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회천삼국지
작가 : 소오
작품등록일 : 2017.7.25

왕하로 눈을 뜨고 성년이 되기까지 수많은 역경을 격은 후 겨우 겨우 왕가의 소가주가 된 왕하가 이루는 한말의 새로운 발걸음 살기위한 싸움이 그를 거대한 나무로 만들것인가 아니면 그저 장작이 될것인가?

 
인연
작성일 : 17-07-25 15:14     조회 : 287     추천 : 0     분량 : 872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원소와 원술간의 전쟁은 그들 스스로가 상상한바 이상이었다. 단지 중원 일부에서 국지전을 예상했던 원외는 중원뿐 아니라 북방의 초원 또한 엄청나게 변화무쌍하게 움직였다. 북방의 오환과 남흉노 그리고 선비의 각 부족들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일부는 원소의 편인 오환일족에게 또는 원술의 편을 든 남흉노 일부와 동맹을 맺었다. 그뿐 아니라 공손찬, 도겸이 원술의 손을 들어 조조, 원소를 압박하는 한편 원소는 유표와 조조, 엄백호, 유요, 주씨 일가와 함께 원술을 압박하였다.

 

 왕하는 원술의 명을 받들고 부월을 챙겨 가옥으로 향하였다. 바로 여강으로 갈 채비를 하기 위함이었다. 곽가는 왕하와 잠시 떨어져 수춘의 시내로 향하였고 보즐은 그런 곽가를 따라갔다. 왕하로써는 어차피 여강의 일이 바쁘니 빨리 채비를 해야 했고 곽가가 돌아오자마자 복귀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기위해 움직였다.

 

 ‘솔직히 전 여강태수인 육강이 쉬이 태수인장을 내어 놓을지 의문이구나.....’

 

 왕하가 저택에 닿자 자신의 방에 인물 둘이 3명이 저택에서 서로 즐거운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바쁘기도 하였고 궁금하기도 하여 성큼성큼 걸음을 옮겨 문을 활짝 열어젖히자 한눈에 그들을 모두 알아보았다.

 

 노숙, 위연, 진도였다. 모두 자신이 나누어준 패를 가지고 있는 인물들로 자신과의 인연이 깊은 이들이었다.

 

 “패주, 매우 오래 격조했습니다. 한 3년은 됐지요?”

 

 왕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하였다.

 

 “그렇지요. 한 3년 됐지요. 자경(子敬)공. 그런데 언제부터 이리 경어를 쓰셨다고 이리 나를 띠우는 것입니까? 혹여 직분 때문이라면 걱정 마시지요.”

 

 그러자 노숙은 씩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왕하를 안았다. 그리고 마치 한을 털어놓듯 말을 이었다.

 

 “오랜만이네 내 자네의 소식을 듣고 얼마나 간이 조마조마 했는지 모르네. 내 황도로 직접 내달릴까 하다가 어차피 여강태수로 임명 받았으니 수춘 땅을 밟을 것을 알아 이리 기다리고 있었네.”

 

 “혹 원장군 밑에서 일하고 있는가?”

 

 “뭐 현장정도는 맡아하고 있네. 허나 자네가 왔으니 일을 때려 치고 가산을 정리한 뒤 여강으로 향할 것이네.”

 

 왕하는 노숙의 손을 꼭 잡고 말을 이었다.

 

 “고맙네! 고마워 네 자네 같은 친우를 둔 것이 이리 기쁠 수가 없네.”

 

 그러자 다른 인물들이 입이 샐룩해져서 왕하를 바라보았다.

 

 “이거 저희들이 너무 푸대접 받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숙지(叔至)형님 아무리 패주님 이시라도 말입니다.”

 

 왕하가 어색한 웃음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아하하 제가 푸대접을 하다니요, 오랜만에 친우를 보아 너무 기뻐 그런 것이니 너무 뭐라 하지 마십쇼.”

 

 그러자 위연이 툴툴거렸다.

 

 “거 패를 나누어 줄때만 하여도 천하의 인재 어쩌고 하면서 그러더니”

 

 그러자 왕하가 위연의 어깨를 탁 잡았다. 왕하의 팔에 힘줄이 돋아나며 위연을 바라보는 얼굴에서 굳어짐이 확연히 보였다.

 

 “문장아.... 네가 그러면 숙지공이 어찌 나를 보겠느냐 아하하하”

 

 그러나 위연도 성격은 만만치 않은 인물이었다. 할말은 하고 사는 인물이니 왕하의 말은 귀띔에도 들리지 않았다.

