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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회천삼국지
작가 : 소오
작품등록일 : 2017.7.25

왕하로 눈을 뜨고 성년이 되기까지 수많은 역경을 격은 후 겨우 겨우 왕가의 소가주가 된 왕하가 이루는 한말의 새로운 발걸음 살기위한 싸움이 그를 거대한 나무로 만들것인가 아니면 그저 장작이 될것인가?

 
오비이락(烏飛梨落)
작성일 : 17-07-25 15:36     조회 : 297     추천 : 0     분량 : 18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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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烏飛梨落破蛇頭 蛇變爲猪轉石雉 雉作獵人欲射猪

 오비이락파사두 사변위저전석치 치작엽인욕사저

 

 까마귀 날자 배가 떨어져 뱀머리 부서지니

 뱀은 죽어서 돼지가 되어 뒤진 돌에 꿩이 다쳤다네.

 꿩은 죽어서 포수가 되어 다시 돼지를 쏘려 하다

 

 원소와 공손찬의 대치가 길어지자 다시 천하가 준동하기 시작했다. 특히 연주는 그 흔들리는 축에 가장 가까웠다. 원소의 친우인 장막과 동군태수 교모는 하북의 안정과 전일의 맹주를 돕는 것이 옳다는 주장을 하며 역적 공손찬을 참하라 논한 것이었다. 과거 원소의 옆에서 참모로 일했던 조조는 그들의 압박에 힘이 들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자신의 가장 큰 지지자라고 알고 있던 포신까지 은근히 그들의 의견에 찬동하니 연주의 민심을 원소를 돕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조조는 진류의 어두운 모처에 앉아 술병과 닭고기를 집어먹고 있었다. 술이 쓴 것인지 아니면 마음이 불편한 것인지 표정이 일그러져 있었다. 그 자리에 희지재가 들어오자 웃음을 지었다. 마치 모든 것이 해결 된 듯이 말이다.

 

 “그래 생각해 보았는가?”

 

 “생각 할 것이 있겠습니까?”

 

 희지재의 대답에 조조는 크게 웃으며 술잔에 술을 따라 주었다. 희지재는 술을 넘기며 물었다.

 

 “그래도 부친이고 제일 큰 후원자이신데 이렇게까지 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습니까?”

 

 조조는 무서운 웃음을 지었다. 희지재는 그렇게 느꼈다. 아버지를 죽임으로써 서주를 차지할 명분을 얻고 거기에 연주를 자신의 손에 완전히 잡을 수 있는 방법이었다. 포신을 죽이고 이를 교모와 연계시키는 방법을 통해서 조조가 연주에 우뚝 설 수 있음이었다.

 

 “그럼 장태수는 어찌 할지.”

 

 “친구를 좋아하는 인물이니 친구 돕는 곳에 보내야 하지 않겠는가?”

 

 “원가를 돕는 곳에 말입니까?”

 

 “그럼 뭐 공씨 가문을 돕도록 보내도 되고 말이네.”

 

 조조로써도 장막을 죽이는 것은 부담이 되었는지 자신의 손이 아닌 다른 사람의 손에 놓겠다는 것이었다. 아니면 다른 태수들이 모두 사라졌는데 장막의 힘으로는 조조의 명을 거부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리라.

 

 ‘아니면, 원가를 자신을 도운 친우를 죽인 패륜의 집단으로 만들려는 것이겠지.’

 

 조조는 대작하는 희지재를 바라보았다. 희지재도 조조의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들어올렸다. 웃음기 없는 조조의 시선에 두려움을 느끼며 침을 삼킨 희지재는 조조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였다.

 

 조조는 잠시 후 자그마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나 희지재의 두 귀에는 어느 목소리보가 크게 들렸다.

 

 “믿을 수 있을까?”

 

 누구를 믿을 수 있다는 말인가? 혹 일을 모두 알고 있는 희지재일까? 아니면 그 일을 해야 하는 장개라는 인물일까? 아니면 누구를 이야기하는지 희지재는 알아차리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것 하나 만큼은 알 수 있었다.

 

 ‘일부러 두려움을 조장하는 것이겠지.’

 

 이 사실이 외부로 나가게 된다면 누가 조조를 따르고 조조를 위해서 일하겠는가?

 

 “누구도 모를 것입니다. 연주의 분노아래 그들은 황건적이 되어 토벌 될 것이니까요.”

 

 “교모도 같이 사라지겠지.”

 

 희지재는 고개를 끄덕이고 술을 모두 입에 털어 넣고 일어섰다. 조조는 희지재에게 물었다.

 

 “왜? 더 마시고 가는 것이 어떤가?”

 

 “더 마시기에는 너무 쓰군요. 그만 나가 보겠습니다.”

 

 조조는 고개를 끄덕이고 더는 대답이 없었다. 더 이상 무슨 말을 하겠는가? 비정한 모략에는 인정이란 원래 없는 법이었다. 조조는 연주의 전부를 원하고 가장 최적의 방도는 조숭을 죽임으로써 결과가 나올 것이다. 희지재가 그 자리를 나오자 다른 방에서 있던 사환이 문을 열고 나왔다.

 

 “뒤를 밟지 않아도 되겠습니까?”

 

 조조는 사환의 말에도 조용히 술잔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한참을 술잔을 지그시 쳐다보았다. 조조는 후회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었다. 오해로 여백사를 참할 때도 후회보다는 다른 의지를 불태운 조조였다. 그러나 아버지인 조숭을 죽인 다는 것은 매우 다른 느낌이었다. 무엇인가 울컥 올라오는 느낌이었다.

 

 “쓰군.”

 

 조조가 마시는 술은 매우 썼다. 분명 연주의 가장 귀한 술이라고 했는데 귀한 술치고는 너무나도 썼다.

 

 사환은 조용히 조조를 바라보았지만 조조는 아무런 미동이 없었다. 그저 술잔을 내려놓고 눈을 감고 기다릴 뿐이었다. 조조가 다시 눈을 떴을 때 조조는 사환을 보며 물었다.

 

 “내가 간웅이겠는가? 아니면 영웅이겠는가?”

 

 “소신이 어찌 그를 판단하겠나이까? 단지 이는 후일 역사로 판단 될 것입니다.”

