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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이 책의 내용은 미정입니다.
작가 : Beastic
작품등록일 : 2017.7.11

Bㅣ딱지, GL딱지, 빨간 딱지가 붙은 책들을 사랑하는 여인 아실리페 그레인

그 사랑을 현실화 하기 위해 책방을 내고, 그 안을 자칭 성물, 타칭 딱지 붙은 책들로 가득 채운다.

오늘도 불철주야 성물들을 동지들에게 팔고, 조물주님들에게 사들이며 열심히 성지를 가꾼 그녀는 길거리에서 만난 노파로 부터 새하얀 책을 사게 되는데...

소심한 영애의 아찔한 상상! 내가 상상을 하는 것인지 자살 행위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어!

목숨 걸고 책에서 빠져나가야하는 앙큼살벌 로맨스

 
Chapter 2 질투와 배덕감의 사이(11)
작성일 : 17-07-23 11:19     조회 : 237     추천 : 0     분량 : 5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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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

 

 “나비 언니!”

 

 “어! 우리 천재 아가씨 왔구나. 오늘 문 연거는 어떻게 알았대.”

 

 “정말! 연다면 연다고 말해줘야지. 시험 때문에 근 한 달을 못 오고 있었는데, 드디어 어제 딱 시험 끝나서 오늘 오려는데 문 닫는다고 들어서 얼마나 실망했는지 알아? 흥!”

 

 “에이, 언니도 바로 오늘 아침에 일정이 바뀌어서 정신이 없었어. 그래도 용케 오픈한거 알았네?”

 

 “당연하지. 오늘 아침에 서점 문도 안 열고 그냥 옷이나 보자하고 나왔거든. 그렇게 터벅터벅 광장 구경이나 하고 있는데, 분수 앞에서 책방 전단지를 나눠주지 뭐야? 그래서 얼른 낚아채서 왔지.”

 

 “후후. 그래도 운이 좋았네. 토끼씨?”

 

 “응!”

 

 토끼 가면에 분홍머리가 반짝이는 소녀는 밝은 목소리를 내며 가슴 앞에 손을 모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무엇을 숨기랴. 이 귀여움을 온몸에 덕지덕지 붙인 이 소녀! 우리 가게의 마스코트이자. 장래에 대사제의 싹이 보이는 가면 책방 성지의 유일한 사제! 그녀의 정체는 공국 최고의 아카데미의 교장이자 살아있는 학술의 현자라 불리는 데이할트 미카일의 손녀. 샤엘 미카일! 심지어 이미 13살의 나이에 전술 고등 교과 과정을 마쳐 버린 전술의 천재! 그런 그녀가 왜 내 가게의 사제가 됐냐고? 그 사정을 길고 길어서 내가 날 잡아서 회상해주지. 후후.

 

 “언니님. 이 귀여운 생명체는 뭐죠...”

 

 나는 이미 눈을 반짝이며 서서히 사제에게 다가가는 우리 공녀 동생을 보았다. 그래, 너도 어쩔 수 없지. 마치 솜사탕을 의인화시킨 것 같지? 얘가 또 피부가 워낙 좋아요. 그냥 만지면 몽실몽실 거리는 것이 크으. 아니 근데, 공녀 동생 껴안는 것도 괜찮고, 냄새 맡는 것도 알겠는데 침은 왜 흘리니. 어이 아무리 그래도 침은 아니잖니! 너 왜 이렇게 너에 대한 내 환상을 깨먹니!

 

 “나비 언니. 이 언니는 뭐야. 허벅지가 튼실하고, 골반이 넓은 게 얘 잘 낳게 생겼네.”

 

 “킁킁. 우와 살구향이 나요 언니님. 냄새 좋아.”

 

 “하하. 언니 그쪽이야? 오호. 그럼 냄새 맡아. 나 언니 허벅지 좀 만져도 돼?”

 

 끄덕끄덕.

 

 킁킁- 킁카킁카-

 

 슈슈슉- 주물주물-

 

 “......”