 

 “거 자경형님만 챙기니 그런 것 아니오? 내가 뭐 틀린 말했소? 형님이 잘못한 거요. 아무리 오랜만에 본 친우라지만 우리들도 패를 나누어준 패원인데.”

 

 그러자 왕하는 졌다는 듯이 두 손을 들고 말했다.

 

 “그래 졌다. 졌어 네놈이 패주 먹어라 어째 한마디를 안지냐 문장아.”

 

 위연은 희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고것 알고 내게 패를 준 것 아니오? 약관도 안 된 나를 꼬드겨서 곁에 두려고 말이오.”

 

 그말에 진도도 웃음을 지었다. 위연은 역시 재미있는 인물이었다.

 

 “그래 네 말이 다 맞다. 다 맞아 아무리 그래도 패주 대접은 해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

 

 “어차피 다들 형님 동생 하는 사이 아니오? 뭐 다른 사람들 있으면 그 말 들어주겠소. 여강땅 밟으면 이렇게 지내래도 못질 것인데 여기서나 실컷 하려오.”

 

 왕하는 이마를 탁 집고 웃음을 지었다. 너무나도 즐거운 인연이 수춘을 찾아온것이었다.

 

 곽가가 말을 달려 도착한 곳은 애매한 위치의 주점이었다. 사람이 없는 것도 그렇다고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라 이상해 보이는 위치의 곳이었다. 주인장이 곽가를 주시하자 곽가가 웃음을 지으며 한마디 건네었다. 아니 일상적이 말이 이 아닌 암묵적이 비밀언어와 같았다.

 

 “청해의 빛이 오겠소?”

 

 “해무가 짖소만...”

 

 “그럼 우제를 지내야지.”

 

 곽가가 마지막 말을 꺼내자 주인장이 서신 하나를 꺼내어 주었다. 곽가는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원소 이 작자 역시 보통은 아니야.”

 

 서신의 내용은 간단하였다. 원소군이 공손찬을 공격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고 이미 원담은 청해변으로 전해를 공격하기에 움직였다고 적혀있었고 원겸 또한 군이 하동과 유주로 향하고 있다고 적혀있었다.

 

 “원술과 대척점에서 빨아 볼 것은 다 빨아 재낄거라는 것이지? 원소 이 작자?”

 

 곽가는 고개를 돌려 봇짐 가득한 보즐에게 한마디 물었다.

 

 “자산아 원소가 하북을 정리하면 과연 그 뒤는 어찌 될까?”

 

 보즐은 반짝이는 눈으로 잠시 곽가를 바라보다 찻잔의 찻잎이 내려앉기도 전에 답을 내놓았다.

 

 “원소 또한 쉴 것입니다. 그리고 고민 할 것입니다.”

 

 “고민?”

 

 “후계자가 너무 많으니까요.”

 

 “하? 원소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원담은 절대 하북 원씨의 가주 자리는 못 앉는다. 해봐야 원상이……. 호오~? 자산아 네가 거기까지 생각 한 거라면 너는 내 뒤를 이어 귀계를 짜는 자리에 앉아도 되겠구나. 물론 귀계의 본가인 사마씨의 중달이 떡하니 버티고 있기는 허나 네가 노력만 하면 훨씬 멀리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자 자산이 곽가의 말에 웃음을 지었다.

 

 “저는 귀계를 짜고 그것을 시행할 정도로 간담이 크지 않습니다. 그저 사람을 지키고 사람을 위하여 머리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자 곽가는 보즐의 머리를 쓰다듬고 웃었다. 간담이 크지 않다고 하였으나 보즐이 왕하의 별가로 행동하는 그에게 이리 자신있게 말하는 것 자체가 간이 큰 것이었다.

 

 “그래 굳이 너까지 지금부터 귀계를 짜내라 할 필요는 없으나 배울 필요는 있다. 그것을 막기 위해서도 말이다. 허니 그저 배워 두기는 해라.”

 

 보즐은 곽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서 곽가를 바라보았다. 곽가는 무엇인가 골똘히 생각하고서는 글을 써내려 갔다.

