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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천사는 울지 않는다
작가 : 소설부부
작품등록일 : 2017.7.15

영겁의 세월동안 고독과 마음의 평온만을 추구하던 천사 프라.
그가 복잡한 관계로 뒤얽힌 지구의 삶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

...팽팽한 긴장의 줄을 싹둑 잘라 먹었다.

모두가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세라는 잔뜩 힘주어 숨을 참고 있던 참이었었다.

에이씨. 지지려면 빨리 지질 것이지. 할랑 말랑 하는 게 더 고문인 거 모르나.

키가 보통 명마보다 큰 흑마는 구경꾼들을 당당하게 가르고 장교 앞에까지 왔다. 떠오르는 태양을 등지고 검은 후드망토를 길게 늘어트린 존재가 말 위에 앉아 있었다.

 
회상 - 나, 깨끗한 남자입니다!
작성일 : 17-07-24 15:10     조회 : 260     추천 : 0     분량 : 6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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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세라는 푸른 달빛을 등지고 어둠속에서 뿜어내는 관능적인 열기에 호흡이 부풀었다.

 

 미소년에서 남자가 되어 나타난 그에게 머리보다 감각들이 더 빠르게 반응하고 있었다.

 

 침대에서 서너 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움직이지 않은 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인데 그녀를 끌어당기는 힘에 저항할 수 없었다.

 

 여기서 그가 손가락 하나만 까딱해도 그녀는 저절로 그를 향해 움직이게 될 것 같았다.

 

 그러나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 앞에 나타나 이름을 부르고 욕망을 드러내고 있지만 그 이상은 세라의 몫으로 돌리고 있었다.

 

 

 “아론.”

 

 

 그녀도 이름을 불렀다. 그녀의 들썩이는 숨이 그와 같은 욕구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부끄러우면서도 숨길 수가 없어 세라는 침대에서 일어나 그에게 다가갔다. 매끈하고 단단한 그의 허리를 두 팔로 감고 넓은 가슴에 머리를 기대었다.

 

 그의 요동치는 심장소리에 놀라 몸을 떼려하자, 그의 팔이 그녀를 가둬버렸다.

 

 커다란 손바닥이 등과 허리를 휩쓸고 풍성한 붉은 머리카락 속으로 파고들어 왔다. 그녀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녹여버릴 듯 욕망에 달궈진 짙은 푸른 눈이 홍안 속으로 파고 들었다.

 

 코끝을 기울인 아론이 얼굴을 내려 뜨거운 숨을, 달싹이는 세라의 입술사이로 밀어 넣을 때, 그의 치열 사이로 드러난 혀가 세라를 더욱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나, 기다렸어요?”

 

 

 뜨겁고 부드러운 입술대신 낮은 음성이 그녀 위로 내려앉았다.

 

 그녀는 대답 대신 그의 얼굴을 당겨 입술을 포개었다. 아론은 아랫입술을 빨아 당기며 세라의 이성까지 모조리 흡입해 버렸다.

 

 치열한 움직임이 팽팽하게 당겨졌다가 풀어졌다 하며 서로의 감각을 자극하였다. 그리움과 갈망의 축적이 빚어 낸 통제 불가능한 상태가 아론을 점점 흉포한 짐승처럼 만들었다.

 

 아론이란 존재이기에 이토록 쉽사리 격정에 사로잡히는 것인지, 그가 뿜어내는 진한 남자의 향기 때문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 세라가 쌓아 올린 벽들이 무너지고 폐허가 되어 버렸다.

 

 그녀가 무방비 상태라는 것을 읽는 순간 아론은 힘겹게 입술을 떼었다. 어느 새 침대 위에서 자신의 몸이 그녀를 덮고 있음을 인식했다.

 

 이렇게 되기까지 놔 둘리 없었다. 적당히 그녀에 의해 크게 혼나지 않을 선에서 저지당할 거라 예상했는데…….

 

 선택은 그의 몫이 되어버렸다.

 

 아론은 할딱거리며 그를 재촉하는 세라를 고통스럽게 내려 보았다.

 

 그는 세라를 잘 알았다. 지금 이대로 격정에 휘말려 버리면, 그녀는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한 것에 회의를 느끼리라.

 

 지금 한 순간의 황홀이 그녀를 문득문득 괴롭히는, 후회의 순간이 돼버리게 만들 수 없었다.

 

 앞으로는,

 

 찰라의 순간이라도, 모래알갱이 만큼의 무게라도, 오점을 남기고 싶지 않았다.

