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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회천삼국지
작가 : 소오
작품등록일 : 2017.7.25

왕하로 눈을 뜨고 성년이 되기까지 수많은 역경을 격은 후 겨우 겨우 왕가의 소가주가 된 왕하가 이루는 한말의 새로운 발걸음 살기위한 싸움이 그를 거대한 나무로 만들것인가 아니면 그저 장작이 될것인가?

 
역린(逆鱗)
작성일 : 17-07-25 15:32     조회 : 353     추천 : 0     분량 : 26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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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은 성질이 유순하므로 길들이면 탈 수도 있다. 그러나 턱 밑에 길이가 한 자나 되는 ‘거꾸로 솟은 비늘[逆鱗(역린)]’이 있으니, 용을 길들인 사람이라 할지라도 만약 이것을 건드리면 반드시 그를 죽인다. 군주한테도 역린이 있은즉, 군주를 설득하고자 하는 사람은 이 역린을 건드리지 않아야만 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

 

  『한비자』의 ‘세난편(世難篇)’

 

 

 

 

 

 193년 봄 왕하의 세력이 강동을 차지하기 위하여 고군분투할 때 하북은 거대한 폭풍이 불어 닥쳤다. 조정에서 원외의 전국옥새가 찍힌 서문이 아니라, 황제가 직접 다른 옥새로 조인한 친서가 원소의 손에 들려 하북을 흔든 것이다.

 

 내용이 길고 어려운 말이 주를 이루었으나 그 내용은 이것이었다. 역적 공손찬과 그를 도와 찬동한 이들을 토벌하고 공손찬을 추포하라는 명이었다. 그간의 공을 보아 본인만 처형하고 식솔은 목숨은 살리겠지만 노비로 삼는다는 말이었다. 물론 그것은 원소에게 엄청난 명분을 주었다.

 

 이로써 엄청난 호족들이 공손찬에게서 등을 돌렸고 원소의 휘하로 들어갔다. 유주 곳곳에서 반란이 일어났고 역을 제외한 전해나 여러 직접적으로 손 이가는 몇 곳만 공손찬을 지지했다. 순우경에게 붙었던 이들은 질질 끌려가 목이 잘렸다. 순우경은 경질되어 업성 방위와 보급 부대를 책임지도록 되었다. 장살대와 순우경의 정예부대는 고람의 휘하에 들어가게 되었다.

 

 원소의 휘하의 부대는 중산, 요양, 하간, 발해에서 출발하여 역을 포위하듯 진군을 하며 차근차근 유주를 집어 삼켰다.

 

 지금의 모습을 보면 원소가 완벽하게 공손찬을 쳐내고 하북을 집어삼킬 것처럼 보였다.

 

 

 

 

 

 역경의 공손찬이 거(居)하는 대성

 

 조정의 사자가 황제의 측서를 공손찬에게 올렸다. 물론 이것은 예법을 완전히 어긋난 일이었다. 황제의 측서를 황제처럼 대하는 것이 원칙이었으나 지금 공손찬이 그렇게 받을 상황이 아니라는 것은 사자가 잘 알고 있었다.

 

 공손찬은 마치 어린 아이처럼 웃음을 지으며 봉서를 뜯고 측서를 읽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공손찬의 웃음은 짖어졌고 이제는 입 꼬리가 더 이상 올라가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면서 ‘키키킥’ 거리며 웃음을 흘렸다. 사자가 듣는 공손찬의 웃음소리는 악마의 웃음소리와 같았다. 사신은 땀을 비 오듯이 흘렀고 팔이 후들거려 도저히 몸을 받치고 있기가 어려웠다.

 

 ‘내가 무슨 잘못을 했는데, 이곳에 보낸 것이지?’

 

 정립(程立)은 그야말로 죽음이 앞에 보이는 듯 하였다. 정립은 유대의 별가로 황군을 조직하는 일에 큰 조언을 하였고 유대를 홍농으로 이끌어 황군의 연결자 역할을 만들었다. 유대의 입지는 황군사이에도 크게 늘었고 유대는 겉으로는 정립을 크게 후대하여 그를 황상에게 아뢰어 공직을 내어 줄 것을 약조했으나 돌아온 것은 죽을 자리였다.

 

 정립은 고개를 살짝 올려 상황을 보고자 하였는데 공손찬과 눈이 마주쳤다. 정립은 그 순간 몸이 굳어 몸을 움직일 수도 없었다. 백마의종이라 불리는 공손찬이 살기를 줄줄 흘리며 정립을 쏘아 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립은 고개를 다시 숙여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도저히 몸이 움직이지가 않았다.

 

 ‘머리야 제발 말을 들어라.’

 

 공손찬이 키득거리며 황제의 측서를 대충 둘러 손에 집고 상석에서 내려와 정립의 앞에까지 왔다. 정립은 바지에 오줌을 지릴뻔 했으나 이내 정신을 잡고 고개를 푹 숙였다. 공손찬은 동내 건달과 같이 자리를 잡고 쪼그려 앉았다. 그리고 측서로 정립의 관모를 툭툭 치며 낄낄거렸다. 그리고 공손찬이 물었다.

 

 “자네 이름이 무엇인가?”

 

 정립은 자를 말하려 했지만 순간 무엇인가 뒷골이 싸해 머뭇거리며 본명을 댔다.

 

 “립, 정립이라 합니다. 계후.”

 

 “이것이 진정 황상께서 친필로 작성한 글이오?”

 

 “예, 폐하께서 직접 작성했습니다.”

 

 “누가 이리 쓰라했는가?”

 

 정립은 대신들의 자나 관직으로 답하려 했으나 공손찬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그들의 이름을 직접 대었다.

 

 “마일제가 그리했고 유대, 유비, 유총이 원외가 동승이 그리고”

 

 정립이 말을 이어가자 공손찬이 말을 끊었다. 그리고 한마디 물었다.

 

 “그래, 유비놈도 나를 배신했구나. 폐하가 달리 말은 없었나?”

 

 정립은 그저 고개를 푹 숙여 들지 않았다. 그러자 정욱의 관모를 잡고 세게 집어 던졌다. 공손찬의 힘이 얼마나 좋았는지 관모가 기둥에 부딪쳐 박살이 나고 일부는 틀어 박혔다. 정립의 머리가 다 풀어 헤쳐지며 봉두난발이 되었다. 공손찬은 이내 화를 참지 못했는지 일어섰다.

 

 “황상이 나를! 나 공손찬을! 역적이라 한다! 내가 말이다!”

 

 공손찬은 일어나 측서를 내보이며 말했다. 그의 수하 장수들과 문관들은 고개를 숙이고 일어설 줄을 몰랐다.

 

 “나는 설마 했다. 아니 의심했다. 이 상황을 이 모든 것을 말이다. 그런데, 그런데!”

 

 공손찬의 목소리가 커지며 마지막에는 크게 고함을 질렀다. 살기는 대전을 가득 메웠고 정립은 바로 앞에서 버티지 못하고 혼절하고 말았다. 공손찬은 측서를 갈가리 찢으며 마치 분노를 토하듯 울부짖었다.

 

 “내가 대스승에게 배운 충성과 우국이 역모라 한다. 내가 북방의 이족과 싸우며 유주를 지켜낸 것이 역모라 한다. 내가! 동탁을 쫒아내기 위하여 유비에게 군을 빌려주고 출병한 것이 역모라 한다. 내 식솔을 죽이고 황제를 인정하지 않는 원소를 참하려한 내가! 역모의 주도자라 한다.”

 

 공손찬은 이내 눈시울이 붉어지며 한마디를 토해냈다.

 

 “내 인생이 부정당했다.”

 

 공손찬은 뒤를 돌아 전해에게 명했다.

 

 “저자를 끌고 나가고 모두 내가 다시 부를 때까지 잠시 나가있으라.”

 

 전해가 나서 정립을 끌고 나갔고 모든 이들이 나가자 공손찬만 홀로 남은 그곳에서 엄청난 소리들이 나기 시작했다. 부서지고 무너지는 소리 바스러지는 소리 그리고 울부짖는 소리 욕하는 소리들이 난무하며 대전을 채웠다. 대전의 소리가 잦아들자 공손찬이 다시 제장들을 불렀고 공손찬의 모습이 완전히 달라졌다.

 

 피가 맺힌 이마, 주먹 또한 피가 물들어 있었고 옷과 머리는 풀어 헤쳐졌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나이가 들어 새치가 나던 공손찬의 머리와 수염이 이제는 아예 희게 변했다. 그러나 공손찬이 모든 것을 놓고 그런 표정이 아니었다. 도리어 그의 눈은 활활 불타고 있었다.

 

 “나는 모든 것을 포기했다.”

 

 예상하지 못한 공손찬의 답에 제장들이 놀라 공손찬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공손찬의 더해진 말에 더더욱 말을 이을수 없었다.

