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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이 책의 내용은 미정입니다.
작가 : Beastic
작품등록일 : 2017.7.11

Bㅣ딱지, GL딱지, 빨간 딱지가 붙은 책들을 사랑하는 여인 아실리페 그레인

그 사랑을 현실화 하기 위해 책방을 내고, 그 안을 자칭 성물, 타칭 딱지 붙은 책들로 가득 채운다.

오늘도 불철주야 성물들을 동지들에게 팔고, 조물주님들에게 사들이며 열심히 성지를 가꾼 그녀는 길거리에서 만난 노파로 부터 새하얀 책을 사게 되는데...

소심한 영애의 아찔한 상상! 내가 상상을 하는 것인지 자살 행위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어!

목숨 걸고 책에서 빠져나가야하는 앙큼살벌 로맨스

 
Chapter 2 질투와 배덕감의 사이(6)
작성일 : 17-07-23 11:09     조회 : 217     추천 : 0     분량 : 5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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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지금 잘못 들은 건가? 5일 동안 뭘 한다고?”

 

 “언니!”

 

 “저기 에리...”

 

 지금 내 눈 앞은 한마디로 아비규환이다. 우리 동생의 시작도 하지 않은 커밍아웃으로 두 남자는 이미 얼굴에 경악을 머금었고, 공녀는 두 눈에 실핏줄이 보일 정도로 붉게 물들이고는 내 팔을 잡아 혈액 공급을 한 번 더 차단해줬다. 나는 뭐 우리 뉴비를 따뜻하게 안아주며, 성지로 인도할 마음의 준비를 했다. 그래도 그 전에, 한 번 더 날 꾸미기 위해 온갖 고문을 주렁주렁 가지고 들어오는 사용인들을 또 겪을 수는 없어!

 

 “그 에일린. 먼저 이 마법을 해결 하는 게 먼저 아닐까요?”

 

 “왜요?”

 

 “왜긴요. 이 마법을 해결하지 않으면, 저흰 계속 오늘을.”

 

 “그러니까요. 해결하려면 최대한 오래 동안 이 마법 안에 있어야죠.”

 

 “네?”

 

 “뭔 소리냐?”

 

 나와 황태자가 의문이 섞인 표정으로 쳐다보자, 공녀는 나의 팔을 껴안던 손을 풀고 허리를 들었다.

 

 “쯧쯧. 이렇게 무식해서야. 어디 공국을 장래에 이끌 수 있겠어? 아, 언니님은 빼고요! 전혀 안 무식하세요!”

 

 “언니님이요?”

 

 “언니 플러스 스승님 줄여서, 언니님!”

 

 “아...네.”

 

 난 조금 떨떠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황태자는 자신을 무식하다고 말한 공녀에게 얼굴을 붉히며 입을 열려 했지만.

 

 “흠, 거기 테인. 너 만약 한 마디라도 내 말 잘라 먹으면, 그 순간으로 나 말 안할 거니까. 가만히 있어. 알겠지? 질문 시간은 줄게.”

 

 “......”

 

 공녀가 허리에 손을 올리고 한 손으로 테인을 지목하며 말하자 황태자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공녀의 설명을 듣기 위해 자세를 바로 했다.

 

 “그럼 일단 마법의 정의는 혹시 아시나요? 언니님?”

 

 “마나로 이루어진 하나의 생명이다. 아닌 가요?”

 

 “네 맞아요. 역시 언니님은 박학다식하시네요. 이 세상에 알려진 수많은 마법은 모두 생명으로 취급하고 있어요. 그 이유는 마나라는 혈액이 끊임없이 돈다면, 언제까지든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저희가 걸린 마법의 마나는 감히 상상할 수가 없을 정도죠. 그런데도 책에서도 영애와 오닐, 테인에게도 다른 마나의 간섭은 안 느껴져요.”

 

 “그렇다면?”

 

 “그럼 남는 건 하나죠. 정말로 유희를 나온 위대한 존재들 중 하나. 뭐, 생명력을 대가로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장난에 자신의 생명을 걸 정도로 바보는 없을 테니, 논외로 치죠. 여기까지는 테인이나 오닐도 예상했을 거예요.”

 

 나는 에일린의 말에 황태자와 기사 단장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둘 다 살짝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니, 나만 몰랐던 것 같다. 솔직히 나도 찾아보려고 했어! 그런데 일이 너무 많아서 못했을 뿐이야. 뭐, 나름대로 이 마법도 우리 태자만 빼면, 즐겁다고 생각한 건 사실이지만. 그래, 이 마법의 진원지가 난데, 내가 제일 무식하고 무능했네. 다시 사과할게 얘들아. 우리 착한 동생은 그런 나를 보고는 한 번 미소 지었다.

 

 “그렇다면 이제 그 대상과 목적을 알아보죠. 마법을 타인에게 걸거나 쓴 다는 건 상대에게 암시를 걸거나, 나 스스로에게 암시를 건다는 거예요. 그리고 마법을 인간이라고 본다면, 마법의 목적은 인간이 살아가는 이유. 뭐, 사명, 직업, 인생관 등등이 되죠.”

