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숲의 레이디
작가 : 커피새
작품등록일 : 2017.7.24

19살 생일이 되던 날, 마수의 먹이로 낙점받았다.

[릴.리.안. 너를 먹어 완전해 지겠다.]
릴리안이 누굽니까?
돌아가신 제 모친입니다.
이사벨라양을 노리는 마수는 모계를 따라 왔군요.

"전, 꿈이 있으니 살고 봐야겠어요." 싹싹한 여주와 '주먹을 휘두르는 레이디라니!' 사업가 귀족의 모습 아래 숨긴 본업을 가진 마수 사냥꾼 남주의 모험 로맨스

 
0. 악몽의 진화 (2)
작성일 : 17-07-25 19:59     조회 : 219     추천 : 1     분량 : 500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주인마님, 차입니다.”

 

  “음, 들이게나.”

 

  가격 흥정에 들어가기 직전 흐름이 끊겼다. 숨고르기 좋은 타이밍이었다.

  한정판 위스키는 부르는 게 값이다.

  구년 전 딱 한 병만 만들어 판매된 35년 숙성 위스키병은 금화 150닢이었다. 아들의 장례식날 개봉했던 윌리엄 주니어 칼파르 위스키.

  그 때보다 더 높은 값을 받아야 하지만, 앞에 앉은 후작 후계자는 4병을 한 번에 구입하기 원했다.

 

  ‘뮈레가도 이런저런 사업을 하는 집안이라 가격 흥정을 하겠지. 말하는 폼으론 추후 다른 거래도 할 법하니 막 나가서는 안 될 테고,’

 

  남은 한정판을 한 번에 사려는 만큼 저쪽은 서비스나 할인을 제시할 가능성이 컸다.

 

  ‘내가 먼저 가격 제시를 할까.’

 

  ‘눈치를 보니 먼저 가격을 불러야겠군.’

 

  빠른 시간에 각자 생각을 마친 윌리엄과 칼 앞으로 차 수레가 왔다.

 드르륵. 수레를 밀고 오는 허드슨 부인 뒤에 헬렌이 따라 들어왔다.

 

  “아, 당신도 왔군.”

 

  윌리엄이 마주앉은 칼에게 헬렌을 소개했다.

 

  “집사람인 헬렌입니다.”

 

  “헬렌 칼파르입니다. 바깥양반과 같이 인사를 드려야 했으나 저녁에 만찬이 있어 점검하느라 오실 때 인사드리지 못했습니다. 다과를 내오며 이렇게 늦게나마 인사드립니다.”

 

  모슬린과 비단을 섞어 만든 청록색 드레스에 진주 브로치와 귀걸이를 단 헬렌이 우아하게 인사했다.

 

  “칼 데 뮈레입니다.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칼파르 부인. 바쁜 날 불쑥 찾아와 송구하군요.”

 

  자리에서 일어난 칼이 헬렌에게 공손히 인사했다. 미남의 사과에 헬렌의 얼굴이 밝아졌다.

 

  “내년에 성인이 되는 손녀 생일이라 저녁에 친척 모임이 있답니다. 사업 이야기를 마무리하신 뒤 함께 자리하시겠어요? 칼파르가가 생산하는 모든 맥주와 위스키를 맛볼 수 있답니다.”

 

  그녀의 의례적인 초대에 칼이 빙긋 웃었다. 만찬은 초대객 수에 맞춰 준비하는 법이다. 손님이 추가되면 집안 고용인들에게 돌아갈 특별식 몫이 줄어든다.

 

  “손녀분이 19세가 되었군요. 가을 사교계에 정식 데뷔를 하겠네요. 생일임을 알았다면 작은 선물이라도 준비해 올 걸 그랬습니다. 그리고 초대는 감사합니다만 저녁에 선약이 있습니다.”

 

  “그러시군요. 그럼 오늘은 이 자리에서 저희 집안의 위스키를 선보이는 걸로 만족해야 겠군요.”

 

  허드슨 부인이 준비한 다과는 애프터눈 티와 애프터디너티(*저녁 식사 후 먹는 차 – 상류층에서 즐겼다. 초코나 디저트를 곁들여 마시는 차 시간으로 남자들은 알코올과 차를 같이 먹기도 함) 세트의 중간이었다.

