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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저승 암행어사전
작가 : 휘음
작품등록일 : 2017.4.2

가온은 심부름센터에서 일하는 20세 대학생. 그런데 심부름센터에서 하는 일들이 뭔가 이상하다. 변기에 머리가 낀 귀신의 머리를 빼주거나, 망태할아버지의 찢어진 망태자루 수선해주기, 처녀귀신 엉킨머리 풀어주기, 콩콩귀신 머리 스프링 갈아주기... 폼 나는 일을 한다고 해서 일을 시작한 거였는 데! 저승의 평화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암행어사이야기! <<작가메일 : vento312@naver.com>>

 
4. 일각록 (4)
작성일 : 17-07-24 22:24     조회 : 375     추천 : 0     분량 : 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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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둥이는 가만히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자신들은 암행어사다. 화랑들과는 다르게 자신들의 신분을 쉽사리 노출시켜서는 안 되었다. 그들은 과연 자신들을 그대로 암행어사라고 말해도 좋을지 망설였다. 귀안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만 17세가 되면 화랑이 된다. 쌍둥이는 만 17세를 넘겼다. 화랑이라고 속일까? 하지만 화랑인 그녀가 같은 영역에 있는 화랑들을 모를 리가 없었다. 새로운 화랑이라고 속일까? 그러다 신분증을 보여 달라고 한다면? 현재 풍월주가 누구냐고 물어보면?

  평상시에 몽룡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지 않은 쌍둥이들은 자신들의 머리를 때렸다. 이럴 때는 뭐라고 하라고 했더라?

 

  “너희 암행어사지?”

 

  쌍둥이는 여학생의 말에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상대방이 먼저 눈치를 챘으니 말해도 되는 건가? 아니면 지금 상대방은 자신들을 그냥 떠보는 건가?

 

  “화랑들도 암행어사에 대해서는 알고 있으니까 걱정 마. 긴급지원팀에서 많이 도움을 받으니까.”

 

  둘은 동시에 손바닥을 쳤다. 그러고 보니 긴급지원팀인 자신들은 화랑들에게 지원을 나갈 수 있었다. 물론 지원요청이 온다면 말이다. 유(酉)팀이야 그동안 실전 활동을 하지 않은데다가 몽룡이 지원요청을 받지 않아 화랑들과 만난 일이 적었지만.

 

  “가온이랑 승후도 암행어사 맞지?”

 

  쌍둥이는 눈을 깜빡이다 씩- 웃었다. 잘만하면 화랑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상대방이 자신들이 암행어사라는 사실을 안다면 도움을 받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같은 저승 식구들이 끼리끼리 돕는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한다고 하는 데 뭐라고 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화랑 신분증은 갖고 계시죠?”

 

  바다가 약간 의심스런 눈초리를 하며 물었다.

  둘은 여학생이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듣지 않았다. 확인 절차는 필요했다. 여학생은 피식 웃으며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둘은 그것이 화랑들에게 주어지는 ‘고스트폰’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암행어사들에게 ‘헤븐워치’가 주어지는 것처럼 화랑들에게 ‘고스트폰’이 주어지는 것을 둘은 기억해내었다.

 

  “자, 여기.”

 

  여학생이 보여준 고스트폰의 화면에는 ‘박노을’이라는 글자와 함께 발급처인 ‘한국 저승화랑 관리청’이 뚜렷하게 보였다. 화랑 번호까지 확인한 둘은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맞네요.”

 

  “확인했어요.”

 

  하늘과 바다는 가만히 노을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가야금을 케이스에 잘 집어넣고는 쌍둥이를 바라보았다.

 

  “가온이형이랑 승후형이 어디에 있는지 혹시 아시나요?”

 

  “무슨 일인데?”

 

  노을의 물음에 쌍둥이는 여태까지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미용실에서 일하던 두 사람 아니, 한 사람과 귀 하나가 팀장의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서둘러 도망갔다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해들은 노을은 갑작스레 웃음을 터트렸다. 그렇게 한참을 웃던 노을은 눈에 맺힌 눈물을 닦으며 쌍둥이에게 말했다.