 

 “그렇죠.”

 

 나는 적당히 리액션을 취하며, 에일린의 설명에 귀 기울였다.

 

 “그런데 마법을 건 대상은 분명 언니님이었을 텐데, 이 마법은 전염이 되듯 다른 사람한테 퍼지고 있죠. 그렇다면 이 경우 시공간을 제한했다는 마법으로 보기에는 힘들어요. 만약 시공간을 제한했다면, 처음부터 불특정 다수나 이미 선별된 인원들에게 걸 수밖에 없거든요. 마법이라는 게 간단하게 이 녀석 걸리고 저 녀석도 걸려라 그런 게 아니라. 범위부터 시작해서, 위력, 성질 등등, 만약 특정한 사람이라면 누구누구를 골라 쳐라. 뭐 이런 식으로 진을 짜면서, 생각해두거든요. 그런데 이 마법은.”

 

 “제가 생각하는 사람들이 다 걸려들죠.”

 

 “맞아요. 그래서 이상하다는 거예요. 아무리 유희를 즐기는 존재라도 마법의 규칙성은 무시할 수 없어요.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혼의 각인’이에요.”

 

 “혼의 각인이요?”

 

 “내 각인 마법 중 가장 최상위의 마법이자 절대 마법 중 하나죠. 혹시, 12시가 넘어가는 시간에 다른 곳에 있던 적 있었나요? 테인이나 오빠는 어땠어?”

 

 “전 없었어요.”

 

 “우리는 있다. 그날 12시에 내 방에서 오닐의 보고를 받는 순간으로 돌아갔지. 마치.”

 

 “혼만 빠져 나가서 처음으로 돌아 간 것처럼?”

 

 “그래. 나도 실험해 보려고 그 다음날 와인을 꺼내 먹어보니, 똑같은 의자에 난 앉아있고, 와인은 진열장으로 돌아갔지. 그리고 이상한 생각하지마라. 영애. 보고다 보고!”

 

 “안했거든요! 이번에 진짜 아니거든요!”

 

 와 씨, 내가 무슨 24시간 동안 그런 생각 하는 줄. 뭐 하는 날도 있긴 한데. 나도 순수하게 듣고 있었거든! 미친놈아!

 

 “후후, 전 그래도 언니님을 존경합니다. 사설을 빼고 말하자면, 만약 우리가 걸린 마법이 시공간 마법이라면, 저흰 오늘 보낸 하루에 대한 기억을 다 잊어 버려야 해요. 왜냐면, 이미 겪기 전의 생각들을 그 시간 전의 두뇌가 기억할 수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혼의 각인이 이루어져 있다면.”

 

 “모든 걸 기억하겠지. 혼 자체에 각인을 걸어서 시동자의 입맛대로 피해자를 굴릴 수 있으니까.”

 

 “맞아. 테인이 끼어들면 그만 말하라고 했는데, 살짝 입이 아프던 차에 잘치고 들어왔네요. ‘혼의 각인’은 일명 조건 각인 마법이라고도 해요. 단 한명에게 걸 수 있고 그 조건이 복잡하지만, 효과는 강력하죠. 하지만, 여러 가지 조건을 그 피해자가 클리어 해야 해요.

 

 “설마.”

 

 “영애가 상상한 등장인물이 이 오늘에 갇히는 마법에 걸리는 조건일 테고, 그 등장인물들이 다시 조건이 되어, 이 속에서 느끼는 흥분감이 나타나는 분홍 글씨로 이루어지는 거죠. 그리고 이것을 현실에서 보는 것이 그날을 빠져나가는 일시적인 해답이 되는 거겠죠. 그래도 언니님 불행 중 다행이네요.”

 

 “네? 뭐가요.”

 

 “혼의 각인이라면, 각인이 걸린 피해자를 죽인다고 그 조건에 들어간 인간들이 해방되지는 않지. 쉽게 말해 널 죽이면 우리가 평생 이 날에 갇힌다는 거다. 아니, 이 경우에 우리들 자체가 조건이 되어 버리니, 영애가 죽어서 마법이 삭제되면, 그 조건들인 우리도 함께 삭제되겠지.”

 

 헐? 진짜? 뭐야 그럼 난 이제 즐기기만 하면 되는 거야? 어머 어머. 역시 우리 조물주님 믿고 있었어요! 괜히 한정판이 아니죠? 크으. 역시 내가 딱 책을 보는 순간 알았어요! 사랑해요!

 내가 표정관리가 안 되는 얼굴을 푹 숙이고 있자. 황태자가 나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너무 좋아 하지는 마. 영애. 어디까지나 마법에 갇혔을 때니까. 마법만 풀리면 널 언제든 벨 수 있으니까?”

 

 “네?”

 

 “그건 몰라. 이 마법을 쓴 녀석은 꽤나 머리 좋은 녀석이야. 아마도 거기까지 생각해 놓고 짰을 수도 있어. 괜히 언니님 건드려서 남 피해주지 말고. 좋게. 좋게 가자 테인.”