  달걀 샌드위치, 조각 치즈, 머랭 케이크 조각, 머랭 쿠키, 초코렛과 함께 준비된 음료는 홍차와 위스키였다.

  화려한 도자기에 담긴 다과와 홍차 부속품과 달리 위스키는 두 개의 작은 유리병에 담겨 있었다.

  맑은 노랑색 액체는 칼파르 8년산 위스키, 담적색 액체는 칼파르 15년산 위스키였다.

 

  “오후라서 따로 위스키 잔은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위스키 홍차, 잘 우린 홍차에 위스키 몇 방울을 섞어 향을 즐기라는 배려였다.

 

  테비블에 세틴한 다과를 점검하고 미소짓는 헬렌에게 윌리엄이 입모양으로 물었다.

 

  ‘이사벨라는?’

 

  아직 사교계 데뷔를 하지 않은 이사벨라다. 이런 기회가 아니면 좋은 가문의 젊은이와 인사할 기회가 없다.

  두 사람은 칼에게 이사벨라를 인사시키기로 무언의 합의를 한 상태였다.

 

  ‘전시실에 있어요.’

 

  헬렌의 음성 없는 대답에 윌리엄이 고개를 끄덕였다.

  전시실은 응접실 옆이다. 선조들 초상화와 가문 역사가 깃든 유물에 윌리엄 주니어 칼파르가 수집했던 이국적 표본들(개인 탐사 때 가져온 것들이라 왕립 박물관 소유가 아닌 것들)이 진열되어 있다.

 

  ‘사업 이야기를 마무리 짓고 나갈 때 전시실을 구경시키며 인사시키면 딱 되겠군.’

 

  윌리엄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콧수염을 쓰다듬었다.

 

  “그럼,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헬렌과 허드슨 부인이 나가자 두 남자는 위스키 홍차를 즐겼다.

 

  “역시 칼파르 위스키는 향과 맛이 뛰어나군요. 혀끝에 남는 사과와 감귤, 베리 맛이 홍차와도 잘 어울립니다.”

 

  “마음에 드신다니 제가 기쁩니다.”

 

  윌리엄의 대답에 칼이 들었던 찻잔을 내려놓았다.

 

  “뮈레가는 하벨리 위스키를 애용했으나 최근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 위스키를 바꿀 예정이지요.”

 

  ‘이거였군, 협상 제안이.’

 

  윌리엄은 혀를 내둘렀다. 하벨리 위스키는 프렌시아 귀족에게 가장 인기 높은 브랜드였다.

  그러나 수요부족으로 숙성이 덜 된 술을 판매한 게 지난겨울 적발되어 양조협회에서 제명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얼마 전 윌리엄이 참석했던 양조인 협회 모임도 이 사건 때문이었다.

 

  “한정판 위스키는 병 당 금화 250닢에 구매하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10년간 뮈레가의 위스키는 칼파르 것으로 구매하려 합니다. 물론, 여기엔 이 기간 동안 한정판 위스키 판매가 있을 시 우선 구입권도 포함됩니다.”

 

  아주 좋은 조건이었다. 윌리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괜찮은 조건이군요.”

 

  뮈레가는 사교계의 거물 가문이다. 위스키 수요도 많을 터였다. 여기에 신뢰가 쌓이면 거래는 계속되는 법.

  안정적 공급처는 위스키 생산도 늘릴 수 있다. 맥주보단 위스키 이익이 높다.

 

  ‘이참에 맥주와 위스키를 분리할까?’

 

  호시탐탐 양조장을 노리는 욕심 많은 남동생에게 맥주양조지분을 넘기는 것도 괜찮을 성 싶었다.

  맥주보다 돈과 시간이 많이 들지만, 위스키는 고수익이다. 위스키 공장을 키우는 것도 노년의 도전으로 멋지지 않은가.

 

  ‘위스키에 내 이름을 새로 붙이는 거야. 그럼 가문 게 아니니까 이사벨라에게 줘도 되잖아.’