 

 “역사라? 역사는 승자의 기록으로 나타나겠지. 그럼 내가 승자가 꼭 되어야겠어.”

 

 조조는 술병을 들고 술을 모두 입속에 넣고 웃음을 지었다.

 

 

 

 포신은 우금과 그의 호위군을 이끌고 조조에게 예를 표하고 조숭을 데려오기 위하여 떠났다. 포신이 떠난 그 모습을 희지재는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포신은 그래도 괜찮은 인물이었다. 그럼에도 그를 죽일 수밖에 없었다. 이는 조조의 힘이 크지 않기 때문이었다. 조조의 힘이 강대했다면 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던 무슨 상관이던가? 찍어 누르면 그뿐인데 말이다.

 

 ‘미안하오. 내 더욱 열심히 했다면 그대들이 살았을 수도 있었을 텐데. 특히 문칙(文則) 그대에도 말이네.’

 

 원 역사대로 라면 문칙은 황건군의 공격에 포신이 죽고 중용이 되었어야 하는 우금이었지만 세력변동이 도래자로 인하여 이상하고 묘하게 바뀌어 황건의 준동은 왕하가 먼저 격멸하였다. 결국 포신과 같이 사라져야할 운명이었다.

 

 다행인 것은 지금의 하북은 대군을 일으킬 정도로 부유하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조조의 인재가 예상하지 못하는 곳에서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희지재로써는 희소식이었다. 하북이 통일을 한다고 해도 중원을 넘보려면 족히 십 수 년을 회복에만 힘써야할 것이었다.

 

 ‘천하를 오시하던 원소가 지금은 공손찬이라는 작은 돌 하나도 넘지 못하는 구나.’

 

 희지재는 걸음을 옮기고 성루를 내려오면서 기침을 했다.

 

 “콜록 콜록”

 

 희지재는 인상을 쓰며 성루를 내려왔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가 내려오며 보게 된 진류의 모습은 과거와 달랐다. 황건의 세력이 아직 강대하여 자주 전투에 나섰고 전쟁을 피하여 다른 곳으로 떠난 이들도 많았다. 그러나 지금의 연주는 매우 부유한 주가 되었다. 인구도 대단하였고 과거의 기주를 논할 만하였다.

 

 ‘교모나 포신 같은 여러 인물들이 살아남았다. 그들이 백송들을 위해 일한 덕분이겠지. 어찌 보면 공손찬의 덕일 수도 있고.’

 

 하북에서 수많은 백성들이 전쟁을 피해 내려왔고 그들이 평화로운 연주에 기틀을 잡은 것이었다. 어찌 보면 그 덕에 교모나 포신, 장막의 힘이 강해졌고 조조가 위협을 느낀 것일 수도 있었다.

 

 ‘연주를 손안에 들어온다면 서주로 밀고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얻지 못할 경우를 희지재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서주를 얻지 못한다면 모조리 불태우는 한이 있더라도 세력을 약화 시키고 도겸을 억지로라도 굴복시켜야했다.

 

 ‘원소가 하북을 정복하기 전에 모든 것을 마쳐야 한다.’

 

 

 

 포신은 도겸을 만나 융숭한 대접을 받고 조숭을 데리러가기 위하여 조숭을 만났다. 조숭은 웃음으로 포신을 맞았고 수많은 수레에 물자를 실었다.

 

 “많은 물자입니다. 이것을 직접 가져가시는 것입니까?”

 

 “이것을 가져가야 아들에게도 면이 서지 않겠습니까?”

 

 아버지가 아들을 만나는 일에도 면을 세워야 하는 것일까? 라고 생각한 포신이었지만 어차피 이는 조씨 일가의 일이니 그리 깊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우금은 달랐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면을 세운다는 것은 아마 조조가 일구는 모든 것이 자신에게 나왔으니 조조를 어찌 보면 굴복시키려는 것 일 수도 있었다.

 

 ‘위험하다. 조공이 아버지의 성향을 모르지는 않을 터인데.’

 

 우금은 온몸에 찌르르 무엇인가 느껴졌다. 우금은 포신에게 다가가 조심스레 말하였다.

 

 “주공, 조금 위험한 것 같습니다. 호위에 만반을 가지는 것이.”

 

 그러자 포신은 웃음을 지었다. 조숭의 사병만 하여도 수백이 넘었고 자신이 이끌고 온 병사들도 상당하였다.

 

 “어찌 걱정을 하는가? 병사의 수만 하여도 천이 가까이 되네. 전쟁이 나지도 않는데 이정도 병력이면 연주까지 가지 못 할 것이 무엇인가?”

 

 “상황이 이상합니다. 아비가 어찌 금력으로 아들을 압박한단 말입니까?”

 

 “괜한 걱정이네 그리고 위험하다해도 병사 수만 일천이네. 누가 노린 다면 주변의 인물들이 알지 않겠는가?”

 

 맞는 말이었다. 1천의 군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족히 수백을 움직여야했다. 거기다 조숭의 병사들은 오랫동안 기용되었고 능력 또한 믿을 수 있었다.

 

 “문칙, 걱정은 알겠네. 조심하지 그런다고 하여도 연주목의 조공이 내 뒤에 있거늘 누가 나를 노리겠는가?”

 

 우금은 걱정스러웠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포신의 안위를 좀 더 신경 쓰는 것 외에는 방도는 없었다.

 

 조숭은 마차에 앉아 호위병에게 말하였다.

 

 “아만 그놈은 분명 내목을 노릴 것이다. 포신이 온 것을 보니 확실하다. 돌 하나로 두 마리 새를 잡으려하는 것이니 만발의 채비를 하거라.”

 

 “예! 가주.”

 

 떠나기 전 조숭은 마차에 앉아 눈을 감았다. 마치 생사대적을 해야 하는 적을 맞이하기 위한 것 같았다.

 

 ‘아들아 한번 해보자. 네가 아무리 잘나도 이 조거고(巨高)의 금력을 이길 수 있을 듯싶으냐?’

 

 조숭은 누구도 모르게 조조와의 전투를 시작하였다.

