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비가 오는 날에는
작가 : 민아
작품등록일 : 2017.6.24

꿈은 렘(REM)수면 상태에서 주로 일어나는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
꿈을 꾸는 날이 정해져 있다. 매번 같은 날 꿈을 꾼다.
점점 꿈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2. 원인(1)
작성일 : 17-07-23 16:05     조회 : 309     추천 : 0     분량 : 502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일주일 전.

 집에 가던 길이었다. 그날은 프로젝트를 막바지로 준비할 때라 야근을 하고 돌아오는 상황이었고 전날 비가 왔던 터라 곳곳에 물웅덩이가 있었다. 유난히 더 어두웠고 바람은 찼다. 수진은 앞만 보고 걸어가다 물웅덩이에 발을 빠졌다.

 “아씨.” 그녀가 젖은 신발을 바라보았다. 신발은 이미 더러워져 있던 터라 빨아야 했던 상황이었지만 신경질이 났다.

 그녀가 터벅거리며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녀가 걸어가자 질퍽한 신발 끄는 소리가 났다. 집 앞에 다다르자 그림자가 하나 더 생겼다. 집 앞 가로등 밑에 낯선 남자가 서 있었다.

 “누구세요….?” 그녀가 물었다. 수진의 몸이 본능적으로 움츠러들었다. 숨이 막힌다. 기분 탓인지 주위가 조용해지고 둘만의 공간에 사로잡힌듯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귀신인 줄 알았다. 눈을 반쯤 덮은 검은 머리칼에 키는 엄청 큰 데다 이상한 검은 옷을 입고 있으니 귀신같았다. 머리카락 사이로 쳐다보는 눈빛이 날카로웠다. 남자는 대답이 없었다. 무언갈 한참 고민하는 표정인 거 같기도 했다. 짐작할 수 없는 표정이었다. 눈을 뗄 수가 없다. 낯선 남자와 그녀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흘렀다. 대답을 바라는 그녀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남자. 첫 만남이었다.

 

 현재.

 남자는 뭔가 말을 하고 싶어 하는 표정이었다. 수진은 말없이 쳐다보았다. 말할 기운이 없었다. 남자를 보자 또 멍해진다. 그 와중에 시원한 바람이 부는 게 느껴졌다. 한참 바람을 느끼며 서 있었다.

 “어.? 가면 안 되는데….” 그녀가 중얼거렸다. 문득 정신 차려보니 남자는 뒤돌아서 가고 있었다.

 “저기요.!!” 수진이 큰소리로 남자를 불렀다. 남자가 뒤를 돌아봤다.

 “저번에도 왔었죠?” 그녀가 재빨리 물었다. 하지만 그는 그녀를 한번 바라보더니 다시 뒤돌아서 걸어갔다.

 “…. 어? 어디 가요? 잠깐만요!” 수진이 남자를 팔을 붙잡았다. 남자의 팔이 차가웠다.

 “놓으십시오.” 남자가 내뱉은 첫마디였다.

 “네? 네….” 낮고도 정중한 목소리에 저절로 손이 내려졌다. 그녀가 손을 내리자 그가 말했다.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매일 밤 10시까지는 집에 들어오셔야 합니다.”

 “….그러니까 나보고 밤 10시까지 집에 들어가라구요?”

 “네.”

 “….왜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내일 밤에도 찾아오겠습니다.” 남자는 말을 끝으로 휙 돌아서 가버렸다. 그녀는 가로등 밑을 지나가는 남자를 어이없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남자의 뒷모습을 황당해서 바라만 보고 있었다.

 

 “뭔데 허세 감성이야..” 그녀가 중얼거렸다. 좋게 보일 리 만무했다. 소나기가 내려서 모든 걸 씻어 보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 * *

 그녀는 회의실의 긴 책상에 포트폴리오를 하나씩 두고 있었다. 그녀의 뒤로 보이는 동성은 숨을 가다듬는 척했다.

 그는 그녀의 눈치를 살피며 미안한 기색을 보였다. 그리곤 수진을 따라가며 책상에 물을 하나씩 두기 시작했다. 동성은 수진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레 물었다.

 “아직이죠…?”

 “네. 아직 시간 조금 남았어요.”

 “아… 미안해요. 오늘 일찍 온다고 했는데 늦었네요.. 아니,오늘 아침에 갑자기 현관문이 고장 나서..” 동성은 말끔한 콧잔등 위를 닦았다. 그녀는 그의 뻔한 거짓말에 동조하거나 무심히 대하지도 않았다.

 “아니에요. 아직인데요. 뭘.”

 진주는 회의실이 제법 구색을 갖추어 갈 때쯤 들어왔다. 그녀는 빠르게 들어와 회의실 자리에 앉았다. 눈은 바쁘게 포트폴리오를 훑고 있었으나 입에서는 다른 말이 나왔다.