 

 이미 그녀에게 잊지 못할 많은 상처들을 준 것만으로도 그의 가슴이 찢어질 듯 저미고 쓰라려 왔다.

 

 내 여자니까, 당신의 모든 것을 지키기 위해 살 거야. 당신의 신념까지도 내가 지켜 줄게.

 

 아론은 세라의 이마에 가볍게 입술을 찍은 후, 몸을 일으켜 발코니로 나갔다. 차가운 공기로 몸을 식히며 숨을 골랐다.

 

 잠시 후, 진정 된 마음으로 다시 그녀에게 돌아가니, 세라는 침대에 걸터앉아, 갑작스레 거리를 두는 그의 모습에 당황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안타까워 아론은 한 손으로 그녀의 손을 잡으며, 다른 손으로 주머니에서 무언가 꺼내 내밀었다.

 

 그리고 무릎을 꿇었다.

 

 

 “나와 결혼 해 주세요.”

 

 

 

 *

 

 

 

 “이게 내 머리카락이라고?”

 

 

 둘은 응접실 소파에 앉아 깍지 낀 채 서로의 손을 잡고 있었다. 세라의 손목에 정교한 수정구슬 팔찌가 반짝였다.

 

 

 “네가 직접 만들었고.”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세라는 팔찌를 다시 확인했다.

 

 4년 전 떠나기 전에 머리카락을 달라해서 귀 뒤쪽에서 잘라 줬었는데 이렇게 팔찌로 둔갑해서 오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다.

 

 

 “세라의 주홍색 머리카락을 꼬은 다음, 내 은색 머리카락을 꼬았어요. 그리고 그 둘을 다시 합쳐 땋으면서 수정 구슬을 엮었습니다.”

 

 

 둘을 합쳐 땋았다는 의미는 결혼을 염두하고 했으리라. 작은 수정 구슬들은 행복의 결실들일까?

 

 

 “뭐든 금방 배우니, 이런 것도 만들고. 앞으로도 많이 부탁해.”

 

 

 세라가 진심으로 기뻐하는 것 같아 그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적당한 보석을 찾는 대로 반지도 줄게요. 흔한 보석 말고 특별한 걸 찾고 있어요. 쉽지가 않아서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난 이것으로도 충분해. 무리하지 않아도 돼.”

 

 

 그가 만든 팔찌엔 그의 사랑과 염원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그것으로도 충분했다. 게다가 그가 직접 만든 것이라니 한참을 보고 있어도 미소가 내려가지 않았다.

 

 그리워하면서도 돌아오지 않길 바랬던 복잡한 마음이 그의 등장과 함께 명쾌한 답을 제시해줬다.

 

 돌아와 줘서 고마워.

 

 그녀는 아론의 어깨에 기대었다.

 

 

 “3년 기다리라더니 4년이 다 돼서 왔네.”

 

 “그래서 애가 탔나요?”

 

 “일부러 그런 거야?”

 

 “일부러 그랬겠어요? 한동안 신세진 남자 악공이 세금을 내지 못해 징집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어요. 병든 어린 아들을 홀로 돌보던 남잔데 군대 가면 십중팔구 돌아오지 못할 것 같아 돈을 마련해 들고 갔는데, 돈은 필요 없고 몸으로 때우라고 하더군요. 자꾸 터무니없는 이유로 기간이 연장되었어요. 그냥 나와 버리면 탈영이 되고 볼모처럼 잡힌 아이와 악공을 데리고 도망치는 것도 병든 아이한테 좋지 않고……속수무책이었어요.”

 

 “얼마나 군대에 있었어?”

 

 “6개월 복무기간에 8개월이 추가 연장되었어요.”

 

 “네 실력을 탐냈겠지. 그래도 용케 빠져나왔네.”

 

 

 그의 눈에 그늘이 드리워졌다. 벗어나기 위해 피치 못 할, 내키지 않은 일을 한 모양이었다. 분명 그들은 아론에게 어려운 임무로 거래를 했을 것이다. 암살, 파괴, 소탕과 같은.

 

 세라는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

 

 

 “나머지 시간동안은 어떻게 지냈어?”

 

 “바다 건너 먼 땅에 가면서 고래도 잡고, 농사도 짓고, 집도 지어보고, 술집에서 피아노 쳐주고 음식도 얻고, 돈 많은 여자들 초상화 그려주고 숙식을 제공받기도 하고……내기 싸움판에도 있었죠.”

 

 “여자들 초상화를 그렸다고? ……예쁜 여자들 많이 만났어?”

 

 

 세라는 새초롬하게 물었다.

 

 

 “만났죠. 그것도 많이.”