 태산군에 다다르자 무사히 조조의 영역으로 들어온 것을 확인 하고 거의 모든 이들이 스스로의 긴장을 내려놓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그에 반하여 우금은 더더욱 사위를 경계하였다. 머리가 있는 자라면 지금 이시기가 가장 노리기 쉬울 것이라는 것을 알 것이었다.

 

 그러나 저녁이 되자 우금도 경계가 풀어지기 시작하였다.

 

 ‘내가 너무 깊이 걱정한 것인가?’

 

 얼마지 않으면 봉고현에 도착한다. 그곳에만 도착하면 교태수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완전히 임무를 수행 할 수가 있겠지.

 

 우금은 주변을 순찰하며 생각을 정리하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우금은 주변에서 이상한 점을 느꼈다. 올빼미도 울지 않고 사위가 조용하였다. 마치 아무것도 없이 일부러 치운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매우 조용하게 무슨 소리가 들려왔다.

 

 ‘암습인가? 그러나 숫자는 적다.’

 

 우금은 조심스레 고개를 돌리며 자신이 파악하지 않은 것처럼 하였다. 자신이 눈치 챘다는 것을 아는 공격받을 것이었다. 저들은 준비가 되어있고 반면 자신들은 준비가 않되어있으니 큰 피해가 올 것이 뻔했다.

 

 ‘암살자들인가? 아니다. 암살자였다면 이렇게 기척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었다. 이것은 병사들의 움직임인데, 설마 저것이 정찰대인가?’

 

 갑주의 소리가 매우 미세하게 나면서도 이질 적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도 굉장히 뛰어난 병사들이었다. 미세한 소리도 주변의 소리와 동화되도록 하는 것은 보통 훈련으로는 불가능하니까 말이다.

 

 우금은 저들이 눈치 채지 않을 정도로 움직이며 본대로 다시 복귀하였다. 우금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저들을 대비를 해야 하는 일이 옳다고 생각했다.

 

 포신의 군막에 들어선 우금은 포신을 깨웠다. 포신은 우금이 자신을 깨운 것을 인지하고 바로 갑주를 입기위해 움직였다. 이런 상황에서 우금이 말없이 자신을 찾는 다는 의미는 기습이 있을 조짐이 보인 다는 것이었다.

 

 “어느 쪽인가?”

 

 “북측 산 쪽에서 몸을 숨기 병사 열댓 명을 발견 했습니다.”

 

 포신은 갑주를 모두 입고는 침상에 걸터앉아 생각에 잠기었다. 열댓 명이라면 아군의 순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그것만 보고 판단하기는 어려웠다. 아무리 도적이라고 한들 바보가 아니고서야 적의 규모를 파악하지 못할 리가 없었다.

 

 ‘보물만 노리는 것이라면 다행이겠지만. 만일 문칙의 말대로 무엇인가 큰 위험이 있다면.’

 

 포신의 머릿속에서 한사람이 쓰륵하고 지나갔다. 그러나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그 사람이 자신을 공격하는 것이라면, 진정 그렇다면 매우 비참 할 것 같았다.

 

 “문칙, 움직이게 적들이 자네의 이목에 나타날 만큼 가까워 졌다면 곧 전투가 있을 것이야.”

 

 우금은 고개를 숙여 예를 표하고 나왔다. 우금은 밖으로 나와 군을 다독이며 움직였다. 잠을 깨우고 공격에 대비하게 하였다. 조숭과 조덕을 옮겨 안전한 곳으로 움직였다.

 

 조숭은 진형의 안으로 들어섰을 때 우금의 귀에 속삭이듯 말했다.

 

 “가장 후미에 있는 붉은 항아리들에 화무독(火霧毒)들이 담겨있네. 그리고 파란 항아리에 화무독을 방지할 방건들이 있으니 그를 이용하게.”

 

 우금은 놀라 조숭을 바라보며 물었다.

 

 “후미에 있는 붉은 항아리 모두가 화무독입니까?”

 

 “그러하네. 나와 덕아는 방건을 챙겼으니 적들이 모두 들어오는 순간 불을 붙이게.”

 

 우금은 조숭의 금력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화무독은 불을 붙여 연기로 독을 퍼트리는 의외로 간단히 사용하는 독이다. 그러나 그 독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그것을 사용하느니 사람을 고용하는 것이 나았기 때문이다. 사는 것도 비싸거니와 얼마 나오지도 않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대규모 약방을 거느리지 않는 한 쓰지 못한 다는 것이 맞았다. 그런 화무독을 몇 동이나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막을 방건 또한 상당히 많은 것을 보니 조숭의 금력이 생각을 너머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고맙네. 진류로 들어가게 되면 내 크게 보상하겠네.”

 

 우금은 고개를 끄덕이고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얼마지 않아 한 인원이 빠르게 말을 타고 달려왔다.

 

 “장군! 남쪽에서 기병들이 달려오고 있습니다.”

 

 우금은 인상을 썼다. 그럼 북측에 있는 병사들은 무엇이었던가? 그들은 어찌하여 숨어 있는 것이지 생각했다. 그러고는 급히 달려 포신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주공!”

 

 포신은 갑주를 모두 입고 군사들을 위무하며 방어준비를 하고 있었다. 군사들은 포신의 모습을 보며 의기를 다잡고 굳건하게 준비하고 있었다.

 

 “문칙! 어찌 그러는가?”

 

 “단순한 도적이 아닙니다. 저들은 몰살을 준비하는 병사들입니다.”

 

 “무엇이?”

 

 “산에 있던 병사들은 도망치는 병사들을 죽일 멸살조로 보입니다.”

 

 “멸살조?”

 

 “그렇습니다. 지난번에 조공 휘하에 그런 병사들이있다고 들었습니다.”

 

 “조조 그놈이 진정!”

 

 포신은 분노하여 발을 굴렀다. 그럼에도 풀리지 않았는지 옆에 차고 있던 검집을 내던졌다.

 

 “여기가 죽을 자리겠구나!”

 

 포신의 행동에 주변 병졸들은 겁을 먹게 되었고 눈치를 보고있었다. 그러자 우금이 일갈을 하였다.

 

 “이놈들! 멸살조가 있다는 것은 어차피 도망도 못 간다는 것이다! 네놈들이 도망가서 살 듯 싶으냐?”