 

 “나는 황상의 뜻대로 역적의 될 것이다. 이것이 황상의 명이 아니겠는가?”

 

 괴변, 완벽한 괴변이었다. 그러나 이 순간 누구도 공손찬의 말을 깰 수가 없었다. 공손찬이 두려워서가 아니었다. 어차피 그들도 역신이 되었기 때문에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역성에 가두어져 죽을 날을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어찌 원소를 꺾는다고 하여도 누가 역신을 따르고 그 밑에 들어오겠는가? 완전히 황실이 무너진 것도 아니고 제후들이 여전히 굳건히 있는데 말이다.

 

 이겨도 진 것이요. 져도 진 것이니 승리하여 무엇하고, 패배하면 목숨을 잃는 상황이었다.

 

 공손찬은 눈을 활활 태우며 말했다.

 

 “우리를 이리 만들었는데, 원소가 원하는 것은 쉬이 줄 수 없는 것 아니겠느냐?”

 

 그러자 모두가 하나 같이 대답을 하였다.

 

 “그렇사옵니다.”

 

 “얻고자하면 잃는다는 것을 보여줘야지.”

 

 공손찬은 검을 뽑아들었다.

 

 공손찬은 북방에 령을 내려 이족을 막던 모든 군을 남으로 향하도록 했다. 유주의 호족을 쓸어버리고 알아서 뿔뿔이 흩어져 원소군을 공격하도록 명한 것이었다. 북방의 수비군들이 모든 거점을 버리고 남하하니 수가 물경 20만이 넘었다.

 

 공손찬을 그를 시작으로 역에 주변 모든 군세를 모으도록 하였다. 호족들의 봉기로 대대적인 타격을 받았다고 하지만 아직 숫자로만 30만이 육박하는 군세였다. 그들 앞에 공손찬이 단에 올라 나지막이 외쳤다.

 

 “독자, 15세 미만, 50세 이상은 군에서 제외시켜라.”

 

 그 말이 나오자 일부가 안도를 하며 좌우로 물러났다. 잠시 후 공손찬이 큰소리로 외쳤다.

 

 “나는 평생의 목표로 충을 세우고자했다. 대스승(노식)이 그리 가르쳤고 그리 배웠다. 우국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여 곡기를 참고 말을 달리며 이족과 싸웠다. 죽을 뻔 한 전장도 수백이 넘어갔지만 이 모든 것이 언젠가는 알아 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나는 역적이 되었다. 평생의 삶은 무의미해졌고 더 이상 살 필요가 없어졌다.”

 

 공손찬은 나아가 황상의 측서를 내밀었다.

 

 “황상이 우리를 넘어 이 연국을! 모두 역적으로 매도했다. 백마는 이족을 막는 황상의 군대가 아니라! 자신의 목을 치는 반역의 무리로 치부했다.

 

 “우리가 왜! 북벽을 지켰는가?”

 

 “우리가 왜! 굶주리면서도 말을 달렸는가?”

 

 “우리가 왜! 싸웠는가? 우리가 왜! 아비는 아들을 가슴에 묻으며, 아들은 아비의 자을 치룰 시간도 없이 북벽에서 싸웠어야 했는가!”

 

 “그 대답이 역적이다.”

 

 공손찬은 뒤에 보이는 역경을 불태우라 지시하며 모인 제장들을 바라보았다.

 

 “나의 식솔들은 내가 내손으로 모두 죽이고 돌아왔다.”

 

 모두가 공손찬의 말에 모두가 놀라 입을 다물었다.

 

 “역경이 불타오르면 같이 타오를 것이다.”

 

 “그리고 천하를 불태울 것이다. 마지막으로 나를 태울 것이다.”

 

 “연인(燕人)은! 죽을 때까지 싸울지언정 노예가 되지 않는다.”

 

 잃을 것이 없는 공손찬이 역경을 벗어나기 시작하였다.

 허유는 말을 타고 업성에서부터 부리나케 뛰어왔다. 말은 거품을 물었고 허유는 잠을 자지 않았는지 눈 밑마저 짙게 검어졌다. 땀은 비 오듯이 흘렀고 옷은 땀에 절어 축축이 젖어있었다. 아직 추위가 가지 않은 봄이라 그런지 허유의 몸에는 김이 올라왔다. 허유는 빠른 발걸음으로 원소의 군진으로 들이닥쳤다. 근위병이 막으려 했으나 허유가 너무 강하게 나오자 어쩌지 못하고 들어가게 하였다.

 

 허유는 군막을 대차게 들어가 원소를 향하여 한번 눈을 부라리더니 이내 주변의 모사들을 보며 악을 질렀다.

 

 “네놈들은 머리가 있는 놈들이더냐? 네놈들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알고도 이리 웃으며 차를 마시고 있단 말이야!”

 

 허유에 대갈에 봉기는 눈살을 찌푸렸다. 비록 오랫동안 허유의 밑에서 일해 왔으나 이제는 같은 참모진의 일원인데 이리 하대를 하니 기분이 꽤 좋지 않았다.

 

 “종사, 종사께서는 업성의 방위를 맡은 안동장군과 같이 업성을 지키라고 진군대장군의 명이 있었는데! 어찌 이리 명을 어기고 오셨다는 말입니까?”

 

 허유는 자신의 밑에서 서관 역할이나 하던 봉기가 자신에게 대들자 어이가 없어 잠시 봉기를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돌려 원소를 보았다.

 

 ‘하북을 차지한다는 대망에 눈이 멀었다. 측서는 시간을 두고 해야 한다고 그리 말을 했는데도 그리 급하게 일을 처리한다는 말인가?’

 

 허유는 그런 중대한 측서가 몇 개월 걸리지도 않고 원소의 품에 안긴 것도 이상하지만 그것을 가지고 시기도 재지 않고 대뜸 발표한 원소가 눈이 멀었다고 판단했다.

 

 “본초 이들을 물려주게.”

 

 원소는 인상을 찌푸렸다. 허유에게 군신의 예를 바라는 것은 아니었지만 상관에 대한 예는 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번 정벌을 토벌을 위촉하며 황제가 내린 진군대장군이라는 자리는 2품의 높은 자리에도 불구하고 허유는 그를 무시하고 있었다.

 

 “자원, 예를 지키게 이들도 나를 보좌하는 모사들이네.”

 

 허유는 원소의 눈을 바라보았다. 더 이상 친우의 예가아닌 군신의 예를 바라는 눈이었다. 허소는 눈을 감고 숨을 내쉬었다. 자신만이 그를 친우로 생각한 것은 아니었을까? 원소는 그저 자신을 도구로 여기며 필요에 의해 쓴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허유는 극진한 예를 표하며 원소에게 말했다.

 

 “장군 부디 이들을 물리어주소서. 소인이 할말이 있나이다.”

 

 그가 극진한 예를 표하자 원소는 그가 조롱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나 허유가 이리 찾아 온 것은 급한 일이 있음 이었다. 그를 알고 이내 좌중을 물렸다. 허유는 그들이 물러가자 이내 대뜸 물었다.

 

 “어찌하여 측서를 그리 빨리 발표했나?”

 

 원소는 인상을 찌푸렸다. 모사의 책안을 받아들이는 것은 군주의 결정에 달렸다. 그런데 모사가 군주를 꾸짖다니 이는 매우 잘못된 일이었다.

 

 “그것은 모사들과 모두 검토한 사항이네 더 이상 묻지 말게.”

 

 그러자 허유는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허유는 그들을 모두 매도하였다.

 

 “모사? 머리에 든 것도 없는 것들을 말하는가? 아니면 눈이 없는 자들? 아니면 귀 없는 자들? 아니면 입 없는 자들?”

 

 원소는 허유의 말에 대로하였다.

 

 “자원! 자네의 오만함도 참을 수 있는 범위를 넘어가면 곧장 관으로 들어간다는 것을 알아야 함이네!”

 

 허유는 원소의 눈을 바라보았다.

 

 “아무사심이 없었다는 말인가? 측서를 공개한 것이? 그리 말하고 싶은 것인가?”

 

 “이것이 나을 것이라 판단한 것이네.”

 

 “아니. 그것만 발표하면 호족이 일어나고 하북이 네 손에 떨어진다고 생각했겠지.”

 

 “자원!”

 

 원소의 말에 허유는 더욱 크게 소리쳤다. 원소를 오랬동안 옆에서 보았던 허유였기에 그의 속마음을 모를 리가 없었다.

 

 “그냥 듣게! 내 분명 말했네. 유주를 모두 손에 넣고 난후에야 그를 발표하라고. 그도 아니라면 북벽의 군졸들을 포섭한 후에 그를 발표하라했네. 나는 자네를 믿고 중간을 위로하기 위해 업으로 향하였네, 그런데! 머리가 없는 이들의 감언이설에 홀려 이런 일을 만들다니!”