 “오늘은 좀 괜찮아?” 진주가 수진에게 묻는 말이었다. 그녀는 겉으로 보기엔 차갑고 이성적인 여자 같아 보이지만 속은 감성적이고 정이 많은 여자였다.

 “네. 어제는 감사했습니다.” 수진은 진주를 향해 감사 인사의 뜻으로 고개를 숙였다.

 “준비는?”

 “다 준비했습니다.”

 진주는 여전히 포트폴리오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였지만 수진의 대답에 웃음을 지어 보이며 끄덕임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로부터 몇 분이 지났을까 회의실 안으로 사람들이 물밀 듯이 들어왔다.

 꽤 중요한 회의였는데 회의 내내 분위기가 좋았다. 회의는 성공적이었다. 애초에 회사에서 제시했던 조건에 부합하는 안건을 만들었으니 통과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게다가 이 안건을 통과하려 지난 얼마나 노력했던가.

 “수진씨, 수고했어. 이거 때문에 맨날 야근했는데 오늘부터는 칼퇴근이야.”

 진주가 기분 좋게 웃으며 말했다.

 “네~”

 수진 역시 오랜만의 칼퇴근에 기분이 좋은지 입가에 웃음이 걸렸다. 옆에 서 있던 동성의 눈이 커졌다.

 “칼퇴근이요? 이야~ 얼마 만이에요!”

 “오늘 회의도 잘 끝난 데다 불타는 금요일인데 회식 어때? 다들 시간 괜찮아요?” 진주가 물었다.

 진주의 물음에 다들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수진은 곤란한 듯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수진의 난처한 표정을 놓칠 진주가 아니었다. 그녀는 눈치가 빠른 여자였다.

 “수진 씨는 몸이 다 안 났을 거 같은데..먼저 집에 들어가요."

 그녀의 말에 동성이 수진을 쳐다보았다.

 “네. 죄송합니다….” 수진은 고의로 회식 자리에 빠지는 거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죄송함과 동시에 고마움의 뜻으로 연신 인사하며 자리를 빠져나왔다 이 지독한 꿈을 해결해야만 했다.

 * * *

 수진은 휴대폰 화면과 장소를 연신 확인했다. 이곳은 검색해서 찾아낸 점집이었다. 고심해서 찾아온 곳이 여기라니…. 정말 용한건가...? 블로그만 믿고 찾아온 거였다. 이번 주까지 장마라더니 오늘만 유독 해가 쨍쨍하고 더웠다.

 그녀가 이마에 땀을 닦고 안으로 들어갔다.

 수진이 들어가자 무당은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못 고쳐. 집에 최대한 늦게 들어가. 그러면 되지.”

 “네?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얼굴 보고 첫마디가 집에 늦게 들어가라는 소리였다. 꿈에 관한 해결책이 될만한 얘기와는 전혀 다른 소리였다.

 “집에 해괴한 것들이 있어서 그래. 특히 방에는 더 많겠지. 그러니까 집에 최대한 늦게 들어가야지”

 “집에요…? 한참 잘못 짚으신 거 같은데…. 집은 수맥도 잘 흐르고….”

  무당이 그녀를 째려봤다. 수진은 눈을 내리깔았다. 원래도 편하지 않던 분위기가 더 삭막해졌다. 무당은 한참 뒤에 말을 꺼냈다.

 “더 궁금해하지 마. 그냥 내 말 믿고 가.”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으면서 뭘 믿으라는 거야.’ 그녀가 신발을 고쳐 신으며 중얼거렸다. 그녀가 골목길로 접어들었다. 맑던 날씨는 금세 흐려졌다. 공기가 후덥지근하고 습한 날씨였다. 날씨가 어떻게 될지 몰라 우산도 챙긴 터였다. 수진은 집에 가기 전에 마트에 들려 산 우유를 들고 있었다. 꽤 무거운 듯 우유를 든 어깨가 처져있다

 그녀가 집 앞 골목에 들어섰다. 수진은 손목시계를 들여다봤다. 시간은 11시 30분. 해는 진작 구름 뒤로 숨어버려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종일 이리저리 돌아다닌 탓에 다리가 아팠다. 익숙한 골목 안으로 들어섰다. 조금 걷자 집이 눈앞에 보일 정도로 가까워졌다. 평소와는 다르게 골목에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비가 오려는지 비 냄새도 났다.

 ‘요새 비가 자주 오네.’ 무더운 여름에 비는 단비 같은 존재였건만 영 내키지 않았다.

 그녀가 집을 들어서려 가방에서 열쇠를 찾기 시작했다. 주변이 어두워 열쇠가 잘 찾아지지 않았다. 슬슬 신경질이 났다. 그러다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다.