 

 그러자 병졸들이 절망에 물들었다 우금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방도가 있다. 살 수 있는 방도가 있어.”

 

 모두 우금을 바라보며 희망을 가졌다. 우금을 그들에게 방도를 알려주며 모두가 해야할 일이 있는 곳으로 향하였다. 병졸들이 떠나고 남은 것은 포신과 우금이었다.

 

 “문칙 과연 우리가 살 수 있겠는가?”

 

 “그런 말을 하시면 안 됩니다. 주공께서는 무조건 살아가실 것입니다. 제가 그리 만들겠습니다.”

 

 포신은 눈을 감으며 고심을 시작하였다. 포신은 자신이 너무 안일했다는 것을 이해하며 복수라도 하는 것을 생각했다. 어차피 자신이 죽는다고 하여도 조조는 연주의 가문들의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가문을 몰살 할 수는 없었다. 그것도 자신의 아버지를 구하다 죽는 것인데 포가를 건드리면 연주에서 살아갈 수 없으리라.

 

 ‘복수를 위해서는 내가 사는 것이 나을까 아니면 자네가 사는 것이 나을까?’

 

 포신이 생각을 하는 동안 군사들의 배치가 마무리되고 수레를 가지고 간이적인 목책을 만들자 적 기병들이 가시화되기 시작하였다. 눈앞에 보이는 기병들은 중갑기병이었다.

 

 ‘조조군에 중갑기병이 있었던가?’

 

 원래 호표기와 같은 중기병은 좀 오랜 뒤에 나와야 하는 것이었다. 기주와 유주민들이 남하함에 따라 기마를 할 수 있는 인원들 늘어나고 대장장이 같은 전문 인원들이 늘어났다. 그에 따라 연주의 무장이 과거와는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올라갔고 다양화 되었다.

 

 단지 인구가 늘어감에 따라 놀리는 농지에 인구를 넣어 군량을 늘리고, 세금을 더 받아 금력을 늘리는 것에 집중한 포신이나 교모로써는 알 수 가 없는 내용이었다.

 

 중갑기들이 거리를 재어가며 대략의 거리를 가추고 말을 정지 시키고 일제히 화살을 쏘아대었다. 우금은 커다란 수레를 방패삼아 화살을 피해 내었다. 그들이 쏘고 있는 화살이 불 화살이 라는 것을 알아차린 우금은 설마하는 생각을 하고 화무독이 모아져있는 막사를 바라보았지만 , 아직은 안전한 듯 싶었다. 우금은 적들을 확인하기 위하여 머리를 들었다. 중갑 때문에 중갑기들을 알아보기는 힘들었지만, 그들 중 제일 눈에 띄는 인물은 알아 볼 수 있었다. 과거 도법(刀法)을 알려줄 때 보았던 인물이었다.

 

 ‘조자수(子脩 조앙의 자)인가? 자신의 아들을 보낼 정도면 모두 죽이려는 생각이구나! 조조 네 이놈! 주공께서 네놈을 어찌 여겼는데!’

 

 우금은 분통이 터졌으나 어쩔 수가 없었다. 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저들을 죽여 연주로 돌아가 조조의 죄상을 알리는 것이 최선이리라.

 

  산 쪽에서 불이 올라오면서 공격이 시작되었다. 산 측에서 불이 올라오자 중기병들이 달려오기 시작했고 우금은 저들이 수레로 급조해 만든 목책을 넘지 못하도록 창을 들어올리라 명했다.

 

 “창을 올려 저들이 넘어오는 순간 말의 배를 노려!”

 

 우금의 명령에 병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적 기마 몇이 넘어 오며 배가 찔려 그대로 땅에 곤두박질 쳤다. 병사들은 그것을 보고 멍하니 있었는데 우금은 소리를 질렀다.

 

 “마무리 지으란 말이다!”

 

 우금이 달려가 자신의 창으로 중기병의 가슴을 찔렀다. 말에 깔린 중기병이 창을 잡고 부르르 떨더니 죽음을 맞이하였다. 중기병 몇이 죽었을 뿐 상황은 너무 좋지 않았다. 이미 목책으로 넘어든 중기병들이 날뛰기 시작했고 내부에서 병사들을 도륙하고 있었다.

 

 “목책을 잡고 돌려!”

 

 “충!”

 

 급조된 목책을 잡고 낑낑 거리면서 돌리기 시작한 병사들은 바퀴를 굴려 중기병을 압박하였다. 물론 중기병들은 회피하며 비어있는 곳을 공격하며 쉬이 대응 하였다.

 

 “우마를 풀어라!”

 

 우금의 외침에 안에서 있던 우마(牛馬)들이 사방으로 날뛰기 시작하였다. 중기병들은 이제야 당황하였지만 이미 늦었다.

 

 “화무독을 터트려라!”

 

 “장군! 내부에서 반란이!”

 

 “반란?”

 

 우금은 픽 하고 생각이 지나갔고 손을 덜덜 떨었다. 조숭의 곁에 조조 자신의 간자를 숨겨 두었다면 이는 엄청난 일이 될 것이었다.

 

 “안 된다! 그럴 수 없어!”

 

 “장군!”

 

 그때 뒤에서 포신이 말을 타고 달리기 시작하였다.

 

 “문칙! 뒤를 부탁한다.”

 

 “주공!”

 

 달리는 말을 잡으려 했으나 이미 멀어져가고 있었다. 우금은 괴성을 지르며 그를 막으려 했지만, 이미 포신은 몇 대의 화살을 맞고 의식이 흐트러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왼손의 횟불과 오른 손의 창은 떨어 트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말이 죽어 쓰러지며 막사 하나로 들어갔는데 그 순간 거대한 폭발음이 들려 왔다.

 

 우금은 커다란 폭발에 자신도 놀라 몸을 웅크렸고 귀에서는 삐이익 하는 이명과 함께 눈앞이 검게 변하였다. 그는 그와 중에 품안의 독을 막을 방건을 쥐어 얼굴을 덮었고 의식이 멀리 떠나갔다.