 

 원소는 이내 분기를 참기 힘들었는지 일어서 주먹을 쥐었다.

 

 “자원!”

 

 허유도 지지 않겠다는 생각이었는지 일어서 원소에게 말했다.

 

 “내 그대에게 임관한 것은 예로써 살기보다는 친우로써 옆에서 간간히 책안이나 내고 콩고물을 얻어내며 부로써 그냥저냥 한평생 떵떵거리며 살고자 함이었네. 그런데 이제는 이마저도 위태롭게 되었네. 그것을 아는가? 본초! 너는 이제 하북에 대죄를 지을 것이네.”

 

 원소는 허유의 장담에 머리가 차갑게 식었다. 그리고 허유가 하는 말을 듣기 위해 말했다.

 

 “자세히 말하게.”

 

 “이미 지난일인데 말해 무엇인가?”

 

 “허유! 말하라했네!”

 

 허유는 웃음을 흘리며 등을 돌렸다. 그리고 몇 발 가서 이내 군막의 천을 들어 올렸으나 정 때문인지 다시 돌아와 원소의 앞에 섰다. 원소에게 극진한 예를 올리고 간했다.

 

 “자네는 공손찬의 역린을 건드린 것이네. 그는 북벽의 신화적인 인물이고 아직 유주의 인망을 잃지 않았네. 호족이 아무리 강성하다 하여도 북벽의 군세에 비할 것인가? 이를 알고 내 업성의 중간에게 말해두었네 군을 정비하고 이곳으로 올라올 것이야. 부디 대망을 이루시게.”

 

 허유가 일어나 저벅저벅 걸어 나가자 원소가 그에게 물었다.

 

 “자네. 어디로 가려하는가?”

 

 “아만의 옆에 가려는 것이 아니니 걱정 말게. 업성의 가산도 모두 처분하였네. 그래도 안전해 보이는 것은 병주이니 그곳으로 가볼 심산이네.”

 

 “궁벽한 곳에 가서 무엇을 어쩌려고.”

 

 “일단은 살고 봐야하지 않겠는가?”

 

 “내 곁이 가장 안전할 것이네.”

 

 “본초 그대가 나에게 예를 바라지 않았나. 친우를 군신의 예로 대하고 싶지는 않네.”

 

 그러자 이내 원소에게서는 답이 없었다. 원소 역시 군신의 예로 자신을 대해주기를 바라는 것이었다. 그것을 숨기지 않았기에 허유는 떠나는 것이었다.

 

 “중간이나 잘 챙겨 주시게. 머리 없는 놈들 보다는 더 나을 것이야.”

 

 “알았네.”

 

 허유는 군막을 나와 한숨을 훅하고 내쉬었다. 그리고 온몸이 뻐근했는지 몸을 풀며 웃음을 지었다.

 

 “하, 가볍구만.”

 

 무엇이 가벼운지는 알 수는 없으나 허유는 웃음을 지으며 병주로 나아갔다.

 

 허유가 떠난지 얼마지 않아 원소는 대책을 세우고자 모사들을 불러 안을 논하고자 했는데 이내 그 생각은 멀리 날아가 버렸다. 전령이 원소군 군막에 하나 둘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모든 일이 무의미 해졌다.

 

 “보고요!”

 

 원소는 손을 올려 말하라 명했다.

 

 “대공자가 이끄는 발해군이 전해의 부대에 대패하여 퇴각하고 있습니다.”

 

 역수 근방에서 진을 치고 대기 중이던 원담은 전해의 기습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패퇴하고 만 것이다. 안 그래도 마음에 들지 않는 원담인데 원소는 더더욱 마음에서 멀어지게 하였다.

 

 다른 전령이 예를 표한 후 보고했다.

 

 “범양에 주둔 중이던 고간군이 패퇴하여 북평까지 밀려났습니다.”

 

 “아룁니다. 건의중랑장이 고양현에서 적군과 대치중에 있습니다. 적군의 수가 물경 4만에 이르니 구원군을 부탁하셨습니다.”

 

 원소는 손에 들고있던 잔을 떨어트렸다. 허유의 말이 모두 맞아 떨어진 것이다. 공손찬은 엄청난 속도로 내려오고 있었고 원소는 아직 그들을 맞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

 

 “알았다. 물러가라”

 

 원소는 좌중의 모사들을 바라보았다. 모두가 죄인의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특히 허유의 책안을 거부하고 빠르게 측서를 발표하여 유주일대를 차지하는 것을 간한 봉기는 덜덜 떨고 있었다.

 

 “안동장군(문추)에게 군사3만을 주어 고양을 돕도록 하여라. 또한 안서장군(안량)에게 5만의 군을 이끌고 고간을 도와 북평을 지키게 하라.”

 

 “충!”

 

 “원도.”

 

 “예! 주공”

 

 봉기는 정신이 번쩍 들어 예를 표하며 답했다.

 

 “1만을 주겠다. 하간으로 향하여 적군이 발해까지 내려가는 것을 막아라.”

 

 “충!”

 

 “어렵게 되었구나. 어렵게 되었어.”

 

 원소는 아직도 공손찬을 약하게 보면서 단지 어렵게 되었다며 승리를 쉽게 예상하였다. 그러나 공손찬이 바라는 바는 공멸이었으니 단순히 어려운 정도를 넘어서게 될 것이 보였다.

 

 

 

 공손찬군 군막

 

 공손찬은 희게 새어버린 수염을 만지작거리며 정립을 바라보았다. 정립은 바닥에 엎드려 공손찬을 대하였으니 공손찬이 그를 비겁하다 여길 만 했다. 그러나 무장도 아니면서 자신의 살기를 오래 버티었으니 병약한 문사 나부랭이는 아니리라.

 

 “내 옆에서 나를 돕는 것은 어떤가?”

 

 대뜸 공손찬이 하는 말에 정립을 당황스럽게 하였다. 그러나 이내 정립은 머리를 땅에 박으며 말했다.

 

 “계후, 죄송하오나. 소인은 그럴 능력이 되지 못하옵니다.”

 

 “싫다는 말을 꽤나 돌려 말하는군. 되었네. 나싫다는 사람을 데려다 써서 무엇 하겠는가?”

 

 정립은 가슴을 쓸어내렸으나 이내 공손찬의 말에 기겁하였다.

 

 “허나 살아 나가고 싶으면 원소놈을 죽을 정도로 괴롭힐 계책은 놓고가게. 그도 아니면 그대 머리를 잘라 보내지.”

 

 정립은 머리를 빠르게 돌리며 방도를 찾았다. 살아야 무엇이든 하지 않겠는가?

 

 “계후, 후일 살아남는 것을 바라지 않으신다면 원소를 무너트릴 방도가 있기는 하옵니다.”

 

 공손찬은 웃음을 지으며 정립을 바라보았다. 이마를 땅에다 대어 얼굴을 바라보기는 힘들었으나 공손찬은 재미있다는 표정이었다.

 

 “무엇인가?”

 

 “원소의 힘은 원가에서 나옵니다.”

 

 “그것을 모르는 자가있던가?”

 

 “그러니 하북의 원소를 따르는 원가를 멸살시키면 되옵니다.”

 

 “하?”

 

 이런 생각은 보통의 군벌에게는 설득하기 힘든 계책이었다. 원가의 힘은 단순하지 않아 정치, 경제, 군을 망라하여 손이 뻗어 있으니 그들을 치는 순간 군벌로써 삶은 끝이라고 보면 됬다. 그러나 공손찬은 원소와 그의 곁에서 황상을 부추겼던 이들에게 커다란 욕을 보이고 쓰러지면 됐다. 더해서 천하에 혼란을 더욱 가중 시키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그것이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것은 알텐데? 모르면 볼 것도 없이.”

 

 공손찬의 손에 검이 들리자 정립이 허둥지둥 말을 꺼내었다.

 

 “아옵니다. 아옵니다. 허나 모든 원가를 죽이자는 것이 아니옵니다. 여기저기 찾아가며 죽이는 것도 힘들지 않겠습니까? 그러하니 단순히 발해와 업현을 불태우면 됩니다.”

 

 “하? 발해는 그렇다고 치지만 업현까지 내려가는 것은 단순한 것이 아니다. 중산부터 상산, 거록을 넘어 한단을 넘어야한다. 그 전에 무너지지 않으면 다행이겠지.”

 

 “대군이 모두 갈 필요는 없습니다. 발해를 먼저 불살라버리면 원소가 전면전을 하고자 나올 것입니다.”

 

 “그리고?”

 

 “업현의 원가를 뿌리 뽑는 것입니다.”

