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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이 책의 내용은 미정입니다.
작가 : Beastic
작품등록일 : 2017.7.11

Bㅣ딱지, GL딱지, 빨간 딱지가 붙은 책들을 사랑하는 여인 아실리페 그레인

그 사랑을 현실화 하기 위해 책방을 내고, 그 안을 자칭 성물, 타칭 딱지 붙은 책들로 가득 채운다.

오늘도 불철주야 성물들을 동지들에게 팔고, 조물주님들에게 사들이며 열심히 성지를 가꾼 그녀는 길거리에서 만난 노파로 부터 새하얀 책을 사게 되는데...

소심한 영애의 아찔한 상상! 내가 상상을 하는 것인지 자살 행위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어!

목숨 걸고 책에서 빠져나가야하는 앙큼살벌 로맨스

 
Chapter 2 질투와 배덕감의 사이(13)
작성일 : 17-07-23 11:22     조회 : 244     추천 : 0     분량 : 5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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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

 

 나는 태자와의 면담을 마치고 집 앞에 서있는 태자의 마차를 타기 위해, 그와 함께 방에서 내려왔다. 이놈의 태자가 또 당당히 보겠다고 헛소리를 할까 내심 걱정이었지만. 뭐 이 시키가 싸이코에 여자를 아주 뭐대하듯 하는 미친놈이어도 지금까지 어느 정도 선을...

 

 “날 시종 취급하고, 칼을 들이대며 죽일라하고, 다리를 잘라 버리려 하고, 내 미드를 구박했는데 선은 이미 넘은 거 아닌가?”

 

 “뭐라고 말했나?”

 

 “아, 아니에요! 혼잣말이에요. 하하.”

 

 황태자는 나의 당황한 표정을 보고는 미심쩍은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고는 계단을 내려갔다. 나는 그의 뒤를 따라 걸으며 조용히 한 숨을 뱉었다.

 

 “언니님!”

 

 정문을 열고 마차로 다가가자 마차 문이 열리면서 공녀 동생이 뛰어내려왔다.

 

 “아 에일린. 어서 와요? 이 인사가 맞을까요?”

 

 “인사가 중요한 가요? 얼굴 부으신 것 좀 봐. 걱정 많으셨죠. 테인이 자기 혼자 올라간다고 우겨서 걱정했는데 또 안 괴롭히던가요?”

 

 “아 네네. 괜찮아요. 에일린.”

 

 “내가 무슨 악당도 아니고 걱정은.”

 

 ‘야. 태자야. 너 몰랐어? 아니 지금껏 자기의 포지션도 몰랐던 거야? 너 악당 맞아. 낯설게 왜이래 너?’

 

 “하하하. 올해 들어서 가장 재미있는 말이네. 테인.”

 

 “......”

 

 “그러게요...”

 

 나는 태자의 살벌한 눈빛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공녀 동생의 갈굼에 조용히 편승했다. 그 결과는 뭐.

 

 “영애. 아무래도 우리에게 조금 더 다정한 시간이 필요할 거 같은데?”

 

 아주 찰 지게 미소 지으며, 협박하는 태자님 되시겠다.

 

 “뭔 소리야. 언니님 쟤가 뭐라고 하면 저한테 오세요. 제가 바로 황제폐하께 가면 되니까요.”

 

 “뭐?”

 

 “네!”

 

 역시 공녀 동생의 줄을 잡은 건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 솔직히, 태자를 만나지만 않았어도 내 인생이 이렇게 블록버스터 쪽으로 기울진 않았을 텐데.

 

 ‘근데, 따지고 보면 내가 태자를 끌어들인 거니... 쩝. 태자를 욕할게 아니라 나의 야릇한 덕질을 탓해야지.’

 

 내가 이런저런 잡념에 빠져 들고 있을 때, 태자는 또다시 공녀 동생의 말을 물고 늘어지려했다. 그런 그를 보고 공녀 동생은 손을 들고 제지했다.

 

 “우리 이럴 시간 없지 않아. 일단 마차에 타자.”

 

 “끙. 나중에 이야기 좀 하자. 에일린.”

 

 “쫄리긴 하신가봐?”

 

 “내가 말을 말아야지. 그런데 오닐은? 마차에 같이 타고 있으라니까 어디 갔어?”

 

 “뭐 그 오빠라면, 저기.”