 

  윌리엄의 뇌세포가 미래를 그리기 시작했다.

  프렌시아의 위스키 제조회사는 12곳. 대부분 고만고만한 회사들이다. 대귀족가의 정기 납품은 큰 홍보가 되니 도전할 만 했다.

 

  ‘그나저나 한정판에 250닢이라. 통이 크군.’

 

  대귀족의 배포를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 윌리엄은 흥정을 포기했다.

  계약서를 작성하고 각자의 인장을 찍자 칼 데 뮈레는 수표책을 꺼냈다.

 

  “47년산 위스키는 오늘 가져가겠습니다.”

 

  뮈레가의 문장, 방패 안에 들어간 [외눈의 클리프]의 눈이 인쇄된 수표지에 금화 1000개 숫자가 적혔다.

 

  ‘좋은 날이군.’

  윌리엄은 흐뭇한 눈으로 칼이 서명 하는 걸 보았다.

  쨍그랑.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난 건 윌리엄이 수표를 건네받은 직후였다.

  음? 두 남자의 시선이 마주한 순간, 헬렌의 비명이 들렸다.

 

  “꺄아악!”

 

  윌리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실례하겠습니다!”

 

  비명이 난 곳은 옆의 전시실이었다. 체면 차릴 겨를도 없이 달려간 윌리엄은 문 앞에서 반쯤 얼어붙었다.

 

  “이, 이사벨!”

 

  전시실 중앙엔 하나뿐인 손녀가 의식을 잃은 채 서있었다.

  두 눈을 감고, 시체처럼 창백한 얼굴로.

  뻣뻣하게 일자로 굳은 그녀의 몸이 30도 정도 뒤로 넘어갔다.

  아니, 만찬을 위해 맞춘 물빛 버슬 드레스 자락이 바닥에 끝만 닿은 모양이 양 발이 바닥에서 떨어져 공중에 뜬 게 분명했다.

 

  “아아, 여보.”

 

  입구에서 망연히 서 있던 헬렌이 윌리엄의 품에 안겼다. 하얗게 질린 아내를 안으며 윌리엄은 손녀를 보았다.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얼어붙은 두 사람 옆을 누군가 지나쳤다.

  칼 데 뮈레 자작이었다. 긴 다리를 성큼성큼 움직여 전시실 중앙으로 간 그는 이사벨라 칼파르 옆에 섰다.

 

  ‘아름다운 처자로군. 하지만,’

 

  깨끗한 피부를 강조하는 물빛 드레스를 입은 여인은 윤기 나는 검은 머리와 긴 속눈썹, 길죽한 손가락을 가진 미인이었다.

  그러나 지금, 그녀 몸의 생기는 빠져 나간 상태였다.

  핏기 없이 창백한 피부, 뻣뻣하게 굳어 공중에 살짝 떠서 기울어진 몸. 감은 눈과 양 팔 주변에 맴도는 음습한 기운이 심상치 않았다.

 

  ‘이건!’

 

  ‘이건!’

 

  이사벨라를 살피던 칼의 짙은 청색 눈이 빛났다.

 

  “저주입니다.”

 

  이사벨라의 왼 손바닥을 확인한 칼이 말했다. 검은 색 희미한 소용돌이 문양이 손바닥 중앙에서 맴돌고 있었다.

 

  “네?”

 

  “저주라고요?”

 

  윌리엄과 헬렌이 동시에 소리쳤다.

 

  “무언가 강력한 존재가 손녀를 노리고 있습니다.”

 

  “아아.... 불쌍한 벨.”

 

  그의 말에 헬렌의 입에서 탄식이 나왔다. 다리 힘이 풀린 헬렌이 주저앉으려 해서 윌리엄은 간신히 그녀를 붙잡고 물었다.

 

  “요즘 세상에 저주라니. 뮈레경, 무슨 신종 질병 같은 거 아닐까요?”

 

  “유감스럽게도 이건 병이 아닙니다. 이 자리에 뛰어난 사제가 있다면 저와 같은 진단을 내렸을 겁니다.”

