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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이 책의 내용은 미정입니다.
작가 : Beastic
작품등록일 : 2017.7.11

Bㅣ딱지, GL딱지, 빨간 딱지가 붙은 책들을 사랑하는 여인 아실리페 그레인

그 사랑을 현실화 하기 위해 책방을 내고, 그 안을 자칭 성물, 타칭 딱지 붙은 책들로 가득 채운다.

오늘도 불철주야 성물들을 동지들에게 팔고, 조물주님들에게 사들이며 열심히 성지를 가꾼 그녀는 길거리에서 만난 노파로 부터 새하얀 책을 사게 되는데...

소심한 영애의 아찔한 상상! 내가 상상을 하는 것인지 자살 행위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어!

목숨 걸고 책에서 빠져나가야하는 앙큼살벌 로맨스

 
Chapter 2 질투와 배덕감의 사이(9)
작성일 : 17-07-23 11:14     조회 : 232     추천 : 0     분량 : 4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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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

 

 “주군께서 급한 일로 부르신다 해서 왔는데 이건 뭡니까?”

 

 “뭐긴. 가면이잖아? 받아.”

 

 “아니. 그니까 이게 무슨?”

 

 “아 그냥 얼른 써. 테인도 쓴 거 안보여? 하여튼 답답해서.”

 

 우리 강아지 같은 기사 단장은 오늘도 공녀 동생에게 대차게 까인 뒤에 가면을 잡아 자신의 얼굴에 썼다. 나는 나의 트레이드마크인 나비 가면을 쓰고는 일일 알바생 들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완벽한 근육질의 강아지 가면, 얼굴을 가려도 몽환적인 분위기가 뿜어져 나오는 다람쥐 가면, 그리고 완벽한 8등신을 자랑하는 돼지 가면. 가면의 차이는 애정의 차이라는 건 부정하지 않겠다. 난 태자가 매우 완전 초 짜증나니까. 후후.

 

 ‘근데, 가면으로 가려도 3명 다 비쥬얼이... 이건 어디 가서도 구하지 못할 가게 홍보 기회군.’

 

 “이제 뭘 하면 되지 영애?”

 

 “흠, 의외네요?”

 

 “뭐가?”

 

 “태자 전하께서 아무런 불평도 없이 제 말에 따라주시는 게요.”

 

 “영애 말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기에 그런 거다. 애초에 영애는 제외하더라도, 우리 세 명이 이런 백주대낮에 얼굴을 드러내고 돌아다니면 어떻게나.”

 

 “제가 빠지는 거에 따지고 싶지만, 네. 세 분에게 비하면 전 오징어죠. 그런 눈으로 쳐다 보지마세요.”

 

 “사람은 주제를 알아야 해. 영애. 뭐 우리는 워낙 익숙하니 그러려니 하겠지만. 셋이 함께 거리에 나가는 순간 사람들이 몰리겠지.”

 

 “그건 생각만 해도 위가 쓰리네요.”

 

 “그렇지? 그래서 뭘 하면 되지.”

 

 “그거야 이미 정해뒀죠!”

 

 나는 계산대 아래에 두었던 홍보지가 담긴 큼지막한 바구니 두 개를 꺼냈다. 그리고 각각 태자와 오닐에게 안겨 주었다. 두 사람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 바구니 안의 홍보지들을 꺼내 보았다.

 

 “이게 뭔가? 개통식? 어디 가도라도 하나 뚫었나?”

 

 “이 밑에 ‘새로운 장미들이 피었습니다.’ 라는 건 꽃집 문구 아닙니까?”

 

 태자와 오닐이 ‘이게 무슨 물건이오.’ 하는 표정으로 나를 보자. 나는 팔짱을 끼고 있던 오른팔을 풀고 검지를 내밀며 좌우로 저었다.

 

 “쯧쯧. 태자 전하 그 정도 지식으로 어디 음란 서적을 심의하시겠습니까?”

 

 “!”

 

 “설마 홍보를 대놓고 하겠습니까? 그 가면을 쓰고 이 홍보지를 돌리면 알아서 사람들이 몰릴 겁니다.”

 

 “그럼 여기 써져 있는 건 은어군요!”

 

 “역시, 우리 에일린! 고위 신도가 될 끼가 다분해 보이네요!”

 

 나는 우리 공녀 동생의 호칭을 놓는 것이 퍽 자연스러워졌다. 어제 정원에서 나와 무도회장으로 가면서 서로 이야기 한 것도 있거니와. 가장 큰 건 역시 무도회장에서 나를 도와주기위해 나선 거였지. 그때 난 딱 깨달았다. 이 줄은 잡아야한다! 나를 사교계에서 지켜줄 실드다!

