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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천사는 울지 않는다
작가 : 소설부부
작품등록일 : 2017.7.15

영겁의 세월동안 고독과 마음의 평온만을 추구하던 천사 프라.
그가 복잡한 관계로 뒤얽힌 지구의 삶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

...팽팽한 긴장의 줄을 싹둑 잘라 먹었다.

모두가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세라는 잔뜩 힘주어 숨을 참고 있던 참이었었다.

에이씨. 지지려면 빨리 지질 것이지. 할랑 말랑 하는 게 더 고문인 거 모르나.

키가 보통 명마보다 큰 흑마는 구경꾼들을 당당하게 가르고 장교 앞에까지 왔다. 떠오르는 태양을 등지고 검은 후드망토를 길게 늘어트린 존재가 말 위에 앉아 있었다.

 
이정도면 너한테 상냥한 거 아닌가?
작성일 : 17-07-25 19:49     조회 : 264     추천 : 0     분량 : 6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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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난, 카라스의 영주……아카드 카라스다.”

 

 

 아카드……내 이름, 엄마가 불러주시던 그 이름.

 

 카라스 영주의 이름이 아카드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그리고 그가 화족이란 사실도.

 

 어깨에 닿는 반짝이는 은발.

 

 맑은 하늘을 담은 파란 눈동자.

 

 투명하고 하얀 피부.

 

 붉은 입술.

 

 아론은 눈앞의 얼굴을 보고 온 몸에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추위도 잊고 조금 남아있던 열화감도 사라져 버렸다. 오직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 것인지 확신이 필요했다.

 

 확신을 얻기 위해 도움이 필요했다. 기억 속 어머니와의 순간을 헤집자,

 

 

 ‘엄마, 엄마가 가르쳐 주시지 않아도, 아빠와 제가 서로 알아 볼 수 있을까요?’

 

 ‘그럼, 바로 알아보고말고. 알 수밖에 없단다.’

 

 

 만나면 바로 알게 될 거라면서 어머니는 더 이상 아무 얘기도 안하셨다. 왜 그러셨는지 이제야 알겠다.

 

 어머니 말이 맞아요. 알 수밖에 없군요.

 

 전부 저와 똑같으니까.

 

 

 “왜 그리 빤히 보나? 화족치곤 추남인가?”

 

 

 목소리마저도.

 

 그가 무릎을 굽혀 시선을 좁혔다.

 

 

 “겉만 봐서는 서른 정도 밖에 안돼 보이겠지만 이래 봐도 백전노장이다. 56년 동안 여기를 떠나 본적이 없지. 온 생애를 이곳에 바쳤으니 마지막 남은 몇 개월은 나 자신을 위해 써도 괜찮지 않겠나?”

 

 

 당신이……내…….

 

 아론의 신음소리는 밖으로 토해지지 않고 뜨겁게 가슴에 채워졌다. 유일하게 제 모습을 간직한 파란 눈동자가 쉼 없이 흔들렸다.

 

 

 “너를 위해 6개월을 받쳤으니, 너도 내게 6개월만 다오.”

 

 

 아론은 소리를 내려고 안간힘을 썼으나 소용없는 짓이었다.

 

 

 “6개월만 카라스 영주로 살아다오. 그 후엔 네 뜻대로, 떠나든지 계속 남든지 마음대로 해.”

 

 ‘아버지.’

 

 “살아서 여기를 떠나는 것은 카라스 가문에겐 반역행위였지만, 그 때문에 임신한 아내만 보냈던 것은 아니야. 나와 같은 처지인 이곳 사람들을 배신하는 것 같아 떠나지 못했어. 다시 그 때로 돌아가도 난 같은 선택을 하겠지. 그리고 평생을 후회하며 살고. 그래서일까? 내 전부였던 이곳이 미워지기 시작했다.”

 

 ‘아버지.’

 

 “미치도록 떠나고 싶으면서도 떠날 수 없는 족쇄가 돼버렸지.”

 

 ‘아버지.’

