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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제국의 황금꽃
작가 : 권가야
작품등록일 : 2017.7.5

평생을 사랑한 황제에게 배신 당한 비운의 황후, 고통 끝에 눈이 떠진 곳은 10년전 자신의 자택이었다. 다시 찾은 따듯한 체온, 가족, 친구 그녀는 고요한 분노를 눈동자에 담는다.

'여신님 이것이 당신의 실수, 장난 그 무엇이라 할지라도 좋습니다. 발을 맞춰 드리지요.'

수백번 넘어지고 수천번 넘어질지라도 비틀린 운명을 손에 쥐고 운명을 개척한다.

 
제국의 황금꽃 16
작성일 : 17-07-25 04:53     조회 : 247     추천 : 0     분량 : 6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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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가씨! 그것이 사실, 이제 슬슬 제대로 준비를 하고 싶어서요, 아가씨는 어떻게 하고 싶으셔요?”

 

 추운 날씨 때문이었을까, 흥분한 목소리 탓이었을까, 줄리의 얼굴을 발갛게 홍조를 띄고 있었다.

 

 “무엇을?”

 

 세느는 줄리가 흥분한 이유를 전혀 알 길이 없어, 그녀에게 물었다. 세느의 질문에 줄리의 표정은 김이 샌 듯 추욱 쳐졌다.

 

 “아가씨 너무 무심하셔요. 당연히 아가씨의 생일파티를 말씀드리는 거잖아요!”

 

 [뭐? 생일?]

 

 ‘아차, 그러고 보니 이렇게 눈이 쌓일 때 쯤 내 생일파티를 했었지.’

 

 넬은 그녀의 무심함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아무리 회귀를 했다 할지라도 아직 꽃다운 나이 스물다섯의 그녀인데 하는 짓은 삼천년을 살아온 자신보다 더 늙은 노인 같았다.

 

 [어떻게 그걸 까먹어?]

 

 ‘헷갈리니까 조용히 있어.’

 

 [쳇!]

 

 넬은 혀를 차며 조용히 세느의 어깨에 책상다리를 하며 앉았다.

 

 “아가씨, 너무하셔요, 저는 아가씨의 수련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오늘날까지 단독으로 아가씨의 파티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기억도 못하시다니...!”

 

 줄리는 큰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하게 맺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줄리는 자신의 생일조차 관심 밖으로 밀어버리고 수련에만 전념하는 세느가 여성으로서의 즐거움을 잃을까 걱정이 되어 견딜 수가 없었다.

 

 “아, 정말 고마워 줄리, 수고했어.”

 

 줄리의 눈물에 세느는 진땀을 빼며 그녀를 달래기 시작했다. 어째서 겨우 생일가지고 이런 일을 해야 하는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그나저나, 무슨 준비? 나는 뭘 해야 해?”

 

 난감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가 줄리에게 물었다. 줄리는 아까의 흥분된 눈빛으로 당차게 대답했다.

 

 “드레스요! 당연히 드레스지요! 아가씨의 성년식이기도 한 이번 생일은 지난 그 어떤 생일보다도 중요하니까요!”

 

 줄리는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자신의 주인을 그 누구보다 화려하고 아름답게 꾸며 보이겠다는 그녀의 각오를 엿볼 수 있었다.

 

 ‘성년식..!’

 

 세느는 그제야 중요성을 깨달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넬이나 줄리가 원하는 깨달음은 아니었다. 그녀에게 자신의 성년식이란 그저 아비인 미하일에게 발키리 기사단의 입학을 허락 받은 날이었다.

 

 [어휴, 무신경한 주인님아...]

 

 넬은 세느의 감성이 메마른 팍팍한 생각을 읽고 가슴이 답답했다.

 

 “그래서요, 오늘은 저와 엘리어스와 함께 마을에 가셔야 한답니다!”

 

 줄리는 속세에 찌든, 야망에 불타오르는 눈빛을 하고 세느의 손을 부드럽게 낚아챘다.

 

 “가주님께서도 돈 걱정은 말고 아가씨의 드레스와 장신구를 마련해도 된다고 하셨으니, 정말 다행이죠?”

 

 세느는 불안했다. 아슬아슬하게 그녀를 멈출 수 있는 브레이크도 사라진 느낌이었다. 세느는 수련장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주군! 이런 곳에 계셨군요.”

 

 세느가 수련장으로 돌아오지 않자 걱정이 되어 그녀를 찾아 나온 엘리어스가 정원 입구의 줄리와 세느와 마주쳤다.

