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오늘만 백만번째
작가 : 박재경양
작품등록일 : 2016.8.22

키다리 아저씨 같은 남자를 만나기는 애초에 글러 먹었고, 회사에서 만난 남자친구라는 놈은 등쳐먹고 사기나 치고 다니고. 하는 일 하나없는 여자 나이 서른. 진서는 오랜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 제주도로 내려왔다. 이렇게 된 바에 한살이라도 어릴 때 하고 싶었던 일이나 하면서 엄마옆에 있기로 작정했다. 그런데 웬걸, 차주혁, 할리우드에서는 크리스라고 불리는 뮤지컬 배우가 제주도에 찾아왔다. 그것도 진서의 집에! 왜? 태어나서 처음 보는 잘생긴 남자가 왜 우리 집에 있는거지?

 
오자마자 스캔들
작성일 : 16-08-22 15:01     조회 : 306     추천 : 0     분량 : 3644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제주국제공항.

 출구 게이트에 도착했다.

 차주혁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후드티에 달린 모자를 깊숙히 썼다.

 공연 메이크업을 지우고, 머리를 정돈하지 않은 차주혁은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아니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훤칠한 키에 뚜렷한 이목구비는 선글라스와 후드티로도 가려지지는 않았다.

 “어머, 저 남자 뭐야. 연예인인가봐.”

 사람들이 수근거렸다.

 더러는 주혁에게 다가와 직접 묻기도 했다.

 “혹시, 크리스 아니에요? 차주혁?”

 “아닙니다.”

 주혁은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아니래잖아.”

 “하긴, 인기스타 차주혁이 매니저도 없이 제주도에 올 리가 없지.”

 “맞아맞아.”

 그래, 차주혁이 혼자 돌아다닐 리는 없지.

 일때문에 제주도에 왔다면 말이야.

 그리고 어떤 사람이 본인 맞냐고 물어보는데 멍청하게 “네”라고 대답하나.

 주혁은 혀를 끌끌 찼다.

 ‘연예인이라면 그저… 정확히 내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를 거면서.’

 공항 곳곳에는 주혁의 얼굴이 있었다.

 이번 달에만 한국에서 다섯개의 광고를 찍었다.

 면세점, 화장품, 라면… 종류도 너무 많았다.

 환하게 웃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무표정하게 지나갔다.

 그 차가운 미소 마저도 화보처럼 아름다웠다.

 매니저도 없이 온 첫 여행.

 얼마만인지 몰랐다.

 공항은 한산했다.

 ‘역시 평일 낮에 비행기를 타길 잘했어.’

 다행이었다.

 밀려드는 취재진도, 팬들도 없었다.

 

 

 *

 

 주혁은 공항 앞에 서 있는 택시에 바로 탔다.

 택시기사분이 알아볼까봐 일부러 뒷자리에 몸을 깊숙히 기대고, 고개를 숙였다.

 “어디로 갑니까?”

 “제주도에서 가장 한적한 곳이요. 사람들 별로 없고.”

 “허허, 젊은 양반이 실연당하셨구만.”

 주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창밖 만을 보았다.

 ‘내가 누군 줄 알고 실연은 무슨…’

 주혁이 눈살을 찌푸렸지만, 선글라스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다행이었다.

 “젊은 양반, 제주도는 처음이요?”

 “네.”

 주혁은 짧게 대답했다.

 “제주도도 한번 와 보지도 않고 여태 뭐하셨대? 허허.”

 올 일도 없었다.

 ‘그 사진만 안 퍼졌어도 오지 않았다고.’

 주혁은 이렇게 말하고 싶은 것을 꾹꾹 참았다.

 

 *

 

 세계에서 가장 데이트하고 싶은 남자 1위, 결혼하고 싶은 남자 1위, 발렌타인데이를 함께 보내고 싶은 남자 1위, 차주혁.

 미국 이름은 크리스 빈센트 차.

 동양의 눈과 서양의 몸매를 가진 완벽한 남자였다.

 그건 한국계 미국인인 아버지와 영국계 미국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가능한 거였다.

