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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회천삼국지
작가 : 소오
작품등록일 : 2017.7.25

왕하로 눈을 뜨고 성년이 되기까지 수많은 역경을 격은 후 겨우 겨우 왕가의 소가주가 된 왕하가 이루는 한말의 새로운 발걸음 살기위한 싸움이 그를 거대한 나무로 만들것인가 아니면 그저 장작이 될것인가?

 
화마(火魔, 化魔)
작성일 : 17-07-25 14:53     조회 : 292     추천 : 0     분량 : 8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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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낙읍에 도착한 황보숭은 허망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사라진 황도는 마치 귀곡성만 남은 비어버린 제국의 수도였다. 과거의 영광은 아직도 화려하게 남았건만 텅비어버린 대로와 피는 사방에 칠해져 있고 시체는 널브러져 악취만 남았다. 황보숭은 무계중심을 잃고 쓰러지려하자 서영이 그를 뒤에서 잡아주었다.

 

 “동공 그대의 뜻이 이것이란 말이오? 나에게 말했던 진심은 어디가고 이리 추악한 모습만 남은 것인가?”

 

 그 옆에서 있던 여포도 불안감을 감출수가 없었다. 혹여 진궁이 좋지 않은 일을 당했다면 자신을 용서하기 힘들 것이었다. 옆에선 장료가 정찰을 다녀온 후 죽간을 건네자 여포의 얼굴은 확연하게 좋아졌다.

 

 [주군 동공께서 이미 황상과 수많은 백성을 인도하여 장안까지 갈 준비를 마쳤습니다. 허나 아직 원가의 인물 몇과 대신 그리고 대부 일부 움직이지 않아 동공이 차양공께 직접 설득하여 인솔을 맡기었습니다. 또한 주장군께 낙읍의 방위를 맡기었습니다. 허나 주군께서는 그들을 믿지 마소서 그들의 속은 누구도 알 수 없는 인물들입니다. 허니 부디 조심하여 장안으로 오서서]

 

 여포는 진궁이 무사히 장안으로 향한 것을 확인하여 다행이라 생각하였다. 문제는 원가의 인물들과 주준이었다.

 

 ‘그들은 도대체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그리고 이 시체들은 도대체 무슨 이유이지?’

 

 반기를 들었다면 이미 자신들은 낙읍에 들어서지 못할 것이고 이리 많은 시체들이 아니라 자객들을 만났을 것이다. 혹은 군사들을 만나거나 말이다.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었다. 결국 여포는 단서라도 찾기 위하여 자신의 군을 이끌고 낙읍 주변을 서성였다.

 

 황보숭은 상장들은 두고 황궁으로 향하였다. 원외와 주준이 아직 방위를 하고 있을 것이었고 자신이 온 것을 알리고 퇴각을 해야 할 것이었다. 특히 원가의 수장인 원외를 안전히 장안으로 모시라는 동탁의 명이 있었으니 빨리 움직여야했다.

 

 황보숭이 황궁에 도착하자 원외는 팔을 벌려 황보숭을 환영하였다. 피 냄새가 느껴졌으나 주변의 피 냄새에 코가 마비 된 것이라 넘겨짚었다.

 

 “황보장군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제 끝났으니 돌아가 편히 쉬셔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러자 황보숭은 웃음을 지으며 원외에게 말했다.

 

 “아직 할 일이 많으니 어쩔 수 없지요. 황상께서도 저를 찾으시니 어찌 편함을 바라겠습니까?”

 

 그러자 원외는 크게 웃었다. 마치 되지도 않는 말을 듣는 표정이었다. 원외의 웃음은 비웃음과 광기가 어려 있었다. 원외가 몇 걸음 움직이더니 대전에 동탁이 직접 적은 공명정대(公明正大) 신상필벌(信賞必罰) 명패를 칼로 갈라버렸다. 황보숭은 뭔가 떠올른 듯이 원외를 핏대가선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큭크크킥 하아 이제야 알아차렸소이까? 장군 미리 알아차렸어야지요. 이미 늦었소이다. 그대 죽음으로써 나의 대계는 완성될 것입니다.”