 

 “엘리어스, 오늘 아가씨는 수련 못하십니다!”

 

 세느가 다른 말을 꺼내기도 전에 줄리가 엘리어스에게 먼저 말했다. 엘리어스는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 별다른 반박도 없었다.

 

 “오늘 나가시는 건가요, 주군?”

 

 “응, 그래야 할 것 같다.”

 

 엘리어스는 허리를 굽혀 세느의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세느는 오늘 하루는 줄리에게 희생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피곤했다.

 

 “그렇군요. 하긴, 저도 저렇게까지 의욕에 불타오르는 줄리는 무섭습니다.”

 

 그의 농담에 세느는 웃음을 터트렸다. 줄리는 이제 정말 시간이 없다며 세느를 데리고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간단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뜨거운 물에 땀을 닦고 외출준비에 나섰다.

 

 ‘이 시간이면 수련장에서 단장과 대련을 하고 있을 텐데.’

 

 세느의 머릿속은 그저 수련장에 대한 미련으로 가득 차 있었다.

 

 [미련을 버려, 주인님아. 모처럼 성년식이고 생일인데 조금 즐겨보지?]

 

 넬은 세느가 줄리에게 꼼짝 못하는 이 상황이 즐거운 듯 키득거렸다. 세느는 심기가 무척 불편했지만 자신을 꾸미는 것을 좋아하고 보람을 느끼는 줄리에게서 큰 이벤트를 빼앗는 느낌이 들어 애써 참기로 했다.

 

 [모처럼 예쁘장하게 태어났는데, 아깝잖아.]

 

 넬은 외출준비를 모두 마친, 제법 오랜만에 보는 세느의 치장한 모습에 감탄하며 말했다.

 

 “흠, 이건 제법...”

 

 순간, 자신도 모르게 자화자찬을 할 뻔했다. 며칠 만에 세느의 몸치장을 한 줄리는 과하게 힘이 들어갔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화려하지 않은 곳이 없었다.

 

 단정한 푸른색의 원피스는 가슴 중앙에 박힌 루비가 정말 예뻤고 곳곳에 달린 검은색 레이스는 부드럽게 파도쳤다. 가슴팍에 오는 조금 긴 머리는 빗질을 하여 풀어두었고 원피스와 마찬가지로 루비가 박힌 작은 모자는 앙증맞게 머리 위에 얹어져 있었다.

 

 세느는 제법 그럴싸해 보이는 자신의 모습에 만족했다.

 

 “음, 그런데 다른 장신구는?”

 

 어쩐지 준비를 빨리 끝낸 줄리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기대를 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오늘의 줄리라면 나중에 장신구를 하고 있지 않은 자신을 보고 경악해하며 마차를 다시 저택으로 돌릴 것 같았다.

 

 “오늘은 장신구를 하면 안 돼요.”

 

 세느에게 목이 길게 올라오는 부츠를 신겨주며 줄리가 대답했다. 세느는 의아해하며 고개를 갸웃거리자 줄리는 아름답게 웃었다.

 

 “오늘은 새 드레스를 많이 입어볼 예정인데, 장신구가 방해될 수 있거든요.”

 

 “어째서?”

 

 “장신구가 파란색이면 붉은색 계열의 드레스가 아가씨께 안 어울려 보이거나, 괜히 푸른색 계통의 드레스만 사버리는 낭패를 저지를 수가 있거든요.”

 

 줄리의 대답을 듣던 그녀는 큰 그림을 본다는 것은 이런 느낌일까 생각했다.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오, 고수인데? 오늘 주인님 정말 고생하겠어.]

 

 ‘아하하..’

 

 웃는 것이 결코 웃는 것이 아니었다.

 

 로비에 나오자 식솔들과 미하일이 세느를 기다리고 있었다.

 

 “세느!”

 

 세느를 향해 두 팔을 벌려 반기는 남자, 미하일이었다.

 

 “아버님? 오늘은 황궁에 가셨던 게...”

 

 빠르게 계단을 내려온 세느가 여느 때와 같이 미하일의 품에 안겼다. 미하일의 품은 여전히 듬직하고 넓고 따스했다.

 

 “딸아이가 성년식 준비를 하러 나간다는데, 당연히 배웅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

 

 성년식이라는 단어에 미하일은 괜히 세느를 더 꽉 안았다. 그녀는 그의 넓은 등을 토닥이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제 가야하지?”