 가규와 요화는 하동을 떠나 빠르게 말을 달려 서주를 지나고 있었다. 어차피 남아서 할 일도 없었고 패주의 명령도 수행했으니 복귀하는 것이 맞았다. 친우들을 데리고 가고 싶기는 했지만, 강동을 정벌하는 패주의 곁에 서있어야 작은 공이라도 세울 수 있을 것 같아 빠르게 움직였다.

 

 “양도(梁道 가규의 자) 살타는 냄새가 난다.”

 

 가규는 인상을 찌푸렸다. 관여할 일이 아니었다. 어차피 난세인 만큼 여기저기에서 크고 작은 약탈이 일어나고 그것은 관군이 되기도, 도적이 되기도, 상인이 되기도 했다. 잠깐 옛날의 패주를 생각한 가규는 피식 웃음을 지으며 요화를 재촉했다.

 

 “무시하고 따라와. 어떤 놈이 마을을 약탈 했겠지.”

 

 “그런가? 약간 다른데.”

 

 “빨리 안가면 패주께서 우릴 잊어버릴 수도 있어.”

 

 “그건 안 되지. 무엇 때문에 그 위험한 하동에 남았는데.”

 

 “남의 고향을 그렇게 까지 말하나?”

 

 “내 고향이든?”

 

 “빌어먹을.”

 

 그들의 장난은 얼마지 않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들 앞에 그 탄 냄새의 근원지가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여기저기 꺼지지 않은 불이 타올랐고 수많은 시체의 들판이 펼쳐있었다. 그리고 그곳의 중갑기를 타고 있는 몇 명이 시체들을 쑤시면서 확인 사살을 하고 있었다.

 

 푹푹 “크허헉” “사... 살려줘”, “인간도 아닌” 등등의 소리가 들려왔고 가규와 요화는 짜증이 팍 올라왔다.

 

 “엮기겠네.”

 

 요화 또한 가규의 말에 동의하며 말했다.

 

 “엮였지.”

 

 “하아.... 그때도 그랬는데 빌어먹을 좋게 생각하자고 그때는 패주를 만났으니 뭘 얻으려나.”

 

 그 말에 요화는 인상을 썼다. 그리고 짜증난다는 듯이 말을 했다.

 

 “그건 너나 좋은 경험이지 난 완전히 다른 경우였다고.”

 

 “하긴 네 가문이 형주에서 힘 꾀나 쓰는 가문이었다면서.”

 

 “그럼 괴가, 방가, 채가 등의 상위 가문들 빼면 우리 가문도 알아 줬다고.”

 

 “얼씨구? 그럼 위에서 그렇게 빼면 어느 가문이 힘 안 쓰겠냐?”

 

 그들의 말싸움에 중갑기병들이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가규는 손을 흔들면서 별것 아니라는 듯 웃으며 움직였다. 마치 웃는 얼굴에 침을 뱉으랴하는 생각이었던 듯하였다. 그러나 얼마지 않아 그 생각이 얼마나 틀렸는지 알게 되었다.

 

 휘이잉

 

 가규가 ‘으잉?’ 하는 소리와 함께 고개를 돌려 화살을 피해 냈고 뒤에 있던 요화가 ‘으악!’ 하며 화살을 피했다. 요화는 가규를 향하여 쌍욕을 하고 미쳤냐고 물어봤지만 가규는 어색하게 머리를 긁으며 손가락으로 앞쪽을 가리켰다. 중갑기병들이 달려오고 있었고 요화는 등에서 박도를 꺼내들었다. 커다란 박도를 꺼내자마자 요화에게서 엄청난 패기가 피어올랐고 가규는 웃는 얼굴로 허리춤에 꼽혀있는 두 개의 극을 들어 올렸다.

 

 중갑기들은 웃음을 지었다. 달리는 말위에서 무기를 쓰는 것은 어려웠다. 특히 짧은 무기를 쓴다면 거리를 잘못 잡아 말에서 떨어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웃음은 이내 그쳤다. ‘뻐억’하는 소리와 함께 중갑기병 한명이 땅에 떨어졌지 때문이었다. 그것도 몸이 반으로 갈라져서 말이다.

 

 “이거 역시 좋은 무기야.”

 

 “패주께서 하사한 무기다. 보통의 찰갑정도는 쉬이 잘라내겠지.”

 

 공격하는 와중에도 말을 하는 여유였다. 그들은 떨어질 듯 하면서도 떨어지지 않고 말에서 버티고 있었다. 마치 말과 몸이 한 개가 된 듯이 말이다. 가규는 두 개의 극을 사용하며 다가오는 말머리를 내리치고 하나는 적병의 목에 박고 빠르게 뺐다. 피가 뿜어져 나오며 말에서 떨어지자 가규는 인상을 썼다.

 

 “제길 피 튀었다.”

 

 가규의 말을 들은 요화는 언성을 높였다.

 

 “야! 나도 튀었어. 잔말 말고 처리해 도망가서 본대 불러오면 힘들어진다!”

 

 다른 곳으로 가려하는 중기병이 있자 가규는 극 하나를 있는 힘껏 던졌고 극을 맞은 중기병이 말에 그대로 고꾸라졌다. 가규는 웃음을 지으며 극을 높이 들어 올렸다. 마치 ‘내가 한 것을 보아라!‘ 하는 모습이었다.

 

 요화는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며 한숨을 쉬었다. 가규의 원래 성격은 침착했는데 자신과 같은 요상한 무예스승을 얻으면서 성격이 괴팍해졌다. 뭐 자신이야 형주 요가의 금력을 바탕으로 하고 싶은 일은 다해보고 마지막에는 도적질 까지 해봐서 그렇다고 치지만 가규는 잘 교육 받은 인물이었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더 심한 것인가?’

 

 가규는 말에서 내려 이리 뒤적 저리 뒤적 거리면 서 무엇인가 찾기 시작하였다. 요화는 가규의 곁으로 가서 뭐하는지 물었다.

 

 “뭐해? 후발대 오면 골치 아파질 텐데.”

 

 “후발대가 문제가 아니라 이곳에서 뭐가 있었는지 알아야 할 거 아니야. 우리말이야 과하마이니 체력이 달리는 일은 없다. 눈에 보이면 도망치면 된다.”

 

 “앞에서 오면.”

