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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던전 견문록
작가 : 노쓰우드
작품등록일 : 2016.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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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에서 태어나 괴수의 젖을 먹고 자란 인류의 후손,
특별한 힘과 강인한 신체를 지닌 그들이 돌아왔을 때
인류는 그들을 가리켜 던전 베이비라 불렀다. 그중에서도 가장 깊은 미궁에서 태어난 김진우.

"강해지려고 한 적은 없어. 단지 난 살고싶었을 뿐이야."

가장 비천한 토굴꾼에서 미궁의 왕까지, 지금 그의 일대기가 펼쳐진다.

 
제 5 화
작성일 : 16-08-22 09:54     조회 : 496     추천 : 0     분량 : 4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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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장윤주 씨를 제외한 사람들은 전부 죽었다는 말이군요.”

 “네, 손쓸 틈도 없이 전부 당했습니다.”

 생존자가 단둘뿐이란 이야기에도 미궁관리사무소의 소장은 표정 변화 하나 없었다. 그는 희생자들에 관한 것보다는 다른 이야기를 듣고 싶은 기색이었다.

 무려 여덟 명이나 되는 사람이 죽은 것에 비하면 지나치게 비정한 태도였다.

 하지만 어쩌랴.

 들어갔다 하면 몇 명은 예사로 죽어나가는 게 지저이고, 지금 이 순간에도 책상 위에 미궁에서 실종되거나 죽은 이들에 대한 서류가 한 뼘은 쌓여 있었다.

 “잘못 본 건 아닙니까? 이제까지 1층에서 늑대원숭이들이 발견된 적은 없었는데 말입니다.”

 역시나 그는 자세한 경위는 묻지도 않고 미궁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자세한 건 제가 경위 파악용으로 드린 카메라 안에 저장되어 있습니다. 어차피 저도 장윤주 씨를 챙기느라 다른 건 신경 쓸 여력도 없었습니다. 설명을 듣는 것보단 영상을 확인하시는 게 빠를 겁니다.”

 그대로 있다가는 복잡한 상황에 휘말릴 판이라 그는 냉큼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행스럽게도 소장은 영상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 생각한 모양인지 그를 잡지 않았다.

 “멀리 안 나가겠습니다.”

 소장의 짤막한 인사에 그는 망설이다 이야기를 꺼냈다.

 “잔금은…….”

 같이 들어간 인원의 대부분이 죽었는데 돈 이야기를 꺼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더는 이 일에 엮이고 싶지 않은 터라 그는 빠른 정산을 원했다.

 애초부터 그가 저 지긋지긋한 미궁에 발을 다시 들이기를 결심한 건 순전히 돈 때문이었으니까.

 “아, 의뢰주가 정신이 없겠군요. 이쪽에서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 사정을 헤아린 것인지 소장은 알아서 조치하겠다며 그를 안심시켰다. 그는 괜히 얼굴이 화끈거려 도망치듯 사무소를 빠져나갔다.

 “합정역 쪽으로 가주세요.”

 마침 도착한 택시를 잡은 그는 본가가 있는 합정역으로 방향을 잡았다. 미궁을 다시 찾은 그 탓에 가족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볼일이 끝났으면 바로 집으로 돌아오라는 문자가 열 통은 도착해 있었다.

 조금은 과한 걱정이었지만 그는 기분이 나쁘기는커녕 오히려 미소가 지어졌다.

 하지만 그도 잠시, 그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자신의 손등에 새겨진 기하학적인 뱀 문양을 발견한 탓이다.

 2주 전에 지저로 출발하기 전까지만 해도 없던 것이다.

 복잡한 표정으로 문신을 바라보던 그는 문양이 새겨진 손등을 반대편 손바닥으로 감싸 안았다. 그 순간 눈앞에 투명한 창이 튀어 올랐다.

 

 [나가의 미궁]

 □1등급 미궁(동기화율 16.1%)

 □내구도 41/1050

 □시설

 *오너 룸(1등급)

 *포탈(사용 대기 중 1/1)

 *미공개

 -미궁을 관장하는 오너의 능력이 부족합니다.