 

 우리 둘은 공녀 동생이 가리킨 곳을 보았다. 항상 책을 밤새 읽어도 양쪽 눈이 2.0에 달하는 나의 눈으로도 흐릿하게 보이는 정원의 한 복판에서, 오닐이 쭈그리고 앉아 꽃을 보고 있었다.

 

 “하아...”

 

 “와우.”

 ‘오닐아. 왜 그러고 있어.... 누나 마음 아프게. 그래, 도둑놈들도 도둑질하며 살기 힘들 대잖아. 공녀가 보통 보물이니. 좀 만 더 힘내. 내가 우리 동생하고 이야기 좀 해볼게.’

 

 태자는 경악어린 표정을 띠며 공녀 동생을 바라보았고, 뭐 나는 측은지심이 단전에서 뿜어져 나와 애틋하게 꽃을 매만지는 오닐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이 모든 광경의 주인공인 공녀 동생은

 

 “뭐해? 얼른 가자. 아 저 오빠는 말 타고 알.아.서 따라 오라고해?”

 

 오늘도 쿨하다 못해 시렸다.

 

 ***********

 

 우리는 겨우 공녀 동생을 설득해서 오닐까지 마차에 태웠다. 오늘 태자가 타고 온 마차는 아티펙트가 덕지덕지 붙어 있어서, 밖에서 볼 때에는 일반 마차이지만 안은 굉장히 넓다.

 

 ‘그런데 이런 공간에서도 같이 있기 싫어할 정도면 우리 동생 오닐 진심으로 싫어하는 거 아냐?’

 

 나는 마차 안을 천천히 구경하면서 걷다가 공녀 동생의 질문에 발을 멈추고 집중했다.

 

 “그래서 먼저 어디로 갈 거야?”

 

 “책방을 오늘 하루 동안 봐줄 사람부터 구해야지. 영애?”

 

 “아, 정했어요!”

 

 “근데 굳이 책방을 열 필요가 있어? 그냥 우리도 기사단에 합류하는 게 낫지 않아?”

 

 “그 점이 좋을 수 있지만 놈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 배후를 캐지 못 할 수도 있어. 우리에게 반복할 수 있는 날이 많이 남지 않았고. 그렇다고 무작정 어제처럼 행동하면, 테러범들을 놓칠 수 있으니 기사단에 합류하거나 오늘 우리가 책방에 가는 건 기각.”

 

 “그럼?”

 

 “내가 계획한건, 오늘은 우리 넷이 피습 장소에 미리 숨어 있다가 그 녀석의 정체를 알아낸다. 그리고 오늘이 끝나기 전 그 녀석을 납치해, 의뢰인이 누군지 혹은 누구의 지시인지 알아내고 못 알아낸다면 놈들의 아지트만이라도 알아낸다. 그들을 잡는 시점에서 아지트는 그들에게 이미 쓸모가 없게 됐을 테니, 오히려 쉽게 말해줄 수 있겠지. 그리고 내일 그 녀석과 함께 그 배후를 확실히 조진다. 그를 위해서는 최소한으로 오늘은 어제와 다르지 않는 상황을 만들어 두는 게 좋지.”

 

 “그리고 내일. 이틀이 남은 오늘을 빠져나간다지? 근데 너희 연기 겁나 못 한다며. 제 시간에 빠져나갈 수 있겠어?”

 

 “......”

 “......”

 

 “어이 이 사람들아. 황녀마마 피습의 진범을 찾아 징벌하는 것도, 못 빠져나가면 말짱 황 이자나.”

 

 “그건 그렇지.”

 

 “그럼 뭐 별 수 없네.”

 

 공녀 동생은 한 숨을 푹 쉬고는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이미 손에 책을 꺼내 들었다. 내가 이 정도 눈치는 있다고! 딱 지금 시간은 비고, 공간은 넓네? 그래 이 챕터에 들어와서 내가 주역으로 활약 하는 게 없었어! 그래도 이거 하나만큼은 이 공국 안에서 제일 잘할 수 있다고! 연기? 그게 제일 쉬웠어요. 연출? 어렵지 않아요. 잘보고 따라하세요. 우리의 신도님들!

