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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동유기
작가 : 홍련
작품등록일 : 2017.7.3

동생이 납치되고,동생을 되찾기 위해 머나먼 여정을 떠나게 된 언니의 이야기.

 
三章.사라지는 마을(1)
작성일 : 17-07-24 03:24     조회 : 362     추천 : 0     분량 : 4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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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럴 줄 알았으면 수레라도 준비할 걸 그랬나?아니다,박살이 나서 더 크게 다쳤을지도 몰라.이만한 걸 다행으로 여겨.”

 “우웨에엑.우엌…말이나 못하면...”

 

 정화는 나무 등걸 뒤에서 속을 게워내었다.몇 번째 게워냈는지 가늠이 되질 않았다.삼일 만에 형원에 갈 수 있을 거라는 청하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데리고 온 그 말은 지치지도 않는지 밤 낮을 가리지 않고 달렸다.이 기세라면 내일 이라도 형원에 도착하고도 남았다.문제는 말 위에 탄 사람이 생전 말을 처음 타는 사람이었고,말의 속도가 평범한 사람이 버티기 힘든 속도였다.

  “아~벌써 해가 지네,오늘은 노숙인건가~”

 

 청하는 주머니에서 약초를 꺼내 내밀었다.정화는 그것과 청하를 번갈아 보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처음 보는 약초는 먹지말라던 영감님의 말씀이 불현듯 떠오른 것이다.

 

 “먹어.귀한 약초니까.”

 “아니 처음보는 약초인데 뭘 믿고..읍.”

 

 청하는 다짜고짜 얼굴을 붙잡고 약초를 정화의 입에 밀어넣었다.정화는 뱉을 수도 없어서 인상을 쓰며 약초를 씹었다.알싸한 향이 감돌다가 목구멍을 넘어가서는 화한 기운이 맴돌다가 거짓말처럼 속이 편안해졌다.

 

 “내가 이래뵈도 약 만드는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신선이란 말이지.”

 “이 약초,이름이 뭡니까?”

 “안 알려줘.내 영업비밀 이거든.”

 

 청하는 상큼하게 웃으며 소매로 입가를 가리고 웃었다.사실 그 약초는 월야초라 하여,선인이 만들어 먹으면 불로장생한다는 선단의 부재료 중 하나 였다.이 약초가 무엇의 위에 나는지 알면 기겁을 하고 까무러칠지도 몰랐다.그런 생각을 하는지 추호도 모르는 정화는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잡초 위에 천을 깐 뒤에 바로 드러누웠다.동령은 옆에서 불을 붙이고 청하는 서서히 드러나는 달을 바라보았다.보름달이었다.

 

 “안 주무셔라?”

 “나 원래 안 자는데?내가 원래 야행성이거든.”

 “안 먹고,안 자고 도대체 무슨 기운으로 사쇼?”

 “신선이 되기 위해 가장 먼저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 줄 알아?”

 “음…속세와의 단절?”

 “욕망이야.물아일체,쉽게 말해 자연과 나를 하나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지.”

 “선약을 먹으면 신선이 된다고 하던디.”

 “그거 다~거짓말이야.선약의 주 재료가 죽어서 가는 곳에 있는데 살아있는 인간이 어찌 구할수 있을까.그리고 욕망을 못 버리는데 신선은 무슨,우연하게 선약을 구해 복용한다고 하여도 선계로 못가고 이 세계에서 그냥 장수하는 거지.선계의 흐름은 인계와는 달라서,시간이 더디게 가거든.괜히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다는 말이 나온게 아니지.”

 “그렇소?”

 “내 경험인데,인계로 내려와서 체감했던 것 보다 시간이 빨리가.일이 잘 안 풀리니 초조하기도 하고.”

 “언제 내려오셨소?”

 “30년 전.선계에서는 3일정도 인거지.”

 

 순간 가까이서 남성의 함성인지 비명인지 모를 소리가 들렸다.잔뜩 긴장하여 정화는 칼을 잡았다.청하도 놀랐는지 미간을 찌푸리고 한발짝 물러났다.동령은 청하의 옆에 딱 달라붙어 이를 드러내보였다.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리고,수풀 속에서 하얗게 머리가 샌 사내가 기어서 나왔다.바닥을 짚은 손이 하얗고 고왔다.청하와 동령이 가만히 있어서 위험한 사람이 아니라는 판단이 든 정화는 손잡이에 있던 손을 내리고 사내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괜찮…힉.”

 

 사내의 복색은 부잣집의 도령 같았지만 전체적인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산발이 되어 나뭇잎이 덕지덕지 붙은 머리에 옷은 반쯤 풀어헤쳐진 그 모습에 정화는 얼굴이 붉어진채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앞머리에 가려져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그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뒤에 있던 청하가 그의 한 쪽 팔을 잡고 일으켜 세웠다.

 

 “쯧,몰골하고는.”

 “누님,오랜만에 봤는데 말이 좀 심하시네.옛날과는 다르게 인계레 요괴들이 많더라고.글만 읽는 서생이 어떻게 대적하겠나.피해야지.”

 “나 때문에 감시가 심했을텐데 생각보다 빨리 왔네?”

 “서신을 받고 잠을 이룰수 있어야지.경계를 넘을 때는 파랑새를 따돌리느랴고 애 좀 먹었어.”