 

 “원가는 적이고 원소는 그들의 수장이니 먼저 그를 노림이 맞습니다. 허나 그의 군세가 강맹하고 분열의 조짐은 보이지 않으니 시기를 기다리다가 공손찬이 멸하는 그날 후계의 문제를 건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원소에게 원상이 제일이나 원담은 청주를 원희는 유주를 차지한다면 각자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가지고자 날뛸 것이옵니다. 부디 이를 생각하시어 자중하십시오.”

 

 “이를 옮겨 주겠는가?”

 

 그러자 주인장이 고개를 끄덕이고 죽간을 들고 지하로 내려갔다. 곽가는 술 한동이를 보즐에게 들게 하고는 휘적휘적 왕하의 저택으로 향하였다. 궁금증이 많은 보즐이 넌지시 물었다.

 

 “별가님 이를 제게 보여주시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네놈이 살자리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것이 어찌 살자리 입니까?”

 

 “귀계란 무쌍하여 피아를 구분하기가 어려워진다. 아군과 적군의 분별이 어려워 질 때 정보와 사람이 너의 힘이 될 것이다. 이를 알라고 같이 온 것이다.”

 

 “저는 귀계를 배울 의지가 없다니까요?”

 

 콩! 곽가의 꿀밤이 보즐의 머리에 혹을 나게 했고 보즐은 휘청하여 술을 쏟을 뻔 하였으나 이내 자세를 잡고 째려보듯 곽가를 바라보았다.

 

 왕하가 새로운 인물들과 함께 여강에 도착하자 꽤나 재미있는 꼴을 볼 수가 있었다. 여강의 전 태수인 육강이 태수인장을 내어 놓지 않고. 자신의 저택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가후는 그저 내버려두고 업무를 하였고 국의는 태수의 명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여강의 저택을 둘러싸고 대기할 뿐이었다.

 

 “문화공 그러니까 인장이 아직 손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것입니까?”

 

 “육강의 손에 있는 인장은 그에게 있습니다. 여강태수인이야 어찌 되어도 좋은 인장이니 그가 가지고 있어도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습니다.”

 

 “문제가 되지 않는다니 무슨 말입니까?”

 

 “육강이야 어차피 자어(子魚)공이 서서히 설득하면 되는 일입니다. 거기다 인장을 대신할 것이 지금 주공의 손에 쥐여져있으니 걱정할 바가 아니라 사료한 것입니다.”

 

 “혹 부월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가후는 웃음을 짓고 대답을 하지는 않았다. 뭐 맞는 말인 것 같았다. 결정적인 곳에서 말을 흐리는 것이 가후의 특징이니 별로 이상할 것도 없는 일이었다.

 

 “허나 부월로 인장을 찍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가후는 부채를 살랑살랑 흔들며 말을 이었다.

 

 “인장이야 어느 것을 써도 상관은 없습니다. 주군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이라면 말입니다.”

 

 왕하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자신들의 물건 중에 아직도 남아있는 인장을 생각하였다. 아직도 직위가 남아있는 것이라면 허울뿐인 북기교위라는 직위가 계속 따라다니고 있기는 하였다. 어차피 허울뿐인 직위라 누구도 반납하라는 일도 없었고 떠올리는 일도 없었다. 그저 잊힌 직위일 뿐이었다.

 

 “오랜만에 듣는 이름입니다. 북기(北騎)라....”

 

 왕하의 표정은 과거를 회상하며 업성을 떠올리고 있었다. 자신의 찬란하였던 그 시절이 사뭇 그리워지는 듯하였다. 그 순간이 가후의 말에 깨어지자 정신을 차리고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이보다 저희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것은 없습니다. 주공께서 처음 얻은 직위이시고 아군의 대다수가 기주의 군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북기라는 기를 올리면 군사들 과거의 화려함을 생각하며 사기 또한 오를 것입니다.”

 

 왕하는 고개를 갸웃 거리며 가후를 바라보았다. 단순히 그런 문제는 아니었다. 가후가 겨우 그것을 가지고 북기의 인장을 사용하라는 것은 아니리라 차라리 번잡하지 않게 육강을 협박하여 인장을 회수하여도 될 일이었다. 그것을 못할 가후도 아니었고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는 것이 궁금하였다.

 

 “그것이 다 입니까?”

 

 가후는 왕하의 질문에 손을 펼쳐 세 손가락을 보여 주었다.

 

 “세 가지의 큰 이유가 있습니다.”

 

 “세 가지나 있네요. 무엇입니까?”

 

 손가락 하나씩 접으며 말을 하였다. 가후의 한마디 한마디가 사뭇 복잡한 문제를 담고 있었다.