 

 공손찬은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그것 가지고는 안됐다. 원소를 다시재기가 불능하게 만들어야 했다.

 

 “원소가 다시 일어설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원소가 전면전에 죽더라도 그의 가족이 일어 설 수 없도록!”

 

 “병주에 원가의 방계인 원겸이라는 자가 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를 도우라는 것인가?”

 

 “그를 공격하십시오.”

 

 공손찬의 머리에 물음표가 떴으나 정립은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한마디 더 올렸다.

 

 “그를 공격하여 그를 키우소서.”

 

 정립의 모략은 공손찬을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말하여 이해시키는 수밖에 없었다. 단번에 정립의 말을 이해할 정도의 머리였다면 지금까지 역성에 틀어박혀 죽음을 기다리지도 않았을 것이고 원래의 역사처럼 대뜸 유우를 죽여 유주의 인망을 잃지도 않았을 것이다.

 

 정립은 공손찬을 그간 높이 치지 않았다. 원소에게 얼마지 않아 유주를 내어놓고 역사의 뒤안길로 갈 것이라 생각하였다. 그러나 측서를 전하기 위해 공손찬을 만났을 때 그는 생각했다. 백마가 다시 일어났다. 황실과 원소는 그의 역린을 건드려 가만히 있으면, 망해버릴 공손찬을 일어서게 만들었다.

 

 ‘목표가 생기면서 그는 할 일을 찾은 것이다. 가시화된 목표는 공손찬이 다시 말을 타게 만들었다. 원본초나 한실의 멍청이들은 황건적보다 더욱 무서운 역적을 자기 손으로 만든 것이다.’

 

 정욱은 고개를 들어 공손찬을 바라보았다. 정립의 눈에는 열기가 되살아났다. 유대에게 버려져 이리저리 방황을 하는 정립이었으나 모략을 짤 때에 그의 눈은 크게 빛났다. 공손찬도 그를 보며 웃음을 지었다. 저 모습이 지금의 자신의 모습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계후공, 원가에서 원소가 밀려나면 원소는 어찌 생각하겠습니까?”

 

 “죽고 싶겠지, 자신이 가업을 세운 하북의 원가인데 그것을 빼앗긴다면 말이야.”

 

 “그럼, 가업을 빼앗으려면 가업을 빼앗을 사람을 모색해야합니다.”

 

 공손찬은 수염을 만지작거리며 답을 했다.

 

 “그것이 원겸이다? 그럼 그를 도와야지 어찌 그를 공격해야하는가?”

 

 “그의 명성을 올리는 방도이기 때문입니다.”

 

 “어렵군, 더 이야기 해보라.”

 

 “원소가 계후께 대패를 하고 발해가 불타고 기습을 당하여 업현이 불타다고 하여도, 원가는 대책으로 나설 사람이 없기 때문에 계속 원소를 따를 것입니다.”

 

 “그렇겠지 원소만큼 뛰어난 사람이 없으니.”

 

 정립은 놀란 듯이 공손찬을 바라보았다. 상대방을 인정하는 군주라 어렵고 어려운 일이건만 공손찬은 쉬이 해내었다. 정립은 안타깝고 안타까웠다.

 

 ‘황상이 측서를 보내기 전에 계후가 미몽에서 깨어났다면, 하북이 그의 손에 들어갔을 것인데, 안타깝구나! 어찌 하늘은 내가 그를 이리 늦게 만나 이리 아쉽게 한단 말인가?’

 

 정립은 아쉬운 마음을 접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미 공손찬의 세력은 죽음의 불길로 스스로를 태우기 위하여 일어선 것이다. 그리고 그 죽음의 불길은 누구에게 튈지는 확고히 보였다.

 

 “그렇기 때문에 그를 대항할 인물을 만드는 것입니다. 원겸이 만일 계후의 공격을 막아낸다면 하북의 원가 내에서 어떤 생각을 하겠습니까?”

 

 “그렇군? 원소는 거대한 세력을 이끌면서도 자신의 씨족을 지키지 못한 무능한 인물이 될 것이고 원겸은 소세력으로 대군을 막은 영웅으로 보이겠지.”

 

 “그렇습니다. 천하에 그의 이름이 알려지고 계후를 막을 자는 그밖에 없다는 식의 소문까지 난다면 원가 내에서 다른 생각을 품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원소는 시샘이 많고 자존심이 높은 자로 자신을 위협할 자가 나타난다면 그를 처리하기 위해 움직일 것입니다. 승리 한다하여도 그것만으로도 천하의 원소의 옹졸함이 알려져 명사들이 그를 떠날 것이고 패한다면 원겸이 아무리 대인이라 하여도 자신을 죽이려한 사람의 가솔을 살려 두겠습니까? 그의 대망을 빼앗고 그의 힘을 모조리 빼앗을 것이니 원소는 죽어서도 피눈물을 흘리며 계후를 저주할 것입니다.”

 

 공손찬은 크게 앙천광소를 하였다. 그의 웃음이 얼마나 큰지 군막을 울렸고 이내 밖의 근위병이 움찔하는 것이 보일 정도였다. 공손찬은 일어나 정립에게 공손한 예를 취했다. 그리고 정립을 일으켜 꽉 안았다. 그리고 그에게 상석을 권하였다.

 

 “이 공손모가 크게 개안하였소. 천하에 모사를 비천하고 유자를 가볍게 여겼는데 내가 틀렸음을 이제야 알겠소. 대스승께서 나의 성격이 너무 강직하고 괴팍하여 옆에 유자를 언제나 두라 하였는데 그를 듣지 않았소. 이제야 대스승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이 나를 이곳까지 몰고 온 것임을 알았소. 이 공손모가 그대를 안전히 어디든지 모시겠소.”

 

 그러자 정립이 부담스러워 하여 자리에서 나와 예를 표했다. 그러나 공손찬의 손에 질질 끌려 다시 상석에 앉혀졌다. 아래서 공손찬을 바라본 정립은 너무나 안타까웠다. 이제 공손찬은 해봐야 몇 년 동안 원소와 결전을 치루고 스스로 무너질 인물이었으니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이제야 제대로 된 주군을 찾은듯한데 그 자리가 죽을 자리로구나.’

 

 공손찬은 일어서 정립에게 한 가지를 권하였다.

 

 “정공, 내가 원가와 자웅을 겨루고 승리한다고 하여도, 이리저리 승냥이와 같은 호족들에게 물어 뜯기어 사라질 것임을 잘 알고 있소. 아니 그를 버틴다고 해봐야. 뿌리 없는 군벌이 어디 십년은 버티겠소? 그모든 것을 인정하고 복수에 모든 것을 불태우니 이리 가뿐하오. 허나 한 가지가 안타깝소.”

 

 정립은 공손찬의 말에 고개를 갸웃하였다.

 

 “혹 한실에 관한 일입니까?”

 

 “아니오. 내 이제와 한황실을 바라보니 다 썩어가는 나무였소. 한실이야 내가 무리하지 않아도 스스로 사라질 것이오.”

 

 충격 또 충격이었다. 공손찬이 마치 이치를 깨달은 것처럼 대국을 바라보며 한실의 명망을 점친 것이다. 정욱은 입이 얼어붙어 어버버하며 공손찬을 바라보았다. 공손찬은 비장한 눈빛으로 정립에게 간청하였다.

 

 “이 공손모가 한 가지 부탁을 하고자하오.”

 

 정립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들어주고 싶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영웅의 마지막 부탁이니 거절 할 수가 없었다.

 

 “유비놈을 철저히 무너트려주시오. 내 동문수학이고 내가 그를 의동생으로 여겨, 많은 일을 도와주고 천하에 이름을 알릴 수 있도록 해주었소. 그런데 그놈은 나를 황상에게 역적으로 몰았으니 내 죽어서도 그놈이 잘 살고 있으면 죽어서도 눈을 감을 수 없을 것 같소. 이 공손모의 목을 원한다면 드릴 것이니! 제발 부탁하오.”

 

 정립은 크게 한숨을 쉬었다. 지금 진왕과 같이 낙양에서 세를 불리는 유비는 황실에서 확숙으로 인정받고 엄청난 명분을 얻었다. 그의 휘하에 용맹한 의제들이 낙양의 군졸을 휘어잡으니 진왕과 주준을 더불어 낙양의 대세력이 되었다. 웬만한 모략이나 정치농간 가지고는 그의 휘하에 있는 모사들에게 파훼당하여 역공을 당할 것이었다.

 

 ‘내 일생일대의 최대의 과제가 되겠구나!’

 

 어려움을 아는 정립이었으나 이내 눈은 불타올랐다. 유비 휘하에 알고 있는 모사만 영천 두가의 영재들과 장비, 간옹, 누규등 수도 없었다. 그리고 낙양의 기인이사들이 유비의 휘하로 모이고 있었다. 이를 격파하는 생각을 하니 몸이 부르르 떨려왔다.

