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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천 번만 울면 되나요?
작가 : 백설기공주
작품등록일 : 2017.6.6

감정이란 건 찾아볼수 없는 과거의 삶.
어떤 사건을 계기로 그곳에서 버림을 받은 한 여자.
그리고 그 여자를 사랑했던 남자와의 거래.

 
#22. 한 형제의 기억 (END)
작성일 : 17-07-25 05:00     조회 : 535     추천 : 0     분량 : 4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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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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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심스럽게 꺼내는 승민의 말을 조용히 듣고 있는 택무.

 

 “오늘 낮에 진우 형 찾아갔었어. 형을 좀 도와달라고. 근데…….”

 

 “진우가 날 도와줄 리 없어. 그러니까 진우에게 그런 기대 갖지 마.”

 

 “형 친구잖아! 근데 왜?!”

 

 “아무튼 이젠 절대로 진우와 만나지 마!”

 

 “왜!”

 

 “만나지 말라면 그냥 만나지 마. 진우가 만나자고 해도 네가 거절해. 아니 모르는 사람이라 생각해! 알겠어?!”

 

 “그럼 형은……? 그럼 형은 누가 도와줘!”

 

 “내 걱정은 하지 마. 너도 이제 21살이니 더 이상 어린애가 아니라고. 형 없어도 살 수 있을 거고 나도…… 어떻게든 될 거야. 그러니……”

 

 “형…….”

 

 말을 끝내 다 잇지 않고 승민은 창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았다.

 

 어떻게든 되겠지. 어떻게든…… 희진이를 만나고 난 후, 어떻게든 해야겠지…….

 

 승민은 걱정스럽게 자신을 바라보는 승혁의 손을 살며시 잡아본다. 달그락거리며 수갑의 쇠고리가 귓가를 할퀴었다. 마음이 아프지만 따스한 승민의 온기만큼은 빼앗아가지 않은 듯했다.

 

 “이런 꼴로…… 이런 말하게 될 줄 정말 몰랐는데 생일 축하한다. 승혁아.”

 

 “……!”

 

 생일. 그래, 생일이 내 생일이었지…… 이런 상황에서도 형은 내 생일을 기억하냐? 난 형 생일도 기억 못하는데…….

 

 “말썽은 많이 부렸지만 엄마 아빠 없이 이렇게 건강하게 자라줘서 고맙다. 부족한 형한테 불만도 많았을 텐데…… 삐뚤어지지 않는 것도 고맙고…….”

 

 “아씨! 왜 그래?! 곧 죽을 사람처럼!”

 

 “이 자식아, 분위기 깨게 한다! 그냥 그렇다고…… 그냥…… 이때까지 못한 말을 하는 거야.”

 

 가슴속에서 무엇인가 뭉클해지는 느낌. 눈에서 눈물이 차오르려고 하는 느낌에 승혁은 괜스레 승민에게 핀잔을 주었다.

 

 자신의 손을 붙잡고 있는 승민의 손을 뿌리치려고 했지만 꼭 잡은 승민의 손은 승혁의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 모자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지만 승민의 슬픈 눈이 승혁의 눈과 마주치려는 찰나.

 

 쿵!

 

 뒤에서 오는 묵직한 충격. 뒷좌석에 붙여졌던 몸이 순식간에 앞으로 튕겨져 나왔고 무슨 일인지 확인하기 위해 승혁은 뒤를 돌아보았다.

 

 “뭐, 뭐야?”

 

 택무의 차를 난데없이 박아버린 검은 차량에서 우르르 빠져나오는 사람들이 다수 보였다. 각각의 손에 들린 무기들이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쾅! 쾅!! 빠지직!!!

 

 순식간에 택무의 차를 빽빽이 둘러싼 남자들. 너나 할 것 없이 손에 들린 쇠 파이프로 차를 인정사정없이 힘껏 내려쳐 부수기 시작했다.

 

 미친 듯이 내려치는 수많은 쇠 파이프들로 인해 듣기 싫은 날카로운 마찰음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왔고, 그 틈 사이로 상스러운 욕들이 난무했다.

 

 “뭐야!! 어떻게 된 일이야?!”

 

 “설마…… 설마!”

 

 승혁이 당황해하고 있는 사이! 덩치 큰 남자가 다 찌그러진 차 문을 억세게 열어젖혔다. 차 문이 볼품없이 엿가락처럼 휘어진 것이었다.

 

 “끌어내!”

 

 순식간에 우르르 몰려들기 시작한 남자들은 승혁과 승민. 그리고 택무를 차 밖으로 끌어냈다.