 할리우드에서는 차주혁의 이야기가 전설처럼 떠돌았다.

 가업을 이어받으라는 아버지의 뜻을 따르지 않고, 단연부터 시작해 지금은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몸값이 높은 배우가 된 스타.

 브로드웨이 뿐인가, 여기저기에서도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 배우.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 출연만 하면 전석 매진, 시청률 보장, 흥행 보장이 되는 거물.

 할리우드의 한 감독은 차주혁을 영화에 한번 출연시키기 위해서 백지수표를 내밀었다는 소문까지 들릴 정도니 말 다했다.

 그런 주혁이 한국에 온 것은 영화 때문이었다.

 이번에 찍을 영화 홍보만 아니었어도 한국에 올 일은 없었다.

 한국, 대한민국은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주혁에게는 아버지의 나라일 뿐이었다.

 인천공항에 몰려든 기자들은 인터뷰를 할 때마다 하찮은 질문만을 늘어놨다.

 한국어는 어디서 배웠느냐, 김치는 잘 먹느냐…

 그때마다 주혁은 친절하게 대답했다.

 “어릴 때부터 집에서는 한국어만을 쓰게 하셨어요. 그래서 열심히 공부했죠 하하. 김치는, 그럼요! 좋아하죠! 하하.”

 “한국에서 가장 가고 싶은 곳은 어디였습니까?”

 “글쎄요… 늘 그리워하던 곳이라, 가장 이라는 말은 어려워요. 어딜 가도 아버지의 나라, 한국이니까요.”

 주혁은 밝게 웃었다.

 고작 그런 질문을 받으려고 미국에서 한국까지 온 게 아닌데 말이다.

 한국에 있는 내내 드는 생각은 그 뿐이었다.

 

 *

 

 빡빡한 첫날의 스케줄이 끝나고, 주혁은 메이크업을 지웠다.

 “아… 힘들다.”

 메이크업을 지우자, 스무살 짜리 남자 아이로 보였다.

 “호텔로 돌아가자.”

 주혁의 매니저, 데이빗이었다.

 무명시절부터 함께 해온 데이빗, 주혁에게는 가족과도 다름 없는 사람이었다.

 같은 한국계 미국인인 것도, 연극과 뮤지컬에 관심이 많은 것도 같은 데이빗이었다.

 “지금 들어가면, 기자들이랑 쫙 깔려있지 않을까?”

 데이빗이 주혁의 어깨를 다정하게 잡았다.

 “형 못믿니? 그런 것도 대비 안해놨을 것 같아?”

 “하긴… 근데 형, 잠깐 나 숨 좀 쉬고.”

 주혁은 옷을 주섬주섬 입었다.

 “어디 가는데? 그건 말하고 가야지!”

 “이태원.”

 그렇게 주혁은 이태원으로 나갔다.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모인다는 이태원, 주혁은 그곳에 와서야 겨우 한숨을 돌렸다.

 아직 한국도 한국어도 낯설었다.

 엄격한 아버지 덕분에 집에서 늘 한국어를 썼다고 하더라도, 영어가 더 편했다.

 주혁은 골목에 있는 바에 도착했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없이 한산했다.

 어두운 불빛 덕에 주혁을 알아보는 사람도 없었다.

 “드라이 마티니.”

 주혁은 바에 앉아 주문을 했다.

 고요한 이곳…

 이제야 좀 숨쉴 것 같네…

 아무도 알아보는 사람이 없다니.

 이렇게 편할 수 있다니.

 하지만 그 평온은 오래 가지 못했다.

 “어? 차주혁?”

 “젠장.”

 주혁은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누군지 모르지만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아… 난 또…”

 오늘 함께 인터뷰를 했던, 한국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 1위, 민현우였다.

 아이돌 출신 가수답지 않게 나긋나긋한 현우를 처음 보고 주혁은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일까, 덕분에 마음 편히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숨쉬러 왔구나.”

 현우가 주혁의 옆에 앉았다.

 “응. 그렇지…”

 그렇게 둘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촬영이나 영화 말고 정말 소소한 이야기들을…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현우가 주혁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미국에서 있었다면 게이로 오해받기 딱 좋은 상황이었다.