 

 “낭야가 앞이고 뒤가 연주인 조조땅이다. 군이 온다면 그건 조조군일 것 같은데?”

 

 “어째서?”

 

 가규는 한숨은 쉬면서 앞 쪽에 몸이 그을려서 쓰러져있는 중갑기병의 갑주를 턱하고 차면서 물었다.

 

 “하나 갑주.”

 

 “오~?”

 

 “둘 기병”

 

 “기병은 서주에도 있지 않아?”

 

 “이런 놈들 시체가 적다. 방향으로만 봐도 이놈들이 이들을 도륙내고 있는것이지. 서주에 이정도의 기병이 있다고?”

 

 “그건 그러네. 해봐야 단양병이 있는데 그들은 기병이 아니라 보병이 위주이니.”

 

 “머리 좀 굴리네? 그럼 이놈들이 굳이 서주 근방까지 와서 학살을 저질렀는지 보자고.”

 

 “아직 도겸이랑 조조랑 싸우는 것 아니었냐?”

 

 가규는 이내 이마를 짚었다. 그리고 말하기도 힘든지 요화의 말을 씹고 그냥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그때 요화가 비명을 지르며 넘어졌고 가규는 그곳으로 달려갔다. 요화는 대뜸 손가락으로 봉두난발된 사내를 가리키며 외쳤다.

 

 “귀신이냐! 썩 물러가라!”

 

 가규는 요화의 머리를 때리고 예를 표하며 물었다.

 

 “혹, 포가의 호장(虎將)이십니까?”

 

 봉두난발한 인물이 도를 들어 올리며 살기를 뿜어내자 요화나 가규는 뒤로 물러나 침음을 삼켰다.

 

 “네놈들은 무엇이냐?”

 

 가규는 최대한 예를 표하며 말했다.

 

 “소졸들은 여강태수님의 휘하의 낭장들입니다.”

 

 봉두난발의 사내는 살기를 죽이고 머리를 들어올렸다. 잿가루들이 우수수 떨어지며 숯그을림이 묻은 우금의 얼굴이 들어났다. 그러나 어차피 가규나 요화는 우금을 알아보기는 어려웠다. 사예에서 거의 평생을 보낸 가규나 형주 근방에서 살다가 가규와 같이 하동에서 관직을 하게 된 요화도 알아보기는 힘들었다.

 

 “여강태수라 육태수님을 말하는 것이냐?”

 

 “흠, 과거 기주자사대행으로 이야기하면 되겠습니까?”

 

 우금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은 여강태수라고 해봐야 육강의 이름이 더 높았다. 아직 육강이 죽었다는 소문이 퍼지지 않았으니 말이다. 가규는 웃음을 지으며 말을 했지만 우금은 무엇인가 초조한 듯 보였다.

 

 “혹 이곳에서 주공, 아니 포태수님을 보지 않았느냐?”

 

 그러자 가규가 입맛을 다시며 물었다.

 

 “그것이 뒤지기는 했는데 얼마 뒤지지 못했습니다. 저희가 이곳에서 일어난 일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으니.”

 

 “우리가 조조의 부친을 모시기 위해 온 것은 아느냐?”

 

 가규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금이 자신의 주공 보다 상인인 조조를 이름을 부르는 것에 이상했으나 이내 뭐 별일인가 했다.

 

 “그것은 알고 있습니다.”

 

 “거고(巨高)님이 습격당했다. 그것도 아들한테서.”

 

 요화나 가규는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러나 이내 가규는 인상을 찌푸리고 말했다.

 

 “원검, 가자 엿 됐다.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었다.

 

 “왜?”

 

 “단순한 암습이 아니다. 큰 정치적 문제다.”

 

 그러자 우금이 뻐근한 몸을 움직이며 물었다.

 

 “여기 중갑기 몇이 있었을 텐데? 아무리 본군이 물러났다 하여도 몇이 남아 확인 사살은 할 테니까.”

 

 “다 잡았습니다.”

 

 우금은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이내 포신의 시신이라도 찾기 위해 움직였다. 자신이 해야하는 것은 포신의 시신이라도 찾아 돌아가는 일이 아니겠는가?

 

 요화가 우금의 모습이 안타까워 나서 물었다.

 

 “장군?”

 

 “문칙이다. 태수께서 돌아가신 듯하니, 이제 직위 따위는 없다.”

 

 “저희가 같이 찾아 드리겠습니다.”

 

 “흠?”

 

 가규는 손으로 계속 아니라는 표시를 했지만 요화는 가규의 말을 듣지 않았다. 가규야 어차피 자신이 남는다고 하면 툴툴거리면서 남을 것이었다.

 

 “제가 생각해 보면 돌아가기에는 어려울 듯 싶어서 그렇습니다. 혹 포태수님의 장을 치르려 하신다면 차라리 여강으로 가시는 것이 어떠한지.”

 

 우금은 잠시 멈칫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돌아가는 것은 도리어 포태수의 가족을 위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그래 좋다. 빨리 하자꾸나 혹 조조군이 다시 올 수 있으니.”

 

 얼마지 않아 폭사한 포신의 시신으로 추정되는 시신일부를 찾았다. 우금은 소리가 안 나올 만큼 슬펐다. 목으로는 울부짓음리 들리지 않았으나 그의 눈에는 피눈물이 맺혀있었다. 눈은 붉어질 대로 붉어져있었다. 그의 살기가 폭발적으로 터져 나오며 가규나 요화는 끄윽 거리며 뒤로 물러날 정도였다.

 

 ‘조조 내가 너를 한포 한포 떠서 젓갈을 담가 먹으리라!’

 

 나중에 요화가 문칙이라는 호를 떠올리며 우금의 이름을 떠올렸다.

 

 ‘마도(魔刀) 우금이 지금 우리랑 같이 가는 건가? 살기로 무력이 어느 정도라 생각했는데 마도라면 길가에서 보옥을 주운 격인데?’

 

 우금이 어느 정도 멀쩡한 수레에 포신의 시신을 태우고 직접 수레를 몰았다. 시신의 상태를 이유로 우금에게 요화와 가규가 말을 권했으나 도리어 소금을 채워 더욱 무겁게 하고 여강으로 향했다.