 

 황보숭은 크게 원외를 향하여 외쳤다.

 

 “원외 이 금수만도 못한 윽”

 

 “극락향입니다. 아주 좋은 향이지요. 고통 없이 갈 터이니 걱정 마시고요.”

 

 황보숭은 극락향에 취해 어지러움에도 또박또박 말을 건네었다. 아니 말을 건네는 것인지 자문 하는 것인지 구분하기 힘들었으나 울분에 눈물까지 흘리고 있었다.

 

 “원가의 수장이라는 작자가 원가의 수많은 이들을 죽인 것이냐? 대신들을 참살한 것이냐? 부인들을 죽이고 그 식솔까지 모조리 죽인 것이냐! 말해라! 말해!”

 

 “말해야 무엇 하겠습니까? 어차피 동탁이라는 마왕이 그런 일이라 적힐 것인데요? 황보장군 웃으며 죽으세요. 당신과 그들의 희생 덕에 천하는 원가라는 이름 안에서 평안을 얻을 것입니다.”

 

 황보숭은 피발어린 눈으로 기어서 원외의 앞으로 향하였다. 마치 이대로 쓰러져 죽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어찌하여 그분의 대업을 가로막는다는 말이냐? 그분은 좋은 뜻에서 시작한 개혁이다. 대한을 다시 일으키고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어찌하여 그런 일을 흩트릴 수 끄 끄..”

 

 원외는 걸어가 검을 들고 머리에 칼을 박아버리고 더러운 듯 피를 닦아내고 말을 이었다.

 

 “장군 그저 보는 각도가 틀린 것이지요. 아니 그자는 너무 욕심이 없다랄 까요? 옳은 길이라고 누구든 포용하려 하다니요? 그것은 거짓입니다. 인간은 이기적입니다. 그리고 정해진 신분 안에서 있을 때 가장 안전하고요. 그것을 깨려하는 이는 전란을 일고 오는 패악이지요.”

 

  황보숭이 황궁에 들어서고 얼마 있지 않아 여포는 서책 하나를 발견 하였다. 원외가 저지른 동탁에 대한 암살 행위와 여러 반역행위였다. 그것을 병사가 품에 품고 마치 중요한 것인 듯 죽을 때도 그것을 품고 죽었다. 그리고 피로써 글이 써져있었다.

 

 [대공 너무 늦었나이다. 좀 더 빨리 이일을 알렸다면 그랬다면]

 

 여포는 눈이 번쩍 뜨고 황보숭을 생각하였다. 이일의 모든 주범이 원외라면 황보장군이 무사할 수가 없었다. 또한 황보숭이 죽는 순간 모두가 위험했다.

 

 “장료! 달려라! 황보장군이 위험하다. 황궁으로 향하여 그분을 구해라! 나는 상장들을 모아 대비하겠다.”

 

 “충”

 

 장료는 순식간에 말을 달려 황궁으로 향했고 여포는 군을 재촉하여 상장들이 있는 곳으로 향하였다.

 

 장료와 몇 명의 군사가 말을 달려 황궁으로 말을 달려 들어가자 서영이 이를 막으려 하자 장료가 외쳤다.

 

 “황보장군이 위험하옵니다. 얼마나 지났습니까?”

 

 “한시진이...”

 

 장료는 입술을 깨물고 말했다.

 

 “시신이라도 뫼시고 오겠습니다.”

 

 서영은 어리둥절하여 장료를 부르려했으나 너무도 빨리 장료는 말을 타고 황도로 말을 타고 들어섰다. 얼마지 않아 수많은 군세들이 낙읍에 불을 지르고 황도까지 불이 번지기 시작했다.

 

 원외는 황궁을 떠나 은신처로 향하며 화마를 바라보았다. 마치 불타는 불들이 그의 눈에는 악귀를 태우는 영화(靈火)와 같았다. 너무도 아름다워 눈을 때기 싫을 정도였다.