 

 “이 정모가 계후의 의지를 이어나가리다. 그럼 계후를 뜻을 이어나가기 위해 이 정모는 병주로 가려하옵니다. 병주로가서 원겸을 키워 원소를 밀어내고 하북의 모사들을 모아 유비의 간악함을 천하에 알리겠소이다. 결국에는 유비는 노상에서 피를 토하고 죽을 터니 계후께서는 대망을 이루고 편히 눈을 감으소서.”

 

 정립의 말에 공손찬은 크게 웃으며 일어나 가슴을 쳤다. 가슴이 뜨거워 주체를 못하는 듯싶었다. 차가운 모사인 정립도 가슴이 뛰는데 불과 같은 공손찬이 어찌 참을 수 있겠는가? 공손찬은 그 자리에서 근위병을 불렀다.

 

 “가서 호분도위를 불러와라!”

 

 공손찬은 자신의 호위무사이자 자신의 비수인 조운을 군막에 불러왔다. 훤칠하고 강해보이는 무사가 공손찬의 옆에 섰다. 조운은 상석에 공손찬이 아닌 사신으로 온 정립이 앉아있는 것을 보고 놀랐으나 이내 공손찬이 웃음을 지으며 조운에게 귓속말로 그간의 이야기를 말하자 조운은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 이 무사는 상산 조가의 운이라 하오.”

 

 그러자 정립은 눈을 크게 떴다. 상산의 조가라 함은 하북의 무로써 유명한 가문이었다. 그 가문의 일원이니 평범하지는 않으리라.

 

 “이 공손모의 군내에서 나를 제외한 다섯 손가락에 드는 무를 지닌 인물이오. 아직 약관을 약간 지난 나이인데 이정도면 이립에 이르면 천하를 오시할 무를 자랑 할 것이오.”

 

 정립은 고개를 끄덕였다. 공손찬이 허언을 할 인물은 아니었다. 공손찬 스스로의 무력은 여포의 그것에 비할 수 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단지 여포는 뜨는 해요. 공손찬의 무력은 나이가 들어 지는 해에 접어들었다는 차이였다. 정사에 보면 등자가 없는 상태에서 판타지에서나 나올 법한 마창술을 사용하고 그것도 모자라 쌍창을 들고 선비족에게 돌진하여 도륙을 내기도 하였다.

 

 공손찬이 스스로 강하니 그의 수하들이 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공손찬은 웃으며 조운을 앞으로 밀었다. 조운은 묘한 표정을 지으며 정립에게 예를 표하고 고개를 숙였다.

 

 “이아이가 정립공이 원하는 곳으로 안전하게 모실 것이오.”

 

 공손찬의 말은 중의적인 말로 정립에게 말했다. 정립은 공손찬이 하는 말을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스스로 지킬 힘이 없는 정립을 위한 배려이자 자신의 뜻을 유지하도록 하는 감시자로 조운을 선택한 것이었다.

 

 “계후 감사히 받겠습니다.”

 

 정립이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이제 유대의 곁으로 갈 것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어차피 원겸의 곁으로 가게 되어 원가를 차지하게 된다면 결국 원소와 엮인 황궁의 인물들과 격돌하게 될 것이었다. 모략에 능하고 암습을 쉬이 여기는 그들을 상대하려면 자신을 지킬 인물하나 정도는 필요하였다.

 

 정립은 자리에서 일어나 공손찬에게 크게 절하고 군신의 예를 보이며 자리를 떴다. 군막을 나온 정립을 밝게 빛나는 태양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웃음을 지으며 군마 중 하나을 얻어 병주로 향하였다.

 

 ‘태양을 바라보고 그의 뜻을 이었으니 새로이 태어나 욱(昱)으로 살자. 정욱으로 사는 것이다.’

 

 공손찬과 원소의 대결로 인하여 하북의 인재들이 병주로 모이기 시작했고 원겸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원소와 되돌아 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었다.

 

 

 

 하내군은 하동을 공략하기 위하여 동원현까지 진군을 했지만 전풍도 예상하지 못한 원소의 측서 발표가 이루어 졌다. 물론 전풍은 어느 정도 예상은 하였지만 이렇게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전풍은 원소를 너무 높이 평가한 것이다.

 

 ‘원소도 별수가 없구나! 거대한 야망에 눈이 감겨 어디로 가는지를 모르니!’

 

 전풍과 원겸은 갈림길에 놓인 것이었다. 전풍은 원겸에게 후일 일어날 상황을 전하며 선택을 하도록 하였다.

 

 “병주목께서는 어찌하실 요량입니까?”

 

 “별가, 그대도 회군이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은 알지 않소. 단순히 욕심 때문이 아니라 하동군과 이미 척을 졌는데 그들이 우리 뒤를 노리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소?”

 

 맞는 말이었다. 이미 하동의 근역까지 왔는데 그들이 모를 수가 없었다. 그리고 자신들의 목표가 하동이라는 것도 알았으리라.

 

 “허나, 병주목, 저의 판단이 맞는다면 공손찬의 군이 병주를 가만히 놔두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찌하여? 나는 그들과 원한을 지지도 않지 않았나.”

 

 “공손찬이 군을 일으켰다는 것은 마지막 발악을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스스로 죽을 것을 알면서요.”

 

 “가장 두려운 적이 되겠군.”

 

 “공손찬의 가장 큰 목적이 어디겠습니까?”

 

 “가주인 진군대장군이 아니겠는가?”

 

 “그럴 것입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지요.”

 

 “그다음?”

 

 “만일 발해가 불탄다면, 병주로 군세가 들어올 것입니다.”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군. 발해와 병주가 무슨 상관인가? 거리만 해도 상당한데.”

 

 “공손찬의 곁에 뛰어난 모사가 있다는 뜻입니다. 진군대장군을 실각하게 만들 수 있을 태니까요.”

 

 원겸은 호피로 덮인 의자에 몸을 푹 집어넣었다. 전생에 분명 공손찬은 속수무책으로 멸하게 되었으나 자신이 왔기 때문인지 무엇 때문이지 모르겠으나 공손찬은 원소와 대등하게 싸우고 있었다. 이는 공손찬이 다른 힘을 얻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들은 원겸이었다.

 

 ‘미래를 안다고 하여 자만하였는데, 천하의 정세가 모두 바뀌어 알 수가 없구나.’

 

 그러나 지금 당장 하동에서 군을 뺄 수 있는 여력도 없었다.

 

 “별가. 내 하나만 묻지 공손찬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진군대장군의 몰락일 것입니다. 모든 것의 원흉이니까요.”

 

 “그럼, 만일 공손찬이 뒤를 보지 않고 움직인다면 어찌 될까?”

 

 전풍은 무엇인가 픽 하고 지나가고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이 있겠습니다. 병주를 공격하는 것은 공손가의 가장 무능한 장수가 올 테니까요.”

 

 “하동을 점하고 폐하를 영접하는 일은 뒤로 미루어야 할 것 같군. 하동까지만 차지하고 회군 해야겠어.”

 

 “피해가 크더라도 빨리 점하는 편으로 가겠습니다.”

 

 원겸은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전일 공절공이 말했던 학호라는 인물을 중용하여 방위에 힘쓰라 하는 것이 좋겠소. 능력이 출중하다 하였으니 공손찬이 무능한 장수를 보내면 능히 막아낼 것이오.”

 

 전풍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이미 모두 파악한일이라 태원으로 보낼 서간이 바뀌지는 않았다.

 

 원겸은 그 말을 마지막으로 파묻은 의자에서 고민을 하였다.

 

 ‘전생에 감히 보지도 못했던 종주를 지금은 어찌 뒷걸음치다. 하북 원가를 두고 다투게 되겠구나.’

 

 원겸은 막사에서 어이없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겨우 하동 인근에 주둔만 했을 뿐인데 하동태수가 인(印)을 들고 그의 앞에 선 것이다. 물론 전풍도 수염을 매만지며 인상을 찌푸렸다. 공격 한번 하지 않고 하동을 얻은 것은 물론 좋은 일이나 너무 뜬금이 없었다. 마치 어떤 큰 손에 의하여 움직이는 것처럼 말이다.

 

 원겸은 하동 태수의 본심을 꺼내기 위하여 도발을 했다.

 

 “무능한 것인지, 겁이 많은 것인지. 어찌하여 한번 싸우지도 않고 그 넓은 하동을 넘기는가?”

 

 하동태수 왕읍은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인수를 들고 있는 손에는 힘이 들어갔고 이를 악물고 고개를 푹 숙였다. 상행으로 경력이 높은 원겸은 위아래로 바로 훑고 난 후 바로 그의 심정을 알아챘다. 이는 자신은 싸우고 싶었으나 어쩔 수 없었다는 뜻이었다. 원겸은 고개를 끄덕이고 그의 뒤에 서있는 두 인물을 바라보았다. 담담한 표정의 두인물이 예를 표하고 있었다.