 

 “네가 내 족쇄 좀 풀어다오.”

 

 

 아론의 눈에서 눈물이 넘쳐흘렀다. 그가 아론의 그 눈물을 보고 고개를 기울여 흠뻑 젖은 파란눈을 들여다보았다.

 

 

 “넌, 틀림없이……하늘이 나를 불쌍히 여겨 보내 준 마지막 선물이구나.”

 

 

 그가 손끝에 아론의 눈물을 찍어 보았다. 마치 진짜인지 확인하려는 듯.

 

 

 “그 숱한 생명을 죽이면서 이곳 사람들을 지켜왔지만, 나를 위해 누구도 눈물을 흘린 자가 없었다. 그런데 넌, 나의 넋두리 몇 마디에 오열하다니.”

 

 

 아버지!!!!!!!!

 

 아론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그를 향해 절규하고 있었다.

 

 

 “6개월 뒤엔 네 마음대로 해도 좋지만, 진심으로 나를 불쌍히 여긴다면, 이곳에 남아다오. 내 전부를 희생하고 지켜온 이 땅과 백성들을 지켜줘.”

 

 

 그는 일어서 활활 타오르고 있는 오두막 쪽으로 가 숯덩이가 돼버린 나무토막을 빼들고 왔다. 그것을 식힌 다음 숯가루를 손에 잔뜩 묻힌 후, 아론을 덮었던 담요를 거둬내고 붉은 피부위에 덧칠했다.

 

 쓰라림에 아론이 소리 없이 고통을 호소했다.

 

 

 “독에 잠겨 있었기 때문에 피부에 경화가 일지 않은 상태라 이렇게만 해도, 방금 화상을 입은 줄로 생각할 거다. 그리고 숯은 상처에 크게 해롭지 않으니 너무 걱정 말고.”

 

 

 온 몸에 숯을 칠한 뒤, 아론을 안아들고 좀더 오두막 근처로 옮겼다. 담요는 불속에 던져버리고.

 

 

 “이쯤이면 열기 때문에 그리 춥지 않겠지. 불을 보고 사람들이 곧 도착할 거니 조금만 기다려라.”

 

 ‘아버지 제발…….’

 

 “브르노라고 솜씨 좋은 의사가 너를 보살펴 줄 거다. 그가 널 위해 좋은 약을 개발하면 내 예상을 뒤엎고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도 있겠지. 그렇게 되면 네 정체가 밝혀질 테니 좀 곤란해지겠지만, 이미 난 저 세상 사람이니, 그건 네가 알아서 해라.”

 

 ‘아직 떠나지 마세요.’

 

 “그럼, 부탁한다.”

 

 

 그가 마지막 인사를 던지고 발길을 돌리는 찰라, 아론은 사력을 다해 팔을 뻗어 그의 발목을 건드렸다. 붙잡고 싶었지만 들러붙은 손가락으로는 가능하지 않았다.

 

 그가 그것을 느끼고 다시 한 번 아론을 내려 보았다.

 

 

 “걱정마라. 넌 버려지는 게 아냐.”

 

 

 빨리들 움직여! 사람들이 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 방향을 한 번 쳐다 본 후, 그는 마지막 인사를 던지고 나무들 사이로 사라져버렸다.

 

 

 고맙다.

 

 

  아버지의 마지막 인사였다.

 

 

 

 

 ****

 

 

 

 

 카라스 성. 아카드의 집무실.

 

 

 

 “감정들이 느껴져.”

 

 “……네?”

 

 “약을 충분히 먹은 상태인데 감정들이 느껴지고 있어.”

 

 

 뜻밖의 말에 브르노는 생각을 해야 했다. 예상치 못한 큰 일이 터진 것이 아니라 다행이라며 안심했던 푸근한 인상이 이내 굳고 말았다.

 

 

 “여, 영주님 그 뜻은……약효가 떨어지고 있다는.”

