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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1주간의 내기
작가 : 쯔눈
작품등록일 : 2016.7.27

한 밤중 자살을 하기위해 이름 모를 건물의 높은 옥상으로 간 나.
내가 떨어지려던 찰나, 불량해 보이는 여학생이 나타났다.

" 저랑 내기 할래요, 아저씨? "

내기의 내용은 1주동안 여학생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는 것.
나는 결국 소녀의 내기를 결국 받아버린다 .

 
최악의 만남
작성일 : 16-08-21 21:11     조회 : 334     추천 : 0     분량 : 5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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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뭐 어찌되었건 내기하자고, 아저씨. ”

 

 “ 하아... 그래 일단 다 제쳐두고... 내기의 상품은 뭔데? 참고로 네가 말 한대로라면 나는 내가 죽어야만 내기에서 이긴 게 된다만. ”

 

 “ 음... 아저씨의 상품은... 그래, 내가 아저씨의 자살직전까지 어울려 주는 게 상품이야. ”

 

 “ 그건 그거대로 무섭거든... 그게 뭐가 상품이냐... ”

 

 “ 외롭지 않게 갈 수 있잖아. 고맙게 여기라고. ”

 

 “ 예이~ 예이... ”

 

 대충대충 알아듣는 척을 하니, 여학생은 웃으면서 내 쪽을 바라보았다.

 

 “ 그리고 내가 원하는 상품은, 1주간 아저씨가 내 이야기를 다 듣게 되면 나의 부탁을 들어줘. ”

 

 “ 뭐야, 그거 엄청난 언밸런스잖아... ”

 

 “ 그래서? 할 거지? ”

 

 완전히 제멋대로인 내기에다 제멋대로인 요구.

 보통의 나였다면 싫증을 내면서 무시했을 법한 것이었지만... 어차피 자살을 하기로 결심한 거, 며칠 정도는 이 여학생의 요구에 놀아주기로 결정했다.

 뭐 말은 번지르르하게 해도 그냥 어쩔 수 없이 들어주었다.

 이 여학생 앞에서 그냥 떨어지면 간단하게 내기든 요구든 무시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이 말괄량이 앞에서 떨어지자니 정말이지, 무책임한 어른 같지 않은가.

 

 “ 어차피 거절하면 집도 못 가게 할 거잖아... ”

 

 “ 물론이지. ”

 

 그러니 제대로 어울려주기로 결정해 버렸다.

 1주일, 다시 말해 7일간의 말도 안 되는 내기에.

 

 

 *

 

 

 “ 그래서 결국 이 말도 안 되는 내기를 한 이유가 뭔데? ”

 

 나는 여학생의 옆에 앉으면서 힐끔 여학생을 바라보았다.

 혹시나 옆에 앉는다고 뭐라고 할까봐 심혈을 기울이며 조금이라도 경계하거나 욕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했다.

 허나, 내 예상과 다르게 여학생은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눈치였다.

 

 “ 그냥... 보답이라고나 할까... ”

 

 “ 뭐? ”

 

 “ 아냐, 그저 순간의 충동이야. ”

 

 “ 하아... 순간의 충동은 뭐고... 보답은 또 뭐야... ”

 

 여학생은 밝게 웃으면서 내가 더 이상 물고 들어올 여지를 차단하는 듯 했다.

 나는 깊게 한숨을 내뱉으며, 여학생의 중얼거림을 내 입으로 중얼거려보았다.

 내가 여학생에게 무언가 해준 것이 있나? 하고 생각해 보았지만 전혀 없는 것 같았다.

 만약 평범한 사람이라면 반대로 내가 여학생에게 고마워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뭐, 과정이 어떻게 되었건 나는 지금 자살을 말려진 거니까.

 

 “ 자, 민 아저씨. 내기는 오늘부터 시작이야. 제한 시간은 1시까지야. 뭐, 오늘은 잡담을 떠느라 30분밖에 안 남았지만. ”

 

 “ 절대적으로 나에게 불리한 룰이네. ”

 

 “ 아니지, 아저씨에게는 별로 상관이 없는 룰이지. ”

 

 “ 뭐? ”

 

 “ 사람이 죽는 데에는 1분도 걸리지 않아. ”

 

 여학생이 웃으며 나에게 그런 말을 꺼내자, 몸에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여학생의 말에 동의를 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긴 했다.

 내가 이 건물에서 떨어지는 데에 과연 1분씩이나 들까?

 대답은 절대『아니다』였다.

 떨어지면서 내가 스스로 체감하는 시간은 몇 시간일 수도 있겠지만 절대로 내가 땅에 추락해서 빈대떡이 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1분은 넘지 못하리라.

 막상 그런 것을 생각하니 허무해지기 시작했다.