 

 “영롱하고 아름답구나! 마치 용이 승천할 때 번개가 내린다던데 그와 같아 즐겁도다! 원가의 승천을 알리는 불과 같지 않은가!”

 

 장료는 주변의 군사들을 베어가면서 황보숭의 시체를 찾기 위하여 분투하였다. 그의 모습은 마치 피칠 갑을 하여 악귀와 같았다. 여포는 달리 그의 눈에서는 광폭함 따위는 볼 수 었다. 너무도 차가워 더욱 무서울 뿐이었다.

 

 “장군! 료가왔습니다. ”

 

 장료의 외침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돌아왔다. 장료는 양손에 극과 겸을 들고 피칠 갑을 한 그의 외침은 마치 새끼를 잃은 맹수와 같았다. 그 소리에 오히려 적들이 두려워 물러설 정도였다. 또한 그의 행동에 차마 적들이 장료를 대적하지 못했다.

 

 장료는 죽기 직전까지 겸에 적을 매달고 질질 끌며 황보숭의 행방을 물었다. 모른다고 해봐야 소용이 없었다. 그저 물을 뿐이었다. 적들은 극악한 그의 행동에 두려워서라도 다가서지 못했다. 결국 한 병사가 모든 것을 털어놓고서야 그런 행위를 그만두고 곧바로 그곳을 찾아갈 뿐이었다.

 

 장료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황보숭의 시신이 되어 있었다. 원외가 꽂은 칼 또한 그대로 황보숭의 머리에 박혀있었다. 장료는 마치 신을 마주하는 신부와 같이 경건한 마음가짐으로 황보숭을 대하였다. 화마와 전투 중에도 손을 닦아내어 검을 뽑고 절을 하고 시신을 옮겼다.

 

 “장군께서 행차하신다. 누구도 어느 누구도 앞을 가로막지 못 하게하라!”

 

 장료의 말 한마디에 순식간에 수하들이 길을 텄다. 마치 불마저 저절로 황보숭의 길을 열듯이 순식간에 길을 열며 황궁을 빠져나왔다.

 

 장료가 황보숭의 시신을 모시고 나오자 가장 울분을 토한 것은 서영이었다. 자신의 임무를 다하지 못했고 또한 존경하는 스승과 같은 이를 죽음으로 몰았으니 울분을 토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원외! 주준! 내가 너희를 저주한다! 내 죽음이 앞을 막는다고 하여도 원외 아니 원가 놈들은 꼭 벌할 것이다. 원가는 나와 같은 하늘을 쓰지 못하게 할 것이다!”

 

 울분을 토하며 저주하는 서영을 바라보며 장료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어떻게 말한들 결국 서영은 기수를 잃은 말이었다. 자괴감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할 것이었다.

 

 화마 속에서 주준은 수많은 군상들을 보게 되었다. 인을 구하기 위하여 뛰어다니는 젊은 군웅의 모습 그리고 동탁도 쉽게 몰지 못하던 장수 그런 장수가 고삐를 잡던 기수를 잃어 울분을 토하는 모습 그리고 화마에 기회를 잡고 천하를 논하는 간웅의 모습을 말이다.

 

 원술과 손견이 먼저 도착한 낙읍의 모습은 그야 말로 지옥과 같았다. 살육의 뒷모습과 불이 계속 타며 시체들은 타고 있었고 그 어느 것도 삶을 유추하기 힘들었다. 황도의 화려함은 사라졌고 그저 불과 피만 남아 낙읍을 적시었다. 원술은 낙읍의 화마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한(漢)이 한조가 어찌 이리 무너져야하는가?”

 

 손견은 주저앉은 원술을 두고 군을 지휘하였다. 원술을 두고 손가를 따르는 인물들을 이끌고 황도의 화마를 제압하기 위하여 빠르게 움직였다. 그리고 그는 일부 식솔과 주준을 이끌고 나온 원외를 맞이할 수 있었다. 물론 손견은 원외를 향하여 극진한 예로써 대하였다. 그러자 손가의 군병 모두가 손견을 따라 원외를 향하여 극진한 예를 표하였다.