 

 심지어 장소는 달리는 마차 위. 이 얼마나 아름다운 단어인가! 떡인지 4대 장소 중 하나! 하늘에서 별이 쏟아지는 정원, 사냥회가 열리는 숲 속, 축제날의 외진 골목,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달리는 마차 위! 무엇보다 마차 위의 엎치락뒤치락은 속도가 생명이다. 언제 도착할까? 언제 문이 열릴까? 잠시 정체되어있을 때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을까 하는 그 긴장감! 그리고 그 속에서 태어나는 빠른 흥분과 그 속도! 크으.

 

 ‘정말 안타깝군. 개통까지 되어있었으면 볼 만 했을 텐데. 쩝. 그래도 계속 수위가 올라가니 기대를 좀 해볼까?’

 

 나란 년은 천사님이 피습당한 사건을 겪어도 눈앞에 보이는 즐거움에 눈이 멀어 흐르는 침을 손으로 닦고 있다.

 

 “영애. 눈이 무서운데.”

 “아실리페 영애. 왠지 얼굴이 붉습니다만?”

 

 “하하하. 착각이십니다. 암요. 에일린 말대로 다 해놓고 빠져나가지 못한다면! 말짱 황이죠!”

 

 “후, 일단은 어디로..”

 

 “마부 아저씨! 헬비아 신전으로 가 주세요!”

 

 “뭐?”

 “네?”

 “......”

 

 얘들아 뭘 그렇게 놀래. 너희들은 그곳을 유명한 신전으로 알고 있지만 아니란다. 기대해도 좋아. 초대 대사제님이시며, 교주님이 계신 곳으로 신도들 사이에서는 유부녀들과 미망인들의 신전이라 불리는 이 공국 최초의 대성지로 데려다 줄 테니까. 그런데 일단 남주들 상의부터 벗어 볼래? 여기 나오는 장면이 상의부터 벗기고 시작하는데, 너희 너무 껴입었다. 걱정 마. 찢을 필요는 없어. 이 누나가 다 알아서 해.줄.게.

 

 ***********

 

 “그 여자와 왜 손을 잡고 있던 겁니까?”

 

 “그.건.”

 

 “그 여자를 보며 왜 웃고 있었습니까!”

 

 “오.닐.”

 

 “저는 장난이었습니까? 대체 전 주군에게 뭡니까?”

 

 “......”

 

 탁-!

 

 “NG! 하, 전하? 여기서 치고 들어가야죠. 대사 까먹으셨어요?”

 

 “젠장. 진짜 못해먹겠군.”

 

 “아니. 이게 어려워요? ‘내게 대드는 건 이 혓바닥인가?’ 하면서 오닐의 혀를 잡으라고요! 심지어 오닐이 잡으라고 빼주고 있잖아요!”

 

 “알아! 안다고!”

 

 “근데 언니님. 테인 진짜 연기 못하네요. 오빠는 봐줄 만한데, 저 남자는 무슨 단어 하나씩만 뱉는데도 엄청 어색하네요.”

 

 “후, 에일린. 제가 첫 챕터 때 얼마나 고생한지 아시겠어요? 저것도 정말 많이 나아진 거예요!”

 

 “네?! 지금 상태도 갓 태어난 아기가 테인보다 잘 할 것 같은데요?”

 

 “죽고 싶냐? 에일린.”

 

 나는 상의를 편한 티로 바꿔 입은 두 사람 앞에서 열심히 이 책르가즘의 도입부를 다시 설명했다. 나와 공녀 동생은 딱히 대사 없이 멀리서 바라보다가 놀라는 것만 하면 돼서 문제는 없지만. 역시 가장 큰 폭탄은 우리 태자. 도입부터 버벅 거린다. 아니, 오닐에 비하면 대사도 별로 없는데. 왜 못하지? 이해가 안 되네. 손으로 오닐의 혀를 뺀다. 내 혀를 가져댄다. 비벼. 막 비벼. 미친 듯이 비벼. 그러다가 읍읍하면 한 손은 오닐의 상의 안에 손을 넣고 다른 한 손은 바지 안에 넣으면서 가슴 위 작은 콩알을 굴리면서 크고 뜨거운 것만 만지면 되는데 그걸 못한다.

 

 “대체 뭐가 문제인가요. 태자 전하. 연기예요! 설마 감정이입하세요?”

 

 “무슨 그게 되도 않는”

 

 “아니. 그렇잖아요. 혹시 오닐이 막 이성으로 느껴지던지?”