 

 “……만나서 뭐했어? 초상화만 그리진 않았을 테고.”

 

 

 좀 전에 침실에서 발산하는 그의 매력을 떠올리며 집요한 눈으로 그를 응시했다. 그 모습에 아론의 눈이 재밌는 듯 곱게 휘어졌다.

 

 

 “밥도 같이 먹고, 극장도 가고, 피아노를 가르쳐 주기도 하고, 그리고 밤엔…….”

 

 

 세라의 표정이 점점 굳어지다가 ‘밤엔’이라는 말에, 눈에 불이 들어찼다. 아론이 능청스레 뜸을 드리며 시간을 끌자,

 

 

 “밤엔 뭐했는데? 뭐 했길래 말을 못해.”

 

 “밤에 하는 것이라면 뻔 한 거 아네요.”

 

 

 세라의 시뻘겋게 짙어진 눈동자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종내에는 눈꺼풀을 여러 차례 깜빡거리며 입만 벌린 채, 할 말을 잃고 있었다.

 

 세라는 관자놀이를 지그시 누르다가 손목에서 반짝거리는 팔찌를 보고는 다른 손으로 그것을 감싸 가렸다. 팔찌가 갑자기 보기 싫어 진 것이다.

 

 아론은 피식 웃음을 참았다.

 

 분명 그녀는 고민하고 있으리라. 정조관념이 없는 이 남자를 침착하게 재교육 시켜 결혼할 것인가? 아니면 냉정히 결혼을 확 엎을 것인가?

 

 불안한 손가락이 팔찌를 만지작거리는 것을 그는 팔짱을 끼고 여유 있게 지켜보고 있었다.

 

 

 “아론.”

 

 “……네.”

 

 “그럼……나도 밤에, 남자랑 그래도 돼? 이제까지 억지로 참았는데 너도 그러니까 나도…….”

 

 

 그의 미간이 좁아졌다. 예상했던 반응이 아니었다. 완곡한 혼전 순결을 주장하던 스승이었다.

 

 남자든 여자든 인생의 동반자에 대한 신의이자 첫 출발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토대가 정신적 육체적 순결이라 침이 마르게 주장하던 여자였다.

 

 순결이란 단순히 결혼 전에 육체적 관계를 피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사념을 통제하고 스스로를 절제하는 힘을 키워 쾌락의 덫을 피하고, 건강한 정신과 육체로 온전히 배우자와 하나가 되는 준비 과정이라 하지 않았던가?

 

 아론은 다급히 팔짱을 풀었다. 좀 전에 침실에서 본 세라의 관능적인 반응이 떠올랐다.

 

 아론이기에 허락하려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남자였다 해도 그런 반응을?

 

 느닷없이 열화가 느껴지고 목이 타들어가 침을 삼켰다.

 

 

 “잠깐! 지금 그러니까 세라……지금……그 말은…….”

 

 

 바로바로 연결되지 않았다.

 

 

 “딴 놈이랑……그럴 수도 있…….”

 

 

 상상 하기도 싫고 입에 담기도 싫어 삼켜버렸다.

 

 

 “그게…… 너는 벌써 그랬으니까 나만 홀로 깨끗한 척 해봤자지. 그러니까…….”

 

 “그러니까 뭐요?”

 

 “나도 결혼하기 전에…….”

 

 

 기가 막혀 헛웃음이 나왔다.

 

 그저 장난의 시작으로 숨겨진 세라의 이면을 보는 것 같아 충격이었다.

 

 고고한 척은 혼자 다 하더니…… 그가 모르는 세라가 얼마나 더 있을까?

 

 

 “건장한 남자들 보면 막 끌어…….”

 

 “그만해요!”

 

 

 그의 턱이 맞물린 채, 잇 사이로 새어나왔다. 표정이 무거웠다.

 

 한 숨을 크게 내 쉰 후,

 

 

 “앞으론 다른 남자들이 당신 주변에 얼씬거리게 하지 말아요.”

 

 “왜? 너는 할 꺼 다해 놓고…….”

 

 “할 꺼 다하다니. 나, 깨끗한 남자입니다. 딴 생각은 할 수도 없었다고요! 당신이 그렇게 가르쳐 놔서. 그런데 정작 당신은 뭐?”

 

 “아까, 여자들이랑 밤에……뻔 한 거 아니냐고 한건 너야.”

 

 “밤에 각자 집으로 가는 게 뻔하지 그럼 내가 딴 짓이라도 했을까봐?”

 

 “그런 거였어? 난 또 괜히 좋다 말았네. 네가 이런 쪽으로 굉장히 개방적인 줄 알고.”