 

 

 어느 순간부터 ‘세라’라는 이름만 들어도 기분이 좋다가, 화가 났다가…… 들쑥날쑥이었다.

 

 약효가 떨어지는 건지, 세라 때문인지 곧 알게 되겠지.

 

 

 “감정들이 느껴지신다면 고통도 느껴지실 텐데…….”

 

 

 브르노가 걱정스레 말했다. 좀 전에 영주의 입가에서 본 천진스런 미소를 떠올렸다.

 

 

 “지금 통증이 느껴지십니까?”

 

 “그래.”

 

 

 브르노는 잘게 떨리는 아카드의 손을 걱정스레 응시했다.

 

 오두막 화재 사건 이후로 영주의 발작 증상은 달라졌다.

 

 혼자 운둔하며 울고 웃고 절규하던 것이 사라진 대신, 실재하지 않은 고통을 고스란히 몸으로 느끼는 증상이 나타났다.

 

 불 근처에 가지도 않았는데도 불구덩이에라도 들어간 듯 괴로움을 호소했다. 때론 끊임없이 칼에 베이는 듯 몸을 떨어왔고, 목이 조이는 듯 숨을 쉬지 못했다.

 

 브르노는 화상을 치료하고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 할 수 없이 수많은 치명적인 독들을 시도해 볼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영주는 독을 잘 견뎌내 주어 완치에 가까운 지금에 이르기까지 되었다.

 

 

 “빨리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그러는 게 좋을 거야.”

 

 

 자꾸 주체하기 힘든 충동이 일기 시작하니까.

 

 냉정과 이성으로 점철 된 그의 다스림에 세라의 입성과 함께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녀가 카라스 성에 온 이후로 아카드는 종종 그녀를 데리고 떠나고 싶은 충동을 시작으로,

 

 그녀가 이곳에서 겪는 고통과 수모가 분노와 통탄이 되어, 검게 드리워진 독약의 막을 뚫고 가시처럼 그 안으로 박혀 들어갔다.

 

 그 통증을 느끼는 순간, 이곳을 전부 파괴해 버리고 싶은 욕망이 들어찼다.

 

 

 “더 강력한 약을 만들어. 난 무슨 일이 있어도 카라스를 지켜야 하니까…….”

 

 

 네. 브르노의 대답이 무거웠다.

 

 카라스를 지키려는 그의 노력은 매번 브르노를 전율케 했다.

 

 이번 신무기개발에 들인 그의 노력만 해도 그랬다. 그런데 수포로 돌아갈 지경이니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영주님, 신무기 도면은 정말 공개하실 생각입니까?”

 

 “이미 공개 된 거나 마찬가지인데 뭘.”

 

 “도면을 본 병사들이나 사람들을 확실히 단속하시면…….”

 

 “모조리 죽이라는 건가?”

 

 “…….”

 

 “어차피 완벽하지 않은 도면이었어. 무기가 만들어진다 해도 기계결함은 반드시 생길 것이고 그것을 해결하려면 수년이 걸리겠지. 게다가 결정적으로 그런 것을 본적이 없는 자들은 아무리 머리를 굴려 봐도 정확한 사용방법을 찾아내긴 힘들어.”

 

 “그렇군요.”

 

 

 브르노는 영주가 저리 말해도 결국, 세라를 위해 도면을 공개하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더 이상 토 달지 않았다. 도면이 공개되어야 세라가 표적이 되지 않았다.

 

 물론 영주의 부인이 되는 자체로 적의 표적이 되긴 하겠지만,

 

 조금이라도 위험의 가능성을 줄여 주고 싶어서겠지.

 

 

 

 

 **

 

 

 

 

 늦은 밤, 아카드는 새로 마련 된 세라의 숙소 앞에 섰다. 더 이상 하사품도 노예도 아니었다. 그는 이사벨라 사건이후로 그녀를 보러 오지 않았고 그녀도 그를 찾지 않았다.

