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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잊혀 진 자들의 나라
작가 : 시란
작품등록일 : 2017.7.17

벌꿀처럼 달디 단 그것을 사랑이라 생각했다.
그리하여 모든 것을 잊더라도 그를...

망각된 기억 속에서 잊혀 진 것들은... 기억해내려 애쓰고, 또 기억되려 애쓴다.
하나하나가 모두 잊혀 진 자들이다.
자신처럼 망각의 길로 빠져들어 모든 것을 잊어가는 이들이 파괴되어 가는 것을 보며,
그들을 돕기위해 나선 그녀가 달빛에 희게 빛나는 밤이슬처럼 깨어난다.

 
8장. 모든 것들의 마을. [2]
작성일 : 17-07-24 19:47     조회 : 274     추천 : 0     분량 : 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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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미자를 보며 부엉이는 또다시 끄윽 끄윽 요란스럽게 웃더니, 다시금 새된 목소리로 꾹꾹거리며 울어대기 시작했다.

 

 “난, 웃는 부엉이 두발짐승들은 그렇게 불렀지. 원래 우리끼린 우릴 꾹꽥나리라고 불렀지만. 뭐, 어쨌든 이곳을 잘 모르나 본데, 내가 이곳을 안내해 주지.”

 

 웃는 부엉이를 멍하니 바라보던 미자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미친 듯이 둘러보기 시작했다.

 

 “알렌....”

 

 미자는 두려워졌다. 이 알 수 없는 곳이. 잊혀 졌다는 자신이.

 

 “알렌? 흐음.... 알렌이라.... 알렌.....”

 

 부엉이가 미자의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는지, 알렌의 이름을 되 뇌이며 연신 중얼거렸다.

 (*웃는부엉이(1914)년 7월 사라진(멸종 된) 새 이름이다. [자연의 빈자리] 발췌.)

 

 “알렌. 잊혀 진 자들 중에 알렌이란 이름은 없는데.”

 

 부엉이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말했다.

 

 “뭐?”

 “잊혀 진 자들 중에 알렌은 없다고.”

 “.........”

 

 미자는 당황스러웠다. 이곳은 잊혀 진 자들의 마을이라더니 이곳에 오는 것들은 다 잊혀 진 자라더니, 이곳에 그녀보다 먼저 들어선 알렌은 잊혀 진 자가 아니라고?

 

 “네 이름은 뭐지?”

 

 미자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부엉이가 그녀의 이름을 물어오자 온몸의 피가 차갑게 식어가는 느낌이었다.

 

 “.......어?”

 “이름. 네, 이름.”

 “아.......”

 

 왠지 이름을 말하면 안 될 것만 같았다. 창백하게 변한 얼굴로 미자는 어렵게 생각해낸 자신의 궁금증을 말로 꺼냈다.

 

 “너..... 네가 어떻게 이름을 다 알아? 날, 모르잖아... 알렌도 모르잖아?”

 “난 알아. 두발짐승아, 난 널 모르지만 이름은 알아. 이곳 잊혀 진 자들의 이름은 모두 알아. 그것이 이곳에서 내가 맡은 일이니까. 난 이곳 잊혀 진 자들의 마을, 안내자야.”

 

 미자는 멍한 표정으로 부엉이를 바라보다, 점점 화가 치솟아 일그러진 얼굴로 부엉이를 차갑게 노려보며 말했다.

 

 “그럼 내 이름은 뭔데?”

 “그거야 모르지. 난 널 모르니까, 하지만 네가 잊혀 진 자라는 건 알 수 있어. 네가 이곳에 있다는 건, 네가 잊혀 진 자라는 거니까.”

 

 미자는 오기를 부리고 있었다. 자신이 잊혀 진 자라는 저 부엉이의 말을 부정하고 싶었다. 아니 잊혀졌다, 라는 것이 무슨 뜻이지도 모르겠다.