 

 아, 맞다. 사제 너도 보통내기가 아니었지. 왠지 둘이 잘 맞네. 참고로 우리 사제는 어렸을 적부터 천재의 이름값을 하는지 조기교육이 엄청났다. 덕분에 또래 아이들이 인형을 갖고 놀 때, 사제는 온갖 교수들 사이에서 아재개그와 아재력을 먹으며 컸다. 그 결과, 겉은 연약한 영애지만 속은 주점에서 술 먹다 싸움 한판 할 아저씨를 만들어 냈다.

 

 근데 얘들아 이제 좀 진정하지. 거기서 딱 옷만 벗으면 찐득한 GL의 한 장면인데. 안 그래도 조용한 서점인데, 너희들 때문에 GL매장에 있는 손님들이 책을 못 고르네. 어이 잠깐. 얘는 왜 가판대에 올려. 어이! 너 코 또 어디로 가니. 아니 사제야 넌 또 뭐가 좋다고 웃고 있어!

 

 “둘 다 그만.”

 

 난 차마 서점에서 소리는 치지 못했다. 열심히 서로를 탐하고 있는 두 사람에게 나지막하게 말하며 두 손에 힘을 주어 갈라놓았다.

 

 “윽!”

 

 “안 돼!”

 

 미친뇬들아 아주 그냥 영화를 찍어라. 나는 한숨을 푹 쉬고는 두 사람을 째려보았다.

 

 “고양이 가면님 어서 가판대 먼지 치우시고. 토끼 넌 따라와”

 

 “아, 언니 그냥 장난이었어요. 네?”

 

 나는 토끼의 애교 섞인 목소리를 들으면서, 이 속 검은 아저씨의 계략에 빠지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젠장. 역시 보이는 것이 전부다. 이 귀여운 생명체를 어찌 미워할 수 있을까! 그런데 우리 토끼의 눈을 유심히 바라보자 눈 밑에 눈물자국이 남아있었다. 누구냐! 우리의 귀여워서 아주 뺨을 꽉 깨물어 주고 싶은 토끼 소녀를 울린 녀석은!

 

 “토끼! 울었어?”

 

 “아 이거 별거 아냐 언니.”

 

 “누구야! 누가 울렸어!”

 

 나는 서점에 있는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쳐다볼 정도로 큰 소리를 냈고. 이내 우리 토끼 사제가 손을 툭툭 치며 ‘쉿. 쉿.’하자 나는 아차하며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언니, 오버 하지마. 이건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 잠시 쓴 무기의 흔적이야.”

 

 “그게 뭔 소리야?”

 

 “후후. 언니 대 전략가 중 한 사람이 이런 말을 했어. 남자의 무기는 수없이 많지만, 여자의 절대적인 무기인 눈물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그래? 처음 듣는데.”

 

 “당연하지. 미래의 대장군이 될 내가 지금 한 말이니 새겨놔.”

 

 ‘그래, 너도 신선하게 미쳐있었지. 내가 잠시 생각할게 많고, 너무 스펙터클한 하루하루를 보내다보니 네가 어떤 년인지 잠시 잊었다.’

 

 “그리고 언니 어디서 그런 오빠들을 알바로 구했어? 완전 분위기가 ‘나 잘생겼는데, 나 좀 봐봐‘ 하던데?”

 

 “설마, 그 오빠들이 너 울린 거야?”

 

 “아니 그니깐 그 사람들이 울린 게 아니라. 돼지 가면 오빠가 욕하면서 전단지 안주고 버티더라고. 그래서 울어줬지. 광장에 사람이 좀 많아? 역시 여자의 무기는 눈물이야 크크. 언니가 그 장면을 봤어야 했는데.”

 

 넌 담도 크다. 분명 황태자가 곱게 욕만 하지도 않았을 텐데, 네가 만약 이 마법에 갇혔다면 아마 황태자도 네 손바닥 위에 놓고 겁나게 굴리고 있겠지. 그래도 귀여운 너를 난 차마 휘말리게 하고 싶지 않다. 흑흑

 

 “역시 미래의 대장군이네.”

 “당연하지.”

 

 “그래서 운 거였군요. 역시 토끼 영애는 앙큼하군요.”

 

 “헤헤. 칭찬으로 알게 하늘 언니!”