 -미궁의 시설을 활성화시킬 수 없습니다.

 

 “젠장!”

 미친 것은 아닌지 눈앞에 떠오르는 기이한 메시지를 본 그가 욕설을 내뱉었다.

 택시기사가 흠칫 놀라 룸미러로 그를 힐끔거렸다. 그 시선에 담긴 묘한 기색을 느끼고 있었지만 그는 기사에게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생각하는 것만 해도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

 

 ‘만 팔천이백삼십 뱀의 해방자, 음습한 땅 밑을 계승하고 나가들의 왕좌에 앉을 자여.’

 석탁의 표면을 뚫고 튀어나온 검은 뱀에게 팔을 물린 순간 기묘한 울림이 머릿속을 울려댔다.

 ‘왕관의 무게를 견디기에는 너무나 작고 미천하구나. 하지만 시간의 흐름을 잡아두기에는 나 또한 성치 않으니 이 또한 운명이라 생각하리라.’

 어딘지 모르게 회한이 느껴지는 음성, 김진우가 그 정체를 파악하기도 전에 음성은 한 마디를 더 남기고 사라져 버렸다.

 ‘행운을 빌겠노라.’

 그리고 불쑥 튀어나온 반투명한 창 하나,

 

 [나가의 미궁]

 □1등급 미궁(동기화율 1.25%)

 □내구도 39/1050

 □시설

 *오너 룸(1등급)

 *포탈(사용 대기 중 1/1)

 *미공개

 -미궁을 관장하는 오너의 능력이 부족합니다.

 -미궁의 시설을 활성화시킬 수 없습니다.

 

 처음에는 추락의 충격으로 헛것을 보는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선명하게 보이는 텍스트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망설이던 끝에 손을 뻗어보니 흡사 신기루처럼 흩어졌다 다시 모이는 문자가 지독스러울 정도로 현실감이 없었다.

 

 ***

 

 그 뒤로 김진우는 홀로그램과도 같은 문자들을 무시할 정도로 덤덤해졌다. 미궁에서 일어나는 일 중에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일이 얼마나 되던가. 그는 이내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이 미궁의 주인은 자신에게 미궁을 넘겼다.

 나가들의 왕좌라는 거창한 이름에 비해 자신이 있는 곳은 너무나도 초라했지만, 이곳이 미궁의 핵이 위치한 중요한 장소라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거기에 더해 언제 새겨진 것인지 모를 검은 뱀 문신을 반대쪽 손으로 덮을 때마다 방금 전에 본 문자가 떠오른다는 것 정도만 간신히 파악했을 뿐이다.

 다만 그 이상은 그도 알 길이 없었다.

 그 당시에는 그저 부러진 팔이 다시 붙었다는 사실에 놀라면서도 간신히 찾아낸 장윤주와 함께 미궁을 벗어났을 뿐이다.

 “도착했습니다, 손님.”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한 모양이다. 지갑에서 만 원 권 하나를 꺼내 건네주고 택시에서 내린 그는 집으로 향했다.

 “다녀왔습니다.”

 평소처럼 인사를 한 그는 이내 집안 공기가 심상치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표정을 굳혔다. 안쪽을 보니 한참을 울었는지 눈이 퉁퉁 부은 현지와 엄한 표정의 어머니가 보였다.

 “어머니, 무슨 일…….”

 “현지 뭐 해! 냉큼 오빠한테 돌려주지 않고!”

 조심스럽게 상황을 묻는데 어머니가 성난 음성으로 현지를 닦달했다. 평소 볼 수 없던 모습이라 그가 눈을 동그랗게 뜨는데 코끝이 뻘게진 현지가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어머니…….”

 “네 목숨 값으로 현지 꽃가마 태워 보낼 정도로 엄마, 아빠 바닥은 아니다.”

 그는 대번에 상황을 파악했다. 예단 값이 갑자기 어디서 떨어진 건지 미심쩍은 어머니가 추궁하니 저 거짓말을 할 줄 모르는 현지가 사실대로 이실직고한 것이 틀림없었다.