 

 그동안 연주에는 피바람이 불었다. 포신의 죽음에 교모가 관계가 드러나며 교모는 국장에 끌려와 참형을 당하게 되었고 포신의 죽음에 관계된 수많은 연주의 권족들이 대거 몰살을 당하며 쓸려나갔다. 그리고 조조는 아버지의 복수를 다짐하며 서주로 도망간 장개라는 인물을 내놓으라고 했으나 도겸은 아무리 궐선이라는 산적과 손을 잡고 있다지만 장개라는 인물은 처음 듣고 궐선도 처음 듣는 인물이었다.

 

 어쩔 수 없이 불가하다는 표를 냈으나 조조는 복수를 다짐하고 서주로 군을 일으켰다. 포신이 죽고, 교모는 포신과 조조의 부친 살해로 참당했으며, 장막은 원소를 구원하기 위해 업성으로 양초를 가지고 갔다. 조조를 막을 만한 군벌은 존재하지 않았으니 그야 말로 조조는 속전속결로 서주로 군을 움직였다.

 

 그리고 왕하는 말릉에서 유요의 항복을 받아내고 오군과 회계로 군을 움직였다. 남방에는 엄여와 왕랑이 동맹을 맺고 산월의 일부가 왕하를 대적하기 위해 움직였다.

 

 그리고 사예와 서북에서는 거대한 변란이 시작되었다.

 여강은 왕하가 떠나고 난을 정비한 화흠은 구폐를 처단하고, 왕하가 원하는 바로 다스리고 있었다. 왕하는 멀리 오군으로 향했다는 소리를 들은 요화와 가규는 오군으로 떠날 채비를 했다. 우금은 화흠에게 청하여 포신의 장을 치렀다. 장을 치르고 우금은 여러 준비를 하며 여강을 떠나려 했는데 화흠이 그를 찾았다.

 

 “떠나려 하는가? 이곳에 남아 포공의 위패를 지키는 것도 나쁘지 않을 터인데?”

 

 우금은 화흠의 말에 고개 저었다. 위패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포신의 복수를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였다.

 

 “화공께서 위패를 지켜주시지 않겠습니까?”

 

 “지켜주는 것이야 문제는 없네. 그러나 누가 제(祭)를 지네겠는가?”

 

 “제가 지내는 것도 이상하지요. 가문의 장자가 있는데 제가 어찌 제를 지내겠습니까?”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네. 아군으로 들어오는 것은 어떠한가?”

 

 우금은 머쓱하여 턱을 긁었으나 고개를 저었다.

 

 “제가 남아 있음으로 여강태수께서도 위험해 질 수 있습니다.”

 

 “태수께서 그 정도도 못 막을 듯 하는가?”

 

 “글쎄요. 낙양에서 모습대로라면 힘들 것 같은데요.”

 

 화흠은 웃음을 지었다. 패주가 단순히 기주를 넘긴 것은 아니었다. 기주에서 버티게 된다면 절대적으로 패배로 끝날 싸움이기에 차라리 전란을 만들지 않고 떠난 것이었다. 전화위복으로 여강을 기반으로 강동을을 얻을 수 있게 되었으니 뭐 나쁘지는 않았다. 그러나 여러 인물들에게 퍼진 모습은 우유부단하고 포기주의적인 인상이었으니 안타까움이 들었다.

 

 “뭐, 약한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 허나 지금은 다를 것이네.”

 

 “과오가 있으면 고치려는 것은 좋은 것이지요. 그러나 기저의 마음은 바뀌지 않습니다. 큰 힘에 굴복하는 마음은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 그대의 뜻이 그렇다면야. 어쩔 수 없지, 그럼 어디로 갈 셈인가?”

 

 “일단 서주로 가볼까 합니다.”

 

 “서주라, 도겸의 곁에서 조조를 방해할 생각인가 보군?”

 

 “그렇습니다. 감출 이유도 없지요. 과거의 이름을 되찾을까 합니다.”

 

 “내 그대의 과거사는 잘 알지 못하니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네.”

 

 화흠과 대화를 하며 우금이 자신의 미래를 이야기 할 때, 어느 정도 준비를 하며 떠날 채비를 마친 요화와 가규가 우금을 찾아왔다. 하인이 그들의 방문을 알리자 화흠이 끄덕였다. 그들이 들어오자 우금은 웃음을 지었다. 재미있는 사람들이었다. 그중 제일 먼저 요화가 말을 꺼냈다.

 

 “들어오다 들었는데. 과거로 돌아가신다고 하면 마도(魔刀)시절 때로 돌아가신다는 말씀이십니까?”

 

 “호오? 내가 유협 때의 일을 아는 이가 있군?”

 

 “중원에서 마도하면 꾀나 유명했으니까요.”

 

 “과거일 뿐이네.”

 

 “그런 과거로 돌아가신다는 말씀을 하셨지 않습니까?”

 

 “허? 지지를 않는군?”

 

 무례일 수도 있으나 우금의 얼굴에는 웃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자신의 과거를 아는 사람이 있어 이렇게라도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어찌 보면 즐거움이었다. 속으로는 이때 즐거움을 즐기면 고통의 가시밭길을 더욱 즐겁게 걸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요화는 등 뒤의 박도를 꺼내 우금에게 내밀었다.

 

 “무슨 뜻인가?”

 

 “제게 주공이 내리신 박도입니다. 제가 자신하는데 천하의 신도라 불리는 것들과 한자리에 있어도 초라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쓰시지요. 복수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요화가 두 손으로 박도를 올려 예로써 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우금은 요화의 행동의 의미를 어느 정도 가늠하고 있었다.

 

 ‘빚을 지우려고 하는구나.’

 

 “주공께서 매우 신경 쓴 무구이니 부디 사용하고 돌려주소서.”

 

 “기한은 정하지 않는가?”

 

 “돌아오고 싶으실 때 오시지 않겠습니까? 우공의 주공이신 포태수님의 위패가 여기 계시는데 말입니다.”

 

 요화는 에둘러서 말하는바에 우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들의 주공이라는 왕하를 어느 정도 인정하였다.

 

 ‘감히 판단하기 어려운 매력이 있나보구나, 유약하기만 하다 여긴 인물인데 이런 인걸들이 모여들다니 놀랍기만 하구나.’