 

 준비를 하느라 두 시간은 날린 세느와 줄리는 다소 서둘러야 했다. 세느는 아쉬운 듯 고개를 끄덕이고 미하일의 품에서 나왔다.

 

 “성년식을 마치면 이제 이렇게 안아보는 것도 못하겠구나.”

 

 “아버님...”

 

 미하일은 무척이나 딸을 아끼던 남자였기에 그녀가 벌써 성인이 된다는 것이 기쁘면서도 씁쓸하였다. 십년 전에도 같은 말을 들었던 세느는 빙그레 웃으며 미하일을 꽈악 끌어안았다.

 

 ‘아버지만큼은 변함없으시구나.’

 

 짧은 인사를 마치고 세느는 엘리어스의 호위 하에 마차에 올랐다.

 

 정문을 빠져나와 마을로 향하는 길은 온통 새하얗게 눈이 내려 있었다. 소복하게 눈이 쌓인 숲을 빠져나와 언덕을 지나 한참을 달렸다.

 

 “아가씨, 혹시 어디 불편한 곳은 없으세요?”

 

 흔들리는 마차 안에서 세느의 상태를 살피는 줄리의 질문에 세느가 괜찮다고 대답하려는 순간, 마차가 크게 흔들렸다.

 

 줄리는 짧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고 세느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아야야, 엘리어스, 뭐하는 거예요.”

 

 줄리는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진 것이 부끄러워져 괜히 엘리어스를 탓했다. 하지만 엘리어스의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엘리어스?”

 

 그가 대답이 없자, 줄리는 마차 밖으로 고개를 살짝 내밀었다. 그 짧은 순간, 엘리어스가 줄리의 눈앞으로 다가와 그녀의 시야를 가렸다.

 

 철이 부딪히는 마찰음이 들렸다.

 

 “나오지 마, 줄리! 아가씨를 지켜!”

 

 엘리어스의 말은 줄리에게 빠른 상황설명이 되었다. 줄리는 고개를 끄덕이고 마차 안으로 몸을 숨겼다. 무슨 일이냐는 세느의 말에도 그저 침묵하며 엘리어스의 무사를 기도했다.

 

 온통 검은 천으로 둘러싸인 건장한 체격의 남성들이 엘리어스의 주변을 에워쌌다. 엘리어스가 이끌던 말들은 상처를 입고 쓰러져 있었다.

 

 “어이 젊은이, 같은 남자끼리 피곤하게 이러지 말자고, 응?”

 

 한명은 이미 엘리어스에게 당한 것인지, 한 쪽 팔에 피를 흘리고 있었다. 비릿한 피 냄새가 엘리어스를 자극했다.

 

 “계집들만 넘겨, 그럼 순순히 물러가 줄게.”

 

 남자는 추잡한 말을 내뱉으며 엘리어스에게 칼을 들이밀었다. 그는 남자의 태도에 기가 차고 어처구니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

 

 그의 태도가 남자를 자극했던 것일까, 부상을 입은 남자의 신호에 따라 검은 천을 둘러싼 다른 남자들이 엘리어스에게 달려들었다.

 

 여러 개의 양철 검이 빠르게 엘리어스를 향해 돌진했다. 머리부터 옆구리, 정강이. 그들의 칼날이 향하지 않는 곳이 없었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닿지는 못했다.

 

 엘리어스는 그들의 검을 빠르게 받아쳐내고 부상을 입은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그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의 목을 노리는 검. 엘리어스는 튕겨냈지만 좀 전의 남자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무게감이었다.

 

 “하하, 여, 역시 용병출신을 하나 사두길 잘했어.”

 

 남자는 엘리어스의 진격에 놀라 사색이 되었음에도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용병?’

 

 낡은 거적때기를 입은 남자. 그 남자의 손에 들려진 검은 싸구려 양철 검이 아니었다.

 

 “너는, 기사냐?”

 

 동굴같이 깊고 허스키한 목소리. 거적때기의 남자는 엘리어스를 가리키며 물었다.

 

 “대답을 해야 하나?”

 

 엘리어스는 신경 쓰지 않고 거적때기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남자는 강했다. 엘리어스나 세느처럼 빠르지는 않았지만 휘두르는 검의 무게가 무거웠다.

 

 “받아치기만 하지 마, 나는 저 피라미들과는 달라서 이딴 생채기로는 안 죽어.”