 

 “절대! 절대! 개방적이지 않아요. 그러니까 꿈도 꾸지 말아요.”

 

 

 세라는 못이기는 척 눈을 내리깔고,

 

 

 “어쩔 수 없지 뭐. 네가 그리 정색하는데.”

 

 

 순종하겠다는 듯 살포시 그의 어깨에 기대었다. 여전히 진정하기 힘든 듯 가슴을 들썩이는 아론 모르게 웃음을 참았다.

 

 

 

 **

 

 

 

 아론은 세라를 따라 그녀가 돌보는 고아원에서 시간을 보냈다. 규모가 제법 컸지만 공작의 지원이 허락되지 않아 도움이 많이 필요한 터였다.

 

 아론은 주로 전반적인 시설의 보수 일을 도왔다.

 

 그러다가 이따금 남자 상인들이나 배달꾼들이 나타나면 아론은 재빨리 세라 근처를 서성거렸다.

 

 세라가 조금만 친근한 기색을 보이면 보란 듯이 콧방귀를 뀌거나, 중간에 끼어들어 시선을 차단하기도 했다.

 

 둘 다 그것이 진심이 섞인 장난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런 상황을 즐겼다.

 

 매일이 그렇게 평화롭고 기쁠 수 있기를 둘은 간절히 바랬다.

 

 

 

 **

 

 

 

 결혼을 일주일 남기고, 공작은 세라를 불렀다.

 

 책상 위에 황제의 인장이 찍힌 봉투를 내밀었다.

 

 

 “열어 보거라.”

 

 

 봉투를 열고 서한을 읽어 내려가다 무릎 위에 내렸다. 서한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가 고급스런 종이가 구겨 들어갔다.

 

 

 “황후가 되고 싶으냐?”

 

 “할아버지!”

 

 “황제가 널 황후로 책봉하겠다잖니.”

 

 “아론과 결혼하길 바라신 거 아닌가요?”

 

 “어차피 아론은 네 뜻이면 뭐든 할 거야. 네가 황후가 되는 편이 피 흘리지 않고 수월하게 뜻을 이루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아론이 돌아오면서 다시 불붙기 시작한 공작의 욕망이 그를 집어 삼키고 있었다. 집착에 가까운 그의 권력욕이 섬광처럼 번뜩이며 눈동자에 서렸다.

 

 세라는 어떤 설득도 애원도 절규도 소용없으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황후가 된 후 적당한 때를 봐서 라시스를 네가 처리하고, 아론이 리딕을 제압하면 전쟁 없이 조용히 끝나는 거지. 이 얼마나 간단한 일이니? 하늘이 준 기회구나.”

 

 “……아론과 얘기할게요.”

 

 “그래, 그래. 어서 가서 하렴. 화를 돋구지 말고 달래듯이 잘 얘기해야 한다.”

 

 

 세라는 통탄한 심정을 감추고 공작의 집무실을 나왔다.

 

  문 밖에서 기다리던 아론이 그녀를 보고 다정한 미소로 그의 왼팔을 내밀었다. 자연스레 그녀는 팔짱을 끼고 정원으로 나왔다.

 

 쉽게 말을 꺼낼 수 없어 그저 산책을 하며 그의 팔을 단단히 붙잡고만 있었다.

 

 그러다 벤치에 앉아 다정한 파란 눈을 마주 하고, 짧은 은발 속으로 손가락을 밀어 넣고 상념들을 털어 버리듯 마구 헝클어트렸다.

 

 아이같은 행복한 미소가 그의 입가에 머물고, 그가 세라의 손을 끌어다 손가락 끝마다 입을 맞췄다.

 

 그에게 어떤 고뇌도 허락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상심을 알아챘는지 세라의 손바닥에 입술을 묻은 채, 고요히 그녀를 살피고 있었다.

 

 잠시 후,

 

 

 “우리, 정원에 나온 지 한 시간이 넘었는데…… 당신 입술은 미소 짓고 있지만 눈은 한 번도 웃지 않았어요.”

 

 “……네가 항시 붙어 있으니까 예쁘게 보이려고 피곤해도 이러고 있는 게 습관이 됐나봐.”

 

 

 세라가 입술을 옆으로 길게 늘려 가식적인 미소를 만들었다. 그 모습에 씁쓸한 듯 파란 눈이 웃고 있었다.

 

 

 “세라, 난 준비 됐으니까 말해 봐요. 결국, 내가 해야 할 일이잖아요.”

 

 

 세라는 그의 손바닥을 끌어다 자신의 뺨에 대고 눈을 감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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