 

 “잊혀...졌다는 게... 뭐야?”

 “말 그대로야. 잊혀 진 거지. 기억에서 지워 진 거야. 널 기억해 내는 이가 없다는 거지.”

 “무, 무슨! 나, 나한테는 알렌이 있어!”

 “........”

 

 웃는 부엉이는 미자를 무표정한 얼굴로 가만히 쳐다보고 만 있었다. 말없이 바라보고만 있는 부엉이를 보고 있자니 그 잠시간의 정적이 미자를 미칠 듯이 몰아 부치는 것 같았다. 온몸의 모공이 열리며 등골로 식은땀이 흘러내리는 기분이다.

 

 “왜, 왜? ...왜!?”

 “이곳과 저곳. 다른 세상이 있지. 저곳에 살던 이들은, 멸종되거나 희박해지면 이곳에 오게 되지.”

 “.....응?”

 

 웃는 부엉이의 말을 들으며 미자는 살이 푸들푸들 떨리는 느낌이었다. 멸...종?

 

 “저곳에서 그 존재를 기억하는 이가 없으면 이곳에 오게 된다. 그 존재를 증명할 증거가 없거나, 희박하거나, 기억하는 이가 없을 때, 이곳에 오게 된다.”

 “켁.”

 

 목에서 놀란 소리가 흘러나온다. 기억하는 이...가 없다?

 

 “무... 무슨 소린지... 이해를 못하겠어...”

 “어쨌든 난 다 알아. 그래서 네 이름이 뭐지? 기억하는 이가 하나라도 더 있는 이름을 말해. 내 종족의 경우, 아까 전에 말했듯이 우리끼리 부르던 꾹꽥나리보다 웃는 부엉이가 단 한명이라도 더 많은 이들이 기억하기에 사용하고 있는 것이니까. 그게 이곳에서라도 존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니까.”

 “.......”

 “이름.”

 

 웃는 부엉이의 차가운 목소리가 미자의 귓가를 스쳐지나간다.

 

 "이름.“

 

 미자는 멍하니 웃는 부엉이를 바라보다 천천히 입을 뗐다.

 

 “너... 너를...”

 “응?”

 “내가... 어떻게 믿어?”

 “끄윽끄윽, 믿고 안 믿고는 네 자유야. 어쨌든 난 잊혀 진 자들의 이름을 모두 알고 있어. 모르는 것이 있다면... 그건, 사라진 자들의 이름뿐이지.”

 

 부엉이는 새된 소리로 요란하게 웃어대기 시작했다.

 

 “사라진...자?”

 

 웃어대던 부엉이가 미자의 질문에 사뭇 진지하게 말했다.

 

 “그래, 사라진 자들. 그 존재가, 그 존재의 가치가 완전히 사라진, 무(無)로 돌아가 버린 자들.”

 “그게 무슨....”

 “잊혀 진 자란, 기억 속에서 잊혀 졌다는 뜻이지. 하지만 그 존재를 증명할 족적이 남아있다면 그 증거가 있다면 이곳에서 살아 갈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지. 하지만 그들은 결국, 기억 속에서 잊혀 드디어는 족적까지 사라져 버릴 테고. 그들의 자취와 이름. 생김새, 울음소리 그 모든 것들이 완전히 잊혀 진다면, 그게 바로 사라진다는 의미야.”

 

 웃는 부엉이의 음산한 목소리가 다시 한 번 소름끼치게 울려 퍼졌다.

 

 “믿던 안 믿던 그건 네 자유야. 그래서 네, 이름은?”

 “내.... 내.... 이름....”

 

 두려움에 미자의 눈동자가 심하게 떨려온다.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모르고 이리저리 배회하는 미자의 눈을 웃는 부엉이가 꿰뚫듯이 빤히 바라보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미....자.....”

 

 무언가 목구멍을 틀어막기 라도 한 듯, 꾸역꾸역 토해낸 대답이 흘러나왔다.

