 싫었는데.”

 

 

 

 차로 돌아온 도진은 실내의 잠금장치로 문을 완벽하게 단속한 뒤 바로 차를 출발 시켰다.

 

 도진이 백미러를 통해 세희를 흘끗 쳐다본 뒤 혜빈도 살폈다.

 

 “세희 씨, 안 놀랐어요?”

 

 “네.”

 

 도진은 아직 상황 파악이 안 되어 설명이 필요하다는 얼굴로 저를 바라보고 있는 혜빈의 손을 잡아주었다.

 

 “누나, 나도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 잘 모르겠는데 그냥 가만히 듣고 있어줘. 세희 씨, 혹시 최근에 강 회장님 만난 적 있어요?”

 

 “우리 아버지가 이런 지시를 내리셨단 말이야?”

 

 너무 놀란 혜빈은 한 손으로 입을 가렸고, 세희는 그런 혜빈을 잠시 쳐다보다 입을 열었다.

 

 “......네. 있어요.”

 

 “......”

 

 도진은 핸드폰을 꺼내 지원에게로 전화했다. 이 자식은 세희 씨 지켜주겠다면서 어디 있는 거야?

 

 “너, 지금 어디야.”

 

 도진이 전화한 타이밍은 마침 지원이 본가에 도착했을 시기였다.

 

 「 본가. 아버지랑 풀어야 할 게 있어. 」

 

 “세희 씨 납치당할 뻔 했다. 마침 잘 됐다. 내가 거기로 갈게.”

 

 부아앙-.

 

 

 

 강렬한 소리를 내며 날아가듯 달려 나간 도진의 차를 하염없이 바라보고만 있던 남자들 중 거칠게 생긴 남자가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엉거주춤하게 섰다.

 

 “ㅌ........ 팀장님, 너무 아픕니다.”

 

 감정에 호소하는 것은 씨알도 안 먹혔다.

 

 “R 그룹이면 함부로 건드릴 수는 없는 곳이다. 참아.”

 

 점잖게 생긴 남자가 핸드폰으로 어딘가에 전화했다.

 

 그들이 의뢰받은 일은 세희를 M 호텔과 K 그룹 자제들 간의 결혼이 마무리 될 때까지 밖으로 못 나가게 감시하는 거였다.

 

 “네, 회장님. 죄송합니다. R 그룹 자제로 추정되는 남자가 갑자기 개입해버려서....... 쫒아갈까요?”

 

 「 아가씨 한 명 잡아오는 게 뭐 그리 힘들다고 놓친 건가! 」

 

 

 

 강 회장은 씩씩거리며 거칠게 전화를 끊었다. 할 말은 많았지만 빨리 끊을 수밖에 없었다. 10분 내로 지원이 온다는 갑작스런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기도 했고.

 

 “하던 얘기마저 하지. 그래서, 지금 뭘 하고 싶다는 거냐?”

 

 빨리 끝내야 할 또 하나의 일 때문이기도 했다.

 

 강 회장은 눈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여자를 싸늘한 시선으로 내려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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