 

  “잘못 찾아왔어.”

 

  “둘이 어디에 있는 지 아는 거예요?”

 

  “당연하지.”

 

  노을은 쫙 가슴을 폈다. 그녀의 낭도인 꼬마도깨비는 슬쩍 사라졌다.

  쌍둥이는 반짝이는 눈으로 노을을 바라보았다. 가온과 승후를 찾는 일이 간단하게 해결될 수 있을 거라며 둘은 잔뜩 기대했다. 노을은 가만히 쌍둥이를 바라보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그녀의 눈에는 장난기가 서려있었다.

 

  “두 사람이 있는 장소를 알려줄게. 대신...”

 

  살짝 뜸을 들이며 노을은 쌍둥이의 안색을 살폈다. 쌍둥이의 반짝이는 눈을 보니 옛날 생각이 나서 입가에 웃음이 가시질 않았다.

 

  “어떤 거요?”

 

  “우리에게 설마 원하는 게 있는 건...”

 

  쌍둥이는 퍼뜩 서로를 껴안았다.

 

  “미안하지만 우리는 서로 임자가 있어요.”

 

  “미성년자를 상대로 어마무시한 이야기를 하지는 않겠죠?”

 

  “푸하하핫!”

 

  노을은 다시금 폭소했다. 쌍둥이의 엉뚱함을 보아하니 정말 옛날 생각이 났다. 살짝 향수에 젖어 눈물이 나려는 자신을 다독이며 노을은 시큰한 코를 진정시키며 고개를 저었다.

 

  “이상한 부탁은 아니야. 그냥 가온이랑 승후가 있는 곳에 나도 데리고 달라는 것뿐이야.”

 

  “왜죠?”

 

  “둘한테 볼일이 있거든.”

 

  쌍둥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는 자기들끼리 회의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 보는 낯선 이를 화랑이라는 이유만으로 암행어사들의 일에 끼게 해도 되는 걸까?

 

  “형제, 나중에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그래도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 것 같은데...”

 

  바다는 짐짓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가 언제 남의 시선을 신경 썼나, 하늘?”

 

  “물론 아니지. 우리는 재밌어 보이는 거면 무조건 하잖아?”

 

  쌍둥이는 서로를 향해 음흉한 미소를 날리다 노을을 바라보며 또다시 음흉한 얼굴로 웃었다. 노을은 둘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몰라 그저 멀뚱히 쳐다보고만 있었다. 하늘이 이내 환한 웃음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역시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노을을 데려가면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핑계가 필요한 거라면 걱정 마. 나도 그 소문은 들었어. 뿔이 하나 달린 생명체가 나타난다는 이야기. 무언가를 쫓고 있다면서? 이승과 저승의 밸런스에 이상이 생길만한 일이 아니니 이 일은 원래라면 화랑의 일이야. 맞지?”

 

  노을은 쌍둥이가 자신을 데려가기 위한 핑계거리를 생각해내지 못해서 회의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해결책을 제시했다. 쌍둥이는 그런 노을의 말에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라면 그녀의 말대로 이 일은 화랑의 일이었다. 그래서 가온이나 승후도 화랑한테 맡기라고 했었다. 저승경찰이니 알아서 할 것이라고.

 

  “그래서 다른 화랑들도 지금 그 뿔 달린 괴생명체를 쫓고 있거든. 내가 갈 이유는 이걸로 충분하지 않아?”

 

  쌍둥이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이정도 이유면 충분할 것 같았다. 게다가 가온과 승후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는 대가로 둘이 있는 곳으로 데려가기만 하면 된다니! 이렇게 좋은 결과가 어디 있을까?

  그러다 하늘은 퍼뜩 무언가를 떠올렸다. 뭔가 위화감이 그를 기분 나쁘게 감쌌다. 쌍둥이들의 이야기를 들은 이상 노을은 혼자서 가온과 승후를 찾을 수 있었다. 그런데 왜 데려가 달라고 하는 걸까? 무슨 이유로?

