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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제국의 황금꽃
작가 : 권가야
작품등록일 : 2017.7.5

평생을 사랑한 황제에게 배신 당한 비운의 황후, 고통 끝에 눈이 떠진 곳은 10년전 자신의 자택이었다. 다시 찾은 따듯한 체온, 가족, 친구 그녀는 고요한 분노를 눈동자에 담는다.

'여신님 이것이 당신의 실수, 장난 그 무엇이라 할지라도 좋습니다. 발을 맞춰 드리지요.'

수백번 넘어지고 수천번 넘어질지라도 비틀린 운명을 손에 쥐고 운명을 개척한다.

 
제국의 황금꽃 17
작성일 : 17-07-25 18:12     조회 : 253     추천 : 0     분량 : 6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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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리.”

 

 차분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 목소리에 줄리는 ‘무엇’인가 진정이 되는 듯 했다.

 

 “아가씨! 괜찮으셔요?”

 

 평소의 줄리의 억양과 톤으로 돌아온 것을 확인하자, 세느는 안도했다.

 

 “응, 나는 괜찮아. 엘리어스는?”

 

 세느의 시선이 마차 밖, 눈이 덮인 숲으로 향했다. 줄리는 탄창을 열어 탄환을 확인하고 다시 총을 쥐었다.

 

 “제가 보고 오겠습니다. 여기 계셔요.”

 

 줄리는 마차에서 내렸다. 말은 쓰러져 있었고 소복이 쌓인 눈 위에는 검붉은 피와 남자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줄리?”

 

 마차에서 내린 줄리를 발견한 엘리어스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그는 옆구리에 상처를 입었지만 그의 앞에 쓰러진 남자는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줄리가 엘리어스에게 다가가려는 순간, 남자가 짐승 같은 숨을 뱉어내며 다시 일어섰다.

 

 엘리어스는 팔을 뻗어 줄리를 보호하려는 듯한 자세를 취했지만 그녀는 거절했다. 줄리는 총을 쥐고 있던 팔을 들어 올려 남자에게 겨눴다.

 

 “떨어지세요. 기사들의 긍지 높은 대결이라면 빠져주겠지만, 당신은 기사가 아니군요.”

 

 줄리의 말에도 남자는 상처를 입은 몸으로 그녀와 그를 노려볼 뿐이었다.

 

 “떨어지세요.”

 

 그녀의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남자는 서 있었다. 남자의 몸에서 피가 흐르다 못해 결국 바닥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상처로부터 피어오르는 열기가 남자의 온몸을 뒤덮어, 남자의 몸에서 뜨거운 김이 피어올랐다.

 

 새하얀 눈 위로 피가 떨어졌다. 검붉은 피가 아름답게 느껴졌다.

 

 남자는 줄리의 손에 든 총을 죽일 듯이 노려보더니 이내 달아났다.

 

 “줄리. 어떻게 된 거야? 너 괜찮아?”

 

 엘리어스가 줄리의 얼굴을 감싸며 물었다. 줄리는 그의 손을 쳐냈다. 그녀의 행동에 엘리어스의 상처가 벌어져 그는 앓는 소리를 냈다.

 

 그의 옆구리에서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엘리어스, 상처가 깊어. 오늘 일정은 취소하고 저택으로...”

 

 그의 상처를 유심히 보던 줄 리가 걱정 어린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상처에는 신경도 쓰지 않고 줄리를 살폈다.

 

 “줄리, 괜찮냐고 묻잖아.”

 

 “당연하지. 나는 제국의 송곳니라 불리는 가문의 하녀야. 이 정도는 아주 우습다고.”

 

 그의 진지한 물음에 줄리가 대수롭지 않은 듯 대답했다. 그녀는 총을 다시 허리춤의 리본 밑으로 숨겼다.

 

 “너야말로 상처 괜찮아?”

 

 “지혈했으니까 됐어. 일단 아가씨의 볼일이 중요한 거 아냐?”

 

 그는 줄리에게 대답하며 마차로 돌아가 말의 상태를 살폈다. 그 모습을 줄리가 멀리서 마음에 안 든다는 듯 팔짱을 끼고 쳐다보고 있었다.

 

 “...”

 

 “안 아프니까 일단 가자고. 그리고 이정도 습격이야, 자랑은 아니지만 우리 공작가에는 흔한 일이잖아. 돌아가는 것도 일이니, 마을로 가자고.”

 

 줄리의 시선을 눈치 챈 엘리어스가 자백하듯 말했다. 엘리어스는 마차 안의 세느의 안부를 살피고 다시 말을 이끌 준비를 했다.

 

 “엘리어스, 말은 내가 몰게.”

 

 말을 살피는 엘리어스 곁으로 세느가 다가왔다.

 

 “주군?”