 

 엄마, 깜짝아. 하늘 가면님 계셨어요? 아니 언제부터 있으셨대? 오늘도 그 검은 머리카락은 마치 폭포수를 보는 듯 하군요. 그래도 좀만 예쁘세요. 가판대의 먼지를 들이 마시고 올 기세인 여자가 한 명 있거든요.

 

 “아무튼 오랜만이군요. 대사제님.”

 

 “아 네. 보름만이네요. 잘 지내셨어요?”

 

 전 사실 어제 봤습니다만.

 

 “네. 오늘 무도회장에 못 가게 되셔서 아쉽겠군요.”

 

 “아... 아니에요! 전 사람 많은 데는 체질적으로 힘들어서, 그냥 책방에 있는 것이 더 좋아요. 그런데 무도회장 가실 준비 하시기에 바쁘실 텐데. 오늘은 어떻게?”

 

 “아 전 영애이기 이전에 기사이자 황후마마의 특별 시녀니까요. 원래 황후마마가 직접 오시려고 했지만, 황태자님께서 특임으로 무도회장에 못가는 것을 대신가게 되어서 그 준비로 제가 왔습니다. 오늘은 반납과 황후마마로부터 전언입니다.”

 

 “황후마마님이 직접이요? 천사님이... 우리 가게에...”

 

 나는 우리의 가게에 내려오시는 천사님을 상상하며 살짝 얼굴을 붉혔다. 그리고 기사님이 내미는 망가 컬렉션 6번을 받으며, 그녀의 말을 기다렸다.

 

 “‘우리가 남은 거래가 하나 더 남았죠? 기대할게요. 아실리페 영애.’ 라고 하셨습니다.”

 

 “아! 네! 제가 꼭 고심하고 고심해서 골라두겠습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영애.”

 

 기사님은 목례를 한 번 하고 우리 토끼 사제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었다. 그리고는 뒤를 돌아 곧장 문 밖으로 나가셨다.

 

 ‘기사님. 우리 둘째 오라비 좀 대차게 차주세요. 뭐 제가 이 두 번째 챕터만 빠져나가면 울 아비에게 고자질 할 거지만!’

 

 그렇게 토끼 사제는 계산대 옆의 작은 책상에 앉아서 책을 쌓아 두며 읽기 시작했고, 나와 공녀 동생은 열일을 시작했다. 그렇게 해가 뉘엿뉘엿 지고, 모든 손님들이 각자 성물을 챙겨서 가게를 떠나자. 우리들은 마무리 청소를 시작했다. 근데 이 망할 놈의 남주들은 얼굴이 해보다 붉어져서 책방으로 들어왔다. 어떻게 아냐고? 아예 가면을 머리에 쓰고 여기까지 걸어오고 있거든. 그리고 그 뒤에는 광장에 있던 온갖 여자들이 눈을 붉히고 따라오고 있었다. 오늘이 무도회 날이 아니었으면 광장은 말 그대로 광기어린 장소가 됐을 거다. 다행히 여자들은 두 남주가 책방으로 들어가서 나오질 않자 서서히 해산해갔다.

 

 ***********

 

 “아니, 일하라고 보내 놨더니 술을 쳐 마시고 와요!”

 

 “아. 둘 다 100미터 이상 떨어져. 술 냄새 나.”

 

 “오 이 오빠들 가면 벗으니까 더 잘생겼네?”

 

 사제와 공녀 그리고 나는 남자 둘을 앉혀 놓고 바가지를 벅벅 긁고 있었다. 이미 해는 졌고, 달이 높이 떴다. 자신들의 얼굴에 차가운 물수건을 올려놓고 있던 두 사람은 서서히 술이 깼는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아니 대체 누구랑 어디서 그렇게 퍼 마신 거예요?”

 

 “평민들이. 참. 말술이더군.”

 

 “뭐라고요?”

 

 “웁.”

 

 “아씨, 토는 밖에서 해요. 나가요 나가! 아. 안 돼!! 야 이 토쟁아!”

 

 나는 나의 드레스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려는 황태자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러나 그는 올라오는 구토감을 참지 못하고 내 손에 뿜었다.

 

 ‘아 씨...X'

 

 “우웁!!!”