 

 “원가의 수장을 뵈옵니다.”

 

 원외는 손을 흔들며 손견의 예를 거두게 하였다. 그럼에도 손견은 계속 낮음을 표하며 원외를 공손히 대하였다.

 

 “공로(公路)는 어디 있는가?”

 

 손견은 포권을 하며 말을 이었다. 그 예가 극진하여 원외가 보기에도 기분이 좋았다.

 

 “장군께서는 지금 황도의 참람한 일에 차마 황망하여 저희를 시켜 황궁의 화마를 제압 하게 하시고 들어가셨습니다.”

 

 원외는 의외라는 표정으로 손견을 바라보며 말을 하였다.

 

 “그래? 좋네 뭐 이러니 저러니 곧 볼 것이니 나도 공로의 막사에서 쉴 수 있도록 전해주게”

 

 “알겠나이다.”

 

 손견이 떠나가자 원외는 손견의 등을 바라보며 묘한 표정을 지었다.

 

 “공로, 의외로 좋은 인재를 물었구나. 원소와 같이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놈이 참으로 큰 범을 낚았어.”

 

 옆에서 있던 주준은 원외를 말에 물음을 지었다. 원외의 말에는 마치 무슨 문제가 있다는 말투였기 때문이었다.

 

 “무슨 문제가 있나이까?”

 

 “공로 그놈을 쉽게 움직이기 힘들 것 같다는 말이지. 저자를 살려야할지 죽여야 할지 그래서 판단을 못하겠어. 스스로 목에 줄을 묶은 대호인데 주인 놈 때문에 잘못하면 대호를 죽일 수도 있음이니 껄끄럽고 아까운 것이지.”

 

 “설마 장군이 주공의 말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원외는 들고 있는 지팡이를 툭툭 바닦을 쳤다.

 

 “저놈은 가끔 나조차 이해 못하는 곳에 터지는 놈이거,든 그 모습에 황도의 호걸들이 공로 옆에 모였던 것이고 원소가 자신을 숨기는 데 썼다면 저놈은 오히려 마음을 터놓고 술을 들어 올리며 사람을 모은 놈이야.”

 

 주준은 원외의 말에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결국 머리를 쓰는 사람은 다스리기 쉽다는 반면 마음을 가지고 사람을 모은 자는 이용하기 어렵다는 것인가?

 

 “가끔 도저히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을 저지르는 놈이다. 그것은 이용할 수도 예측 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 바둑을 신선 바둑이라 하지 않더냐?”

 

 모두 이해하기는 힘들었지만 대충이나마 이해한 주준은 원외의 말을 막지 않고 그저 두었다. 원외가 원술과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아 원소가 낙읍에 도착하였고 무너진 황도 부근에 막사를 세우고 군웅들을 불러 모았다.

 

 승리를 자축하는 군웅들 사이에서 조조는 홀로 남아 분기를 태우고 있었다. 이일을 저지른 동탁이 아직 멀리 가지 않았는데 군웅들은 시간을 축내고 있기 때문이었다.

 

 ‘정작 불타버린 황도를 얻고자 이리도 노력을 한 것이냐? 동적에 대한 대죄를 받으려는 것도 아니고 원소여 겨우 이정도로 끝내려고 하는가?’

 

 조조는 술잔을 던지고 축하연의 밖으로 나섰다. 그러자 그곳에는 이미 장막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맹탁(孟卓) 어찌하여 이리 밖에서 청승을 떨고 있는가?”

 

 “자네와 똑같은 이유가 아니겠는가?”

 

 조조는 장막을 향하여 물었다.

 

 “이리 끝내는 것이 옳은 일인가?”

 

 “아니 그렇지는 않겠지 그러나 홀로 움직이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네.”

 

 “어찌하여 그런가?”

 

 “원가가 맹주인 일이네 또한 군은 원가의 통솔 안에 있어야하네 동탁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원가의 뒷말이 무서운 것이라네.”

 

 “그러나 이 울분을 어찌 이리 삭힐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내 자네를 돕겠네.”