 

 “영애. 정말... 오닐 넌 왜 가슴을 가려!”

 

 “아니. 주군. 뭔가 눈빛이 위험해 보이시 길래.”

 

 “그게 무슨! 아니야! 아니라고! 하아. 영애 너 같으면, 저 에일린에게 이 장면하고 똑같이 할 수 있어?”

 

 우리 태자는 정말로 억울한지 두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다. 이거 참 지금 나한테 도발을 하는 거니 태자야? 수년간 온갖 떡이 붙은 책들을 섭렵한 이 아실리페 그레인한테?

 

 “태자 전하.”

 

 “뭐...뭐냐 그 표정은?”

 

 “뭐긴요. ‘참 안쓰럽다.’ 라는 표정이죠?”

 

 “!”

 

 “두 눈 크게 뜨고 잘 보세요. 에일린. 오닐 대사 쳐 주세요.”

 

 “진...진짜 하시게요 언니님?”

 

 “네. 당연하죠.”

 

 “아니. 분명 어제 트라우마가. 스킨쉽이.”

 

 “이건 연기니까요. 그것도 떡 연기요. 전 떡이 붙은 것을 대할 때는 조건부로 적극적이랍니다.”

 

 내가 한 쪽 눈을 찡긋 감으며 윙크했다. 우리의 공녀 동생은 동공에 지진이 나며, ‘어. 어.’ 거렸고, 테인은 설마 하는 눈빛으로 우리를 보았다. 오닐은 가슴을 손으로 가린 채로 얼굴이 시뻘개져서 우리를 바라보았다. 공녀가 계속 굳어 있자. 나는 그녀의 옆구리를 기습적으로 찔렀다.

 

 “앗!”

 

 난 그녀의 입이 벌어지자 기습적으로 그녀의 혀를 잡았고 대사를 쳤다.

 

 “내게 대드는 건 이 혓바닥인가?”

 

 그리고 내 얼굴이 서서히 다가가자. 오닐은 오러까지 섞은 목소리로 외쳤다.

 

 “잠깐!!!!!”

 

 나와 공녀는 순간적으로 멈췄다. 후후. 사실 나도 엄청 떨렸다. 태자한테 지기 싫어서 연기를 했지만, 마음속에서는 계속 ‘멈춰 이 미친년아!’라고 외치고 있었다. 아무리 연기라지만, 첫 키스가 여자라니. 그건 아니지. 그래도 널 믿고 이 누나가 세게 나갔다 오닐! 너라면 좋아하는 여자의 첫 키스를 나한테 눈뜨고 뺏기기 싫겠지!

 

 “다시. 다시 해보죠! 주군!”

 

 “어? 어어. 그래.”

 

 오닐은 태자의 두 어깨를 잡고는 진지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테인은 내키지 않지만 오닐의 표정에 압도되어 고개를 끄덕였다.

 

 “자 그럼 다시 갑니다. 큐!”

 

 오닐의 연기가 물 흐르듯이 나아갔고 순식간에 문제의 장면에 다다랐다. 테인은 이를 꽉 깨물고는 혀를 살짝 내미는 오닐에게 다가가 드디어 혀를 잡았다.

 

 “내.. 내.게. 대드는.건 이. 혓바.닥인가?”

 

 그래도 나름 봐줄만했던 연기에 나는 조용히 다음 장면을 기다렸다. 우리의 공녀 동생은 난생 처음 접한 성물이 실 사화된 연극이라는 기쁨 때문인지 두 손을 입에 가져다대고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있었다. 그렇게 오닐의 혀와 테인의 혀가 서로 만나서 난리가 나자.

 

 ‘자 이제. 손을 움직여 태자야! 손을 집어 너..!!’

 

 벌컥-

 

 “헬비아 신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태자 전하, 공녀님.”

 “헬비아 신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태자 전하, 공녀님!!”

 

 문을 등지고 있던 우리들의 뒤로 마차의 문이 열리고 그곳에는 새하얀 신복을 입은 사제들이 사열해 있었다. 그리고 차마 뒤를 돌아보지 못하는 우리의 귀로 헛숨을 들이키는 소리가 마치 비트처럼 이어졌다.

 

 코즈 유아 마이 걸 유아 더 원 댓 아인비즌 인 마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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