 

 “당신들 뭐야?!”

 

 “최승민이 누구냐……?”

 

 “뭐?”

 

 “야. 뭘 가려! 다 죽어버리면 되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세 사람에게 달려드는 사내들. 아무리 택무가 형사라고 한들 이 많은 놈들을 상대하기엔 벅찼다.

 

 승혁 또한 아무리 놈들을 떼려 눕혀도 쇠 파이프를 가지고 덤비는 놈들에겐 수적으로나 힘으로나 힘들긴 마찬가지였다.

 

 퍽! 퍽!!

 

 퍼억!!!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폭력의 잔재들과 온몸에서 흘러나온 피들. 점점 험악해진 분위기는 전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아 보였다.

 

 “하아…….”

 

 딱딱한 구두 굽으로 복부를 차인 승혁은 가파른 호흡을 몰아쉬었다. 그리곤 이마에 흐르는 땀과 섞여 볼을 타고 흐르는 피를 거칠게 닦아냈다.

 

 “너희들…… 정체가 뭐야?!”

 

 “죽을 놈이 알아서 뭐 하게? 힘 빼게 하지 말고 얼른 끝내자고!”

 

 “형!”

 

 퍼억!

 

 험상궂게 생긴 사내가 있는 힘껏 자신의 손에 들린 쇠 파이프를 승민의 머리에 내리치려는 순간! 승혁은 부들거리는 다리에 힘을 주며 있는 힘껏 승민의 몸을 감쌌다.

 

 살이 찢어진 것 마냥 등이 화끈거리기 시작했고, 고통스러운 신음이 저절로 흘러나왔다.

 

 “윽!”

 

 “스…… 승혁아?”

 

 “혀…… 형. 윽…… 빠, 빨리 도망쳐! 빨리…….”

 

 “안 돼! 어떻게 널 두고…….”

 

 “씨발! 빨리 도망치라니까!”

 

 온몸에 전해지는 고통 속에서 승민을 보호하는 승혁은 승민의 등을 떠밀었다. 승혁의 머리에서 흐르는 피가 승민의 발을 멈추게 했다. 자신에게 달려드려는 사내들을 있는 힘껏 막으며 처절한 목소리로 도망치라는 승혁.

 

 승혁의 말에 승민은 띄어지지 않는 발을 억지로 끌어당기며 뒷걸음치기 시작했다. 사내에게 걷어차이며 괴로워하는 택무와 필사적으로 버티고 서있는 승혁이 눈 속에 깊숙이 박혔다.

 

 끼이이이이이익!

 

 쿵!

 

 무엇이 부딪치며 콘크리트 바닥에 떨어지는 소름 끼친 마찰음이 주위를 가득 메웠다.

 

 그 사이로 검은 콘크리트에 경계가 구분 안 갈 만큼 흘러나오는 검붉은 피. 아무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바닥에 몸을 맡겨 놓은 한 사람…….

 

 “형!”

 

 자신의 두 눈에 보이는 광경이 거짓이길……

 

 반쯤 감긴 눈으로 서글프게 쓰러져 있는 사람이 형이 아니길……

 

 형을 친 차 안에 어렴풋이 보이는 사람이! 무덤덤한 얼굴 위로 비열한 웃음을 짓는 사람이 현진우가 아니길……

 

 “혀, 형…… 정신 차려! 이건 아니잖아! 내가 도망치라고 했잖아!”

 

 “…….”

 

 “씨발! 일어나라고!”

 

 “…….”

 

 회색빛 구름이 그르렁 거리며 내뿜어내는 거친 비가 콘크리트를 적시고 있는 승민의 피를 씻겨냈다. 승혁의 울음소리가 빗소리에 파묻혔다.

 

 *

 

 색- 색-

 

 삐- 삐- 삐- 삐-

 

 흰 붕대를 머리에 칭칭 둘러 싸매며 산호 호흡기와 여러 가지의 링거 바늘에 의존해 침대에 죽은 듯이 누워있는 승민.

 

 심장 박동기에서 들려오는 소리만이 아직 그가 살아있음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승민이 누워있는 침실 옆에 서 흐릿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승혁은 차갑게 식은 승민의 손을 꼭 잡았다.

 

 승민의 사고 이후…….

 

 승민이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했는지, 누가 이렇게 만들었는지에 대해 택무에게 모든 걸 듣게 되었다.

 

 과거 현진우가 어떤 일을 저질렀으며 형과 어떤 관계로 엮여있는 것인지, 여러 가지의 말들을 들으면서 처음엔 믿지 않았다.