 

 “히히. 감사합니다. 언니님!”

 

 “그런고로 두 분은 아셀핀 광장으로 가세요!”

 

 “뭐?!”

 

 “!”

 

 두 사람은 가면에 가려져있지만, 분명 그 가면 아래의 표정은 경악으로 물들어 있을 것이다. 그야 아셀핀 광장이라 함은 공국 수도의 중심지! 그곳에서 공국 수도의 유명한 모든 거리가 시작된다. 책의 거리, 검의 거리, 마법의 거리, 음식의 거리, 마지막으로 젊음의 거리! 한 단어로 핫플레이스 라는 거지. 그런 광장의 중심에서 BL을 외치는 것이다!

 

 ‘크크크. 우리 신도 분들이 꽤나 열렬히 달려들겠군.’

 

 “아 참고로 이제 점심시간 이후이니 저녁시간에 맞춰서 돌아오세요. 그리고 중요한 것들!”

 

 “후, 뭔데?”

 

 “다가오는 사람들을 위협하지 말 것, 때리지 말 것, 그리고 검 뽑지 말 것!”

 

 “영애는 우릴 그런 상식도 없는 미친놈으로 보나?”

 

 ‘어, 특히 너. 너 때문에 이런 말 하는 거거든!’

 

 “근데, 아실리페 영애. 이렇게 되면 원래 오늘 목적인 4명이서 지내는 알콩달콩은 없지 않습니까?”

 

 “뭐 하루 종일 붙어 있으란 법도 없죠. 우선은 일단 일을하고, 저녁시간 때 알콩달콩 보내보죠. 그래도 안 깨지면 계속 시간을 늘리면 되는 거 아닌가요? 혹시 아나요? 시간을 초과하면 안 되는지도?”

 

 “그것도 그렇군요.”

 

 나는 오닐의 날카로운 지적에 순간 당황했지만, 오늘 이 절호의 홍보의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없을 것 같기에 그들의 등을 살짝 소심하게 밀며 문 밖으로 보냈다. 그리고 내 머릿속에는 가면으로 가렸지만, 두 사람의 숨길 수 없는 존잘 분위기에 홀려 가게 안을 가득 채우는 새로운 신도들이 보였다.

 

 그렇게 나의 소심함에 밀려나 주는 듯 걸어 나가던 황태자가 가면 위로 한쪽 입고리가 올라간 듯한, 표정으로 나를 향해 입을 열었다.

 

 “영애.”

 

 “네?”

 “혹시나 영애가 생각하지 못하고 있을까봐 이야기하는 건데.”

 

 “뭔데요?”

 

 “우리는 오늘을 리셋할 거야. 그건 알고 있으라고.”

 

 “......”

 

 “영애는 지금 이 일이 가게 홍보가 되는 거라고 생각한 거 아니겠지? 참고로 번 돈도 원래대로 돌아가지. 그냥 한 번 말해봤어. 설마, 영애 머리가 거기까지 닭 대가리겠나?”

 

 “하하하하하하. 그럼요. 전 그냥 ‘이왕 일하는 거 확실하게 일하자!’ 라는 의미로 생각한거라고요. 그럼 파이팅하세요. 전하.”

 

 “크크. 그런가? 그럼 갔다 오지.”

 

 “네! 다녀오세요.”

 

 나는 허리를 푹 숙이고는 두 사람을 배웅했다. 그리고 내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툭 떨어졌다. 인생 19년 만에 만난 한 가지 진실을 깨달은 기쁨의 눈물이었다.

 

 하하...하...하 그렇구나. 난 닭대가리였구나.

 

 ***********

 

 “언니님. 그럼 전 뭐 할까요?”

 

 “네? 아 네!”

 

 나는 숙이고 있던 허리를 들며 아직 눈에 맺힌 눈물을 살짝 닦았다. 그리고는 활짝 웃는 표정으로 우리 동생에게 다가갔다.

 

 “동생님 이제부터 제 책방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드리죠.”

 

 “진정한 모습이요? 꿀꺽.”