 

 아카드는 그녀에 의해 철벽같은 자신의 내부가 흔들리는 것을 느끼고 피했으며,

 

 세라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무리한 상황까지 빚어진 데 대한 미안함……아마 그것은 핑계일지도.

 

 분명한 것은 아카드라는 남자가 이전과는 다르게 느껴져 마주하기가 힘들었다.

 

 똑똑.

 

 서 있은 지 한참 후에 아카드가 노크를 했다.

 

 잠시 후에 문이 열리고, 잘 준비가 끝난 세라의 모습이 그를 맞았다. 오랜만에 보는 그 모습에 말문이 막혔다.

 

 

 “……누군지 묻지도 않고 문을 여나?”

 

 

 그녀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일 뿐 대답이 없었다. 풀이 죽은 모습이 거슬려 아카드의 미간이 구겨졌다.

 

 

 “들어가도 될까?”

 

 

 잠시 망설이다 그녀가 옆으로 비켜섰다.

 

 안으로 들어간 그는 방을 둘러보았다. 귀빈접대용 침실이기에 그의 소파에서 지내는 것보다 훨씬 편할 것이다.

 

 소파로 가 앉은 후,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좀 어떠냐, 지낼만 하냐, 불편한 것은 없냐 라는 안부는 속으로 삼켜 버렸다.

 

 

 “나한테 할 말 있지 않나? 기다려도 오지 않기에 직접 들으러 왔으니까 해봐.”

 

 

 할리부인이 보고 했겠지.

 

 곧바로 물어 오는 질문에 세라는 당황했지만, 무슨 뜻인지 알기에 문 앞에 선 채로, 입을 열기 시작했다.

 

 

 “이제 노예가 아니니, 본성을 떠나 마을에 숙소를 얻고 싶어요. 할 일도 찾아보고요.”

 

 

 세라를 응시하는 눈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이 안에서는 딱히 할 일도 없고……제가 쓸모없게 느껴져서요.”

 

 “딱히 할 일이 없다……여자들은 결혼 준비가 큰 일일 텐데?”

 

 “주변사람들이 바쁘지 저는 할 일도 없는 걸요. 잠시만이라도 여기가 아닌 곳에서 지내고 싶어요.”

 

 “여기서 벗어나고 싶은가보군. 아님 나한테서?”

 

 

 부인할 수가 없었다.

 

 그가 애쓴 것을 알지만, 그에게서 느껴지는 광기를 담은 치열함과 잔혹함을 얼마나 더 견뎌낼 수 있을지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화족들은 모조리 다 저런 무서운 면을 품고 있는 걸까?

 

 아론도 아주 짧은 기간이었지만 저런 기운을 품고 그녀를 괴롭히지 않았던가?

 

 그는 겨우 몇 달로 끝났지만 아카드는 몇 년이 될지 몇 십 년이 될지 모르는 문제였다.

 

 분명한 것은 그녀가 감당하기 힘든 일임이, 이번 이사벨라의 사건을 통해 확실히 각인 되었다는 사실이다.

 

 아카드가 세라의 반응에 냉소를 지었다.

 

 

 “이제 와서 그러면…….”

 

 

 그가 일어섰다. 세라에게 다가가 머릿결을 부드럽게 쓰다듬다가 그녀를 끌어당겨 품에 안았다. 그 손길이 다정하고 친절했다. 정수리에 입술을 누르는 행위까지도 연인을 아끼는 듯 부드러웠다.

 

 

 “내가 놔 줄 거라 생각했어?”

 

 

 하지만 말은 그렇지 않았다. 소름이 돋아 올랐다.

 

 

 “금화 소동이 있던 날, 내가 말했지. 나를 목 빠지게 기다렸던 네게.”

 

 

 그의 팔이 조여 들기 시작했다.

 

 

 “다시 만난 것이 기뻐할 일인지,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인지 두고 보면 알게 될 거라고.”

 

 

 가슴이 답답해짐을 느껴 몸을 비틀어 보려했으나 조임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었다.

 

 

 “난 숨기지 않고 모두 보여줬어. 내가 어떤 인간인지. 내 앞에 널 두고, 할 만큼 했지.”