 

 “오빠까지 왜 이래! 아 거긴 안 돼! 책 있다고 옆으로 아 여긴 더 안 돼!”

 

 “우웩!!!!!”

 

 우리의 오닐 기사 단장은 아주 거하게 공녀의 드레스에 토를 갈겨 주셨다. 오닐아 어쩌냐. 아마 너의 연애는 짝사랑으로 끝날 것 같다.

 

 “하아. 정말 초여름의 정찬이라며, 술을 말아주던데. 평민들은 그런 술을 어떻게 먹나? 그들이 먹는 잔은 무슨 드럼통인가? 그런 걸 주는데. 그게 참 먹을수록 맛은 있고.. 참.. 그니까.”

 

 “주정부리지 말아줄래요? 토쟁아? 지금 너님이 하는 말 하나도 못 알아듣겠거든요!”

 

 나는 그가 어차피 기억을 못 하겠다는 생각에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했다.

 

 ‘뭐, 설마 기억하겠어? 제 몸 하나 못 가누는데. 아휴. 숙취 해소약이 책방에 있던가?’

 

 나는 약을 찾기 위해 일어났다. 그 때, 가게 문이 열렸고 기사들로 보이는 몇 명이 책방 문을 열고 급하게 들어왔다.

 

 “전하!”

 

 기사들은 자신의 주군인 전하를 찾는 듯 책방을 둘러보더니, 이내 술에 꼴아서 넘어져 있는 그가 무슨 독이라도 타 먹여서 쓰러진 줄 알았는지 검 집에서 칼을 뽑아 일어서있는 나에게 겨눴다.

 

 “네 이년! 전하께 무슨 짓을 한거냐?”

 

 어이 잠깐. 동작 그만. 이 녀어어언? 지금 네 주군의 토를 손으로 받고, 주정을 들어주고, 약도 챙겨주려고 하는 날! 년? 아 이게 옛날 성질 나오게 하네. 그니까 소심하기 전에 전 매우 전의 성격이 나올라하네. 슈퍼 베이비던 시절의 아실리페를 보여줘?

 

 “모두 멈춰라!”

 

 내 입에서 쌍두문자가 튀어 나가려던 순간. 우리의 공녀께서 드레스에 보기 힘든 물체들을 뚝뚝 떨어뜨리며 다가왔다. 기사들은 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검을 돌렸다.

 

 “검을 내려라! 내가 누군지 모르겠느냐?”

 

 기사들은 그녀의 얼굴을 천천히 보고는 빠르게 검을 물렸다.

 

 “에일린 공녀님 추태를 용서하십시오.”

 

 나는 무릎을 꿇은 기사들을 보며 헛웃음을 지었다. 너희가 나한테 검 들이댄 것은 안 미안하니? 얘들아. 이런 너희를 보니. 내 입에서 계속 한 마디가 맴도네?

 

 ‘계급이 깡패네. 깡패야.’

 

 “너희들의 주군인 태자 전하와 여기 오닐 기사 단장은 둘이 나가서 술 퍼먹다가 취한 것이다. 확인해보도록.”

 

 기사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태자와 오닐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들의 맥박과 술 냄새를 확인하고는 얼굴을 붉혔다.

 

 그건 그렇고 얘들은 왜 여기에 왔지? 굉장히 급한 일인 모양인데. 나는 공녀의 얼굴을 한 번 바라보니. 공녀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무도회장을 지키고 있어야 할 너희들이 여기는 어쩐 일이냐?”

 

 나는 바로 이때까지 이 마법의 진정한 무서움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이...”

 

 이 마법이 내게 알려주려는 것들은 단지 나의 자기만족이 아닌

 

 “무도회장에서 나오시던 황후마마가.”

 

 나의 작은 선택들이

 

 “괴한에게 피습을 당하셨습니다. 다행히 의식은 돌아오셨지만.”

 

 평화로웠던 오늘을

 

 “평생 불구로 사셔야 한다는 판정을 받으셨습니다.”

 

 악몽 같은 오늘로 바꾼다는 걸.

 

 책의 숨겨진 장르들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프롤로그 종료.

 

 본 장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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