 

 “상처, 벌어지면 안 좋을 거 같은데.”

 

 세느는 손가락으로 엘리어스의 상처를 살짝 건드렸다. 그는 몸을 움츠리며 애써 비명을 삼켰다. 세느는 ‘이런 몸으로 어쩌려고?’라는 눈빛을 쏘아댔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절대로 안 됩니다.”

 

 “명령이야. 마차에 타, 엘리어스.”

 

 그의 단호한 태도에 명령이라는 단어를 꺼낸 세느. 그의 표정이 굳었다.

 

 “말은 제가 몰 테니 그와 같이 마차에 타셔요, 아가씨.”

 

 둘 사이를 줄리가 비집고 들어왔다.

 

 “줄리? 괜찮으니까 주군이나 말려줘, 주군께서...”

 

 “상처 벌어지면 우리 아가씨 제대로 마을 구경도 못하니까 얌전히 아가씨랑 같이 마차에 타.”

 

 그녀가 미소를 띠며 엘리어스의 귀에만 닿도록 작게 속삭였다. 줄리가 자신의 편을 들어줄 것이라 착각한 엘리어스는 그녀의 무서운 태도에 입을 다물었다.

 

 세느와 엘리어스는 줄리의 성화에 못 이겨 마차에 올라탔다.

 

 “으윽..”

 

 낮은 신음소리가 들렸다.

 

 “당신...”

 

 조금 전, 가장 먼저 동료들과 달려들었지만 엘리어스의 반격으로 상처를 입고 널브러져있던 남자였다.

 

 “주군, 다가가지 마십시오!”

 

 엘리어스의 만류에도 세느는 개의치 않고 남자에게 다가갔다.

 

 “괜찮나요?”

 

 그녀가 검은 천 사이로 스물스물 퍼지는 남자의 피를 보며 물었다. 남자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이었다.

 

 “습격한 것은 마을 경관에게 알리지 않겠습니다. 서둘러 동료를 데리고 도망치세요.”

 

 세느의 뜻밖의 발언에 남자의 눈이 커졌다. 남자는 영문을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걸로 끝입니다. 다른 희생양이 나오면 제가 집적 당신들을 죽이러 갈 것입니다.”

 

 “다른 놈들은 안 건드려.”

 

 세느의 위협적인 목소리에 남자는 몸이 굳었지만 인상을 쓰고 말했다.

 

 “우리는 역겨운 귀족들만 상대한다고. 우리는...”

 

 “어째서죠?”

 

 남자는 상처를 부여잡으며 무섭게 인상을 썼다. 세느는 고개를 갸웃했다.

 

 “너무 가혹하다고 너네들! 대체, 대체 세금을 얼마나 걷어 들여야 속이 시원한 건데!”

 

 그녀의 질문이 자극이 되었던 것일까, 남자는 흥분하여 세느의 멱살을 거칠게 잡아 올렸다.

 

 “주군!”

 

 엘리어스를 당장에라도 검을 뽑아 들 것처럼 자세를 취했다. 세느가 그의 곁에 있을 때에는 그녀의 허락을 받아야만 그가 검을 휘두를 수 있었다.

 

 엘리어스는 그녀의 허락을 기다렸지만 그녀의 정신은 다른 곳에 있었다.

 

 ‘세금? 무슨 소리야.’

 

 세느는 남자를 살피기 시작했다. 상처가 아닌 남자의 억양이나 말투, 손의 동상 자국 등을 살펴봤다.

 

 ‘그래, 어쩐지 차림이 지나치게 가볍다고 생각했는데.’

 

 “당신들, 북쪽에서 왔군요.”

 

 겨울인데도 지나치게 얇은 옷을 입고 있는 그들의 차림을 이상하게 여긴 세느가 물었다. 그들은 추워하는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겠지, 북쪽은 이곳보다 훨씬 추울 테니까.’

 

 “뭐? 그, 그게 뭐!”

 

 남자가 세느를 잡은 손에 힘을 풀었다. 남자는 자신과 동료들의 출생지가 밝혀졌다는 것에 불안감을 느꼈다.

 

 ‘북쪽이라면 백작가의 영지. 즉, 플리츠 가문과 관련이 있다는 소리군.’

 

 세느는 그날 회의에서 자신을 아주 못마땅하게 여긴 플리츠 백작의 얼굴과 그의 여식 에밀리아가 떠올랐다.

 

 [그 아이지? 너 다음으로...]

 

 ‘시끄러워.’

 

 세느는 다소 신경질적으로 넬의 말을 가로챘다.

 

 “북쪽은 우리 영지에서 한참을 벗어난 곳이다! 지금 엉뚱한 곳에 화풀이를 한 것이라고!”

 

 “귀족은 다 똑같아, 다 욕심만 많은 오만한 작자들이라고!”