 

 “…….”

 

 “이제 와서 몰랐었다고 발뺌하려는 거야?”

 

 “…….”

 

 “사람을 아무렇지 않게 죽이는 내가, 이정도면 너한테 상냥한 거 아닌가?”

 

 “…….”

 

 “날 가지고 놀고 싶은 거야?”

 

 

 몸이 으스러질 듯 아팠다.

 

 

 “나를 사랑한다고?”

 

 

 흥! 그가 비웃었다.

 

 

 “내 과거 현재 미래 모두를 원한다고 한건 너야.”

 

 

 그가 갑자기 팔을 풀더니 그녀의 등 뒤에 섰다.

 

 

 “잘 봐, 저게 바로 우리의 미래야.”

 

 

 그녀의 양팔을 단단히 붙잡고 말했다.

 

 세라의 눈에 들어 온 것은 널찍한 침대였다.

 

 이것이 우리의 미래?

 

 붙잡고 있는 손아귀에 힘이 들어가고 등 뒤에서 그녀를 침대 쪽으로 한걸음 밀었다. 세라는 움직이지 않으려고 두 발에 힘을 주었다.

 

 다시 한걸음, 등 뒤에서 느껴지는 그의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또다시 한걸음. 그의 입술이 세라의 목에 내려앉고,

 

 순식간에 침대까지 그녀를 밀고가, 돌려세워 밀쳐 넘어트렸다.

 

 세라가 서둘러 몸을 일으키려하자 그가 덮쳐눌렀다.

 

 

 “영주님, 제발.”

 

 “왜 아카드라고 부르지 않고? 원했잖아.”

 

 

 그가 차갑게 웃었다.

 

 그와 동시에 그의 입술이 내려오고 세라는 눈을 감았다.

 

 입맞춤은 그의 격정을 실어 입안으로 몰아쳤다.

 

 부드럽다가도 거칠게……움직이는 그의 손과 함께 숨결을 앗아가는 입맞춤에 의식이 뒤집어질 것 같았다.

 

 

 “아파?”

 

 

 그가 귓가에 입술을 붙이고 속삭였다.

 

 

 “아파도 참아.”

 

 

 세라는 눈앞에 있는 남자를, 끝까지 감당할 수 없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들어찼다.

 

 

 “그러니까 네가 보고 싶은 것만 보지 말고, 똑바로 봤어야지.”

 

 

 그의 말이 맞았다.

 

 난 그에게서 뭘 기대하고 사랑한 것일까? 그가 미치광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매료되었고, 하사품기간이 끝나, 눈앞에서 사라질 기회까지 준 그에게 매달린 것은 그녀였다.

 

 그런 그녀를 위해 결혼을 생각해 보겠다고 했고,

 

 그의 부재중에도 안전 확보를 위해 도면을 그려, 기사들의 보호를 받게 했고,

 

 그녀의 애원을 듣고 황제의 목숨을 살려줬고,

 

 무리들 앞에서 숨겨왔던 광기를 드러내면서까지 그녀를 지켜 주었다.

 

 그런 그에게…… 나는 무엇을 하려던 것이지?

 

 보고 싶은 것만 본 것이 맞아. 아론을 찾고 있었다. 그에게서 아론을 볼 때마다 아카드는 분명 경고를 해왔다.

 

 

 ‘나한테서 엉뚱한 놈 찾지 마.’

 

 

 똑바로 봤어야했다.

 

 쿵.쿵.쿵. 울리는 그의 심장소리가 전쟁을 알리는 북소리처럼 경각심을 자극했다.

 

 북이 울려 경고를 해 와도 무슨 소용인가?

 

 적이 몰려오지만 속수무책으로 도망칠 곳도 숨을 곳도 없이 그대로 노출된 채, 그녀는 전쟁의 바람을 맞고 서 있었다.

 

 위협적인 흑안이 그녀를 꿰뚫고 쳐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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