 

  전설이 된 이종족, [외눈의 클리프]의 눈을 가졌다는 뮈레가 적장자의 평가였다.

 

  [외눈의 클리프]는 이름과 달리 두 눈을 가진 이종족이다. 이들은 생명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눈을 가졌다고 한다. 이름은 이 종족의 특징 때문이었다.

 

  살아있는 [외눈의 클리프]의 한 눈을 떼서 들고 있으면 [외눈의 클리프]의 남은 눈이 보는 세상을 뽑은 눈동자를 가진 자도 같이 볼 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외눈의 클리프]는 사냥되어 멸종했다.

 

  [외눈의 클리프]는 이제 전설이다.

  대다수 사람처럼 윌리엄과 헬렌은 [외눈의 클리프]가 뮈레가 피에 흐르는 특별한 능력의 상징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사라진 이 종족을 가문의 문장으로 쓰는 뮈레가. 이 시대에서 [외눈의 클리프]라는 단어는 남과 다른 능력을 가진 이에게 보내는 일종의 경외심이다.

 

  그런 칼의 확신에 윌리엄이 다급하게 외쳤다.

 

  “저주라니 기가 차는구만! 헬렌! 여보! 좌절하지 마오. 지금 당장 가까운 신전에서 사제를 모셔와 이 사단을 해결할테니.”

 

  그의 외침은 칼의 대답에 곧 잦아들었다.

 

  “소용없을 겁니다.”

 

  “어째서?”

 

  윌리엄의 호흡이 가빠졌다. 고개를 든 그가 칼을 보며 절규했다.

 

  “손녀분 주변을 감싼 기운이 보입니까?”

 

  “아니요.”

 

  윌리엄의 대답에 칼이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감지도 못한다. 이건 일반인이 감당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었다.

 

  “주변을 맴도는 기운이 있습니다. 이건, 아주 오래된 어둠입니다. 아마도 성인의 힘을 받은 주교가 아니면 몰아내기 힘든 악이지요.”

 

  “아.”

 

  성인의 현신이라는 프렌시아 유일의 대주교는 노환으로 거동조차 힘들다.

  칼의 설명에 헬렌이 정신을 완전히 잃었다. 하나 남은 혈육마저 잃어버릴 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그녀의 정신을 암전시킨 것이다.

 

  “헬렌? 여보? 아니, 뮈레경. 그럼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0 4. 두 번째 단서 (4) (1) 2017 / 7 / 31 285 1 6377   
19 4. 두 번째 단서 (3) 2017 / 7 / 31 241 0 5839   
18 4. 두 번째 단서 (2) 2017 / 7 / 31 226 0 5871   
17 4. 두 번째 단서 (1) 2017 / 7 / 30 233 0 5157   
16 겉가지 1 2017 / 7 / 30 229 0 5125   
15 3. 과거의 잔영 (4) 2017 / 7 / 30 221 0 4952   
14 3. 과거의 잔영 (3) 2017 / 7 / 30 233 0 4543   
13 3. 과거의 잔영 (2) 2017 / 7 / 29 230 0 4710   
12 3. 과거의 잔영 (1) 2017 / 7 / 29 238 0 4922   
11 2. 첫 번째 단서 2017 / 7 / 29 226 0 5435   
10 1. 검은 매 의뢰 (5) 2017 / 7 / 29 222 0 4508   
9 1. 검은 매 의뢰 (4) 2017 / 7 / 29 236 0 4491   
8 1. 검은 매 의뢰 (3) 2017 / 7 / 28 235 0 4802   
7 1. 검은 매 의뢰 (2) 2017 / 7 / 27 226 0 4565   
6 1. 검은 매 의뢰 (1) 2017 / 7 / 27 239 0 4514   
5 0. 악몽의 진화 (4) 2017 / 7 / 26 229 0 4891   
4 0. 악몽의 진화 (3) 2017 / 7 / 26 244 0 5248   
3 0. 악몽의 진화 (2) 2017 / 7 / 25 220 1 5000   
2 0. 악몽의 진화 2017 / 7 / 25 247 1 4556   
1 프롤로그 2017 / 7 / 24 412 0 4918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