 

 “독립, 토벌, 자율”

 

 “어려운 말입니다. 독립과 토벌, 자율이라 어찌 이것이 한 번에 해결 된다는 것입니까?”

 

 “북기교위라는 직책은 말입니다. 처음 제수를 받을 때 포괄적인 업무를 띠었습니다. 어떠한 구애도 받지 않고요. 바로 이점을 노린 것입니다.”

 

 단순한 명령을 내린 황실이었다. 단순히 북기를 내릴 때 도적을 토벌하고 지역을 평안하게 하여라. 라는 명을 내렸을 뿐 그 이상 그이하의 말도 없었다. 군 또한 자신의 능력이 되면 거느리라는 말이 있었다.

 

 즉 그 말은 도적 토벌을 위해서면 무슨 짓을 하여도 된다는 말이었다.

 

 “모든 것을 관통하는 말이군요.”

 

 “물론 원장군의 휘하에서 일하면서 그분의 심기를 건들거나 그분의 위엄을 넘는 짓을 하게 된다면 어찌 될 지는 모릅니다. 허나 그곳에서도 멀리 떨어진 곳이 이곳 강동입니다. 굳이 태수라는 직위에 매달릴 필요는 없지요.”

 

 가후는 손을 휘졌자 부채가 바람을 살랑 불어오면서 왕하와 가후의 사이에 놓여있는 지도에 불어왔다.

 

 “유요가 가지고 있는 양주목인장을 받은 뒤 황실에 자그마한 선물만 안겨 준다면 태수의 자리가 아니라 바로 양주의 주인이 될 것입니다.”

 

 육강을 굳이 쥐어짤 필요도 없는 일이었다. 육강이 인장을 내놓기 싫어한다면 계속 이 자리에 앉아 있게 하면 될 일이었다. 어차피 여강이라는 땅은 자신에게 그저 발판일 뿐이었다.

 

 “그럼 육강을 계속 태수로 앉아있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왕하의 말에 가후는 박수를 쳤다.

 

 “좋은 판단이십니다. 여강이 인장을 놓지 않은 것은 원술이라는 인물이 보낸 사람을 못미더워 하는 것이니 그를 계속 태수직에 두고 뒤를 보장 하게 한다면 육강은 우리를 다시 보게 될 것입니다.”

 

 한숨을 건너뛴 가후는 말을 이었다.

 

 “강동의 큰 세력인 육가와 손을 잡을 기회가 된 것이지요. 그의 성격상 뒤를 노릴 자는 아니니 부담이 없습니다.”

 

 왕하는 가후의 마지막 말을 들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가후는 고개를 들어 왕하를 처다보았다.

 

 “이리 된 것 제가 직접 전태수와 만나 일을 마무리 짓겠습니다. 군사께서는 강동을 정벌할 준비를 해주세요.”

 

 육강의 저택에 당도하자 그의 저택을 감시하고 있는 국의의 군졸들을 볼 수가 있었다. 그들은 군기가 살아 엄중하게 육강의 저택을 감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왕하가 당도하자 바로 군례를 취하고 다시 임무를 수행하였다.

 

 “수고들 하는 구나”

 

 왕하는 말에서 내려 대문 앞에 섰고 국의가 나서 왕하를 맞이 하였다.

 

 “주군 직접 오셨습니까? 가선생께서는 자어공이 오신다 하였는데요.”

 

 왕하는 빠르게 발을 옮기며 국의의 말을 듣고 있었다. 국의의 말이 끝나자마자 왕하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자어공은 다른 일 하느라 바쁨니다. 또 자어공 보다 물건을 받아야 할 사람이 나을 것 같아 왔지요.”

 

 국의는 왕하의 빠른 걸음에 발을 맞추다 먼저 앞을 나서 문을 두드렸다.

 

 “ 계녕(季寧)공 태수님께서 오셨소! 문 열어보시오!”

 

 국의는 짜증이나 문을 더욱 거세게 내리쳤다. 쾅쾅 거리는 소리가 머리를 울릴 정도였다.

 

 ‘부서지지 않는 것이 신기할 노릇이군…….“

 

 잠시 후 하인으로 보이는 이가 나와 그들을 안내하였다. 국의는 잠시 씩씩 거리다가 왕하의 표정을 슬쩍 보더니 숨을 가라앉혔다. 그리고 왕하의 뒤를 조용히 따르는 허저의 옆에 서서 왕하를 따라왔다. 어느덧 가장 큰 저택에 닿자 하인은 문을 두드리고 안에서 소리가 들리자 문을 열었다.