 

 엘리어스는 화를 내며 말했지만 그보다 더 흥분한 남자가 목에 핏대를 세우며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곧장 거친 숨을 내뱉으며 바닥에 쓰러졌다.

 

 남자의 주위에 새빨간 피가 흥건했다.

 

 “당신 상처가...!”

 

 엘리어스가 남자를 일으켜 세웠다. 핏기가 가신 얼굴은 차가웠다.

 

 “줄리.”

 

 “예, 아가씨.”

 

 남자의 상태를 살핀 세느가 줄리를 불렀다. 세느는 자신의 코트에 달린 배지를 떼어 줄리의 손에 쥐어주었다.

 

 “숲을 가로질러서 남쪽으로 달려가. 멀지 않으니까 금방 도착할거야.”

 

 “예?”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듯 줄리는 되물었다.

 

 “그에게 마차 두 대와 마차를 몰 사람을 데려와 달라고 전해줘.”

 

 “예? 그라면.... 아, 네! 알겠습니다.”

 

 남쪽이라는 단어가 줄리에게 힌트가 되었다. 줄리는 털이 달린 긴 로브를 챙겨 입고 말에 올라탔다. 말은 상처를 꽤 입었지만 저택에서 관리를 받던 군마였기 때문에 목적지까지는 무사히 도착할 것이었다.

 

 “주군, 줄리는...?”

 

 “저택으로는 돌아갈 수 없으니까, 도움을 줄 만한 사람을 불렀어.”

 

 줄리는 어느새 숲을 가로질러 사라져 있었다. 세느는 몸이 차게 식어가는 남자에게 자신의 코트를 벗어 덮어주었다.

 

 “이거 놔!”

 

 “제대로 지혈하지 않으면 당신들 위험합니다. 엘리어스의 검에는 독이 들어있습니다.”

 

 세느의 코트를 집어 던지며 남자가 발버둥을 쳤다. 세느는 소녀의 몸에서 나오는 힘이라고는 믿기 힘든 강한 힘으로 남자를 붙잡았다.

 

 “아!”

 

 “부탁이니까, 너는 그 사실을 잊지 말아주었음 하는데.”

 

 독이라는 소리에 무언가 생각이 난 듯 엘리어스가 감탄사를 내뱉었다.

 

 “큭...!”

 

 증오하는 귀족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남자는 역겨웠다. 하지만 세느는 남자가 불쾌해 하는 것에 전혀 불만을 갖지 않고 남자의 상처를 돌보았다.

 

 ‘춥군, 이 지역은 전혀 춥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남자는 무섭게 떨어지는 자신의 체온에 몸을 떨었다. 감겨오는 눈을 간신히 떠가며 버텼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 더 흐르자, 땅에서 작은 진동이 느껴졌다.

 

 “주군, 이건..”

 

 “왔군. 다행이야, 늦지 않아서.”

 

 세느는 진동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듯, 아까 전 줄리가 떠난 숲의 남쪽 방향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빽빽하게 나무가 즐비한 숲을 먼저 빠져나온 건, 검은색의 준마를 타고 있던 칼로스였다. 칼로스의 말은 빽빽한 나무를 큰 보폭으로 도약하여 날았다. 그의 군청색 머리가 바람에 흩날렸다.

 

 “야, 너!”

 

 추운 날씨에 코트 한 장 걸치지 않은 얇은 차림으로 있는 그녀를 보고 칼로스는 경악했다.

 

 칼로스 뒤로 마차 두 대가 요란스럽게 등장했고 줄리는 마차에서 내렸다.

 

 “칼로스, 줄리의 말에 따라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에서 내린 칼로스는 세느의 감사 인사는 무시하고 자신이 입고 있던 코트를 벗어 그녀에게 던졌다.

 

 “땀 냄새는 좀 나겠지만 그냥 입어.”

 

 “아, 감사합니다.”

 

 세느는 칼로스의 검은색 코트를 입었다. 소매도 길이도 지나치게 컸지만 따스했다.

 

 “날 부른 건 이놈들 때문이냐?”

 

 칼로스가 세느의 주변에 널부러진 남자들을 보며 물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그가 데려온 시종들에게 남자들을 마차에 태우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어째선지 칼로스가 데려온 사람들은 움직이지 않았고 세느에게 고개를 숙여 말했다.

 

 “죄송하지만 저흰 귀족 가문이 아닌 칼로님께 전부를 바친 사람들입니다. 저희는 칼로스님 이외의 분의 명령은 따르지 않습니다.”

 

 남자의 입은 죄송하다 말했지만 눈은 그렇지 않았다. 다소 고집이 느껴지는 눈빛이 일렁였다.

 

 “아, 그냥 좀 따라.”

 

 칼로스의 신경질 적인 목소리가 세느의 뒤에서 들려왔다. 그의 말에 언제 그랬냐는 듯 시종들이 빠르게 움직였다.