 “어떡해….”

 ‘열쇠를 잃어버렸나…?’ 수진은 다시 가방을 뒤졌다. 그녀의 동작에서 초초함이 묻어났다. 정신없이 열쇠 찾는 데에 집중했다,

 그때 그녀의 어깨를 누군가가 붙잡고 몸을 돌렸다. 너무 갑작스러웠다.

 “왜 늦게 오셨습니까. 그 남자였다.”

 그녀의 얼굴에서 당혹스러운 표정이 드러났다. 그가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 어제는 보이지 않던 남자의 얼굴이 잘 보였다. 고개를 들어야만 하는 큰 키. 길게 쌍꺼풀 없이 찢어진 눈. 그 잠깐 사이에 남자의 얼굴이 각인 되었다. 흔한 얼굴은 아니었다. 그와 의도치 않은 눈싸움 아닌 눈싸움을 하길 몇 분. 남자는 지독히도 말이 없었다. 결국, 수진이 먼저 입을 때였다.

 “제가 왜 그쪽 말을 들어야 되죠?” 그녀의 입에서 거친 말투가 나왔다.

 계속해서 그녀의 말이 이어졌다.

 “혹시 스토커예요?” 그가 코웃음 쳤다.

 “지금 저보고 비웃은 거예요?”

 그녀가 주머니에 있던 휴대폰을 꺼내 들고 막힘없이 112를 눌렀다. 그녀가 통화 버튼을 누르려 하자 남자가 핸드폰을 빼앗아 들었다.

 “내일은 꼭 약속 지키십시오. 반드시 10시까지는 들어오셔야 합니다.”

 “제가 그쪽 말을 왜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구요. 일단 핸드폰이나 내놔요.”

 “다음날도 10시 이후로 들어오시면 어쩔 수 없습니다.”

 남자는 말을 끝으로 핸드폰을 내밀었다. 수진은 낚아채듯 받아들었다. 그녀는 핸드폰에 흠집이라도 났을까 싶어 연신 들여다봤다. 이미 3년 정도 쓴 핸드폰이라 멀쩡한 게 이상했다. 바래고 바랜 핸드폰을 바라보다 고개를 들었을 땐 아무도 없었다. 그녀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 잠깐 사이에 또 사라졌다.

 ‘땅으로 꺼졌나….? 어디 간 거야.’ 몇 초 사이에 남자는 사라지고 없었다. 기막힐 노릇이다.

 대신 애꿎은 비만 내렸다. 소나기인듯했다.

 “별…. 하…. 이 자식 꼭 잡았어야 했는데.” 입에서 욕지기가 나왔다.

 그녀의 머리카락이 비로 인해 젖고 있었다. 수진은 다시 가방을 열고 열쇠를 찾기 시작했다. 찾던 열쇠가 가방 안에 잘 보이는 곳에 있었다. 집으로 들어서자마자 익숙한 휴대폰 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아빠~”

 “우리 딸~ 잘 지내지? 오늘 별일 없고?”

 “아무 일 없지~ 건강은 어떠세요?”

 “아주 건강해~ 딸은?”

 “저도 아주 건강해요. 저번에 보내드린 한약 잘 챙겨 드세요. 또 깜박하지 마시구요.”

 “아유~ 알았어~ 그나저나 잘 지낸다니까 마음이 놓이네~ 몸조심하고 몸에 좋은 거 잘 챙겨 먹고!

 일찍 다녀야 해. 일찍 다녀 …어?…딸 갑자기 집에 손님이 왔네! 이만 끊는다. 뚜---“

 ‘이 밤중에 누가 찾아오셨다는 거지…?’

 그녀는 잠시 생각하다 얼굴이 일그러졌다.

 ‘재수 없는 놈. 도망가는 수준 봐. 스토커 맞다니까.’ 그 잠깐 사이에 도망갔다는 게 믿기진 않지만, 전혀 가능성 없는 얘기는 아니었다. 집이 골목이 꺾어지는 모퉁이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녀가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냈다. 냉장고 안은 제철 아닌 과일, 치즈, 물, 우유가 전부였다. 수진은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데우기 시작했다. 익숙한 모습이었다. 그 흔한 노래도 TV도 틀어놓지 않은 상태라 집안은 조용했다. 그저 이제 막 끓기 시작한 우유 끓는 소리와 조금 전 오기 시작한 빗소리만 가득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4 4.낯선 사람(1) 2017 / 11 / 5 258 0 5105   
3 3. 원인(2) 2017 / 9 / 4 280 0 5590   
2 2. 원인(1) 2017 / 7 / 23 310 0 5026   
1 1. 문제 2017 / 6 / 24 475 0 5751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