 

 옳소! 크으! 역시 우리 착한 동생 말 잘하네! 내가 우리 동생이랑 5일 간 상담을 해서 이 책을 마스터 해주겠다 이거야. 딱 기다려 황태자 전하!

 

 “후, 그럼 이 마법을 끊으려면, 어떻게 방법은 있나? 에일린?”

 

 “그러니까 그걸 찾기 위해서, 목적이라는 말을 하고 오래 동안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거야. 일시적으로 챕터를 넘기는 것이 아닌 책을 끝내는 방법을 찾아서 실험을 해봐야지. 모든지.”

 

 “모든지라. 그럼 넌 몇 가지 방법을 생각해보긴 한거냐?”

 

 “응! 내가 누구야? 차기 백색 마탑주라고?”

 

 공녀는 허리에 두 손을 얹으며 턱을 살짝 들었다. 테인은 한심하다는 듯이 그녀를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그런 녀석이 5일 간 어디 가있어?”

 

 “뭐가? 이것도 실험의 일환이거든?”

 

 “무슨 실험을 하려고?”

 

 “하루 종일 언니와 함께 알콩달콩 있으면, 무슨 일이라도 일어나지 않겠어?”

 

 내 생각에는 아마 밤새도록 성물들만 읽고 있을 것 같은데? 공녀야 지금 까지 잘 말해놓고, 왜 또 허술해지니... 나 창피하게.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 하냐?”

 

 “왜 말이 안 돼? 두 사람이 언니님이랑 그렇게 있어봤어?”

 

 “그건...”

 

 “...아니지.”

 

 테인과 오닐은 눈을 돌리며 고개를 저었다. 음 그렇지. 우리가 목숨을 담보로 온갖 쌍욕을 했어도 알콩달콩하진 않았지.

 

 “그니깐. 해봐야 알지. 의외로 쉬울 수도 있다니까. 이건 절대 내가 가고 싶어서 가는 게 아니라고.”

 

 아, 미안 동생아 마지막에 그 한마디만 안 붙였으면 ‘그렇구나.’ 했을 텐데, 너도 이제 어엿한 신도구나. 침 삼키지 마렴. 거짓말 다 티 난다.

 

 “그럼 하루, 이틀 만 해. 뭘 5일이나 그 짓을 하려고 해. 해도 돌아가면서 해야지 안 그래?”

 

 “헐...”

 

 “뭐지, 영애?”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태자 전하와 제가 알콩달콩 끼악꺄악 할 거 같진 않아서요.”

 

 “당연하지. 그러니 네가 노력해야지.”

 

 “뭘요?”

 

 “날 기쁘게 할 재롱을 준비해 와야지.”

 

 “미친.”

 

 “!”

 

 “아 또 생각이 입 밖으로 나갔나요? 죄송해요. 그래도 이제 죽이실 수 없을 테니 이것 참.”

 

 쉬익-!

 

 “실드”

 

 챙!

 

 엄마 깜짝아. 이 미친놈 진짜 내 다리 베려고 했어. 아니 지가 말 잘 못 해놓고, 칼부터 나가. 이 성격 진짜 고쳐야 하는 거 아냐? 어휴.

 

 “테인! 너 진짜!”

 

 “백작가의 영애가 감히 황태자에게 욕을 해?”

 

 “아니. 황태자님이...”

 

 “뭔가 착각하는 모양이군. 영애. 죽이진 않아도 팔 다리 하나 정도는 베어 내도 괜찮아. 어차피 지금 부터는 12시만 지나면 다시 돌아가니까?”

 

 아, 그럴 수도 있겠네? 죄송합니다. 황태자님. 그래도 먼저 말을 심하게 한건 너님이에요. 황태자는 붉은 눈을 붉히며 내 목을 바라보았다. 아씨, 되게 야시시하게 쳐다보네. 난 또 뭐가 좋다고 심장이 벌렁 거리냐. 아니지 이건 목숨의 위협을 받아서 그런 거야! 정신 차리자 아실리페!

 

 “그 죄송합니다. 안 그럴게요...”

 

 “그래야지. 그럼 재롱을 10개 정도 준비해 오도록.”

 

 “네에...”

 

 ‘하아, 뭔 재롱을 준비해오라고. 내가 야한 이야기는 끝내주게 잘해줄 자신이 있는데.’

 

 황태자는 흡족하다는 듯 얼굴에 미소를 띠었고, 공녀와 오닐은 정말 비위 맞추기 힘들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런 그들에게 황태자가 폭탄을 떨궜다.

 

 “아, 이왕 그렇게 된 거 우리 둘이 놀 때, 너희 둘도 같이 놀아라. 아마 이런 걸 평민들 사이에서 이렇게 말하더군.”

 

 이미 오닐과 공녀의 표정은 경악으로 물들었고, 나는 설마 설마하며 황태자를 쳐다보았다.

 

 “더블데이트라고.”

 

 오닐과 우리 동생 상태 안 좋아보이는데?

 

 아니 근데 황태자랑 데이트해야 해? 내가 왜?

 

 그것보다 재롱 10개? 오크 성대모사라도 준비해 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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