 

 “칼로스, 생각보다 인망이 두텁네요?”

 

 “까분다.”

 

 시종들은 빠르게 검은 남자들을 마차에 태웠다. 시종들은 세느의 명령 하에 엘리어스도 함께 마차에 태웠다.

 

 “주, 주군?!”

 

 엘리에스의 울음 섞인 부름에 세느는 한껏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배웅했다.

 

 엘리어스를 태운 마차가 칼로스의 저택을 향해 멀어졌다.

 

 “도움 감사합니다, 칼로스.”

 

 “물러 터져서는... 너를 습격한 놈들을 저렇게까지 살펴 주냐?”

 

 “그야, 저들도 제국의 국민이니까요. 뭐, 이후에도 같은 짓을 저지른다면 제 손으로 끝낼 생각입니다.”

 

 칼로스는 마음속으로 그녀를 물러 터졌다고 말한 것을 취소했다.

 

 세느는 그들이 북쪽에서 왔고 가혹한 세금에 시달린 것 같다는 말은 꺼내지 않았다. 북쪽은 플리츠 백작가가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은 칼로스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고 한쪽의 입장만을 듣고 함부로 떠들고 다니고 싶지 않았다.

 

 “아가씨, 저희도 이제 슬슬...”

 

 “아, 그렇지. 칼로스 다시 한 번 감사...”

 

 시계를 확인 한 줄리가 세느에게 조심스레 말했다. 세느가 줄리의 말에 칼로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하는데, 칼로스가 그녀의 말을 자르고 들어왔다.

 

 “너희 어디 가는데?”

 

 “마을이요. 줄리가 오늘이 아니면 준비할 시간이 애매하다고 해서...”

 

 “준비?”

 

 “음, 그게, 제... 생일이더라고요. 그래서 파티 준비를...”

 

 세느는 머뭇거리다 대답했다.

 

 “뭐? 야, 너는 그걸...”

 

 칼로스는 전혀 예상치 못한 대답이 돌아와 당황했다. 그가 알고 있는 귀족 여식이랑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그가 아는 사람만 해도, 다가오는 자신의 생일에 들떠 온갖 드레스에 장신구에 디저트까지 귀찮을 정도로 챙겼으니까.

 

 “야, 나도 가.”

 

 “네? 칼로스께선 따로 일정이...”

 

 “아, 그런 거 없으니까 가자고.”

 

 동행하겠다는 그의 말에 세느는 깜짝 놀랐지만 그는 태연스레 벌써 마차에 올라타 자리를 잡고 앉았다.

 

 “하지만...”

 

 “호위 기사 하나 없이 위험하게 어딜 갈 건데. 됐으니까 가자고.”

 

 심드렁한 그의 말에 세느는 어쩔 수 없이 줄리와 함께 마차에 올라탔다. 엉망이 된 세느의 마차와 말들은 칼로스의 시종이 그의 저택으로 끌고 가 지금 타고 있는 마차는 칼로스의 것이었다.

 

 “어쩐지, 외출하는 것 치고는 짐이 적다했어.”

 

 “줄리가 오늘은 짐이 많으면 피곤할거라고 해서...”

 

 세느의 말에 칼로스는 줄리와 눈을 맞췄다. 전의 기억이 아직 생생한 줄리는 칼로스가 조금 무서웠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그의 시선을 피하는 무례를 저질렀는데, 칼로스는 그것을 탓하거나 하지 않았다.

 

 “아아, 아이샤 그 녀석도 그래.”

 

 오히려 태연스레 말을 이었다.

 

 “아이샤님이면, 그...”

 

 “그래, 그때 회의에서 플리츠 백작에게 엄청 대들던 그 계집애.”

 

 세느는 몇 달 전 회의에서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던 연보랏빛의 머리카락을 가진 소녀가 떠올랐다.

 

 “말했지? 너를 좋아할 거라고.”

 

 “음, 네...”

 

 세느는 그녀가 예쁜 것을 좋아한다고 그가 과거에 이야기 했던 것이 떠올라 부끄러웠다. 열기가 오른 뺨을 손으로 식히고 있는데, 햇빛이 마차 창문으로 반짝거렸다.

 

 숲을 빠져나오자 탁 트인 언덕이 나타났다. 그 언덕 너머가 마을이었다.

 

 “아가씨, 마을이에요!”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네.”

 

 알록달록한 벽돌이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마차는 높고 낮은 건물을 지나쳐 마을의 광장까지 내달렸다.

 

 귀족 마차의 행차에 사람들의 시선은 세느와 칼로스에게 꽂혀 있었다.

 

 “칼로스님이시다! 칼로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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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규 17-07-25 18:39
 
문체가 깔끔해서 좋습니다.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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