 

 저 꿀꺽은 내 생각이 아니다. 진짜로 소리가 났다. 저 소리를 현실로 내는 사람이 있다니. 이걸 귀엽다고 해야 할지. 대단하다고 해야 할지. 난 아무튼 우리 동생의 팔에 팔짱을 끼면서 계산대 쪽으로 이끌었다. 뭐, 망가룸은 아직 공개하기에는 우리 동생의 내성이 약하기에 봉인 해두고, 이 책방의 변신을 보여줘야지. 감사히 여기라고 동생! 내가 아직 그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거라고!

 

 “주변을 둘러보시면 일반 책방에서 파는 서적들과 별 차이가 없죠?”

 

 “아 네! 똑같아요. 그냥 일반 서점 같아요.”

 

 나는 나의 성지의 가면을 쓱 둘러보았다. 일반 서점과 다름없는 단조로운 인테리어와 식상한 색채. 책의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든 그 모습을 보면 발을 돌릴 곳이다. 하지만, 우리 서점의 회원권을 끊는다면!

 

 “자, 이걸 두르고 싶은데 두르세요.”

 

 나는 아기자기한 색상이 섞은 띠를 그녀에게 주었다. 동생은 그 띠를 왼쪽 손목에 감았고 그 띠는 바로 그녀의 손목에 맞춰서 줄어들면서 투명해졌다. 이내 외관상 그녀의 손목에는 아무 것도 안 보이게 되었다. 그리고 곧 그녀의 눈에는 나와 같은 서점의 이미지가 비춰졌다.

 

 띠와 같이 아기자기한 색상으로 천장과 바닥이 도색이 되어있고, 하얀 책장과 푸른색 그리고 붉은 색 책장이 교차하며 아름답게 수놓았다. 책장 디자인과 실내 디자인도 마치 디저트 카페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따뜻하고 아름다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이건... 아티펙트네요?!”

 

 “네 맞아요. 제가 아는 지인 중에 꽤나 괴짜인 아티펙트 발명가가 있는데, 제가 의뢰해서 만들어줬죠.”

 

 “이건 대체 누가 만든 거죠. 정말 대단해요! 이런 아이디어를 낸 언니님도 대단하지만, 이걸 만들어 낸 분도 보통실력이 아니에요!”

 

 “안타깝게도 그분은 진명을 숨기길 바라셔서 대답은 못 드리지만. 이쪽 세계에서는 연금술사로 알려져 있어요.”

 

 뭐, 누군지 아시면 놀라시겠지만 나중의 재미를 위해 남겨 둘까. 나에게 비빌 수 있는 부녀자이자. 대사제 삼인방 중 한명인! 온갖 기구를 실제로 만들어내는 일명 ‘부녀자계의 연금술사’인 그 여자를.

 

 “그런가요... 그런데 이 정도 실력이시라니. 마법에 종사하는 몸으로써 꼭 한번 뵙고 싶네요. 이 작은 아티펙트에 얼마나 복잡한 마법식이 쓰였는지 아시면 언니님도 놀라실 거예요!”

 

 ‘네, 그 여자는 그 엄청난 능력으로 오늘도 외주를 받아서 열심히 덕질을 하고 있을 겁니다.’

 

 “그런가요? 일단은 에일린. 서점을 돌아볼까요. 제가 초심자가 보기에 좋은 책들을 추천해 드릴게요. 남자끼리도! 여자끼리도! 남녀끼리도! 그리고 어떠한 플레이든 다 들어 있으니 말만 해주세요.”

 

 “정말요?! 그럼 그....”

 

 나는 말하기를 망설이는 우리의 공녀 동생을 보며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 역시, 뉴비는 이런 맛이 있어서 곁에서 보기가 즐겁다. 이 얼마나 순수한가! 이 얼마나 귀여운가! 크으. 이런 아이를 서서히 물들여 내 식대로 요리 굴리고 조리 굴리고. 아 이건 좀 그런가? 뭐 나는 그녀의 두 어깨를 잡으며 조심히 입을 열었다.

 

 “영애,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가는 결코 나쁜게 아니랍니다.”

 

 “아, 네!”

 

 “남들한테 피해만 주지 않으면 되죠. 안 그런가요.”

 

 “맞아요!”

 

 “그럼 어떤 걸 원하세요!”

 

 “체향이 짙은 남주와 냄새에 집착하는 여주요!”

 

 “그래요 그런. 네?!”

 

 “그그그그그.... 그런 책도 있나요! 언니님!”

 

 오 마이 갓.

 

 너도 한 페티쉬 하는구나?

 

 이건 좀 독특한데. 잠시만 좀 떨어져 줄래.

 

 왜 갑자기 킁킁거리니, 어 아니야 거긴 겨드랑이라니까! 이 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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