 

 “미자. 미자.... 미자라........”

 

 미자의 이름을 중얼거리며 곤히 생각하던 부엉이가 갑자기 미자의 옆으로 더 가까이 날아들며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면서 이리저리 미자를 가만히 뜯어보기 시작했다.

 

 “...왜... 왜?”

 “이상하네.... 그 이름 또한 없어.”

 “뭐?”

 

 머리를 무언가 세게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자신의 이름이 없다니? 이곳에 들어온 이상 잊혀 진 자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미자 자신은 잊혀 지지 않은 자라는 건가? 아니면 자신의 존재를 이곳이 인정하지 않는다는 건가? 아니면...사라진...자? 그녀의 가슴이 터질 듯 방망이질 하고 있다.

 

 “아... 하지만... 알렌도...”

 

 자신뿐만 아니라 알렌도... 이게 뭘까?

 

 “꾸룩꾸룩, 그 이름이 네 진짜 이름인거야?”

 “....에?”

 

 여전히 고개를 갸웃 기울인 모양으로 미자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부엉이가 다시금 새된 소리로 지껄였다.

 

 “이름, 네 거야!?”

 “.....그거야, 당연!.....”

 

 미자는 당연한 걸 꽥꽥 소리 지르며 묻는 부엉이에게 화가나 같이 언성을 높이며 대답하다, 순간 의문이 생겼다. 미자. 미자라...

 

 “미자....”

 

 미자의 검붉은 두 눈동자가, 우수수 떨어져 내리고 있는 낙엽을 또륵 또륵 굴러가며 바라보고 있다. 부엉이는 어느새 날아갔는지, 옷을 벗듯 우수수 낙엽을 벗어내 버리는 나무 가지에 앉아 그런 미자를 바라보며 그녀의 대답을 기다려 주고 있었다.

 

 “.........”

 

 알렌, 그와 함께 있을 때 그녀는 항상 미자였다.

 

 ‘그러고 보니.... 내가.... 언제 그를 처음 만났더라?’

 

 기억이 나지 않았다. 오래된 것 같지는 않은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와 처음 만났던 일은 기억나는데 언제였는지가 기억나지 않는다. 그의 이름을 처음 알게 된 기억은 나는데, 그녀의 이름을 그에게 알려 준 기억은 전혀 나지 않았다.

 

 “이게.... 무슨....”

 

 미자는 자신의 이름이 미자가 맞기는 한 건지 의문이 생겨 버렸다. 그녀 자신이 생각하는 것들이 너무나 당혹스러워서, 기다리다 지쳐 미자의 옆으로 다가와 쨍알거리는 웃는 부엉이가 이윽고 토라져 버리는 것도 알지 못했다.

 

 “아니야... 아니야... 그렇지? 부엉아!”

 

 미자는 심하게 도리질 치다가, 버럭 부엉이를 찾았다. 그러자 미자의 옆에서 그녀를 게슴츠레 바라보던 부엉이가 히죽 웃더니 미자를 외면해 버렸다.

 

 “어? ...어.... 너 왜 그래?”

 “..........”

 

 부엉이가 대답을 안 해준다. 미자는 뭔가 분위기가 바뀐 부엉이를 바라보며, 자기도 모르게 뒷머리를 벅벅 긁다가 다시 한 번 부드럽게 말을 걸었다.

 

 “...음....부엉이야? 저기 대답 좀... 해 줄래?”

 “........내가 무척 귀엽고 사랑스럽다고, 다정하기까지 한 건 아니야. 너무 기다리게 하지 말라고.”

 

 새된 목소리가 가늘게 대답했다.

 자기자랑이 담긴 대답 따위. 미자의 눈매 역시 가늘어 지려다, 질끈 감으며 참아냈다. 자랑은 신경 쓰고 싶지 않지만, 자길 기다리게 하지 말라는 말은 새겨들어야 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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