 

 그럴 리가 없다며 부정하고 또 부정했다. 하지만 승민의 사고 때 보였던 현진우의 모습이 점차 승혁의 이해를 돕게 만들어주었다. 땅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 자식을 동경했다는 점.

 

 형을 무참히 짓밟은 녀석에게 마음을 열었다는 점.

 

 바보같이 형을 이렇게 만든 놈에게 머저리같이 도와 달라 부탁했던 점.

 

 자신이 한 모든 짓거리에 살이 떨리고 치가 떨려왔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형 앞에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그런 승혁의 분한 마음과 반대로 현재 마약 밀매에 대한 형의 혐의는 벗어지지 않은 채 현진우에 대한 수사는 정체되기 시작했다.

 

 현진우가 마약 밀매의 주도자라는 사실을 증명할 단 한 명의 증인.

 

 그 증인인 승민이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버렸고, 승민을 이렇게 만든 사람이 현진우란 걸 승혁이 아무리 증언해도 소용없었다.

 

 암묵적인 힘과 권력 앞에 이번 수사는 한 마약 밀매 협의자의 단순 사고사로서 이번 사건은 막을 내려버렸다.

 

 이런 사회에게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힘 있는 자를 위한 사회. 아무리 큰 잘못을 해도 권력 앞에 눈 감아 주는 이따위 사회에서 형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 승혁에겐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다면 내가 현진우를 짓밟아주겠어…….

 

 이 세상이 못한다면! 억울하게 바보같이 누워만 있는 형을 대신해 내가…… 그 자식을 죽여줄 테다…….

 

 “형사가 될게. 형…… 형사가 돼서 내가 그 자식…… 무너뜨리겠어!”

 

 더 이상 현진우와 얽히지 않길 바라는 승민의 마음과는 다르게 점점 더 악연은 꼬여버려 현재까지 와버렸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알길 없는 악연을 언제 어떻게 끊길지 아무도 모른 채 승혁의 증오심은 날로 커져만 갔다.

 

 

 *

 

 “와, 바다다!! 음-”

 

 “…….”

 

 “야! 여기 좋지? 경치 끝내주지?”

 

 짠 바다 내음이 공기와 함께 온몸에 펴져나갔다. 늦가을의 바닷바람은 평소에 맞던 바람보다 더 차갑게 불어왔지만 춥지는 않았다.

 

 장난기 어린 얼굴로 환한 미소를 지으며 모래 시장 위를 뛰어다니는 승혁. 좀 전에 보았던 승혁의 슬픈 모습이 마치 거짓말같이 느껴졌다.

 

 자신이 손목을 꼭 붙잡은 채 제발 자신을 붙잡아 달라 말하는 듯한 흔들리는 검은 눈동자. 어디로 숨어야 할지 정하지 못한 것도 있던 터라 혜나는 승혁이 이끄는 대로 따라갔었다.

 

 승혁은 혜나의 손을 붙잡고 새벽 기차를 탔다. 군데군데 휑하니 비어있는 좌석 칸은 왠지 모르게 쓸쓸함이 느껴졌다.

 

 짙은 어둠이 새파랗게 변해져가는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승혁과 혜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 가고 있는 목적지가 어딘지.

 

 혜나는 승혁에게 묻지 않았고, 혜나가 어디로 가려고 했었는지 승혁은 혜나에게 묻지 않았다.

 

 그냥 지금은 아무 말없이 각자의 생각에 빠져 있을 뿐이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두 사람의 손은 여전히 맞잡고 있었다.

 

 몇 시간을 달렸을까……

 

 오렌지빛 태양이 바다 위로 떠오르는 어느 바닷가에 도착한 두 사람은 아무도 없는 모래사장 위에 한동안 새로운 환경에 흠뻑 취했다.

 

 “여기…… 내가 태어난 곳이다.”

 

 “아…… 그래요?”

 

 “근데 기억은 별로 없어. 그냥 조용한 곳이었단 것만 생각나. 꽤 괜찮은 곳 아니냐?”

 

 “훗. 그래요. 당신이 한 일 중에 제일 마음에 드네요.”

 

 어느새 해가 수평선 위로 떠올라 투명한 햇빛을 내뿜었다. 새하얀 파도 조각을 맞으며 부드러운 모래사장 위에 나란히 앉아 있는 승혁과 혜나.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일부러 거부하는 듯 혜나와 승혁은 서로에 대한 궁금증을 평범한 이야기로 풀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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