 “그런 거 아닙니다. 보수는 따로 챙겨놨고 그건 제가 그전에 모아둔 돈…….”

 “내 배 아파서 낳은 자식은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 무시하는구나. 이 엄마가 그런 것도 모를 줄 알았니?”

 “죄송합니다.”

 결국 그는 변명하는 것을 포기하고 고개를 숙였다.

 “어서 받거라.”

 필시 오빠 목숨 값으로 제 호사를 하려던 천하의 몹쓸 년 취급을 받으며 혼찌검이 났을 현지의 얼굴이 안쓰러웠다.

 하지만 이럴 때의 어머니는 단호하기 그지없는지라 그는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현지가 내민 봉투를 받아 들었다.

 현지는 그렇게 봉투를 건네주고는 끝내 흐느끼며 제 방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잘 컸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저만 아는 이기주의자가 됐어. 농사 중에 가장 어려운 게 자식 농사라더니.”

 혀까지 차며 말하는 어머니를 보던 그는 이내 다시 설득하기 시작했다.

 “어머니, 저 어차피 쓸 데도 없습니다. 그냥 이 돈은 현지 결혼에 보태 쓰는 게 맞을 거 같아요.”

 그의 말에 어머니가 눈을 치켜떴다. 드물게 화를 내는 모습이라 그가 흠칫 놀라는데 어머니의 음성이 들렸다. 화난 얼굴과는 다르게 어딘지 모르게 애처로운 음성이다.

 “걱정이 돼서 관리사무소에 연락했다가 거기서 들었다. 열 명이 들어가서 아가씨 하나랑 너만 살아왔다지? 현지도 제 오빠 사지로 보내 번 돈인 줄 알았으면 안 받았을 거다.”

 그렇지 않아도 걱정이 많은 어머니인지라 숨겼더니 사무소까지 전화를 할 줄은 그도 생각하지 못했다.

 던전 베이비의 실질적인 보호자인 그들에게는 언제든 관련 정보를 요청할 권한이 있으니 소장도 거짓을 고하진 못한 모양이다.

 “남들이 알면 욕한다. 그렇지 않아도 진우 너랑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이 어른들의 욕심 때문에 얼마나 많이 다쳤니. 나는 죽어도 그 사람들하고 같은 취급 받기 싫으니 그렇게 알고 있어라.”

 그렇게 말한 어머니가 더는 이야기도 하기 싫다는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결국 입을 다문 그는 말없이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

 

 ***

 

 마음이 상했을 현지가 걱정되었지만 그는 당장 미궁에서 생긴 일만 해도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다.

 뱀 문신을 손바닥으로 감쌀 때마다 떠오르는 창이 자꾸만 신경 쓰였다.

 우습게도 그는 인터넷 검색을 해보고 나서야 그것이 또래 남자애들이 흔히 하는 게임의 스테이터스 창이라는 것과 닮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어려서는 미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쳤고, 나이를 먹어 지상에 올라오고 나서는 어쩐지 또래의 아이들과 어울리기 힘든 김진우였다.

 자칭 친구라 하는 이들이 몇 번이나 같이 게임을 하자고 했지만, 이미 땅 밑 깊은 곳에서 생과 사를 넘나들던 그는 게임을 해도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몇 번 하지도 않고 게임이라면 쳐다보지도 않던 그이건만, 아이러니하게도 눈앞에 스테이터스 창이 보이고 있었다.

 

 [나가의 미궁]

 □1등급 미궁(동기화율 16.1%)

 □내구도 41/1050

 □시설

 *오너 룸(1등급)

 *포탈(사용 대기 중 1/1)

 *미공개

 -미궁을 관장하는 오너의 능력이 부족합니다.

 -미궁의 시설을 활성화시킬 수 없습니다.

 

 “나가의 미궁이라…….”

 몇 번이나 확인한 스테이터스 창이지만 그는 다시 한 번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포탈이라 쓰인 글자 옆에 미처 보지 못한 원형의 버튼 같은 곳이 생겨나 있다.

 허공을 더듬던 그가 무심코 버튼에 손을 댄 순간 눈앞이 흐릿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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