 

 거적때기의 남자는 받아치기만 하는 엘리어스에게 화가 난 듯, 엘리어스나 낸 생채기를 가리키며 말했다. 사실, 말이 생채기였지, 상처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엘리어스는 남자와의 싸움이 불쾌했다. 모든 싸움에서 반드시 죽음을 봐야만 했던 자신이 떠올랐다.

 

 “죽이는 게 좋은 게 아냐, 인마.”

 

 엘리어스의 한숨 섞인 말에 남자는 고개를 갸웃했다.

 

 “죽여야만 할 걸? 여자를 지키고 싶으면.”

 

 남자의 말에 엘리어스는 고개를 돌려 마차 쪽을 봤다. 싸움에 정신이 집중되어 마차는 전혀 신경 쓰지 못했다.

 

 팔에 부상을 입은 남자는 이미 마차의 문을 열고 있었다.

 

 “주군, 줄리!!”

 

 그는 남자를 두고 서둘러 마차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으나, 남자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날카로운 남자의 칼이 엘리어스의 옆구리를 스쳤다.

 

 “제대로 싸워라, 기사.”

 

 엘리어스가 마주한 거적때기의 남자의 눈에는 광기와 살기가 일렁였다.

 

 ‘넌 항상 옆구리가 허술해.’

 

 세느의 말이 생각났다. 엘리어스는 피가 흐르는 옆구리를 강하게 쥐었다. 세느가 떠오른 것이 부디 주마등이 아니기를 빌었다.

 

 마주하고 있는 남자의 눈이 그는 익숙했다.

 

 “줄리, 비켜!”

 

 팔에 부상을 입은 중년의 남자가 마차 안으로 비집고 들어오려 했다. 세느는 줄리를 자신의 뒤로 숨기려 했으나 줄리는 꼼짝하지 않았다.

 

 “줄리?”

 

 꼼짝을 않는 그녀의 모습이 낯설었다.

 

 그 사이, 남자는 마차 안으로 들어와 줄리의 팔을 강하게 잡아끌었다.

 

 “계집, 반항하면 죽는다.”

 

 남자의 위협적인 말과 강한 힘에 줄리는 조용히 서 있었다. 남자는 자신에게 겁먹은 줄리를 내버려 두고 줄리의 뒤에 앉아 있는 세느에게 접근했다. 정확히는 접근하려 했다.

 

 남자가 세느에게 팔을 뻗자, 총 소리와 함께 남자는 비명을 질렀다.

 

 “아악! 이 썩을 계집이!”

 

 총 소리의 주인은 줄리였다. 줄리가 허리춤에서 꺼내든 총은 남자의 허벅지에 명중했다. 줄리는 철컥-. 소리를 내며 총을 다시 장전했다.

 

 남자는 총알이 박힌 자신의 다리를 부여잡고 바닥을 굴렀다.

 

 “야 이 계집아, 너는 내가 반드시... 반드시 가장 악질의 사창가로 팔아 넘겨주마.”

 

 남자는 독기가 서린 눈으로 줄리를 바라봤다. 줄리는 그보다 더 서늘한 눈으로 남자를 바라보며 웃었다.

 

 “그래? 덕분에 간만에 고향 땅 좀 밟아보겠어.”

 

 줄리의 말에 남자의 동공은 커졌다.

 

 “너, 너....”

 

 남자는 무엇을 말하려고 입술을 달싹였지만 줄리는 그럴 틈을 주지 않았다.

 

 “저는, 근력이 무척이나 적은 편이라, 힘을 쓰는 일은 약하답니다.”

 

 줄리는 쓰러진 남자의 곁에 한 쪽 무릎을 굽혀 앉았다.

 

 “그래서 엘리어스나 아가씨처럼 멋진 검술은 흉내조차 못 내지요.”

 

 남자는 뜬금없는 줄리의 이야기에 거친 숨을 내뱉으며 화를 냈지만 줄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야기를 계속했다.

 

 “하지만, 이런 저라도.”

 

 줄리는 장전한 총을 들었다. 남자의 얼굴에 핏기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 거리에서 단지 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일 정도는 할 수 있습니다.”

 

 남자는 자신의 눈앞에 놓인 총구에 공포를 느꼈다. 더욱이 지금 자신 앞에 있는 총은 조금 전, 자신의 다리를 쐈던 총이었기에 비릿한 열기도 느껴졌다.

 

 남자의 얼굴이 공포로 일그러지자 줄리가 냉소를 지었다. 줄리는 총구를 남자에게서 떼, 마차의 문 쪽으로 돌렸다.

 

 “도망가세요, 지금.”

 

 줄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남자는 부리나케 도망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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