 

 “뒤에 있는 두 분은 수치스럽지 않은 것 같은데. 재미있군.”

 

 왕읍은 그러자 분한 표정이 스윽 지나갔다. 물론 이를 놓칠 원겸이 아니었다.

 

 ‘저 둘이 하동의 항복을 주도했구나. 최소 몇 천은 잃을 것이라 생각한 전투에서 무혈로 입성한 것이니 나쁜 일은 아닌데. 왜이리. 찜찜한지.’

 

 원겸은 무의식적으로 대가없는 이득은 언제나 후일에 크게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무의식이 그에게 신호를 보내는 것이었다.

 

 “태수께서는 잠시 물러주시겠소?”

 

 전풍은 원겸은 바라보았다. 마치 ‘왜 그러느냐?’라는 표정이었다.

 

 ‘이 인간 눈치는 없었지. 머리가 좋으면 뭐하나 눈치가 없으니 앞에 보이는 것도 못 보는데.’

 

 태수는 눈을 감고 입을 땠다. 그는 무척이나 수치스러울 것이다. 이 모든 흑막 속에서 자신은 그저 꼭두각시 밖에 되지 않은 것을 원겸에게 들킨 것이다. 왕읍 스스로도 능력이 있다고 믿었는데 자신은 그저 누군가의 손에 움직이고, 마지막에는 결국 그 손에 의하여 이렇게 수치를 얻었으니 죽고 싶을 수도 있었다.

 

 “고개를 들어라. 네 놈들이 태수에게 항복을 하게 한 것이냐?”

 

 전풍은 놀라 원겸을 바라보았고 가규는 웃음을 지어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태수께 무의미한 피를 보지 않도록 제시를 한 것입니다.”

 

 “단순히 제시가 아닌 것 같은데? 태수의 모습은 싫은 것을 억지로 한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제시라?”

 

 “그것은 항복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항복 때문이라. 그것은 적의 거대함을 알고 할 때는 포기라는 표정이 나오지 억울함은 아니다. 억울함은 능히 할 수 있는데 강압적으로 하지 못 할 때 나타나지.”

 

 가규의 표정에는 웃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한마디를 꺼냈다.

 

 “들켜버렸군요.”

 

 정풍은 놀란 눈으로 가규를 바라보았다. 과연 어떤 힘이 있기에 자신의 상관을 적에게 투항 시킬 수 있단 말인가? 놀라 가규를 바라보는 전풍을 보며 원겸은 한숨을 쉬었다.

 

 ‘눈알 빠지겠군.’

 

 전풍은 마음을 진정시키고 눈을 살짝 찌푸리더니 가규를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원겸은 무엇인지 궁금하여 전풍에게 물었다.

 

 “무엇을 알았기에 고개를 끄덕입니까?”

 

 전풍은 조심스럽게 그의 곁으로 와서 죽간으로 말을 전했다.

 

 “그저 큰 손들을 생각해 봤을 뿐입니다.”

 

 “큰손이요?”

 

 “예, 하동이라는 한 지역을 이리 날려버릴 정도의 큰손 말입니다.”

 

 “궁금합니다.”

 

 전풍은 고개를 저으며 적었다.

 

 “지금은 아니될듯합니다. 병주목께서 저들의 심문을 마무리 짓고 독대하며 말씀드리지요.”

 

 원겸은 고개를 끄덕였다. 단편적인 것으로 전풍도 알아채기는 어려우니 많은 정보를 캐내는 것이 좋을 듯싶었다. 물론 그들이 이리 협조적이니 가능했다. 물론 저들이 숨기고자 하는 바는 숨길 것이다.

 

 ‘머리도 좋아 보이고 전풍과는 달리 눈치 또한 대단해 보이는군, 저런 자를 얻을 수 있으면 좋을 듯싶은데.’

 

 “자네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미 이루어졌습니다. 병주목께 하동을 얻게 하는 것이 목적이지요.”

 

 원겸은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그 기저에 있는 목적을 말하는 것이네.”

 

 “글쎄요. 무엇일까요?”

 

 가규의 도발에 휘둘릴 원겸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 장난에 웃음을 지으며 맞대응하였다.

 

 “글쎄? 무엇일지 궁금하군. 그렇지 않소? 별가.”

 

 전풍은 자신을 부르는 원겸의 소리를 못들은 듯 무엇인가 집중하고 있었다. 저렇게 어떻게 이들을 심문하여 정보를 들을지 궁금하기는 했지만 뭐 워낙 머리가 좋으니 그렇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목적 말고 묻지. 그럼 계속 하동에 남을 텐가?”

 

 “아닙니다. 목적을 마치었으니 돌아가야지요.”

 

 “돌아간다?”

 

 “내가 돌려보내지 않는다면?”

 

 원겸은 얼굴을 굳히며 가규에게 말을 했지만 가규는 웃음을 지우지 않고 답했다. 원겸은 속으로 생글거리는 가규의 얼굴을 쳐버리고 싶었다.

 

 “저와 병주목과 매우 불행한 일이 있겠지요.”

 

 “지금 여기만 4만의 정병이 있네 그것을 자네가 뚫을 수 있다는 것인가?”

 

 가규는 너스레를 떨며 말했다. 가규는 손을 움직이며 과한 행동을 하고 있었다. 마치 친한 친우를 만나는 듯했다.

 

 “제가요? 아유 저야 그럴 정도의 무력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제 친우가 할 것입니다.”

 

 그 뒤에서 아무 말하지 않던 인물이 살기를 뿜어내기 시작하였다. 군막안이 살기로 가득 찼음에도 재미있게 전풍은 가만히 앉아 생각하고 있었고 가규는 생글거리고 있었다. 오로지 원겸만이 평범하게 땀이 나며 힘을 주고 버티고 있었다. 원겸은 둘러보며 짜증이 났다.

 

 ‘왜, 나만 이렇게 힘든 것이냐? 저기 청년도 무력이 있다고 하면 전풍은 뭐야!’

 

 원겸은 어이가 없었다. 이만한 살기는 과거 문추를 봤을 때 느꼈는데, 그런 무인을 만난 것도 당황스러운데 그런 살기를 우숩게 받아내는 인물이 두 명이나 있다니 말이다. 그것도 스스로 무력이 없다는 자와 무력이 없다는 것이 확실한 인물을 말이다.

 

 “원검(元儉) 그만해도 될 것 같아.”

 

 순식간에 살기가 사라지면서 안에서 시원한 바람이 들어왔다. 가규는 대뜸 일어서고 말했다.

 

 “이만 가볼까 합니다. 아! 물론 군세를 이끌고 간다거나 그럴 일은 걱정 할 필요 없습니다. 하동의 모든 것은 이제 병주목의 것입니다.”

 

 “좋은 일인데도 기분이 나쁘군.”

 

 “좋게 생각하십쇼. 시간도 없을 텐데요.”

 

 원겸은 인상을 찌푸리며 가규를 바라보았다. 가규는 아! 뜨거 하는 표정을 지으며 능글맞게 움직였다. 앞을 바라보며 슬금슬금 물러나 원겸의 군막에서 사라졌다. 그 때에도 전풍은 생각에 잠겨 있었는데 원겸이 전풍을 크게 부르자 그때야 고개를 돌려 원겸을 바라보았다.

 

 “예 듣고 있습니다.”

 

 “저들 나갔습니다. 말 좀 해주시죠.”

 

 “알고 있습니다. 단지 정리가 필요했을 뿐입니다.”

 

 원겸은 열이 뻗혀서 뭐라고 하려다 한숨을 쉬었다.

 

 ‘종주가 이래서 전풍을 내쳤나? 뭐 말이 좀 통해야 문답을 하지.’

 

 “그 정리 좀 말해 주시죠.”

 

 전풍은 고개를 끄덕이며 팔을 걷으며 목을 가다듬었다.

 

 ‘뭘 하려고 저러는데? 무슨 시화를 뽐내는 자리도 아니고.’

 

 “일단 하동을 주목께 내어 줌으로써 누가 이득을 보는지 알 필요가 있습니다.”

 

 “제일 큰 이득은 저이지요.”

 

 “그렇습니다. 직접적인 이득은 그렇지만 그것보다는 간접적으로 누가 얻는지 알아야 합니다.”

 

 원겸은 고개를 끄덕이며 전풍의 말에 집중하였다.