 

  “그런데 누나는 혼자서 가온이형과 승후형을 찾을 수 있잖아요. 왜 우리랑 같이 가고 싶어 하는 거예요?”

 

  “역시, 미성년자를 데리고...”

 

  “아니라니까.”

 

  노을이 바다의 말에 살짝 울컥하여 그의 말을 막았다. 그녀는 한 번 한숨을 내쉬고 쌍둥이들을 보았다. 그 중에서도 하늘에게 시선을 멈춘 그녀는 만만치 않은 그의 두뇌에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 하늘을 가만히 바라보던 그녀는 결국 고개를 떨구었다.

 

  “가온이랑 승후는 나를 안 만나준단 말이야.”

 

  신세를 토로하듯이 노을이 내뱉은 말에 쌍둥이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한숨이 서린 그 말에 둘은 다시금 머리를 맞대었다.

 

  “이런 거지. 가온이형이랑 승후형이 돈을 빌린 거야.”

 

  “채무자와 채권자의 만남이란 건가?”

 

  “아름다운 만남이 되겠어.”

 

  “형제, 아주 좋은 구경거리가 될 것 같은데 니 생각은?”

 

  “나도 마찬가지야.”

 

  노을은 이제 될 데로 되라는 식으로 그저 너털웃음을 지었다. 쌍둥이의 상상력이 어디를 향해 달려가는지 그녀는 이제 더 이상 상관하지 않기로 했다. 노을은 그저 저 쌍둥이들이 자신이 가온과 승후를 만날 수 있는 방패막이가 되었으면 했다.

 

  “알아서 상상의 나래를 펼쳐도 좋으니까 그냥 같이 가자. 이건 나한테만 좋은 일이 아니잖아?”

 

  더 있다간 가온과 승후와 만나기는커녕 자신이 먼저 뻗어버릴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노을이 서둘러 말했다. 옛날 생각이 나서 좋은 것은 이미 곱게 접어 저 멀리 던져 버린지 오래였다.

  쌍둥이들은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마구 끄덕였다.

 

  “그럼 이제 형들이 어디에 있는지 말해주시죠.”

 

  “가온이랑 승후는 지금 한빛시 외곽에 뿔이 달린 괴생명체가 출몰한다는 곳에 먼저 가 있을 거야.”

 

  노을의 말에 쌍둥이는 허탈한 듯 자리에 주저 앉았다.

 

  “아무래도 우리가 속은 모양이야. 형제.”

 

  “역시, 이 누나도 모르는 게 분명해.”

 

  “우리를 이렇게까지 갖고 놀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니...”

 

  “앞으로 더욱 발전해야겠어.”

 

  노을은 벼락이 치는 것과도 같은 소리의 박수를 한 번 크게 쳤다.

 

  “자자, 쌍둥이들. 잡담은 거기까지.”

 

  “가온이형이랑 승후형은 거길 안 가려고 도망간 거라고요.”

 

  “승후만 있었다면 아마 집이나 학교로 도망 왔을 지도 몰라. 하지만 가온이는 달라.”

 

  잠깐 우수에 찬 눈빛을 내비치며 노을은 슬픈 미소를 띠었다. 그녀가 알고 있는 가온은 승후와는 달리 머리가 좋았다. 특히나 등잔 밑이 어둡다는 격언을 충실하게 지키는 녀석이었다. 숨바꼭질을 할 때면 언제나 술래의 주변에서 술래를 농락하는 것이 가온이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따라와 보면 알아. 가온이랑 승후는 출몰지역에 먼저 있을 거야.”

 

  “누나는 어떻게 가온이형이랑 승후형을 잘 알아요?”

 

  이구동성으로 묻는 쌍둥이를 향해 노을은 자신의 시큰거리는 코를 진정시키려 이맛살을 찌푸리며 애써 웃었다.

 

  “소꿉친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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