 

 25년 동안 살기위해 아등바등 발버둥을 쳤지만 죽는데 에는 1분도 안 걸린다니 너무 언밸런스 아닌가.

 인간을 만든 신이 있다면 묻고 싶었다.

 지금까지 살아온 것이 죽은 후에 보답 받을 수 있는지.

 죽지 않기 위해 애를 써 온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는지.

 뭐, 그런 것을 내가 생각해 봐서 어쩌겠나.

 스스로도 내가 지금까지 했던 행동 중에 죽은 후에도 보답 받을 수 있을 훌륭한 행동 같은 것을 했는지 조차 모르겠는데 말이다.

 반대로 죽은 후에 토마토나 안 맞았으면 좋겠네... 하고 나는 생각했다.

 

 “ 아저씨, 멍 때리지 말라고. ”

 

 “ 아, 뭐... 이야기 하던 중이었냐? ”

 

 어느새 인가 생각에 잠긴 듯 했다.

 나는 별거 아닌 생각인데도 불구하고 꽤나 빠져드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럼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의 말을 못 들어 혼나는 경우도 자주 있었지만 말이다.

 이번에도 혹시나 여학생이 말한 것을 못 들었을까 봐 자연스레 사과부터 하게 된다.

 

 “ 아니, 별 이야기는 안했는데. ”

 

 “ 쩝, 그래? ”

 

 “ 저기, 아저씨. ”

 

 “ 왜? ”

 

 “ 어째서 이 건물이야? 그냥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 내려도 되잖아. ”

 

 “ 글쎄다... ”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하지 않고 나는 곰곰이 생각했다.

 왜 이런 폐건물로 했을까.

 그냥 이 건물이 마음에 들었다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었다.

 자살을 생각하고 있던 내가 길을 걸어갈 때, 땅에서 본 이 건물의 옥상에서 무언가를 느꼈다고나 할까.

 여학생의 말처럼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 내려도 상관은 없을 것인데 말이다.

 정말로 이상하게도 이 폐건물의 옥상에서 12시 정각에 뛰어내리고 싶었던 것이 신기하게만 느껴진다.

 그냥 뭐랄까...

 

 “ 그냥 뭐랄까... 바랬을지도... ”

 

 “ 뭘?? ”

 

 “ 어두운 곳에서 아무의 눈에도 띄지 않은 채로 죽는 걸 말이지. ”

 

 “ ... ”

 

 “ 아파트에는 설령 새벽이 된다 하더라도 불이 켜진 집이 있을지도 모르잖아. 그리고 결정적으로 아파트에서 뛰어내리면 집 값 내려가거든. ”

 

 “ 풉... 그게 뭐야, 곧 죽을 사람이 먼 집 값? ”

 

 나의 말에 여학생을 피식 웃었다.

 당연할지도 모른다.

 자살하려는 사람이 집 값 따위를 생각해서 뭐에 쓰겠나.

 그냥 일종에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덧붙인 말인데 말하고 나서 생각하니 바보 같았다.

 문득, 쑥스러워진 나는 머리를 긁적였다.

 

 “ 뭐, 그냥 그렇다고... 잊어둬. ”

 

 “ 알겠어. 아저씨, 그럼 남은 짧은 시간동안 이야기나 할까? ”

 

 “ 결국 하긴 하는 거냐... ”

 

 “ 걱정 마, 내일부터 제대로 하지, 오늘은 대충대충 할게. 그냥 질문타임 정도랄까... ”

 

 “ 질문타임이라니... 나도 질문해도 되는 거냐? ”

 

 “ 뭐, 물어보는 거에 따라서? ”

 

 질문타임이라니... 마치 진실게임 같아 조금은 마음이 설레기 시작했다.

 나는 하늘에 뜬 달을 바라보았다.

 이런 종류에 게임을 할 때, 상대방에 얼굴을 바라보면 무언가 부담스러워진다.

 그러므로 밝은 달을 보며, 마음을 졸였다.

 

 ‘ 잠깐, 이러면 엄청 기대하는 것 같잖아...!! ’

 

 갑자기 자신의 모습이 엄청 한심하게 보였다.

 자살을 하려다가 이런 대화를 하는 것만으로도 기뻐하다니... 얼마나 내 스스로가 대화에 굶주려 있는 것인지 상상도 안 되었다.

 

 “ 그럼, 뭐... 나이랑 이름은 물어봤으니까... 아저씨, 직업은? ”

 

 “ ... 편의점에서 알바중이다... ”

 

 “ 역시, 자살하는 사람들은 제대로 된 직업은 없는 건가... ”

 

 내 직업이 부정 당하자, 쓴웃음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편의점 알바, 일명 편돌이도 정말 좋은 직업이라고!!! 하고 크게 외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으나 아마 말하면 또 부정되겠지.

 나는 나의 직업이 부정당한 것에 오기가 생겼다.