 

 장막은 조조에게 자신의 군을 지휘할 수 있도록 부관을 내어주고 스스로 원소를 만나러 가겠다 말했다. 모두가 자신이 책임을 질 것이니 조조 그대가 군을 이끌고 동탁을 벌하라고 자신의 군에 대한 재능은 조조보다 못하니 부디 동탁을 벌해 달라 말했다.

 

 “자네의 도움 감사히 받지”

 

 조조의 입에는 이상한 미소가 떠올랐다. 마치 큰 보물을 얻으러 가는 그런 표정이었다.

 

 조조의 출격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장막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왕하 또한 조조의 출격을 미리알고 밖에 나서 조조를 바라보고 있었다. 왕하는 조조를 단순히 황상을 위하여 출격한 것이 아니라 생각하였다. 천하를 제패한 일이 단순히 좋은 신하들을 만난 것 때문이 아니라 조조 스스로도 너무나 뛰어난 인물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말이다.

 

 ‘천하를 손안에 두는 모사가 군주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지.’

 

 왕하는 두려운 듯이 조조의 출격을 바라보았다.

 

 ‘조조 그대는 군병들을 모두 버리고 명예를 얻는 것을 원하는 것인가? 패배할 것을 알고 가는 것인가?’

 

 왕하는 도저히 현제의 군웅들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사람(人)이 사람으로 보지 않는 그들을 어찌 이해하겠는가? 아니 그들이 자신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인가? 그것마저 경계가 흐려져 희미해졌다. 누가 정상인가? 누가 옳은 것인가? 왕하는 커다란 고뇌 안에서 조조에게 직접 물어 보기 위해 나섰다.

 

 왕하는 빠르게 움직이는 조조의 앞에 서있었다. 조조의 옆에 서있는 조인과 하우돈은 왕하의 어린 모습에 크게 생각하지 않고 그를 치워버리려고 했으나 조조는 손을 들어 멈출 것을 명했다. 아니 그들이 나섰다고 하여도 왕하의 뒤에 서있는 허저가 가만히 있지는 않았을 터이니 조조의 빠른 판단이 옳은 것이리라.

 

 “방원이 아닌가? 나를 도우러 온 것인가 아니면 막으러 온 것인가?”

 

 왕하는 웃음을 지었다. 조조의 말투는 전쟁을 나가는 장수와 같이 비장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무거워 있지도 않았다. 그래서 더욱 많은 생각이 들었다. 과거 친근했던 조조의 모습이 생각이나 더욱이 마음이 차가워졌다. 왕하가 오랫동안 침묵을 지키자 조조가 무엇인가 급했는지 다그쳤다.

 

 “자사대행! 무엇을 하러왔는지 물었네. 지금 나는 대의를 행하기 위해 급하네!

 

 왕하는 급해하는 조조의 모습에 조조에게 한발자국 나서 물었다.

 

 “진정 대의를 행하는 것이 맞습니까? 아니면.... 아닙니다. 말한다고 하여도 말할 일은 아니죠. 조공 부디 조심 하십쇼. 조공이 모를 일은 아니지만 부디 조심하시길.”

 

 왕하는 그저 말을 전하고 그 자리를 떠났다. 허저는 왕하의 뒤를 따라 움직였다. 조조는 인상을 찌푸리고 왕하가 떠나는 것을 바라보았다. 하우돈은 피식 웃으며 말을 했다.

 

 “자사대행이 참으로 자네가 걱정되었나 보군 이리 나와 자네의 몸을 걱정하다니 말이네 천하의 조조를 말이네.”

 

 왕하는 침울한 분위기를 내며 자신의 막사로 들어섰다. 그리고 그곳에서 놀라운 얼굴을 보게 되었다. 순유와 진군이 왕하의 막사 안에 들어와 가후와 차를 마시고 있는 것이었다. 인물들은 왕하가 들어오자 예를 표하며 일어섰다. 왕하는 암울한 기분이 모두 날아가는 것처럼 느꼈다. 천하의 인재가 이리 찾아왔는데 어찌 기분이 나쁠 수 있겠는가?