 

 그러나 우금은 지금 어디에 눌러 앉을 여유 따위는 없었다. 일단 조조가 원하는 서주 점령을 저지하는 것이 먼저였다. 자신의 과거 이름을 이용하면 유협 오백정도 모으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화흠은 웃는 얼굴로 우금에게 한 가지 빚을 더욱 얹었다. 화흠은 우금의 앞에 금자를 내어 놓았다. 함 속에는 의외로 많은 금들이 들어 있었다. 화흠의 청렴한 성격으로 잘 알려져 있기에 놀란 우금이지만 가규나 요화는 어느 정도 눈치를 챘다.

 

 ‘주공이 의복이나 식량을 사라는 금자를 이런 곳에 내어 놓는 구나. 좋은 일이나 너무 궁벽하게 사는 것도 주공의 명성에 흠을 내는 것인데.’

 

 “무엇입니까?”

 

 “사람을 다루려면 금을 가지고 있어야하지 않겠는가?”

 

 “이런 금이 어디서.”

 

 “주공이 내어준 것이네. 내게 빚을 진 것이라 생각하지 말고 주공께 갚아주시게.”

 

 우금은 눈을 감았다. 빚을 진 것이 너무 많았다. 그렇다고 거부할 수도 없었다. 복수를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었으니 말이다. 우금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후일 가슴이 차가워지고 머리가 조조를 떠올리지 않을 때가 되면 돌아 오겠습니다.”

 

 화흠이나 요화, 가규는 우금에 말에 웃음을 지었다. 우금이 돌아 오는 시기는 조조의 죽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우금도 생각이 있다면 조조를 죽이기 위해서는 세력을 뒤에 엎어야한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으리라. 물론 조조에게 큰 원한이 있어야 하겠지만.

 

 우금이 여강을 떠나는 시기 왕하는 왕랑과 엄백호의 동맹군을 상대하기 위하여 오정으로 움직였다. 왕하는 군의 가장 상석에 앉아 모사들과 장수들을 바라보았다. 크고 작은 공을 세우고 새롭게 그 모습을 보이는 장수들이 보였다.

 

  특히 태사자는 이번에 국의의 영하에 궁기병을 담당하도록 하였다. 아직 미숙하지만 등자로 인하여 어느 정도 숙달되어가고 있었다. 장합은 북기군에서 반 독립적인 위치를 얻은 듯싶었다. 주창은 청주병를 통솔하고 살아남은 혈살자들을 고쳐 군으로 인정을 받았다.

 

 ‘위연과 악진이 남아 이번에 귀족들에게 포획한 노(奴)병들을 이끌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의 수장으로 누구를 세워야하나.’

 

 왕하는 고민을 하였으나 이내 머리를 식히고 다시 돌아왔다. 그것은 후일의 일이었다. 지금은 지금의 일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했다.

 

 “회계태수가 어찌하여 나를 적대시 하는 것이지?”

 

 가장 이상한 일이었다. 손책과 같이 원술의 명을 받아 온 것도 아니고, 황명을 받고 움직인 자신을 적대하는 것은 왕랑의 성향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에 대하여 노숙이 먼저 발언을 하였다. 강동의 정세는 노숙 만큼잘 아는 자가 없으니 딱히 막을 자도 없었다.

 

 “회계태수가 거부할 수 없는 무엇인가가 그를 막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에게서 폐하의 명보다 더욱 큰 어떤가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것은 알기 힘듭니다. 태수가 아무리 머리가 없다고 하여도 아군을 상대하기에는 중과부적(衆寡不敵)일 것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엄백호야 패한다면 잃을 것을 알기에 맞선다지만 회계태수는 무엇 때문일까?”

 

 “능씨 가문을 회유하면서 알 수 있지 않겠습니까?”

 

 “능가라?”

 

 “남양주 일대를 담당하는 능가를 회유 한다고 말씀한 적이 있지 않으셨습니까?”

 

 “그리했지요.”

 

 능씨일가는 인재를 얻기 위해서라도 꼭 얻어야하는 가문이었다. 능통은 나중에 치더라도 지금 당장 전선에 나설 수 있는 능조는 특히 얻어야할 인물이었다.

 

 “능가는 제가 설득하지요. 엄가와 왕랑의 동맹군을 격퇴하는 것은 국장군에게 맡기겠습니다.”

 

 국의는 자리에서 나와 왕하에게 예를 표하며 고개를 숙였다.

 

 “주공의 믿음에 어긋남이 없이 일하겠습니다.”

 

 “가선생께서 국장군을 도와 큰일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가후도 예를 표했다.

 

 “예 알겠습니다.”

 

 “중강공과 자경공께서는 저를 호위하여 능가를 설득하러 가겠습니다.”

 

 노숙과 허저가 나와 예를 표했다.

 

 “원복공은 적의 기습에 대비하여 후방을 맡아 보급을 책임을 지는 것으로 하지요.”

 

 주창은 나서 싸우고 싶어 나서려 했지만 왕하가 주창의 말을 막고 말했다.

 

 “이는 청주병의 군기를 세우기 위함이니 이해하길 바라네. 후방이 무너지면 전방의 군이 버틸 수가 없음을 알고 임해 주시게.”

 

 주창은 고개를 숙였다. 청주병을 이제 관군으로 편입시키기 위해서는 군기를 세울 필요가 있었다. 자유분방함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다면 중요한 순간 뒤가 시려울 테니 말이다.

 

 “이제 남은 세력은 엄백호와 왕랑입니다. 후일 산월을 상대해야하겠지만 그는 장기적인 일이 될 것입니다. 당근과 채찍을 모두 잘 사용한다면 산월을 복속시키는 일은 어렵지 않을 테니까요.”

 

 “충!”

 

 

 

 강하성 황조의 집무실

 

 황조는 코를 파며 급히 보내진 서신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엄여가 보낸 것임을 알고서 웃었다.

 

 “산월을 움직여 왕하의 뒤를 쳐달라고? 뭐이리? 주는 것이 많아? 장난하나?”

 

 황조는 서신을 접고 손가락으로 탁자를 치며 고민하게 되었다.

 

 “무엇이 내게 이득이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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