 

 문안에는 차를 홀짝이는 꼬장꼬장해 보이는 노인 한명과 아직 어려보이는 소년 한명이 앉아있었다. 왕하가 안에 들어서 어색하니 웃음을 짓자 육강이 한마디를 건내었다.

 

 “자리야 있으니 앉으면 되네. 하는 짓을 보면 거릴 낌이 없더니 이런 데에서는 어리숙하군?”

 

 육강의 말에 국의가 화가나 검을 뽑으려는 찰라 허저가 국의를 막고서 눈을 그에게 떴다. 국의는 마치 ‘어디서 감히 내손을 막아?‘라는 모습으로 허저를 바라보았다. 허저는 턱짓으로 육강의 뒤를 가리켰다. 그곳에는 얼굴이 험악하게 생긴 인물 2명이 서있었고 허저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싸움이 커질 거다. 주군의 안위를 보장하기 힘들다.”

 

 국의는 콧방귀를 픽 뿜더니 그들의 몸을 위아래로 훑었다. 그리고는 입맛을 다시더니 자세를 풀었다. 딱 봐도 실전으로 다져진 몸이었다. 가벼운 옷차림에 여기저기에 나있는 상처는 그들의 직업을 유추하게 하였다.

 

 ‘딱 봐도 수적질 하던 놈들인데? 육가의 고귀한 놈들을 끌어 들이다니 난세는 난세야.’

 

 국의는 빈정거리는 말투로 자그마하게 말하였다.

 

 “난세긴 하군 죄 있는 놈들도 이런 자리에 있고.”

 

 그러자 한인물이 얼굴을 찡그리더니 거도를 꺼내들려고 하자 허저는 그의 몸집에 맞지 않게 빠르게 발을 놀려 그의 앞에 섰다. 그리고는 그가 손을 내리쳐 다시 자리로 위치하게 만들었다.

 

 “가만히 있어라 작정하면 네놈들 못 벨 것도 없다.”

 

 허저의 기세에 눌려 그 둘은 행동을 하지도 못했고 방어자세를 취할 뿐이었다. 그러자 육강이 껄껄껄 웃으며 왕하에게 말했다.

 

 “하하하 여강 일대를 주름 잡던 두 사내를 이리 만들다니 대단 하군 그대의 호관인가?”

 

 왕하는 그에 맞추어 예를 표하며 육강에게 말하였다.

 

 “예 제 수신호위인 중강공입니다. 저의 번쾌와 같지요.”

 

 “호오라 하긴 주태와 장흠이 자네 수신호위의 기세에 눌려 움직이지도 못했으니.”

 

 그리고서는 육강이 왕하의 눈을 바라보며 물었다.

 

 “자네 인장이 필요해서 왔는가? 아니면 내가 필요해서 왔는가?”

 

 왕하는 찻잔을 내려놓고 물었다.

 

 “어느 쪽인 것 같습니까?”

 

 왕하의 말에 소년티를 갓벗은 청년이 답을 하였다.

 

 “태수께서 여기까지 오신 것이라면 무엇을 판단할 필요도 없습니다. 인장보다야 가주님이 직접 움직여 주시는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까?”

 

 왕하는 그말에 빙긋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맞다. 나의 모사인 문화공이 인장은 필요가 없다는 말을 하였다. 또한 뒤에서 육강님이 여강을 계속 맡아줄 것을 바라여 내가 직접 찾은 것이다. 백언(伯言)아.”

 

 그러자 육손이 흠칫 놀라 왕하를 바라보았다.

 

 “어찌 저를 아시는 것입니까?”

 

 “너란 것을 알아차린 것이 신기한 것이냐 아니면 너를 알고 있는 것이 신기한 것이냐?”

 

 “둘 다 입니다. 기주와 예주에서만 생활 하신 태수님께서 어찌 육가의 인물을 아는 것이....”

 

 “뭐 별것이 있느냐? 계녕공과 내가 이 자리에 있음에도 초대 받을 정도면 최소 육가의 후계자 정도는 돼야 할 것이다. 헌데 육가의 후계라 하면 적과 손이 있는데 그중 시세에 밝은 것은 네가 아니더냐?”

 

 그리고 왕하는 책상을 톡톡 건드리며 말했다.