 “자 인사해,여긴 내가 건너건너 아는 문도령.내가 아는 신선 중에서 가장 주술을 잘 다뤄.그리고 이 쪽은 나를 도와줄 심정화.”

 “안녕하셔라.”

 “아…어..음…반가워요.”

 

 그가 머리를 뒤로 넘기며 악수를 청해왔다.드러난 얼굴을 보며지금 이 순간 살면서 가장 잘생긴 남자를 보았고 앞으로 이런 남자는 보기 힘들 것이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내민 손을 멍하니바라보다가 마주잡았다.마주 잡은 두 손은 얼음장같이 차가웠다.

 

 “인사는 여기까지 하고,둘 다 쉬어.”

 "예."

 

 어색한 인사를 마치고 정화는 다시 누웠다.멀지 않은 자리에 앉은 두 선인은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그 모습은 선남선녀가 어울리는 모습이라,괜히 신경이 쓰였다.둘의 입이 달싹거리는것디

 대화를 하고 있는건 맞는데 말소리는 잘 안들리고 장작타는 소리만 들렸다.정화는 엿듣는 것을 포기하고 반대로 등을 돌려 누웠다.새근대며 잠든 정화를 확인하고 청하는 묵음을 풀었다.

 

 “위의 상황은 어때.”

 “월궁에서 은묘만 고생하고 있지.계수나무를 누님께서 날려버리고 죄인과 함께 도망쳤으니.오강은 아직 잡히진 않았어.오강으로 둔갑한 누님 제자는 잡혔지만.그리고 지금쯤 다들 내가 인계로 내려온 것을 아시겠지.”

 “걱정마.상제께서 만옥경을 찾아달라고 친히 부탁하셨으니까.왕모낭랑도 이번엔 쉬이 움직이진 못할거야.”

 “상아누이,이번엔 누이의 뜻을 응원할게.”

 “어머니라고 편들 줄 알았더니.”

 “저번 일로 느낀게 많아…어머니가 전과는 다르게 느껴져.”

 “그래,한시름 놓아도 되겠네.뭐 일단 만옥경을 찾는게 우선.네 일은 차선이야.후회하지 않게 제대로 노력해봐.있을때 잘해,옛날처럼 여자문제로 속 썩이지 말고.인간의 생은 짧으니까.”

 “아니,여자들이 좋다고 따라다니는 건데?매몰차게 하면 상처받잖아.그리고 내가 사랑한 사람은 청비밖에….악!”

 “너는 이번에 그 정신머리부터 고치고 올라가라 좀.왕모님께서 아드님을 너무 요지에서 오냐오냐 키우셨어.”

 “누님도 만만치 않거든?선약들고 혼자 월궁으로…!”

 

 순간 청하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문도령은 건드리면 안될 것을 건드렸다는 생각과 동시에 청하의 주먹쥔 손을 보면서 과거선계에서 그녀가 저질렀던 전과들이 머릿 속을 스쳐갔다.손에 은은한 흰 기운이 맺혔다.

 

 “너 내가 달에 쳐박혀서 힘을 안쓰니까 우습게 보이디?”

 “아니요.제가 실언을 한 것 같습니다.”

 “어휴…”

 

 정화의 옆으로 쪼르르 달려간 문도령은 잠든 정화의 머리를 매만졌다.이리도 귀한 이였는데,소중함을 깨달았을 때는 너무 늦은 뒤였다.그녀의 환생이라는 이유 만으로도 전혀 다른 모습을 한 이가 이리도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무엇으로 생각해야할까.

 

 “보고싶었어…”

 

 정화가 잠투정을 부리며 몸을 뒤척이니 화들짝 놀라 손을 치웠다.그러다 다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정리했다.따분하고,감정이라고는 없는 세계에서,유일하게 다채로운 감정을 가진 이였다.아마 현생에서 그녀와 하는 여행 역시 즐거울 것이다.그녀와 있으면 언제나 행복했으니까.

 

 “조금 미모가 떨어지긴 하지만,너는 내가 봤던 여자들 중에 가장 사랑스….”

 

 뒤척이던 정화의 손이 문도령의 얼굴을 정통으로 때렸다.아픔을 느끼지는 않는 것이 다행이었다.그래도 천계에서와는 달리 이렇게나마 옆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한 문도령은 다시 정화의 근처로 다가가 잠든 얼굴을 바라보며 소리없이 미소를 지었다.

 

 “좋댄다.하긴,나도 저런 때가 있었지.”

 

 늘 투정만 부리고 눈물로 지새웠던 때가 있었다.밤하늘을 보고 울고있으면,늘 조심스럽게 곁에와서 전부 자신의 잘못이라 말하던 사람.이기적인 선택의 끝이 그의 죽음이었다는 것을,9번의 윤회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더라면,그와 함께 남는 것을 택했을 지도 몰랐다.인간의 몸으로 윤회의 고리를 끊어낼 수는 없었다.그리고 인간으로 강등되는건 천제께서 내린 형벌.순리는 거스를 수 없는 것 이었다.믿었던 모든 이들에게 배신당하고 맞아 죽은 그의 영혼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두려웠다.원망을 하며 저주할까.아니면 용서해줄까,그도 아니면…잡생각이 많아진 청하는 나무 위로 허공을 딛고 올라갔다.

 나뭇잎 사이로 은은하게 들어오는 달빛이 유난히 시리게 느껴져서 청하는 무릎을 모아 고개를 파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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