 한국에서는 친구들끼리도 스킨쉽이 자유롭다고 들었으니, 주혁은 신경쓰지 않았다.

 “취했어?”

 현우는 머리를 어깨에 기댄채 고개를 끄덕거렸다.

 “잘 마시지 못해 술은…”

 “그럼 그만 먹어. 난 한잔만 더.”

 그 모습이 파파라치에게 찍히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현우의 옆에서 술잔을 기울였다.

 

 

 *

 

 “스타들의 비밀스러운 데이트?

 할리우드 스타 차주혁과 한국의 스타 민현우가 비밀스런 데이트를 즐겼다. 평소 여자보다 남자에게 더 관심이 많은 민현우는 공공연하게 남자들과의 데이트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의 상대는 차주혁. 이태원의 한 바에서 은밀한 데이트를 즐기는 둘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었다. 다정하게 차주혁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있는 민현우…”

 주혁은 신문을 읽다 말고 집어 던졌다.

 “아니 이게 뭐야! 한국에서는 친구끼리 손도 잡고 그런다며! 형! 나한테 거짓말 했어?”

  멘붕이었다.

 이게 뭐야.

 간단히 술 한잔 했을 뿐인데 데이트?

 데이빗은 주혁보다 더 멘붕에 빠져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형, 헤일리가 보면 어쩔려고?”

 헤일리는 주혁의 여자친구였다.

 한참의 침묵이 흘렀다.

 침묵을 깨고 데이빗이 입을 열었다.

 조금은 이성을 되찾은 듯 했다.

 “헤일리한테는 네가 잘 설명하면 되고… 할리우드 스타의 비밀여자친구가 그런 것도 이해 못해줄 리는 없잖아. 그보다 휴우… 여자가 좋아서 환장한 네가 게이라는 걸 어떻게 설명하니… 한국에서는 게이라고 하면 여자 팬들이… 휴우… 일단, 해명 보도자료부터 내고…”

 데이빗은 사건을 해결하려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고작 이런 기사나 나려고 온 게 아닌데…’

 데이빗이 기자와 통화하러 간 사이, 주혁은 조용히 호텔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제주도에 가는 비행기를 끊었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고 싶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0 아무래도 안되겠다 2016 / 10 / 26 320 0 3547   
19 절대 짐승이 아니에요, 인간이라고요 2016 / 10 / 26 419 0 4453   
18 취향은 아니지만, 여자친구입니다 2016 / 10 / 26 303 0 4154   
17 옷은 집어 던져 버려요 2016 / 10 / 24 318 0 4235   
16 불길한 예감 2016 / 10 / 24 315 0 4159   
15 강제로 한거 아니고요, 진짜에요 2016 / 10 / 24 308 0 4496   
14 정말 아무짓도 안할게요 2016 / 10 / 20 308 0 4105   
13 13. 내가 덮친거니? 2016 / 10 / 18 278 0 4294   
12 12. 복수 할래요? (1) 2016 / 10 / 3 506 1 4104   
11 11. 절대 밀착, 떨어지지 않기 2016 / 9 / 26 494 0 4523   
10 10. 이러면 큰일나요 2016 / 9 / 22 382 0 4037   
9 9. 같이, 무슨 짓을 하려고? 2016 / 9 / 19 368 0 3993   
8 8. 막 더듬고 그러는거 아니에요 2016 / 9 / 19 430 1 4206   
7 7. 따뜻하고 길다랗고 가는 것 2016 / 9 / 8 324 1 4419   
6 6. 이상한 짓 하면 때려요 2016 / 9 / 8 378 1 4764   
5 5. 비싼 몸 2016 / 8 / 31 323 1 4520   
4 4. 야릇한 입술 2016 / 8 / 31 345 1 4563   
3 3. 뭐 이리 커? 2016 / 8 / 24 329 1 4180   
2 오자마자 스캔들 2016 / 8 / 22 307 0 3644   
1 처음뵙겠습니다, 키스 2016 / 8 / 22 657 0 396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