 

 “또 기주와 예주에만 있던 나라 여겼지만 그는 틀렸다. 청해상단의 단주로 천하에 다니지 않은 곳이 없으니 웬만한 지방은 꿰고 있다. 네가 나를 판단한 근거는 잘 모르지만 제아무리 지략이 좋아 앉은 자리에서 천리를 볼 수 있다고 하여도 직접 보는 것보다는 못하다. 되도록 할 수 있다면 직접 알아보고 판단하여라. 그렇지 않으면 큰 화가 있을 수도 있다.”

 

 육손은 포권을 올리며 말을 하였다.

 

 “이 육모 태수님 덕에 혜안을 얻어 씁니다.”

 

 왕하는 그 말에 손사래를 쳤다.

 

 “단지 그냥 하는 말이다. 이리 할 것은 없는 일이다. 한번 말을 할 때 확실한 근거 속에서 하거라.”

 

 원 역사대로 라면 육손의 실각의 원인이 되는 이궁의 변에서 육손의 선택이 너무 안타까웠다. 전씨일가의 행패를 정확히 알고 판단하여 미리 그들의 씨를 밟아놓거나 인척들을 권력 투쟁에서 중립을 지키게 했다면 육손은 손권의 미움을 받아 실각할 이유도 없었을 것이었다.

 

 육강은 큼 하는 소리와 함께 이야기에 끼어들었다.

 

 “백언이 당황하는 것이 오랜 만이라 보기는 좋으나 태수께서는 나와 이야기 할 것이 많다고 느껴지는데 어떻소?”

 

 “육강님의 힘을 빌리는 일인데 확실히 해둬야 겠지요.”

 

 육강이 손짓을 하자 육손이나 주태, 장흠은 방에서 나가 들리지 않는 곳으로 향하는 듯하였다. 나 또한 그와 같이 손짓을 하여 국의와 허저를 방에서 나가게 하였다. 국의가 걱정하는 마음을 보였으나 허저의 손에 반쯤 질질 끌려나왔다.

 

 육강은 처음부터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이었다.

 

 “나는 원술 같은 놈이랑 일 못하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2 오비이락(烏飛梨落) 2017 / 7 / 25 307 0 23174   
31 오비이락(烏飛梨落) 2017 / 7 / 25 316 0 24109   
30 오비이락(烏飛梨落) 2017 / 7 / 25 298 0 18194   
29 역린(逆鱗) 2017 / 7 / 25 335 0 16583   
28 역린(逆鱗) 2017 / 7 / 25 336 0 9585   
27 역린(逆鱗) 2017 / 7 / 25 354 0 26168   
26 암중지수(暗中之手) 2017 / 7 / 25 315 0 24862   
25 암중지수(暗中之手) 2017 / 7 / 25 286 0 13279   
24 계교전투 2017 / 7 / 25 327 0 19589   
23 각자의 답 2017 / 7 / 25 332 0 11499   
22 천의(天意)의 향방 2017 / 7 / 25 324 0 3442   
21 천의(天意)의 향방 2017 / 7 / 25 300 0 21612   
20 무지불혹은 사로일행(無知不惑, 死路一行) 2017 / 7 / 25 319 0 15094   
19 인연 2017 / 7 / 25 288 0 8728   
18 군웅할거 下 2017 / 7 / 25 292 0 19929   
17 군웅할거 上 2017 / 7 / 25 302 0 22505   
16 비수가 파고들다. 2017 / 7 / 25 296 0 12777   
15 화마(火魔, 化魔) 2017 / 7 / 25 293 0 8771   
14 금선탈각(金蝉脱殻) 2017 / 7 / 25 316 0 8123   
13 조조 2017 / 7 / 25 300 0 4502   
12 비수 2017 / 7 / 25 303 0 8889   
11 거래 2017 / 7 / 25 325 0 11542   
10 반동탁연합 2017 / 7 / 25 302 0 13581   
9 仁義之端是非之途(인의지단 시비지도) 2017 / 7 / 25 314 0 3013   
8 한발짝 움직이다. 2017 / 7 / 25 310 0 23656   
7 손안의 모래알과 같아라 2017 / 7 / 25 314 0 6245   
6 움직임 2017 / 7 / 25 297 0 6808   
5 지재(智材) 2017 / 7 / 25 322 0 11839   
4 낙양 혈란 2017 / 7 / 25 322 0 9603   
3 만선 2017 / 7 / 25 335 0 8771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