 

 “단순히 주목께서 하동을 차지하시면 낙양과 홍농을 이르는 거대한 황실의 근지(近地)를 차지하게 됩니다. 결론 적으로는 황실과 반목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글쎄요, 지금상황이 아니라면, 방금 전 주목께 도발을 시도하던 가양도(梁道)가 아군을 막았을 것입니다. 양도가 아군을 막았다면, 글쎄요? 쉬이 하동을 얻을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특히 그의 옆에 서있는 무장을 이기기도 힘들 듯 하고요.”

 

 “그자를 알고 있었나보군?”

 

 “하동에서 유명한 인물이니까요.”

 

 “어찌 되었든 그자가 상황을 보고 내게 하동을 넘겼다?”

 

 “예, 그럴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합니다. 하동을 통해 무엇인가 만드는 것보다 빠르게 넘기는 편이 그 세력에 더 큰 이득이라고 판단했겠지요.”

 

 “그럼 그 이득을 얻는 것이 누구인가?”

 

 “조맹덕, 유군랑(君郞), 여봉선, 원공로, 왕방원, 황실이 있겠지요.”

 

 “황실? 한실이 왜?”

 

 “한실과 황친들의 목적이 다르니까요.”

 

 원겸은 알아차리기가 어려웠다. 황실과 황친의 목적이 다르다니 무슨 뜻이란 말인가? 황친들이 황실의 목적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던가?

 

 “옥좌는 하나이니까요.”

 

 전풍은 원겸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였다. 권력은 친족은 물론이요. 부모와도 나누지 않는 것이라 하니 그럴밖에

 

 “그리고 왕방원은 원술의 아래에 있는 권신이 아닌가?”

 

 “글쎄요. 그가 원술이라는 자 밑에 있을 인물은 아니라고 봅니다. 절대요.”

 

 “그래 뭐 별가가 밑에 계셨으니 맞겠지요.”

 

 “뭐 거의 주변의 세력 전부이군, 거의 주범이라 보이는 자는 누구인지 알 수 있겠는가?”

 

 “원교근공(遠交近攻).”

 

 “누구라는 것인가?”

 

 “왕방원, 황실입니다.”

 

 전풍의 입에서 한 인물과 세력이 나타나자 원겸은 인상을 찌푸렸다.

 

 “둘 중 하나라는 것인가?”

 

 “아닙니다. 둘 모두가 섞여있는 것이지요. 그것을 판단 한 것은 가양도일 것입니다.”

 

 “어째서, 황실은 병주가 황친과 반목하기를 바라는 것이고 왕방원은 주목께서 원가를 쓰러트리기를 바라는 것이겠지요.”

 

 전풍은 그리 생각하며 멀리 강동에서 웃고 있을 가후를 생각하였다. 가후가 움직였다면 구(舊)주공이 강동을 정벌하는 동안 하북은 아마 대 몰락을 이룰 것이었다.

 

 ‘“천하의 중심을 움직이겠다.” 했다. “자신의 주공이 서있는 곳이 천하의 중심으로 만들겠다.” 했다. 가문화 그자는 그를 위해 지금의 천하의 중심을 무너트릴 것이다.’

 

 전풍은 원겸을 이끌고 빠르게 움직여야했다. 하북의 몰락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

 중산에 진둔하던 원소는 손을 덜덜 떨면서 죽간을 받아들었다. 원소가 믿었던 장수들의 죽음이 그 중심이었다. 망도를 사수하던 응소가 대패하여 죽었고 고양현의 도승도 고양을 잃고 목숨을 잃었다. 특히 도승은 끝까지 항쟁을 하다 결국 생포됐는데, 문추의 척후가 도착했을 때는 성내의 모든 마을이 불타고 성문 앞에는 항전하는 자에게 죽음을(抗者卽死) 이라는 글과 함께 도승은 산채로 창대에 꽂혀 죽기 직전에 이르러있었다.

 

 창을 미세하게 조정하여 꼽아 넣어 살려 놓은 것도 잔악스러운데, 척후가 죽기 직전에 말을 전하니 성이 불타고 마을을 학살하는 것을 보여 주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웃으며 그의 옆에 서서 후일 복수를 위해 추단을 찾거든 지옥에서 먼저 가서 기다리라 했다고 척후에게 전했다.

 

 뿐만 아니라 공손찬은 진군하는 위치마다 견벽청야(堅壁淸野)를 만들었다. 이는 방어측이 공격 측을 피곤하게 만들 때 사용하는 전법인데 오히려 반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었다.

 

 “공손찬은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인가?”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전령이 달려들어와 보고를 하니 원담의 패배를 알려온 것이다.

 

 원소는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어 죽간을 던져버리고 지도를 바라보았다. 설마 설마 하였다. 북평의 고간을 버리고 오롯이 공손찬이 향한 것은 중산국 노노현을 포위하고 있는 것이었다. 바로 원소가 진둔하는 노노현을 말이다.

 

 “공손찬 이 미친 뒤를 생각하지 않겠다는 것이냐!”

 

 원소는 자신이 공손찬에게 뒤를 생각하지 못하게 한 것은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원소에게서 떠난 허유도 그에게 공손찬을 조심하라고 그렇게 이야기했음에도 원소는 자신의 틀 안에서 공소찬을 재고 측정하며 판단하였다. 공손찬은 겨우 무부에 불과한 인물이 되었고 역경에서 벗어나 몸을 일으켰음에도 그 판단은 변하지 않았다. 거기다 그의 참모들 몇이 조심을 말했으나 봉기가 허유의 의견과 같은 의견을 내는 이들을 모두 전방에서 밀어내 버렸다. 결국 봉기와 원소의 입맛에만 맞는 계책만 나왔고 공손찬은 지모의 필요 없이 쉬이 중산국까지 내려가고 있었다.

 

 원소는 다급해져 채신도 잊고 군막에 나와 전령을 찾았다. 원소의 고함이 주둔 중이던 군막에 울려 퍼졌고 전령이 다급하게 뛰어왔다. 원소는 다급하듯 말했다.

 

 “안동, 안서장군을 본대에 합류하라 일러라! 아니 아니다! 상산으로 주둔지를 옮길 것이다. 그 쪽으로 움직이라 일러라!”

 

 원손는 빠르게 상산으로 퇴각을 명했고 군은 빠르게 남하하기 시작했다. 원소는 현재로써는 주변의 모사들을 믿을 수가 없었다. 결국 순우경이 오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팔일 후 공손찬은 중산을 차지하고 그곳에 군막을 쳤다. 군막을 치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원소군이 이미 땅을 다지고 시설들을 두고 후퇴하여 수리하거나 잔업만 하면 되었다. 군막을 얼추 치자 공손찬과 장수들이 모여 회찬을 열었다. 망도와 고양을 공격했던 공손범과 악하당 등이 피 냄새가 가시지 않은 가주들을 입고 참석했다. 공손찬은 웃으며 전투에 힘든 이들에게 술 한 잔씩 따라주며 술을 권했다.

 

 “죽으러 가는 길 술마저 넉넉지 않으니 내 미안하기만 하군.”

 

 공손범이나 악하당이 먼저 공손찬의 술잔을 웃음을 짓고 한 번에 입에 털어 넣었다. 그리고 감사를 예를 표했다. 악하당이 입을 열었다.

 

 “술 한 잔에 천하대의를 삼았으니. 이 어찌 가볍겠습니까?”

 

 공손찬은 껄껄 웃으며 악하당을 어깨를 두드리며 사위를 훑었다.

 

 “나는 대의 따위는 없다. 복수에 온몸을 불사를 것이고 그 아래 어떤 소인배와 같은 협잡질도 패악질도 할 것이다. 모든 백성은 모두 이족과 같이 생각해야할 것이다.”

 

 그러자 공손범이 공손찬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것이 대의입니다. 천하가 이제는 인지할 것입니다. 북벽이 어떤 의미이고 북병의 무시가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천하의 모든 이들이 기억할 것입니다.”

 

 공손찬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이내 암울한 기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복수를 위해 일어 섰지만 후일 역사는 자신을 어찌 평가할지 뻔 했기 때문이었다.

 

 ‘마왕, 유주에서 태어나 영웅이 될 수 있었으나 분노와 욕망에 물들어 천하를 불태우려했던 일개 무부(武夫) 정도의 인물이 되겠지.’

 

 그리고 자신의 주변의 인물들을 바라보았다. 안타까운 이들이었다. 이들은 모두 백전의 노련한 장수들이고 이족들을 상대로 모두 명성을 알린 위인들이었다. 저들은 또 어찌 기록될 것인가?

 

 ‘차라리 원소나 원겸의 곁에 있었다면 마왕을 물리친 영웅이 되지 않았을까?’

 

 그런 공손찬의 흔들리는 마음을 읽어서일까? 공손범이 한마디를 건넸다.

 

 “전장군이 하간에서 원담을 격파했다고 합니다. 이제 발해로 향하는 일 뿐입니다.”