 

 “여기 순가의 유면한 인물인 공달이옵니다. 그리고 여기는”

 

 왕하는 가후의 말에 앞서 말을 하였다.

 

 “진장문(長文)”

 

 가후는 놀라는 표정을 하며 물었다.

 

 “알고 계셨습니까? 그렇다면 신기하군요. 혹여 본적이라도.”

 

 “아니요. 뭐 전에 가주께서 장문공의 아버지과 이야기를 나눌 때 너무나도 많이 들어 생각이 난 듯 합니다.”

 

 그러자 왕하는 어색한 웃음을 짓고 손을 살래살래 저으며 말을 하였다. 물론 가후가 의뭉스러운 눈으로 왕하를 보았지만 자신이 아니라는 데 뭐라 하겠는가? 순유는 그 자리에서 크게 웃었다.

 

 “왕선생께서 그렇게 말을 하셨다니 참으로 재미있군요. 뭐 집안에서는 다를 수도 있으니까요.”

 

 “오랜 만에 뵙습니다. 공달공 그간 무고하셨습니까?”

 

 순유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무고라 글쎄 참으로 참람한 말이었다. 주변 인물들이 순간순간 사라지고 죽고 도망치고 다치는 이러한 난세 속에 자신은 의를 세우지 못하여 이리도 무탈하다니 차라리 고통이라도 받았으면 마음이라도 편했을 터인데 자사공과의 약조로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단지 시기를 기다릴 뿐이었다.

 

 “무탈하였지요. 아주 무탈하여 힘들었지만요.”

 

 왕하는 그런 순유의 말에 아무 말 하지 못하고 침묵을 지켰다. 그러자 순유는 큰 웃음으로 분위기를 바꾸었다.

 

 “하하 이거 제가 너무 무거운 말을 했나요? 이거 말 한마디도 조심해야겠어요. 이리 감수성이 풍부한 군주가 제 주인이 될 분이라니.”

 

 왕하는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순유의 말을 되새겼다. 주인? 주인이라니 갑작스럽게 어찌하여?

 

 “이상하다 여기시는 군요. 여기 장문과 저는 왕하공을 모시기 위하여 남은 것입니다. 뭐 자사공이 여러 말을 덕지덕지 붙이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쉽게 받아드리기 어려운 호의였다. 분명 자신은 왕윤을 원망하고 분노로 대하였다. 그러나 언제나 왕윤과 왕굉은 자신을 왕가의 빛으로 대하였다. 왕하가 옳은 길을 갈 수 있도록 노력하였고 왕하의 길을 언제나 후원하였다. 자신의 생각이 잘 못 된 것인지 아니면 그들이 속죄를 하는 것인지 알지는 못했다.

 

 ‘이미 그들에 대한 분노는 사그라진 것은 오래니까 어차피 죽을 사람이라 치부하며 말이다.’

 

 그런 생각도 얼마지 않아 순유의 입에서 왕하는 너무나 엄청한 말이 나와 생각을 이어가기가 힘들었다.

 

 원외에 대한 이야기였다. 원외의 모든 내용들이 순유의 입에서 쏟아져 나왔고 왕하와 가후는 분노에 얼굴이 일그러졌다. 원외의 생각으로는 절대 원소에게 기주를 포기하게하고 낙양에 돌아와 일하게 하지 않을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가후도 분통하였는지 이를 갈았다. 그리고 자그마하게 가후의 입에서 험한 말이 나왔다.

 

 “희지재 이 빌어먹을 놈이 우리의 눈과 귀를 흐리고 이런 일을 만들다니”

 

 왕하는 황망하여 분노에 부들거리는 오른손 때문에 떨어지는 차에 신경 쓰지도 못하고 있었다.

 

 “나의 보금자리를 모조리 뺏으려 하는 구나 원가나 조조 이 빌어먹을 놈들이 말이야!”

 

 평온 그것만 바랐던 자신의 눈을 뜨게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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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낙양 혈란 2017 / 7 / 25 322 0 9603   
3 만선 2017 / 7 / 25 335 0 8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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