 

 “ 너는 직업이 뭐 길래 그러는데? ”

 

 “ ... 아저씨, 혹시 바보야? ”

 

 여학생은 경멸이 넘쳐흐르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자신의 옷을 가리키는 손가락은 덤으로써.

 나는 그런 여학생을 바라보고 나서야 내가 얼마나 한심한 짓을 했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교복을 입고, 여학생이란 걸 아는데도 불구하고 직업을 묻다니 내가 미친 것이 아닐까 잠깐 고민했다.

 너무 부끄러워진 나머지 홍당무처럼 붉게 달아오른 얼굴을 숨기기 위해서라도 하늘을 바라보았다.

 

 “ 아... 다...당연히 네가 학생이란 건 알고 있지... 내가 묻고...시...싶었던 건 자...장래희망이야! ”

 

 나는 필사적으로 말을 더듬으며, 변명을 했으나 여학생은 의심이 가득한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았다.

 계속해서 바라보는 눈동자를 가까스로 무시하자, 여학생은 한숨을 푹 쉬고는 나를 바라보는 시선을 치웠다.

 

 “ 하아... 장래희망이라... 오랜만에 들어보네. ”

 

 “ 응? 그 나이쯤 되면 생각하는 것 아냐? ”

 

 “ 미안하지만 장래희망과 진로는 엄연히 다른 것이라서 말이지. 우리에게 묻는 것은 진로지, 장래희망이 아니야. 아저씨. ”

 

 여학생은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이 여학생은 어쩜 이렇게 사람의 가슴을 후벼 파는 말을 많이 할까? 하고 생각하면서 나는 여학생의 말을 떠올렸다.

 장래희망과 진로는 엄연히 다르다.

 멀리서 보면 비슷하게 보일 수는 있을지도 모른다.

 어렸을 적에 다들 해본 것이니까.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물어보는 것이 가장 큰 예.

 

 『 여러분은 커서 무엇이 되고 싶어요? 』

 

 되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장래희망이다.

 한 반이 30명 혹은 40명이라 가정했을 때, 방금 그 질문에서 나올 수 있는 직업에 종류 수는 많으면 20가지를 훌쩍 넘으며, 적어도 10가지는 될 것이다.

 다만 그것은 커가면서 바뀌어간다.

 

 『 여러분은 커서 무엇이 될 거 에요? 』

 

 끝말만 약간 변경되었을 뿐이지만 대답은 상당히 바뀐다.

 최대는 사라지고, 최소가 최대로 바뀌어간다.

 아마 이 질문에 대답되어지는 종류의 수는 많아봐야 10가지 남짓일 것이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단순했다.

 자신의 능력치와 현실을 커가면서 비교하기 때문이다.

 

 ‘ 뭐, 정확히는 두 개를 너무 모르고 있을 수도 있지만 말이지. ’

 

 대부분은 자신이 커가면서 자신의 능력치에 대해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현실과 비교하기 시작한다.

 물론, 비교대상은 현실에서 높게 자리 잡은 사람들.

 그렇기에 좌절하기 시작한다.

 내가 어떻게 저걸 할 수 있겠어? 하는 잠깐의 생각은 그 사람의 의욕을 제로로 만들기 충분하다.

 

 ‘ 뭐, 그걸 보고 바로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기에 충분하지만 말이지... 뭐, 내가 그걸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

 

 “ 아저~씨? ”

 

 “ 깜짝이야! ”

 

 갑자기 내 얼굴 앞으로 여학생의 시큰둥한 얼굴이 보이자, 나는 놀라서 몸을 움찔했다.

 아무래도 또 이상한 생각에 빠져버린 것 같았다.

 꽤나 내 스스로는 정말 훌륭하면서도 엄청 멋진 생각에 잠겨 있다고 생각했는데 깨져버리자, 기분이 우울해져버린다.

 

 “ 또 멍 때리고 있네... ”

 

 “ 아, 미안하다. 정말 멋진 생각에 잠겨있느라. ”

 

 “ 왜? 내가 말한 진로랑 장래희망에 차이점이라도 곰곰이 생각했어? ”

 

 정답입니다.

 나는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하지만 밝은 미소를 지으며 얼버무렸다.

 여학생은 그런 나의 모습을 보며, 어이가 없다는 듯 조소를 띄웠다.

 

 “ 내 장래희망을 묻고는 딴 생각이라니, 완전히 제멋대로구만? ”

 

 “ 하하하... ”

 

 제멋대로는 너도 포함이지만... 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뭐, 어쩌겠나.

 계속해서 생각하지만 그런 말을 함부로 뱉으면 욕을 한 바가지 먹을 것 같았다.

 이럴 때는 웃음으로 얼버무리려고 하는 것이 최고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기에 그대로 웃고 있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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