 

 “그래 전장군이 우리의 주공(主攻)이니 잘해야지 우리는 원소의 시선만 끌면 되는 것이다.”

 

 “전장군이 잘해 줄까요?”

 

 “원담 정도가 안평(安平 전해의 자)을 상대할 수는 없다. 곁에 순식간에 향방을 흔들 책사가 있거나 문추나 안량이 원소에게 간 이상 안평은 원담을 격파하고 발해를 불태울 것이다. 이미 원담을 상대로 두 번을 이기지 않았는가?”

 

 관정이 거정되는 목소리로 물었다.

 

 “혹여 방심을 하게 되지는 않을지.”

 

 “안평은 정법을 고집하는 놈이다. 우리 백마장(白馬將)들 중 유일하게 병법을 공부하고 탐독하며 백마의 강력함이 아니라 기마와 보병을 모두 이용하는 장수이다. 지덕을 고루 겸비했으니 패할 지라도 위태롭지 않을 것이다.”

 

 관정은 고개를 끄덕이고 뒤로 물러났다. 공손찬은 수염을 쓰다듬었다. 전해가 발해를 불태운다는 것을 가정한다면 그 뒤의 행보를 어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정립의 지모가 필요하다. 그러나 더 큰 그림을 위해서는 내 곁이 아니라 떠나 있어야 하는 것이 맞겠지. 설령 모든 것이 틀어지더라도.’

 

 공손찬은 자리에 앉아 한잔뿐인 술을 음미하며 쓰게 웃었다. 그리고 장수들에게 말했다.

 

 “모든 병사들에게 한 잔의 술을 돌려라! 아니다. 내 직접 병사들에게 술을 따르겠다.”

 

 그러자 공손범이 나서 말렸다.

 

 “장군! 장군의 안위가!”

 

 “안위? 내 여기서 죽으면 그것도 좋겠지. 화북은 평안해 질것이니 말이다. 모든 것은 하늘의 뜻일 뿐이다.”

 

 공손찬은 장수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직접 수탈한 술동이들을 끌고 다니면서 직접 한잔씩 따라주었다. 그것도 놀라운 것이 그들의 이름을 모두 알고 한명 한명을 이름을 불러 주었다는 것이다. 이름을 불린 이들이 모두가 감읍하여 울음을 지었다.

 

 마침 모두에게 한잔씩 돌리고 한 병 정도가 남자 공손찬은 웃으며 술병을 하늘에 쭉 뻗었다.

 

 “먼저 간 전우를 위해 한 병을 내어 놓자.”

 

 “옳으십니다.”

 

 “하늘은 내게 뜻이 없어 천하를 경략할 능력은 주지 않았지만. 이리 뜻이 맞는 이들을 내게 보내주었으니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먼저 떠난 이들이어 조금만 기다리어라 내 갈 때 한바탕 신나게 놀다간 이야기 해주겠네!”

 

 공손찬이 바닥에 술을 콸콸 부어 먼저간 자신의 수하들을 예를 표했고 그를 따라 수하들이 투구를 벗고 바닥에 절을 하며 먼저 간 전우들을 위로했다.

 

 군문에 어긋난 일이지만 산자를 위하여 모두가 같이 한잔을 마셨다. 죽은 자를 위하여 술 한 병을 내어 놓으니 군의 사기를 올렸다. 마치 병사의 고름을 직접 빤 오기와 같은 방도는 아니지만 오기의 의도와 같이 병사들을 지휘관을 위하여 죽음도 불사하게 만든 것이다.

 

 

 

 정욱은 간간히 필해 놓은 죽간을 관정이 운영하는 상단에 맡기고 자리를 떠났다. 정욱을 따르는 조운은 매우 기분이 안 좋은 듯 살기를 풀풀 풍기며 정립의 뒤를 따랐다.

 

 “자룡, 자네는 내게 무슨 불만이 있어 이리 안 좋은 기운을 풍기는가?”

 

 “공자의 능묘를 모욕할 뿐 아니라, 공께서는 어찌 주공마저 패로써 이용하시는 것입니까?”

 

 조운의 말에 정욱은 웃음으로써 대하였다.

 

 “나는 영웅의 뜻을 이루기 위한 비정한 모사라 그러할 뿐이네.”

 

 “모사라고 하여도 정도가 있는 것입니다.”

 

 “자네 너무 올곧은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면 버려야하네. 자네 주공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지 않은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공을 일부러 사지로 몰아넣는 것이 어디 있습니까?”

 

 “가장 빠르고 좋은 수단일 뿐이네. 자네에게 묻지 원소를 무너트릴 가장 좋은 방도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그냥 밀고 내려가는 것? 아니면 뭐 방도가 있는 것인가? 부덕한 세상에 부덕한 인물로 가득한 황국이네, 이 어찌 홀로 고고하여 대망을 이룰 수 있겠는가?”

 

 조운은 고개를 숙였다.

 

 “천하를 혼란에 빠트린 것은 한실이야. 한실이 이런 일만 안 만들었다면, 내가 비열한 모사가 되었겠는가? 제왕의 무능은 세상에 대한 죄악이고 끌려 내려와 거열형을 치러도 모자를 죄목이네.”

 

 신흥에 도착한 정욱과 조운은 꽤나 놀랐다. 신흥이라는 곳이 철통과 같은 방비를 해놓은 것이 마치 전장의 직전의 상황과 같았다. 북벽과는 거리가 있고 도적은 진양에 있는 관군으로도 충분한데 엄청난 설비를 해놓은 것이다. 아직 공손독이 남하하기 까지는 시간이 남았음에도 학호는 ‘평안 할 때 전쟁을 준비한다’는 이름 아래 성의 개보수를 실시한 것이다. 거기다 백성들이 수탈을 받는 느낌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하는 것처럼 보였다.

 

 사실 원겸이 백성의 생활에서 오래 살아왔기 때문에 역(役)이 얼마나 힘든지 알았다. 거기다 병주는 추위가 맹렬하여 배 이상이 힘들었다. 원겸은 이를 알고 참여한 이들에게 방한도구를 무상으로 지급하고 소정의 급여를 주자 능률이 올라 처음 학호가 생각한 수준을 넘어 서기도 하였다.

 

 “잘하면 원소보다 나은 인물이 하북에 나타날 수도 있겠어.”

 

 정욱은 어찌 되어도 좋았다. 좋은 패면 좋은 패일수록 움직이기 편해지니 말이다.

 

 

 

 전해와 원담의 전투는 공손찬이 예상한 그대로 흘렀다. 과거 전해를 격파한 것은 전해 본신의 능력이 부족 한 것이 아니라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해결사 노릇을 하였으나 대급을 받지 못하여 군병들이 굶었기 때문이었다.

 

 거기다 원담을 서포터 했던 신비, 곽도, 전풍 등 같은 참모가 원담의 곁에서 책안을 낼 정도로 현 원소의 현 상황이 녹록하지 못했다.

 

 전해는 능장정도는 되는 인물이었다. 상대가 특출한 명장이 아니거나 천하를 뒤엎는 무를 가진 인물이 아니라면 전해를 이기기는 소원 했다. 특히 선봉에서 선경이 나가 직접 싸우니 원담은 화언을 죽음을 뒤로하고 발해까지 후퇴했다. 그러나 전해는 퇴각 속도보다 빠르게 발해로 향하여 주변 임지를 불태우고 모조리 청야전술을 행했다.

 

 발해에 당도한 원담은 망연자실 할 수밖에 없었다. 발해를 남은 하북원가의 거의 모든 인물들이 목이 잘려 몸만 효시되어있었기 때문이다. 발해에 있는 원가는 모조리 지워졌고 남피는 깔끔하게 전소 되었다.

 

 “어찌, 이리 잔학무도 할 수 있단 말인가?”

 

 원도는 무릎을 꿇고 절을 올린다음, 장대에 걸린 원가의 인물들을 내어 시신을 원소에게 원구하기 위하여 200을 두고 더욱 빠르게 남하하기로 결정 하였다. 적의 별동대를 신경 쓰기보다는 빠르게 강을 건너 북해를 점거하기 위해 움직이기로 한 것이다.

 

 ‘적들을 강으로 막고 철저히 대비해야한다. 그리고 견벽청야로 피폐해진 기주가 아니라 청주로 가야한다.’

 

 반면 그 소식을 들은 원소는 분개하여 광폭하게 집기들을 부구고 난리를 쳤다. 대공자인 원담을 향하여 욕을 하고 분기를 터트렸다. 그리고 벗어 놓았던 갑주를 모두 입고 나오더니 모즌 장수들을 모으며 다짐했다.

 

 “나는 이제부터 공손찬의 목이 오기 전까지 이 갑주를 벗지 않을 것이다. 공손찬이 있는 어디든 그곳에 가서 그를 죽이고, 그 주변을 죽음의 대지로 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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